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③말괄량이프린세스 3장 *112* 학원편(12) * 야외 무도회는 갑갑한 천장을 대신해 아름다운 별빛들을 시작으로 가장 화려한 장식과 웅장한 왕족과 귀족이라면 누구나 수행원들이 그림자처럼 뒤를 따랐고 야외 무도회장은 파트너의 에 특히 파트라 대륙에서 패션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발달한 마야 왕국의 갖가지 비싼 옷감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꽃이 있었으니 바로 가이루덴 왕국의 두 왕족이다. 보랏빛과 은빛이 어울려져 빛을 발하고 있는 외모와 더불어 은은하고 화려한 의상을 갖춰 입 세바스찬은 누군가에 의해 오래 전 잘려나가 어깨선만큼 닿은 보라의 은은한 빛을 발하는 머리 "흥, 재수 없는 광대들의 모임이라…하긴 화려할수록 광대들은 미쳐 날뛰기 마련이니까……그 세바스찬의 에스코트를 받고 있던 일라이저가 자신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엷은 미소 "당연히 미래 신랑감을 구하려고 온 거지 뻔한 걸 왜 물어? 내 기품과 수준에 맞는 짝을 내
손으 무도회장 입구에 쭈욱 뻗은 붉은 융단을 걸으며 일라이저는 손에 쥔 작은 부채를 팔랑거리며 "일라이저, 내가 네 속을 모를 줄 알아? 데본 제국의 왕족들이 이번 마나아카데미에 입학했다 그의 말에 일라이저는 자신들의 테이블에 앉으면서 계속 입술을 이죽거렸다. 듣기 싫은 아름다 데본 제국의 붉은 테이블을 중심으로 마야 왕국과 가이루덴 왕국 그리고 크루바티 왕국 테이블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소리에 남녀가 어울려 자연스레 춤을 추었고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맛깔 마야 왕국의 레오나르 왕자는 자신의 약혼녀 케이샨느와 함께 자리를 했고 이에 세바스찬과 일 "오랜만이에요 레오나르 왕자님. 아, 이곳에서는 뒤에 호칭을 붙이지 않는다고 했었죠? 그럼 다 활발한 목소리로 일라이저가 가벼운 목례를 하며 인사를 하자, 레오나르 역시 이에 응대했다. 자신 역시 금발 머리칼에 잘 다듬어진 꽃미남에 속했으며 유별나게 외모와 의상에 신경을
많 "네, 반가워요 일라이저. 이곳에서 보니 분위기가 또 달라 보이는군요." "호호, 그래요? 뭐, 타고난 핏줄이 화려하다 보니까 그렇죠." 일라이저는 허리까지 닿는 가느다란 보랏빛 생 머리칼을 살짝 흔들어 보이며 윙크했다. 그녀 "처음 일라이저를 보고 놀랐어요. 예전에 당신이 이런 곳을 딱 질색이라고 말했었으니…내가 "호호, 그때야 이곳에 데본 제국의 왕족들이 올 거란 소식을 듣지 못해서 그런 거죠. 저 사실은 "하하하, 일라이저 당신은 언제나 활발하고 자기 주장이 뚜렷해서 그 아름다움이 한층 돋보이 레오나르는 자신의 약혼녀를 감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차갑게 돌아서며 말했다. 자 "재미있네요 레오나르. 그렇게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누군지 갑자기 궁금해지는데요?" "하하, 글쎄요." 레오나르와 일라이저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 사교에는 영 관심이 없는 세바스 케이샨느 그녀는 레오나르의 약혼녀일 뿐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는 여자였다. 가난한 농 "벙어리인가?" 조용히 있던 세바스찬이 입가에 와인 잔을 가져다 대며 묻자,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이 그에게 "하하, 아니에요. 워낙 숫기가 없는 사람이라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 할뿐입니다." "세바스찬! 숙녀에게 그런 실례의 말이 어디 있어. 정말 예의라고는…이래서 사교 모임에는 같 "아, 괜찮아요." 일라이저의 사과에 레오나르가 손을 내저으며 답했다. 그리고
나서는 힐긋 케이샨느를 바라봤 "훗, 벙어리가 아니라면 언젠가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겠군 그래." 또 한번의 세바스찬의 무례함에 일라이저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레오나르는 뭐라 답할 말을 찾 그때 뒤늦게 붉은 테이블의 주인공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각 테이블에 앉아 있던 왕족과 귀족 테리우스와
제로이드, 바이사코 그리고 카를로스가 그들의 수행원을 뒤에 엎고 등장한 것이 네 명의 데본 제국 왕족들의 등장은 무도회를 순식간에 정적을 이루게 만들어 버렸다. 탕! 탕! 갑자기 조용해진 무도회장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테리우스가 바닥을 발로 크게 두 번 차 내리 "뭐야!! 뭐!!! 불청객이라도 들어왔다는 건가? 아니, 이렇게 침묵으로 환대를 하다니…다들 죽 건들거리는 그의 목소리에 악단들이 제일 먼저 새파랗게 질려 재빨리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 "쳇, 갑자기 괜히 온 생각 들게 하는군. 가자! 우리 자리가 어디야?" "제발 테리우스 성질 좀 죽여라. 너 때문에 우리들까지 피해 본단 말야." 바이사코가 두 손으로 머리를 곱게 넘기며 말하자, 제로이드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옳은 소리 이번에는 좀 연애다운 연애 좀 해보고 가자고." "쳇, 누가 하지 말랬어!" "야, 너가 그렇게 으르렁거리는데 어디 무서워서 여자들이 좋다고 하겠어. 덕분에 우리까지 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테리우스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그들의 테이블로 가고 있는 사이 이들이 그런데 이때 두 남자가 테리우스의 등장에 들고 있던 술잔을 동시에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말았 챙그랑! 챙그랑! 그들은 바로 레오나르와 세바스찬이었으니. '저…저 남자는 그때 그녀의 오빠?' 레오나르의 반가움에 가까운 놀람과 반대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자신들을 뒤돌아보는 테리우 '저 자식이 데본 제국이 왕족이라고!!! 이런 제길!!!!' 그러나 이 두 사람과 눈을 마주친 테리우스는 별 반응 없이 돌아서 자리로 걸어갔다. 아직 그들 "야, 저 두 녀석들 알고 있는 놈들이냐?" 제로이드와 바이사코에게 되려 테리우스가 물었다. "아니, 초야에 묻혀 지낸 우리가 새파란 녀석들을 어떻게 알겠어? 널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아…알았으니까 이거 놔…쳇, 내가 무슨 싸움꾼인 줄 아냐!" 바로 옆을 지나가기가 무섭게
술잔을 떨어뜨리면서 자신을 바라본 두 녀석들에 대해 알아보려 * "아, 괜히 오다가 별 구경하느라…헤헤, 나 때문에 너무 늦게 와버렸지 아르테니? 정말 미안 아르테니와 함께 오던 중 잠시 딴 길로 새버렸던 아이린은 뒤늦게 온 무도회장의 입구에 서서 "공주님, 괜찮으시겠어요? 수행원과 파트너를 하시면…아직 친구를 사귀지 못하셔서 안타깝네 "아냐, 괜찮아…덕분에 아르테니랑 이렇게 데이트하잖아? 참, 그리고 공주님이라고 부르지 말 아이린의 밝고 귀여운 표정과 진심 어린
부탁에 아르테니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환하게 웃 "그러죠…아이린님 아니 아이린." "헤헤, 고마워 아르테니! 자, 그럼 저랑 춤을 춰 주실래요?" "아, 그건 남자가 청하는 거예요 공주님." "어어, 또! 아이린이라니까! 그리고 춤을 권하는 건 남자든 여자든 할 수 있는 거야." "아, 버릇이 되어 나서…그럼 함께 출 영광을 주셔 감사해요 아이린." 아이린은 녹색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그녀와 함께 동행한 파트너 아르테니와 왈츠곡에 맞춰 춤 "저…저건!! 어떤 놈이야!!" 다른 남자와 춤을 추고 밝은 미소를 짓는 아이린의 태도가 심히 불쾌한 테리우스의 얼굴이 순 ^^*
그런 테리우스의 태도에 제로이드가 바이사코에게 눈짓을 하며 낮게 속삭였다. "너도 느꼈지 바이사코. 저 녀석 예전에 테리우스가 아닌 것 같아." 입안에 가득 음식을 집어넣고 포만감과 함께 맛에 한껏 즐거움을 얻고 있던 바이사코 역시 친 "음음…하, 맛있군 쩝! 네 말을 듣고 보니 저 녀석답지 않게 부쩍 신경질적인 행동을 많이 하는 "…마치 사랑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지?"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대신 잇는 제로이드의 대답에 바이사코가 짧은 박수를 쳤다. 짝! "맞아! 사랑! 오잉, 사랑? 테리우스가 사랑을? 에이, 차리라 귀신이 사랑을 한다면 믿겠…다가 "호오, 글쎄 이거 꽤 재미있는 일을 구경하게 되겠는데…." 제로이드는 친구가 도착할 지점에 서 있는 한 커플을 유심히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런 천하의 테리우스가 사랑에 빠졌다…과연 저 골치 아픈 친구를 떠맡을 대단한 아가씨가 간신히 화를 참아 내며 저벅저벅 무도회장 쪽으로 걸어가는 테리우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바 "자리에 앉아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우리도 뒤따라 가보는 게 어때? 괜히 내버려뒀다가 저 녀 "아, 맞다! 여자들이 무서워서 우리랑 말도 안 하겠지…빨리 가보자구 제로이드!" * 테리우스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던 두 남자는 그가 어떤 여자에게 다가서는 것을 바라봤다. '저 여자 얼굴 어디선가 본 것도 같은데 왠지 낯이 익어…이상하군 아무리 오래 전에 만났다 해 세바스찬은 오아시스에서 남장을 했던 아이린의 모습을 정확히 꿰뚫어 기억하지 못한 채 고개 급기야 그의 눈가에서 촉촉이 눈물까지 고일 정도로 감동에 푹 빠져 패닉 상태에 이르렀다. 아이린, 바로 그녀다! 꿈에도 그리던 그녀가 틀림없으리라. 그 동안 저토록 더 고결하고 성숙하게 아름다워진 그녀가 지금 내 눈앞에 있다니 믿을 수가 없 두 남자의 경직된 시선과 태도에 일라이저 역시 그들이 시선을 고정하는 곳을 바라봤다. 그녀 퍽!!!!!!!! 세찬 그의 주먹은 아르테니가 피할 세도 없이 비겁하지만 뒤쪽에서 날아와 얼굴 측면을 강타해 이에 어느 누구도 감히 소리를 지르거나 저지하려는 자는 없었다. 감히 데본 제국의 권력에 방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테리우스!!!" 짝!!!!!!!!!!!!!! 테리우스의 무례한 행동에 아이린은 자신의 파트너 아르테니의 퉁퉁 부어오르는 뺨을 살피더 맞은 테리우스의 표정은 실로 어이없어 하는 듯 보였다. 감히 자신을 어떻게 주먹만한 여자가 사람들은 조금씩 웅성거리며 감히 데본 제국의 왕족에게 가차없이 손찌검을 한 용감한 어쩌면 "이런 조금만 늦었어도 못 볼 뻔했어 바이사코." "쉬잇, 조용히 해 테리우스가 듣겠어. 헌데 저 여자는 누구야?" "글쎄, 누군지 모르겠지만 푸웃!! 간만에 재미있는 걸 보여준 장본인인 건 확실하군." 제로이드는 일전에 산책로에서 지나쳐 갔던 여자임을 확인하면서 미소지었다. 테리우스가 더 기막혀 할 부분은 바로 그 다음 아이린의 행동이었다. 그녀는 그를 아주 괴물 보 "괜찮아? 어떡해! 갑자기 날벼락을 맞아도 이렇게 황당하진 않겠어…미안해 아르테니." "아뇨, 괜찮아요 아이린 그것보다 이봐,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야!" 아르테니가 정색을 하며 테리우스에게 묻자, 이에 아이린이 오히려 아르테니를 말리며 끌어내 "안돼, 아르테니 그가 널 기억하면 내가 곤란해져…내가 처리할 테니까 무도회장 밖에서 기다 자신에게 다가왔다가 다시금 여자의 손에 끌려가더니 이내 무도회장을 나가려는 아르테니의 "어딜 가려구?" 두 눈을 부릅뜨고 자신을 호령하듯 자신만만하게 대하는 여자의 태도에 이제 재미없다는 듯 테 "저리 비켜! 우선 저 녀석의 낯짝을 뭉그러뜨린 다음에 너랑 이야길 할거니까! 빨리 못 비켜! "그럼 때려 봐!" 배짱이 있는 것인지 아님 간이 커서 배 밖으로 기어 나온 것인지 아무래도 뭘 믿고 이렇게 까부 "대체 너!! 뭘 믿고 그렇게 까부는 거야? 어디 든든한 빽이라도 있는 거냐?" "응, 있어 엄청나게 큰 빽이 내 뒤에 있어서 아무 것도 무섭지 않아. 게다가 이렇게 앞뒤도 없 "너, 너, 너!!!" "말을 해 말을 흥, 그런 벙찐 표정으로 얼간이처럼 굴 거면서 내 수행원의 얼굴을 그렇게 만들 아이린의 설득력 있는
언변에 다들 마음속으로 감탄에 마지않았다. 물론 그녀의 말보다는 태도 어느 새 사람들 사이에 끼여 든 레오나르는 아이린의 말을 경청하며 진정 자신의 그녀가 틀림 테리우스의 등뒤에서 제로이드와 바이사코는 조그마한 여자에게 꼼짝도 못하고 있는 친구의 아이린의 말에 테리우스는 자신이 그 스스로도 놀랄 만큼 흥분하고 있음을 감지하고 다시금 냉 "쳇, 손해배상? 그래 그까짓 거 하던지 말던지 난 상관없어. 하지만
갑자기 궁금해서 그러는데 사실 그는 아이린이 주장하는 그 배경의 중심 인물을 알아내서 초토화를 시켜버려서 그녀가 그러나 그의 새까만 속내를 아이린이 모를 리 없었다. 왜냐면 그의 머릿속 회로는 이미 잘 알 "왜? 그 주인공이 누군지 알려주면 내 수행원의 얼굴처럼 아니 그 보다 더 박살이라도 내려고?" 순간 테리우스가 뒤로 주춤하며 찔끔했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알았지? 이거 완전히 여우잖아. 쳇, 얄미워 죽겠군…제기랄
그런데 왜 저 눈 테리우스가 헛기침을 하며 정신을 차리려는 의미에서 살짝 머리를 흔들다가 다시 아이린을 응 "흐흐흠……여자가 그런 험한 말을 하다니 교양 수업은 받지 않았나 보군. 난 그냥 궁금해서 물 "이 난리를 피워 놓고 사과를 해야지 사과를…남자가 쪼잔하게 잘못해놓고 이제 할 말 없으니 테리우스의 칼칼해진 목에 마른침이 절로 꿀꺽 삼켜졌다. 그 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말을 쫑긋 "그 배경의 주인공은 바로 날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남자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가르쳐
줄 "이게 정말 지금 날 가지고 노는 거냐!! 너,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이 왜 있는 줄 "왜? 그 남자 찾아서 박살 내주려고?" 아이린은 약올리듯 테리우스에게 재잘거리면서 마음 속은 공허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 남자 "그래, 그 남자 누군지 모르지만 꽁꽁 잘 숨어 있으라고 해라. 내가 찾아서 반드시 아작을 내 주 테리우스의 질투 어린 말에 아이린은 내심 기뻤지만 그래도 불쾌하긴 했다. '이 바보야! 그 남자가 바로 너 인걸…눈앞에 있는 널 보면서 널 그리워해야 하다니…여전히 성 아이린의 눈동자에서 아주 잠깐 스쳐간 따스함을 느꼈는지 테리우스가 화가 나서 흥분한 기분 그런데 아이린이 아주 자연스럽게 테리우스의 목을 끌어안으며 그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는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도 모두 이 기막힌 반전의 사건에 어리둥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테리 아직도 굳어서 벙찐 표정을 짓고 있는 테리우스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아이린이 그에 귀에 아 "테리우스, 방금 전에 그 남자 찾아서 아작을 내겠다는 말…그 약속 꼭 지켜 줘 알겠지? 기대할 '제발 네가 널 찾길 너보다 더 내가 간절히 바래. 여튼 난 마족의 계약은 어기지 않았어….' 아이린은 나름대로 충실히 마족의 계약서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에게 힌트를 줬다. 그
* 한편 다칸과 함께 수행원 역할을 자청했던 카를로스는 테리우스로 인한 소란을 틈타 유유히 무 그리 멀지 않은 숲 속에 아처와 파라도가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이 그들이 머물고 있던 집에는 * 라무도라욤 마법사를 따라 양떼들이 마나아카데미 지역에 대거 몰려들었다. 그 옆에 꼬마 토비 "호호호, 드디어 왔구먼…교수들이 머무는 지역이 어딘지 모르겠군. 토비야 우리가 머물 저택 라무도라욤 마법사는 양 갈래로 나뉜 길을 둘레둘레 보며 물었다. "네, 주…아니 마법사님." 토비는 양들의 싸움을 말리느라 이마에 송글이 맺힌 땀방울을 소매로 닦아내며 초청 서류를 품 "음
오른쪽은 학생들이 머물고 있는 지역이고 아, 여기 왼쪽으로 쭉 올라가면 보라색 지붕 저택 어린 꼬마의 육체지만 정신은 억겁의 세월을 지낸 사신은 자신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아직도 늙은 마법사와 작은 꼬마 그리고 앞다투어 따르는 흑백의 양들은 그들의 목적지 보라색 지붕 "저, 주신님 아무도 없어 말씀드리는 건데 제가 알기로는 이제 이 여행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 장작불 앞 흔들의자에 세상에서 가장 느긋하고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던 라무도라욤 마법사에 "껄껄껄껄!!!!! 지난주에 잠깐 들렀던 가즈나이트들이 천계는 잘 지키고 있을 게야. 얼룩 모양 "그러니 제 말이 여행기간 안에 그 카를로스를 잡아 갈 수 있느냐 그 말입니다. 그 녀석은 자신 "허허허허!!!!! 걱정 말게나 그 녀석 스스로가 그걸 깨닫게 되면 모든 것이 해결 될 테니." "제가 걱정하는 부분이 그 부분입니다. 그냥 물리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니
물론 이 모든 것 토비는 아니 사신은 지나갔던 스스로의 실수를 떠올리며 말끝을 흐렸다. "호호호!!!! 느긋하게 마음을 먹도록 하게. 우린 지금 이곳에서 늙은 마법사와 꼬마 아이 그리 언제나 평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주신의 특권일까? 토비는 자신이 영혼을 거두 울 당 사신이 자신을 속인 그 부자의 술책이 이렇게 순수한 영혼을 지닌 아이린에게 불행을 안겨 줄 "껄껄껄!!!! 너무 걱정하지 말라니까. 꼬마 얼굴에서 그런 근심 어린 표정은 어울리지 않는다 "후, 전 걱정이 태산인데 언제나 웃으실 수 있다니 부러울 뿐입니다." 한숨을 내쉬며 토비는 투벅투벅 자신의 머물 침실로 걸음을 옮겼다. 어떻게든 꼭 카를로스의 * 아처와 파라도는 결국 무도회장에 가는 것을 뒤로 한 채로 숲 일각에서 밤하늘의 별들이 펼치 "꺼억! 취한다! 그러니 내!! 말은 무슨 말인가 하면!!! 네가 그렇게 간절히 원한다면 아니지! 아 코가 삐뚤어지게 마신다는 것이 어떤 건지 몸소 보여주는 파라도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친구 반대로 아처는 같은 양을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약간의 붉은 끼가 돌뿐 멀쩡해 보였다. "임마, 넌 날 위로 해주려고 술을 가져온 거냐 아니면 약올리려고 마신 거냐? 하여간 못 말려. "엉? 아, 대장 우리 사랑스런 대장!!! 그래 사랑에 푹 빠져서 고백도 못하고 크헐헐헐!!! 엥, 왜 푸욱∼턱!!! 바닥까지 모두 비운 술병을 바라보던 파라도는 급기야 땅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이에 아처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친구를 낑낑대며 겨우 등에 들쳐업었다. 그러나 자신보다 아처는 자신을 위해 위로와 격려를 하려고 노력한 파라도의 행동에 작은 실소를 터트렸다. "훗, 그래 내가 대장인데 날 믿고 따라오는 녀석에게 괜히 약한 모습을 보여서 잘못했다!! 임 아처는 그렇게 집을 향해 힘겨운 발걸음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마음만은 조금 가벼운 기분이 * 씩씩한 걸음으로 무도회장에서 나와 집을 향해 계속 빠른 걸음으로 앞장서고 있는 아이린의 모 "하아!! 권력자들의 무도회도 별거 없던데 아르테니? 정말 시시했어. 그냥 웃고 춤추고 떠들 앞서 가던 아이린이 활짝 미소를 머금으며 뒤돌아 아르테니에게 사과했다. 곱게 하나로 땋은 그녀의 입가는 미소로 장식되어 있었지만, 아르테니를 바라보는 아이린의 푸른 눈동자는 촉촉 '그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하시는 군요 공주님. 사랑하는 이의 기억에서 지워진 기분을 제가 어 아르테니는 말없이 자신에게 씩씩해 보이려는 아이린을 조용히 안아 주었다. 그녀는
아르테니 "아르테니…난……." "쉬잇, 괜찮아요 공주님 아니 아이린 아무 것도 묻지 않을 게요. 잠시 친구에게 기댄다고 생각 아르테니의 품속에서 그만 눈물을 흘리던 아이린이 그의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며 흐느꼈다. 그 '아르테니, 정말 고마워.' 두 사람이 집 앞으로 도착하고 아처가 집 앞에 있는 큰 나무에 기대 있는 것이 발견 됐다. "어, 대장 밖에서 뭐하고 있어? 무도회장에도 안 오고." "일이 있었어 그런데 너무 일찍 온 거 아닌가?" "하하, 우리도 일이 있어서 일찍 오게 됐지…파라도는?" "아, 그게 술에 잔뜩 취해서 방에 들여놓긴 했는데 너무 무거워서 우선 문에서 가장 가까운 네 "뭐! 이런!!! 그 녀석 술 마시면 토한단 말야!!! 아이린 먼저 들어갈게요." 아처의 말에 아르테니가 자신의 방을 난장판을 만들어 놓을 파라도의 모습을 떠올리며 놀란 소 아처는 방금 아르테니가 아이린의 이름을 그대로 불렀던 걸 이상하게 생각하며 그녀를 응시했 "아이린? 아르테니가 공주님께 그렇게 부르나요?" "어, 응…내가 그렇게 하라고 했어. 아처도 그렇게 불러 줘…파라도가 혼자서 술을 많이 마셨나 아이린은 아까 아처가 화내고 나갔던 걸 떠올려 조금은 어색하지만 평소처럼 말을 걸으며 그에 "다가오지 말아요 공주님…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술을 많이 마신 상태니까." 아이린이 발걸음을 잠시 주춤하더니 다시 다가서며 말했다. "그럼 내가 부축해줄게 들어가자. 찬 기운 계속 쐬고 있으면 감기 걸려." "부탁이니 다가오지 말아요…전 몹시 취한 상태고 지금은 밤이에요…밤은 이성보다 감성이 더 아처의 말을 아이린은 좀처럼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자신을 싫어한 것일까?
아이린은
아처의 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아이린은 그가 자신에게 뭔가 크게 화가 나서 그런 거라 생 "아처? 내가 뭘 잘못한 일이 있어서 그래서 화가 난 거야? 아처는 웬만해선 화내지 않는 사람이 아이린이 말하는 도중에 자연스레 손을 뻗어 아처의 뺨을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술기운 탓인 "이러지 말아요 공주님." 아처가 그녀의 손을 매섭게 떼어 내며 쉰 목소리를 냈다. 그제서야 정말 아처 말대로 그를 혼자 놓아두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알았어 아처 먼저 들어갈게…무슨 일로 날 멀리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언제든 내가 뭘 잘못했 아이린이 뒤로 주춤하며 고개를 양쪽으로 살짝 살짝 내저으며 말했다. 그러자 아처가 자신의 "아처?!" 자신을 밀어냈다가 다시 끌어안은 그의 행동에 아이린은 정말 왜 그런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아처의 심장이 두근거리며 설레이는 것과 달리 아이린은 담담했다. 그녀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아처? 정말 왜 그래?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아이린이 조금은 답답할 정도로 자신을 껴안은 아처를 조심스레 밀어내려 하자, 그가 그녀의 "잠시만…이대로 잠시만 있어줘요. 후우,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래요…잠시만 이렇게 기댈 술로 인한 것인지 그의 목소리가 처음보다 많이 까칠해진 듯 했다. 그러나 아이린이 아이러니한 표정을 지으며 약간은 걱정스런 어조로 물었다. "저…아처 설마 파라도처럼 토하는 건 아니지?" 그녀의 재미있는 질문에 아처가 작은 실소를 터트렸다. "후훗, 아니에요…하지만…." "엉? 하지만?" "공주님이 움직이시면 토할지도 모르죠 후훗!" "어, 정말? 아, 알았어 안 움직일게 토하지마 알았지?" "…네." 그녀의 밝은 분위기가 잠시나마 아처를 답답한 마음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그렇게 아처의 * 테리우스의 방 앞에서 다칸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로 수문장 노릇을 하고 있었다. 이때 그 앞 "지금 테리우스님을 만나 뵐 수 있나?"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라 하셨습니다." "아무도?" "네." 카를로스의 껄렁한 태도 만만치 않게 눈을 위 아래로 굴리며 다칸이 영 내키지 않은 목소리로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전해! 지금 당장 만나뵈야 하니." "안됩니다." "그걸 왜 네가 답하는 건데? 응!! 들어가서 물어보고 나오라니까!!!" 목소리에 힘을 팍팍 주어 카를로스가 말하자, 다칸 역시 만만치 않은 태도로 눈에 힘을 팍팍 넣 "안됩니다. 다시 한번 이 말을 반복하게 하면 당신의 신분이 뭐가 되었든 내 검에 두 동강이를 "뭐!!!! 이 자식이!!!!" 그러나 결국 다칸의 기세에 카를로스는 이를 갈며 물러나고 말았다. 야외 무도회장에서 엄청난 스캔들을 만들어 온 주군이 혼자 방으로 들어간 후 그에 가장 친한 '멍청한 놈! 저 녀석은 영 느낌이 안 좋단
말야…하긴 나도 주군이 혼자서 뭘 하고 있는지 궁금 다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돌아가는 카를로스의 뒷모습을 보다가 다시 테리우스의 방문을 * 조각처럼 깎여진 얼굴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탄탄한 근육 그리고 무엇보다 심연의 바다가 담 테리우스는 실크로 된 은빛 바지만을 걸쳐 입은 채 홀로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으아아아악!!!!!! 제기랄!!! 제기랄!!!! 날 완전히 바보로 알고 있는 게 분명해! 아니지 완전히 같 그렇지 않아도 하늘이 있는 방향으로 중력이 있는 것처럼 삐죽거리는 머리칼을 더 뻗치는 걸 테리우스는 자신의 외모 하나만으로도 아름다운 여자들이 그에게 목을 메던 걸 떠올렸다. 그 맹랑한 여자보다 더 예쁜 여자들도 자신에게는 순종했었다! 그러나 그 여자는 달랐다. 자신의 권력을 모르는 바도 아니고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이 든든한 빽이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이곳 학생이라고 했겠다. 쳇, 두고 봐! 어떤 기생 오라비 같은 놈인지 내가 꼭 찾아내서 초 박 다시 흥분에서 냉정한 기분으로 바뀌면서 테리우스는 자신의 입술을 매만지며 미소가 절로 비 "뭐, 그래도 내게 입 맞춘 걸 보면 날 싫어한다는 건 아니잖아?
쳇, 골키퍼 있다고 골이 안 들어 방에 들어간 내내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던 테리우스가 이제는 문밖까지 들리도록 신이 난 듯 "휴, 정말 걱정된다 걱정…." 자신의 수호기사가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지와는 상관없이 테리우스는 수십 번 아니 수 "아이린 아이린이라 아카리나스 왕국의 공주? 흠, 이런 왕국도 있었나? 그런데 참 낯이 익은 기 무도회에서 돌아온 후, 즉시 아이린에 대해 조사한 서류를 가져오도록 했던 테리우스는 그녀 뭔가 자신을 측은하면서도 안타깝게 바라보는 눈빛이 영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너무나 자신만 "아, 미치겠네! 뭔가 잡힐 듯 말 듯…쳇, 갑자기 왠 꼬맹이 녀석이 내 속을 이렇게 뒤집어 놓다 * 한편 테리우스가 나간 후 다시금 분위기가 밝아진 무도회장이었다. 두려움의 존재가 사라졌기 특히 일라이저는 뭔가에 홀리기라도 한 듯 넋이 나간 사람 마냥 허공을 응시하며 미소 짓기를 "일라이저! 무슨 생각에 그렇게 푹 빠져서 헤어나올 줄 모르는 거야. 뭔지는 모르지만 마야 왕 세바스찬의 핀잔 어린 말에 정신을 차린 일라이저가 새큼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흥, 외교에 안 좋다 그 뜻이지? 하여튼 그 머릿속에는 세계 정복 외에는 아무 것도 없을 거야." "시끄러." "잔소리는 듣기 싫은 가보네. 그럼 멀뚱히 앉아 폼만 잡지 말고 레오나르 왕자처럼 저렇게 춤 일라이저가 약혼녀와 함께 춤을 추고 있는 레오나르를 가리키며 말하자, 세바스찬이 정색을 했 "난 춤 따위는 취미 없어. 적당히 시간 때우고 가면 되는 거야." "쯧쯧, 이래서 세바스찬과는 사교장에는 오기 싫다니까. 그래도 꼭 외교에 필요해서 참석하는 ^^* 제 목: ③말괄량이프린세스 4장 *116* 학원편(16) ③말괄량이프린세스 4장 얼음왕자 드디어 마나아카데미 입학식이 시작되었고 아이린은 기대하고 고대했던 첫 수업을 위해 아침 "아, 드디어 마법과 검을 배울 수 있게 되었어! 너무 기대대! 아주 열심히 배울 거야!! 그래서 세 명의 흑기사들과 아침을 먹다 말고 자리에 벌떡 일어나 두 주먹 불끈 쥐며 아이린이 다짐했 '요 며칠 공주님과 보내면서 느낀 점은 정말 순수함이 가끔 과할 때가 있다는 점이야. 히유, 앞 파라도의 적갈색 눈동자에 걱정스런 눈빛이 고이면서 그의 입술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그 옆에 아르테니 역시 오른손에 턱을 괴며 아이린을 응시하다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기며 그 '공주님! 아이린! 이렇게 들떠 있다가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면…흠 아무래도 그 뒷감당은 우리 건너편 아처 역시 걱정된 마음은 두 친구와 하나였다. '아무래도 실망이 크시겠군.' 아이린은 왜 이토록 세 사람이 자신의 굳건한 다짐에 대해 호응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딴청 일단 마나아카데미 정문에 들어서면 수행원은 함께 동행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교칙 상 신분 그렇다고 해서 암암리에 권력자들에게 함부로 말을 놓는다거나 혹은 어울리려는 약자는 찾아 다들 등교 길에 화려한 마차들을 대등하고 그들의 부를 맘껏 뽐내는 것과는 달리 아이린은 튼 말이 2킬로미터이지 워낙 기숙사 저택에서 학교까지의 길이 멀었기 때문에 지름길인 산길을 통 "참, 아무리 봐도 별나신 분이야." "음, 동감이다. 앞으로 우리 정말 스타일 구겨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거다." 정문 앞에 다 도착할 즈음 파라도가 턱하니 서서 팔짱을 끼며 중얼거렸다. 그러자 곁에 있던 아 "여러 번 전쟁터에 원정도 간 녀석들이 이런 걸로 투덜거리기는 건강에도 좋구만." 은근히 아처가 아이린 편을 들었다. 그러자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르테니가 대꾸했 "아처, 그거야! 전쟁에서 원정은 필수인 거고 여긴 마나아카데미잖아. 누가 얼마나 많은 부와 아르테니의 틀리지 않는 지적에 아처가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피웠다. 이때 한참 앞서 가던 아 "하, 힘들어…너무 오랜만에 걸어서 그런 가봐. 다들 알겠지만 여기서부터는 나 혼자 들어가야 "그래요 공주님 이 파라도는 공주님이 잘 하고 오시리라 믿어요!!! 참, 옐로우 뱃지를 착용하셔 파라도가 아이린의 왼쪽 붉은 색 옷깃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말했다. "아, 맞다! 헤헤!! 내 정신 좀 봐! 자, 됐지?" "네, 좋아요 아주 좋아요!! 공주님 만세!!!" "파라도두 참 이름 부르래니까." "싫어요 전 공주님이라고 부르는 게 즐거운 걸요." "하하, 못 말려 정말." 마나아카데미는 4개 학년이 있는데 학년별로 옐로우, 레드, 블루, 바이올렛 뱃지를 착용해 구분 각 학년이 끝나면 졸업 역시 옐로우, 레드, 블루, 바이올렛 졸업식이 따로 진행되며 대개 여자 이미 바이올렛 졸업식까지 마쳤던 세 남자는 아이린을 찾기 위해 졸업생임을 감추고 옐로우에 뱃지는 이곳 학생임을 알려주는 것으로 아주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데 졸업식을 하면 다시 학 각 졸업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일년 안에 마칠 수도 있고 십 년 안에도 마칠 수 없을 수도 있었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규칙들은 잘 정립되어 있으나 마나아카데미의 실체는 그리 탄탄하 아이린은 붉은 재킷에 흰색 셔츠와 체크무늬 스커트를 다시 한번 재확인하며 가방을 짊어졌 아침에 파라도가 너무나도 정성스럽게 닦아 놓은 아이린의 갈색 가죽 부츠가 반지르르하게 윤 멀리서 남색 재킷에 흰색 셔츠
그리고 검은 바지를 입은 남자들이 잔뜩 몰려들어가는 걸 보면 "하아, 이러다 늦겠다. 아처! 아르테니! 파라도! 나 잘 다녀올게! 이따 저녁에 봐!" "네, 조심히 다녀오세요 공주님!" "하하, 네 이따 봐요." 파라도와 아르테니가 손을 번쩍 들어 뒤돌아 서는 아이린에게 흔들어 줬다. 아처는 묵묵히 다 "잘 하실까? 아무래도 실망하시겠지?" 파라도가 낮게 중얼거리듯 묻자, 아르테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응, 아마도…다들 개인 교습을 받고 오는 왕족과 귀족들이니 공주님은 간간이 있는 평민들과 "하잉, 꼭 물가에 아기 혼자 두고 온 기분이 드네. 수행원이 함께 들어 갈 수 없다는 교칙이 예 두 사람이 이렇듯 아이린이 사라져 이제 보이지 않는 정문을 바라보면서 계속 근심 어린 말을 "뭐야?" 파라도가 아무 이유 없이 내민 듯한 아처의 쥐어진 주먹을 보면서 물었다. "글쎄, 뭘까?" 아처가 장난스레 빈정거리듯 되묻자, 아르테니도 그의 손에 무엇이 쥐어졌는지 궁금해졌다. "이야, 대장 우리가 아까 놀렸다고 지금 복수하는 거야? 뭔데 그렇게 싱글거리며 사람 궁금하 "맞아, 내 성질 급한 거 알면서 빨리 손 좀 펴봐!" 아처는 좀더 두 친구들이 궁금해지게 만들고 싶었지만 그냥 쉽게 장난기를 거두고 손을 펴 보 "자, 어젯밤 내가 위조한 골든 뱃지!!" "우왓!!! 역시 대장이 최고라니까!! 우하하하하핫핫!!!!!!! 으읍…!!!!" 파라도의 너무 큰 웃음소리에 주변을 살피며 아르테니가 재빨리 그의 입을 막았다. "쉿! 아직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렇게 크게 웃으면 어떡해!" "앗, 미안." 골든 뱃지! 이 뱃지를 마나아카데미에서 부여받은 학생은 많은 특권을 누리게 되며 가장 결정적으로 골든 골든 뱃지는 각 왕국의 영웅이거나 절대 왕족에게만 부여하기에 마나아카데미에서는 큰 위용 "자, 일단 어디 조용한 곳으로 가서 옷부터 바꿔 입고 몰래 잠입해 보자." 아처의 능력에 새삼 감탄을 마지않으며 파라도와 아르테니가 그를 뒤따랐다. 물론 그들이 골 * 테리우스는 오랜만에 입은 남색 교복이 영 맘에 들지 않은 듯 흰 셔츠 목덜미를 부분의 단추를 "야, 아직도 못 찾았냐? 좀 제대로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 원래부터가 신사적인 제로이드는 그의 친구가 시키는 대로 조용히 행하고 있지만 약간 성질이 "너 이런 거나 시키려고 초야에 묻힌 우리를 불러들인 거야! 우씨, 간만에 예쁜 여자들과 어울 "쳇, 언제는 여자 생각 안하고 초야에서 도나 열심히 닦고 싶다고 떠날 때는 언제고 잔말 말고 테리우스에 말도 안 되는 억측이 한 두 번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여자로 억측을 부리는 것은 처 "에구, 내가 참아야지 누가 널더러 1억 년도 넘게 산 녀석이라고 하겠냐! 도무지 해가 바뀌어도 일순간 무서운 표정으로 바이사코의 기를 팍 죽여 버린 테리우스를 향해 마지막 핀잔을 내뱉으 "흠, 아무래도 내가 발견 한 것 같은데?" ^^*
제로이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테리우스가 쏜살같이 일어나 난간에 몸을 내밀며 물었다. "어디? 어디 있다는 거야!" 그런 테리우스의 태도에 조금은 당황한 바이사코와 제리이드 이내 둘은 동시에 고개를 내저으 "아! 찾았어!!!! 호오? 여기서 보니까 완전히 땅콩 같은데? 하하, 저 녀석이 원래 땅콩 같아도 화 대뜸 테리우스가 화를 냈다. 이에 바이사코가 조금 전 환희에 찼다가 혼자 중얼거리던 친구의 "하하, 저 녀석이 원래 땅콩 같아도 화나면 뭐, 무서운 폭탄? 게다가 내…내가? 말까지 더듬고 순간 테리우스 등줄기가 쏴악 얼음이 굴러가듯 차가워진 것처럼 느껴졌다. 아차! 싶은 것이다. 친구들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조그마한
여자 애에게 너무 과민 반응을 하다니 자존심에 금이 "아무래도 우리들의 직감이 맞는 것 같지 바이사코?" "응, 내 생각도 너랑 같다." 매우 걱정스럽다는 듯 호랑이를 아기 고양이 다루는 듯한 표정을 지은 두 친구들 앞에서 테리 "너희!! 지금 내게 장난하는 거냐!! 맹랑한 꼬맹이 하나 골려 줄 생각에 그런 것 뿐이야!!" 그러나 테리우스의 이런 변명에도 불구하고 두 친구들은 그들이 떠올린 생각을 좀처럼 바꿀 기 세가 없어 보인다. "쯧쯧쯧, 이 바이사코의 이름을 걸고 맹세컨대 넌 저 여자에게 푹 빠진 거야! 이런 걸 아마 테리 "이것들이 정말 아니라니까!!!!" 다른 때 같으면 제아무리 심한 농담에도 친구들에게는 언성을 높이지 않던 테리우스가 버럭 소 좀처럼 감정을 겉으로 내 보이지 않는 테리우스였다. 그런데 저 자그마한 여자 애에 관해서 라 "테리우스, 나 역시 바이사코의 생각에 동감이지만 한낮 무식한 시골 여자라 해도 여자에게는 테리우스는 방금 전 흥분을 어느 새 차가운 가면 뒤로 감추고서 친구의 말을 끊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너무 건조한 목소리였다. 이에 제로이드가 슬쩍 입 꼬리를 휘며 말을 이었다. "전쟁과 사랑을 동일시하지 말란 소리야. 전쟁에는 어떠한 폭력도 살인도 음모도 정의로 뒤바 제로이드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말이 맞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자신이 왜 이런 소 단지 조금 끌리는 여자에게 아주 작은 관심을 내비친 것에 비해 친구들의 말과 행동은 너무 심 "…테리우스, 정말 저 여자 골탕 먹이고 싶은 생각 외에는 아무 감정 없는 거냐? 그럼 네 장난 일순간 테리우스의 주먹이 바람소리를 내며 제로이드의 턱 아래에서 위쪽방향으로 강타했다. 퍽!!!!!! 뒤로 널브러진 제로이드의 아랫입술이 찢겨져 선혈이 보였다. 지켜보던 바이사코는 그런 테리 제로이드가 혀를 내밀어 피를 짧게 핥으며 손등으로 훔쳐냈다. "다시 한번 주제넘게 내 앞에서 날 가르칠 생각이라면 그땐 이 정도로 끝나지 않을 거야. 알겠 지금 테리우스의 눈동자는 한 제국의 군주의 모습이었다. 언젠가 그들을 지휘하던 눈동자와 목 "휴, 알겠어." 바이사코에게도 한번 눈길을 주던 테리우스가 이내 문을 통해 사라졌다. 휑한 분위기에 남겨 "내 말이 맞지 제로이드?" "으읔, 그래 맞는 것 같다. 어젯밤까지는 설마 했는데…좀 일으켜 줘." 제로이드는 주먹에 맞은 것이 꽤 타격이 컸는지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손을 뻗었다. 그러자 바 "그럼 이제 그 황금 안장 주인은 나다 알았지!" "그래, 너 가져라! 아주 내기에서 친구 물건 가져간 것이 그렇게 신나냐?
