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방법 서로의 이익에 대한 설명 필요성

무조건 성공하는 설득의 비밀

이 아티클은 <직장인의 말하기 : 말의 공식> 시리즈의 3화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입맛을 가지고 계신가요? 짭쪼름한 장조림, 얼큰한 매운탕, 부드러운 파스타 그리고 시큼 달큼한 냉면까지. 우리는 각자가 선호하는 미각대로, 입맛대로 음식을 만들거나 주문할 수 있죠. 보통 우리가 느끼는 기본적 미각을 4가지로 분류하면 이렇게 나누어질 수 있어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음식을 대화로 치환해 보면 어떨까요? 여러분이 만들어 내는 말에는 어떤 맛이 살아 있으신지요? 대화라는 요리를 할 때는 잠깐 멈춰 생각해 보세요. 본인의 입맛을 내려놓고, 상대의 말맛이 어떤지에 대해서요. 다시 말해, 말하는 입장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듣고 소화하는 입장에서요. ‘이 정도면 먹을만할 것 같은데?’ 정도의 감으로 조리를 했다가는, 대화의 끝에 양쪽 모두 만족하지 못하고 테이블을 떠날 수도 있으니까요. 

잠깐. 사람마다 입맛이 다 제각각인데, 어떻게 그 모든 입맛을 맞출까 조금 막막하신가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대부분의 사람의 입맛, 아니 말맛을 맞출 수 있는 4대 미각을 알려드릴 거예요. 이 4가지의 양념재료를 아시면, 어떤 상황이든 상대든 영양가 있는 대화로 대접을 하실 수 있습니다.

  1. 공감 (Empathy)
  2. 기회 (Opportunity)
  3. 숫자 (Figure)
  4. 관계 (Relationship) 

자, 이 네 가지의 요소가 어떻게 맛깔나는 대화를 이루는지 이제 하나씩 살펴보죠. 

1. 공감 (Empathy) 


이 세상의 모든 대화에는 워밍업이 필요합니다. 이 워밍업은 다른 말로 스몰 토크(small talk)라고 합니다. 문화마다, 미팅의 자리마다 스몰 토크의 주제나 방법은 달라지지만, 언제나 목적성은 하나입니다. 그것은 바로 '대화를 나눌 사람의 기분과 감정을 먼저 살펴봄'이지요. 

설득의 방법 서로의 이익에 대한 설명 필요성

ⓒ 셔터스톡

상상해 보세요. 회의실에 들어오자마자, 노트북을 열고 기계적인 공유만 나누고 가는 사람을 우리는 결코 매력적이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내가 무슨 로봇이야? 무슨 대화를 저렇게 해?’라고 기분이 상할 수도 있죠. 우리에게는 인종,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있거든요. 누군가가 나를 '인간적'으로 대해 주지 않으면,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해주지 않으면 기분과 감정이 상하게 되지요. 

일터에서 맺는 관계에서 공감을 세우는 양념은 무엇일까요? 바로 칭찬, 응원, 다독임입니다. 이 칭찬, 응원, 다독임은 언제 들어도, 누구에게 들어도 좋은 기분 좋은 공감 언어지요. 생각해 보세요, 친구 관계가 아닌 동료 관계에서 우리는 언제 ‘힘’을 얻는지 말이죠. 누군가가 이렇게 이야기해줄 때, 그 말의 위안이 얼마나 따뜻하게 다가오는지 한번 상상해 보세요.

“괜찮아요, 잘 하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워밍업으로 대화를 시작할 때는 언제나 상대의 오늘 기분과 요즘 감정을 물어보세요

아마도 상대는 지금 하고 있는 일 혹은 프로젝트의 중압감, 어려움 등의 복잡한 심경에 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일터에 있는 우리는 언제나 일에 쫓기고 바쁘게 살고 있으니까요. 언제나 조직 혹은 상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목표를 주죠. 그런 목표점을 바라보며 고민하는 사람에게, 그 고민을 하면서 어딘가 작아져 있을 마음과 불안한 감정을 다독여 주는 것입니다. 

