Bl 헤어짐 의 방법 txt

 노-하! 

헤방은 사놓은지는 오래됐는데 왠지 손이 안갔어. 이번에 여유가 생겨서 읽게 됐는데, 결과적으로 불호가 된 소설이야. 난 우선 공편애, 수편애 이런거도 아님. 그냥 써준대로 읽고 느끼는 편이고 비엘이니까 갑자기 남자끼리 섹파하는 거도 빨리 둘이 붙여먹고싶구나... 이러면서 읽음. 근데도 이걸 읽으면서 내가 수편애였다면 좀 다르게 읽었을까 싶더라. 

내가 가장 좋지 못한 감정을 느낀건 소설 전반에 깔린 '내가 말이야, 바깥에서 큰일 하는데, 어? 고작 그거 하나 못 기다려준단말이야?' 이 감성이 너무 심해. 

하조윤도 그렇고 신권주도 그래서 두 꼰대들의 콜라보로 기빨려.

우선 하조윤은 종군기자로서 사진에 대한 애정,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계속 나와. 이런건 좋아 캐릭터 확실하고, 근데 몇몇 장면들이 상대방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고 하조윤을 무조건 지지해 줘야한다는 감성이 매우 강함. 이걸 직접 인물로 만들어진게 신권주야.

(발췌)

1. 하조윤이 한국 들어오면서 하는 속마음

가지 말라 붙잡는 연인을 설득하며 부득이 고집을 부린 결과가 최악으로 치닫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기다려 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믿음 저버리면 나쁜 놈 만드는 기분. 가지말라고 했는데도 먼저 떠난 사람은 누구?

이제껏 연인이 자신을 위해 인내하고 포기했던 만큼, 이제는 자신도 그를 위해 무언가를 해 주고 싶었다. 설사 이제껏 지켜 왔던 신념과 소신을 외면하는 일이 되더라도 한 번쯤은… 한 번쯤은.

이 내가 한번쯤은 희생해주겠다는 뻔뻔함. 신념과 소신이란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강태정에게 부여한 소신과 신념은 하조윤을 기다려야한다는 것뿐이더라.

하지만 결국 너는 나를 포기했다. 나를 가슴속에 묻었다.

  잔인한 현실이 머릿속을 괴로이 공전한다. 별처럼, 달처럼. 몇 번이고 속으로 되뇌다 하조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찰나, 저를 보는 강태정의 눈빛에 염려가 묻어 나왔다. 그 하찮은 동정이 우스워 하조윤은 의자에 몸을 길게 늘어뜨렸다. 

속마음 변화가 광속이야... 강태정은 몇년동안 속앓이함. 강태정이 걱정하는거도 하찮은 동정이라고 치부하고ㅋㅋ 강태정 진짜 보살 아니야? 

2. 신권주가 서영우 쪼는 장면

"내 주위 사람들이 원하지 않으면 가지 말아야 한다는 뜻인가요. 서영우 씨 말대로라면 그런 곳은 아무도 없이 잃을 게 없는 사람만 가야 하나요.”

이렇게 극단적으로 예를 들어서 서영우만 비난하는데 그럼 기다리는 가족들은 그게 당연한건가? 책임감이라는건 양쪽이 다 가져야하는 태도인데 큰일 하시는 분 잡아서 집안에 앉히면 대역죄인 만드는거 같고, 저런 예는 어차피 죽을건데 왜사냐고 묻는 꼰대들 같음.

“제 개인적인 신념과 선택일 뿐이죠…. 가족 문제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서영우 씨에게 그런 개인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까지 들을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원망이나 염려의 말을 듣더라도 서영우 씨가 아니라 내 사람들에게 들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고요. 아니면 이게 인터뷴가요?”

그 개인적인 부분이 강태정인데 그럼 강태정의 인생은 하조윤을 당연하게 기다려야 한다는거야? 이 장면 진짜 웃겨서 헛웃음나옴. 신권주 캐릭터가 냉철하다는데 ㅋㅋ 누가 타회사랑 미팅하는 곳에서 저렇게 사적감정 질질 흘리나... 정말 이 장면 하나만으로 신권주는 그냥 하조윤의 대변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느껴짐.