웃다가 입술 찢어지겠 제로이드는 맞은 턱보다는 바닥에 널브러져 몸 이곳 저곳의 통증이 더 크게 느껴졌다. "테리우스 녀석 그렇다고 이렇게 세게 때리다니 이거 장난이 아니네. 읔! 아파! 바이사코 왜 찔 "하핫! 재미있잖아! 크크크!!! 헌데 우리가 너무 심한 거 아닐까? 설마 우리끼리 내기한 거 테리 테리우스가 나가버린 문을 바라보면서 바이사코가 말했다. "으…읔, 너만 말조심하면 그런데 정말 그 여자 이름이 뭐더라? 아, 아이린이란 여자하고 무슨 "히유, 어떻게든 그 여자랑 잘되던지 해야지. 안 그러면 우리도 불러냈겠다…그 녀석 또 전쟁 "몰라! 임마!" "어어, 나중에 딴소리하지 말고 오늘 학교 끝나고 바로 줘야 해! 헤헤, 덕분에 내 블루소드는 굳 바이사코는 자신이 내기에 내놓았던 블루소드 와 더불어 제로이드의 황금 안장이 잘 어울릴 두 사람이 어젯밤 테리우스의 침실에서 발견한 아이린에 관한 서류를 보고 짐짓 내기를 걸었 * 테리우스가 계단을 내려가다 갑자기 뭔가 떠올랐는지 빠른
보폭으로 순식간에 일층에 당도했 그리고 학생들이 등교하는 정원 쪽으로 다가갔다. 이때 3층 건물 창가에 보랏빛 눈동자가 그런 테리우스는 곧 누군가 자신이 있는 쪽으로 걸어 올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며 백년은 되어 이때 아이린이 양손으로 어깨 가방 끈을 쥐며 학교 건물만을 응시한 채로 경쾌하게 발걸음하 "엣취! 흠흠흠!!!" 테리우스는 마치 어쩔 수 없이 나오려는 기침을 내뱉으며 아이린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아이린이 슬쩍 돌아보니 테리우스가 다른 곳을 응시한 채로 나무에 기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대체 저기서 혼자 뭘 하고 있는 거야? 학교에 안 늦나? 하긴 부자 나라 왕이 학교에 늦는다고 아이린이 못 본 척 그냥 지나가려 하자, 당황한 테리우스 다시 한번 헛기침을 했다. "우엣취!!!! 흐흠!!!!! 아!아!아!" 그런데 이번에는 좀 어색했으니 일부러 낸 소리임을 아이린이 모를 리 없었다. 그녀는 자신을 기다렸다는 걸 이제야 알아차리고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조금은 대견스럽 '저 녀석 날 기다려 준거잖아? 내가 기억에서 지워졌는데도 마음은 날 기억하는 것 같아…풋, 그녀의 등뒤에서 동태를 살피던 테리우스는 몹시 애태우고 있었다. 이번에도 그녀가 그냥 가버 이때 아이린은 몸을 획 돌리더니 테리우스의 눈과 마주쳤다. '됐다!!' 테리우스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 얼굴은 굳은 채로 눈동자는 다소 거만하게 다른 곳을 "테리우스!!!" 테리우스 앞에 바짝 다가와 껑충 두 발을 뛰었다 착지하면서 아이린이 크고 짧게 말했다. 그러자 조금 귀찮은 듯한 어조로 테리우스가 그녀를 천천히 응시하며 대답했다. "뭐야 또 너냐? 왜 남의 이름을 허락도 없이 크게 부르고 난리야!" 테리우스의 대답이 영 맘에 들지 않은 듯 아이린이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얼굴을 그에게 바짝 "헛기침으로 사람 부르는 것 보단 이름으로 부르는 게 낫잖아. 안 그래?" "쳇, 내가 언제…그냥 재채기가 나온 거야!! 그러는 넌 왜 애인이랑 같이 등교하지 않고 혼자 하 "흥, 너한테 맞을 까봐 숨겨놨어…너? 방금 나 기다린 거지?" "뭐?" 테리우스 자신의 속내가 들킬까 조금 긴장했다. 그런데 다음 아이린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일 "나 기다렸다가 내 애인이랑 오면 그때 말처럼 실컷 패 주려고 기다린 것 아니었어?" "흐흠, 맞아! 쳇, 여우같이 다 눈치채버렸군." 테리우스의 태도가 너무 귀엽게 느껴진 아이린 그와 계속 있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첫 수업에 "그럼 다음에 봐! 오늘 첫 수업인데 지각하면 안되거든. 다음에 놀아줄게!" "다음에 언제?" 너무 빠른 테리우스의 대답에 놀란 건 아이린보다 그 자신이었다. 그러나 베시시한 웃음을 머 "오늘밤에 내 생일이다." "그래서?" "쳇, 그래서라니 같은 학교 학생으로
그냥 초대하는 것 뿐이야. 그럼 먼저 간다…저녁에 마차 아이린이 초대에 응할지 말지 대답도 하기 전에 테리우스는 어디론가 달려가 버렸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이린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휴, 멋대로 인 건 그대로야…으앗! 진짜 지각이다!!! 어이구, 테리우스 너 때문에 나 지각하면 아이린은 지칠 대로 지친 몸에 그나마 남은 힘을 발에 실어 최대한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0^* (
* 건물 내부에 들어선 아이린은 텅 빈 복도를 보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인기척이라고는 느껴지 "어? 왜 아무도 없는 거지? 조금 전 등교 길에서만 해도 학생들이 북적거렸는데…첫 시간이…." 그녀는 주머니에서 꺼낸 수업 시간표를 훑어보며 강의실 주소를 확인했다. 아무리 늦어도 10 마나아카데미의 강의실로 들어선 통로에 모든 문들은 학생들이 왼쪽 가슴에 달고 있는 뱃지의 기숙사를 신분에 나누어 골드, 실버, 그린으로 나눈 것에 이어 교양 수업마저 문 색에서부터 벽 "에, 뭐야? 교양 수업이 대체 뭐 길래…학교 안에서도 이렇게 신분을 나누는 거야. 능력별로 수 차마 앞문으로 들어설 용기는 없어 뒷문 앞에 서서 중얼거리던 아이린의 귀에 누군가의 발자 다름 아닌 라무도라욤 마법사가 두꺼운 책 두 권을 양손에 묵직하게 들고 그녀에게 걸어오는 '아! 라무도라욤 할아버지 아니 마법사님!' 한눈에 마법사 라무도라욤을 알아본 아이린은 그에게 인사를
건네려다 잠시 주춤했다. 혹 마족 그런데 라무도라욤 마법사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더니 낯익은 웃음소리를 내며 아이린의 머리 "호호호호, 오랜만에 보는구나. 내 도움 없이도 스스로 여기까지 잘 와주었구나 아이린." 아리스샘터인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다던 계약서의 규칙이 어긋났다. 하얀 머리칼에 온화한 "절 기억하세요? 정말 제가 누군지 아시는 거예요?" "호호호호, 그게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란다. 지금도 한참 늦은 것 같은데?" 강의실 문을 눈길로 가리키며 라무도라욤 마법사가 말하자, 아이린이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 "어차피 늦은 걸요. 그것보다 마법사님이 절 기억하신다는 건 마…." 아이린은
마족의 계약서를 언급하려다 멈췄다. 그러자 라무도라욤 마법사가 가던 길을 다시 발 "호호, 너무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하려무나 아이린. 내 수업을 듣게 된다면 그때 보자꾸나 호 "잠깐만요! 마법사님 물어 볼게 있어요 잠깐만요!!" "호호호호호호!!!!!!!" 긴 옷자락을 바닥에 질질 끌며 걸어가던 라무도라욤 마법사는 생각보다 빠른 발걸음으로 모퉁 "…이상해." 아직도 라무도라욤 마법사가 사라졌던 모퉁이를 응시하며 아이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이린은 잠시 궁금증을 뒤로 한 채로 강의실 뒷문 손잡이를 조용히 돌려 안으로 밀었다. 복도 "뭘 하는 거지?"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었고 학생들은 남녀가 파트너를 이루어 춤을 추고 있었으니 교복만 갖춰 그때 멈출 것 같지 않던 음악소리가 정지되었고 이내 누군가 아이린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늙은 여자는 아이린을 위 아래로 한 번 훑어보고는 들고 있던 기록부를 넘기더니 이내 신경질 "아이린 아카리나스!!! 본인 이름 맞나요!!" 늙은 여자의 목소리는 신경질적인 것에 쉰 소리까지 합성되어 있어 듣기 매우 거북했다. 특히 "네, 그런데요…헤헤, 제가 좀 늦어죠? 헌데 누구세요?" 아이린은 아주 평범한 질문을 했을 뿐인데 늙은 여자의 반응은 그리 좋지 못했다. 과하다 싶을 "좀! 좀! 지금 좀이라고 했어요!!!! 첫 수업부터 그것도 신입생이 지각을 해놓고 아니 담당 교수 늙은 여자는 다름 아닌 왕족들의 교양 수업을 담당하는 미첼 교수였다. 그녀가 아이린을 호통 이때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무심한 태도로 일관하던 왕족 학생들 틈에서 바이올렛 뱃지를 남학 "아름다운 교수님께서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 기절이라도 하신다면 제 마음이 무척 아플 것 같 선이 굵지만 부드럽고 강한 이미지의 남학생은 미첼 교수 몰래 아이린에게 살짝 윙크를 보냈 그리고 다시 미첼 교수에게 부드러운 눈빛을 보이며 자신의 말에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하고 있 "뭐, 상급생이 신입생 교육을 하겠다는데 허락 안 할 수야 없지 호호호!!! 아이린양!" 아직 남학생의 손을 꼭 붙들고 있던 미첼 교수가 아이린을 단호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차갑게 "네?" 아이린은 별로 기죽지 않은 태도로 자신 앞에서 맘컷 신경질 부리는 미첼 교수가 조금은 불쌍 "난 조금 지각한 걸로 벌을 주는 그런 교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신입생이 첫 수업부터 그것도 미첼 교수 이야기 도중 남학생의 얼굴을 살짝 쳐다보다가 아이린에게 말했다. 그러자 남학생 그리고 아이린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덥썩 쥐고 다소 엄한 표정을 지으며 낮은 어조로 말했 "신입생! 상냥하신 미첼 교수님께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왕족들의 자존심을 걸고 상급생으 "어?" 상급생의 손에 이끌려 강의실을 빠져 나온 아이린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그냥 그가 이끄 두 사람이 나가고 나자, 다시금 미첼 교수의 재촉과 함께 왈츠가 흘러 나왔고 곳곳에 학생들은 한편 생각했던 분위기나 이미지와 너무 다른 마나아카데미의 첫 인상에 아이린은 잠시 공허함 게다가 지금은 갑자기 끼어 든 상급생의 손에 이끌려 빈 강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흠, 어디까지 끌고 갈 작정인가요? 여긴 어디죠?" 남학생이 그녀를 이끌고 들어온 아담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공간을 둘러보며 물었다. "여긴 내 친구들만 들어 올 수 있는 특별실이야. 원래 미첼 교수는 하루만 지나면 모든 잊어버 남학생은 좀 전 자신에게 무뚝뚝하게 대했던 태도와는 달리 부드러운 음성이었다. 그러나 여전 "헌데 이 손 좀 먼저 놔 줄래요?" "아, 미안." "특별실이란 곳이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왜 날 여기까지 데리고 왔는지 알고 싶군요." 아이린의 불투명스러운 태도에 남학생은 양손을 어깨 높이로 올리며 미소지었다. "이런! 그런 무서운 표정을 짓다니…미첼 교수의 잔소리에서 구해줬는데 고맙다고 해야하는 "누가 댁한테 도와달라고 했어요! 덕분에 함께 지낼 다른 학생들에게 더 찍혔다는 생각은 안 드 ^0^* 추석연휴가 내일 시작되네요...웅, 송편 빚느라 좀 늦었어요...아침이 되기전까진
'아리스샘터에서 장로들과 회의를 했던 그때…테리우스가 앉아 있었던 그 원탁과 비슷한 것 같 어느 순간에도 혼자만의 생각에 잠기면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는 아이린. 대뜸 화를 내던 아이린이 허공을 응시하며 멍한 듯 있자, 남학생이 손가락을 이용해 딸깍 소리 "재미있는 애구나! 화내고 딴 생각에 잠기는 여자라 난 별론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남자의 태도가 이제 불쾌해지는 아이린이었다. "나 역시 잘난 체하고 생색내는 남자 별로 인 건 마찬가지요." "하하!! 테리우스 녀석이 왜 네게 빠졌는지 정말 불가사의하다. 아마 그 녀석과 닮은 성격 탓인 "테리우스!! 테리우스를 알아요?" "그래, 난 테리우스 친구 제로이드라고 해." 제로이드의 머리칼에 창가에서 쏟아져 내리는 햇살에 의해 붉은 빛을 발했다. 그리고 그 햇살 "아이린 아카리나스! 헌데 아카리나스라는 왕국 이름은 처음 듣는 걸? 서류를 보니 패전국이 아 "나에 대해 별 걸다 알고 있군요." "뭐, 별로 알고 싶지 않아도 너에 관해서 라면 테리우스 녀석이 워낙 방방 뛰고 있어서 곁에 있 테리우스가 자신에 대해 이리저리 알아봤다는 것도 그녀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그 녀석은 교양 수업을 안 받나요?" 창틀에 기대 서 있던 제로이드는 아이린의 물음이 꽤 신선한 충격을 먹은 듯 잠시 얼굴이 굳어 아이린이 자연스럽게 아니 친근하게 테리우스를 호칭하는 단어가 그를 놀라게 한 것이다. "그 녀석? 방금 테리우스를 그 녀석이라고 한 거야? 하하하하!!!!!" "왜 웃어요?…내가 무슨 웃기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닌데…정말이지 그 녀석이나 그 녀석 친구들 폭소를 터트리는 제로이드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린은 어깨를 으쓱이다가 원탁에 의자를 빼 앉 "미안, 너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테리우스란 녀석이 아주 평범하게 느껴져서…아, 테리우스는 "완전히 날나리 학생이란 소리로 들리네요. 수업을 할 것도 아니면 여긴 왜 온 거죠?" 아이린은 설마 자신의 쪽지를 보고 단순히 이곳 학생으로 그가 왔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 아이린의 물음에 제로이드가 갑자기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뭔가를 생각했다. '테리우스 녀석 혹시 아이린 때문에 여기에 들어온 건? 에이, 설마! 아무렴! 그럴 리가! 다음 세 제로이드는 숱하게 봐온 미녀들과 아이린을 비교해 봤다. 그와 마찬가지로 테리우스 역시 데본 그러나 그녀의 함께 있으면 묘하게 유쾌한 기분이 든 것은 제로이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럼 난 교양 수업이 끝날 때까지는 여기에 있어야 하겠네요. 이름이 제로이드라고 했었죠?" "응." "바이올렛 뱃지면 4학년이네요? 그럼 테리우스도 4학년이겠군요." "그렇지." "학교에 왔으면서 수업에도 안 들어갔다면 지금 어디에 있는 거죠?" "하하, 왜 어디 있는 줄 알면 찾아가려고?" 그냥 놀리는 어조로 제로이드가 말했다. 그런데 아이린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네!" 아주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린이 대답했다. 제로이드는 어리숙하면서도 뭔가 신비한 비밀을 담 "학교 건물 옥상에 있을 거야! 그 녀석…." "원래 답답한 걸 싫어하는 녀석이죠. 헌데 그 녀석 오늘 생일인가요?" 제로이드의 말을 바로 이으며 테리우스에게 그 녀석이라는 호칭을 자연스럽게 쓰는 아이린. 제 제로이드는 아이린에 대해 좋은 느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경각심도 일었다. 어쩌면 테리우 데본 제국의 대마왕자리는 그런 것이었다. 누구도 함부로 믿을 수도 믿어서도 안 되는 자리. "오늘 테리우스 생일이라고 누가 일러 줬나?" 제로이드가 조금은 경계하는 마음으로 아이린이 눈치채지 못하게 물었다. "그 녀석이 오늘 날 생일 초대한다고 아침에 말했거든요. 아침에 지각한 것도 다 그 녀석 탓이 테리우스에게 생일이라는 건 의미를 잃은 지 오래였다. 아주 오래 전 그는 자신의 생일을 어둠 "흠, 그건 좀 놀라운 사실이군. 생일이라…뭐, 그 녀석이 그랬다면 그런 거겠지." "대답 한 번 이상하게 하시네요." 제로이드가 오랜 기억을 들춰 볼 때 적어도 테리우스의 생일은 봄이 아닌 겨울이었던 것으로 "그만 가죠!" 아이린이 제로이드의 옷깃을 잡아 당기며 말했다. "어딜?" "옥상이요." ^0^*
* 제로이드는 어느새 아이린의 뜻대로 테리우스가 있는 옥상을 앞장서 걷고 있었다. 무의식적인 것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조그마한 여자의 의지에 이끌리는 것인지 그도 알
수 '적어도 테리우스가 저 여자에게 끌려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진 못해도 이해할 수는 있겠는걸.' 두 사람이 옥상의 입구에 다다르자 아이린이 먼저 손을 내밀어 문을 열었다. 그러자 제로이드 "난 여기서 돌아가는 게 좋겠어. 괜히 당신을 데려왔다고 내게 화라도 내면 욱! 테리우스 주먹 탁 트여진 옥상을 쭉 둘러보며 테리우스를 찾던 아이린이 뒤돌아보며 말했다. "같이 안 가겠다구요?" 그녀의 답변에 제로이드가 어깨를 살짝 들썩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의 부드러 "그럼 할 수 없죠. 여기까지 바래다줘서 고마워요 음…." 아이린이 촉촉한 눈동자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그의 이름을 떠올리려고 한다. 그녀가 자신의 이 "제로이드!" 제로이드의 입에서 그의 이름이 나오자 아이린이 환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 "아! 제로이드!! 헤헤, 고마워요 친절하게 바래다줘서." 제로이드는 아이린이 한번쯤 자신을 붙잡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짧게 스치기도 했다. 만약 그 제로이드가 생각처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참, 제로이드!" 역시 자신의 매력에 그녀가 함께 해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부르는 거라
생각하고 "음, 왜?" "시간표를 보면 교양 수업 후에 다른 시간들도 있기는 있는데 신입생 그러니까 시간표에 교양 제로이드의 기대에 찬 표정이 실망으로 잠시 물들었다. 그러나 아이린은 그의 이런 미묘한 표 "신입생들은 오늘 교양 수업 후에 정식 수업은 없을 거야. 아마 새로운 신입생들끼리 사교 파티 말하던 도중 제로이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이린을 바라봤다. 왕족이라면 모를 리 없을 사항 '정말 여기저기 수수께끼 같은 여자로군. 왕족이면서 이렇게 기본적인 걸 내게 묻다니…다들 아무렴 몰락한 왕가를 재건한 허울뿐인 왕국의 공주라 할지라도 형식을 중요시하는 왕족의 교 갑자기 말을 하던 도중 말끝을 흐리고 자신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제로이드를 보면서
아이린이 "왜 그러죠? 내 얼굴에 뭐라도 묻은 것처럼 바라보네요?" "아, 아냐! 더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봐도 돼." "아뇨, 뭐 더 이상 수업이 없다니 아쉽기는 하지만 아까 그 교양 수업에 미첼 교수님인가? 그 분 아이린이 한쪽 손은 반쯤 열어 놓은 문고리를 잡은 채 나머지 한 손을 들고 흔들면서 그에게 인 그리고 아무런 아쉬움도 없는 듯 유유히 문을 닫고 제로이드의 시선에서 사라져버렸다. 잠시 옥상 출입구를 한 동안 부동자세로 응시한 채 서 있었다. * 학교 건물은 바깥보다는 폐쇄적인 분위기를 지녔기에 답답함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오히 "아! 이 맛에 테리우스가 여기에서 있는 구나. 게다가 이 햇살은 정말 음! 좋다." 기지개를 한껏 켜고 하늘을 향해 미소를 짓는 아이린. 그녀는 하늘의 태양을 가느다랗게 눈을 뜬 채 바라보며 느릿느릿 걸음을 걸며 방향을 틀었다. "책 속에서는 태양이 빨갛게 칠해져 있던데 아무리 봐도 내 눈엔 노랗게 보이네 뭘…으아아 아이린이 뭔가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하필 남자의 가슴에 얼굴을 부딪친 채 그의 몸 "뭐야!! 누가 감히!!!???" 얇고 넓은 책을 얼굴에 덮고 누워 있던 남자가 아이린의 발길에 치였다가 자신의 몸에 묵직하 책을 치우며 잔뜩
화가 났던 남자의 얼굴은 이내 놀라움으로 번지기 시작했으니 그는 다름 아 "아, 테리우스 안녕…!" 아이린은 잠시 동안이지만 해를 바라본 후였던 터라 앞이 캄캄해서 테리우스의 얼굴이 제대로 그러나 그의 화난 목소리는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녀가 자신의 몸 위로 널브러진 상태 "야, 갑자기 장님이라도 된 거냐? 왜 남의 얼굴을 더듬고 그래…흠흠!!" "…태양을 바라봤더니 눈앞이 캄캄해져서 그래…나 좀 일으켜 줘." "쳇, 아주 고르고르하는구만. 자, 조심해서 일어나." 테리우스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키면서 아이린을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눈을 깜빡 깜빡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일곱 살 박이 어린애나 하는 유치한 장난이란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말 "테리우스, 그만해! 다 보여…친구들이 그렇게 유치한 걸 알고 있는지 모르겠어?" ^0^*
아이린의 말에 장난을 치던 테리우스는 놀란 마음은 둘째치고 무안한 마음이 들어 크게 헛기침 "허험험!! 아!! 정말 햇살이 좋긴 좋구만." 어깨 높이로 양팔을 벌렸다 오므렸다하면서 딴청을 피우는 테리우스의 모습에 아이린은 절로 "수업도 빼먹고 여기서 거의 시간을 보낸다며? 순전히 불량 학생이잖아?" "쳇, 누가 불량 학생이라는
거냐? 어디서 순 이상한 거짓말만 들어 가지고…쯧쯧, 그렇게 귀가 "휴, 아무래도 병이 심각한 것 같아." 테리우스가 크게 웃음을 열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자랑스럽다는 태도를 보이자, 아이린이 고개 "야, 너 방금 뭐라 그랬냐?" 아이린의 작은 입술이 뭐라 중얼거리지만 너무 작아 들리지 않자, 테리우스가 물었다. 그러자 "아, 아냐 별말 안 했어." 웃음 짓던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던 테리우스가 뭔가를 깨달은 듯한 눈빛을 하며 아이린을 바라 이상하게 그녀만 생각해도 그녀를 만나도 자신의 감정 조절이 제대로 안되어진다는 것을 알게 "너!" 조금 전까지의 장난스런 어조와 사뭇 다른 테리우스의 목소리였다. 이를 느낀 아이린이 조금 "어…왜 갑자기 분위기 잡고 그래? 아얏!" 갑자기 아이린이 눈을 깜빡깜빡 거리 다가 손으로 눈 주변을 비벼대기 시작했다. 아이린의 말 "왜? 눈이 아파서 그래? 말을 해봐 자꾸 비벼대지 말고 그럼 더 안 좋아." "아얏! 아파 눈에 뭐가 들어갔는지 돌이 들어간 기분처럼 껄끄럽고 아파!" 아이린이 계속 눈을 비벼대려고 하자, 테리우스가 그녀의 두 손을 잡아끌며 언성을 높여 말했 "이런 멍청이!! 자꾸 비벼대면 더 아프다니까!" "흐음, 그런 어쩌라구 아픈데! 그리고 아픈 사람한테 멍청이라니!!! 내가 왜 멍청이야!!!" "쬐그만 게 성질하나는 아주…자, 날 쳐다봐 봐! 그대로 있다가 눈물이라도 나오면 눈에 들어 아이린의 충혈 된 듯 붉어진 눈을 살피던 테리우스가 설명했다. 그녀의 눈을 살피던 그의 눈동 아이린의 눈에서 눈물일 났지만 그녀는 여전히 눈에 돌이 들어간 것처럼 아팠다. "그래도 아픈데?" "쯧쯧, 그러게 평소에 고운 마음먹고 살았어야지. 자, 고개를 살짝 오른쪽으로 돌려봐 그래 그 아이린의 목을 부여잡고 있던 테리우스의 왼손에 의해 그녀의 고개 방향이 살짝 오른쪽으로 비 테리우스의 거칠고 차가운 성격과는 달리 그의 입김은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따뜻함을 아이린 눈에 티가 완전히 사라졌는지 재확인하기 위해 눈을 깜빡거리던 아이리은 제대로 눈을 뜨고 앞 그녀 역시 시간이 멈춰 버린 듯한 시선으로 테리우스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 그녀에게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갑작스레 설렘으로 두근거리는 심장의 울림은 멈추지 않는 테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정말 내가 모르는 여자인 걸까?' 한 순간이지만 자신을 몰라보는 테리우스의 표정에서 아이린은 조금 공허한 기분이 들었다. "너! 대체 누구야!!" 아이린은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닦아내면서 대답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아이린은 자신이 누군지 말하고 싶었지만 말할 수 없음이 답답했다. 그런 그녀의 마음처럼 그 "아니, 됐다. 아리스샘터에서 있는 동안 스쳐 지나가면서 얼굴이 마주친 적이 있어 낯이 익은 아이린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은 자신이 원하는 것과 반대로 대답했다. "아니, 그런 적 없었어." 그녀의 대답에 테리우스 역시 자신이 기억 못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음을 인 "아이린? 그게 네 이름이지?" 테리우스가 먼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햇살 아래 탁 트여진 푸른
하늘을 천장 삼아 두 사 "응, 나에 대해 조사했다며?" "쳇, 너 졸졸 따라 다니는 그 녀석들이 그러든?" "아니, 제로이드가 한 말 듣고 알았어." "제로이드? 그 녀석을 네가 어떻게 알아?" "여기 제로이드가 바래다 줬거든. 오늘 수업이 교양밖에 없는데 그 시간에 늦어서 혼나고 있다 순간 테리우스는 잘생긴 제로이드의 미소와 그의 몸에 베여 있는 친절한 태도를 떠올렸다. 어 "쳇, 나 더러 불량 학생이라더니 너도 마찬가지 아냐? 그런 기생오라비 같은 녀석이 구해줬다 "이게 다 누구 때문에 지각을 했는데 그런
말을 하니. 아침에 너만 안 만났어도 지각은 안 했 "내 친구에게 기생오라비라고 하든 멍청이라고 하든 그건 내 맘이야!! 아주 잘생긴 놈이랑 같 테리우스는 자신에게 덤비는 아이린의 태도가 꽤 재미있는 듯 그녀를 더 약올리려고 했다. 이 "뭐어? 너 자꾸 말 그렇게 할 꺼야!! 이런 식으로 할거면 생일 초대 거절하고 안 갈 거야. 그리 "쳇, 얼마나 괴물 같은 애인이길래 누군지 조차 밝히지도 않으면서 툭하면 애인 이야길 꺼내!" ^0^*
③말괄량이프린세스 5장 베일 속의 미소 테리우스를 따라 아이린은 옥상으로 들어왔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을 통해 건물을 내려오고 있 그것은 아주 조용하고 비밀스러운 통로였으니 번잡함이라면 딱 질색인 테리우스만의 길이였 마치 아리스샘터를 들어가기 위한 미궁처럼 비밀 통로는 작고 아담했으며 잘 세공 되어진 돌들 오는 내내 두 사람의 말씨름은 쉬지 않고 계속 되고
있었지만 서로 악의가 있다기보다는 자존 문이 열리자, 여전히 아이린이 자랑스럽게 말하는 애인에 대해 테리우스가 빈정대면서 말했 "그렇게 잘난 네 애인이랑 이렇게 떨어져 지내서 참 슬프기도 하겠다. 쳇, 재수 없는 녀석!" "방금 그 말 내게 한 말이야?" "뭐? 네 애인 녀석 두고 한 소리다!! 잔소리 그만 하고 내가 먼저 내려 갈 테니까 따라 내려와. 비밀 통로의 아담한 불빛과는 달리 열려진 문 건너편은 어둠뿐인지라 아이린은 조금 걱정스럽 "어디 길래 아무 것도 안보여?" 테리우스의 입 꼬리가 살짝 휘어지면서 장난스런 눈빛을 감추며 대답한다. "응, 이곳은 마법 도구 전시관인데 아주 귀중품들만 전시되어 있는 곳이라 담당 교수님과 함께 "마법 도구 전시관? 그런데 왜 이렇게 캄캄해." "어휴, 거참 대개 말많네. 그냥 내려오라고 할 때 내려와!" 테리우스의 퉁명스러운 말투 탓인지 아이린의 마음이 더 불안했다. 그를 모른다면 모를까 이렇 그때 먼저 통로에서 나간 테리우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린! 자연스럽게 앞으로 걷듯이 나와!"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통로의 문에서 손을 내밀어 보니 아이린이 머뭇거리는 사이 또 한번 테리우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빨리 나오라니까!" 그의 두 번째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아이린은 짐짓 그의 목소리가 바로 앞이 아니라 마치 밑에 "우아앗!! 지금 장난하는 거야!! 이렇게 높은데서 어떻게…어떻게 한마디 말도 없이 걸어 나오 위를 향해 바라보는 테리우스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이린은 다소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 자유자재로 높이에 구애받지 않고 움직임이 가능한 테리우스와는 조건 자체가 다른 아이린에 만약
이곳에 마나아카데미 건물이 아니고 마법 도구 전시관으로 제한 구역이 아니라면 공중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은 테리우스의 몸체만으로도 구태여 마나를 작은 횃불에 보여진 아이린의 겁먹은 표정을 보니 그녀를 다시 혼자 옥상으로 돌아가라고 해야 "이봐! 그냥 뛰어 내려! 그럼 내가 받아 줄 테니까." "그러다 못 받으면 그러면?" "넌 왜 해 보지도 않고 안 되는 것부터 생각 하냐? 재수 없게." "그거야 네가 뛰어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런 거겠지." 아이린은 벌써부터 후들거리는 다리의 감각을 느끼면서 스스로가 꽤 겁을 먹고 있음을 인식했 그런데 그에 비하면 너무나 낮다고 할 수 있는 높이에서 뛰어내리기가 이렇게 겁이 날수가 있 '흐잉, 여길 어떻게 뛰어 내려….' * 한편 이렇게 아이린과 테리우스가 함께 있는 사이 마나아카데미에 들어섰던 세 명의 흑기사들 미첼 교수의 앙칼진 목소리에 맞춰 춤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을 수 백 번 확인에 확인을 해봤지 "아처, 여긴 쉬는 시간도 없나봐! 우리 여기서 계속 있어야 하는 거야?" 파라도의 물음에 아르테니가 턱을 매만지면서 입을 열었다. "흠, 어젯밤 애써서 위조한 보람이 없잖아. 지각할 까봐 서둘러 가셨는데 정작 강의실에는 없다 "다른 곳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파라도와 아르테니는 춤추는 학생들 사이로 계속 눈길을 떼지 않으면서 중얼거렸다. 침묵만 지 '공주님! 대체 어디 있는 겁니까!' * 골든 마스크의 등장으로 신입생들은 물론이고 기존의 상급생들도 그들을 인식하고 있었다. 최 일라이저는 은회색 깃털이 달린 작은 손 부채로 얼굴을 가리면서 그들을 주시했다. "골든 마스크라? 마나아카데미에 후계자들 외에도 이렇게 현재 권력자들이 등장하기도 하는 일라이저는 혼자서 도도한 자태를 머금은 채로 주변을 살피면서 부채 아래로 도톰한 입술을 비 보이지 않는 세계 데본 제국과 카나 황국을 제외한다면 대륙 최강대국이라 할 수 있는 가이루 학생들은 각 테이블에 앉았다가 그들 차례가 되면 정해준 파트너와 함께 미첼 교수의
지시에 "일라이저는 정말 안 배울 꺼야?" 같은 또래의 붉은 머리칼의 여자가 말을 건네자, 순간 일라이저가 신경질적인 눈빛을 내보였 "일라이저님은 안 배우실 건가요?" 같은 나이에 같은 3학년이지만 일라이저는 자신보다 약소국에 속한 공주들이 함부로 그녀를 부 방금 일라이저에게 말을 붙였던 붉은 머리칼에 갈색 눈동자를 지녔고 키가 큰 이자벨라 공주 사교계에서 서로 친분을 쌓았던 이들은 이번에 갑자기 블루 뱃지를 달고 3학년으로 들어온 일 "마음에 둔 파트너가 없어서 별로 생각이 없을 뿐이야." "아, 네 그러세요." 이자벨라는 속으로는 별로 맘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얼굴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존 "호호호호, 오늘 처음 등교하셨는데 벌써 마음에 둔 파트너가 있다는 말씀이세요? 어머, 세상 눈치 빠른 세실리아가 지금껏 이자벨라에게 아부했던 것을 일라이저에 돌렸다. 세실리아는 밝 일라이저는 앞으로 자신의 좋은 수족 노릇을 해줄 최상급의 하녀 셋을 면밀히 관찰하듯 바라보 "너희들 혹시 테리우스라고 알고 있어?" 일라이저의 말에 세 여자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래, 좀 놀랍기도 하겠지…나도 그가 데본 제국의 왕족이란 사실을 듣고 놀랐으니까. 적어도 "뭘 보셨는데요?" 이자벨라가 아직 충격이 가시자 않았는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지난번에 그 여자 애 우리 테리우스와 함께 티격거렸던 그 여자 애랑 오늘 아침에 테리우스가 일라이저는 이미 자신의 것 인양 우리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집어넣으며 그녀의 소유욕을 과시 ^0^* 제게 파이팅을 외쳐주셨던 여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 아이린은 벌써 세 번이나 아래로 뛰어 내리려다가 멈추길 반복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받으 "너 지금 누구 약올리는 거냐!!! 이번에도 안 뛰어내리면 그냥 내버려두고 혼자 가버릴 거니까 겁이 나서 뛰어 내리지 못하는 걸 자신도 어쩔 도리가 없건만 격려는커녕 반 위협적인 목소리 "무서운 걸 어떻게 해! 왜 비밀 통로를 이렇게 위험하게 만들어 놨어!" "쳇, 그거야 내 맘이지! 어쨌든 이번이 마지막이야 이번에도 안 뛰어내리면 나 혼자 가버릴 거 "테리우스!" 아이린은 뭔가 크게 각오라도 한 듯 결연한 어조로 그를 불렀다. 그러자 테리우스가 고개를 젖 "왜 또!!" "만약에…만약에 내가 아래에 있고 네가 여기에 있어서 내가 널 받을 테니까 날 믿고 뛰어 내리 아이린의 질문에 테리우스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곧바로 대답한다. "내가 미쳤냐!!!!" 그의 대답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는 아이린이 풀이 죽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럴 줄 알았어……." "이봐!! 그런 시 덥지 않은 말로 괜시리 시간 끌지 말고 빨랑 뛰어 내려!! 여긴 웬만한 소리가 바 "알았어!! 뛰면 되잖아!!!" 테리우스에게 큰소리 한번 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뒤쪽으로 달릴 거리 '하나! 둘! 셋! 으아아앗!!!' 공중에 붕 뜨는 기분은 순간이었고 찬바람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는 듯한 기분이 일었다. 그 찰 테리우스는 두 눈을 꼭 감은 채로 자신의 품에 안긴 아이린을 바라봤다. 자신의 기억 속에 그녀 그렇다고 지금 자신
앞에 이렇듯 천진난만한 얼굴을 하고 있는 여자를 믿을 수는 없다. 아주 오 그때도 마나아카데미에서 이렇게 기억이 혼미한 틈을 타 그에게 다가왔던 여인 그리고 음모 그 "이봐, 무사히 내려왔어…이런, 기절했군." 아이린은 마치 잠을 자듯 기절한 상태였고 그런 그녀를 테리우스는 한참동안 그 자리에 서서 그녀에 볼이 점점 발그레해지는 것이 그의 눈에 보이고 그녀의 쌔근거리는 숨결이 그의 가슴 생각보다 그녀의 속눈썹이 길다는 걸 알게 되고 오뚝한 콧잔등이 동그랗게 보였고 그녀의 귀 제발 아이린이 자신을 해치기 위한 음모와는 별개이길 그의 마음이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한 그러자 그의 코끝에 닿는 그녀의 머리칼에서 상큼한 사과 향이 잔잔하게 풍겨 전해졌다. "언제까지라도 이렇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 후훗! 내가 제 정신이 아닌 거겠지? 네가 누군 테리우스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그의 기억에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의 "으음, 여기가 어디야?" 아이린이 정신을 차리고 눈을 살며시 뜨면서 중얼거렸다. 아직 머리에 어지럼증이 가라앉지 않 "이거야 원, 뛰어내려서 기절까지 하냐? 아주 무거워 죽겠다!!" 쿵!!!! 테리우스는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린에게 투덜거림과 동시에 그녀를 가차없이 손에서 놓아 버 "으아앗!!!! 아파!!!! 이게 무슨 짓이야 너!!! 이러는 게 어디 있어!!!" 아이린은 아픈 엉덩이를 손으로 문지르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꽤 재미있다 "시간 없어! 빨리 따라와!" 매정하게 등을 보이며 앞으로 걸어가는 테리우스를
보면서 아이린은 화가 나지만 꾸욱 참을 수 "가…같이 가!!" 테리우스의 뒤를 따라가며 아이린은 마법 도구들이 유리관에 덮여져 전시되어 있는 몇몇 물건 지금쯤 레드 드래곤 부모님은 잘 계시는지 안부가 궁금해지자, 아이린은 절로 눈시울이 뜨거워 아이린이 훌쩍거리자, 앞서 걷던 테리우스가 뒤돌아보다 가던 길을 멈춰 섰다. "흑!흑! 어? 왜 멈췄어? 다 온 거야?" 아이린은 혹시 자신이 울어서 테리우스가 화를 내지 않을까 싶어 아무렇지 않은 듯한 목소리 '왜 울고 있는 거지? 하여간 알 수 없는 여자라니까! 내가 뭘 어쨌다고 이제 울기까지 하는 거 테리우스의 생각을 알지 못하는 아이린은 재빨리 눈물을 닦고 그의 뒤를 졸졸 쫓아갔다. 그렇 * 결국 아이린을 찾지 못하고 밤새 만든 골든 뱃지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세 흑기사들은 늦은 "휴, 정말 공주님은 어디로 가신 거야? 돌아오실 때도 됐는데 오시지도 않고…휴, 정말 배고파 파라도는 자신이 끓인 수프에 큼지막한 고기를 찍어 먹으면서 어울리지 않은 한숨을 내쉬며 말 "파라도 너야 배가 고픈 걸로 억울하겠지만 대장 마음은 어떻겠냐? 어젯밤 그렇게 고생해서 만 아르테니가 슬쩍 아처의 눈치를 살피면서 그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말했다. "그보다는 아이린 공주님이 어디에 계시는지가 더 걱정이야. 여기가 비록 안전 지대라고는 하 아처는 꽤 시무룩한 표정을 하며 친구들의 얼굴도 쳐다보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 그러자 분위 "하하,
별 일이야 있으시겠어? 조금만 더 기다려도 안 오시면 찾아 나서자고 괜히 별일 아니었 아처의 기분이 어쨌든지 간에 배고픔을 채우는데 정신이 없던 파라도는 어느 새 그릇을 말끔 "꺼억!!! 아! 내가 끓였지만 정말 맛있는 수프야! 더 먹어야겠어. 수프 더 먹을 사람?" "쯧쯧쯧, 파라도 네가 그래서 가끔 돼지랑 헷갈린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 거야! 지금 음식이 잘 타타탁탁!!!!! 타닥!!! 타닥!!! "크하하하!!!!! 아르테니 네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그러니까 배를 두둑이 채워나야 탁탁탓탓!!! 타탓!!! "어이구, 말이라도 안 하면…어? 이게 무슨 소리냐?" 파라도의
말소리와 섞여서 들리는 규칙적인 소리를 들은 아르테니가 주변을 의심쩍은 눈길로 "엉? 무슨 소리? 난 아무 것도 못 들었는데? 괜히 들리지도 않은 소리…." "쉿!!!" 아르테니가 엄지손가락으로 입술을 누르며 파라도의 말을 막아섰다. 탓탓탓!!!!! 뭔가 부딪치면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세 사람의 귀에 확연히 들리는 순간 그들의 시선이 동시 "파라도 너 대체 무슨 나무를 패 가지고 왔길래 저런 소리가…." 아르테니가 별일 아니라는 듯 파라도의 장작 탓을 하고 있을 때 몸을 굽히고 살핀 아처의 낯이 "가만 이건!!" 콰쾅쾅콰쾅쾅!!!!!!!!!!!!!!!!!!!!!!!!!!!!!!!!!! 아처가 뭔가를 감지하고 중얼거리는 순간 갑자기 굉음소리와 함께 그들이 거주하고 있던 집이 ^0^*
* 혼자 갈 수 있다는 아이린의 말을 일절 무시한 채 테리우스는 그녀가 머물고 있는 곳까지 동행 누가 보면 마치 테리우스의 집에 아이린이 따라가고 있는 것처럼 앞서 걷고 있는 그의 뒤를 그 마법 도구 전시관에 이어 다른 통로까지 연이어 고생만 실컷 했던 아이린은 괜히 앞서가고 있 '히유, 내가 괜히 저 녀석 만날 욕심에 배도 고프고 다리는 아픈데 이게 무슨 고생이람…지금 아이린은 더 이상 걸을 힘도 없는 두 다리를 양손으로 매만지면서 조용히 주저앉았다. 점점 눈 "혼자 가던지 말던지…아, 배고파…." 앞서 가던 그가 뒤에서 그녀의 인기척이 사라지자, 무슨 일인가 하고 뒤돌아보니 그와 좀 떨어 '쯧쯧, 저렇게 약해 빠져 가지고 어디에 쓰겠어!' 아이린을 향해 걸으면서 테리우스는 그녀의 허약함을 마음속으로 질책했다.
그러나 자신이 학 아마 모르긴 몰라도 아이린이 아닌 다른 여학생이 그를 따라 비밀 통로를 경험했다면 도중에 "이 정도로 지치면 앞으로 학교 생활을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 턱 하지 자신 앞에 걸어와 약이라도 올리려고 한 것처럼 입가에 미소를 걸고 있는 테리우스의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잖아!! 지쳐서 힘든 게 아니라 단지…." 테리우스 앞에서는 언제나 힘이 솟으며 전투 의지가 자연스레 불타는 아이린은 잘 나가다가 갑 "단지 뭐?" 자신의 물음을 되묻는
테리우스에게 아이린은 대답을 할지 말지 고민했다. 그렇게 테리우스는 "…단지 배가…고파 힘이 없는 거라구…." 한끼 걸렀다고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없는 아이린의 눈빛에는 음식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히 묻 "하핫!! 아주 골고루 하셔. 자! 업혀!! 대신에 너희 집에 가면 나도 저녁 한끼 먹을 수 있는 거 생각지도 않았는데 테리우스가 대뜸 그의 등을 그녀 앞에 내보였다. 그러자 아이린은 빨리 집 "좋아!! 아처가 만들어 준 음식이 정말 맛있거든." "먹는 거 너무 밝히는 군." "뭐?" "아니, 생각보다 무겁다고." "무겁거나 말거나 너 힘센 거 다 아니까 빨랑 집에 가기나 하셔." "쳇, 내가 말을 말아야지." 테리우스가 낮게 중얼거리며 그녀를 업고 지름길을 통해 그린 하우스가 지역으로 향했다. * 가이루덴 왕국의 전투 병사들이 땅거미가 지고 있을 때 성에서 천천히 빠져 나와 메틴 왕이 있 그들이 궁 안으로 무사히 도착하자, 전투 병사들을 이끌고 있던 장군이 가이루덴 왕국을 상징 "제군들!!!! 드디어 역사를 바꿀 시간이 당도했도다!!!!
우리 가이루덴의 위대함을 곧 대륙 곳곳 장군의 외침에 병사들의 표정은 더욱 차갑고 잔인할 정도로 고요했다. 그들은 결코 명령 없이 그때 궁의 문이 열리고 붉은 융단이 쫘악 깔리면서 키 작은 왕이 황금 의자에 앉은 채로 등장했 그러자 장군이 말에서 내렸고 동시에 약 삼천 명의 전투 병사들도 자동으로 그들의 왕 앞에 부 "위대하신 메틴 왕이시여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명령만 하십시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재빠르게 움직이는 전투 병사들의 모습에 메틴 역시 꽤 만족스러운 듯 했 "역시 캄 장군답군. 뭐, 결과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내 보기엔 이번 전투에서는 승리를 확신할 "네, 알겠습니다! 위대하신 메틴 왕 폐하!!!" "지금 지하 터널을 이용해서 출발하도록 하라!! 그리고 시시때때로 보고하는 것도 잊지 말도 "네!! 폐하!!!" 캄 장군의 절연한 표정을 보면서 절대 신임을 하는 태도로 메틴이 그의 어깨를 다독였다. 그리 그러자 궁의 일각에 벽으로 이루어졌던 곳에 커다란 터널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캄 장군은 기다 삼 천명의 병사들이 모두 터널 속으로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메틴 왕은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부터 데본 제국을 덮쳐봤자, 달걀로 바위 치기지. 하지만 아리스샘터라는 약점을 비집고 어둠의 장막이 깔린 하늘 위로 음흉한 메틴 왕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 테리우스의 등에 업혀서 배고프다고 칭얼대던 아이린은 어느새 잠이 들고 말았다. 그 앞에서 "대체 날 뭘로 보고 툭하면 자는 거야…여튼 눈 마주치면 싸우고 안 마주칠 때는 자는 군." 그가 낮게 투덜거리며 거의 도착한 그린 하우스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분명히 아이린의 집이 가까이 다가서 보니 집
전체가 폭발이라도 한 듯 까맣게 타서 절반 이상이 재로 변해 있고 뼈대 "맙소사!!!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테리우스의 놀란 목소리에 아이린이 한쪽 눈을 비벼대며 잠에서 깨어나 주변을 둘러봤다. 그녀 "뭐야? 왜 집으로 안가고 여긴 어디야 테리우스?" 아이린의 물음에 테리우스는 자신이 주소를 잘못 찾았나 싶어 그녀에게 되물었지만 역시 이곳 "아이린! 여기가 너희 집인 것 같은데." 테리우스의 말에 아이린은 잠이 확 달아나 버렸고 그의 등에서 내려와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 * ^0^*
아이린은 무너진 집 앞으로 성큼 걸어나갔다. 뒤에서 테리우스가 아이린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 "맙소사! 어떻게 된 거야!…." 순간 아이린의 머릿속에는 세 명의 남자들이 차례대로 떠올랐고 그들에게 혹 최악의 사태가 벌 백짓장처럼 하얗게 변한 얼굴을 하고 까만 재를 손에 묻힌 채로 굳어버린 아이린에게 테리우스 "괜찮은 거야?" "……." 자신을 가족처럼 아껴주고 보살펴 준 아처와 파라도 그리고 아르테니가 혹 이곳 어딘가 까만 두려움으로 굳어 버린 무표정한 그녀의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들었고 동시에 입가에 슬 "그들은 내겐 가족과 같은 친구들이야…그들이 죽을 리 없어…내 친구들은 강해…강하다구 테 테리우스의 품에서 아이린은 힘없는 목소리로 반쯤 넋이 나간 몽롱한 눈동자로 눈물을 흘리며 아리스샘터에서 아이린이 떠났을 때 세 남자와 동행했다는 것은 서류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 아이린의 등을 토닥거리던 그가 그녀를 자신의 품에서 밀어내며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야! 아직 시체를 찾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어린애처럼 눈물이나 흘리다니…쳇, 창피하지도 않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아이린을 내버려 둔 채로 테리우스는 이곳 저곳을 살펴보기 시작했 "맞아, 아직 그들이 죽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시체를 찾은 것도 아니잖아! 맞아!" 아이린은 눈가에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정신없이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그녀는 없었다. 오직 그들의 생사만이 그들이 살아있기만을 바라는
생 발에 밟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왠지 기분 나쁘게 들렸고 손에 묻은 까만 재처럼 아이린의 마 "아무래도 둘 중에 하나일 것 같다. 네 수행원들이 운 좋게 이 집이 폭파할 때 집에 없었거나 아 "싫어! 여기 있을 거야. 죽을 리 없어…." 아이린이 고개 숙이며 말도 안 되는 고집을 피우자, 테리우스가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네가 여기 있다고 해서 죽은 자들이 살아오는 것도 아니고 만약 그들이 살아있다면 네가 있는 테리우스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그의 말은 너무나도 옳았다. 그런데 그 옳은 사실이 아 힘들어 죽을 것 같은 사람에게 되려 큰소리로 호통을 치는 테리우스가 미웠고 그의 말에 따라 아이린의 가녀린 목소리가 끝이 갈라진 채로 테리우스의 귀에 들려왔다. "네 말대로 할게." "소리 질러 미안, 하지만 방금 한 말에 대해 후회하진 않는다. 그만 가자!"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그녀를 안아 든 그의 손은 따뜻했다. 온몸에 힘이 풀려 움직일 힘조 *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산산조각이 나버린 집 그리고 그 안에 있던 세 남자. 그들은 지금 나란히 집 주변에 울창하게 자리잡고 있던 느티나무의 높은 가지에 나란히 매달 덕분에 온몸을 까맣게 그을린 것 외에는 별다른 타격은 입지 않게 되었다. 단지 잠시 잠깐 의식 "쿨럭!!! 케헤헥!!!! 읔!!! 뭔가 쿵!! 한 것 같은데 뭐냐? 우와왓!!! 이게 뭐야!!!" 가장 먼저 의식을 차린 파라도가 가위에 눌린 듯 숨막힌 기분을 안고 중얼거리다가 눈을 뜨고 "으윽, 머리야! 이런!!! 우리가 지금 공중에 매달려 있는 건가?" 웬만해선 놀라지 않는 아르테니가 두 번째로 깨어나 자신의 상황을 살피면서 말했다. 가장 안 그러나 그도 곧 지상에서 깨어나게 되었으니 파라도가 몸부림치는 덕에 세 남자는 부러진 가지 ^0^*
* 골든 하우스에서 가장 넓고 큰 저택에 머문 하인들은 낮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이 제로이드와 바이사코는 그들의 친구를 대신해서 손님들을 맞이하는 더러 귀찮은 일을 담당해 "테리우스가 거짓말로 오늘이 생일이라고 그 여자에게 말해 놓고 나서 이 난리를 피우고 있다 제로이드가 들고 있던 와인을 쭉 한번 들이키며 양쪽 미간을 살짝 일그러뜨리다 펴면서 대답한 "글쎄, 내가 그녀를 만나서 직접 들은 말이니까 뭐 사실이겠지…테리우스가 이 정도로 그 여자 제로이드가 말꼬리를 흐리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 아이린의 해맑은 웃 "분명한 건 뭐?" "흐음, 그 여자가 그럴만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지." "호오, 그렇게 미인이냐?" "뭐, 우리가 봐온 미인이라고
하기보다는 아주 신비한 매력을 지닌 여자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 "헤헤, 네가 그렇게 말하니 더욱 어떤 여자인지 궁금해지는데?" "너도 보면 바로 알게 될 거다." 두 친구가 아이린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무렵 현관에 하인들이 몰려들어 분주하게 움직이 그의 등에 업혀 온 아이린은 어느새 세상 모르게 잠이 들어 있었고 그녀의 볼에는 눈물자국과 "뭘 그렇게 꾸물거리고 있어! 빨리 따뜻한 물과
음식을 준비해서 내 방으로 가져오도록 해!! 헌 일그러진 표정으로 눈빛을 내리깔며 소리지르는 테리우스의 기선에 집사가 주눅을 들어 기어 "저…그것이 주인님께서 생일 파티를 준비하시라고 전갈을 보내셔서 그래서 저희가……." 집사의 말에 테리우스가 위아래로 눈동자를 잠시 굴리더니 생각이 난 듯 눈빛을 반짝거렸다. 그러나 그 이상의 표정 변화는 없는 채로 입을 열어 말한다. "그랬었군. 지금은 바빠서 파티에 참석하기 힘드니까 손님들 접대는 친구들에게 하라고 일러둬 테리우스가 다음 말을 하기도 전에 이미 그렇게 해놓은 것에 대해 칭찬을 받고 싶은 듯 집사가 "아, 그렇지 않아도 바이사코님과 제로이드님께서……예, 죄송합니다 주인님. 말씀 계속하십시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번 눈빛으로 기선제압을 하는 테리우스에게 "쩝, 이 녀석 목욕 수발들 하녀들과 그 후에 따뜻한 음식들 준비하고 쓸 방도 하나 준비해놓도 테리우스가 명령을 다 내린 후에 아이린은 등에 업은 채로 발걸음을 하려고 하자 곁에 서 있던 "내가 도움을 요청했나?" "아…아닙니다." "건방지게 함부로 나서지 마라." "네, 알겠습니다." 잔뜩 긴장에 떨고 있는 집사와 하인들을 등지고 걸어가면서 테리우스가 투덜거렸다. "쳇, 대체 여기 집사와 하인들은 교육을 어떻게 받은 건지 쓸데없는 참견은 딱 질색인데 계속 * 영문도 모르게 테리우스의 한바탕 엄포에 놀란 하인들과 그 주변 가까이 있던 왕족과 귀족들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던 바이사코와 제로이드에게 집사가 달려와 주인의 말을 전했다. "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하여간 녀석 변덕은 알아 줘야한다니까. 캬악! 좋다." 바이사코가 핀잔 어린 소리를 한마디 한 후, 한 손에 들린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는 벌써 여 "후후, 덕분에 파티도 하고 아름다운 숙녀들도 만나고 좋지 뭘 그래…흠, 일이 점점 더 재미있 * 자신의 방에
도착한 테리우스는 우선 그의 침대에 아이린을 조심스레 눕혔다. 그리고 그의 뒤 목욕을 할 타원형의 통과 따뜻한 물 그리고 고운 비누 향이 테리우스의 방에 하나 둘씩 자리잡 삼십여분정도가 지나자, 하녀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는 여자가 손에 타월을 얌전히 "주인님, 아가씨 목욕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물도 따뜻하게 데워진 상태로 보온 중입니다. 아 다소곳한 늙은 하녀의 목소리에 테리우스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주시하다가 다시금 아이린의 "아니, 다들 삼십분 정도 밖에서 대기하고 있어라. 내가 다시 부르면 들어오도록 해. 이 녀석이 ^0^* 웅, 너무 많이 늦었죠...죄송해요...정말루....란님...그리고 여러 독자님들..