핵심은, 지금 그 상황에서, 그 사람이 지금 '듣고 싶어할' 말을 잘 정리해서 이야기해주는 것이에요. 제가 만난 많은 직장인이 듣고 싶어 했던 말은 ‘괜찮아, 잘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등의 공감하는 언어였습니다. 공감에 계급이 꼭 필요할까요? 흔히들 공감은 직급과 관련이 있어 윗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해주는 것으로 생각을 하는데 꼭 그렇지 않습니다. 부하가 상사에게, 주니어가 시니어에게도 충분히 쓸 수 있는 내용이죠. 

심지어 저는 인터뷰와 같이 딱딱한 상황에도 여러 번 '공감 기법'을 썼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꼭 워밍업을 했어요. 여러 명을 인터뷰하느라 지쳐보이는 인터뷰어에게 먼저 이런 인사를 건냈습니다. “여러 명 인터뷰를 하느라 정말 고생 많으시죠. 까다롭게 좋은 인재를 선발하려고 하시니, 그만큼 인터뷰하시는 분들의 어깨가 정말 무거울 것 같아요.” (다독임, 칭찬, 격려 등의 언어가 섞여 있죠?)

설득의 방법 서로의 이익에 대한 설명 필요성

ⓒ 셔터스톡


인터뷰 상황에서 후보자가 자신의 긴장감을 추스르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요. 인터뷰의 그 긴장감을 뚫고 상대에게 공감을 할 만큼의 심리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흔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만큼 이런 공감 기법은 딱딱하고 굳어있는 미팅일수록 더 큰 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직 서로가 서로를 잘 알지는 못하는 사람일수록, 이 공감의 포인트는 너무 중요합니다. 대다수가 자신의 피로함, 괴로움, 어려움을 말하기에 바쁘지, 일부러 타인에게 기꺼이 에너지를 주려고 하는 사람이 사실 많이 없으니까요. 역설적으로 이런 공감에 대한 워밍업을 잘 하시면, 말에 대한 첫인상이 좋아지므로 훨씬 더 '맛있는 대화'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집니다. 

2. 기회 (Opportunity) 

이제 워밍업이 끝났으면, 본론으로 들어가야 하죠? 미팅의 목적은 결국, 여러분이 하실 일에 대한, 가능성의 정의와 범위를 정하는 것이니까요.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서 자신의 포지셔닝. 즉, 위치만 설명합니다. 어떤 일을 협력해 나갈 때, 모두에게 균등한 에너지와 자원이 분포된 게 아니니까요. 

우리 부서는 예산은 있지만 시간이 없을 수 있고, 인력은 가능하지만 프로젝트의 우선순위 때문에 가용 범위가 한정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상대편은 상대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고, 우리는 우리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대화가 이렇게 서로의 어려운 점, 폭이 좁은 근거와 상황만 설명하다 보면 합의점이 나오지 않겠죠. 이럴 때 어떻게 대화하면 좋을까요? 

바로, 문제가 아닌 기회에 대한 질문을 하시는 겁니다. 총괄적인 문제와 문제 사이에서 허우적거리는 일에서 벗어나 보는 것이죠. 이 문제를 넘어서 우리는 어떤 기회와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것입니다. 예전에 제가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할 때, 고객사의 문제를 풀 때 배웠던 방식입니다. 문제를 그대로 들고 와서 초점을 거기에 두면, 문제에게 잠식이 되어서 그 어떤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질문을 했죠. 

‘이것은 어떤 가능성과 기회를 내포하는가?’

문제를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보는 것이죠. 이런 질문을 내고 그 질문의 꼬리를 찾는 사람을 우리는 '문제 해결력'이 좋다라고 평가합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분석을 한다고 해도, 해결해 내지 못하면 우리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으니까요. 