3. 이외 신권주 대사들(정말 너무 많아... 그 중에서도 제일 헛웃음 나왔던거)

“뭐가 그렇게 신기했어?”

“전….”

“너 그 나이 먹고 왜 이렇게 어리숙해.”

“…….”

“네가 날 어떻게 보고 있는 줄 알아?”

아..어리숙하답니다...소설 자체에 하조윤에 대한 변명에 어리숙하다, 사회성없다 이런거 진짜 많더라. 그러면서도 직업적 신념은 너무나 뛰어나. 이 장면 앞이 사진 보여주는건데 그거랑 연결되면서 나에게 아주 우스운 장면 중 하나가 됨.

"네가 현장에서 죽으면, 네 유해는 내가 반드시 거둬 줄 테니까. 안심하고 뛰어다녀."

"너와 내 관계가 어떻게 되건, 헤어지건, 새로운 사람을 만나건, 어쩌건."

결국 하조윤을 기다리는 사람들 초대회장이 되신 신권주님. 이 대사 하나만으로도 신권주 존재 이유가 하조윤이 다인거 같더라. 

하조윤의, 하조윤을 위한, 하조윤에 의한 소설이었다. 주변 인물들 하조윤 가족, 강태정, 신권주 전부 그냥 하조윤 무조건 지지해줘야함. 안그러면 나쁜 사람이야.

소설 다 읽고 난 내 감상은 내가 만약에 수편애라면 오로지 이 하조윤만을 위한 소설을 재밌게 읽었을까 싶더라. 결론은 '꼰대 둘이 잘만났고 강태정은 벤츠 만나자'야.

+)사실 서영우란 인물은 호감은 아닌데 그냥 한번 썼다가 버려진 느낌이라 안타까웠어.


1. 갑작스러운 이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하조윤

(송진아와 대화 중)

"얼마가 지나면 괜찮아?"

"뭐?"

"계속 잊을 수 없으면 보통은 어떻게 하지?"

"야,하조윤… 너 무슨 일 있어?"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회식에서)

"저는 많이 매달렸어요."

"어, 어…."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건가요?"

(....)

"어떻게 하는 게 좋은 건지 몰라서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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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 부분은... 정말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하조윤의 심정이 절절하게 느껴짐....

2. 잊을 수 없는 신권주의 명대사들

"내가 이래서…."

"내가 이래서 너랑 엮이기 싫었어."

"네가 버려서 정신 못 차리고 너덜거리는 거 내가 가져왔어."

"그래서."

"하아…."

"보여 주고 싶었어?"

"뭐가 그렇게 신기했어?"

"전…."

"너 그 나이 먹고 왜 이렇게 어리숙해."

"…."

"네가 날 어떻게 보고 있는 줄 알아?"

"조윤아."

"보고 싶더라."

"어이없을 정도로."

"잘 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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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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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강태정과 하조윤이 헤어지는 장면

수없이 반복하는 실수와 후회 속에서도 놓쳐서는 안 될 마음이 있다.

헤어짐은 사고처럼 갑작스럽게 다가올 수도, 물 흐르듯 자연스레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건 이별을 고하는 상대가, 한때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던 이였음을 잊어서는 안 됐다.

최소한의 예의, 최소한의 마음이라도 잃지 않도록. 아름다웠던 기억과 추억까지 퇴색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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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 정말 공들여서 썼다는 걸 느낄 수 있었던 장면ㅠㅠ 발췌하려고 잠깐 봤는데도 마음이 너무 아프다ㅠㅠㅠㅠ

4. 내가 느끼기에 너무 좋았던 문장들

수많은 고통과 아픔을 거쳐 개화된 슬픔은 이해라는 성숙을 품고서야 비로소 찬란하게 빛났다.

이별을 받아들였다 해서 상처에 익숙해지는 건 아니었다.

오랜 세월 그를 지탱하게 했던 차가운 얼음 기둥도 이미 모두 녹아 뜨거운 바다가 됐음을 알지 못했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언어로 표현하는 일은 많은 용기와 그만큼의 고뇌, 고민이 있어야 가능한 일임을 알고 있다. 진심으로 다가오는 상대에겐 진심으로 대해야 한다.