주인이 아이린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듯 조용히 대답하자, 늙은 하녀가 눈짓과 손짓을 하며 함 갑자기 그녀를 꼬옥 품에 안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그녀의 눈동자가 자신만을 향하며 그녀의 "휴…!!"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존재하지 않는 나라의 공주로 신분이 불분명한데 "하아, 아이린 너 때문에 내가 정말 미치겠다……." 그는 아이린에 대한 그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희미한 기분 탓에 잠시 공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을 더욱 뒤틀리게 하는 것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면 계속 빠져드는 자신의 "하아앙! 여기가 어디야?" 자신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 천연덕스럽게 하품을 하며 물어보자, 그녀가 "쳇, 어디라니 내 방이지…널 업고 오느라 내가 얼마나 애 먹은 줄 알아?" 테리우스는 자신의 감정을 내보이지 않은 채 의연한 태도로 평소 그녀에게 빈정거리는 듯한 말 어딘가가 어색해 보이는 듯한 그의 모습을 이리저리 관찰한다. 멋쩍은 듯 천장을 바라보고 딴 몸을 일으켜 침대 옆 벽면에 걸려진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아이린이 베시시 얼굴에 미 "이게 뭐야 테리우스 내 얼굴을 닦아주려면 양쪽 다 닦아내야지 이렇게 한쪽만 닦아내면 보기 "뭐?" 아이린을 제대로 바라본 테리우스는 그제서야 자신이 혼자 감정에 잠시 허우적거리느라 그녀 "푸하하하하!!!!!!! 너 정말 모습이 크큿…하하하하하!!!!!" 아이린도 자신의 모습이 웃겼는지 그의 웃음 뒤로 잠시 따라 웃었다. "헤헤!! 하하하!!!! 어휴, 그만 웃고 물수건이나 이리 줘! 이런 모습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아이린이 침대에서 일어나 테리우스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음, 싫어. 필요하면 내게서 뺏어가 봐?" 말과 동시에 그녀에게서 재빠르게 멀리 떨어져 가는 테리우스. 그의 태도에 조금 당황한 아이 '저 녀석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야? 딱 그런 표정인데 뭐…에휴, 세 살 난 어린애도 아니고 가 아이린은 허리춤에 두 손을 올려놓으며 그녀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는 테리우스의 눈을
똑바로 "테리우스," 자신의 태도에 약오를 것 같던 그녀의 목소리가 의외로 담담했다. "왜?" "정말 유치해." "뭐?" "유치하다구." "야! 너 지금 뭐라고 그러는 거냐! 유치하다니……." 일단 성질은 부렸지만 그녀의 말대로 지금 자신의 태도가 유치하다는 것을 그도 깨달았다. 잠 "흐흠흠, 뭔가 착각했나본데 이건 그냥 네가 아직도 무너진 집 때문에 심란해 할까봐…그래, 그 "하, 그래?" 아이린에게 다가서며 테리우스가 다짐을 받아내는 것처럼 다시 대답했다. "그렇다니까!!!" "에효, 알았어. 귀청 떨어지겠네 왜 소리는 질러." "쳇, 네가 안 믿으니까 강조한 거야. 자, 보기 흉하니까 빨리 마저 닦아내라." 테리우스가 수건을 쭈욱 내밀면서 얼굴을 반대편으로 돌려버리면서 말했다. 그러자 아이린이 "싫어." "뭐?" 아이린의 답변에 테리우스가 얼굴을 되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멀뚱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너 지금 나더러 장난한다고 지적해놓고 이번엔 네가 장난하냐?" "아니, 처음 일 벌린 사람이 마무리도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네가 닦아내다가 멈췄 "아…." 그녀의 말에 테리우스의 기분이 다시 좋아지려고 한다. 저절로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질 때 아 '쳇, 정말 콩깍지라도 씌운 건지 이런 이상한 얼굴을 해도 예뻐 보이다니 확실히 내가 제 정신 그가 그녀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마저 깨끗하게 닦아내 준다. 그런 느낌이 아이린은 참 따뜻하 한편 문밖에서 대기 중이던 늙은 하녀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제로이드님 바이사코님 이러시면 나중에 제가 곤란해집니다. 그만 문에서 물러서 주시는 늙은 하녀의 이러한 태도는 데본 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무례한 일에 속하겠지만 당사 지금 주인의 문 앞에서 짓궂은 표정을 보이며 방안의 소리를 엿듣고 있는 전혀 왕족처럼 행동 "에이, 뭘 그런 걸로 곤란씩이나 마가린 자네도 함 같이 들어보라고 크크크 저 녀석이 얼마나 "쉬잇, 조용히 해 바이사코 안에서 눈치채겠다." "참, 마가린 자네가 마야 인이라고 했지?" 바이사코가 목덜미를 쓰윽 한번 멋쩍은 듯 매만지면서 묻자, 늙은 하녀 마가린이 고개를 나직 "네, 그렇습니다." "흠, 역시 마야 인들은 분위기가 좀 다르군. 데본 제국이었다면 아마도…." "쉿, 조용히 해. 떠들 거면 좀 떨어져 저쪽에서 말하던지 이러다 들키면 테리우스 성격에 가만 제로이드가 손을 휘저으며 바이사코를 나무랐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제로이드가 문 "헌데 목욕 준비하고 대기 중인 건 알겠는데 그 다음에 다른 명령은 없었나? 뭐 파티에 참석한 "네, 따뜻한 음식을 준비하라는 말씀이외는 없었습니다." "흠, 그래? 이봐, 바이사코 나랑 갈 때가 있어 따라와 봐." 제로이드가 바이사코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발걸음을 옮겨가기 시작했다. 친구를 잡아채 가는 "여기는 어떡하고? 아니, 무슨 생각이 들어서 이러냐 너?" "여기 있어봤자 안에서 두 사람이 뭘 하는지 알아내는 건 한계가 있어 밖으로 끌어내서 둘의 표 "호, 그래?" 제로이드와 바이사코가 모퉁이를 돌아서는 뒷모습까지 느긋하게 바라보던 마가린이 고개를 천 "정말 알 수가 없는 분들이야. 왕족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으니 말이지 아니면 너무 쾌활하신 늙은 하녀는 마야 왕국에서 특별히 마나아카데미에 들어온 데본 제국의 왕족들을 위해 보낸 왕 예법에 있어 가장 잘 정립 된 마야 왕국의 왕실
하녀였으니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녀가 지 늙은 하녀의 등뒤로 듬직하게 서 있는 기둥 뒤에 그림자 하나가 스윽 지니 갔다. 긴 보라 빛 머 '흥, 내 직감이 맞는다면 테리우스의 등에 업혀 온 것은 분명 그 여자일거야. 아이린!' ^0^*
③말괄량이프린세스 6장 가난한 공주 테리우스의 생일 파티는 제로이드와 바이사코의 도움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화려한 언변 "역시 우리들은 어딜 가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니까 하하하!!!" 바이사코가 걸쭉한 목소리로 시원스레 웃으며 어깨에 닿은 머리칼을 슬쩍 쓸어 넘겼다. 이에 "남자들에게 인기 있는 것보단 나처럼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어야지." "이그, 그 말들으니 괜히 기분이 나빠지려고 그러네 쩝." "하하, 농담이야." "그것보다 아까 이야기한 건 잘 처리 된 거냐?" 바이사코는 조금 전 밀실에서 제로이드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꺼내 물었다. 그러자 그가 한쪽 "당연하지. 이 제로이드의 안목을 믿으라고!" "흠, 아무리 생각해도 테리우스가 의상 때문에 파티에 나올 거라는 생각은…영 안 드는데……." "어허, 날 끝까지 믿으라니까……하하하!!!
이렇게 좋은 음악이 흘러 나오는데 이렇듯 아름다 바이사코의 물음에 대답을 다 하기도 전에 제로이드는 발걸음을 옮기며 제일 먼저 눈이 마주 그녀는 함께 있던 친구들에게 못내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은근히 자신의 미모를 과시하는 두 사람이 홀에 나가 다정한 연인처럼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서 여자의 일행들이 한마디씩 이 "한 동안 새로 온 가이루덴의 공주 때문에 거의 기가 죽어지내더니 오늘은 제로이드 덕분에 이 "그런 것 같기도 하고…난 좀 걱정이 되기도 해." "무슨 걱정이 된다는 거야?" "그…그게…." 세실리아는 말을 머뭇거리며 고개를 내리는 동생 레베카의 행동에 답답한 듯 되물었다. 언제 "레베카, 좀 똑똑하게 말할 수 없겠니? 너랑 이야기하다보면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아." 파티 음악에 파묻혀 다른 이들에게 세실리아의 목소리가 전달되진 않았지만 레베카에게는 똑 "아…아, 언니 귀가 따가워…." "흥, 아픈 건 빨리도 말하는구나. 또 혼나기 전에 말 제대로 못 하겠어." "응, 그러니까 내 말은 제로이드님은 데본 제국의 왕족인데 저 모습을 일라이저님이 보시면 이 동생 레베카의 말을 들은 세실리아가 공감을 한다는 듯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둔한 줄만 알았더니 가끔씩 머리가 돌아갈 때도 있구나. 내 생각에도 저 모습을 보면 일라이저 세실리아의 음흉한 웃음소리가 점점 커져 가는 연회장의 음악소리에 파묻혀 갔다. 파르칸 왕국 "에이 참, 무슨 일인지 더 알아 볼 수 있었는데 그 늙은 하녀 때문에 헛걸음만 하게 됐잖아." 일라이저는 자신을 크게 꾸지람하던 늙은 하녀의 얼굴을 떠올리며 또 다시 불쾌한 마음을 가져 마가린은 상대가 가이루덴의 왕족이라는 신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법을 내세우며 일 -한 나라를 대표하는 왕족의 신분으로 몰래 방을 염탐하다니요! 이게 대체 어느 나라 예법이란 나직하지만 강조하는 억양이 아직도 일라이저의 머릿속을 맴돌아 두통을 일게 만들었다. 어느 "너희들 나 좀 따라오도록 해!" 등뒤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에 세실리아와 레베카가 펄쩍 놀라 돌아본다. "어머, 일라이저님!" "…일라이저…님." * 테리우스와 아이린이 한참을 서로 장난을 치며 엎치락뒤치락 거리다 아이린이 그만 테리우스 아이린이 그의 가슴을 밀어내며 빠져 나오려 들었지만 테리우스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지 "…테리우스." 좀 전과는 달리 심장이 콩닥거리기 시작한 아이린은 그런 자신의 느낌이 못내 부끄러운 듯 행 "테리우스 갑갑해 장난 그만하고 놔줘." "싫은데." 바둥거리며 자신에게 부탁하는 아이린의 모습에 장난스런 표정을 지으며 테리우스가 대답했 "뭐? 싫다니 무슨 뜻이야! 이거 놓지 않으면 화낼 거야." 테리우스의 손이 아이린의 팔을 꽉 붙든 상태로 그녀가 빠져나가려 할수록 점점 조여왔다. 그 "야! 너 정말 이럴 거야!" "어쭈, 야? 이제 막 나가는구나. 흠, 네가 벌벌 하는 모습을 보니 더 놓아주기 싫은 걸? 하하 "제 정신이 아니야. 내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면서 지금 이런 장난을 하는 게 재미있니?" 아이린은 자신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테리우스이기에 더 화가 났다. 집과 동료들을 모 "테리우스! 정말 이거 안 놓을 꺼야!! 아프단 말야!!" 아이린이 그의 검은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소리 질렀다. 테리우스의 눈동자에 보랏빛이 살 "좋아, 놔줄게." "말만 그러지 말고 빨리 놔 줘." 여전히 그녀의 가녀린 팔을 붙들고 있는 테리우스의 손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그가 진지 "대신 조건이 있어." 테리우스의 말에 아이린이 불끈 화가 치밀어 오른 듯 소리 쳤다. "야! 조건은 무슨 조건! 괜히 장난하지 말고 정말 놓으라니까! 네가 이렇게 하지 않아도 나 충분 "흠, 그거야 네 사정이지. 그리고 장난이라니 난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그가 그녀의 귀에 바짝 대고 낮게 읊조렸다. 아이린은 이제 말하기도 지친 상태가 되어 버렸 "휴우, 알았어 무슨 조건인데?" 아이린은 이제 그의 장난에서 벗어나는 것을 포기했다는 듯 물었다. 그러자 테리우스의 표정 "키스 해주면 놓아줄게." "……!!!" 생각지도 않은 테리우스의 제안에 아이린은 다소 놀란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해서 장난이라고 말하기도 힘들었고 그녀가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었 * 무너진 집의 잔재를 뒤로 한 채 기숙사 주변을 맴돌던 세 명의 흑기사들은 그들의 주인이 어디 "주인님이 왜 그 녀석의 저택에 머물고 계시는 거지? 어쩐지 기분이 나빠!" 파라도가 검게 그을린 얼굴이 가려운 듯 벅벅 긁어대며 투덜거렸다. 그러자 곁에 있던 아르테 "글쎄, 우리들 집에 엉망이
되어 버린 걸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군. 마차 뒤에서 몰래 훔쳐 타고 "으∼아! 차림새가 거지꼴인 건 별로 신경이 안 쓰이는데 무지하게 배가 고픈 건 못 참겠어. 대 "자세히 생각해 봐라 파라도. 분명한 건 수프가 있던 벽난로 쪽에서 폭발했다는 점이니까. 정확 "젠장, 어떤 빌어먹을 녀석이!!" 파라도의 얼굴이 검게 일그러져 갔고 아르테니는 턱을 매만지며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며 생각 "어떤 녀석인지 잡히면 가만 두지 않을 테다. 만약 공주님이 함께 계셨다면…." 아처는 만약의
경우를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행여 이번 폭발에 아이린이 함께 있었다 '푸웃, 그 망할 녀석에게 감사해야하나? 공주님이 무사하도록 해주어서?….' 아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밤하늘에 달빛을 넋 놓은 듯 바라봤다. 누군가 미치도록 그리웠 ^0^*
* 화려한 불빛들을 뒤로 한 채 음침한 구석을 찾아 감시하는 눈길을 하고 있는 남자. 그는 자신 "망할 계집 같으니 운이 좋구나! 어디 그 운이 어디까지 갈지 두고 보자." 카를로스는 낮게 중얼거리며
뒷짐을 진 채로 파티 장 구석에서 유유히 어디론가 사라져버렸 곧 무너질 것 같은 삐거덕거리는 문을 열어 제쳐 들어서자, 그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거미줄이 카를로스 앞으로 전해진 밀봉된 붉은 종이의 전갈을 살펴본 그는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크하하하!!!! 그래, 메틴 왕의 군대가 아리스샘터로 향하고 있다니 곧 전쟁이 벌어질 것 같군. 카를로스는 낡은 서랍에서 펜과 붉은 종이를 꺼내 들어 무언가를 열심히 적어 내려갔다. 그리 그러자 수정 구슬에 레드 드래곤 제크와 페키가 공중 비행하는 모습이 비춰지기 시작했다. "…아이린 널 없애야 테리우스가 미쳐가고 약해져 갈 것이다. 곧 가까운 날에 테리우스가 내 카를로스의 음침하고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지하 방에서 비어져 나와 통로까지 울려 퍼졌지만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라무도라욤 마법사가 긴 수염을 매만지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 "쯧쯧, 불쌍한 녀석 그 녀석을 처단할 상대를 내세우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 듯 싶구 라무도라욤 마법사가 그의 다리 주변에 가득 몰려 있는 양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 테리우스는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다가 이내 고개를 숙여 들지 못하는 아이린의 모습에 웃음이 '푸웃,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인 건지 아님 쑥스러워서 고개를 숙인 건지 모르겠군. 지난번 내 낯익은 상황에 테리우스는 괜히 기분마저 즐거워졌다.
이런 테리우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 '뭐야, 갑자기 무슨 키스…장난하는 거 치고는 너무 진지하게 말하니까 괜히 내가 겁나잖아.' 아이린이 머뭇거리고 있는 동안 테리우스의 손이 그녀를 꽉 잡던 팔에서 등 쪽으로 자연스레 그러나 매번 테리우스와 만날 때마다 엿보였던 그녀의 당당함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 테리우스가 그녀의 볼에 자신의 볼을 스쳐 지나가더니 이내 그녀의
입술에 그의 입술을 포개었 칠흑 같은 어둠 때문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별빛들이 창을 통해 두 사람의 실루엣을 그려냈 아이린은 자신을 사랑하는 테리우스를 몹시 그리워했던 것을 떠올렸다. 지금 그녀에게 키스하 '테리우스…….' 사뭇 그의 장난스러웠던 표정도 황당한 제안도 어쩌면 그가 잊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 몸부 그녀를 갖고 싶다. 그녀의 생각도 그녀의 마음도 그녀의 사랑도 그녀의 시간도 모든 것을 다른 어떤 녀석도
아닌 테리우스는 자신의 품에 안겨 그의 키스에 응답하고 있는 아이린에 대한 소유욕이 점점 강렬하 '널 갖고 싶어…널 지켜주고 널 웃게 해주고 싶다. 나만 바라보게 하고 싶어. 모든 걸 버려도 좋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그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그녀의 입술에 달콤한 향기가 그를 미 중요한 것은 그녀의 곁에 그가 아니 그만이 머물고 싶다는 것이다. 테리우스의 왼손이 그녀의 허리에서 올라와 그녀의 뺨을 감싸 안았다. 아이린의 흐트러진 앞 "내 곁에 머물러 준다고…약속해라." "……." 그의 낮고 강한 음성이었지만 간곡함이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아이린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소 그리고 아이린의 손을 조심스레 입맞춘 후,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아이린은 '테리우스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다니…이 녀석 지금 진심이야! 기억도 돌아오지 않았는데도 아이린의 눈을 응시하며 테리우스가 입을 연다. "널……." 그가 어렵게 뭔가를 고백하려 들 때쯤이었다. 누군가
길게 문을 두들겨 두 사람의 분위기를 정 똑! 똑! 한참 긴장하고 있었던 두 사람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불청객에게 관심을 돌린다. 테리우스가 "누구냐!" 그러자 밖에서 느릿하고 고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 주인님께 제로이드님께서 직접 보내신 소포가 있습니다. 지금 전해 드리라는 특별한 당부 늙은 하녀 마가린이었다. 그녀의 목소리에 테리우스가 재빨리 몸을 일으켜 주인으로서의 자세 "들어와라! 무슨 특별한 당부라는 게 뭐냐?" "네, 여기 이 소포들을 열어보시면 아실 거 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또 뭐?" "저 두 분 언제까지 그런 모습으로 있으실 것인지 아직 목욕준비 대기중이라는 점도 잊지 마시 마가린이 테리우스와 아이린의 모습을 번갈아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보 "흐흠, 알았느니 나가서 음, 같이 할까?…가 아니라 흐흠, 각각 준비해 놓도록 해라." 테리우스는 명령 도중 아이린의 매서운 눈빛을 보고는 곧바로 말을 바꾸어 명령했다. 어느 때 하녀들이 모두 나간 후에 두 사람은 소포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며 각자 포장 테리우스의 의상은 어두운 보라색 벨벳의 정작으로 금색 패치가 장식되어 있었고 아이린의
의 "제로이드가 왜 이런 옷을 보낸 거야?" "쳇, 이 빌어먹을 녀석이……." 아이린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죽마고우인 테리우스가 그 친구의 속 파티라면 질색하는 테리우스의 성격에 그녀를 데리고 파티 장에 나올 리 없었으니까. 그러나 제로이드는 한가지 실수한 점이 있었으니 바로 아이린에 대한 파악이었다. 그녀가 다 드레스를 이리저리 살피던 아이린은 그 옷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고 입어 보고 싶다는 "왜 그 옷 입고 파티 장에 나가고 싶은 거냐?" 혹 그녀가 그러고 싶다면 그로서는 그렇게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에 테리우스가 물었다. 그런 "이 푸른 색 리본 장식을 붉은 색으로 바꾸면 더 나을 것 같은데 좋은 작품인 것 같긴 해. 제로 "뭐?" "역시 붉은 색이 나을 거 같아. 나중에 조언 해줘야겠어. 참, 정말 목욕을 해야겠어. 목욕 후에 내일은 아침 일찍 우리 집으로 가서 수행원들도 찾아봐야 하고 녀석들 틀림없이 살아 있을 거 그리고는 소포 상자 안에 드레스를 집어넣고 유유히 목욕이 준비되어 있는 방으로 걸어 나간 ^0^* 제 목: ③말괄량이프린세스 6장 *128* 학원편(28) 그런 그녀의 모습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테리우스가 바라봤다. 아이린이 방을 나서자 방 "혼자서 웃다니…테리우스는 정서가 좀 불안정한 거 같아. 에휴, 알 수 없는 녀석이야…." 아이린은 자신의 입술을 매만지면서 중얼거리다가 마가린의 안내로 목욕실에 들어갔다. 한편 혼자 남은 테리우스는 자신의 방으로 하인들이 들어와서 서둘러 목욕 준비를 하는 동안 '제로이드 녀석의 꿍꿍이가 뭔지는 대강 짐작이 되긴 하는데…푸웃, 이 정도의 드레스에 객관 아이린은 자신의 옷이 더럽혀져 다른 옷으로 갈아입을 것에 대해 그리 놀라지 않았지만 그 옷 마치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몸에 딱 맞은 드레스를 이리저리 살피면서 아이린이 중얼거 "이건 테리우스에게 전해 진 소포인데 내가 입어도 되는 건가요?" 아이린의 정중한 물음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마가린이 대답한다. "그럼요. 소인의 소견으로는 아가씨를 위한 드레스인 듯 보입니다." 아직 아이린의
신분을 알지 못한 마가린은 그녀에게 불러야할 공주라는 호칭 대신 평민들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드레스는 처음 입어 봐요. 성함이…?" 왕족이나 귀족이 하녀에게 이름을 묻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다. 그러니 분명 이 숙녀 분은 평 "네, 마가린이라고 합니다." "헤헤, 좋은 이름을 가지고 계시네요. 안녕하세요? 전 아이린 아카리나스라고 해요. 기분 좋은 아무리 평민 계층이라고 하나 분명 테리우스
주인의 손님이고 게다가 그녀는 곧 한 왕국의 중 지금까지 버릇없는 왕족과 귀족들을 야단치던 왕궁의 일등 하녀 마가린. 그녀는 지금 한번도 "아가씨 저처럼 아래에 있는 사람의 이름에 존칭을 사용하는 것은 예법에 어긋난 것입니다. 주 "제가 큰 실례를 한 건가요? 혹 기분을 상하게 했는지…." 아이린은 마가린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그렇지 않고 마귀할멈처럼 고약하게 굴었다면 그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죄송해요. 전 나이 드신 분이시고 제게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드린 말씀이었어 "네, 알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왕족이나 귀족 분들께도 예법을 중요시하는 저로서는 아가씨께 마가린은 자신의 생각을 천천히 아이린에게 이야기했고 이에 그녀 역시 늙은 하녀의 말에 고개 "앞으로 주의하도록 할게요. 헤헤, 호칭은 주의하겠지만 죄송해요 아주머니에게 테리우스처럼 "네? 아, 네 알겠습니다." 순간 마가린은 가슴이 철렁 내려가는 것처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무시무시한 주인 "자, 이제 그만 주인님이 계시는 방으로 가시지요 아가씨." "네, 마가린." 아이린의 대답에 마가린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뒤를 따라나섰다. 서로 각자의 방에서 목욕한 후, 단장을 마친 두 사람은 다시금 처음 헤어졌던 방에서 재회했 테리우스에게 보라색 정장은 깔끔하게 잘 어울렸다. 그는 어깨너머로 긴 머리칼을 뒤로 넘겨 "왜 이렇게 늦었어! 배고프다 우선 여기서 먹고 나가던지 말던지 하자." '그럼 그렇지. 제멋대로 인 건 여전해.'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긴 테이블이 커다란 장정 두 사람에 의해 들려져
들어왔고 순식 "이걸 다 먹을 생각이야?" 아이린의 눈동자가 크게 휘둥그레지자, 그 모습마저도 귀여운 듯 테리우스가 대답했다. "그래, 너랑 나랑 둘이서 이걸 다 먹고 나면 파티 장에 가는 거야 알겠어?" "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 테리우스는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끌어 파티가 거의 끝날 무렵에 그녀를 데리고 나갈 생각이었 "억지라니 그럼 파티 장에 나가서 놀고 싶단 말이야? 지금 그럴 기분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 "넌 정말이지 여전히 제 멋대로야." "내가 뭘?" 테리우스가 인상을 그으며 자신에게 씩씩거리는 아이린에게 한 걸음씩 다가서며 되묻는다. "내가 언제 파티에 참석하고 싶다고
했어? 아님 여기에서 이 음식을 먹겠다고 했어? 푹 쉬었다 순간 테리우스는 할 말을 잃어 버렸다. 그는 단지 그녀만 생각했던 것 뿐 그녀의 마음이 어떨 "그…그건." "아니야 나 역시 잘못한 거야. 마가린이 내게 이 옷을 건네 주었을 때 난 바보처럼 드레스의 아 아이린은 두 눈에 눈물을 글썽이더니 돌아서서 곧바로 방에서 나와버렸다. 그녀가 나가는 모습 * 아이린이 복도에 나와 빠른 걸음으로 움직이자, 마가린이 뒤따라 나왔다. "잠시만. …허헉…아가씨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아, 마가린 …어디로 가는 게 아니라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아니 테리우스 앞에 있고 싶지 "그러셨군요. 제가 방으로 모시겠습니다. 절 따라오시지요." "그것보다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을까요? 바지차림이면 좋겠는데…." "음, 그러시면 일단 여기서 잠시 기다리시지요. 제가 빨리 마련해 가지고 오겠습니다." "네, 고마워요 마가린." 아이린은 원기둥에 등을 기댄 채 종종걸음하며 사라져 가는 마가린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행 그가 만약 그녀를 따라와 따져 묻는다면 싸움밖에는 되지 않을 것 같았기에 피하고 싶은 마음 마가린이 어딘 가로 사라진지 십 여 분쯤 흘렀을까 어디선가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그녀의 귀 "호호호!!! 그럼 이자벨라가 그 데본의 왕족이라는 제로이드와 춤을 추었다는 말이냐?" 일라이저는 자신의 웃음 뒤로 못내 불쾌한 심기를 감춘 채 세실리아와 레베카에게 포커페이스 "일라이저님 저…저…." 레베카가 말을 잇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세실리아가 그녀 동생의 팔을 툭툭 치며 눈치를 준다. "저 이자벨라의 행동에 화가 나신 건 아니시죠?" "어머,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그런 일로 화를 낼 것처럼 보여? 호호호!!!! 웃겼어 레베카. 제로 일라이저가 세실리아와 레베카의 얼굴을 스윽 살피며 묻자, 그들이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물론이죠 일라이저님." "아, 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세실리아와는 다르게 레베카는 주춤거리듯 답변했다. 이때 일 '저건 아이린?' 일라이저는 자신의 눈썰미를 확인하기 위해 그녀에게 다가섰다. 그리고 방금 전과는 전혀 다 "안녕하세요? 아이린 아카리나스 맞죠?" "네?" 아이린은 생판 모르는 여자가 다가와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하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절 아시나요?" "호호, 그럼 우리 학교 신입생이잖아. 난 일라이저라고 해…너보단 상급생이지." "네." "어머, 이 드레스는 정말 고급 옷감으로 만들어진 거네. 내가 명품을
알아보는 안목이 좀 있거 "그건 왜 물어보죠?" 아이린이 고개를 빳빳이 든 상태로 일라이저의 두 눈을 응시하며 되물었다. 그녀의 눈빛은 전 ^0^*
아이린의 태도가 일라이저의 심기를 건드려 급기야 그녀를 화나게 만들기 시작했다. "내가 누군 줄 알고 감히 그런 식으로 대답하는 거야! 신입생에 패전국 후계자 주제에!" 그러나 일라이저의 화보다 아이린의
화가 가히 폭발적으로 터져 나고 있음을 상대도 그 주변 "제게 시비를 걸려고 오신 건가요?" 아이린은 정중하게 물었다. 그러자 상대의 의연한 모습에 일라이저의 기분이 더욱 나빠졌다. "오호라, 네가 아직 뭘 몰라서 이렇게 버릇없이 구는 거구나. 하긴 시골뜨기에 속하는 왕국 출 슬슬 화가 치밀어 오르는 아이린은 자신에게 버릇없다고 말하는 상대의 차림새를 천천히 바라 보아하니 행색은 왕족이나 귀족인 것 같은데 그 거만함이 하늘을 뚫을
정도인 걸 보니 왕족일 "가이루덴 왕국을 안다고 해도 별로 알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은 걸." "뭐야? 너 지금 내게 하소를 하는 거냐!! 어디 감히!!" "감히 뭘?" "간이 부은 계집이로군." 일라이저의 거만함에 아이린의 정중함이 사라져버렸고 이에 일라이저의 안색이 새파랗게 변해 세실리아와 레베카가 되려 안색이 백짓장처럼 창백해지며 이젠 아이린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 "언니 저러다 저 아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으면 어떻게 해?" 레베카가 숨소리까지 숨겨가며 세실리아의 귀에 바싹대고 낮게 속삭였다. 그러자 세실리아가 그만큼 일라이저와 아이린의 분위기가 정적이 감돌면서 심상치 않게 퍼져 갔던 것이다. 자신 짜∼악!!!!!!!!!!!!!!!! 일라이저의 굵은 반지가 끼여진 오른손이 아이린의 뺨을 정확하게 맞추었고 순간 아이린의 왼 "별것도 아닌 것이 재수 없게 내 앞에서 알짱거리더니 꼴 좋구나. 자기 주제도 모르고 감히 데 아이린은 자신의 왼쪽 뺨을 손으로 감싸며 일라이저를 응시했다. 그러더니 뜻밖에 그녀의 얼굴 "왕족이라면 참 대단할 줄 알았더니…생각보다 유치하네." 아이린이 핀잔 어린 어조로 일라이저에게 말했다. "뭐 지금 내게 유치하다고 말했어 너! 네 꼴이 어떤 줄 알면서 그런 말이 나온다 말이냐!!" 일라이저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자 그 소리에 귀가 따갑다는 듯 아이린이 귀를 비벼 대며 응 "시끄럽게 말하지 않아도 다 들려. 사람을 보자마자 출신 배경에 대해 따지질 않나 말도 안 되 "뭐? 뭐 이런 게 다 있어. 패전국 후계자가 뭘 믿고 이렇게 까부는 거야!! 오호라, 테리우스의 배 "말하는 걸 보니 정말 왕족인지 의심스러워. 혼자서는 무서운가 보네 친구들을 대동해서 내게 아이린이 세실리아와 레베카를 눈짓하면서 말하자, 그들이 재빨리 두 손을 흔들며 친구가 아님 "하! 누가 친구라는 거냐! 애들은 내 하녀들이야." 일라이저가 기가 차다는 식으로 대답하자 아이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한다. "하긴 그 성격 보아하니 굉장히 더러울 것 같은데 친구라는 게 있을 리 없지." "이게 정말!!" 일라이저의 두 번째 손이 세차게 날라 왔지만 이번에는 아이린이 상대의 손을 재빨리 잡아채 "쯧쯧, 이봐 구제불능 왕족 공주! 내가 또 조용히 맞아 줄 거라고 생각한 거야? 머리가 나쁜 거 아이린이 말끝을 강조하면서 붙잡은 손을 놓아주었다. "너…너 오늘은 내가 그냥 물러나지만 다음 번엔…." 일라이저가 분한 듯 씩씩거리며 아이린을 째려봤다. 그러자 아이린이 약간 인상을 찡그리며 우 "다음 번엔?" 아이린이 되묻자 일라이저가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나 역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천한 것 같으니!!" "그냥 보내려고 했는데 그냥 보내면 아무래도 널 위해서도 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무…무슨 뜻이야." 아이린이 한 걸음 한 걸음씩 일라이저에게 다가섰고 이에 기가 죽은 듯 일라이저가 뒷걸음을 퍼∼억!! 그러다
아이린의 짧은 주먹이 일라이저의 얼굴을 정통으로 맞추었으니 그녀의 주먹이 지나간 얼떨떨해진 느낌에 손등으로 코를 훔친 일라이저는 자신의 코피가 묻어나는 걸 보며 기겁을 하 "피! 피가 묻었어!! 감히 내게 주먹질을 감히!!!" "대체 주거니 받거니 해놓고 뭘 감히 라는 말만 되풀이하는지 앵무새도 아니고…어? 아직도 서 "뭐, 너 꺼? 흥, 두…두고 보자! 너! 아이린 학교에서 가만 두지 않을 거야!!!!!!!!!! 두고
보자 일라이저는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추한 지에 대해선 아랑곳하지 않고 발악을 하다가 결국 기절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이린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대책 없는 왕족들이 한 둘이 아니었어. 그건 그렇고 테리우스 녀석 성질도 괴팍한데 뭐가 좋다 아이린은 상처가 어떻게 되었는지 보기 위해 거울이 있을 만한 곳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멀지 "이럴 수가! 아까 손에 피가 조금 묻어났는데? 왜?" 상처가 있을 거라 생각했던 얼굴이 아무런 흔적 없이 매끄러운 피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 이때 계단에서 마가린이 아이린에게 줄 옷을 잘 개어진 채로 들고서 올라오고 있었다. "어? 마가린!" 거울에 비춰진 마가린의 모습에 반가운 듯 아이린이 뒤돌며 늙은 하녀의 이름을 부른다. "네, 오래 기다리셨지요. 여기 알맞은 옷을 구해 왔으니 절 따라오세요. 옷을 갈아입을 장소로 "네, 마가린" 아이린은 조금 전 기분 나빴던 일은 뒤로 한 채 빨리 옷을 갈아입고 이곳을 빠져나가 흑기사들 아이린이 입은 바지와 셔츠는 모두 밝은 톤의 보라색을 띠고 있었고 그 위에
은회색 조끼를 입 "고마워요 마가린! 활동하기도 편하고 내게 딱 맞는 거 같아요." "딱 맞으시다니 다행입니다. 그리고 이 망토도 함께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망토요? 아, 밤이니까 남들 눈에 띄지 않게 하려구요? 헌데 이건 초록색 벨벳의 고급 망토 같 "네, 파티 의상에 걸쳐 입는 망토입니다." 마가린의 대답을 보아 뭔가 다른 의미가 있는 듯 보였다. 아이린은 따로 마련된 황토색 가죽 가 "바지와 셔츠에 어울리지 않게 파티 의상에 쓰이는 망토를 가져오신 이유가 따로 있나요 마가 "네, 그렇습니다." 아이린은 질문을 하면서 자신이 입었던 드레스를 곱게 개어 옆에 있는 빈 상자에 가지런히 넣 "이 드레스는 제로이드에게
마가린이 다시 전해주세요. 아님 테리우스에게 전해주셔도 되고… "필요하실 것 같아서입니다. 사실은 옷을 찾으러 다녀 온 사이에 여기저기 수문장 병사들이 움 "맙소사! 테리우스 이 사고뭉치!!" * 그때쯤 혼자서 연회 의상을 갖춰 입고 등장한 오늘 생일 파티의 주인공 테리우스의 곁으로 제 "쳇, 이 사고뭉치 아이린!! 여튼 어디로 튈지 모를 녀석이라니까!!!"
