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시나리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김성호 감독 ② “어른들이여, 잘못했다면 용서를 빌자.”

2015-01-15 13:13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시나리오

<개훔방>이 자극 없이도 재미와 감동을 전할 수 있었던 건, 배우들 공이 크다. 설명하면 입 아픈<마더>의 김혜자는 물론, 최근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서 ‘카리스마란 무엇인가’를 다시 보여준 최민수와 단단하게 감정의 축을 잡아 준 강혜정, 그리고 보석 같은 어린 배우 이레까지 배우들의 조화로움이 영화의 격을 높인다. 김성호 감독에겐 분명 행복한 부담이었을 것이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김성호 감독 ① “누가 죽거나 불치병에 걸리지 않아도 괜찮아”에서 이어집니다. ▶▶기사 보러가기

김혜자 선생은 예전 인터뷰에서 시나리오의 선택 기준이 ‘희망’이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라고 말한 적 있다. 이번에도 시나리오에서 “희망을 봤다”고 하시더라.시나리오를 먼저 보여드리고 김혜자 선생님을 처음 만났다. 이 분은 4차원 소녀처럼 해맑으면서도 그 내면에 명석함을 지니고 있었다. “내가 <마더>(2009) 이후 첫 영화인데 이렇게 나와도 되느냐”고 영화 안팎의 상황 모두를 고려해 말씀하시는데, 굉장히 현명한 분이라는 걸 느꼈다. <마더>의 배우 김혜자를 캐스팅해놓고 내가 <개훔방>을 못 찍으면 정말 민폐구나 싶었다.(웃음) 선생님도 “순수한 아이들을 통해 희망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결정했다”고 하시며 “노부인은 굉장히 모호한 인물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거기에 동의했다.

노부인을 어떤 인물로 그리고 싶었나?원작에선 평범한 노부인인데, 영화에선 부유한 노부인이다. 이전 각색 작업을 했던 신연식 감독의아이디어인데, 노부인이 부자라면 영화적인 갈등 구조를 그려내기에 좋을 것 같았다. 대신 전형적으로 ‘돈 많은 노부인’처럼 그리면 안 된다는 기준이 있었다. <101 달마시안>(1996)같은 식은 안됐다. 캐스팅 결정되고 나서 선생님과 매일 대본 리딩을 했다. 배우 김혜자에게도 부담이 컸던 거다. 감독인 나는 그 부담감이 오죽했겠나.(웃음)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시나리오

배우 최민수는 8년 만의 영화 복귀작이다. 어떻게 캐스팅했나?노숙자 대표 역에 많은 배우들이 거론됐지만, 나는 막연히 최민수 씨가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당시엔 그가 전혀 영화 작업을 하지 않던 시기다. 과연 응해줄 지 걱정이었는데,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서 좋다. 돈을 떠나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말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어린 배우들이 정말 중요한 영화인데, 이레, 이지원, 홍은택 세 배우 정말 훌륭했다.귀엽고 앙증맞게 눈을 크게 뜨고 연기하는 아역 배우들은 많다. 하지만 이레는 얼굴에 카메라만 대면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은, 흔치 않은 친구다. 채랑 역의 이지원은 목소리 톤이 특이해서 제작진이 너무 튈 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내가 밀어붙였다. 이레와 지원이 서로를 잘 채워줬다. 지석 역의 홍은택은 오디션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띈 아이다. 다들 열심히 연기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은택이만 구석에서 중얼중얼거리고 있더라. 그 모습이 딱 영화 속 지석이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시나리오

“아무리 투자가 힘들어도 절대 못 바꾼다”고 끝까지 밀고 나간 <개훔방>의 콘셉트는 뭐였나?결국 아주 근본적인 이야기. 이건 소녀가 개를 훔쳤다가 돌려주는 이야기다. 그리고는 노부인에게 “앞으로 개를 산책 시켜달라”는 말을 듣는 이야기다. 이것은 꼭 가져가야 된다고 버텨서 우여곡절 끝에 지켰다. 이 영화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그 장면은 굉장히 울림이 컸다. 어린 지소가 죄를 고백하면서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노부인은 “죄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먼저 말하고 “앞으로 개를 산책 시켜주겠니?”라고 용서한다. 노부인의 대사는 어른들이 해줘야 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느꼈다. 정말 오랜만에 어른다운 어른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영화에서 가장 마음이 아픈 순간이 바로 지소가 노부인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사실 지소가 죄송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어른들이 다 만들어놓은 세상에서, 아이가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상황인 거다. 여기서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노부인의 대사는 그야말로 어른들에게 하는 말이다. 사실 한국의 정치인들에게 하는 말이지. 그들은 맨날 용서만 빈다. 이제는 용서도 잘 안 빌지만.(웃음) “이 아이를 봐라. 아이들도 잘못하면 용서를 구한다. 어른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는 게 이 영화의 메시지다. 어른들이 좀 더 책임감 있게 세상을 만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결국 이 영화는 어른들이 반성하자는 영화다.감독으로서 이번 영화가 변화의 기점이 될 것 같다. <거울 속으로>(2003), <무서운 이야기 2>(2013)과 비교하면 연출 장르가 완전히 달라졌다.공포 영화의 테크닉적 연출이 살짝 지겨운 감은 있었다. 사실 드라마 만들기는 솔직히 자신 있었다. 조금 더 깊이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가고 싶은 게 궁극적인 목표다. 하지만 여전히 스릴러나 SF, 판타지 장르에 더 끌리긴 한다.(웃음)

혹시 관객들이 알아봐주길 바라며 설정했던 것들이 있나?음… (잠시 고민 끝에) 정현(강혜정)의 하이힐에 대한 의미? 엄마 정현이 언제 하이힐을 신고, 언제 벗고, 언제 다시 신게 되는지 그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정현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엄마가 아이들을 혼자서 꿋꿋하게 키우는 이야기지만 여자한테 엄마로서의 책임감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른으로서 하이힐을 다시 신을 만큼의 자존심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미 정도로 알아봐주면 정말 고맙겠다.

사진 공주은

<개훔방>을 극장에서 보는 가장 완벽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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