그들 사이에 완전한 이해란 존재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삶과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온 인생의 평행선은 그 간격이 가까워질 수는 있을지언정 영원히 교차하지 않음을 아는 까닭이다.

그저 이해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다름을 존중할 뿐이다. 상대의 의견을, 상대의 신념을, 서로의 인생을. 그리고 그 최소한의 선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수많은 오류와 실패 속에서 그는 어설프나마 방법들을 배워 나갔다.

그리고 곧, 조금씩 누수되던 감정의 물길은 당장에라도 심장을 에워싼 둑을 무너뜨릴 기세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12월 20일 추운 겨울밤, 워싱턴 D.C 조지타운에 위치한 어느 주택가에서 일어난 재회였다.

너는 떠난다. 너는 부표처럼 헤매며 가치를 좇아 방황하고, 좌절한다.

나 역시 떠난다. 목표를 이루고자 떠나지만 때로는 실패를 거듭하며, 선택의 대가를 치른다.

그러나 너는 내게로 돌아온다. 나 역시 네게로 돌아간다.

헤방 뽕이 차올라서 글을 썼는데 쓰고 나니 더 차오른다ㅋㅋㅋㅋㅋㅋ

[아마릴리아] 헤어짐의 방법/비욘드 출판/2017

개인평점 ★★★★☆ (별넷반)   수위 중

현대물 리맨물 시리어스물 치유물 이공일수 해피엔딩

주인공 신권주 (국장공 미남공 선배공 재벌공 남자답공 무뚝뚝공 성깔공 츤데레공 후회공 절륜공)

주인수 하조윤 (종군기자수 미인수 후배수 병약수 능력수 무심수 순수수)

외신 통신사 TPA 소속 종군기자인 하조윤은 내전지역 취재 중 사고에 휘말려 5년 간 혼수상태에 빠진다.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고 귀국해 옛 연인을 찾아가지만 연인의 옆은 이미 다른 누군가로 채워져 있었는데…

갓난 시절부터 친구였고, 머리가 굳고 나서는 사랑이었다. 

태어나서 지금껏 단 한 번도 이별을 생각해본 적 없던 연인에게 내가 아닌 다른 연인이 생겼다. 

세상은 모든 결과가 나의 이기심과, 나의 무책임 탓이라 손가락질한다. 

헤어짐에도 시간과 방법이 필요했지만, 한 번도 이별을 경험하지 못한 하조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자신을 잊으려는 옛 연인에게 매달릴 뿐이다. 

그리고 그런 그의 곁으로 한 남자가 다가왔다. 

마음은 필요 없고 오로지 몸만 즐기자는 이 남자. 

서른 한 해 동안 살아온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하조윤은 사랑과 헤어짐, 그리고 책임감을 처음으로 직면하게 된다. 

아마릴리아님의 3권 분량의 이북이다.

적당히 현실적이고 기빨리는 내용이지만 너무 좋았다.

피폐물은 아니지만 이별과 성장의 아픔이 주된 내용이다 보니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철저하게 가면을 쓰고 성공을 향해 달려가지만 사랑을 깨닫고 아파하는 신권주 캐릭터가 가장 좋았고,

종군기자로 순수함을 간직한 하조윤 캐릭터도 사랑스러웠다.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으로 보통 사람 캐릭터를 가진 강태경 캐릭터도 괜찮았다.

작가님 필력도 꽤 좋아서 술술 읽혔고 시리아 내전, 난민 등의 모습을 다룬 것들도 참 좋았다.

신권주는 정말 섹시하고 남자다운 캐릭터라서 공편애자인 나로썬 월척이었다 ㅎㅎㅎㅎ

수위도 괜찮았다. 씬이 야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적절히 분포되어 있고 

씬을 이용해서 두사람의 감정표현도 적절하게 한 것 같다.

이별은 언제 어떤 방식이던 절절한데 잘 표현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감정과잉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는데 그 선을 잘 지킨 느낌?

물론 나는 좀 더 건조한 문체를 좋아하지만 ㅎㅎㅎ

알콩달콩한 외전이 좀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작가님이 글이 가벼워 질까봐 절제한듯....

스토리상 자주 재탕하긴 힘들것 같지만 읽는 내내 신권주와 너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