*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데다가 화려한 조명들로 점철되어 있는 곳을 몰래 가로 질러가는 "휴,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데다 시끄러우니 테리우스만 피하면 빠져나갈 수 있을 거야." 아이린은 조심스럽게 덩치 큰 하인들이 음식을 나르는 뒤를 따라 몸을 숨기며 이동하기 시작했 중앙 홀에서 퍼져 나오는 왈츠에 제로이드와 바이사코는 각각 아리따운 숙녀들의 손을 잡고 춤 테리우스는 파티 장 곳곳을 예의 주시하며 누군가를 열심히 찾아내고 있었다. 아이린이 분명 '아이린, 그런 식으로 가게 내버려두고 싶진 않아. 무너진 집으로 가봤자 추위에 떨텐데 왜 굳 파티의 주인공이 등장하자, 여기저기서 테리우스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차마 그의 눈을 마주치 여자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남자들에게는 거대한 권력자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를 저쪽에서부터 뚫어져라 바라보며 걸어오는 여성이 있었으니 일라이저였다. 아이린과 한바탕 난리를 치고 기절했던 그녀는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후 "테리우스잖아?" 일라이저가 은 보라 빛 머리끝을 한 손으로 말아 돌리며 반가운 기색을 하며 말하자, 뒤쪽에 일라이저는 부은 얼굴을 감추기 위해 부채를 활짝 펴 얼굴에 바짝 대고서 테리우스 쪽을 향해 "지금 저 얼굴을 하고 남자 앞에 가고 싶은 걸까? 제 정신이 아니지 나중에 우리가 안 말렸다고 "…응 내 생각도 그래 언니." 두 사람이 서로 소곤거리다 갑자기 휙 몸을
돌려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는 일라이저의 모습에 * 아처와 아르테니 그리고 파라도는 테리우스의 저택 앞 정문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 웅크리고 "엣취!! 킁킁!!! 아무래도 몸에 안 좋은 기운이 맴돌고 있는 것 같아. 그 폭발물 분명 사악한 재 파라도가 재채기를 하며 연신 코를 훌쩍거렸다. 게다가 점점 목소리도 걸쭉해지면서 갈라지는 "아처가 제조한 약을 먹고 조금 쉬면 나아질 테니 너무 염려하지 마라. 너만 억울하냐 아처나 "킁! 킁! 나만 재채기하고 아프니까 억울하다는 소리야. 우∼엣취!" 파라도가 말하다가 크게 재채기를 했다. 덕분에 아르테니의 얼굴에 녀석의 침이 튀어버렸다.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 "읔!! 임마 아프잖아!" "당연히 아프지 괜히 발로 찬 건 줄 알아? 혼자 아파서 억울하다니 그럼 우리가 같이 안 아파서 아르테니가 볼멘 목소리를 내며 파라도를 얄미운 눈길로 바라봤다. "킁! 킁! 그렇다고 이 잘 생긴 얼굴을 발로 차냐!" "풋, 잘 생긴 얼굴이라니 호박 썩은 얼굴도 그것보다는 낫겠다." 두 친구가 계속 해서 아웅다웅 싸우자 곁에서 조용히 생각에 잠겨 있던 아처가 인상을 그으며 "조용히 좀 해라. 지금 유치하게 싸울 때가 아니야. 공주님이 집에 다녀가셨다면 아마도 우리 아처의 이야기에 멱살을 잡고 있던 파라도와 아르테니의 손에 힘이 풀리면서 휴전 상태가 되었 "아, 맞다. 테리우스가 우리들 얼굴을 보면 안 된다고 그때 부탁하셨지. 엣취! 크킁! 공주님이 "나 역시…몇 년 안 뵌 기분이 드네 흠." 새까만 재로 얼룩 진 세 사람이 그리운 표정을 지으며 약속이라도 하는 것처럼 새하얀 달을 바 * "호호호!!! 안녕하세요. 전 가이루덴 왕국의 공주 일라이저라고 합니다. 이렇게 멋진 파티에 초 일라이저는 예의를 갖추며 한 손은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다른 한 손은 치맛자락을 잡은 채 고 황금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팔꿈치를 의자에 걸쳐 턱을 괴고 있던 테리우스가 이에 반응이 "쳇, 아니잖아. 넌 뭐야?" 그러더니 전혀 왕족 같지 않은 말투로 일라이저에게 묻는다. 멀리 금발의 여자가 지나가는 모 건방진 말투로
자신에게 묻자, 일라이저 역시 기분이 상했지만 그렇다고 테리우스에 대한 호감 "가이루덴 왕국의 일라이저 공주라고 합니다." "가이루덴?" 테리우스는 갑자기 쌀쌀한 녀석의 얼굴이 함께 떠오르면서 기분 나쁜 표정으로 변하기 시작했 그런데 상대는 작고 하얀 손을 내밀며 들고 있는 부채 너머로 눈웃음을 보내오고 있으니 조금 '조금 이상한 여자군. 세바스찬 녀석도 괴팍하더니 메틴의 왕족들은 다 그런가? 쳇, 귀찮게 언 한 시간이 지나도록 계속 테리우스가 앉아 있는 의자 옆에서 떠날 줄 모르고 서 있는 일라이저 일라이저 역시
자신에게 춤을 청하지 않는 테리우스에 대한 원망을 안으로 삭히며 점점 저려 '흥, 숙녀를 계속해서 세워 놓다니 매너는 영 좋은 녀석이 아니군. 특히 나처럼 아름다운 숙녀 일라이저는 미래에 테리우스가 자신을 꽃을 들고 쫓아다니는 상상을 떠올리며 달콤한 미소를 갑자기 테리우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반가운 목소리를 외치며 말릴 세도 없이 달려가 "찾았어!!" 그의 등에 손을 올리려던 일라이저는
저린 발 덕에 쿵하고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렇지 않 갖은 인상을 찌푸리며 테리우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일라이저의 코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고 "감히 얼마나 대단한 나라의 왕족이라고 감히…이런 모욕을 내게 주다니…대체 뭘 보고 달려갔 "네, 일라이저님." 세실리아와 레베카가 양쪽에서 그녀를 부축해 이미 테리우스 주변으로 사람들이 가득 에워싼 * 아이린은 파티 장 중앙에 가장 높은 위치에서 턱하니 의자에 앉아서 이곳
저곳을 둘러보는 테 "어휴, 저 녀석 대체 날 못나가게 하려는 이유가 뭐야? 괜히 여기저기 경비를 삼엄하게 되니까 아이린은 몸을 더 낮춰 바닥에 두 손을 짚으며 거의 기어가듯 기둥 뒤로 숨어 움직였다. 그런 "…하, 테리우스." "어딜 가려고! 몰래 도망가봤자 내 손바닥 아닌 걸 알아야지! 쳇, 멍청하기는." 그가
서 있었다. 양팔을 겨드랑이에 낀 채로 매우 심술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쏘아보고 있었 그들의 모습을 구경하던 사람들 중에 가장 화가 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일라이저였다. "흥, 용서 못해…테리우스에게 관심을 저런 식으로 끌다니 조금만 더 있었으면 그가 분명 내게 한 손을 꽉 쥐며 일라이저의 화난 어조의 중얼거림에 세실리아와 레베카의 표정이 점점 굳어 ^0^*
③말괄량이프린세스 7장 악마의 자장가 테리우스는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린의
눈빛을 보더니 이내 화가 났던 마음이 누그러져 버렸 '쳇, 뭘 저렇게 빤히 바라보는 건지 날 그런 식으로 쳐다보면 봐줄 줄 알고….' 그가 약해진 마음을 다잡고 입을 연다. "날도 어두워진데다 집도 없으면서 어딜 가겠다고 그렇게 서두르는 거냐?" 아이린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다가 고개를 들어 그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사실 테리우스 "알면서 왜 묻는 거야?" 아이린이 테리우스 주변에 웅성거리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꽤 불편하다고 느끼며 자리에서 "이봐!! 구경났어? 다들 좋은 말로 할 때 해산해!" 빈정거리는 그의 말투에 아이린이 그만 실소를 터뜨린다. "풋! 초대받은 손님들에게 말투가 그게 뭐야." "내 말투가 뭐 어때서." "무슨 군대도 아니고 해산하라니 참 말하는 거 보면 왕족이라는 걸 아무도 안 믿을 거야." "야, 내 말투가 어떻다고 그래!"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아님 알면서 모른 체 하는 거야. 손님들에게 말하는 게 꼭 아랫사람 대 몰래 빠져나가려는 아이린을 잡으면 혼내주려고 맘먹었던 테리우스가 되려 그녀에게 야단을 "야! 너 지금 몰래 빠져나가려다 들켰으면서 뭐가 그렇게 당당하냐!" 그 말에 오히려 아이린이 기가 막힌 듯한 표정을 지으며 크게 숨을 들이키다 내뱉는다. 주변에 "테리우스!" 아이린의 단호한 목소리가 그의 이름을 호명한다. 그 작고 여린 목소리가 심장을 덜컥 내려앉 '뭐…뭘 단지 내 이름을 부르는 것뿐인데 이렇게 떨리는 기분이 드는 거야.' 두 사람이 서로를 응시하면 말없이 서 있는 동안 구경꾼들 사이를 헤집고 들어서며 일라이저 '뭐얏! 이 분위기는 둘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끼여들던지 말던지 하지. 흐음, 혹시 싸 마치 무대의 주인공들처럼 두 사람을 동그랗게 에워싼 사람들 사이에 서 있던 일라이저가
조심 "야! 이름을 불렀으면 말을 해야할 거 아냐!" 테리우스가 목소리를 높여 되묻자, 아이린이 그의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도둑처럼 몰래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무슨 물건을 훔쳐 나가는 것도 아니고 죄를 받아 감 "쳇, 고작 생각해 낸 변명거리가 그거냐? 내가 이곳에 있으라고 했으면 있어야지. 그렇게 당당 테리우스는 자신이 한 말이 억지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 "너랑 부딪치기 싫어서 그랬어. 이렇게 억지 소리할 것 같아서." "뭐?" "내가 왜 나가려고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잘 알면서 이렇게 막아서는 게 억지라는 거 너 역 "……." 잠시 테리우스가 할말을 잃었고 그 틈에 일라이저가 갑자기 끼여들기 시작했다. "아이린, 너 참 당돌한 아이로구나. 어쩜 자신의 주제도 모르고 감히 데본 제국의 왕족에게 이 일라이저의 등장에 아이린도 어이가
없었지만 테리우스는 더욱 기막혀했다. 갑자기 하늘에서 "일라이저님이 너무 가이루덴 배경을 믿고 설치는 것 같은데 데본 제국을 상대로 괜찮을까요 "쉿, 조용히 해." "하지만 난…." "쉿, 조용히 하라니까. 평소에 말하라고 할 때는 버벅 거리면서 조용히 있어야할 때는 왜 이렇 "네." 세실리아는 다급한 목소리로 레베카를 다그치면서도 그녀 역시 일라이저의 경솔한 행동을 저 게다가 자신의 미모를 믿고 설치는 일라이저의 얼굴이 지금은 상당히 안 좋은 상태라는
걸 망 "아직 얼굴이 덜 아픈가 봐?" 그러자 본능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부채로 가리며 일라이저가 응대한다. "아차! 이런…천하게 여자가 주먹이나 휘두른 것을 그렇게 내세우다니 테리우스가 너의 본색 "내 본색?" "흥, 공주도 공주 나름이지 근본도 없는 가난한 왕국의 공주에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행동거 아이린의 주변을 빙빙 돌면서 일라이저가 빈정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말 많은 여자야." "말이 많은 게 아니라 옳은 소리를 한다고 해야 맞겠지." "피곤해 저리 비켜 난 그만 나가야겠어." 아이린이 귀찮다는 말투로 중얼거리며 손을 가볍게 휘젓는다. "호호, 당연히 창피해서라도 나가야겠지." "말만 많은 게 아니라 정말 웃기는 여자로군." "제대로 존칭을 사용해라. 너처럼 가난한 공주에게 하대를 받을 위치가 아니야 난." "휴, 억지부리는 테리우스 보다 더 억지부리는 여자라니 참." 아이린이 지친 듯 이마에 손을 얹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정말 봐줬더니 에잇!!!……." 일라이저는 북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린의 얼굴을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런데 "테…리우스?" "이게 무슨 짓이냐?" 자신의 손목을
잡은 상대가 테리우스라는 사실에 놀란 눈을 하며 일라이저가 그의 얼굴을 바라 "쳇, 제 아무리 중립 지역이라고 하나 보이지 않는 규칙이 존재하고 있음은 왕족이라면 당연히 "네? 아…그건…." "그건 뭐?" 테리우스의 왼쪽 눈썹이 치켜 올라가면서 표정은 점점 차갑게 돌변해가고 있었다. 그런 그의 "내가 당신을 좋아해서 그래서…." "뭐? 하하하!!!! 흐음, 정말 황당한 답변이군. 좀 이상한 여자인줄로만 알았는데 정신적으로
꽤 일라이저는 순간 자신의 모습이 몰려든 구경꾼들에게 어떻게 비춰질 지에 대해 깨닫게 되자, "아뇨, 지금 내 얼굴이 저 천한 여자에 주먹에 맞아 부어서 제대로 보지 못해서 당신이 내게 함 "그래서?" "그래서라뇨. 내 아름다운 얼굴이 부어 올라서 지금 당신이 내게 함부로 구는 거라 그 말이죠. "쳇, 역시 웃기는 여자야. 이봐, 아직 한번도 데본에 초대받아 본적이 없어서 뭘 모르는군. 데본 "뭐라구요?" 테리우스가 일라이저의 손목을 꽉 쥐며 그녀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다시 한번만 아이린을 괴롭히려들면 너! 내 손에 갈기갈기 찢겨 죽는다 알겠나?" "……!!" 그의 협박에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아이린을 포함한 주변인들은 그가 대체 무슨 말을 그때 덩치 큰 정문의 수문장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저벅저벅 들어섰다. 수문장의 양다리에 각 수문장이 입가에 추운 입김을 뿜으면서 테리우스에게 보고한다. "주인님 차림새가 거지같은 놈들이 초대장도 없이 막무가내로 들어오겠다며 주인님을 뵙게 해 수문장에 붙어서 절대 떨어져 나갈 것 같지 않은 남자들의 얼굴은 까만 재로 얼룩져 있었다. ^0^* 그래도 리플을 보면 즐거운 겨울기사입니다. 곧 음력 설이 다가오네요...^^*
고민을 거듭해 이런저런 계획을 짜서 테리우스의 저택에 몰래 들어가려던 세 흑기사들은 가장 "대체 뭘 하는 녀석들이야. 수문장 신분도 모르는 녀석들을 내 앞에 들이다니 죽고 싶나?" 테리우스의 말에 긴장을 동반한 수문장의 얼굴에 한줄기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우락부락한 "아…아닙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주인님께 보여드리고 처리할 생각에…아, 주인님 앞에 "말은 잘 꾸며되는 군. 변명은 딱 질색이다." "네, 시정하겠습니다." 괴상한 모습으로 등장한 세 청년에게 테리우스도
구경꾼들도 썩 내키지 않은 얼굴로 고개를 내 '아! 아처, 아르테니, 파라도 다들 무사했어! 정말 고마워 정말…….' 아이린은 눈물을 글썽이며 그들이 살아 있음을 반가워했다. 아이린의 눈에 눈물이 흐르자, 일 "왜 우는 거냐. 혹시 저 녀석들이…." 아이린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쳇, 명이 꽤 질긴 녀석들이로군. 이봐! 수문장! 그 녀석들을 쉴 수 있는 곳에 안내해서 치료하 테리우스의 뜻하지 않는 배려에 아이린이 조금 의아해했다. 그녀가 눈을 크게 뜨며 자신을 바 "저 녀석들이 이곳에 있어야 네가 안나갈 거 아냐. 이런 젠장." "고마워." "고맙긴 뭘 고마워 내 집에서 공짜로 먹고 잘 생각은 하지도 마라 쳇! 저리 비켜 구경났어!! 내 더 이상 아이린이 자신의 저택을 나가지 않을 거라 확신한 테리우스가 괜히 주변 사람들에게 테리우스의 손에 제쳐져버린 일라이저는 잔뜩 겁을 먹은 상태로 자리에 쓰러져버렸고 세실리 '테리우스! 아이린! 너희가 얼마나 잘났는지 모르지만 두고보자. 내 것이 될 수 없다면 누구의 일라이저는 두 손을 꽉 쥐며 바르르 입술을 떨며 테리우스에 대한 앙갚음을 다짐했다. * 아이린이 테리우스의 저택에서 머물게 된 지 벌써 5개월이 흘러가고 있었고 그 동안 겨울과 봄 한가로운 휴일에 아이린은 과제물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그런 그녀를 훼방하는 것이 테리우 "야, 그렇게 하면 성적이 좋아지기라도 하냐? 지난번에도 밤새 공부하더니 성적은 별로였잖아. 테리우스의 비꼬는 말투를 처음에는 참아 줄만 했지만 계속해서 투덜거리자 아이린도 점점 인 게다가 테리우스 덕에 학교에서는 다들 아이린에게 말 걸기조차 힘들어하고 여자들은 일라이 "그만 좀 유치하게 굴어!!!!! 남이야 성적이 어떻게 나오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테이블에 앉아 있는 테리우스를 씩씩거리며 바로 보는 아이린의 모습이 "헌데 너희 수행원들은 매일 저렇게 까만 재를 얼굴에 바르고 다니는 거냐? 집이 무너진 충격으 테리우스는 고개를 돌려 애써 아이린의 화난 눈빛을 외면하면서 딴청을 피웠다. 그는 그녀의 "내 수행원들이 어떻게 하고 다니든 여태껏 관심도 없었다가 지금에서야 말하는 이유가
뭐야. 어느 순간부터인지 아이린이 자신에게 뭐라고 말하든 별로 이상하지 않았다. 그가 데본 제국 ^0^*
"쳇, 누가 하고싶은 말이 있다고 그랬냐? 쉬는 날 공부하는 거나 얼굴에 까맣게 재를 바르고 다 테리우스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아이린의 신경을 자꾸 건들었다. 그녀의 볼이 조금씩 붉어지 그도 그럴 것이 수행원들과 테리우스의 저택에서 머물게 되면서부터 그들과 아이린이 이야기 집에서는 물론이고 학교에서도 테리우스의 시선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친구 하나 없는 아이린 "테리우스…." 아이린이 낮은 목소리에 하나하나 힘을 주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 음성에는 그녀가 얼마나 뚝! 그녀의 오른손에 쥐어진 나무 펜대 허리가 끊기면서 작은 단말마를 내뱉었다. 생각 같아서 화 "거참, 내 이름 한번 무섭게 부르는 군. 좀 부드럽게 부를 수 없어? 아무래도 넌 숙녀가 되는 법 그의 왼쪽 입 꼬리가 위로 휘어져 살짝 올라간 걸 본 아이린은
약이 바짝바짝 올랐지만 참았 "테리우스 참는데도 한계가 있어." "뭘 참았다는 거냐? 그렇지 말고 책 덮고 나와 호수로 소풍가는 게 어때?" 그가 맞은 편 의자에 앉아 테이블 위에 쿠키를 한 조각 입에 물며 말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 아이린에게 마법과 검술을 익히는 것은 한시가 급하게 중요한 일이었고 그녀가 가야할 길은 먼 "그만 나가겠어." 그의 집을 나간다해도 뾰족한 대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린은 어려운 선택을 선포했다. 이 "괜한 소릴 하는 걸 보니 자존심이 좀 상했나보군. 방금 한 말은 안들은 걸로 할 테니 그만 나가 아이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미간을 일그러뜨리며 테이블을 양 손바닥으로 세차게 부딪치 "말도 안 되는 억지 그만 부려! 왜 날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거야!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너 아닌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말끝을 흐리며 몸을 튼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사태의 심각성을 그제 그의 눈에서 그녀가 차츰 멀어지려고 발걸음하자, 그가 붙잡듯 입을 열었다. "널 보호 해준 거야. 젠장, 그렇게 가버리지 마! 널 보호해 준거라고!!"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윙윙거릴 정도로 크게 들려왔다. "무엇으로부터?" 자신을 바라본 아이린의 눈동자에 공허함과 그에 대한 실망스러움이 묻어나 있다는 걸 확인한 "이곳은 겉으로 보기에 멋져 보일 뿐이야. 속은 시커멓게 썩어서 그 냄새에 질식할 정도라고… "테리우스, 왜 너만 생각해? 날 보호해 준 것이 아니라 날 더 약하게 만든 거야. 그리고 네게 보 "뭐?" 아이린은 그 길로 자신의 배낭을 챙겨 수행원들을 데리고 테리우스의 저택을 떠나갔다. 제로이드와 바이사코가 붙잡으라고 테리우스에게 권했지만 그는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 그러나 세 명의 수행원들은 까만 얼굴에 연신 웃음꽃을 활짝 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신 오 '널 보호하려고 했던 것이 널 숨막히게 했다니…쳇, 뭐가 이렇게 복잡한 거냐! 너란 여자는…잠 테리우스는 떠난 그녀의 방에 서서 그녀가 했던 말들을 되새김질 하다가 무엇인가를 놓친 듯 ^0^* 제 목: ③말괄량이프린세스 7장 *133* 학원편(33) * 폐허가 되어버린 채 한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아이린의 집터에 여기 저기 잡초들이 푸른 싹을 "난 매일 아침 이렇게 잘생긴 얼굴에 검은 칠을 해야한 다는 것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내 보여야 어느새 아르테니의 말투를 비아냥거리듯 따라하며 파라도가 젖은 머리칼을 뒤로 제쳐 늠름한 "이크! 이런 파라도 이를 어째? 그러게 주변 상황부터 파악하고 농담을 하는 거다 알겠냐?" "이씨, 야! 아르테니 내가 없는 말 한 것도 아니잖아!! 젠장!! 다 젖었잖아." "널 두고 왔어야 하는데 괜히 데려왔다는 생각이 벌써부터 든다." "누가 누굴 데려왔다는 거야. 대장! 이 녀석 말하는 것 좀 보라고!" "임마, 대장이 지금 너 말을 들을 시간이라도 있을 것 같아? 아처, 설계는 잘 되어 가는 거냐?" 밑 둥이 훤하게 잘려 나간 큰 나무에 걸터앉아 설계도에 필기를 하고 있는
아처가 대답 대신 고 "정말 셋이서 하루만에 집을 지을 수 있는 거야?" 세 수행원들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말을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아이린이 되물었다. "그럼요, 저희는 못하는 게 없다고요 공주님. 그러니 염려 마시고 내일 학교에 갈 준비나 하세 통쾌한 웃음소리를 내뱉으며 자신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두드리며 자신감을 내보이는 파라도 "흐흠, 저 녀석 혼자라면
믿기 힘든 일이겠지만 저와 아처가 하는 일이니 믿으세요 공주님. 하 "난 그런 줄도 모르고 그 녀석의 집에서 나오면 다들 머물 곳이 없어서 힘들까봐…정말 다행이 아이린의 두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그러자 파라도가 그의 주군에게 다가가 자신 역시 흐르는 "공주님도 참 저희는 언제가 공주님과 함께 할거라고요. 울지 마세요 공주님! 엉엉엉!!!!"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아르테니가 아처에게 작게 속삭였다. "정말 하루만에 완성할 수 있는 거냐? 아무리 작은 통나무집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셋이서 무리 아처가 설계도의 두 번째 페이지를 넘기며 대답한다. "평범하게 짓는다면
무리지…하지만 마법을 쓴다면 셋이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야. 지금 문 "무슨 소리야?" "두 번 다시 그 테리우스 녀석이 공주님을 보호하느니 안 하느니 하는 결정권을 주지 못하게 할 아처의 결연한 표정에서 아르테니는 대답조차 하지 못한 채 그를 바라봤다. 자신과 파라도에 주군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 여자로 바라보는 마음이기에 테리우스 안에 갇혀있는 듯한 어둠의 장막이 깔리고 가까운 숲에서 벌레들이 그들만의 리듬을 내며 자장가를 불러댔다. 황금 '그렇게 답답한 마음이 들었던 곳에서 벗어나면 기분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그 녀석 매시간 얼굴 마주했던 테리우스로 인해 답답했던 그녀였다. 그런데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서 보 집터를 치우고 설계하느라 힘들었는지 곤히 자고 있는 세 명의 수행원들을 뒤로 한 채로. 한 여름 밤의 온기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에 호수에 발을 담그자, 호수 위로 불던 시원한 바람 "갑자기 모든
게 귀찮아졌어. 다 던져 버리고 내가 살던 동굴에서 살았으면 좋겠어. 아무도 없 아이린은 자신을 줄곧 바라보고 있는 달을 향해 혼잣말을 중얼거리다 물었다. 그러나 되돌아오 아이린에 산책에서 돌아와 잠자리에 들자, 그녀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던 아처가 눈을 살짝 떴 천막의 어둠이 점점 밝아지기
시작하면서 아침을 알리듯 새들의 울음소리가 여기저기 들려왔 "으앗!! 파라도!! 이 괴물아!!! 발 좀 치워!! 퉤퉷!! 읔, 어디다 발을 올린 거야." 아르테니가 자신의 입술을 정통으로 내리친 파라도의 발을 집어던지며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 "좋은 아침이야! 아르테니, 파라도. 응, 아처가 아침을 준비했어. 야채 죽인데 생각보다 맛있 아이린이 밝은 목소리로 야채 죽을 먹으며 말하자, 죽을 젓고 있던 아처가 친구들의 그릇에 죽 "생각보다라뇨? 공주님 더 드시고 싶지 않으신가 보네요." "어? 아, 난 그냥…맛있다는 말을…." 아이린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조금
미안하다는 듯 다음 말을 이으려 하자, 파라도와 아르테니 "어이쿠야, 대장 정말 무지하게 생각보다 맛있는 걸." "아, 나도 생각보다 맛있어!!!" 파라도의 아르테니에 힘입어 아이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헤헤, 것 봐 생각보다 맛있다니까." "공주님 안 늦으셨습니까?" 아처가 비틀어진 모자를 고쳐 쓰고 국자를 든 채로 팔짱을 끼며 아이린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아처가 고개를 돌려 늦잠을 자고 혼자 아침을 준비하게 만든 두 "생각보다 맛있다고 생각보다?? 그만 먹어!! 이건 다 버려야겠군." "아…아냐!! 아휴, 이렇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맛있는 걸 왜 버려 대장." "맞아,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아주 훨씬 맛있어. 파라도 돼지처럼 먹는 걸 보면 모르겠어? 하 * 마나아카데미의 한 연구실에 라무도라욤 마법사가 이른 아침부터 다칸을 맞이하고 있었다. 라 "절 왜 보자고 하신 겁니까? 제가 있는 곳을 어떻게 아셨는지 전 주군의 명령으로 아리스샘터 한 시간을 넘게 양들로 그득한 연구실에서 머물게 한 라무도라욤 마법사의 이상한 태도에 답답 "허허허!!!! 부탁이 있어 불렀네만 아직까지도 자네가 적합한지를 고민하고 있던 중일세. 함, 라무도라욤 마법사가 손가락을 움직이자, 책상 위의 온통 검은빛을 내고 있던 검이 다칸의 손 "아리스샘터에 변괴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리고 이 검은?" "호호호!!! 이것으로 내 일은 끝난 거 같구만, 명심하게 그 검 집을 제때에 열지 않으면 자네의 그리 친한 관계가 아니었던 라무도라욤 마법사와의 이상한 만남을 가진 채 다시금 아리스샘터 "내 꿈이 사라진 다라…." * 마나아카데미의 여름 방학 식을 위한 파티가 한창 준비중이었다. 그들 속에 일라이저와 그녀 "바로 이 여학생이야. 너희들이 일을 잘 진행 해준다면 보상은 톡톡히 치르게 해 줄 테니 실수 "네, 알겠습니다." 검은 두건과 망토를 둘러 쓴 일곱 명의 괴인들을 세실리아와 레베카는 다소 무서운 듯 부들부 "언니, 일라이저님이 정말 일을 벌리실 생각이신가 봐." "보면 모르겠어. 저 사람들 눈빛을 봐. 난 무서워." 게다가 일라이저가 안고 있던 하얀 털에 위로 찢어진 듯한 눈을 지닌 검은 고양이가 날카롭게 "아이린, 오늘이 네가 학교에 나오는 마지막 날이 될 것이다. 후훗, 설마 널 따돌리고 혼냈던 걸 ^0^*
* 아이린은 여느 때와 같이 어느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한 채 혼자서 다녔다. 그렇다고 주눅이 든 "한 학기를 마치면서 내가 배운 게 뭐였는지 참…기억에 남는 건 테리우스와 싸웠던 기억밖에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학교에서 배웠던 지식 보단 테리우스 저택에서 하녀로 지냈던 기억이 더 교양을 담당했던 앙칼진 목소리의 주인공 미첼 교수를 다음 학기에는 부디 안 보았으면 하는 [학생들은 지금 모두 예의 바른 발걸음으로 파인 광장으로 모이도록 하세요. 시끄럽게 소리내 미첼 교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은 채 천장에 장치 된 나팔관을 통해 들려온 목소리에 상급 학생 다들 바삐 움직이며 각자 가입한 클럽의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끄럽게 움직이고 있는 사 "황금 고슴도치 경기라는 게 대체 뭘까? 테리우스 녀석 때문에 클럽에도 가입을 못해서 가까운 눈앞에 많은 학생들이 팔짱을 끼거나 어깨동무를 하며 웃음소리와 함께 이야기하며 지나가는 아이린 혼자만이 정지된 시간에 멈춰 있는 듯이 사념에 잠기고 있을 때 누군가 움직이는 무리 "아얏! 아, 미안! 미안해! 괜찮아? 안 다쳤어? 아! 어쩌면 좋아 정말 미안해. 오늘까지 제출할 과 "어? 응, 난 괜찮아……." 아이린은 자신을 밀어 함께 넘어진 여학생을 바라보며 얼떨결에 대답했다. 여학생은 잘 다듬어 강의실 한쪽에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머리 숙여 공부에만 열중하는 학생의 이미지를 모두 가 "안녕, 난 크루바티에서 온 로잔느라고 해. 어? 옐로우 뱃지네? 같은 신입생이구나. 아! 그러고 꽤 오랫동안 친한 벗처럼 로잔느는 아이린에게 악수를 하며 빙그레 웃었다. "응, 그래. 헌데 여학생들이 모이면 내 이야길…." "어? 뭐라고? 안 들려 안되겠다. 다른 곳으로 가자." 점점 출구 쪽으로 몰려드는 학생들 때문에 시끄러워지자, 로잔느가 한쪽 귀를 손으로 막으며 그때까지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산만한 로잔느는 연구실에서 혼자서 이것저것 정리하면 "아, 오늘이 방학 식이라 내일부터는 연구실을 사용하기 힘들거든 게다가 이 과제물은 교수님 코끝으로 흘러내리는 큰 안경을 다시 한번 손가락으로 밀어 올리던 로잔느가 몸을 틀어 뒤에 "응, 아이린 아카리나스라고 해. 넌 로잔느 크루바티라구? 헌데 로잔느 바쁜 것 같은데 난 그 아이린은 자신이 혹 방해가 되는 것 같아 연구실을 나가겠다는 손짓을 하자, 로잔느가 펄쩍 뛰 "아, 안돼! 내가 아까 그 복잡한
곳을 지나갔던 이유가 바로 널 만나기 위해서였어. 라무도라욤 "라무도라욤 교수님? 라무도라욤 마법사 할아버지를 알고 있어?" 로잔느는 가지고 있던 두꺼운 책을 펼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 분은 마법에 관해서 정말 많은 것을 알고 계셔. 물론 그래서 교수님이시겠지만 특히 내 "왜 황금 고슴도치 경기를 내가 보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거니?" "아, 그건 나도 잘 몰라. 솔직히 그 경기는 개인적으로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권하고 싶지 아이린은 실험도구를 늘어놓으면 뭔가를 만들기 시작하는 로잔느의 맞은 편으로 다가가서 의 "너도 신입생이라며 황금 고슴도치 경기에 대해서 알아?"
제 목: ③말괄량이프린세스 7장 *134* 학원편(34)-2 로잔느는 아이린의 질문에 대답하려고 몸을 일으키다가 헝클어진 자신의 뭉친 머리카락이 실 "머리카락을 모두 밀어버리던지 해야지 정말 쓸모가 없어. 뭘 물어봤었지? 아! 황금 고슴도치 로잔느는 한시도 쉬지 않고 줄줄이 말을 이었다. 그녀의 말투는 부드러우면서도 듣는 사람으 "황금 고슴도치란 건 어떻게 생긴 건데? 왕이 되면 좋은 점이 있는 거야?" "좋은 점? 뭐, 후계자들 세계가 다 그렇지 뭐. 으시대기 좋은 일이겠지.
무슨 영웅이라도 되는 로잔느가 목덜미를 벅벅 긁어대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모습을 본 아이린은 상대가 퍽 털털 "어딜 가려고 그러는 거야? 내가 방금 설명 해줬잖아. 라무도라욤 마법사님이 널 그 경기에 가 갑작스레 버럭 문을 제치고 로잔느가 허리춤에 손을 얹으며 언성을 높이는 것이 아닌가. 이에 "아휴, 깜짝 놀랬잖아." 아이린이 두 손을 가슴에 얹어 진정을 시키며 로잔느에게 말했다. 그러자 조금 미안한 표정을 "이런, 또 미안 널 놀래게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내가 이 모양이야. 주위가 좀 산만하다고 해 "나에 관한 소문이 꽤 많았나 보구나? 널 만나서 반가웠어 로잔느. 다음 학기에 강의실에서 만 아이린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기며 말하자, 로잔느는 말리지 않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 "좋을 대로 해. 난 해야할 실험도 많고 시간도 없고 널 붙잡을 설득력 떨어지는 말로 시간낭비 로잔느가 펜대로 정수리 부분을 긁어대며 베시시 웃었다. "고마워, 로잔느. 나 역시 네가 맘에 들어. 좋은 친구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어. 사실 난 이곳에 "후훗, 바보처럼 말도 안 되는 명분으로 널 무시하는 애들에게 왜 따돌림을 받는 거라 생각하 "그럼 너도 따돌림을?" 아이린의 물음에 로잔느는 말도 안 된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대답한다. "내가 왜 따돌림을 당해? 난 책과 어울리고 있는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데. 오히려 내가 모 로잔느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이린의 마음에 와 닿았다. 정말 좋은 친구를 만난 기분이 들어 "응, 고마워 로잔느. 끝난 후 이곳으로 오도록 할게." "내가 좀 부산스럽긴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시간 약속은 꼭 지키는 사람이야. 기다릴 테니 꼭 "알았어. 꼭 올게." 좋은 친구를
만났다는 생각에 아이린은 조금은 든든한 마음으로 황금 고슴도치 경기장으로 발 * ^0^* 제 목: ③말괄량이프린세스 7장 *135* 학원편(35)
검은 가죽 위에 황금색 글씨가 새겨져 있었고 밤에도 그곳에서 다른 행사를 할 예정이었는지 "분명 뭔가 굉장한 것이 나왔나 봐. 빨리 가서 봐야겠어!" 돌로 지어진 경기장의 긴 통로를 뛰어간 아이린은
드디어 뻥 뚫린 광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 "와!"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경기장의 규모에 감탄한 아이린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두 눈을 동그랗 조금전 함성의 원인이었던 것은 바로 경기장 중심에 모여 있는 황금 고슴도치 때문이었던 것 황금 고슴도치 열 세 마리가 한곳에 모여 있다가 황금빛 가시들을 활짝 펴 얼마간 부르르 떨더 아이린은 처음 본 생물에 마냥 신기한 듯 계단을 내려다보지 않은 채 황금 고슴도치들에게 시 마법 기사들이 등장하자, 사람들의 함성소리와 박수소리가 일제히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런 "크아악!!!! 크릉 크릉!!!! 크아악!!!!" 쇠 마찰음처럼 들리는 거칠어 듣기 거북한 소리였다. 아이린은 저절로 귀를 막을 수밖에 없었 "와아!!!!!! 없애라! 없애라! 무찔러라! 무찔러라!" "죽여버려!!! 가시를 뽑아 버려라!!!"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구동성으로 황금 고슴도치를 살인하라는 명령은 아무렇지 않 '어떻게 저렇게 즐거운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생명을 죽이라고 할 수 있는 거지? 단지 눈을 아이린은 갑자기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말을 탄 마법 기사들은 전력 질주하 황금 고슴도치 왕이 된 자는 그 해 졸업식에서 영웅이 되기도 했지만 졸업 후 백 여 마리의 황 한 마법 기사가 첫 번째로 황금 고슴도치의 등에 창을 꽂고 날카로운 칼로 녀석의 입을 뚫어 피 "크우워웍!!! 크웍!!! 크릉!!! 크릉!!! 크우웍!!!!" 황금 고슴도치가 괴로움으로 비명을 지를 때마다 사람들의 표정은 흥분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 아이린은 그런 황금 고슴도치의 모습에 속이 울렁거렸고
머리가 어지러워 학생들이 있는 곳까 경기가 시작될 때부터 짜증을 내던 테리우스가 첫 황금 고슴도치가 죽어 가자, 인상을 그으며 "아직도 이걸 하고 있다니 유치하기 짝이 없어. 쳇, 시끄러워서 더 있고 싶지가 않잖아. 이 녀석 테리우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보며 비어 있는 아이린의 자리를 바라보다 다시 자리에 "그렇게 걱정되면 부하들을 시켜서 찾아보라고 할까?" 제로이드가 턱을 매만지면서 경기장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옆에서 연신 짜증만 내는 테리우스 "옳지!! 바로 그거야! 이런! 옆으로 피해야지. 아, 참 저걸 그냥 피해서 뒤로 올라타서 숨통을 조 그렇지 않아도 주변에 함성 덕에 시끄러운데 친구 마저 날뛰는 걸 보니 점점 신경이 날카로워 "저 자식을 그냥!" "테리우스, 참아. 원래 바이사코가 검투 시합을 광적으로 좋아하잖아. 괜히 엉뚱한 곳에 화풀이 "흠, 쳇! 누가 그 녀석 때문에 화가 났다는 거야." 테리우스가 털썩 자리에 주저앉으며 오른발을 왼쪽 무릎에 올린 채 몸이 눕혀질 듯한 자세를 그런 친구의 모습을 보며 제로이드가 입가에 미소를 걸치더니 잠시 후, 자신의 부하를 손짓으 '예전에 그렇지 않았다는 소리가 대체 무슨 말이었을까?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말인데도 왜 이렇 머릿속에 두통이 밀려오면서 머리가 쪼개어질 듯 한 고통이 느껴지던 테리우스에게 누군가 말 "이걸 갔다 드리래요." 미간을 일그러뜨린 채로 눈을 감고 사념에 잠겨 있던 그가 눈을 뜨자, 그 앞에 작은 꼬마 남자 "부하들이 막아섰는데 널 꼭 만나야한다고 해서 내가 허락한 거야. 네게 무슨 편지를
전해야 한 제로이드가 로브를 챙겨 들며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꽤 시끄럽다는 듯 귀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 그런데 꼬마 아이에게서 건네 받은 봉투를 열어 편지를 읽은 테리우스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지 "이 편지 누가 준거냐!! 어서 말해!!!" "읍,…아저씨!!! 흐흡!!!" 화가 난 테리우스가 다짜고짜 꼬마 아이의 목을 한 손으로 움켜 조이며 묻자, 숨막힌 아이의 얼 "테리우스! 꼬마 아이잖아!! 대체 왜 그래?" 바닥에 내쳐진 꼬마가 겁을 먹은 채 눈물을 터트리며 말했다. "우아앙!!!! 전 몰라요!!! 그냥 아저씨에게 가져다주라고 어떤 누나가 시켰어요. 엉엉엉!!!!!…그 꼬마의 말을 들은 테리우스가 주변을 살폈지만 의심쩍은 자를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아이린을 납치했다. 그녀를 살리고 싶거든 혼자서 검은 나무 탑 꼭대기로 와라. 황금 고슴도 수많은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이제는 테리우스의 귀를 시끄럽게 만들지 못했다. 그는 제 정신 "어떤 간 큰 녀석이 이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군. 이거 꽤 재미있는 일이군. 테리우스 녀석이 일 이미 경기장에서 빠져나간 테리우스의 빈자리에서 구겨진 편지를 펼쳐 보며 제리이드가 중얼 "흥, 우리가 납치되었다고 하면 그 녀석 그냥 코웃음 치고 말걸? 하여간 아이린에게는 유별나 바이사코가 경기를 관람하다가 제로이드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는 경기를 관람하면서도 테 "물론 우리가
납치되었다면 알아서 살아와! 이렇게 답신이나 보냈겠지. 그러니까 이게 보통 재 "상대가 누군지 모르고 그랬다면 이해가 된다만, 만약 누군지 알고서 이런 일을 벌였다면 그 납 "난 그만 갈 테니 마저 구경하고 와라! 바이사코." * '만약 아이린의 털끝하나라도 다치게 했다면 세상에 태어난 것조차 후회할 정도로 고통스럽게 레드문을 왼손에 쥔 채로 검은 나무 탑 계단을 쉽게 날아 올라가면서 테리우스는 이를 악물었 납치범들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려고 하는지도 궁금했지만 그것보다 아이린의 안위가 가장 ^0^* 다음 8장 되돌아온 사랑편 기대해주세요....총총총...^^* 참 음력새해까지 많이 여행하고 만나고 느끼고 세상은 넓고 사람도 많고 아주 작은 존재감도 느끼고 겨울산은 오르지 못했지만 나중엔 꼭....^^* 이제 눈에 익은 리플님들이 많아졌네요.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요. 이곳에서 여러분 만나서 즐겁습니다.....^^*(추신-너무 게으른연재 ㅜ.ㅜ...죄송해요.)
③말괄량이프린세스 8장 되돌아온 사랑 아이린의 눈은 천으로 가려져 보이는 건 온통 암흑뿐이었고 두 손과 두 발은 밧줄로 꽁꽁 묶인 "여보세요! 누구 없어요! 거기 아무도 없나요!" 마치 어둠이 코끝에 걸려 숨쉬기조차 버거운 기분이 들었다. 습하고 차가운 기운이 그녀 몸을 아이린의 분홍빛을 띠던 볼은 어느새 지저분한 먼지로 얼룩이 졌고 그녀의 어두운 금빛 머리칼 "아무도 없어요!!! 여보세요!!!!" 이미 갈라질 때로 갈라진 목소리로
소리쳐봤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휑 한 바람 소리 뿐이다. 그 "난 이만 돌아가겠어. 오빠와 생각이 맞아 일을 벌이긴 했지만 저 애를 구하기 위해 찾아올 테 검은 망토의 두건에 깊숙이 얼굴을 파묻은 여자가 핀잔 섞인 목소리로 말하자, 상대 남자가 그 "쉿, 조심해. 그 녀석이 도착해서 우리들의 정체를 알게 되는 건 별로 반갑지 않는 일이다. 아직 "알겠어. 나 역시
테리우스와 결혼할 때 까진 요조 숙녀로 보여야겠지. 세계 최고의 능력을 지 여자의 마지막 말속에는 응어리가 맺혀 있는 듯 앙칼진 억양이 섞여 있었다. 망토의 앞자락을 "쯧쯧, 저렇게 독해서야 아름다운 얼굴이 아깝군. 동생이어 다행이지 내 아내가 될 여자가 저럴 남자는 혼자 중얼거리다가 자신의 얼굴을 마스크로 가려 그의 신분을 감추었다. 그리고 몸을 "다들 실수하지 말도록 해라. 너희가 최고의 암살자라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게 하도록…그만 남자는 본능적으로 테리우스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굳게 닫힌 돌문을 열어 제쳤 "창 밖으로 매달아 놓도록 해 어차피 살려 둘 생각은 없으니까. 아니, 눈은 그대로 가려둬라." 묵직한 마찰음을 내며 아이린을 가둬 둔 곳의 돌문이 열렸다. 그 소리에 아이린은 정신을 차리 "누구죠? 날 왜 이렇게 묶어 놓은 건 가요? 내게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말해줘요. 여보세요?" "생각보다 빨리 깨어났군. 곧 있으면 널 구하러 한 얼간이 녀석이 나타날 테니 그때까지만 숨쉬 낮고 차가운 음성 그러나 여린 떨림이 느껴지는 목소리 낯익은 목소리였다. 문제는 그
낯익은 검은 복면의 남자들이 움직여 그녀를 자루에 집어넣는다. 아이린이 반항하려고 몸부림쳤지만 "제 어미를 쏙 빼 닮았군. 결국 어미나 자식이나 내 손에 죽을 운명이었다면 그때 너도 네 어미 거칠고 냄새나는 손이 아이린의 볼을 위 아래로 선을 그으며 매만지자, 그녀가 도리질을 하며 "더러운 손 저리 치워라! 악마 같은 놈!! 그럼 네 녀석이!!!" "크크크!!! 반항하는 것 역시 어미랑 똑같군." 일순간 분노로 가득 찬 아이린의 몸에서 강한 오로라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지만 이미 자루 속 붉은 빛과 보라 빛이 어울려져 아이린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그녀의 몸이 차츰 깨끗 '저 녀석들은 하수인에 불과해. 배후에 있는 자가 누구인지 알아내야 해. 아, 기분이 왜 이렇 검은 복면의 남자들은 아이린을 묶은 자루를 창 밖에 미리 장치 해둔 철봉에 매달았다. 그리고 그 옆에 그들을 주도하는 마스크를 한 검은 망토의 남자가 두건을 깊게 쓴 채 서 있었다. 그들 마치 그들에게 들리길 바라기라도 하는 것처럼 점점 가까울수록 한 걸음 한 걸음의 발자국에 탕!!!!!!!!!!!!!!! 쾅!!!!!!!!!!!!!!!!! 돌문이 너무나도 손쉽게 열려 반원을 그리다가 벽에 부딪쳐 큰 파열음을 냈다. 그리고 곧이어 덕분에 바닥에 얌전히 있던 먼지더미들이 일시에 춤을 춰 주변을 뿌옇게 만들어 버렸다. 마치 "어디 있나." 남자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 날카롭고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 화를 꾹 참고 있었다. 테리우스
마스크를 쓴 남자가
쓴웃음을 내뱉으며 테리우스를 마주했다. 남자의 마스크 너머로 살짝 보이 남자는 창 밖으로 손을 들어 가리키며 테리우스를 향해 으름장을 놓는다. "잘 봐라, 그 자리에서 어떤 위협적인 행동을 할 시에 저 여자를 담은 자루는 땅바닥으로 내동 "나와 거래를 하겠다면 우선 여자의 안전을 확인시켜 줘야하지 않나?" 단호하고 간단한 테리우스의 질문에는 전혀 떨리거나 초조해하는 기색이 엿보이지 않아 마스 마치 먹이를 잡기 바로 직전의 맹수의 눈빛처럼 고요하면서 살인적인 분위기였다. 테리우스가 테리우스는 비겁한 방법으로 자신을 불러들인 상대와 거래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는 "잠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도 잘 알고 있다 테리우스. 간단하게 우릴 해치우고 여잘 구하면 마스크를 쓴 남자의 말에 테리우스의 움직임이 멈칫해지면서 미간이 일그러졌다. 힘있게 쥐어 "무슨 소리냐." "말 그대로 저 여자의 목숨은 단지 물리적인 작용으로만 위협받고 있지 않다는 소리야. 저 여자 마스크 너머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잠시동안 테리우스의 머릿속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그 쉭!! 휘릭!!! 바람처럼 달려들어 괴한의 턱을 팔꿈치로 과격한 후 곧바로 레드문의 날에 녀석의 숨통을 끊는 퍽!!! 상대가 힘없이 고꾸라져 죽음에 이르기가 무섭게 테리우스는 긴장하며 덤벼드는 다른 녀석들 챙!!!! 쉬익!!!! 그 속도가 눈으로 확인하기 힘들만큼 빨랐기 때문에 힘없이 몸이 고꾸라지면 피를 토하는 검 순식간에 전혀 상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지자, 마스크의 남자는 초조하고 긴장되었다. "아니 이럴 수가…!!" 혼자 남은 마스크의 남자가 꽤 당황한 듯 잡고 있던 밧줄을 쥐어진 채 뒤로 주춤거렸다. 그런 "네 녀석이 누군지 알아야겠어!" "헉!" 테리우스가 살짝 검을 휘두르자, 검 끝에 의해 마스크가 깨끗하게 두 갈래로 갈라져 바닥에 떨 "네 녀석은!!! 재수 없는 메틴의 아들이잖아!!! 원하는 게 뭐야!!!!" 테리우스의 한 손에 멱살을 잡힌 세바스찬이 자조적인 미소를 띄우며 욕지기를 내뱉는다. "빌어먹을!! 훗, 하지만 네 여자와는 작별 인사를 해야할 거다. 그녀는 곧 죽는다." "제기랄, 널 죽여 없애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저 여자를 살리지
못하면 네 녀석도 편하게 "하하, 내가 죽음 따위가 두려워 이런 일을 꾸몄다고 생각해? 어차피 네게서 얻어내지 못할 봐 "이 자식이!!!! 원하는 게 뭐냐!!" "후훗, 내가 원하는 건 블랙마나의 초석이다. 그걸 내게 건네주면 저 여자를 살려주겠다."