사내 코치로 일을 할 때도 비슷하게 질문했습니다. 판매 실적이 저조한 팀을 코칭할 때도 ‘왜 못 파는가?’에 대한 문제 파악을 하는데 시간을 오랜 시간 쏟지 않았습니다. 이유야 여러 개가 있을 수 있지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지식의 부재, 세일즈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대한 부족, 판매에 대한 수당이 낮아서 오는 동기부여의 결여 등등 이유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문제에 대한 확인이 되었다면 대화의 모든 초점은 '그것을 해결'하는데 온 에너지를 써야 합니다. 나와 상대에게 어떤 기회들이 가능할지에 대해서 묻고, 얼마나 다양한 자원과 아이디어가 가능하고, 어떤 우선순위로 사용할지에 대한 논의를 빠르게 하셔야 합니다. 

1시간의 회의라면, 이렇게 기준점을 잡아보세요. 

  • 워밍업(5분) 
  • 현황과 문제 파악(10분) 
  • '해결을 위한 기회 탐색'에 총력두기(30~40분)

혹시나 대화의 상대가 문제 파악의 영역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면, 지금은 기회의 탐색의 시간이라고 알려주세요. 회의 시작 전, 이런 시간의 구획을 잡아 놓고 대화를 끌어가시는 것도 방법이 되겠네요. 적어도 3개의 기회와 옵션을 탐색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대화를 시작하고 확인하면 됩니다. 절망과 탄식을 느끼기 위해 대화를 하려고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결국, 희망과 기회를 보려고 우리는 말을 나누고 있음을 잊지 마세요. 

3. 숫자 (Figure) 

일터에서 대화에는 언제나 숫자를 섞어서 이야기를 하셔야 합니다. 아니죠, 이 문장을 다시 적어보겠습니다. 50분의 회의 시간에 하시는 대화 중에 적어도 6-8번 정도의 숫자를 언급해 주세요. 두 문장의 톤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지시나요?

저는 '최대한 빨리' 라는 말을 많이 경계하는 편입니다. 저의 빠름과 상대의 빠름의 기준점이 상당히 다를 때가 많기 때문이지요. 저에게는 다음 주 주말까지가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시간이라고 해도, 상대는 내일 모레까지를 타임 라인으로 잡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빠르다, 느리다, 좋다, 만족한다, 싫다, 복잡하다와 같은 형용사나 부사를 쓰실 때는 늘 주의하셔야 합니다. 단어의 뉘앙스를 우리 모두 다르게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같은 단어를 듣고, 이해하는 수준은 천차만별이죠. 문화, 성별, 부서의 특성에 따라서 만 하루라는 시간은 너무나 짧은 시간일 수도, 너무나 긴 시간 일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살고 있는,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사는 싱가포르에서도 이러한 부분은 늘 경계됩니다. 아무리 국제화가 되었다고 해도, 문화에 따라 인종에 따라 시간의 관념은 다르게 흐르죠. 벼락이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절대 서두르지 않는 문화가 있고, 서두르지 않아도 되지만 늘 극단적으로 시간을 조율하려는 문화도 있어요. 그러니 '급하다' (urgent)의 느낌과 신호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온도차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오해를 줄이는 것은, 바로 숫자입니다. 

그냥 많이 달라고 하는 것보다, 전에 주셨던 예산에서 7.8% 인상이 된 금액을 더 달라고 하는 것이 확실하죠. 내일까지 해달라고 하는 것도, 2021년 12월 9일 오후 2시까지라고 날짜와 시간을 정해주시는 게 더 맞습니다. 시차가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내일'이라는 단어도 다르게 느껴지니까요. 내일의 근무 시간까지를 의미하는 것인지, 내일 오후 밤 11시 59분까지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모두 다르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숫자에 대화를 넣는 방법은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모든 데드라인에 날짜와 시간을 집어 넣습니다. 단순히 며칠 안으로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달력을 같이 보고 날짜와 시간을 같이 정하시는 겁니다. 
  • 성과와 진척을 표현하고 체크할 때 최대한 숫자를 넣어서 문장을 완성합니다. 분기별 체크와 앞으로의 목표, 성취율을 말할 때도 늘 숫자를 포함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 하나의 숫자를 제시하는 것이 딱딱하고 어렵다면, 범위를 주셔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10% 정도의 인상을 요구해야 하는 경우, 조율의 범위는 10% 안팎인 9%-12% 정도로 이야기 주셔도 좋겠죠. 다만 9%로 결정될 경우와 12%의 결정될 경우의 손익의 내용을 미리 이해하고 숙지하시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그래서 나는 무슨 숫자를 합의했지? 무슨 숫자를 제안했지? 
결과적으로 나는 혹은 우리 부서는 이 숫자에 얼마나 흡족할 수 있을까?