세바스찬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테리우스는 감지했다. 세바스찬은 지금 두려 "비겁하게 인질을 잡아두고 쳇, 내게 블랙마나 초석을 달라고 으름장을 놓다니 생각보다 간이 "그건 네가 알 봐 아니다. 내가 원하는 건 내가 가지고 있는 블랙마나 초석이야." "내가 그걸 네게 넘겨주고 나서 여자를 구한 후 다시 되찾아 올 때 널 가만히 살려 둘 거라 생각 테리우스는 상대가 블랙마나 초석에 대한 정보를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질문을 "하하하, 설마 내가 복제품과 진품을 구별 못할 얼간이라고 생각하진 않겠지? 네 녀석이 내게 "역시 메틴 아들답군. 짜증나게 교활한 점이…내가 저 자그마한 여자 하나 때문에 한 세계의 힘 테리우스가 레드문을 들어 올려 검 날을 세바스찬의 목에 가져다 대면서 속삭이듯 물었다. 그 "후훗, 넌 이기적인 놈이니까. 저 여자를 위해 예전에도 나와 위험한 싸움을 감당했었던 걸 난 "예전이라니?" 테리우스는 이상한 이야기를 꺼낸 세바스찬을 향해 의아한 눈빛을 하며 되묻는다. "오아시스에서의 일을 벌써 잊었다고 하진 않겠지? 그때는 내가 몰라서 당했지만 지금은 아냐.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제기랄, 어서 해독제를 내놔!!" 창 너머 철봉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자루의 움직임이 정지한 것을 본 테리우스가 다급한 듯 "이렇게 이야기를 나눈 사이 저 여잔 죽어가고 있어. 어쩔 거냐? 블랙마나 초석인지 저 여자인 세바스찬이 그렇게 요구하고 있는 사이 테리우스는 이미 자신의 손바닥에서 블랙마나 초석을 "그럴 줄 알았지. 공생하고 있는 동안의 블랙마나 초석은 강하지만 그 몸밖으로 나오면 유리처 세바스찬은 건네 받은 블랙마나 초석을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 부신 후 간단한 마법어를 사 "흥, 그리 놀랄 것 없다. 어차피 내가 주인이 아닌 이상 내 몸으로 들어왔다가 독이 될 거란 것 테리우스가 다시금 레드문으로 세바스찬을 위협하며 말했다. "어서 해독제를 내 놔!" "후훗, 벼랑 끝에 세워진
탑까지 왜 오라고 했다고 생각하나? 그 벼랑 끝에 바로 물이 흐르기 때 세바스찬은 재빠르게 테리우스의 검을 제치면서 고리에 묶여져 있던 밧줄을 풀어버린 채 뒤쪽 "이런 제기랄!! 아이린!!! 아이린!!!" 간신히 밧줄의 끝을 잡아 쥔 테리우스가 자루를 향해 아이린을 세차게 불렀지만 아무런 움직임 "지금은 안돼! 젠장, 망할 녀석!! 아이린!!! 이봐!!! 정신 차리고 움직여봐!!! 이런!" 테리우스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혀지고 온몸에 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치 어깨에 큰 바위 원기둥을 눕혀 놓은 기다란 철봉을 조심스럽게 두 팔의 힘으로 이동한 후 철봉 끝의 자루를 작 부욱! 묶여진 곳의 바로 아래를 찢어낸 테리우스는 우선 아이린의 얼굴을 살폈다. 긴 어둠이 아주 옅 "헉! 헉! 아이린!" 캄캄한 방에 갇혀 있다가 눈이 가려진 채로 다시 자루에 넣어졌던 아이린은 찢겨져 내린 가죽 "이봐, 헉! 헉! 괜찮은 거냐!! 대답을 해!! 아니, 힘들면…헉! 헉! 말하지 마라. 기다려 구해 줄 테 테리우스가 있는 힘을 다해 아이린을 한 손으로 자루에서 꺼내어 자신의 팔에 안아 냈지만 그 간신히 그녀를 자루에서 꺼냈다고 생각한 순간 그는 그녀의 작은 숨소리에 안도를 하다 그만 검은 나무 탑에서 이미 빠져 나와
말 위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던 세바스찬이 만족한 미 "결국 데본 제국의 주인이 비참한 최후를 맞는 군. 이런 저 녀석이 죽은 걸 알면 일라이저 녀석 * 의식을 잃은 테리우스와 아이린이 추락으로 인해 비극의 최후를 맞이하려던 순간이었다. 아이 투명 방어 막이 구로 형성되면서 그들을 물에 가라앉게 하지 않게 해주었고 어느 시점에서는 아이린이 눈을 떴을 때는 그녀를 보호
해주었던 투명 방어 막이 이미 사라진 뒤였다. 세바스찬 아이린의 몸은 그녀에게 들어온 독을 자체 해독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고 다음을 대비해 더 "여긴 어디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누군가 날 납치해서…맞아, 누가 날 불렀던 것 같은데. 아이린이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니 벌써 날이 저물어 어두웠고 무작정 내딛은 발이 뭔가에 걸 왜 그가 지금 엉망인 몰골로 기절한 채 자신과 함께 쓰러져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우선은 그 "테리우스, 테리우스 일어나 봐. 눈을 좀 떠 봐. 어? 숨은 쉬는데 테리우스." 처음에는 잠자리에 든 아이를 깨우듯이 그의 가슴을 흔들며 깨워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니, 이 녀석 아픈 아냐? 에이, 설마 테리우스가 아플 리가 하지만 몸에 열이 너무 많아. 이마 아이린은 테리우스의 얼굴을 자신의 품에 안은 채로 캄캄한 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봤다. 그때 "여기요!!!!! 도와주세요!!!!! 사람이 죽어가요!!!!!! 여기요!!!!!" * 테리우스가 편지를 건네 받고 갔던 검은 나무 탑에서
제로이드와 바이사코 그리고 아이린의 방학 식이 끝난 후에도 아이린이 돌아오지 않자, 학교로 찾아온 아처와 아르테니, 파라도가 제 그러나 이들이 사건이 벌어진 다음날 찾아온 지금 두 사람에 대한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어떻게 된 겁니까! 학교측에서는 학생이 납치된 지도 모른 채 행사에만 열광했다니 이게 말이 흥분한 아처가 발을 구르며 목청을 높였다. 그런 그의 반응에 바이사코가 습관처럼 코를 매만 "어린 학생도 아니고 다 큰 성인들을 학교에서 어디까지 간섭하겠어. 그건 억지에 불과하지. 바이사코의 상관없다는 식의 말투가 아처의 신경을 건들어 버렸다. "그 잘난 친구 녀석이 납치 된 일이 아니잖아!!! 우리 공주님이 납치되었단 말이야!!!" "일개 수행원 중에 건방지군." "이봐! 난 당신 수행원이 아냐! 알겠어!!" 아처는 화가 난 상태를 억누르지 못하고 그만 바이사코를 향해 주먹질을 해 버렸다. 턱 소리와 바이사코 역시 아처의 무례함을 되 갚아 주려고 했지만 아르테니와 파라도가 중간에 막아서서 "아무래도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은데. 비록 뭔가에 의해 흔적이 사라졌다지만 이건 분명 블랙마 * ^0^* 저 성실연재로 돌아온거랍니다....집으로.^^* (그 동안 생각보다 여기저기 일이 많았네요..^^*) 제 목: ③말괄량이프린세스 8장 *138* 학원편(38)-1 * 늙은 어부의 도움으로 두 사람은 쉴 곳을 얻게 되었다. "할아버지 정말 감사해요." 아이린이 두 손을 감싸 잡으며 낯선 자신들을 거리낌없이 도와준 할아버지의 마음에 감사를 표 "허허, 그리 큰 것도…아닌데 뭘." 할아버지의
부끄러운 듯한 느린 음성만 들어도 얼마나 내성적인 성격을 지녔는지 쉽게 파악할 "그럼 편히 쉬게나." "네, 할아버지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존은 오랫동안 사람들을 봐오지 않은 터라 낯선 두 사람과의 만남이 조금은 기쁘고 한편으로 "휴! 테리우스, 어쩌다가 너와 난 항상 이런 상황만 만들어내는지 모르겠어. 뭐가 어떻게 된 일 아이린은
그의 이마에 얹어 있는 물수건으로 그의 얼굴을 닦아냈다. 그리고 다시 물수건을 이 테리우스가 누워 있는 침대는 일인용으로 좁았지만 푹신했고 추위에 떤 이들을 위해 존이 일부 타닥거리는 장작 소리가 자장가처럼 아이린의 귓가에 맴돌기 시작 할 때 즈음 테리우스를 간호 온몸에
열기로 몸 구석구석이 타오르는 듯이 뜨거웠던 테리우스도 점점 몸이 회복하는 기운을 너울거리는 불의 기운의 휩싸여 기하학적인 무늬를 만들어내는 터널에 그의 몸이 빨려 들어가 '어둡군…이곳은 현실이 아니다. 이것은….' 허공에 몸이 움직이면서 그를 어디론가 인도하는 듯 쾌속 질주하기 시작하더니 불기둥이 그를 '쳇, 내 머릿속이잖아. 아무래도 블랙마나 초석이 나가면서 몸이 불안전해졌나 보군. 가위에 눌 불기둥 터널로 들어선 테리우스는
안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지 않았 유령처럼 모든 사물을 뚫고 지나가는 자신의 몸이 멈춘 곳은 동굴의 안쪽에 두 남녀가 속삭이 '저건 또 뭐야? 아니, 나잖아 그리고…아이린.' 테리우스는 그곳에서 자신이 아이린에게 블랙마나 초석을 손에서 꺼내 보여주는 것을 목격했 우웩 소리와 함께 구토를 한 테리우스는 입안에 맴도는 역겨운 맛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의 입 테리우스의 몸에서 블랙마나 초석이 나가면서 그 파장으로 그에게 꼭꼭 묶여 있었던 마족의 계 이제 시간이 지나면 그의 기억은 예전처럼 완벽하게 재생될 수 있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문제 "아! 아이린." 아담하고 낮은 천장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주인공을 바라본다.
제 목: ③말괄량이프린세스 8장 *138* 학원편(38)-2 어떻게 자신이 그녀를 새까맣게 잊어버릴 수 있었단 말인가! 어쩌다가 그녀와의 결혼식이 그렇게 엉망진창이 되어 자신이 기억조차 못한 상황까지 이르렀 테리우스는 기억을 잃은 후, 마나아카데미에서 재회했던 아이린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는 분명 자신이 기억을 상실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마족의 계약을 했다 왜? 무엇 때문에? 이런 터무니없는 짓을 했을까? 그와의 결혼식을 앞두고서!! 테리우스가 아이린을 안은 팔에 힘을 주자, 그녀가 잠에서 깨어나 스르르 눈을 떴다. "테리우스! 언제 깨어난 거야? 이제 좀 괜찮은 거니?" 아이린은 자신이 그의 품에 안긴 상태에 대해 자각하기도 전 그의 얼굴에 눈에 들어오자, 걱정 "쳇, 괜찮지 않으면…." 그의 얼굴을 마주하기 위해 몸을 뒤로 뺀 아이린을 다시 자신의 품안으로 잡아당기며 그가 퉁 "테리우스 왜 그래? 테리우스…." "쉿, 지금은 그냥 조용히 이대로 있어 줘." "너 좀 이상…." "제발 부탁이다. 아이린."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서 나지막하게 들리자, 아이린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 그리 믿음이 가진 않지만 이 순간만큼은 신에게 감사하고 싶었다. 기억의 조각이 맞춰졌다는 '내가 널 잊어버렸다니…내가 널…날 많이 원망했겠구나.' 어느 새 테리우스의 손길에 의해 좁은 침대 위로 그와 아이린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누웠다. 그 옆으로 누워 서로의 눈을 응시하던 테리우스와 아이린. 아이린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테리우스의 눈을 마주하며 그의 얼굴을 자신의 눈을 통해 마음 '날 사랑한다고 했었는데…그 입술을 움직이며 소리를 내서 날 사랑한다고 그랬었는데……테 아이린의 손이 테리우스의 입술을 어루만지면서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그가 그녀 그녀의 볼을 타고 내려오는 눈물이 테리우스의 볼에 닿자, 그가 키스를 멈추고 그녀에 얼굴을 "사랑해 아이린." "……." "잠시라도 널 잊었던 날 용서해 줘." 테리우스의 사랑고백에 이어 그의 기억이 되돌아왔다는 말이 나오는 순간 아이린은 꾹 참아내 "……날…기억해? 내가 누구였는지 너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기억하는 거야?" "그래." "…흑! 흑! 테리우스…흑! 난! 난 있지…너무 힘들었어…너무…." 우는 아이린을 꼭 껴안으며 테리우스가 다독였다. 그리고 그녀에 등을 어루만지며 달랬다. 그 "녀석 많이 힘들었나 보구나. 참, 그래도 그렇지 마력이 잠시 사라져서 몸이 약해졌다지만 평범 "…음…음냥…." 아이린이 잠을 자던 중에 살짝 몸을 움직이자, 테리우스가 자신의 입을 손으로 막으며 그녀가 "휴, 이 사고뭉치 대체 어떤 녀석과 마족의 계약을 한 거야. 어떤 놈인지 알아내서 가만 두지 않 그는 조만 간에 제로이드와 바이사코를 이곳으로 조용히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적들에게 자 그러나 아침이 되면 오늘 하루 동안은 아이린과 조용하고 평화롭게 보낼 생각이다. ^0^*
고즈넉한 아침을 맞이하는 아리스샘터의 외곽에 짙은 안개가 가득 했다. 희뿌연 안개의 색이 "장군님 언제까지 이렇게 기다려야만 합니까? 그냥 쳐들어가서 정복해 버려도 저희의 승리가 칸 장군의 충복 하르만이 불만 가득한 어조로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수개월을 거쳐 미궁을 통 "아직 세바스찬 왕자님의 전갈이 오지 않았으니…킁, 왕자님의 전갈이 오기 전에 전쟁을 해서 "하지만 마냥 이렇게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는지…." 칸 장군이 그의 부하 하르만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내리치며 당부한다. "기다려라. 때를 맞춰 전투를 벌이는 것 역시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 깃털처럼 가벼운 느낌과 함께 포근한 기분으로 스륵 눈을 뜬 아이린은 제일 먼저 낯익은 남자 "뭘 하고 있어?" 아이린이 그의 어깨를 등뒤에서 엄지손가락으로 가볍게 콕콕 찌르며 묻는다. 그러자 테리우스 "아, 그게…저 흐흠…." 곧이어 테리우스는 말을 잇지 못하고 헛기침만 하다가 자신이 마련한 탁자 옆으로 비켜서 혼 잘 볶아진 야채와 우유 그리고 과일 잼을 바른 빵까지 딴에는 서툰 솜씨로 조심히 마련한 듯
했 "날 위해 준비한 거야? 테리우스 네가 식사를 차리기도 하는 거야? 하하하!!!! 세상에 어머, 이 아이린이 맞은편 의자에 앉으며 아침 식사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자, 테리우스가 고개를 푹 숙 "제발 그만 놀리고 조용히 먹어 주면 안되겠냐." "음음, 맛있어. 이렇게 맛있는 아침식사는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것 같아. 왜? 날 위해 차려줘 아이린은 먼저 그가 잼을 발라놓은 빵을 입에 넣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딸기 맛이 입안 전체에 '쳇, 한번 먹어보란 소리도 안하고 혼자 잘도 먹는군.' 그가 그녀를 위해 차려준 아침식사이지만 한번 권하지도 않고 혼자서 맛있게 먹고 있는 아이린 "냠냠, 테리우스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하다니 냠…냠 헌데 어젠 어떻게 된 일이야. 날 가둔 그 사 아이린이 쉬지 않고 어제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빵을 먹다 목으로 꿀꺽하고 삼키는 "오늘은 복잡한 이야기는 하지 말자. 오늘 하루만은 우리 둘만 생각하며 데이트하자." "……하지만." "그렇게 하자 아이린." "…응." 테리우스가 그녀를 꼭 껴안으며 오랜 시간동안 꿈쩍하지
않았다. 하마터면 잃어버릴 뻔했던 그 두 사람은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밖으로 산책을 나왔다. 그리고 아름다운 섬의 경치를 구경하 바다의 푸른 기운을 받고 자란 숲이라 그런지 녹색과 푸른색이 어울러져 장관을 이루었다. 높 "테리우스, 무슨 일인데 말도 없이 뛰어 간 거야? 어, 조각배잖아." "타라." "너 노 저을 줄 알아? 이거 생각보다 힘들다고 하던데
참, 이거 주인이 있는 배일수도 있잖아. "쳇, 잔소리는 타라면 조용히 타는 거야. 자, 그렇게 얌전히 앉아 있어 알았지." 재잘거리는 아이린을 번쩍 들어 조각배에 억지로 앉힌 테리우스가 노를 손에 잡으며 말했다. '데본 제국의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줄도 모르고 널 노출시켰으니 네게 너무 미안하다. 너 하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볼 때면 그들의 유치함과 숱한 거짓 맹세에 항상 코웃음을 치던 테리우 ^0^*
* <<천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지상으로의 여행을 갓 마치고 돌아온 천사와 악마 그리고 주신이 "아이린을 가까이 서 더 볼 수 있었는데 거참, 저 녀석들만 아니었으면." 악마들 중 한 녀석이 하얀 로브를 걸치고 그들을 응시하는 천사들을 보며 퉁명스럽게 말한다. "하핫, 어차피 양의 모습으로 아이린과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잖아. 그래도 공 "주신께서도 마법사 차림이 어울리셨던 거 같고 참 흑검을 어느 녀석에게 줬나?" 곱슬머리 릴케 천사가 맥주 한 모금에 볼이 붉게 상기된 채 묻는다. 그러자 건너편에 앉아 있 "성질 더러운 녀석에게 준 걸 내가 보긴 했지. 어찌되었든 데본과
카나는 제 3세계로 몰아내야 탐슨이 들고 있던 맥주 잔을 바닥에 던지면서 거친 말투로 말했다. 그러자 그의 곁에 있던 악마 "이봐, 넌 천사면서 왜 우리들 자리에 끼여 앉아 분위기 흐리는 거얏!!" "신참들은 이 녀석이 악마라고 해도 다 속겠군. 어서 자리를 옮겨라 탐슨." 탐슨의 빈정거리는 말투와 거친 행동 그리고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얼굴을 보면 처음 보는 "파라다이스 카페 밖에서도 흑이다 백이다 나누면서 지겹게 여기서도 그런 걸로 다투지 말게 파라다이스 카페의 주인이 막 신경전을 시작하려는 천사와 악마들을 다독이고 탐슨을 달랬다. * 한적한 바다 위에서 조각배가 점점 육지에서 멀어지려 하자, 아이린이 못내 불안한 표정을 지 "테리우스 어디까지 가는 거야? 벌써 육지에서 너무 멀리 왔어. 몸도 별로 안 좋잖아." "내 몸이 안 좋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어젯밤 심하게 아팠는데 조금 나아졌다고 이렇게 무리하면 안 된다는 소리야." "아, 그러니까 날 걱정해준다는 그 소리였군. 날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냐. 크크크!!!" "흥, 누가 누굴 좋아한다는 거야. 웃겼어." "하하하, 너 얼굴 빨개졌다 아이린 하하하!!!" "저게 정말 야!!" 아이린은 아직 그에게 일어난 일을 그리고 그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알지 못한다. 그러니 테 "으앗, 아이린 그렇게 일어나면 배 뒤집어져. 그렇지 조심히 다시 앉아…그래." 약이 오른 아이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가 휘청거리는 배의 움직임에 놀라 그 자리에 석고 이제 출렁거리는 바다 위의 해와 멀리 보이는 새들 그리고 푸른 하늘만이 배경을 장식했다. "자, 됐어. 이제 내가 가운데로 앉은 자세로 조심스레 움직일 테니까 너도 가운데로 천천히 움 "으, 싫어 잘못 움직였다가 배 뒤집어지면…아까 놀랬단 말야." "쳇, 뒤집어지면 다시 뒤집어서 올라타면 되지 옷밖에 더 젖겠어. 아무리 내가 아팠다고 해도 "알았어. 괜히…화를 내고 그래." 아이린은 테리우스가 시키는 대로 그가 조금씩 배에 중앙자리로 옮길 때마다 그녀도 자리를 옮 "자, 이제 그대로 누워 봐." "누워?" "응, 그대로 누워 나도 누울 테니까." "정말 뭘 하려고 하는 건지 말해주면 안돼?" 테리우스는 대답대신 그녀의 어깨를 밀어내며 자신과 나란히 눕도록 만들었다.
"테리우스, 나 정말 궁금해. 계속 눈을 가릴 거야?" "아니, 이제 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 봐." 테리우스가 아이린의 얼굴을 가렸던 손을 내려 자신의 배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눈을 가느다랗 "앗, 눈부셔! 흐음, 와아! 누워서 보니까 하늘이 또 달라 보이는 구나! 구름이 없었다면 태양을 "흐흠, 어떤 책에서 읽은 건데 말이지…그게…." 테리우스가 잠시 멈칫거리다 조금 떨리는 음성으로 이야기를 꺼냈지만 자신 스스로가 느껴지 "화아! 너무 좋다. 잔잔하게 출렁이는 배를 침대 삼아서 하늘을 천장 삼아서 햇살은 따뜻하게 "아니, 졸리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난 지금 네게 할 말이 있는데…이봐, 아이린 진짜 자는 거 "……." 숨을 쌔근거리며 어느새 테리우스의 어깨 쪽으로 돌아서며 잠을 청하는 아이린을 보자, 그는 "쳇, 사랑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거라고 하늘의 태양을 보며 멋진 청혼을 하려고 했더니만 잠 그런데 그녀가 그의 어깨에 파고 들어와 어느새 그의 팔을 베개 삼게 되자, 테리우스는 아이린 "널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거냐. 쳇, 잘도 자는 군. 조그마한 얼굴에 눈 코 입 다 있군 그래…으 "……." 테리우스의 중얼거림에도 불구하고 아이린은 아주 달콤한 잠에 취해 있었다. 그리고 한참 후, "어, 테리우스 자고 있는 거야? 흠냥, 많이 피곤했나 보네. 하아암, 테리우스…테리우스." 아이린이 작게 속삭이듯 그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의 눈은 도무지 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녀 '어쩌면 테리우스와 나 지금이 마지막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일 수도 있지 않을까? 데본과 카나 아이린이 그의 턱에서 멈춘 손을 멈추려 하자, 자고 있는 줄 알았던 테리우스가 그녀의 손을 붙 "어, 깼어?" 그녀의 물음에 아무 말하지 않은 채 테리우스가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한다. 그리고 자 "나의 영원한 신부가 되어 줘…아이린." "……." 테리우스의 달콤한 속삭임에 아이린은 전신이 마비가 되어 버린 기분이었다. 그 역시 알고 있 아이린은 자신만을 위한 행복에 응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녀에겐 아리스 왕 아이린이 자리에서 일어나 흐트러진 머리칼을 매만지며 고개를 돌려 바다를 응시했다. 그리고 "넌 데본의 테리우스이고 난 카나의 혈육인 아이린이야. 예전에 그게 내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몰 "쳇, 웃기는 군. 데본과 카나라…너 역시 그런 틀에 박힌 질서에 맞추려고 할 줄은 몰랐다. 왜 아이린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 절대 흘리고 싶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틀렸어. 난 내가 왕족이라 아리스를 재건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게 아냐. 아리스를 위해 디딤돌 "난 널 원해. 다른 건 필요 없다. 아이린 너만 내게 와 준다면 다른 건 상관없어." 아이린이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며 잠시 고개를 숙이더니 테리우스를 바라보며 말한다. "널 사랑하지만 지금은 너의 신부가 되어 줄 수는 없어. 너 역시 데본을 포기하지 않을 거잖아. 아이린이 흐느끼며 그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고개 숙여 눈물을 감추려했다. 그녀의 가녀린 어 "제기랄!!! 날 더러 너와 친구로 지내란 소릴 받아들이란 소리야!! 어이가 없군 그래." 돌아오는 길에 테리우스와 아이린은 내내 서로의 얼굴도 바라보지 않은 채 침묵했다. 그들이 다시금 좁은 방안에 둘이 들어서자, 서로의 답답한 마음이 주변을 가라앉게 만들기 시작했다. 그 침묵을 테리우스가 먼저 탁자에 앉아 있는 아이린에게 다가와 무릎을 꿇고 그녀의 손을 잡 "네가 원한다면 네가 그렇게 힘들어한다면 네가 편안해질 때까지…친구가 되어 곁에 있어 줄 테리우스의 말에 아이린이 그의 얼굴을 자신의 품에 감싸 안으며 조용히 흐느꼈다. ^0^* 제 목: ③말괄량이프린세스 9장 *141* 학원편(41) ③말괄량이프린세스 9장 블랙마나의 희소성 붉은 머리칼의 미녀가 빠른 발걸음으로 성전의 계단을 올라간다. 그녀의 눈빛에 분노가 스며들 메이샤링은 방금 전 아리스샘터 장로들의 모임에서 가이루덴 왕국의
움직임을 확인 시켜주는 탁! 집무실의 문이 부서져도 개의치 않겠다는 듯 가볍게 닫아도 닫힐 문을 있는 힘껏 박차고 메이 "코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있었어? 이걸 보란 말이야." 조용히 집무를 보고 있던 코보가 갑작스런 메이샤링의 출현에 다소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묻는 "무슨 일인데 그래." "무슨 일! 하아, 이렇게 한가하게 무슨 일이냐고 말하다니 아리스샘터가 위험할 수도 있는데 진 메이샤링은 무언가 불안 한 듯 손톱을 입에 물어 자근거린다. 그리고 그녀 스스로가 화에 못 이 "잘 봐, 가이루덴과 데본 제국의 무역에 관련된 서류야. 이중장부에 끼여 있던 서류를 비밀리 찢겨진 조각을 맞추어 코보는 메이샤링이 가리킨 품목의 이름을 살폈다. "블랙4? 블랙4이라…이런 품목이 있었나? 무슨 암호명으로 붙여 놓은 거 같긴 한데…." 코보가 알아차리지 못하자, 메이샤링이 답답한 듯 입을 열었다. "그건 바로 블랙마나를 가리킨 거야. 그것도 데본 제국에서 가이루덴으로 엄청나게 많은 블랙 "더 이상한 건?" "장로들이야. 그 전부터 양 갈래로 나뉘어져 화합이 잘 되지 않았었지만 방금 전 회의실에서 데 코보 족장이 장로들의 그런 무례한 처사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메이샤링에게 되묻는다. "사실이야?" 그의 표정이 짐짓 진지해지면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만약 데본으로 향한 출구를 열어두게 되 "도대체 누가 이 안건을 주도했단 말인가……." 믿어지지 않는 다는 듯 코보 족장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순간 밖에서 콰쾅거리는 폭발하는 굉음 "이런!! 아침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더니…빨리 몸을 피해야지 뭘 하고 있어!!" "아, 메이샤링 이쪽으로 가면 비상구가 있어. 그쪽으로 가도록 해 난 중요한 서류들을 챙겨 갈 "미쳤어!! 지금 서류조각 챙길 때야. 당장 빠져나가서 상황을 파악한 후 장로들을 소집해야지. "하지만…." "누가 샌님 아니랄까봐. 지금 함께 가지 않으면 평생 네 얼굴 안볼 줄 알아." "아…알았어." 코보는 극성스런 메이샤링은 손에 이끌려 발길을 옮겼다. 그녀의 불같은 성격을 지금 건드려 캄캄한 어둠이 성전의 폭발로 인한 화염으로 인해 아리스샘터를 환하게 비추었다. 누군가 성전 폭발로 인해 성전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고 성전 안 몇몇 사람들은 연기에 질식해 빠져나가 간신히 빠져 나온 메이샤링은 검게 그을린 자신의 얼굴을 못마땅하다는 듯 수건으로 닦아 내 "쿨럭! 쿨럭! 휴∼우, 목이 텁텁해 죽겠어." 기침을 하면서 수건으로 입을 막아내 가래를 뱉어 내면서 메이샤링이 코보를 바라본다. 그 너 성전의 폭발음을 듣고 뒤늦게 성전 주변으로
장로들이 대거 몰려오고 있었고 이에 메이샤링이 "분명히 이노렌 장로가 꾸민 짓이 틀림없어. 아니 그가 꾸미지 않았다고 해도 그가 깊이 관련되 메이샤링이 자신의 짐작이 틀림없을 거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오는 장로들과 코보를 번갈 "쿨럭! 크윽! 하아, 수 백년동안 평화로웠던 이곳에…이노렌 장로는 푸른색의 로브를 걸치고 있 * 깊은 밤에 아리스샘터에 당도한 다칸은 그의 충직한 부하 흑표들을 거닐고 성전을 향해 걷다 그가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낮춘 채 거칠고 큰 바위 뒤로 몸을 숨긴다. 이어 뒤를 수행하던 흑 적색의 망토를 휘감은 누군가가 그 길목을 조심스레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그의 덩치나 걸음 그리고 망토의 두건을 벗어낸 자의 얼굴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다칸은 몸을 숙이며 낮은 탄성 "…카를로스!" 다칸은 조심스레 카를로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왠지 석연치 않는 예감이 들기 시작했 '이 검에 의해 죽어야할 자가 바로 네 녀석이라면 기꺼이 마법사님의
뜻을 받들어 없애주마! 헌 카를로스는 자신이 설치한 폭약에 의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성전의 모습을 보면서 만족한 미소 "뭘 망설이고 있는 건지. 쯧쯧, 두뇌에 해당하는 곳을 이렇듯 완벽하게 혼돈의 도가니로 빠져놓 곧 다가올 죽음의 기운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카를로스는 품안에서 마스크를 꺼내 얼굴에 붙이 "아니, 네 녀석은!!" 카를로스가 손에 쥐고 있던 캐론 마왕 공작의
마스크를 땅에 떨어뜨리면서 신경질적인 목소리 "허, 이런 이런 이게 누구신가? 카를로스님이 아리스샘터에 계시다니…흠, 이걸 테리우스 주군 다칸의 비아냥거림에 카를로스는 날카로운 눈빛을 보이며 재빠르게 검을 빼어 들어 다칸의 목 "입맛 살아 있는 녀석이로구나. 너 따위 뱀파이어 녀석에게 당할 카를로스님이 아니시다. 크크 "그게 무슨 소리냐. 주군에게 무슨 일을 벌인 거냐!!" "글쎄, 그건 네 녀석이 살아서 알 수 없을 거 같은데 크크큿!!!" 카를로스가 다칸의 목을
겨눈 검 끝을 그의 심장으로 서서히 움직이며 낮게 읊조렸다. 그러자 챙!! 다칸의 검이 카를로스의 검을 막아서면서 둘의 사이가 벌어졌다. "아니, 그 검은!! 카나의 정기를 받은 검을 왜 네 녀석이 지니고 있지?" 카나 황국에서 사용하는 흑검의 비법을 가이루덴에서도 비슷한 원리로 제조하여 사용하고 있 다칸이 흑검을 고쳐 쥐고 카를로스를 바라보며 대답한다. "흥, 그걸 물으면 내가 알려 줄거라 생각하나? 어차피 안하무인격인 주군은 어디에 계셔도 살 다칸이 카를로스를 향해 검을 휘두르며 휘파람을 불러 흑표들에게 신호를 보낸다. 불타는 성전 챙!! 챙!! 챙!!! 다칸의 검의 연거푸 쏟아지는 공격에 카를로스의 검이 그만 두 동강이 나버렸다. 둘의 대전을 "아냐!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내 제국이 날 기다린다!! 이대로!! 이대로는!!!" 다칸의 검에 몸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카를로스는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분노를 토해냈다. "죽어랏!!!!" "안돼!!!!!!!!!!!!!!!!!!!!!!!!!!!!!!!!!!!!!!!!!!!!!!!!!! 커억!……." 다칸의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카를로스의 목이 마지막까지 권력을 장악하려는 욕망에 손을 "이 녀석의 시신을 불태워 없애버려라." 다칸은 흑표들에게 명령을 내린 후, 불타는 성전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 아리스샘터의 성전이 불타오르고 그 소식이 마나아카데미의 제로이드와 바이사코에게 전해지 "이건 우리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테리우스를 빨리 찾아야 하기 때문에 당신들 제로이드가 세 수행원들을 직접 안내하면서 상황의 긴박함을 이야기했다. 언제나 미소를 잃지 제로이드가 안내한 곳에는 원형의 큰 탁자가 있었고 그곳에 바이사코가 여러 개의 서찰들을 살 "제로이드, 이곳에 앉아서 이런 종이 조각들만 보고서는 아리스샘터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으 바이사코의 말에 파라도가 발끈한 마음에 소리질렀다. "아니, 저 자식이!!" "죄송합니다. 친구를 대신해 사과 드릴 테니 고정하세요." 제로이드가 고개 숙여 사과하자, 파라도가 멋쩍은 듯 뒤로 한발 물러섰다. 바이사코가 이마에 손을 얹어 손가락을 움직여 주무르며 또 한번 크게 한숨을 내쉰다. 아처와 "우리들의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씀인지 이야기 해주시죠. 말씀하셨던 아리스샘터에 관한 제로이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응대한다. "알고 있습니다. 실은 그 일 때문에 여러분들을 초대한 겁니다. 저희는 아리스샘터에 생긴 일 "그 문제라면 저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겠죠." 아르테니가 아리따운 금발 머리칼을 뒤로 넘기며 여유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나 그 대 '두 분이 살아 계신다면 당신들의 부탁을 들어 줄 수 있겠지요. 만약 살아 계신다면.' 아처가 미간을 엄지와 검지로 지긋이 매만지면서 한숨을 토해냈다. 두 사람을 어디서 어떻게 그들의 부탁이 아니라 해도 세 수행원들은 지금 아이린을 찾기 혈안이 되어 있었다. * 가뿐한 마음으로 손에 쥔 목검을 아이린을 힘차게 앞을 향해 휘둘렀다. 휙!! 탁!!! 그러나 상대의 목검에 의해 보기 좋게 부러졌다. "야! 테리우스 처음부터 검을 부러뜨리는 법이 어디 있어!!! 무슨 선생님이 이래!!"
겨울기사 Date : 2003/03/10 View : 541 Vote : 0 *
테리우스가 딴청을 피우며 그녀의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몸을 돌려 대답한다. 그러자 아이린 "누가 제대로 가르쳐 달라고 했지 가지고 놀라고 그랬어!!! 벌써 이게 몇 개째인 줄 알아!!!" "참나, 여자들 변덕은 대체 알 수가 없다니까. 그만 들어갈란다." 테리우스를 향해 부러진 목검을 쥐며 불만스런 얼굴을 하고 있던 아이린의 옆에는 부러진 목검 "참 재주도 좋아. 저걸 다 만들고 부수고 만들고 부수고 넌 지치지도 않냐? 아, 난 몰라. 들어가 테리우스의 성의 없는 태도에 아이린이 화가 난 듯 톡 쏘는 목소리로 말한다. "테리우스!! 그럼 검술 수업은!!! 야!!!…저 녀석이…." 아이린의 대찬 물음에 테리우스가 귀찮다는 식으로 대답한다. "목검을 만들어 놓던지 해. 내가 언제까지 목검을 만들어 가르쳐야 하냐. 배울 사람이 만들어야 그리고는 휙 하니
존의 집으로 가버렸다. 아이린의 미간이 일순 일그러지면서 입에서는 불만스 "흐잉, 뭐야. 기껏 검술 가르쳐 주겠다고 먼저 제안해놓고 약이나 올리고…헌데 목검은 어떻게 * 집으로 들어와 존에게 명령하듯 식사를 만들게 하고 식탁에 앉아 그 음식을 먹고 있던 테리우 "그런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 나더러 뭘 가르쳐 달라는 거야! 쳇!" 혼자 흥분한 채 신경질적으로 말하는 테리우스와 반찬을 식탁에 놓으려던 존의 눈이 마주쳤 "흐흠, 뭘 봐? 할아범." "아니, 난 그저 내게…." "뭐?!" "내게 말하는 줄 알았지 뭔가…허허허!!! 잘 들게나 젊은이." "쳇, 웃기는 영감이군." 마음씨 좋은 존은 다소 버릇없는 테리우스를 마치 손자를 다루는 듯한 눈길을 주며 웃음을 지 '그렇게 너랑 얼굴 마주 대하면 내가 바보냐. 아무 생각도 안 나게! 뭐? 친구? 웃기고 있네!! 테리우스는 입안에 음식물을 가득 집어넣은 후 질근질근 씹으며 심술궂은 표정으로 식사했다. * "이 심술쟁이 같으니!! 흥, 그렇다고 혼자 가버리고…헌데 내 검술 실력이 이렇게 형편없었나? 테리우스가 가버린 이후, 혼자서 목검을 휘두르며 연습을 하던 아이린은 체력이 다하자, 땅에 그녀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는 나뭇가지들 사이로 비춰지는 햇살 역시 그 따뜻함으로 땀 "이봐, 선생이 없어도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어야지! 이렇게 게으름을 피우다니!! 나 참, 너처 "어? 테리우스!" 천진한 눈동자로 두 눈을 깜빡거리며 테리우스를 누운 채 바라보는 아이린의 눈빛에 되려 그 '쳇, 어이가 없어서 남 속은 다 뒤집어 놓고 본인은 이렇게 태평하게 누워 잠이 오다니 내가 미 테리우스는 손에 들고 온 봉지를 그녀에게 내 던지듯 주면서 입을 열었다. "배가 고프면 집으로 들어오던지 했어야지.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냐." "응, 연습하다가 그만 누워서 잠이 들었지 뭐야…어, 이건 빵이랑 과일이네? 날 위해 가져온 거 아이린이 자리에서 일어나 봉지를 살피더니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그녀가 봉지 속을 "참나, 내가 언제 화를 냈다고 그래. 배가 고파서
밥 먹고 온 거지. 쳇, 간식으로 가져왔더니만 "음, 냠냠! 나도 배가 고팠나봐. 헤헤, 웅 냠냠 맛있다." "야, 천천히 먹어 누가 뺏어 먹는다고 하냐? 하여튼 못 말리는 녀석이라니까." "어? 응, 냠냠 자고 일어나서 그런지 배가 더 냠냠, 고파져서 헤헤, 냠냠…윽!! 케켁!!…." 빵을 먹다가 목에 걸렸는지 아이린이 가슴을 손으로 두드리더니 이내 얼굴이 새파랗게 변해갔 "휴, 넘어갔다. 죽는 줄 알았어." "이런 멍청아!! 그러게 천천히 먹어야지. 그걸 바보처럼 한꺼번에 넘기냐! 에휴, 정말!!" 목에 걸린 빵 조각 때문에 꽤
힘들어 썼는지 아이린은 눈에 눈물까지 찔끔거렸다. 그렇다고 테 방긋거리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바라보는 아이린의 얼굴을 마주한 테리우스가 기겁을 한 표정 "뭐야, 그 표정은…." "헤헤, 나 걱정해주는 게 너무 재밌어서." "내가 언제 널 걱정해줬다는 거야! 쳇, 이젠 아주 별걸 다 제 멋대로 생각하시는 군." "걱정은 네가 했지. 헤헤, 그렇게 걱정되면 검술 수업 다시 해줘 응? 에이, 응? 응?" 아이린이 목검을 스윽 내밀며 테리우스에게 말하자, 그가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며 대답한다. "뭐…뭐야, 그 표정 그 태도는 야, 징그러워! 내 참 이제 날 가지고 노는 군." "이번에는 잘 가르쳐 줄 거지?" "싫어!" "에이, 해 줄 거면서." "싫다니까!!" 그러나 한 시간 후, 테리우스는 열심히 아이린의 검술 수업을 해주고 있었다. * 밤새 아리스샘터 성전 주변 숲 속에서 날을 샌 다칸이 흑표들을 뒤로 한 채 그의 동료 앨런을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그의 뜻과는 관계없이 카를로스와의 대전과 먼길을 달려왔던 피로와 긴 한참 동안 깊게 잠이 들었던
다칸은 누군가 자고 있는 자신을 흔들며 애타게 부르는 소리가 들 '클리오네?' 그녀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한없이 눈물만 흘리더니 그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 말없이 '왜 이런 곳에 흉터가 생긴 거냐. 클리오네 왜 말하지 않는 거지?' 클리오네는 계속해서 그녀의 왼팔의 흉터를 내보이더니 다칸을 바라보며 고개 숙여 인사한 후 이때 앨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다칸은 정신이 들었고
자신이 꿈을 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네 괜찮은가? 원, 무슨 악몽이라고 꾼 것처럼 얼굴 색이 말이 아니네. 하긴 지금 이곳 전체 "……음, 내가 오랫동안 잤나?" "응, 꽤 오래 자도록 내버려뒀네. 지금 성전 폭파 사건으로 장로들이 회의를 하고 사람들도 이 앨런이 차를 준비하면서 다칸에게 이야기했다. "앨런, 혹시 클리오네를 지금 만나 볼 수 없을까?" 꿈속에서 만난 클리오네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칸은 불길한 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녀를 왜 만나고 싶어하는데?" 앨런의 표정이 좀 전과는 다르게 다소 진중하고 어두워졌다. "다칸, 그녀는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가 없네." "무슨 말이야?" "……유감스러운 일이네." * 아처는 케르베노아 영토의 지도를 펼치며 아르테니와 파라도에게 설명했다. "이곳 바다에서 연결되어 있는 마법 통로가 있었던 곳을 생각해 보면 어쩌면 순간 이동되었을 "스타 섬?" "그래, 다만 이 섬에서 가까운 곳이 케르베노아 영토라는 점이 좀 맘에 걸려." ^0^*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43화 겨울기사 Date : 2003/03/10 View : 516 Vote : 0 * 아르테니는 곱게 땋은 자신의 금발 머리칼을 뒤로 넘기더니
이내 파라도의 머리를 손에 쥐면 "아처! 스타 섬은 어떤 곳인데 그래?" 파라도가 자신의 머리칼을 만져 주겠다는 아르테니의 태도가 썩 맘에 걸렸지만 그리 크게 신 "스타 섬은 거의 무인도에 가까울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이야. 다만 그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파라도의 머리칼을 이리 쥐었다가 저리 쥐었다가 하면서 아르테니가 코끝을 찡그리며 중얼거 "파라도 제발 좀 씻어라. 이 엉킨 머리칼가지고 어떤 모양을 내도 볼품없겠어." "냅 둬. 이러다 죽을란다. 그러게 누가 내 머리 만져 달라고 했냐! 허참, 남자가 할 짓이 없어서 "뭐!" 퍽! 소리와 함께 아르테니가 파라도의 뒤통수를 후려치자, 못내 억울한 듯 그가 아르테니를 째 "이씨, 왜 때려! 눈 튀어나올 뻔했잖아." "튀어나오기는 뭘 때린 내 손이 아플 지경인데 무슨 머리가 이렇게 단단한지 돌이 아니라 쇳덩 두 사람의 말도 안 되는 신경전 속에서도 아처는 묵묵히 케르베노아 영토의 지도를 이리저리 * 데본 제국의 지하에 자리 잡고 있던 몬스터던전을 없애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아리스샘터로 향 내부에 있던 캐론 마왕 공작을 따르던 무리들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지만 겉으로 내보일 이에 바이사코의 지휘 아래에 몬스터던전을 철거하는 작업을 신속하게
처리되었고 그 주변의 헌데 이 몬스터던전 주변에 있던 지하감옥의 일부에서 작은 지진이 발생하여 지상에까지 그 영 "아니,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죄송합니다. 병사들과 함께 마법사들을 투입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습니 "흠, 그래? 알겠다. 그만 나가봐라. 음, 지휘자의 안전에 대해 이렇게 허술하다니 뭔가 수상하 곤히 쉬고 있던 바이사코는 졸지에 푹 꺼진 구덩이에 빠진 꼴이 되어 꽤 화가 나 있었다. 그러 "이 흔적은…크훗, 녀석 제 주인을 찾아갔겠군. 생각보다 테리우스가 빨리 모습을 나타나겠어." 몬스터던전이 철거되면서 황금 새장에 갇혀 있던 누군가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급기야 걸려 그리고 본능적으로 자신과 연결고리를 지닌 주군(현재는 별로 주군이라고 하고 싶은 것이 녀석 "얏호!!! 자유다!!! 아, 자유의 바람아 불어라!! 날아라!!! 아, 이 맛이야!!!! 이 날아 다니는 기분 * 메이샤링의 극성스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코보 족장은 아직 전쟁의 기운이 감도는
아리스샘터 "현재 성전에 일어난 폭발은 외부에서 공격한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발생한 음모 쪽으로 생각 코보 족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말에 발끈한 붉은 로브의 장로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렇다면 우리들의 의견은 아예 묵살해도 된다는 말이오. 비록
의견이 달라 현재의 위치가 이 "맞소, 의견이 달라 이리 된 것이지. 우리에게 죄가 있어 이리 된 거라 생각하지 않소. 처음부 몇몇의 붉은 로프의 장로들이 불만 섞인 이야기를 꺼내자, 여기저기서 동조하며 회의실은 순식 탁! 탁! 그때 이노렌 장로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푸른 로브를 중앙에 던져 버리며 장로들을 향해 "이런 로브의 색으로 우리가 흩어지는 정신을 보여서는 안 된다 생각하오. 다들 나를 따라 로브 버젓이 그들을 이끄는 코보 족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이 그들의 리더인 양 선두로 "이노렌
장로! 당신이 무슨 권리로 우리들에게 로브를 벗어라 마라 하는 거죠? 이 로브는 아리 메이샤링의 발끈한 모습에도 이노렌 장로는 예전처럼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 "크허허,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되나 보군 메이샤링. 쯧쯧, 그래서야 장로라고 할 수 있나? 크허 이노렌 장로의 미묘한 말에 코보 족장이 나와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오. 이노렌 장로." "오늘이 그대의 권리가 박탈된다는 소리지. 크허허허!!!!" "뭐라!!!" 이때 긴 신호음과 함께 갑작스런 함성이 아리스샘터를 뒤덮기 시작했다. 짐승의 울음소리처럼 아리스샘터인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는 가운데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 장로들의 모습 그들을 따르던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동안에도 몇몇의 장로들을 제외하고는 다들 침묵하거 * 칸 장군이 아리스샘터를 장악하고 있을 때 세바스찬은 캐론 마왕 공작의 성을 통해 데본 제국 "이제 블랙 마나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권력의 크기를 의미하는 거다. 테리우스 네 녀석이 막 데본 제국의 성에 들어서려는 그의 앞에 보라색 망토를 걸친 여자가 가로섰다. 그의 사촌 일 "세바스찬, 만약 오빠가 이곳의 왕이 되면 그럼 테리우스는 어떻게 되는 거죠?" 그녀는 아직도 테리우스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한 상태였기에 그의 안위가 궁금했다. 처음에는 "이게 뭔 줄 알아?" "……." 세바스찬이 둘둘 말린 서류를 보이며 묻는다. 그러자 일라이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의 답변 "푸웃, 바로 데본 제국에서 테리우스가 과연 왕의 자격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물음표를 가져다 "그럼…." "그래, 그 녀석은 이제 데본 제국에서 왕의 자질이 있는지 그 권력부들에게 재판을 받게 될 거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곧 알게 된다. 그만 넌 네 자리로 돌아가 있어 일라이저." 데본 제국의 성에 들어서는 세바스찬의 뒷모습을 보며 일라이저는 잠시 동안 멍해진 기분이 들 그러나 아무 것도 없어 힘을 잃어버릴 테리우스의 모습을 생각하자, 일라이저는 갑자기 반가 '만약 그가 힘이 없어진다면 그럼 그를 더 강한
힘으로 내 곁에 둘 수 있다는 소리가 되는 건 일라이저는 급히 자신이 타고 온 은회색 마차에 올라 가이루덴으로 향했다. * 낯선 섬이 일 주일 사이 어느 새 내 집처럼 편안하게 될 정도로 익숙해져 버렸다. 아이린은 묵 "테리우스." 그녀의 음성만 들어도 어떤 종류의 말을 꺼낼 지 대충 짐작이 가는 테리우스가 대답했다. "또 무슨 이야기를 꺼내려고 그렇게 가느다랗게 목소리를 내냐?" "내가 언제…피잇, 친구들이 보고 싶지 않아?" "쳇, 내 친구들을 말하는 거냐 아님 네 친구들을 말하는 거냐." "알면서
그래. 지금쯤 아처랑 아르테니 그리고 파라도가 날 찾고 있을 텐데…우리 너무 오랫동 아이린의 말에 한동안 테리우스가 침묵하더니 갑자기 미간을 일그러뜨리기 시작한다. ^0^*
겨울기사 Date : 2003/03/10 View : 496 Vote : 0 그의 표정에 아이린이 기가 눌린 상태로 이래저래 분위기를 살폈다. 낮에 검술 수업을 받으면 그러나 테리우스의 얼굴을 일그러지게 한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그가 고기를 썰고 있던 나 쩌∼억! 쨍그랑!!! 아이린이
화들짝 놀라 사정없이 깨져버린 창문과 그곳을 매섭게 째려보고 있는 테리우스를 번 "왜 그래 테리우스! 무…무슨 일이야?" 먹다만 고기를 포크로 찍어 입안에 넣은 후, 질겅질겅 씹으면서 그가 볼멘 소리로 대답했다. "무슨 일은 불청객이 왔단 소리지. 생각보다 늦게 왔어. 읔, 잔소리를 들을 생각에 갑자기 머릿 "잔소리꾼?" 아이린이 테리우스의 옷깃을 잡아 세우며 그의 시선을 자신에게 고정시켜 놓고 되물었다. 그러 "테리우스, 그렇다고 창문 유리를 저렇게 깨트려 놓으면 어떡해. 바람이 불어 방도 차가워지고 아이린이 투덜거리며 깨어진 창문으로 다가가 몸을 굽혀 유리 조각들을 하나 하나 줍기 시작했 "어차피 그 녀석이 알아서 할 일이야. 괜히 어줍잖게 줍다가 손 다쳐 그만 둬." "그 녀석이라니?" "응, 아주 골칫덩이에 별로 반갑지 않은 녀석이지만 어쩔 수 없이 데리고 있어야 할 녀석이지. 테리우스가 설명하는 동안 아이린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창문에 다시 한번 스윽 지나가는 누 "어! 누가 방금 저기로 휙 지나갔어 테리우스." "흠, 아무래도 나타나기 썩
내키지 않나 보군. 내버려둬라. 지붕에서 날을 새든 말든 여하튼 아 테리우스의 기압 섞인 목소리를 창 밖에서 몰래 엿듣고 있던 벅스칼은 목에 사래라도 걸린 것 '으이구, 저 원수 같은 테리우스 쩝, 뭐 이 빼어난 외모를 주인님께 하루바삐 보여드리고 싶긴 반지에서 풀려난 벅스칼은 이제 다시금 테리우스를 주인님이라고 불려야 한다는 상황을 파악 그날 밤, 아이린은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내기 위해 식탁보를 깨진 창문에 붙였지만 그렇다고 "테리우스, 춥지 않아? 괜찮아? 그러게 왜 하필 유리창을 깬 거야. 존 할아버지께서 오늘 안 들 마력이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는 지금 테리우스의 몸 상태가 최저였기 때문에 추위가 더 뼈저리 "시끄러워, 잠이나 잘 것이지 그 놈의 잔소리는…으이구, 이 녀석 들어오기만 해봐라." 이를 갈며 벅스칼을 떠올린 테리우스는 아주 조금은 저녁때의 행동을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 한편 지붕에서 바닷가의 세찬 바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평온하게 잠이 들고 있던 벅스칼은 크릉!!! 쿠울!!! 크르릉!!!! 쿠울!!!! 휘유∼푸르르 쿠울!!! 너무나도 천하 태평하게 자고 있던 벅스칼은 밤하늘의 별빛과 달빛을 천장 삼아 곤히 잠에 빠 그러나 그의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검은 그림자가 벅스칼의 얼굴에 스윽하고 드리우더 벅스칼의 잠자던 소리는 잠시 후, 비명소리로 돌변하게 되었다. "으아아아앗앗!!! 누구얏!!!" "네 주인다!!! 임마!!! 남은 추워서 덜덜거리고 있는데 시끄럽게 코까지 골며 자고 있어!!!" 무방비 상태로 테리우스의 주먹에 얼굴을 맡겼던 벅스칼이 죽었다 싶은 마음에 그래도 조금 턱!! 그런데 너무나도 싶게 벅스칼에 손아귀에 테리우스의 주먹이 막아졌다. 이에 주먹을 날렸던 테 "주인님…!" "……." 테리우스와 거의 한 몸처럼 느끼고 있는 벅스칼에게는 그의 주먹을 쥐고 있는 자신의 손을 통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빌어먹을 제기랄!!!" "테리우스님!" 벅스칼이 무슨 일인지 그의 몸이 약해졌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자, 바로 그를 주인님이라 칭하 "시끄러, 언제부터 네가 내게 존칭을 했는지 까마득해서 기억도 안 난다. 쳇, 사실은 그 블랙마 테리우스는 지붕에서 벅스칼과 나란히 앉아 그에게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이야기 해주었다. 벅 "하지만 주인님은 원래 마신까지 있었는데 블랙마나 초석을 내줬다고 이렇게…." "쳇,
일시적인 거야. 하지만 방법을 제대로 찾아내서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마신이란 자리 "결국엔 끝까지 폼잡고 싶단 소리네 뭘." "이 녀석이 까불고 있어! 벅스칼 당장 내려가서 창문 고쳐 놓지 못해!" "에효, 그런 심부름은 이제 안 해요. 쩝, 물론 아이린 주인님이 보고 싶어 내일 아침에는 내려 벅스칼의 달라진 모습을 바라보면서 테리우스가 살짝 눈썹을 꿈틀거렸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그나마 볼만하군. 한때 친구로 지냈던 때가 갑자기 생각나네 뭐, "흠흠, 이만하면 멋지고 잘생긴 남자지. 솔직히 너보다는 내가 더 멋져." 벅스칼이 슬쩍 말을 놓으며 말한다. 그의 눈처럼 부신 신비함을 머금고 있는 머리칼은 더벅머 게다가 머리칼과 의상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는 그의 구릿빛 피부와 검은 눈동자는 명랑함과 쾌활함의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0^*
겨울기사 Date : 2003/03/11 View : 473 Vote : 0 * "그만 내려가자. 춥다." "아니, 이렇게 멋진 천장을 두고 어딜 내려간다고 그래요. 사나이들끼리 멋지게 이곳에서 누워 "사나이? 놀고 있네. 너나 해라 난 내려간다." 테리우스가 내려가려고 몸을 일으키자, 벅스칼이 그의 손을 턱하고 붙잡으며 거의 애걸하듯
말 "에이, 왜 이러시나 그 멋졌던 옛 주인님의 기상은 어디로 가시고 이쯤 추위는 견딜 수 있지 않 벅스칼의 말이 테리우스의 자존심을 건들었는지 그가 다시 몸을 낮추더니 눕는다. 그리고 팔베 "쳇, 추위는 무슨…오늘은 오랜만에 만났으니 네 잔소리를 들어주지 뭐." "하핫, 역시 주인님은 멋지세요." 가끔 아부 성 발언에도 약한 테리우스였고 언제나 아부에 능숙한 벅스칼이었다. 다만 녀석의 '헤헷, 생각보다 일찍 잠이 들었네. 어쩌다가 마력을 다 상실한 거야 참.' * 다음 날 아침, 아이린은 아직 몽롱한 상태로 눈을 비벼대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암, 잘 잤다. 어젯밤에 꽤 시끄러웠던 소리가 났던 거 같은데…바닥이 추웠을 텐데 테리우 아이린이 무언가에 발이 걸려서 넘어졌다. 이불 안에 꿈틀거리는 것이 테리우스일 거라 짐작하 "테리우스…앗! 누구세요?" 머리칼이 흐트러져 얼굴 전체가 부수수한 벅스칼이 실눈을 가느다랗게 뜨다가 아이린의 시선 "에궁, 이걸 어째 이런 모습으로 주인님을 만나려고 그런 게 아니었는데…하핫, 안녕하세요 주 모습은 한번도 보지 않았지만 목소리만큼은 또렷하게 알고 있는 목소리였다. 아이린은 한쪽 눈 그러자 벅스칼이 빼꼼이
이불 속에서 얼굴을 조심스레 다시 꺼내 보이며 활짝 핀 미소와 함께 "하핫, 주인님! 벅스칼을 잊으신 건 아니시죠?" "벅스칼? 벅스칼이라구? 정말 벅스칼이야?" 아이린의 계속되는 반복 질문에 벅스칼이 연거푸 고개를 까닥까닥 거리며 웃음을 짓는다. "네, 저예요. 주인님의 영원한 종 벅스칼." 아이린은 벅스칼의 낯선 모습에 조금 놀랐지만 그의 목소리가 반가워 안도의 한숨과 함께 반가 "에궁, 아무리 찾아도 테리우스는 이곳에 없어요 주인님." "어? 응, 그래 테리우스가 없어…벅스칼은 그럼 어제 혼자 그냥 들어왔다는…아니, 그보다 여 아이린의 연속되는 질문에 벅스칼이 두 손바닥을 내보이며 이야기한다. "헤헤, 주인님도 참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한꺼번에 하시면 어떡해요. 우선 어젯밤에 테리우스가 벅스칼이 설명한다고 말했지만 그의 말 속도가 너무 빨랐기 때문에 아이린은 그냥 고개를 끄덕 "아, 아침? 지금 준비할 거야. 존의 식료창고에서 음식을 가져와서 요리하면 되거든. 그럼 테리 "네∼에, 주인님!" 벅스칼이 충성을 맹세하는
것처럼 경례를 하자, 아이린이 빙긋 웃으며 자신의 옷가지를 챙겨 그가 옷가지를 챙겨 입고 있을 때 그나마 창문에 바람을 막아주고 있던 식탁보가 갈라지면서 "헉, 누구얏!" 아래 바지를 걸쳐 입다가 놀란 벅스칼이 그대로 바닥에 얼굴을 박치기하면 소리쳤다. 그러자 "뭐! 누구? 이 녀석이 너 오늘 정말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뭐가 어째? 밤하늘을 천장 삼아 사나 테리우스가 벼르며 달려들자, 벅스칼이 재빨리 몸을 일으켜 식탁 너머로 도망가면서 소리지른 "아, 뭐 그런 거 가지고 그래요. 그냥 자다가 추워서 내려 왔죠. 뭘, 주인님도 추우면 내려와서 화가 난 테리우스가 레드문을 꺼내 들자, 질겁하는 벅스칼이 문을 열로 도망가버린다. 이에 질 "아, 아이린 주인님! 테리우스 좀 말려 주세요. 저 녀석이 절 죽이려고 해요. 우아앙!!! 좀 막아 "아니, 벅스칼 왜 그래? 테리우스 지금 그걸 왜 빼 들고 있는 거야? 모습은 또 왜 그래?" 몰골이 말이 아닌 테리우스가 가히 살인적인 눈빛으로 벅스칼을 향해 레드문을 빼어 들고 있 ^0^*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45화 겨울기사 Date : 2003/03/11 View : 473 Vote : 0
벅스칼과 테리우스가 서로 으르렁거리는 눈빛을 주고받는 덕분에 아이린은 꽤 불편한 식사를 "두 사람 다 언제까지 그렇게 으르렁거릴 거야. 중간에 있는 내가 더 힘들잖아. 정말 세 살 먹 "제 말이 그 말이에요." 벅스칼이 고개를 낮추며 입안에 빵을 집어넣고선 투덜거린다. 그러다 테리우스가 험상궂게 바 "벅스칼 나중에 보자." "에효, 나중에 보자는 거 하나도 안 무섭다." "저게 진짜." 테리우스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들자, 아이린이 재빠르게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막는다. "두 사람 다 지금부터 얼굴에 인상을 쓰거나 비아냥거리면 다신 안 볼 테니까 알아서들 해! 알 "……!" "네에? 에잉, 알았어요 주인님. 히힛, 잘 해보자구 테리우스…님 쩝! 음, 이 수프 맛있는데요." 벅스칼은 금세 분위기를 바꾸어 재잘거리면서 식사를 했고 그 모습이 얄밉지만, 아이린의 선언 그들의 식사가 거의 끝날 때 즈음 누군가 문을 조심스럽게 두들겼다. 처음에는 벅스칼의
재잘 "어? 존 할아버지께서 벌써 돌아오신 건가?" 그녀가 일어서서 문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벅스칼이 테리우스에게 물었다. "존? 그게 누군데?…요." 아이린이 곁에 없자, 다시금 테리우스의 심기를 살피면서 벅스칼이 다소 어색한 미소를 짓는 "이 집 주인이야." "호오, 그렇군요." "……." "헌데 이 고기는 좀 질기네요. 양념은 아이린 주인님께서 직접 만드신 건 가요?" "시끄러." "흐잉, 성질은…쩝." 테리우스는 컵에 물을 따르고 마시며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 쪽으로 걸어가 버렸다. 그리고 바 "세상에! 아처, 아르테니, 파라도 대체 어떻게 찾아 온 거야? 파라도 얼굴은 왜 그렇게 까맣게 "으아아앙!! 공주님, 세상에 이런 허름한 곳에서…아, 원래 화려한 곳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이린이 숨쉬기 곤란할 정도로 파라도가 그녀를 꼬옥 껴안았고 연이어 아르테니 역시 아이린 "공주님이 살아 계셨을 거라 믿었어요. 이번에 아처가 마법진을 만드는데 정말 힘이 들었답니 호들갑을 떠는 파라도와 아르테니에 비해 아처는 묵묵히 아이린을 향해 조용히 바라볼
뿐이었 '저 녀석 때문에 공주님이 이런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니…용서할 수 없는 놈!' 자신을 꽤 매섭게 바라보는 아처에 대해 테리우스 역시 좀 껄끄럽다는 듯이 바라보며 생각했 '뭐야, 저 녀석 건방진 눈빛은! 쳇, 좀 조용히 있다 싶었더니 떼거지로 몰려왔군. 잔소리꾼 벅스 * 데본 제국에 고위 마왕 공작들이 모여 진지하게 회의를 열고 있었다. 그들의 안건은 붕괴된 아 데본 제국의 지도층들 사이에는 아리스샘터에 갔던 제로이드와 데본 제국의 재판부에 갔던 바 "이미 가이루덴의 침략으로 인해 붕괴된 아리스샘터에 관해서는 코보 족장을 사퇴시키고 그 자 제로이드는 자신의 입을 통해 그의 친구를 파멸 시켜야한다는 말을 전달해야한다는 점이 썩 내 제로이드의 상황 설명이 끝나자, 데본 제국의 재판부의 판관이 자리에 일어나 발표했다. "삼일 후, 대마왕에 대한 자격 여부에 관해 재판을 열릴 예정입니다. 현재 테리우스 마왕을 찾 * 긴 회의가 끝난 후, 데본 제국의 지도층들을 위한 만찬이 시작되었다. 한쪽에서 제로이드와 바 "뭔가 이상해. 제 아무리 막강한 군대를 지니고 아리스샘터를 쳐들어 왔다고 하지만 어떻게 그 제로이드가 고개를 내 저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에 바이사코가 고개를 끄덕이 "지금으로서는 테리우스가 온다고 해도 뾰족한 방법이 없어. 참나, 이렇게 어이없게 데본이 저 두 사람의 마음은 점점 착잡해지기만 했다. ^0^*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46화 겨울기사 Date : 2003/03/12 View : 481 Vote : 0 * 세 흑기사들의 방문으로 인해 데본에서 보낸 수색대가 테리우스를 찾기 전에 그는 데본으로 들 테리우스의 재판 과정을 지켜보던 아이린은 자신의 맞은 편에 일라이저와
그녀의 일행 그리고 "벅스칼, 데본 제국에서 재판을 하는데 외부에서도 참석할 수 있는 거야? 내가 알기로는 이곳 "카나 황국도 그렇지만 데본 제국도 왕의 자리에 관한 일은 각 국의 권력자들이 참석할 수 있어 벅스칼의 귓속말에 아이린이 고개를 푹 숙이며 알고 있다는 듯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재판부 앞에 놓여 있는 황금 의자에 앉아 있는 테리우스는 마치 고급 죄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판관이 자리에서 일어나 테리우스를 향해 질문을 던지자, 그 역시 자리에서 일어선다. 거의 모 "그럼 더 이상 데본 제국에 대마왕 직위를 지켜나갈 능력이 없는 테리우스 마왕을 대마왕에서 진지한 판관의 물음에 테리우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렇소." 그에 한마디 대답에 재판을 함께 하던 관중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쉽게 자신의 "잠깐만, 이의를 제기합니다." 갑자기
일라이저가 자리에서 손을 올리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리고는 당당히 재판부 앞으로 당 "가이루덴의 일라이저 공주님이 맞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여기에 적힌 대로라면 공식적으로 테리우스 마왕에게 청혼을 하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블랙 "네, 맞습니다." 일라이저의 보랏빛 눈동자가 어느 때보다 빛나 보였고 그녀의 가느다란 미소는 테리우스를 향 데본의 재판부에서도 그녀가 준 서류를 훑어보며 회의를 했고 관중들 역시 예상치 못한 반전 "무슨 개수작이야! 다 된 밥에 재를 뿌려도 유분수지!" 세바스찬의 화난 음성이 낮게 그녀의 귓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그러나 그의 그런 행동을 어느 "걱정 마, 오빠가 차지하고 싶은 자리를 뺏을 생각은 없으니까. 어차피 테리우스라는 위험 요소 "후훗, 그래? 좋아. 어차피 이빨 빠진 호랑이 녀석이다. 일라이저 널 한 번 믿어보지." 일라이저와 세바스찬이 나란히 서서 테리우스를 응시했지만, 그의 표정에는 별 변화가 보이지 '어떻게 저렇게 태평할 수가 있지? 기분 나빠.' 세바스찬이 심기가 불편 한 듯 되려 미간을 일그러뜨리며 인산을 썼다. 일라이저의 제안에 대 "테리우스 마왕은 가이루덴 공주의 청혼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습니까?" 검붉은 모자를 뒤집어 쓴 판관의 물음에 테리우스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다. "그럴 생각은 없으니 개의치 말고 판결하라." 테리우스는 대답한 후, 아이린을 바라봤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시선을 피한 채 고개 '후, 아이린.' 테리우스는 그녀의 마음이 행여 다칠까 조금 걱정이 되었다. 반면 아이린 역시 마치 죄인처럼 "호, 저 녀석 정말 우리 공주님을 좋아하나 본데? 헌데 데본 제국의 귀족인 건 알았지만 대마왕 "쉿, 파라도 제발 분위기 파악 좀 해. 공주님 들으시겠어." 아이린과 벅스칼의 뒤쪽에 자리하고 있던 아르테니가 곁에 투덜거리는 파라도를 팔꿈치로 쿡 테리우스의 대답을 들은 재판부에서 참여한 모든 판관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에서는 테리우스 마왕에게 이 시간 이후 대마왕직을 박탈할 것이며 데본 제국에서 일주 탕! 탕! 탕! 세 번의 울림과 함께 테리우스에 대한 결정이 마무리되었다. 동시에 일라이저는 자신의 뜻대 그런 그의 모습을 제로이드와 바이사코가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 친구들의 배려로 테리우스는 아이린과 단 둘이 이야기 할 수 있는 밀실에 자리했다. 아침부터 둘이 있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테리우스의 시선을 피하는 아이린이었다. "야, 언제까지 내 눈을 피할 생각이야? 쳇, 너 답지 않아." "……." "너 정말 나랑 말 안 할 거냐?" "…앞으로 어떻게 할거야." 아이린이 조금은 쉰 듯한 목소리로 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그녀가 의자에서 일어나 테리 "뭘 어떻게 해 너만 내 옆에 있으면 되는 거지." "…이 바보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아이린이 그의 어깨를 작은 손으로 솜방망이처럼 두들기며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자신 "괜찮아, 내게 다시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 다고 해도 선택은 마찬가지였어. 그렇게 미안하면 "…흑흑, 무슨 소원…." "그게 무슨 소원이든 간에 들어준다고 약속부터 해." 테리우스의 말에 아이린이 그의 눈을 마주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알았어. 무슨 소원인데?" 그러자 그가 아이린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살며시 닦아내더니 이내 그녀의 입술에 입맞 "흠, 이제 좀 기분이 좋아졌는데? 솔직히 아까 그 재판부 녀석들 한바탕 부숴 주고 싶었거든." "…못 말려…이러는 게…." 아이린이 뜨겁게 달궈진 자신의 입술을 매만지면서 얄밉다는 듯 테리우스를 바라보며 핀잔을 "너야말로 앞으로 내게 친구 사이니 어쩌니 그런 소리나 하지마. 내가 왜 네 친구야. 죽이 되든 테리우스도 조금은 어색한지 말도 안 되는 언변을 늘어놓으면서 딴청을 피웠다. 정말 태평한 "테리우스, 앞으로 어떻게 할거야? 정말 이대로 데본 제국을 포기하고 말 거야?" "그럼 넌 만약에 내가 데본 제국을 다시 찾게 되면 그럼 나와 이곳에서 살 거냐?" "그런 질문이 어디 있어. 내 처지가 어떤지 알고 있잖아. 난 아리스를 되살려야해." "쳇, 것 봐. 어차피 여길 떠날 생각이잖아." 아이린은 도통 테리우스의 속을 알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녀가 이곳에 머물 수 없 "나 지금 장난으로 하는 말 아냐. 이대로 추방당하면 세바스찬이 널 그냥 둘 것 같아. 아니 다 아이린이 테리우스의 어깨를 토닥거리면서 그에게 현재의 상황을 다시 한번 직시하라고 일렀 "이곳에는 제로이드와 바이사코가 있어. 내 자리에 갑자기 다른 녀석이 앉는 다고 해서 데본 제 "…무슨 말." 테리우스가 그녀를 조심스레 탁자 위로 들어올리고 자신을 마주보게 한 다음 씨익 미소를 지으 그러자 그 동안 투명 마법으로 보이지 않았던 그녀의 약지 손가락에 블루다이아몬드 반지가 모 다시 등뒤로 오른손을 감추다가 내밀자, 그의 손에 하얀 장미 꽃다발이 들려져 그녀에게 향했 "나와 결혼 해줘 아이린." "테리우스…." "나와 결혼 해줘 아이린…사랑해."
겨울기사 Date : 2003/03/12 View : 511 Vote : 0 * 이미 그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던 터라 아이린은 두 번 곤란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의 테리우스 역시 여러 번 거절의 결과를 가져오게 된 그녀와의 결혼을 생각하며 진지하고 간절 '날 위해 자신의 것을 모두 버린 남자…과연 나 역시 너처럼 선택할 수 있었을까?' 아이린이 말없이 테리우스의 볼을 조심스레 매만지자, 그가 입을 열어 말한다. "테리우스, 난 네게 아무런 힘이 되어 줄 수 없어…알고 있잖아. 난 카나 황국을 등지고 아무 것 "알아, 네게 아무 것도 줄 수 없는 지금 청혼하지만 앞으로 노력할게. 네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 아이린은 자신에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주는 테리우스의 모습을 찬찬히 살폈다. 마수에 "…너와 결혼할게." 잠시 머뭇거리며 자신을 응시하던 그녀의 입에서 드디어 청혼을 받아들이겠다는 승낙이 떨어 말이 없을 때는 도도해 보이는 바다를 품고 있는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지금은 따스하게 그를 "얏호!!!!! 나와 결혼을 해주겠다고!!! 아!!! 이렇게 행복한 기분이 들다니!!!!! 얏호!!!!!!!!! 유 "아, 테리우스가 그렇다고…이러면 어떡해 밖에서 들려." "아, 괜찮아 괜찮아 그런 건 상관 없어. 얏호!!!!! 아이린이 나와 결혼한다!!!!!!!!!!!!!! 하하하 테리우스가 아이린을 번쩍 안아 들고 밀실 여기 저기를 뛰어 다녔다. 그의 목소리가 얼마나 컸 밖에서 대기 중이던 세 수행원과 두 친구들은 들려오는 테리우스의 웃음소리와 섞인 함성에 어 "드디어 테리우스가 미친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비명 지르며 웃을 일이 뭐 있겠어. 대 파라도가 며칠 새 면도하지 못한 자신의 거칠어진 턱을 위 아래로 훑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그러게 사태가 심각한 것 같은데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로 우리 공주님과 함께 있어도 되 아르테니가 이번에는 파라도의 의견에 동감하듯 팔짱을 고쳐 끼며 이야기한다. 그러자 곁에서 "수행원이면 수행원다워야지. 감히 누구에게 실성을 논하고 있어!" "뻔히 우리에게 들리는데 그렇게 말하다니 좀 심하시군." 테리우스의 상황이 이제 절벽까지 가고 있는 상황이라 두 사람의 신경도 날카로웠다. 말없이 "아니, 대장 그게 무슨 짓이야. 우리가 무슨 틀린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있어 파라도. 죄송합니다. 저희가 공주님의 안위를 책임지다 보니 실언을 했습니다." 아처가 예의 바른 태도로 사과를 표하자, 바이사코는 영 신통치 않다는 듯 고개를 돌려 버렸지 "뭐, 우리도 그리 잘한 건 아니니 사과를 받아들이지. 그 보다 두 사람에 들어간지 한참 되었는 제로이드는 말이 통할 것 같은 아처에게 밀실에 신호를 보내는 것에 대해서 제안했다. 첫 인상 "제 생각도 같습니다. 밀실에 노크를 하고 안에 상황을 알아보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파라 아처의 말에
파라도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휭 하니 고개를 돌려 딴청을 부렸다. 그러 "생각보다 멋진 분에게 실례를 했군요. 이해하세요. 저희가 워낙 공주님에 관해서는 민감한 터 "멋진 분이라 그 쪽도 한 외모 하는데요 뭘." "하아, 사람 볼 줄 아시는군요. 사실은 원래 이런 외모를 갖기란…." "원래 타고난 외모를 가꾸는 것도 정말 중요하죠…." 어느새 제로이드와 아르테니는 그들의 화려한 외모에 대한 공통점을 공유하면서 그들만의 대 "저런 팔불출!…." "저런 팔불출!…." 자신과 똑같은 말을 내뱉은 상대의 얼굴을 잠시 응시하더니 파라도가 먼저 다음 말을 잇는다. "자고로 남자란 외모보다는 성격과 의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크하핫!!!! 이제 보니 썩 괜찮은 구석이 있는 친구였구만." "그러게 그쪽도 한 성격 하겠는데…." "이런 날에는 술이나 한잔 들이키면서 얼굴을 마주하고 고민을…." 제로이드와 아르테니가 이야기에 열변을 토하고 있는 중에 바이사코와 파라도 역시 그들 사이 아처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엉뚱한 주군을 닮은 하인들의 모습인 것처럼 느껴졌다. 한쪽 "와우, 어쩌다 저렇게 친해진 거죠? 제가 잠잔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하, 참…." 자신들에게 닥친 최악의 상황에서도 여유를 부리고 있는 그들에게 아처는 이성적으로
설명할 그런데 잠시 후, 그들이 처음 궁금했던 원인을 제공한 테리우스와 아이린이 밀실 문을 열고 그 "우리 결혼한다." 테리우스의 그 한마디에 아처를 비롯한 다섯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해 굳어진 얼굴을 풀지 그의 발언을 재차 확인하려는 듯 아이린에게 곧바로 시선을 옮겨 그녀가 부정할 것을 바랬지 * "공주님, 지금 상황이 어떤지 아시고 그런 결정을 하신 겁니까." 아처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누가 들어도 그가 화가 많이 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테리우스 "저 그게…." "지금 결혼이라니요. 그것도 아무런 전망도 없는 추방당한 왕과 말입니다. 이게 될법한 소리입 "하지만…." "아직 공주님께서 선택하신 마나아카데미에서 졸업도 아니 아직 중간에도 가지 못하고 지금 와 아르테니와 파라도 역시 할 말이
많았지만 아처가 너무 화를 내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에 그 "아처, 그런 게 아니야." "그런 게 아니면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하신 겁니까! 데본 제국에서 추방되 아처의 목에 핏대가 섞이면서 그가 그나마 화를 삭히며 발언하고 있음을 아르테니와 파라도는 아이린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연거푸 야단치듯 말을 쏟아 붓던 아처가 한쪽 벽을 주먹으로 세 "지금 당장 그 결혼을 할 수 없다고 거절하십시오." 아처의 입장은 단호하고 분명함을 그의 목소리에서 알 수 있었다. 아르테니가 조용히 아이린에 "공주님 아무래도 그렇게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아처에 이어 아르테니까지 자신에게 결혼을 거절하라는 뜻을 보이자, 그녀가 파라도에게 눈길 아처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마치 어린아이처럼 야단을 맞는 듯 조용히 듣고 있던 아이린의 눈 "난 결혼 할 거야 아처." 그녀의 생각은 분명했고 흔들림이 없음을 그녀의 다부진 눈동자가 알려주고 있었다. "그 말씀 진심이십니까? 공주님." "국가끼리의 신의가 중요하듯 인생을 건 약속 역시 중요한 거라 생각해. 그리고 아처의 말대로 "정말 결혼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래, 아처와 아르테니, 파라도가 내 결정에 대해 실망하고 날 떠난다고 해도 그 결혼을 물릴 그러자 크게 화를 낼 거라 생각했던 아처가 갑자기 그녀의 손을 붙잡고 힘없이 무릎을 꿇는다. "저희가 어떻게 공주님을 떠나겠습니까. 그럴 수 없다는 거…." 아처의 말끝이 흐려지면서 그의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아이린의 귓가에 윙윙거렸다. 그는 눈물 ^0^*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48화 겨울기사 Date : 2003/03/12 View : 478 Vote : 0 * 이틀 후, 테리우스와 아이린은 소박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결혼식에 참석자는 제리이드 주례는 성직자 생활을 한 적이 있었던 제로이드가 맡았다. 제로이드가 손을 앞으로 내밀며 신 "나의 아내 아이린의 곁에서 언제나 좋은 남편으로 함께 할 것을 맹세합니다." "나의 남편 테리우스의 곁에서 언제나 좋은 아내로 함께 할 것을 맹세합니다." 테리우스의 경건한 목소리를 귀로 들으며 그의 얼굴을 바라본 아이린이 빙긋 웃는다.
그러자 "임마, 아처 생각도 해야지. 여기서 울면 어떡해. 이 철부지야." 아르테니가 소곤거리듯 말해도 파라도에게 별로 통하지 않았는지 그는 크게 다시 한번 울어대 "크흐흐흑!!! 그럼 슬픈 걸 어쩌란 말이야!! 아, 공주님 부디 잘 사세요. 엉엉엉!!!" "하여튼 옆에 있는 게 창피하다니까." 바이사코는 어젯밤 마신 술이 아직 덜 깬 듯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의자에 덜썩 주저앉아 간신히 '부디 행복하세요 주군.' 그는 행여
테리우스의 잘못으로 인해 아이린이 상처 받는 일이 생긴다면 가만 두지 않으리라 그때 제로이드가 신랑과 신부를 향해 마지막 발언을 한다. "이로써 신랑과 신부의 언약을 신 앞에 약속드리며 이 두 사람의 신성한 결혼을 지금 반대하지 제로이드가 조금은 장난 끼 섞인 표정으로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하객들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자, 그럼 없는 것으로 알고 이로써…." 그때였다. 이 작은 교회에 문을 누군가 턱하고 열며 빛을 등지고 저벅저벅 걸어 들어왔다. 그리 "잠깐만!!! 이 결혼은 무효요." 갑작스런 출연자에 대해 아처를 비롯한 아르테니와 파라도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덩달아 전 그러나 정작 아이린과 테리우스는 그리 놀란 표정은 짓지는 않았다. 다만 조금 의외라는 생각 "에궁, 저 버터 왕자는 또 어떻게 알고 여길 온 거야 쩝. 어째 순조롭게 잘 진행된다 싶었어." 벅스칼이 낮게 중얼거리자, 못내 궁금한 듯 파라도가 그에 귀에 대고 묻는다. "저 자가 누군데 그래?" "누구긴요. 마야 왕국의 레오나르 왕자죠. 아이린 공주님을 무지 따라다녔던 때가 있었거든요. "마야 왕국? 호오, 우리 공주님이 발이 넓으시군." 레오나르는 숨차게 뛰어 왔는지 얼굴이 붉었고 아직도 가쁜 호흡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었 "헥헥, 이…결혼을 반대합니다." 별로 생각지 않았던 반대에 대해 제로이드가 고개를 까닥거리며 레오나르에게 되물었다. "어째서?" "그건 저 두 사람은 남매니까요. 그리고 아이린과 결혼할 운명의 상대는 바로 접니다." 말도 안 되는 레오나르의 억지에 다들 코웃음을 치다 크게 나오려는 웃음을 여기저기서 참아내 신성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있는데 갑자기 방해자가 나타나 말도 안 되는 소리로 결혼의 마지막 '저 자식이 여긴 또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어휴, 저걸 그냥 확 던져 날려 주고 싶은데 아이린 앞 레오나르가 어떻게 자신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지 알고 왔는지 보다는 지금 현재 그가 "우리는 남매 사이가 아니에요…레오나르." 이마에 땀이 성글성글 맺힌 레오나르가 아이린 앞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그녀의 손에 입을 맞 "그런 거짓말을…당신은 분명 아직도 절 잊지 못 하시는 거라 생각합니다. 어쩌다 오빠와 결혼 뿌직! 뿌지직!! 뿌직!!!!! 테리우스의 이마에 신경 줄이 도드라지면서 그의 인내에 한계점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참다
못 퍽!!!!!!!! 으읔!!!!!!!!!!!!!! 쿵!!!!!!!!!!!!!!!!!! 첫 번째는 테리우스의 발이 레오나르의 이마를 강타한 소리요. 두 번째는 레오나르의 짧은 비 그리고 다시금 테리우스는 얼굴에 미소를 고스란히 지은 채로 제로이드에게 명령하듯 말한다. "빨리 진행해라 제로이드." 그 광경을 바라보던 제로이드가 이마에 손을 얹다가 짧게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는 고개를 끄덕 "아, 그래…흐흠, 반대가 없다면 이로서 두 사람이 부부임을 신 앞에 맹세합니다. 신랑 신부 키 테리우스가 아이린을 끌어안으며 그녀의 코끝 앞까지 얼굴을 들이밀더니
그녀가 뭐라고 말하 "쉬잇, 저 녀석은 지금 잊어버려. 자, 내 아름다운 신부 그대의 입술에 키스하도록 허락하시오." "……응." 테리우스는 어젯밤 제로이드가 일러 준 멋진 말을 잊지 않고 아이린에게 들려주면서 그녀의 입 결혼식이 끝나도 신랑과 신부는 미리 준비되어진 마차를 타고 그들만의 밤을 보내기 위해 미 누군가의 쪽지를 보고 부리나케 교회로 달려왔던 레오나르는 머리에 통증이 일어나 꿈쩍할 수 '에휴, 조심해야지. 장난 좀 치려고 했다가 저 버터 왕자가 저렇게 나올 줄을 생각도 못했잖아. 벅스칼이 음흉한 미소를 살짝 지으며 아직 깨어나지 못한 채 신음하고 있는 레오나르를 바라보 아처는 홀로 눈물을 삼키며 술잔을 연거푸 계속 안주도 없이 마셔대며 쓰린 속을 달랬다. * 테리우스와 아이린이 단 둘이 보냈던 밤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서로가 부부가 되었다는 사실을 오늘따라 아이린의 눈동자가 더 아름답게 빛나 보이고 그녀의 입술이 더 촉촉해 보이는 것이 조그마한 호수 앞에 있는 통나무 별장 방안은 따뜻한 난로와 푹신한 침대로 두 사람을 가깝게 테리우스와 아이린이 나란히 침대에 기대앉아 맞은 편 창에 별들을 바라본다. "흐흠흠!!" 그가 헛기침을 하며 아이린의 어깨에 팔을 슬쩍 올리자, 그녀가 살짝 놀란 듯 몸을 움츠렸다. "달이 참 맑군." "응?…그래…푸웃!" 밤하늘에 달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창문으로는 달이 보이지 않았다. 테리우 "왜…왜 그래." "테리우스 너 떨고 있는 것 같아서…그냥 웃겼어." "아, 그래. 쳇, 그런 넌 뭐 안 이상한 줄 아냐?" "내가 이상해?" 아이린의 물음에 놀란 토끼 눈을 하며 눈을 반짝거리는 그녀의 눈을 테리우스가 응시하면서 그 "그래, 너무 아름다워…오늘 정말 너 엄청나게 예쁘다. 뭐, 좀 닭살 돋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무슨 말…." "사랑해." 그가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연이어 그녀의 목에 키스 세례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의 ^0^*
겨울기사 Date : 2003/03/12 View : 512 Vote : 0
데본 제국에서 추방당한 테리우스와 함께 아이린의 일행도 그곳에서 떠나기로 결정했다. 데본 "우선은 이곳에서 나가 가장 먼저 할 일이 무엇인지 목적을 정해 놓고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 아처가 대륙 지도를 펼쳐 보이면서 설명한다. 그는 어느 정도 실연의 상처를 극복해 가려는 듯 "그 보다 테리우스 너도 함께 가는 거냐? 그럼 우리는?" 한쪽에서 제로이드와 바이사코가 테리우스와 이야기를 나눈다. 바이사코의 질문에 테리우스 "벅스칼은 나와 함께
아이린 일행에 동행할 거야. 너희 둘은 이곳에 남아서 세바스찬 왕자 녀석 바이사코가 길게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아이린을 턱으로 가리키면서 물었다. "카나 황국의 자손이라며 괜찮겠어?" 그의 질문에 테리우스의 얼굴빛이 아주 잠깐 어두워졌지만 곧 평정을 되찾는다. "괜찮아 상관없어." "너야 상관없겠지 좋은 여자야 상처받지 않게 잘해." 제로이드가 테리우스의 어깨를 지긋이 누르며 당부했다. 그러자 세 수행원들과 진지하게 회의 자신에게 시선을 주고 있는 테리우스와 눈이 마주치자, 아이린이 얼굴을 살짝 붉히며 쑥스러 그러자, 곁에서 그 모습을 보던 아르테니가 아이린을 툭하고 팔꿈치로 치면서 작게 속삭였다. "공주님, 회의에 집중하세요." "아, 그래. 뭐라고 그랬지 아처?" 아처가 한숨을 내쉬며 다시 한번 이야길 반복했다. "아리스 인들이 가장 많이 피해 있는 지역으로 가셔서 분해 된 아리스 왕국의 힘을 모아야 한다 "그곳이 어딘데?" "바로 여기 케르베노아 영토의 사막지대입니다." 아처가 모형으로 만들어진 엄지손가락 크기의 붉은 깃발을 가져다가 지도에 찍어 붙이며 말했 "그럼 이곳으로 가려면…마법진을 이용해서 가는 거야?" "아닙니다. 저희에게 지금 마법진을
사용할 재료와 힘이 거의 바닥난 상태로 위험합니다. 육로 "아, 그래. 그럼 내일 아침에 출발하도록 해." "네, 공주님." 아처가 지도를 접으면서 회의에 썼던 자료들을 조용히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분위기가 조금 "아처, 예전처럼 편하게 대해줬으면 좋겠어. 아처가 이러는 게 난 맘 편치 않아." "제게는 지금도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너무 빨리 많은 것을 요구하지 말아 주십시오. 공주님." 아처가 아이린의 손을 뿌리치고 방에서 나가버리자, 그 뒤를 파라도가 따라 나섰다. "아르테니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아처가 아직도 내가 카나 인으로서 명예를 저버렸 "후훗, 글쎄요." 아르테니가
말없이 아이린의 등을 토닥거려주었다. 그러자 쭈욱 지켜보던 테리우스가 자신의 "저 녀석 뭐야." 갑자기 예전 무도회때 기억이 되살아난 테리우스였다. 그때도 저 녀석을 감싸기 위해 아이린 "이봐, 아내의 수행원들에게 유치하게 질투나 하면 참 퍽도 널 멋진 남편으로 아이린이 생각하 "야, 넌 저거 안보이냐." "참나, 결혼 안 해서 난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가서 뭐라고 할거야?" "그거야…." "내일이면 데본 제국에서 나가야 할 텐데 마력은 어느 정도 회복 된 거냐." 제로이드가 조금 걱정된 듯 묻자, 테리우스가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짓는다. 그때 창에 걸터앉 "이봐, 저게 뭐지?" 바이사코가 손으로 가리키며 친구들에게 물었다. 그가 가리킨 것은 중앙로를 통과하고 있는 커 그리고 그들을 이끄는 군대의 깃발은 다름 아닌 카나 황국의 깃발이다. 각 국에서 왔던 권력가 "저건 레드 드래곤이잖아. 데본 제국에 레드 드래곤이 있었나? 우리가 관리하기는 하지만 레드 "그러게…카나 황국에서 데려가나 본데 우리들도 모르게 왔다가 갔다는 게 좀 뒤가 구린데." 제로이드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망토를 챙겨 입으며 바이사코에게도 망토를 건넨다. "아무래도 성으로 직접 가서 알아 봐야겠어. 같이 가자 바이사코!" "알았어. 테리우스 내일 새벽에 다시 들리도록 하마." 그러자 그들의 움직임에도 별 동요 없이 찬찬히 레드 드래곤을 응시하던 테리우스가 뭔가를 발 "저 레드 드래곤들의 이름이 뭔지 알아오도록 해. 그리고 혹 카나 황국에서 뭘 내 놓았는지도." "그게 무슨…." "더 묻지 말고 어서 나가봐." "그래." 테리우스가 아직도 아르테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아이린을 바라보면서 제로이드에게 당부 "주인님 생각이 맞는 거 같은데요." "흠, 아마도…헌데 박쥐처럼 언제 거기 있었어." 퍽! 테리우스가 벅스칼의 얼굴을 무턱대고 가격하자, 그의 코에 피가 주룩 났다. 좀 억울하다는 표 "아니 왜 툭하면 때려요. 코피 나잖아요." "너야말로 툭하면 기분대로 상황대로 반말하다가 주인님 하다가…원래 장난 좋아하는 거 알고 "흐잉, 내가 뭘요." "레오나르 녀석이 우리 결혼식을 어떻게 알고 왔지?" "아…그거야 뭐." 아르테니와 이야기를 마친 아이린이 테리우스에게 다가오자, 벅스칼이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둘이 또 싸우고 있었던 거야?" 아이린이 창가 쪽으로 다가오려고 들자, 테리우스가 재빨리 그녀의 발걸음을 돌리도록 방향을 "하핫, 싸움은 무슨 헌데 어디로 갈지 결정한 거냐." "응, 케르베노아의 사막지대가 최종 목적지이고 그곳으로 가기 위해 젬모스 지역을 지나야 한 "젬모스 지역?" "응." 젬모스 지역은
죄수들과 도둑들 그리고 해적들이 많이 있는 지역이라 평화로움과는 거리가 먼 "거긴 좀 위헌한 곳인데 게다가 그곳까지 가는 동안은 거의 산을 타야 하기 때문에 인적도 드물 "응." 아이린이 자신 있다는 듯 고개를 바로 끄덕이며 웃었다. "호오, 그렇게 자신이 있다니 놀랍군. 아직 검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뭘 믿고 그렇게 자신 "응, 너." 아이린이 테리우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바로 대답하자, 그의 귓가가 금세 붉어졌다. 그러 "하핫, 그래. 흐흠, 뭐…." 계속되는 벅스칼의 장난하는 몸짓에 테리우스는 신경 쓰였지만 그렇다고 화도 낼 수 없었다. 테리우스가 조금은 멋쩍은 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주전자에 물을 컵 "하아, 물맛이 좋은데. 점심은 내가 만들어 줄까?" 그만 즐거운 기분에 만들 줄도 모르는 음식을 하겠다고 나서는 테리우스였다. "어? 정말? 와! 응, 좋아. 그럼 아처랑 아르테니랑 파라도도 무척 좋아할 거야. 물론 벅스칼두." 아이린의 반응에 금방 되돌아 테리우스의 후회스러운 듯 중얼거렸다. "……이런 이게 아닌데." 그때 창 밖에서 긴 나팔소리가 울려 퍼지자, 아이린이 창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성을 모두 빠 "이게 무슨 소리지? 무슨 행사라도 하는 건가?" 아이린이 창 쪽으로 발걸음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테리우스가 재빨리 그녀를 막아섰다. "어? 테리우스 왜 그래?" "응, 널 갑자기 안아주고 싶어서." ^0^*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50화 겨울기사 Date : 2003/03/13 View : 913 Vote : 0 * 희뿌연 새벽 안개 사이를 헤치고 건장한 청년 둘이 말을 몰고 급하게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그 아처는 벌써부터 일어나 떠날 준비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그러나 아르테니와 파라도는 힘든 "그러게 그런 걸 왜 함부로 먹었어." "…으, 말도 마…후회하고 있으니까." "나 역시…." 친구들의 모습을 한번 둘러보며 맘에 들지 않는 다는 듯 혀끝을 차며 핀잔했다. 방안에 아이린 아처를 제외한 나머지 일행들이 이렇듯 병든 닭처럼 시름시름한 것은 사실 통일된 이유가 있어 바로 어젯밤 테리우스가 만든 이름도 없는 이상한 요리 때문이다. 아처만 제외하고 다들 처음 나중에 아처가 만들어 준 약 덕분에 지금은 괜찮아 졌지만 어젯밤 너무 시달렸던 탓에 별 기운 방안 침대에서 테리우스와 함께 누워 있던 아이린이 잠에서 깨어나 그를 두들겨 깨운다. "테리우스, 테리우스 다들 일어난 것 같아. 빨리 일어나 봐. 우리들만 안 일어난 거 같다구." "아, 더 자고 싶어…욱, 어제 먹은 음식 때문에 아직도 정신이 없단 말이야. 조금만 더 자고 일 테리우스가 자리에서 일어난 아이린을 팔로 다시 눕혀 안으며 꿈쩍하질 않는다. 그러자 아이린 "피잇, 네가 만든 요리 때문에 다들 고생한 거잖아. 어서 일어나." 아이린은 마치 아기처럼 더 자고 싶다는 듯 눈을 비벼 대는 테리우스의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아이린이
마법 옷을 입고 간편한 복장을 떠올리자, 깔끔한 흰 칼라와 황갈색의 가죽 재킷과 바 "빨리 일어나서 옷 입고 여행갈 준비해 테리우스." "아, 딱 일분만 더 잘게." 아이린이 테리우스 옆에 앉아 그의 귀를 살짝 잡아 당겼다. "지금 당장 일어나서 옷 입지 않으면 혼자 두고 우리끼리만 떠날 거야. 그냥 하는 말 아냐. 일 아이린이 바로 나간 후, 테리우스가 눈을 번쩍 뜨며 그녀의 마지막 말을 되새긴다. "어엇, 자기? 방금 나더라 자기라고 부른 거야? 호오, 자기라 그거 참 괜찮은 걸." 테리우스가 휘파람을 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바지와 셔츠를 재빠르게 입었다. 그 역시 자신 "휴, 그게
마법 재료에 쓰이는 가루인 줄 모르고 음식에 뿌렸으니…하여간 마법사들은 왜들 병 테리우스가 방에서 나와보니 다들 떠날 준비를 마치고 그를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였다. 그러 테리우스가 창문 커튼을 치고 밖을 살폈지만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두웠고 안개가 자욱해서 "이봐, 혹시 제로이드와 바이사코가 오지 않았나?" 테리우스가 질문하자, 세 수행원들과 더불어 벅스칼까지 일제히 그를 원망하는 듯한 눈초리로 '뭐야, 그 반응은 쳇, 남자 녀석들이 삐진 것처럼.' 그들의 반응에 테리우스가 어깨를 들썩이며 알겠다는 듯
손을 내저으며 몸을 돌려 자신의 배낭 일행이 밖으로 모두 나와 배낭을 각자의 말에 실었다. 아처와 아르테니 그리고 파라도는 각자 말이 네 마리였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린과 테리우스가 함께 탈것이고 그렇게 되면 벅스칼은 "저 녀석은 누가 태우는 거냐 아르테니 너냐?" "미친 소리 하지 마셔. 저 수다쟁이를 태웠다가 내 심신이 고달파질텐데." "이봐, 난 덩치가 있어서 저 녀석을 태우기 힘들어." "대신 말 덩치도 황소만 하잖아." "아, 그거야 나랑 맞는 거지. 난 안된다니까." 파라도가 한사코 손을 내저으며 곤란함을 표시하자, 역시 뒤질 수 없다는 듯 아르테니도 고개 자신 때문에 두 수행원이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도 모른 채 벅스칼은 조금전부터 먼 곳을 응 "허, 이상하네…분명히 따라 나설텐데. 아직까지 안 오네. 쩝, 그 녀석이라면 분명히 좋은 말을 "뭘 부려먹기 좋다는 말이냐?" "으앗, 주인님 언제 제 곁에 오셨어요." "놀라기는 또 무슨 꿍꿍이야. 설마 나 대신 제로이드와 바이사코가 오는지 봐주는 건 아닐 테 벅스칼처럼 테리우스도 이마에 손을 얹어 먼 곳을 응시하면서 말했다. 그때 붉은 망토를 휘날리며 빛나는 금발 머리칼을 반짝이면서 말을 타고 다가오는 남자의 모습 "너! 이 녀석 누가 저 버터 같은 녀석을 부르라고 그랬어." "에효, 참 그래야 말을 얻어 타죠. 설마 제가 저 수행원들 말을 같이 타겠어요. 아님 주인님들 "이 녀석이 정말!!" "헤헤, 고정하세요 주인님." 결국 레오나르는 기쁜 마음으로 달려와 아이린에게 인사를 했고 여행에 동참하게 되었다. 아리 게다가 어딘가 모르게 조금 얼빵 해 보이는
레오나르에 대해 별로 경계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 "이마는 좀 괜찮아요 레오나르?" 아직도 이마에 선명하게 테리우스가 만들어 놓은 발자국 모양이 새겨진 것을 보고 아이린이 미 "하핫, 괜찮습니다. 이 정도쯤이야 뭘…그 보다 여행에 절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초대요?" 레오나르를 초대한 적이 없던 아이린이 이상하다는 듯 되묻자, 재빨리 벅스칼이 끼어 들어 레 잠시 후, 제로이드와 바이사코가 약속했던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 그들은 이미 테리우 "우린 벌써 떠났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다행이 아직 출발하지 않았구나." "쳇, 다 너희들 기다리느라 지체한 거지." 테리우스는 자신의 벌인 사고로 인해 여행 출발이 늦어졌다는 사실을 두 친구들에게 알리지 않 "이봐, 다들 삼십 분 후에 출발 할 테니 그때까지 잠시 쉬고 있도록 해라." 테리우스는 마치 자신이 그들을 이끄는 대장인 것처럼 명령을 내린 후, 제로이드와 바이사코에 "뭐야! 우리가 무슨 부하라도 되는 것처럼 명령을 하다니 내참 기가 막혀서." "쉬잇, 참아 공주님의 남편이니 우리에게 주군과 같은 분이지 뭘 그래." "난 저 녀석 맘에 안 들어." "파라도, 옆에 저 녀석 친구가 있으니 말조심하라니까." 아르테니가
곁에 서 있는 벅스칼과 레오나르를 가리키면서 파라도에게 주위를 준다. 그러자 벅 "헤헤, 뭐 지금까지 분위기 봐서 알겠지만 전 주인님과 그리 사이가 좋지 않으니까요. 제 앞에 넉살 좋은 벅스칼의 모습에 되려 그 녀석이 더 못 미덥다는 듯 아르테니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이 그렇게 테리우스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아이린은 식료품 저장고에서 홀로 음식들을 챙 "먼저 그 레드 드래곤들의 이름은 각각 제크와 페키라고 하더군. 생각보다 유명한 레드 드래곤 "헌데 그 교환하기로 한 그 화이트 마나의 량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하는 거야. 문제는 왜 바이사코의 말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 알겠다는 듯 테리우스를 고개를 끄덕이며 턱 "그 교환 계획을 세운 자가 누구야?" "아, 그게 가이루덴 왕국의 세바스찬 왕자야. 게다가 그 녀석이 데본 제국에 마왕 공작 직위를 테리우스는 자신의 블랙마나 초석을 빼앗은 세바스찬의 얼굴을 떠올리며 묘한 미소를 지어 보 <3부 마침>
4부 모험편이 이제 시작됩니다.