긴 미팅을 마무리하고도 '대화의 핵심'이 기억이 나지 않아 곤란한 적이 있으셨다면, 아마도 이런 숫자의 부재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건은 늘 숫자를 품고 있습니다. 대화를 마무리할 때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설득의 방법 서로의 이익에 대한 설명 필요성

ⓒ 셔터스톡

4. 관계 (Relationship) 

일에 관련된 대화를 하실 때, 꼭 양념처럼 말씀을 넣어야 주셔야 하는 두 가지의 '관계'가 있습니다. 그 두 관계는 '상관관계와 인간관계' 입니다. 첫째 상관관계는, 주제에 따라서 일의 결과가 어떻게 어떻게 연결되는지 바라보는 상관성 그리고 두 번째 인간관계는, 그 일과 관련된 사람들의 관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A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면 그다음의 그림과 단계에 대해 설명해낼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바로 상관관계를 의미합니다. A라는 프로젝트를 끝내면 다음에 A’에 대한 프로젝트의 시간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갈 수도 있고, B라는 완전히 다른 프로젝트로 넘어갈 수도 있겠지요. 

지금 하는 이 일이 미래의 어떤 일과, 어떤 부서와, 어떤 규모로 연결이 될지를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지금 우리가 대화를 통해서 합의하는 것을 ‘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어떤 능선으로 보이는지를 설명해 낼 수 있는 부분이지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것을 메타인지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인간관계'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하나의 프로젝트를 둘러싼 사람들의 연결성을 의미합니다. Z라는 프로젝트를 해내기 위해서 요청해야 하는 사람들의 범위, 지원을 받아야 하는 범주 그리고 그 결과를 어떻게 배분하고 공유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말합니다. 결국 일의 최종 목적지는 사람에게 있으니까요. 그 일이 성공적으로 되었을 때, 어떤 사람들이 이익 관계자가 될 것이고 반대로 실패가 되었을 때, 어떤 사람들이 불편을 겪게 될지를 그려보는 작업입니다. 

오랜 대화를 해놓고도 ‘아이고 맞다, 그 결과가 거기까지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네!’라고 이마를 쳐보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아마도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단기적으로 보고, 그것을 해결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지요. 그 일이 가지고 올 파장을 상관관계로 나누어 보고, 인간관계로 쪼개어 보지 않았을 때 생기는 오류입니다. 다음 미팅에서는 이렇게 노트에 먼저 적어보세요. 

이 프로젝트의 상관관계와 인간관계를 우리 모두 동일하게 보고 있을까? 
그 차이가 있다면 어디에 있을까?

오늘은 말의 공식 첫 번째 심심한 대화에 다양한 스파이스(spice), 양념을 올리는 방법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일차원적으로 주고받았던 질문에 공감, 기회, 숫자, 관계의 양념을 ‘더해' 보세요. 장담하건데, 잡곡밥처럼 찰지고 영양가 가득한 맛있는 식사, 대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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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ㅣ쟈스민 한
말의 공식 (2022, 토네이도), 워크 디자인 (2020, 21세기북스) 저자이며 비즈니스 심리학자. 7년은 한국에서, 11년은 싱가포르에서 경력을 쌓았다. 애플에서 비즈니스 코치로, ESSEC 경영 대학원에서 협상과 설득을 가르치고 코칭하며 다양한 직장인들을 만났다. 2021년 비즈니스 코칭 스쿨을 설립했고 글로벌 코치로 일을 하고 있다. (@bcoaching_school)

발행일 202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