겨울기사 Date : 2003/05/01 View : 453 Vote : 0 산새가 험한 길을 지나 테리우스와 아이린 일행은 한밤중이 되어야 젬모스 지역에 도달하게 되 아이린은 어느 새 테리우스의 등에 기댄 채로 잠이 들어 있었고 뒤따라오고 있던 벅스칼도 레 "너무 늦게 도착했어. 게다가 젬모스의 중심으로 향하려면 공주님을 생각해서 간다해도 열흘 온 몸이 으슥할 정도로 거무튀튀하고
장대한 나무들을 둘러보며 썩 맘이 내키지 않은 듯 아처 "생각보다 으스스한 곳이긴 하군. 아처 말대로 오늘은 더 가기 무리인 것 같아. 파라도! 천막을 파라도를 향해 명령하듯 이야기한 후, 아르테니는 공주가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 모습 "아니! 왜 나더러 천막을 치라는 거야! 지는 뭐하고? 덩치만 크고 힘만 세면 힘든 일은 다 해야 황마 콤보턴의 등에 짊어져 있던 둘둘 말린 천막을 풀어내면서 연신 투덜거리던 파라도가 아처 "네가 해 파라도." "엉? 응, 그래 대장." 파라도는 원망스런 눈빛으로 축 쳐진 어깨를 하며 아처를 바라봤지만 한번 어딘가에 몰입하면 뒤늦게 도착한 테리우스가 조심스레 그의 등에 기대어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아이린을 조심스 "하여간 잠이 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잔다니까…자는 것도 예쁘군." 테리우스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지 못한 채 아이린은 여전히 잠에 푹 빠져 있다. "……." 그리고 그녀를 들고 아처 앞에 나타나 물었다. 저벅저벅 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왠지 귀에 거슬 아처가 지도에서 눈을 돌리며 시선을 마주하지 않은 채로 테리우스에게 적막한 침묵을 깨고 입 "파라도가 두 분이 계실 곳을 안내할 겁니다. 오른쪽 길로 돌아서 가보시면 파라도가 있을 겁니 아처의 무뚝뚝한 목소리는 냉랭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테리우스는 별로 신경 쓰지 않은 듯 "녀석에게 수행원이 있어 좋긴 좋군. 다만, 그 수행원의 눈빛이 내 맘에 영 거슬린다는 점만 빼 아처의 마음이 뜨끔했지만 상대를 똑바로 쳐다볼 용기가 나질 않았다. 그는 그렇게 아이린을 "테리우스…." 한편 레오나르의 등에 기대어 최대한의 편안한 자세로 있었던 벅스칼이 갑작스런 충격에 눈에 "이크! 우아암, 뭐야 맛나게 자고 있는데 머리에 혹이 생기겠잖아." 그 모습을 고까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레오나르. 그의 등이 축축해진 것을 확인하며 널브러져 "다 왔어. 그녀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오빠와 결혼이 가능한 건지…." 레오나르는 아직도 테리우스와 아이린이 남매사이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듯 이에 조금은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든 벅스칼이 한마디 던진다. "왕자라고 다 영리한 건 아니라니까. 저렇게 멍청해서 무슨 왕자라고 하는지 겉은 허영으로
똘 쯧쯧, 걱정이다 걱정…정신병자와 함께 동고동락해야하다니…우아암, 졸려 더 자야겠는데 어 흐늘거리는 하얀 옷깃을 미세한 바람에 날리며 일어서는 벅스칼은 마치 신선인 것처럼 가벼운 "어? 어디로 사라졌지? 묘한 녀석이군. 그건 그렇고 내 옷이 너무 튀는 건 아닌지 모르겠군. 그 울상을 짓고 있는 아처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레오나르가 다가와 말을 건넸지만 곧 이어지 레오나르는 세 명의 수행원들과 머물었고 벅스칼은 홀로 나무 어딘가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리 문제는 테리우스는 눈을 말똥말똥 뜬 상태로 천막의 갈라진 틈 사이로 보이는 별들을 감상하 함께 밤을 지새웠던 적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고 부부가 되 "으음, 맛있겠다……." 대뜸 아이린이 눈을 감은 채로 왼손을 들어 올려 곁에 있는 테리우스의 가슴에 턱하니 올려놓 "뭐야 이 녀석?" 테리우스의 오른쪽 눈썹이 곧바로 위로 치켜 올려지면서 그가 반쯤
몸을 일으켜 아이린을 바라 여전히 뭐가 그리 행복한지 그녀는 연신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잠꼬대를 한다. "…응, 자기가 만들어 줘서…너무 너무 맛있어. 쉿, 비밀…우와, 너무 맛있어." 아이린의 두 번째 잠꼬대에 테리우스의 인상이 조금씩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떤 녀석이 꿈속에서 만나고 있길래…감히 신랑이 옆에 버젓이 있는데 자기라니….' 그러나 그의 화도 잠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더니 조금씩 수그러진다. "잠깐, 내가 결혼을 했으니 이 녀석이 꿈속에서 자기라고 부르는 자가 나일 수도 있는 거잖아? 계속되는 아이린의 행복한 미소와 잠꼬대가 잦아질수록 그 상대가 자신인지 아닌지가 궁근한 그녀를 깨워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렇다고 피곤에 지쳐 자고
있는 그녈 깨우 "쳇, 이 녀석을 깨워 말아?" ^0^*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51화<하> 겨울기사 Date : 2003/05/02 View : 380 Vote : 0 * 다음날 아침, 아이린을 자신에 팔에 껴안은 채로 자고 있는 테리우스를 건들어 깨우는 벅스칼. "아니, 해가 중천인데 아직까지 자고 있으면 어떡합니까? 쯧, 이래서야 아이린님께 좋은 남편 말도 안 되는 핑계로 계속해서 테리우스의 얼굴에 나뭇가지를 가져다 툭툭 찌르는 벅스칼 덕 "이 자식이 정말!" "쉬잇, 아이린님 깨시겠어요. 좀 조용히 좀 일어나요." 그러자, 혹여 자신의 목소리에 아이린이 깨어났는지 조심스레 살핀 테리우스가 베개를 가져다 그녀의 머리에서 자신의 팔을 빼고 베개를 대신 넣는다. 늦은 밤까지 아이린의 잠꼬대의 주인공에 대한 궁금증으로 잠을 설쳤던 지라 테리우스의 얼굴 "이봐, 벅스칼 또 무슨 꿍꿍이로 아침부터 잠을 깨우는 거냐. 내가 언제부터 아침 식사를 했다 "헤유, 주인님도 참 아이린님 깨어나시기 전에 깨워준 걸 고맙다고 그냥 말씀하시면 되실 것 햇빛에 반사되어 더욱 빛이 나는 것 같은 벅스칼의 하얀 머리칼이 바람에 날리면서 녀석에 능 벅스칼이 어디론가 테리우스를 이끌고 가더니 개울가 근처에서 멈춰 서서 수풀 쪽으로 혼자 뛰 "쳇, 혼자 신이 났구만 저 녀석…그래도 요즘은 옛 이야길 안 꺼낸 걸 보면 상처가 많이 아물었 낮은 개울가를 가로질러 폴짝폴짝 뛰어 오는 벅스칼이 자신이 들고 있던 부대 자루를 들어올리 "새벽에 제가 잡은 고기들과 나무에서 딴 과일들이에요. 이걸 가지고 요리를 할 생각이니까… "뭐, 나더러 너 요리하는 걸 거들어 달라니 그런 게 어디 있냐. 요리를 내가 하고 네가 거들어야 "내참, 주인님 지난번에 만든 요리로 다들 배탈이
나서 고생했던 걸 잊으신 건 가요? 아마 또 요 상황을 보아하니 이랬다. 벅스칼이 직접 아이린에게 맛있는 아침을 만들어 주고 싶어 새벽부 왜냐하면 세 수행원들은 분위기가 다들 어색하고 어려웠고 레오나르는 너무 할 줄 아는 게 없 "헤헤, 주인님도 참 맛난 요리도 먹고 아이린님도 아침부터 좋은 식사도 하고 일석이조인데 뭘 "흠, 좋아 이번엔 도와주지." 생각보다 테리우스가 쉽게 수락하는 것을 보고 벅스칼이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린을 떠올렸다. '주인님이 정말 아이린님에게는 꼼짝도 못하는 군.' 개울가 옆에 자리를 깔아 놓고 요리를 하기 위한 불을 지피고 하나 둘이 두 사람은 아침 식사 "아마도 맛있는 음식 냄새에 다들 알아서 일어나 이쪽으로 올 거예요." 벅스칼이 어디에서 준비했는지 하얀 요리 모자를 머리에 쓰고는 제법 요리사 모습을 하며 국자 "만약 음식 맛이 영 아니면 각오해야 할거야." "헤헤, 걱정마시라니까요." 테리우스가 수풀들과 개울들을 바라보며 문뜩 어떤 기억을 되새기며 중얼거린다. "푸웃, 하하." "주인님 결혼하시고 나서 그렇게 헤헤거리면 다들
팔불출이라고 욕합니다. 제발 주변 눈도 생 그러자 테리우스가 표정을 다잡으며 대답한다. "아니, 갑자기 아이린과 함께 했던 일들을 하나 둘 떠올려보니 그 녀석 표정까지 생각나서 웃음 "오, 거야 저도 언제나 함께 있어 알긴 하지만 그래도 전 소리로만 들은 데다 보는 것에는 한계 흘러내리는 모자를 뒤로 다시 바로 잡으며 벅스칼이 녹색 줄이 새겨진 과일을 깎아 내렸다. "헌데 주인님 아이린님에 대한 좋은 느낌이 언제부터 생긴 거죠? 처음부터 계속 싸웠던 것 같은 "그건 아마도 처음부터라고 말하는 게 옳겠지만, 그 녀석이 내 머리칼을 다듬어 줄 때 내 심장 "크큿, 그때 그 엉망인 모습에 쩔쩔매고 아이린님이 하라는 대로 했던 그때 말씀이군요." "시끄러워 요리나 해." 두 사람의 요란한 대화 속에 곧이어 요리들이 하나 둘이 진행되었고 맛있는 음식 냄새가 천천 두 사람을 몰래 미행했던 아처가 나무 뒤에서 그들의 대화를 엿듣다가 발길을 돌려 천막이 있 "어떤 느낌일까?…." 아처가 자신의 머리칼을 흐트러뜨리면서 낮게 중얼거리더니 이내 한숨을 쉰다. 이미 누군가의 맛있는 꿈으로 너무나 편하게 잠을 잤던 아이린이 상쾌한 기분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아, 잘 잤다. 어? 나 혼자 잔 건가?" 아이린이 낯선 천막 안을 둘러보더니 테리우스의 짐과 자신의 배낭을 확인하고 미소 짓는다. "테리우스가 함께 있었구나. 나 혼자 두고 어디로 간 거지?" 옆자리를 보니 함께 잔 것 같은데 테리우스가 보이질 않자, 아이린이 천막 밖으로 나왔다. 그러 "하하핫, 공주님 잘 주무셨어요. 정말 상쾌한 아침이네요. 이 지역이 공기는 정말 좋은 것 같아 파라도의 유쾌한 웃음소리에 아이린이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응, 파라도두 잘 잔 것 같아 보이네. 밤새 힘들었지? 아르테니도 레오나르도 고생했어요." "방금 전에 벅스칼이 왔다 갔어요.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아침 식사를 만들었다고 개울 쪽으 아르테니가 무슨 말인가 하려는 레오나르의 입을 막아서며 아이린에게 말했다. "아침을? 설마 테리우스가 식사를 준비한 건?" 조금 걱정이 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린이 묻자, 파라도가 대답한다. "크하핫, 벅스칼 녀석이 요리를 했다니 걱정 마세요." "아, 그래. 테리우스가 요리를 못해서가 아니라 가끔 아주 가끔 이상하게 만들어서…그런데 아 아이린이 아처의 행방을 묻자, 아르테니가 그가 묵고 있는 천막을 가리키며 답한다. "대장은 아직도 자고 있는 것 같은데 공주님께서 가셔서 좀 깨워 오실래요?" "그래? 알았어. 그럼 다들 먼저 가 난 아처와 함께 뒤따라갈게." 아이린이 아처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파라도가 아르테니에게 다가와 그의 "왜 그래 아르테니 대장은 아직 마음 정리가 다 안되었잖아. 웬만하면 공주님과 안 부딪치게 해 아르테니가 여전히 레오나르의 입을 막은 채로 파라도의 질문에 대답했다. "아니, 차라리 계속 부딪쳐서 잊는 편이 더 빠를 거야." "그건 너무 잔인해. 완전히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잖아. 친구가 되어서 그럼 안되지." "글쎄, 친구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거다. 그만 가자." 한참을 걸어가다 파라도가 아르테니의 헤드락에 걸려 있는 레오나르를 보면서 한마디한다. "그 녀석 입은 왜 그렇게 막고 있는 거냐?" "어? 그래 그럼 한 번 들어봐." 아르테니가 레오나르의 입을 열어 보이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가 한 소리 한다. "아니, 무엄하게 감히 왕자인 내게 이런 대접을 하다니 이런 지저분한 여행에 옷이 다 망가지 듣다못해 아르테니가 다시 그의 입을 막자, 파라도가 단숨에 레오나르를 한방 먹여 기절을 시 "당분간은 입을 막고 데리고 다녀야겠군. 벅스칼이란 녀석이 왜 이 마야 왕자를 데려 왔는지 모 * 아이린은 조심스레 천막에 들어서면서 아처를 부른다. "아처, 아직도 자고 있는 중이야? 아처." 눈만 감은 채로 누워 있던 그가 낯익은 목소리에 놀라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니 여긴 어떻게……." "응, 다들 아침 먹으러 갔는데 아처가 아직 안 일어났다고 해서 함께 가려고." "네." 좁은 천막 안에서 잠시 적막감이 흐르자, 아이린이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까지 뚜렷하게 난다. "어, 그럼 우리도 빨리 가자 아처." 아이린이 되돌아서서 밖으로 나가려 들자, 아처가 재빨리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며 붙잡았다. "아처?" 예전에 집 앞에서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슬픔 목소리를 냈던 아처의 모습이 떠오르자, 아이린은 "아처, 왜 그래? 말을 안하고 있으니까 내가 겁이 나잖아." 그러자 아처가 힘겨움이 묻어나는 쉬고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부탁이 있어요…." ^0^*
겨울기사 Date : 2003/05/08 View : 293 Vote : 0 순간 아이린의 눈에 아처의 슬픈 눈동자 주변의 촉촉한 물기가 보였다. 힘없이 쳐진 그의 어깨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주군께서 제 머리칼을 다듬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 머리칼을?" 아이린이 조금 의외라는 듯 말하다 직접 아처의 머리칼을 가리켜 손짓을 하며 되묻는다. "그렇게 놀란 얼굴을 하시지 않아도 돼요. 힘들다면 방금 부탁은 안 들은 걸로 해 주셔도…." "아, 아냐 아처.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어. 다만 생각지도 않은 엉뚱한 부탁이라 잠 "……엉뚱한 부탁이라…그렇군요." 아이린이 금새 가위를 찾으려고 주변을 살피자,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아처가 낮게 중얼거리다 바다 물결을
담고 있는 듯한 아처의 푸른 머리칼을 아이린이 조심스레 가위질을 하며 다듬어 그녀의 따뜻한 손길과 함께 들려오는 고운 목소리가 그의 근심을 눈 녹듯이 녹여버린 듯 하다. '당신을 위해 내 목숨을 내놓은 듯 아까울까요? 이런 내 마음을 당신이 알게 된다면 그래도 지 아처는 갑자기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당당히 고백하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그 충동과 이 그 시간 벅스칼의 아침 식사는 인기 절정에 오르고 있었다. 파라도와 아르테니는 혀를 두르며 다들 맛있게 아침을 하고 있는데 단 한 사람 테리우스 만이 땅바닥에 왼발을 작게 구르며 왼쪽 '이 녀석 다른 놈들은 다 왔는데 왜 그 녀석은 안 온 거야? 게다가 그 밥맛없는 놈이랑 같이…대 테리우스의 심각한 모습에 벅스칼이 국자를 손에 쥔 채로 다가오더니 겁도 없이 옛 주인의 뒤 "식사 안하고 멀뚱히 서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는 겁니까?" "읔, 무슨 짓이야!!" 시퍼런 눈매로 곧 죽일 것처럼 응시하는 테리우스의 기세에 눌린 듯 벅스칼이 한 걸음 뒤로 주 "헤헤헤, 뭘 장난한 거 가지고 화를 내세요 주인님도 참. 식사 안 하시냐구요?" "상관 마. 이봐! 그래 거기."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소리 치던 테리우스가 가장 먼저 눈이 마주친 파라도에게 물었 "…무슨 일로?" 한참 맛있게 먹다가 큰소리에 고개 들던 파라도가 어리둥절한 듯 묻는다. "그 녀석은 왜 안 오는 거야!" "그 녀석이라면?" "아이린, 내 신부 말이야." 그제야 주군을 가리킨다는 것과 동시에 그 주군의 남편이 한 성질 하는 테리우스라는 사실도 "대장과 함께 오신다고 하셨으니 곧 오실 겁니다." "대장?" "아처말입니다." "나도 알아. 그 아처란 녀석과 왜 그 녀석이 같이 오냔 소리야." "그거야 아처가 천막에서 나오질 않아서 공주님께서 깨워 같이 오신다고 해서…뭐, 곧 오실 테 파라도는 아르테니와 눈을 마주치고 테리우스의 눈치를 살피면서 말을 얼버무렸다. "아니, 그럼 그 놈하고 그 녀석하고 단 둘이 두고 왔단 소리야. 제기랄!!!" 테리우스는 혼자서 엉뚱한 상상을 잠시 하더니 이내 화를 버럭 내며 아이린이 있는 곳으로 내 "쯧쯧, 우리 주인님도 팔불출이 다 되셨군. 아니 그 동안 결혼 안 하셨을 때는 어떻게 사신 거 벅스칼의 말에 다들 동감한 듯 고개를 동시에 끄덕끄덕 거리 더니 다시 식사하는 것에 열중했 아처가 머물고 있던 천막은 아직도 걷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내달리던 테리우스도 천막 앞에 '쳇, 왜 갑자기 이런 묘한 기분이 드는 거지? 아이린 그 녀석 원래 수행원 녀석들과 마나아카데 그의 생각이 다 정리가 되기 전에 테리우스의 손이 천막 안에 닿아 틈을 만들었고 그 안에서 아 아처의 머리 손질을 마친 아이린은 그의 머리길이가 맞는지 양쪽 머리칼을 두 손의 손가락 사 "잘 다듬어 진 것 같은데…음, 거울로 내가 보여줄까? 거울이…." 아이린이 몸을 움직이려 들자, 아처가 막아서며 대답한다. "아니오, 공주님의 눈동자 속에 제 모습이 보이는데요." "어? 뭐?" 놀란 토끼 마냥 두 눈을 깜빡거리는 그녀의 짙은 푸른 눈동자를 바라보며 아처가 살짝 미소 지 "아, 다행이다. 아까는 아처가 너무 침울해 있어 보여서 걱정했는데 이제 좀 나아보여." "그런 가요? 공주님 덕분이에요." 아처가 그녀의 볼에 손을 가져다 대려는 찰나였다. 누군가의 심상치 않는 숨소리를 두 사람에 "…쳇!" 한참을 씩씩거리던 테리우스가 아이린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한 첫마디였다. "어, 테리우스?" "…쳇! 쳇! 쳇!!!!" ^0^*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52화<하> 겨울기사 Date : 2003/05/09 View : 438 Vote : 0 아이린의 의아한 표정을 쳐다보며 테리우스는 하고 싶은 말은 못한 채로 툴툴거리기만 했다. "무슨 짓이야 테리우스!!" "무슨 짓!…." 잔뜩 부어 있는 목소리로 그가 그녀를 잡아먹을 듯 심술궂게 바라보자, 그 기세에 아이린이 침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이것 봐! 갑자기 손목을 세게 붙잡고 끌려 와서 이렇게 빨갛게 부었 아이린이 손목을 휘휘 위 아래로 까딱까딱 거리며 테리우스의 눈앞에 내보이자, 그의 눈이 곧 "멍이?" 그가 그녀의 손을 붙잡고 혹 많이 다쳤는지 살피는 모습을 보고 아이린은 자신이 크게 잘못한 '내 손목을 걱정해주는 거 보면 이 녀석 지금 내게 억지 부리려고 내게 온 거잖아. 흥, 어디 골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아이린은 초반에 신혼부부가 하는 기득권 쟁취 작전에 돌입한다. "아얏! 아파 살살 다뤄. 정말 이게 뭐야 아침부터 신랑 덕에 부상당하고 그런 신부가 세상에 어 "후후, 많이 아파? 미안 미안…널 다치게 하려고 그런 게 아니었는데 진짜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아이린에게 테리우스가 믿어 달라는 듯 애원한다. 그 모습이 얼마 "말해." "뭘?" 아이린이 조금은 토라진 목소리를 하며 테리우스에게 묻는다. 그러자 그가 딴청을 피우며 시선 "아처의 천막 밖까지 조용히 왔다가 갑자기 씩씩거리며 들어와서 다짜고짜 내 손목을 쥐어 잡 조목조목 따지는
아이린의 잔소리가 그리 싫지는 않았지만 그 답변을 한다는 것은 테리우스에 "그건……," "푸웃, 질투하는 구나?" "쳇, 아냐." "그럼? 마나아카데미 기숙사에서도 수행원들과 함께 지냈었는데 갑자기 아처랑 단둘이 있다고 왜 언제나 항상 아이린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는 코너에 몰린 기분이 드는 것일까? 테리우스 그러나 코너에 몰린 쥐는 되려 고양이를 물게 마련이다. 자신의 마음이 들키자, 그가 대뜸 버 "이봐, 넌 이제 결혼한 여자라는 걸 잊고 있나 본데
왕국의 공주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중 "무슨 뜻이야? 내가 공주답게 행동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거야 지금?" "그래, 공주라면 한 나라의 주군이라면 주군답게 왕국의 예절도 지켜야지. 참나, 넌 수행원들에 테리우스는 점점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는 말들로 아이린을 상처 입히고 있었다. 결코 그녀를 이쯤해서 아이린도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럼 넌! 넌……." 아이린은 테리우스가 데본 제국에서 추방당한 것에 대한 사실이 즉각적으로 떠오르자, 입을
열 "내가 뭘!" 테리우스가 인상을 잔뜩 그으며 그녀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며 반문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 "아이린! 읔, 그래 내가 말이 좀 잘못 나왔어. 하하, 혹시 울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 그렇지?" 아이린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바보처럼 울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마…." 힘없는 그녀의 목소리만 들어도 그대로 가만 두면 울 것이 틀림없다고 테리우스는 생각했다. "미…미안, 나도 모르게 그만 그런 소리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괜찮아. 앞으로는 왕국 예절에 관한 걸 배워두도록 할게 테리우스." "그만 식사하러 가자 아이린." 테리우스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자, 고개를 내저으며 그의 손을 잡지 않는다. "아니, 별로 배고프지 않아. 좀 쉬고 싶어…혼자 가도록 해." "고집 부리지 말고 함께 가. 혼자서 이곳에 있으면 위험해. 그 놈도 식사는 해야 할 거 아냐. 그 "혼자 있어도 괜찮아." "내가 안 괜찮아. 그럼 같이 있어 줄께." 테리우스가 끝끝내 혼자 갈 수 없다고 말하며 그녀를 안으려고 하자, 그 손길을 세차게 뿌리치 "으아앗!!!!!!!!" 철퍼덕
넘어진 아이린이 바닥에 얼굴도 함께 박은 덕에 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는 흙과 함께 "크큭…푸하하하하!!!!!!!!!!!!! 정말이지 넌 잠시도 혼자 둘 수가 없는 사고뭉치야!!! 크큭큭큭!!! "…시잇, 웃지마. 그렇게 배꼽잡고 웃고 싶어 너!!" "야, 크큿…웃음이 나오는 걸 어떡해. 하하, 휴…네 말대로 정말 배꼽이 빠지겠다. 하여튼 말을 테리우스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얼굴을 깨끗이 닦아냈다. "아아, 아파…좀 조심히 닦아…아프단 말야." "엄살 부리지마. 지난번에 네 얼굴 반쪽만 닦아내고 한참을 실랑이했던 걸 생각하면 너도 참… "……응." 아이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피식 웃어 보이자, 테리우스가 살짝 그녀의 이마에 손가락을 퉁기 "아무 앞에서 그렇게 웃지마…내 앞에서만 웃어 알았지?" "……음." "음이라니 그게 대답이냐?" "…아니, 생각 중이라는 소리야." "쳇, 그냥 해본 농담이야. 괜히 성격에도 안 맞는 말을 했더니 닭살만 돋네. 그만 일어나 가자." 그때 아이린의 뱃속 시계가 꼬르륵 거렸다. 두 사람 모두
확실하게 들었고 그 소리의 주인이 누 "뭐야, 배 안 고프다며 그 소리는 뭐냐?" "다시 배가 고파졌나봐." "하여튼…알았어 그럼 식사하러 가자. 나도 만들면서 조금씩 집어먹어서 그런지 배가 고프긴 아이린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아픈 소리를 하며 도로 주저앉았다. "아얏, 아파서 못 걷겠어. 아무래도 발목이 삐었나봐 테리우스." "이런…어휴, 조심했어야지. 얼굴에 흙만 묻어 다행이다 싶더니만 기어코 일을 저질렀군 그래. 테리우스는 아이린의 발목을 살피며 혹 뼈에 손상이 있는지 살폈다. 그가 그녀의 발목에 손을 "오늘 하루는 오른쪽 발목은 사용하지 않도록 해. 인대가 늘어난
정도로 그나마 다행이다. 치료 "응, 고마워. 내려줘도 되는데 조심해서 오른쪽 발 사용하지 않고 걸으면 돼." "됐네. 누굴 더 고생시키려고 오늘은 그냥 네 발 노릇 내가 해 줄 테니 그렇게 알아." "피잇, 뭐든 자기 맘대로야 테리우스는." "뭐? 내 맘대로 라니 대체 누가 누굴 맘대로 하는 지 모르겠네…덕분에 오늘 하루 네 하인 노릇 테리우스의 농담 섞인 이야기에 아이린이 피식 웃었다. 그 모습을 천막 안에서 지켜보던 아처 "휴, 아이린 공주…난 왜 아직도 그대가 카나 황국을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리 미련과 후 아처는 천막에서 나가지 않고 다시 이불 속으로 몸을 넣고 웅크린 채 눈을 감았다.
발목 부상으로 인해 하루 종일 테리우스의 등에서 생활했던 아이린은 자신의 오른쪽 발목에게 '발목을 다치지 않았다면 이렇게 테리우스의 등이 따뜻하고 넓은 걸 몰랐을 거야.' 두 사람의 이런 모습에 주변 사람들은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 다들 짝이 없는 외기러기 신 "쩝, 아무리 신혼은 닭살이라고 하지만 하루 종일 저렇게 등에서 내려놓지 않다니…테리우스 혀를 내두르는 벅스칼의 말에 동감한 듯 아르테니와 파라도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에휴, 내 참 혼자인 사람은 서러워 살겠나…크큿,
그래도 우리 아이린 공주님이 행복해 하신 "왜? 딸 시집 보낸 아버지 같은 기분이라도 드는 거냐?" "음, 꼭 그런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한데 하하." "에라, 이놈아!" 아르테니가 파라도의 머리를 가볍게 내려치며 자신도 웃었다. 그들의 주군이 행복한 모습을 보 "휴, 오늘밤은 여기서 보내야 하는 건가요? 이곳 나무들은 꽤 크고 웅장한데…기분 나쁘게 누군 낮부터 산행을 시작했던 이들은 깊게 우거진 숲 속에서 밤을 지새기 위해 발길을 멈추었다. 천 아르테니는 어두컴컴한 주변을 둘러보며 겁먹은 얼굴을 한 레오나르와 함께 했다. "앞으로 9일 정도는 매일 이렇게 지내야 할 텐데 괜찮겠소?" 아르테니가 다소 걱정이 되는 듯 묻자, 레오나르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답변한다. "아, 네. 전 괜찮습니다. 헌데 이곳은 정말 너무 캄캄하고 으스스한 곳이군요." "아마 점점 그런 분위기를 맛보게 될 겁니다. 젬모스 지역에는 시한 폭탄 같은 존재들로 가득하 "시한 폭탄이라면?" "범죄자들이나 추방당한 이종족들이 이곳에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죠." "앗, 범…범죄자들이라구요?" "하하,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들에게는 그들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함께하고 있으니까." 아르테니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테리우스를 힐긋 바라본다. 그러자 레오나르는 영문을 모 아르테니와 레오나르가 담소를 나누며
그들이 머무를 곳에 장작불을 켜고 있을 때 테리우스는 "으음…어, 미안 테리우스 깜빡 잠이 들었었나봐. 방금 전까지 깨어 있었는데…힘들었지?" 하루 종일 자신을 업고 온 테리우스에게 조금 미안한 듯 아이린이 말했다. "뭐 좀." "……." 테리우스가 조금 으쓱해진 기분으로 두 다리를 두들겨 보이며 말했다. 그 모습이 조금 얄미운 "네가 좀 무겁기는 했지. 하핫, 뭐 내가 워낙 튼튼해서 거뜬히 업었던 거지. 다른 녀석 같았으 아처에게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 보이며 보란 듯이 말했다.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에 테리 '유치한 녀석.' 아처는 비아냥거리는 테리우스의 말에 별 동요 없이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그 모습이 되려 테 "그런 말이 어디 있어. 날 업어 준 건 고맙지만 아처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는 거야 테리 아이린이 아처의 편을 드는 것처럼 들린 테리우스가 쉽게 열을 받아 그대로 얼굴이 일그러졌 "넌 남편 보다 수행원 편을 드는 거냐." "말도 안돼! 지금 여기서 남편이라는 소리가 왜 나와. 편을 드는 게 아니잖아." "쳇, 됐어! 오늘 아침에도 천막에서…." "천막에서 뭐어?" "흐흠, 됐어. 어쨌든 저 녀석과 가까이 있지마." "왜? 무슨 이유로?" "내가 기분 나쁘니까 그거면 이유가 충분한 거다."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테리우스의 태도에 아이린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이 "싫어." "뭐?!" "싫다구! 납득되지 않는 이유로 강요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싫어. 아처를 싫어하는 이유도 모르 테리우스는 마음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아처와 가까이 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자신의 질투 "너 정말!!" "내가 뭘!!" 테리우스와 아이린의 언성이 점점 높아져 갔다. 그 모습에 아처가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두 사 멀리까지 들리는 테리우스와 아이린의 다툼소리에 나머지 일행들이 알겠다는 듯이 다들 고개 어둠 속에서 작은 불로 야영을 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날카로운 야수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어떤 자들인가?" 높은 나무에 몸을 숨기고 있는 이들의 대장인 듯한 자가 나지막하게 말한다. 그러자 그의 곁을 "데본에서 온 자들입니다. 조심해야합니다. 두목." "데본이라…." ^0^*
겨울기사 Date : 2003/10/30 View : 1 Vote : 0
* 어둠 속에서 부하들을 이끌고 그들의 영역에 들어선 불청객들을 유심히 관찰하던 남자의 눈 이 날카롭다. 마흔쯤 되어 보이는 중년의 남자에게서는 조용하지만 강한 카리스마가 풍겼다. 짙은 금발 머리칼을 뒤로 질끈 동여매고 있었고 이마로 흘러내린 머리칼 사이에 그의 짙푸 른 눈동자가 반짝이고 있다. 조각상처럼 잘 깎여 진 그의 코가 얼굴의 굵은 선을 만들어 강 한 인상을 주었다. 젬모스의 도망자들을 이끌고 있는 앨리어튼이 며칠 새 면도하지 않은 까 칠한 턱을 매만지며 나지막한 소리로 말한다. "부크……." 그러나 앨리어튼 보다 덩치가 세 배 가량은 커 보이는 부크에게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분명 그의 곁에서 낮게 포복을 한 채로 두 눈을 크게 뜨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봐, 부크……." 다시 한번 부른 후 이어 대답을 하지 않자, 앨리어튼이 고개를 돌려 그의 부하를 살폈다. 너 무 오랫동안 숨죽이고 염탐만 했던 탓인지 부크는 어느 새 눈을 뜨고 잠이 들어 있었던 것 이다. "이런 녀석 벌써 꿈나라에 들어갔구만…못 말리는 친구일세." "……푸우∼우……." 앨리어튼은 두 손을 입에 대고 휘파람을 불러 부하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나무 뒤에 숨어 있던 부하들이 하나 둘씩 대장의 휘파람 소리에 응답했다. "휘익!!! 휘익!!!" "휘익휘익!!!! 휘익휘익!!!!!" 깊은 잠에 들어 있던 아이린에게까지 그 휘파람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면 나머지 일행들에 게도 들리는 것은 당연했다. 세 흑기사를 비롯해서 테리우스와 벅스칼 그리고 레오나르까지 이 요란한 휘파람 소리에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건 또 뭐야?" 아이린과 다투는 바람에 천막 밖에서 잠을 자고 있던 테리우스가 짜증을 내며 자리에서 일 어났다. 그때 파라도와 아르테미가 그에게 다가와 말했다. "이거 사람이 내는 소리인 것 같은데 너도 알고 있었냐?" "취침 전부터 인기척이 있어 경계를 하고 있었는데 공주님은 괜찮으신가요?" 정중한 아르테미와 달리 파라도는 자연스럽게 테리우스에게 반말을 하며 물었다. "쳇, 뚱보녀석 아주 막나가는군." "뭐시, 뚱보!" 파라도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발악했다. 그러나 테리우스는 상대의 태도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아르테미에게 눈길을 줬다. "내 아내는 괜찮아. 그것 보다 주변에 이상한 녀석들이 다가오고 있는 동안 뭘 하고 있었던 거야. 자칭 수호기사인 듯 내세우면서." "뭐야!!!!! 공주님의 부군이라 예의를 갖추었는데 마치 네 하인 다루다니!! 오늘은 그냥 못 넘어가!!! 예전에 데본의 우두머리였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쫓겨난 주제를 아셔야지!!!!" 파라도가 고함을 치는 동안 그의 머리칼은 쭈뼛쭈뼛 삐져 나왔고 얼굴은 붉으락푸르락 열을 받고 있었다. 테리우스의 건방진 어조에 아르테미와 뒤늦게 온 아처 역시 썩 기분이 좋지만 은 않았다. "쳇, 그래서? 그 덩치로 날 깔아뭉개기라도 하겠단 소리냐? 웃기지도 않는군." "이 자식이 정말!!!" 퍽! 퍼퍽!! 퍼퍼퍽퍽퍽!!!!!! 파라도의 선방에 뒤이어 테리우스 역시 이에 응하면서 두 사람의 몸싸움은 점점 격해지더니 이내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다 땅바닥에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테리우스의 힘이 막강하다 했지만 카나 황국에서 인정했던 흑기사 신분의 파라도 역시 이를 방어하며 공격할 만큼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 두 사람의 이런 싸움을 감히 말리려고 하지 않은 채 일행들은 다들 먼 산 보듯 팔짱을 낀 채로 지켜보고 있었다. 되려 이 갑작스런 싸움에 놀랐던 것은 자신들의 존재를 눈치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경계하 는 내색도 하지 않는 이방인들에 대해 앨리어튼을 포함한 젬모스의 일원들이었다. "어떻게 된 거야? 우리들의 존재를 눈치채고서 어떻게 저럴 수 있는 거야 대장?" "글쎄다…희한한 녀석들이거나 베짱이 좋은 녀석들이겠지. 어서 부크나 깨워라. 저들은 포박 해서 데려가 조사를 해봐야겠다. 휘∼익!!!" 앨리어튼이 짧은 휘파람 소리를 내자, 어둠 속에서 그들을 정탐했던 이들 외의 검은 무리들 이 여기저기서 바삐 움직이더니 이내 거친 황금가시로 꼬여 만들어진 그물 망을 끊어 내렸 다. 싸움을 끝내지 않고 있던 파라도와 테리우스도 이를 지켜보던 일행들도 모두 앨리어튼의 지 시로 인해 내려진 그물 망에 걸려들었다. 그러나 잡힌 포로의 입장 치고 그들은 전혀 당황한 기색을 하거나 그물 망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도 없었다. 이때 천막까지 그물 망이 걸쳐져 있었던 그곳에서 한 여자 나오는 것이 앨 리어튼의 눈에 띄었다. "어? 이건 뭐야? 테리우스! 파라도! 두 사람 뭐하고 있는 거야.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아이린은 천막 밖으로 나오자마자, 갑갑하게 자신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이 거대한 그물 망의 존재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 안에서 다투고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일행들을 향해 질문했다. 곧이어 파라도의 변명과 고자질이 뒤섞인 하소연이 아이린에게 시작되었고 전후 사정을 들 은 아이린이 화가 난 눈초리로 테리우스를 바라보자, 녀석은 이내 그 눈길을 외면한 채 딴 청을 피웠다. "쳇, 뭐든 내 탓이란 소리군. 그렇게 무섭게 쳐다 볼 필요까지나…." 말끝을 흐린 그가 한 손으로 가볍게 자신의 머리에 얹힌 그물 망을 제거해 버렸다. 두 사람 의 상황을 지켜보던 나머지 일행들도 너무나 쉽게 그들을 둘러싼 그물 망들을 자신들의 검 을 이용해 제거해버렸다.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도 아니고 이런 이 상한 게 떨어져 덮쳐 있는 상황에서 같은 일 행끼리 싸움을 하고 있다니 정말 한심해. 테리우스도 파라도도 둘 다 똑같아. 아니 그걸 지 켜보고 구경하고 있는 나머지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웃지마 벅스칼 너도 마찬가지야." 작고 여려 보이는 여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건장한 남자들이 꼼짝도 못한 채 꾸중을 듣고 있는 모습이 앨리어튼에게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아니 그보다 대체 저들은 어떤 자들이기에 마법의 힘을 불어넣은 황금가시 그물 망을 손쉽게 제거해 버릴 수 있는지 의아했다. "대…대장." "조용히 대기하고 있어라. 나도 지금 놀라서 잠시 생각을 해야겠으니까." 앨리어튼의 목소리에 작은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0^*
winterknight Date : 2003/11/04 View : 945 Vote : 0
젬모스에 들어선 낯선 이방인들은 앨리어튼의 명령에 의해 은신처로 끌려왔다. 그러나 결코 덫 "결국 이상한 곳에 끌려와 버렸어. 이게 다 저 성질 더러운 테리우스 탓이야." 파라도의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테리우스의 신경을 살살 건들기 시작한다. 또 시작이다라는 표 "어쭈, 햇병아리 주제에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군. 한 번 정신차리게 패줘야 주제를 알겠냐." "테리우스, 그만해." "쳇, 감싸기는…." 아이린이 파라도를 감싸 돌자, 테리우스가 볼멘소리로 투덜거렸다. "저…지금 저희가 붙들려 있는 걸 다들 알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내내 침묵으로 일관하며 겁에 질려 있던 레오나르가 한마디하자, 곁에 있던 벅스칼이 별일 아 "헤헤, 걱정마슈. 여기서 겁을 내는 건 당신 한 사람 뿐이니까." "그럼 여기서 탈출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염려하지 마라니까요." 장난스런 벅스칼의 목소리가 왠지 미덥지 않다는 듯 레오나르는 그를 흘끔 바라보다 이내 고개 앨리어튼은 그의 부하 부크와 제레미 그리고 한스를 데리고 붙잡힌 이방인들을 가둔 움막으로 웬만한 자들이라면 그들의 신분에 관한 정보를 알아 낼 수 있을 터인데 지금 그들에게 붙잡힌 게다가 푸른 눈을 가진 여자의 모습에 누군가를 연상케 했던 탓에 적의를 가질 수 없었다. '누군가 많이 닮았다…붙잡혀도 저리 당당할 수 있다니….' 무거운 도끼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부크가 움막의 문을 열어 제쳐 길을 열었다. 그러자 제레 "정체가 뭐냐?" 엘리어튼이 물으려고 했던 질문을 아처가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방인들은 어느새 자신들을 그리고 알 수 없는 연민을 느끼게 하는 여자의 옆에는 한 성질 해 보이는 남자가 으르렁거리는 "그건 내가 물어볼 질문인 줄 알았는데." 보통 녀석들이 아니라는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에 순순히 잡혀왔던 것이 의심스러웠던 앨 '내가 혹 실수를 한 것이
아닌가! 이 자들이 만약 우리들의 은신처를 알아내기 위해 강대국들 앨리어튼은 자신의 실수를 뼈저리게 후회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은 채 그의 목을 칼로 겨누 "칼에 의해 고통을 느껴야 내 질문에 답을 할 생각이냐! 다시 한번 묻겠다. 너희들 정체가 무엇 "하하, 이미 알고 묻는 것 아니냐? 밖에 우리 병사들이 대기하고 있다. 순순히 너희들을 이곳에 앨리어튼의 대답에 아처가 잠시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들을 끌고 왔던 마차의 창문을 모두 가 "뭘 그렇게 어렵게 물어보고 그래 대장, 이 녀석들 한 번씩 패준
후에 불게 하면 될 것을 곱게 파라도가 속이 불편하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말하자, 딴청 피우고 있던 테리우스가 한마디 "대상은 다르지만 패주고 싶은 심정은 나랑 같군 그래." 테리우스의 말에 파라도가 그를 흘깃 한 번 노려보다가 아이린의 눈빛과 마주치자, 이내 고개 "두 사람 다 모두 그만해. 그리고 다들 칼을 그만 거둬." 아이린의 말에 세 흑기사들이 의아해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동시에 바라봤다. 여전히 칼을 겨누 "어서 그 칼들을 그만 거두라니까." "공주님!!!!" 아처와 아르테니 그리고 파라도가 동시에 그럴 수 없다는 어조로 아이린에 대답한다. 그러나 "빨리 거둬. 내 명령에 복종하지 않겠다는 거야?" 아처가 아이린의 눈빛을 마주하더니 마지못해 칼을 거두며 대답한다. "네, 알겠습니다." 그러자 지켜보던 아르테니도 한스의 목에서 천천히 칼을 거두었다. "아니, 그렇지만…." "파라도, 거둬라." 고집을 부리려던 파라도에게 아처가 한마디하자, 그 역시 칼을 거두었다. 앨리어튼은 세 명의 강한 남자들을 말 한마디에 제압해버리는 야무진 눈동자의 여자를 유심히 "그대가 이들을 이끌고 있는 책임자인가?" 앨리어튼의 말은 정중했지만 존대를 하지 않는 것은 어딘가 모르게 상대를 내리는 태도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저희는 이곳을 지나가는 여행객일 뿐인데 왜 저희를 붙잡아 오셨는지 만만치 않은 여자였다. 그녀의 말에 가시가 있음을 앨리어튼은 느낄 수 있었다.
winterknight Date : 2004/07/23 View : 315 Vote : 0 앞부분에 조금 삭제된 부분과 연재분을 덧붙여서 올립니다. "의외로군. 가냘픈 여자가 이들의 대장이라도 되나봐? 크헐헐헐!!!!!" 목 언저리에 손을 얹고 불쾌하다는 듯 아르테니를 째려보며 한스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 는 사실 작은 체구의 여자가 정말 이들의 대장이라고 생각해서 내뱉은 말은 아니었다. 다만 자신들에게 당당한 남자들의 심기를 조금이라고 꺾어 자존심을 회복할 심산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대장 앞이라 네 녀석 웃음을 참고 있는 줄 알아라. 어디 한번 더 웃어 보시지?" 아르테니가 한스의 목에서 거두었던 칼날을 그의 심장 쪽으로 향하면서 되물었다. 그러자 한스의 안면은 이내 새파랗게 질린 채로 자신이 말을 잘못 꺼냈다는 것에 뜨끔했다. 이에 테리우스는 한심스럽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으며 아이린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왠지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앨리어튼의 시선이 못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흠, 우린 보다시피 젬모스 지역으로 몰려온 도망자들의 신분이라고 할 수 있소. 다들 사랑 하는 가족과 정든 고향을 등지고 현상수배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지. 그러나 그건 강대국에 의해 삶의 터전을 빼앗긴 불쌍한 이들이지. 다들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이오. 다만 젬모스 지 역에서 다시 제 2의 터전을 잡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이방인들을 경계하는 것이오." 뜻밖에 앨리어튼은 그들의 상황을 아이린에게 숨김없이 이야기했다. 이에 한스와 부크는 불 만이란 듯 표정에 심술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대장! 이 녀석들이 만약 첩자라도 되면 어쩌려고 그런 걸 말합니까!" 심히 불쾌한 듯 투덜거리는 부크를 살핀 아이린이 다시 앨리어튼과 시선을 마주하며 입을 열었다. "제 생각에는 서로 방법이 틀리게 만났을 뿐 적은 아닌 거 같네요. 저희는 첩자도 아니고 지금 새로운 땅을 찾아 떠나고 있는 중이니까요." "새로운 땅이라?" 앨리어튼이 흥미롭다는 듯이 아이린을 바라보며 묻는다. 야무지고 현명해 보이는 아이린의 태도에 그는 감탄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에 테리우스의 심기는 점점 불편해져가고 있는 중이었다. '아니, 저 능글맞은 놈이 누굴 보고 히죽히죽 미소를 짓고 있는 거야. 쉰은 넘어 보이는 노 친네가 노망이 들었나!' 괜히 애꿎은 땅에 발길질을 하며 화를 삭히고 있는 테리우스. 많은 이들이 있는 가운데서 질투하고 있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그는 참고 있었으리라. 이 모습을 마냥 즐겁다는 듯이 바라보는 벅스칼의 얼굴에는 소리 없는 웃음꽃이 한창이었다. 아이린은 하얗고 고운 손을 앨리어튼에게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전 아이린 아카리나스라고 합니다. 지금 일행들과 함께 케르베노아 영토를 찾아가는 중이 에요. 제 친구가 되어 주시겠어요?" "하하, 젊은 아가씨가 배짱 한 번 두둑하군. 맘에 들어!! 좋지!! 오늘은 새 친구를 맞이한 기 분으로 파티를 벌여야겠군." 테리우스는 물론이거니와 아처, 파라도, 아르테니, 레오나르 그리고 벅스칼까지 어안이 벙벙 한 순간이었다. 상대편인 한스와 부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대장들에 악수로 인해 마지못해 인상을 구겨가며 서로에게 어색한 인사를 해야했고 젬모스 지역에서는 오랜만에 밤새 파티가 벌어졌다. 술과 음식이 식탁위로 푸짐하게 올려졌고 악기사의 리듬에 맞춰 다들 장작불을 중심으로 춤 과 노래를 한껏 즐겼다. 앨리어튼은 사람들 사이로 웃음 지으며 어울리고 있는 아이린을 계속 바라봤다. 그리고 그 런 그의 모습을 뚫어져라 시기 어린 질투의 시선으로 테리우스가 바라보고 있었다. * 젬모스 인들이 마련해 준 잠자리는 깨끗하고 단정한 곳이었다. 특히 아이린이 머무는 곳은 나무 위에 지어진 집으로 지금은 어두워 볼 수 없지만 밝은 날에 창 밖 풍경이 장관인 곳이 었다. 세 흑기사들은 그녀가 머무는 집을 기준으로 왼쪽에 자리하고 있었고 레오나르와 벅 스칼 그리고 테리우스는 오른쪽 집에 자리했다. 앨리어튼이 정해 준 곳은 이곳에서 좋은 집에 해당하는 것들로 친구에 대한 예우라 할 수 있었다. 처음에 껄끄러워했던 세 흑기사들도 이곳 사람들과 밤새 어울리고 난 후에는 금새 이곳을 좋아하게 되었다. 물론 벅스칼과 레오나르도 마찬가지였다. 단 한사람 신혼 부부를 갈라놓은 것에 불만이 가득한 테리우스만 제외하고 말이다. "테리우스, 파티도 끝났는데 피곤하지 않아? 그만 자야하지 않겠어." 말을 꺼낸 레오나르보다 벅스칼이 더 놀란 토끼 눈을 한 채 문 앞에 서 있는 테리우스를 바라본다. 혹 폭발해서 이 집을 날려 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농담도 상대의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하는 것을 특히나 지금 테리우스의 기분이 엉망인 것을 안 벅스칼은 더 불안했다. "쉿, 조용히 있어요. 레오나르." "왜? 내가 뭘 잘못했나?" 두 사람이 소곤거리듯 말을 주고받는 동안 '쾅' 하는 문소리와 함께 테리우스는 나가버렸다. "휴우, 간이 그냥 콩알만해졌네. 왜 그렇게 눈치가 없어요. 레오나르." "내가? 왜? 테리우스가 왜 저런 거지?" "그거야…흠, 관두죠. 말해 뭐하겠어요." "화는 내가 내야하는데 참 모를 녀석이군." 레오나르가 피곤한 듯 이불과 베개를 정리해 잠잘 준비를 하며 중얼거렸다. 사실 그는 아직 도 테리우스와 아이린이 남매가 아닌 연인으로 지금은 부부라는 사실을 좀처럼 받아들이기 가 힘든 상태였다. 다만 그녀의 곁에 좀더 있고 싶은 마음에 이 여행에 동참한 것뿐이다. * 앨리어튼은 괜히 입이 마르고 목이 탔다. 그는 아이린이 머물고 있는 숙소 앞에서 노크도 하지 않은 채 머뭇거리고 있었다. 주먹을 쥐고 문에 노크를 하려다가도 다시 손을 거두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리려고 망설이는데 아이린이 문을 열고 그와 눈을 마주한 다. 조금 놀란 듯한 눈빛을 하며 그녀가 입을 연다. "어, 무슨 일이세요? 앨리어튼씨." "아…그게 저 잠시 지나가던 길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어보려고…." "아뇨. 아주 좋은데요. 이렇게 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 아이린은 잠시 앨리어튼을 방으로 초대해야할 지 망설여졌다. 밤이 너무 깊은데다 테리우스 가 맘에 걸린 탓도 있었다. 그녀가 조금은 곤란한 표정을 짓자, 앨리어튼이 눈치를 채고 말 했다. "아,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잠시 나와 줄 수 있겠소?" "네, 그러세요." 밤하늘에 총총 빛나는 별들을 한참 바라보다가 앨리어튼이 먼저 말을 꺼냈다. "아이린은 어디 출신인지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물어봐도 되겠소?" "저요? 음, 그건 좀 복잡한데…전 수양부모님 아래서 자랐거든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 친 부모님들께서는 집안 반대로 결혼에 어려움이 많으셨던 것 같아요." "아, 그랬군. 그럼 친 부모님들은 찾았나?" "글쎄요. 찾았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어요. 제 뿌리가 어디인 줄 이젠 알고 있거든요. 지금 케르베노아 영토로 가는 이유도 그걸 바로 잡아가려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앨리어튼씨와 이야기하는 게 참 편한 기분이 들어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앨리어튼은 자신을 응시하는 아이린의 머리칼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그것은 남녀관계의 분 위기가 아닌 어른이 아이에게 칭찬하는 종류의 몸짓이었다. "그래, 이곳에서 편히 쉬다 가도록 하렴. 뭐든 도와 줄 일이 있다면 말하고…날씨가 쌀쌀한 데 그만 들어가 쉬도록 하렴." 앨리어튼이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 아이린을 일으켜줬다. "네, 앨리어튼씨. 참, 혹 이곳 분들 중에 아리스 왕국에 관련된 일들을 알 수 있을까요?" "아리스 왕국? 그 망해버린 왕국의 일은 뭐하러?" "제 아버지의 왕국이거든요." "뭐!…." 순간 앨리어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그의 두 손이 어느 새 아이린의 팔을 꽉 쥔 채 그녀를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방금 뭐라고 했지? 누구의 왕국이라고?" "앗, 아파요 앨리어튼씨…이 손부터 좀…." 아이린은 꽤 아픈 듯 얼굴을 찡그리며 앨리어튼의 손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다. 그때 무서운 얼굴로 이글거리는 눈빛을 하고 있던 남자가 앨리어튼의 등뒤에서 돌연 나타나 그를 아이린 에게서 떼어 놈과 동시에 물씬 패기 시작한다. 퍽!!!!! 퍼벅!!!!! 퍼버벅!!!!!!!! 앨리어튼을 거의 반 시체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은 바로 테리우스였다. 아이린은 픽 쓰러져 기운을 못 차린 채 신음하는 앨리어튼를 바라보다 테리우스를 말렸다. "테리우스!!! 이게 무슨 짓이야!!!! 죽일 셈이야!!!!" "쳇, 구해줬더니 왜 내게 화를 내는 거야." 테리우스는 별일 아니라는 듯 말하고는 방금 전 질투에 불타던 자신을 다스리며 대답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날 구해주다니." "이 능글맞은 녀석이 방금 널 덮치려고 했잖아." "그게 아냐. 그냥 이야기 도중에…암튼 빨리 이리 와서 앨리어튼씨를 안으로 모셔. 상처가 너무 많아." "쳇, 싫어. 이곳 사람들을 부르던지 해. 내가 미쳤냐! 내가 팬 녀석을 뭐 하러 도와 줘." "너, 정말 말 안들을 꺼야?" "죽어도 싫다 어쩔래." 아이린이 꽤 무서운 얼굴을 하고서 테리우스의 얼굴에 바짝 다가서며 입을 열었다. "저 분 방으로 모시지 않으면 다신 너랑 키스도 하지 않을 테고 한 방도 같이 쓰는 일은 더 더구나 없을 꺼야. 좋아, 아래 아처랑 파라도랑 아르테니에게 부탁하면 돼."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테리우스의 두 눈은 붉게 충혈 되어 있었고 그의 시선은 어둠 그 자체였다. 덕분에 옆에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함께 날밤을 세어버린 벅스칼과 레오나르. "……빌어먹을." 테리우스가 낮게 읊조리며 인상을 긋는다. 어젯밤 아이린은 결국 자신의 흑기사들을 불러들여 앨리어튼을 돌본 것이다. 그것도 그녀의 방에서 테리우스 자신을 밖으로 내보낸 채로. "……그 망할 놈이 어디가 맘에 들어서 날 무시하고 내 앞에서…쳇, 빌어먹을…." 고개를 가로 저으며 어깨를 쭉 늘어뜨린 그를 이리저리 살피는 벅스칼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흠흠, 주인님 무슨 일로 그러세요?" "……." "아니, 무슨 일로 그렇게 저기압인지 말씀이나 좀 해보세요. 예??" 벅스칼은 좁은 방안에서 숨이 막힐 듯한 분위기를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말했다. 차라리 문밖으로 나가면 좀 나을 듯 싶겠지만 도통 문밖으로 나가려고만 하면 테리우스가 무서운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기에 살벌해서 나갈 수도 없었다. "정녕 이렇게 숨통을 조이실 거면 죽더라도 나가서 죽겠어요. 아시겠죠!" "저도…." 벅스칼이 마지막 용기를 내듯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 쪽으로 발걸음을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레오나르도 그 그러자, 이글거리는 눈빛과 함께 살벌한 분위기를 만드는 저음의 목소리가 두 사람을 막아선다. "죽고 싶으면 나가…." 그리고 곧바로 테리우스가 탁자에 주먹을 내리치자, 두 갈래로
쫙 갈라지는 모양새가 두 사람을 옴짝달싹 못 "앙, 정말 죽겠네…아니, 어젯밤 밖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길래…애꿎은 제가…흡 알았어요. 조용히 있으면 쫑알거리는 벅스칼의 모습이 마치 아이린이 자신에게 투덜거리는 모양새와 비슷해 보이자 다시금 테리우스 똑! 똑! 그때 들려오는 노크 소리는 벅스칼에게 가뭄이 단비와도 같은 반가움과 고마움의 존재였다. 그러나 무겁디무거운 테리우스의 기분을 의식한 덕에 차마 그 노크에 입을 열 수는 없었다. 똑! 똑! 똑! 똑! 똑! 안에서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재차 확인하는 듯한 노크 소리. 테리우스가 인상을 그으며 벅스칼에게 눈짓을 한다. 열고 싶으면 열어 라는 귀찮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하아, 누구세요." 벅스칼이 대답과 동시에 누군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문을 열었다. "어, 안에 있었으면서 왜 조용히 있었던 거야?" 그녀다. 그녀가 뻔뻔스럽게도 내 앞에 나타나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들어와 있다. 어젯밤 늙고 못 화가 난다. 미칠 것처럼 화가 난다. 내가 화가 나는 것은 미칠 듯이 질주하는 내 질투심에 어이가 없어 화가 난다. 내 감정을 송두리째 저 여자에게 맡겨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자존심이 상해서 화가 난다. 그런데 뻔뻔스 테리우스는 마치 머릿속에 어제 자신의 모습들을 떠올리며 그를 향해 다가오는 아이린을 보면서 인상을 그 "잘 잤어. 테리우스?" 뻔뻔스럽게 아침인사를 하는 그녀. 테리우스는 자신 앞에서 생글거리는 아이린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쳇, 네 눈에는 내 얼굴이 잘 잔 사람처럼 보이냐?" 테리우스의 볼멘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린이 그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응." "뭐?" 어이없는 그녀의 대답에 되묻는 테리우스. 그러나 역시 미소지으며 느긋하게 대답하는 아이린. "잘 잔 것처럼 보이냐고 물어서 대답했잖아. 왜?" "참나, 됐다. 그만 나가라 피곤해." "아침 안 먹을 거야? 아침 먹고 할 일이 있을 텐데." 아이린은 테리우스의 심술궂은 모습이 퍽 재미있었지만, 애써 웃음을 참아내며 말했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알아차린 듯 테리우스가 왼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한숨을 내쉰다. "흐음, 대체 무슨 꿍꿍이냐? 내가 지금쯤 기분이 나빠 있다는 걸 모를
리 없을 텐데 뻔히 한숨도 못 잔 얼굴이 아이린이 살며시 테리우스에게 다가와 그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 안녕하세요....은빛마녀...겨울기사...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연재가 시작되었어요.......................공지를 올린 후에도 계속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버려서............테리우스와 아이린을 잊어버린 리플님들이 많겠죠...ㅜ.ㅜ 그래도 이야기는 마무리를 지어야겠지요...^^* 완결을 앞두고 너무 오랜동안 잠수를 해서 죄송해요. 그럼 완결편 이야기가 다시 시작됩니다......................^^*..총총총 -은빛마녀...겨울기사 올림.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57화 winterknight Date : 2004/07/24 View : 281 Vote : 0
테리우스가 자신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봤지만 아이린은 이에 별로 관심 없다는 듯 몸 "벅스칼, 그리고 레오나르님 빨리 준비하고 나오세요. 다들 아침 식사를 하려고 준비중인데 함께 해야죠. 아이린의 이야기에 테리우스는 무표정한 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두 사람의 분위기에 테리우스의 눈치만 살피던 벅스칼과 레오나르는 아이린을 바라봤다. 그리고 "예!!!" "예!!!" 기다렸다는 듯이 힘차게 대답하는 벅스칼과 레오나르. 그러나 너무 빨리
나가버린 아이린의 행보에 다시금 벅스칼과 레오나르는 한참동안 방안에서 음침하고 어둠 '어휴, 아이린 주인님도 참 같이 데려가시지 그렇게 혼자 빨리 나가시면 테리우스를 어떻게 감당하라고 우 벅스칼이 레오나르에게 손짓을 하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던 찰나였다. 테리우스가 천천히 일어나더니 문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간다. 이에 괜스 "아!!!! 이게 대체 뭐냐고!!!! 고래 싸움에 새우등만 터지고 있잖아!!!! 주인님들 두 분다 정말 나빠요!!!!" 씩씩거리는 벅스칼이 조금은 안됐다는 듯이 레오나르가 그에 등을 다독거렸다. 그러자 벅스칼은 괜히 더 초 "누가 당신더러 위로해 달랬어요!! 하지마요!!" "그래도 좀 안타까워서 하하!!" 레오나르가 멋쩍은 듯 웃으면서 여전히 벅스칼의 등을 다독였다. 그의 흥분이 가라앉았으면 하는 바램이었 "아니 그만 두라니까!!!!! 어휴 참나!!!!"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나간 줄 알았던 테리우스와 눈이 마주친 벅스칼은 어쩔 줄을 몰라했다. "흡!!! 아니 나가셨잖아요." "…그래서? 불만이냐?" "아뇨, 뭐 그런 것은 아니지만……." 테리우스는 대답과 동시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자신의 레드문을 집어들고 나가면서 벅스칼을 한번 째려 "왜 그런 눈으로 바라보세요. 주인님." "내 맘이지. 멍청한 녀석…." 테리우스는 툭하니 한마디 내뱉고는 그대로 나가버렸고 그의 말에 벅스칼은 웬만해서는 붉어질 수 없는 구 게다가 한 술 더 떠서 레오나르가 멈추었던 손짓을 그의 등에 대고 또 다시 다독이고 있었다. "힘들어도 참아요 벅스칼." 레오나르의 왠지 기분 나쁜 위로에 벅스칼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그를 째려보더니 갑자기 입 꼬리가 휘어 "그래, 내 기분이 어떤지 너도 한 번 온 몸으로 느껴보는 건 어떠냐?" 벅스칼과 레오나르 그리고 테리우스가 머물렀던 방안에서 그후 한참을 한 남자의 비명소리가 맴돌았지만, * 아이린은 막 침대에서 일어나려는 앨리어튼에게 다가갔다. 그의 옆에는 이미 충성스런 부하 부크와 제레미 "몸은 좀 괜찮나요? 어젯밤 정말 죄송했어요. 테리우스가 갑자기 그렇게 행동할 줄은 몰랐습니다." "아, 아닐세…젊은 혈기에 그럴 수도 있지. 괜찮으니 너무 염려하지 말아요." 젊은 혈기라는 앨리어튼의 말에 아이린은 작게 고개를 내저으며 생각했다. 테리우스의 모습이야 젊겠지만 '아무래도 테리우스가 사과를 하지 않고서는 이곳에서 이 사람들과 친구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야. 옆에 서 있던 제레미가 조금 불쾌하다는 듯이 아이린에게 한마디한다. "두목이 말리지 않았다면 당신들은 이곳에서 내쫓겨났어! 알기나 하고 행동한 건가! 당신이 대장이라고 알 "그만 하게." 제레미가 점점 흥분하듯 말을 하기 시작하자, 앨리어튼이 그의 말을 싹둑 잘라버렸다. "정말 죄송합니다. 테리우스를 대신해서 사과 드리겠습니다." 아이린의 말에 앨리어튼이 세 부하들을 살피더니 대답한다. "이건 아이린이 사과할 문제가 아닌 것 같군 그래. 개인적으로는 그냥 넘어가고 싶지만, 이미 사람들에게 소 그냥 넘어가려 했던 앨리어튼이 결국 다수 의견으로 인해 그대로 넘어갔다가는 아이린을 포함한 그녀의 일 두목의 배려 섞인 제안에 아주 조금은 못마땅한 세 부하들도 어느 정도는 수긍을 하는 표정으로 고개들을 끄 "네." 아이린은 짧게 대답하고 이내 고개를 숙였다. 테리우스에게 이미 사과를 하라고 말했지만 그의 성격을 누구 '그 녀석이라면 사과를 하지 않을텐데….' 테리우스의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이해를 구하기 위해 들어왔지만 더 이야기를 언급한다는 것 "참, 숙녀 분의 방을 내가 너무 오래 머물고 있었군. 몸도 어느 정도 괜찮은 듯 하니 부하들과 그만 내 숙소 "아닙니다. 마땅히 그랬어야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하하, 그 말은 아이린에게 들을 말이 아니라니까. 자, 자네들 그만 날 부축해서 여기를 나가세."
그래두 기다려주신 분들이 계셔서 너무 고마워요......그럼 계속해서 만나요....총총총 -은빛마녀올림...^^* 완결은 177화에서 엔딩이 됩니다................^^*
winterknight Date : 2004/07/29 View : 442 Vote : 0 앨리어튼은 아이린에게 가볍게 예의를 표한 후, 그의 부하들과 함께 그녀의 방에서 나갔다. 아이린은 혼자 탁! 탁! 탁탁탁탁!!!!!! 문에 화풀이라도 하는 것처럼 신경질적으로 두드리는 소리에 아이린은 화들짝 놀란다. 곧이어 문을 열면서 "지금 그걸로 문을 두드린 거야?" "글쎄." 아이린이 코끝에 힘을 주며 다시 되묻는다. "레드문으로 두드린 거 맞으면서 왜 시치미를 떼?" "흠." 점점 짧아지는 성의 없는 테리우스의 대답이 슬슬 아이린의 기분에 활을 쥐게 했다. 자칫하면 그 활시위로 "내가 보기에 사과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싸움이라도 하겠다고 오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다면 이를 어쩌 "응." 대체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남자다. 무서울 정도로 침착할 때도 있고 위엄스러운 "휴우,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제발 어르신께 사과하면 안되겠어?" "쳇, 약 먹었냐?" "테리우스!" "싫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싫은 건 싫은 거다. 내가 왜 그 능구렁이 같은 놈한테 사과를 해! 그것보다 너!" 테리우스가 이야기하면서 서서히 아이린에게 저벅저벅 걸어오더니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가리켰다. 꿀꺽! 아이린의 침이 넘어가는 소리는 아마도 그녀가 순간적으로 긴장을 했던 탓이리라. "……왜? 핫, 테리우스 인상은 왜 쓰고 그래…괜히 무섭잖아." "흠, 역시 멀었어 멀어."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낮게 중얼거린다. "뭐가 멀었다는 거야." "남편을 이렇게 거지 취급하는 걸 보면 결혼이란 흠…." "엉?" 테리우스는 갑자기 레드문을 명치와 무릎사이로 껴안은 듯한 자세로 앉으면서 마루 바닥에 손가락으로 긁적 문 밖에서 두 사람의 행동을 주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던 벅스칼이 테리우스의 모습을 보면서 혀를 찼다. "뭐야, 테리우스님이 드디어 미쳤어. 제정신이 아니신 게 분명해. 궁시렁 거리는 모습이라니 휴우, 괜한 불 "읍, 그것보다 약을 좀 발라야할 것 같은데요." 실컷 두들겨 맞아 얼굴 이곳 저곳이 멍이 든 레오나르가 벅스칼의 옆에서 힘없이 서 있는 채로 말했다. 그가 "어이구, 내가 이 녀석을 왜 데려왔을까? 무늬만 왕자 아냐? 자, 업혀라." "하, 고마워요." "으이구, 내가 못살아." 밖에서 인기척이 났지만 아이린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눈앞에서 대책 없는 남자에게 신경을 쓰는 "테리우스!" "……." 주저앉아 바닥이 꺼져 라고 바라보고 있는 그에게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야말로 아이린의 음성을 아니 아이린이 다시 한번 테리우스를 향해 힘주어 불렀다. "테리우스!" "……." 이번에는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눈을 잠시 응시하더니 문 쪽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어딜 가는 거야. 잠깐, 안돼 이대로 어딜 가면 날 더러 어쩌라고?" 아이린이 테리우스의 앞을 막아서며 약이 바짝 오른 듯한 표정을 하며 볼을 씰룩거렸다. "비켜." "싫어." "쳇, 그런다고 내가 못 가냐? 밀면 나가떨어질 거면서 어서 비켜." "뭐, 밀어버린다고? 싫어, 그래도 못 비켜. 화가 났으면 이야기를 해야지 이런 식으로 나가면 날더러 어쩌라 차라리 그가 발을 동동거리고 소리를 발악 지르며 그녀에게
화를 낸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동 절대로 그냥은 나갈 수 없다는 듯한 절연함이 묻어 있는 아이린의 얼굴 그러나 조금만 건들면 금새 눈물을 테리우스는 잠시 동작을 멈춘 채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지독하게 열정적인 질투의 화염에 뒤덮인 그는 오 하지만 자신이 왜 화가 나 있는지 그 이유를 그 자신도 잘 알지 못했다. 단순히 질투라고 하기에는 너무 묘하 "테리우스, 어젯밤 일로 화가 난 거야? 그냥 이곳의
수장이신 분이 나와 이야기를 하려고 들리셨던 것 뿐이 "날 더러 그 능구렁이 작자에게 사과를 하라며?" 테리우스가 드디어 그녀와의 대화에 응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는 안심과 동시에 기뻤다. "그래, 어제 너로 인해서 다쳤으니까.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래도 일단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까 사 천진한 얼굴을 하며 정말 왜 그가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듯 두 눈을 말똥말똥 뜬 채로 바라보는 아 "다 너 때문이잖아!!! 쳇, 그걸 꼭 내가 말해야 넌 알겠냐!! 그 능구렁이 같은 놈이 네 팔을 붙잡고 있었으니 "내가 언제 화를 냈어? 사과하라고 한 거지." 대세는
다시금 아이린에게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테리우스는 점점 더 그녀의 대화에 휘말려가면서 이게 아 그리고 결국 아이린이 그의 화가 난 이야기를 모두 들어 준 후에 결론을 냈으니. "어쨌든 이제 그 분께 사과할 거지?" "야, 너 지금까지 내 이야기를 어디로 들은 거야!!" "사과할 거지 테리우스" 그녀가 눈웃음을 지으며 바라본다. 꽁꽁 얼린 얼음산도 녹아버릴 것 같은 그녀의 따뜻한 미소에 그만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마는 바보 "그럼 지금 가자 테리우스." "아니, 잠깐 같이 가자고?" "응, 같이 가서 사과도 드리고 앞으로 이곳 사람들과 어떻게 지낼지 어떤 도움을 받게 될 지에 대해서도 상의 그녀가 싱긋 웃더니 문으로 가벼운 발걸음을 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테리우스가 뒷목덜미를 매만지며 중 "쳇, 결국 아이린 뜻대로 된 거잖아. 대체 내가 왜 저 녀석에게 반한 거지? 읔, 잠시동안이지만 형님 아우 하 "테리우스, 빨리 안 오고 뭐해?" "가잖아." 아이린의 발걸음을 곧바로 따라잡으며 테리우스가 그녀의 뒤를 따랐다.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잔뜩 구겨 * 세 명의 흑기사들과 벅스칼, 레오나르는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의외로 벅스칼은 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 "하하, 그러니까 아이린님께서 테리우스님을 혼내시는데 그 무거운 분위기가 정말 숨이 막힐 듯 했답니다. 계속 떠들어대고 있는 레오나르의 이야기에 어느 누구도 대꾸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레오나르 역시 자신 혼 그러나 다들 대꾸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들 각자 머릿속에 아이린의 생각으로 가득했다. ^0^*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59화 (4장) winterknight Date : 2004/08/30 View : 202 Vote : 0
멜리사. 그녀는 옛 주인을 대신해서 그녀의 딸과 함께 앨리어튼의 곁에서 그의 시중을 들고 있지만 어느 새 뚱뚱하다고 싶을 정도의 풍채를 지녔지만 나이 든 그녀의 얼굴은 통통하고 약간의 기품이 있어 보였다. 그녀
평범한 외모에 갈색 머리카락을 길게 땋아 올린 제이닝은 어딘지 모르게 강인한 여전사의 면모를 갖춘 이미 지를 풍겼다. 그녀는 집안 일을 하는 여자의 모습보다는 남자들과 어울려 사냥을 하는 것이 더 어울릴 듯 했 다. 앨리어튼 보다 7년 어린 그녀였다. "쯧쯧, 젬모스의 수장의 얼굴이 저 꼴이 뭐냔 말이지. 마치 이 늙은 유모를 약올리려고 일부러 저렇게 맞고 계속되는 멜리사의 잔소리가 싫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흔쾌히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던 앨리어튼이 한 손을 "푸웃, 어머니 그만 쳐다보세요. 그러다가 앨리어튼님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겠어요." "어이구, 내가 그 놈이 어떤 놈인지 내 앞에 나타나면 그 면상을 가만 두지 않을 테니 말리지 마세요." 속이 상한 마음에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멜리사는 다음 음식을 하기 위해 식탁에서 벗어났다. 멜리사의 시 "내 얼굴이 그렇게 망가졌니 제이닝?" 그의 물음에 잠시 시선을 마주하더니 제이닝이 미소지으며 이내 대답한다. "네, 아주 조금 그래도 너무 신경 쓰실 정도로 얼굴이 망가진 건 아니에요." "하아, 망가졌다는 표현까지 쓰다니 정말 심하나보네. 유머의 잔소리를 한동안 들어야겠군 그래." "아마도 그래야 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일원들이 공개적으로 그 이방인의 사과가 없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제이닝이 궁금했던 것을 이내 참지 못하고 앨리어튼에게 물었다. "글쎄." "이미 결정을 내리신 건 아닌가요? 그들이 만약 위험한 첩자라면 문제는 심각할 테고." "하하, 제이닝 너무 경계하지 않아도 될 일행들이니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네." "그게 무슨 말씀인지 경계하지 않아도 될 일행이라뇨?" "글쎄, 수프가 참 맛있군." 앨리어튼은 더 이상 이방인들에 관해 제이닝에게 언급하지 않겠다는 듯 조용히 식사를 진행했다. 그런 그의 '아마 앨리어튼님의 마음에는 언제나 그분뿐이겠지….' * 멜리사는 당분간 앨리어튼의 얼굴을 안보는 것이 자신의 심장에 좋을 거란 생각이 들어 다음 음식을 하인에 그리고
여자의 얼굴을 보더니 이내 기염을 토할 정도로 정신착란이 넘어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번개라도 "아주머니, 괜찮으세요? 어디 아프신 건가요?" 몸의 중심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갸우뚱거리는 멜리사를 일으켜 붙잡으며 아이린이 물었다. "아, 괜찮아요."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멜리사의 창백한 안색이 마음에 걸린 아이린이 재차 물었다. 그러자 옆에 우두커니 서 있던 테리우스가 심드 "쳇, 괜찮다는데 뭘 그렇게 걱정 하냐? 그만 가자." '저 녀석이! 아, 걱정이야.' 차갑기 그지없는 테리우스의 태도에 아이린은 걱정이 들었다. 이 태도가 곧이어 앨리어튼에게 사과할 순간 아이린은 잠시 테리우스에게 못마땅한 눈빛을 보낸 후 다시금 멜리사에게 시선을 옮기며 물었다. "아주머니 가까운 숙소에라도 모셔다 드릴까요?" "아니오. 이제 정말 괜찮아요. 고마워요 아가씨." "그러시면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아, 잠깐만 헌데 처음 보는 얼굴들인 것 같은데?" 잠시 현기증을 맞이했던 멜리사가 낯선 이방인들에 존재를 뒤늦게 깨닫고 물었다. 누군가를 연상하게 하는 금발의 푸른 눈동자를 지닌 아름다운 숙녀와 다소 거만스럽지만 시원스럽게 잘 생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이린의 손목을 꽉 쥔 채로 멜리사는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네, 저희는 이곳을 지나가던 나그네 일행들입니다. 지금 앨리어튼님을 만나 뵈려고 가는 길이고요." "앨리어튼님을?" "네, 저희 일행의 일원이 잘못을 해서 사과를 하려고 가는 길이에요." "설마 아가씨가 앨리어튼님을?" "아, 그런 건 아니고 그게 저……." 아이린이 말을 못하고 잠시 망설이자, 멜리사의 시선이 자동적으로 테리우스에게 옮겨졌고 뭔가를 알았다 "오라, 네 녀석이구나!! 감히 앨리어튼님의 얼굴을 그렇게 만들어 놓은 녀석이!!!! 무릎을 꿇고 빌어도 시원찮 멜리사의 폭탄 같은 호통에 테리우스는 그야말로 어이가 뺨을 치고 있는 기분이었다. 한참을 그녀가 테리우스를 향해 온갖 험한 욕설을 퍼붓고 있다가 뭔가를 깨달았는지 말을 멈춘다. 아이린은 "꽤나 시끄러운 할망구로군." "뭐라!!! 이 싹퉁머리 없는 놈 말하는 거 하고는!!!" "흠, 누구 입이 더 거칠었는지 기억도 못하는 걸 보니 치매로군." 테리우스도 슬슬 약이 오르기 시작했다. 도대체가 이곳 젬모스의 있는 자들은 마음에 드는 구석이라고는 찾 "그만!!!" 조용히 있던 아이린이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려 팔을 옆으로 획하고 펼치며 두 사람을 말렸다. 이에 멜리사가 "아주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이 사람도 욱하는 마음에 그런 거예요. 제가 대신 사과 드릴 테니 노여움을 푸세 아이린의 정중한 사과에 멜리사가 다소 마음을 가라앉히는 듯 했다. 이에 못마땅한 듯 테리우스가 핀잔 어 "쳇, 웃기지도 않는군." "테리우스, 제발…." 아이린이 그에게 부탁하듯 명령했다. 그러자 그가 멈추었고 그 모습에 멜리사는 다소 의아했다. '호오, 저 싸가지 없는 녀석이 의외로 여자에게는 약하나보구먼.' 아이린 다시 한번 멜리사에게 사과를 한 후에 테리우스와 함께 그녀를 뒤로 한 채 앨리어튼의 숙소로 향했 * 앨리어튼은 식사를 마친 후, 제이닝과 함께 손님을 맞이했다. 아이린과 테리우스의 방문은 멜리사로 하여금 "앨리어튼님, 약속대로 테리우스가 사과를 하기 위해 이렇게 방문했습니다. 테리우스?" 아이린이 우두커니 서 있는 테리우스를 부른다. 그의 표정은 차갑고 어두웠다. 정말 미칠 노릇이다. 미쳤다는 표현 외에는 달리 지금의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 고작 작은 부락의 도둑들 무리의 두목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라는 것은 자존심 상한 일이다. 테리우스 세 명의 흑기사들도 이 흥미 있는 장면을 사람들 사이에 묻혀서 관람 중이었다. "이봐, 정말 테리우스가 고개 숙여 사과를 할까? 아니지, 어쩌면 무릎을 꿇어야할지도 몰라 그렇지?" 파라도가 다소 흥분한 듯 그의 눈을 크게 뜨고 조금 더 자세히 보려고 몸을 움직여가며 중얼거렸다. "흠, 무릎을 꿇는 건 불가능하고 본다 난…거기까지는 요구하지 않겠지 설마, 그렇지 아처?" "모르지." 그들 사이를 비집고 헤어나가 앨리어튼의 숙소로 들어선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제레미였다. 사과를 받으려고 자리에 앉아 있는 앨리어튼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사과를 하라고 말하는 아이린 그리고 아 그들의 적막을 깨뜨려 준 것은 제레미의 등장이었고 이어 그의 말 한마디는 큰 파장을 일으켰으니 바로 "우 아이린이 앨리어튼을 바라보며 고갯짓을 했지만 앨리어튼은 그녀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제레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네만 이미 부락의 사람들도 모두 보고 있으니 나로서도 어쩔 수 없을 테리우스는 슬슬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고 여기 모인 사람들을 모두 밟아버리고 싶은 생각마저 스쳐가 "테리우스, 안돼. 절대 여기서 화를 내거나 소란을 피우면 안돼 그럼 네가 지는 거야 알았지?" "뭐? 이봐, 나 좀 잠깐 보자고." 테리우스가 아이린으 손목을 잡아채더니 앨리어튼을 향해 한마디하고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는 방을 향했 "잠시 실례." 두 사람이 갑작스레 사라지자, 긴장했던 거실의 분위기는 조금 완화된 듯 싶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언제 다 "테리우스 왜 그래?" "뭐, 너 지금 나더러 저 영감탱이 앞에서 무릎을 꿇어라 그 말이냐? 차라리 날더러 이곳을 초토화 시켜버리라 "괜찮다고 한다면 그까짓 무릎 내가 꿇겠어. 그런데 난 안 된다고 하잖아." 아이린도 그에게 무릎을 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밖에 없었다. 아니면 이 지 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욕심 때문에 테리우스를 희생시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벌써 그는 그녀를 그래도 그 방법 밖에는 없었다. 그 방법 밖에는 이곳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아이린 "테리우스, 날 위해서 무릎을 꿇어 줘." 아이린의 말 한마디. 그녀도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자존심이 얼마나 꺾이게 될 지 알면서도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말 "휴, 너란 아이 정말 너 밖에 모르는구나. 내 마음은 안중에도 없나보구나. 너에게는 그 아리스 왕국을 재건 테리우스가 끓어오르는 분노를 쉽게 삼키질 못하고 벽에 주먹을 박으며 잠시 후, 말없이 거실로 발걸음을 옮 아이린은 차마 그를 따라가지 못했다. 아니,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할 수 없었다. 방금 자신이 그에게 무엇을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아이린 너 지금 뭘 한 거니? 아냐, 이건 아닌 것 같아. 테리우스!' 무언가 다시 결심을 한 듯 아이린이 떨리는 발걸음을 옮겨가며 이제는 그가 보이지 않는 길로 따라나섰다. 부락의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했고 우쭐해했으며 그녀의 일행들은 다소 의외의 결과에 다들 어안 "부락을 대표해서 그대를 용서하겠네. 당신들의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도움을 줄 것을 약속하겠 앨리어튼이 테리우스의 왼쪽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을 마치자, 테리우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뒤늦게 온 아이린을 향해 시선을 응시하더니 그는 조용히 사람들 사이를 헤쳐가며 그곳을 떠났다. "테리우스!!!!!" 아이린이 그를 불렀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디론가 빠른 걸음으로 사라져버렸다. 이에 앨리어튼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나란히 서서 말을 건넨다. "젊은 혈기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을 거네. 아이린 자네가 가서 위로를 하는 것이 좋 "네." 아이린의 목소리가 너무 힘없이 흘러나왔다. 그때 멜리사가 들어와서 그녀를 보고 다시 한번 앨리어튼을 바 "아무리 생각해도 우연히 라고 하기에는 이 아가씨의 모습이 너무나도…." 앨리어튼이 뭔가를 눈치챈 듯이 재빨리 멜리사의 말을 가로막으려 했다. "멜리사 잠깐…." "아니에요. 분명 클레오님의 우리 클레오님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어요. 앨리어튼님 모르시겠어요. 이것은 신 갑작스런 멜리사의 실언에 아이린은 혼란스러웠다. 테리우스에 대한 마음이
진정되기도 전에 지금 그녀 앞 그녀가 어지러움을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지자, 창문 밖에서 지켜보고 있던 아처와 아르테니 그리고 파라도 앨리어튼이 아이린을 부축하려고 들자, 아처가 막아서며 자신이 안아 들었다. "저희 공주님은 저희가 지킬 테니 너무 깊은 간섭을 하지 말아 주시지요. 그럼 이만." 흑기사 일행들은 다소 불편한 심기를 앨리어튼에게 말없이 내보이며 그 자리를 떠났다. ***************************************************************************>>> 한달동안 병원에 있었습니다.
winterknight Date : 2004/09/01 View : 172 Vote : 0
메틴 왕은 만족했다. 그의 아들 세바스찬의 업적에 대해서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칸 장군은 세바스찬 왕자 옆에 서서 아리스샘터를 장악했음을 메틴 왕에게 보고하고 있었고 성안은 승리의 "하하하, 이제 됐다. 그 고약한 테리우스를 데본 제국에서 쫓아냈고 아리스샘터를 장악함으로 인해 이제 데 "축하드립니다. 전하!" 칸 장군은 부복을 하며 자신의 왕에게 축하를 표했다. 모두들 기뻐하고 있는 와중에도 세바스찬과 그의 사 "정말 촌스러워서 못 봐주겠어." 일라이저가 작은 부채 너머로 세바스찬에게 속삭였다. 그녀는 아이린 곁에 테리우스가 동반하고 있음이 마 "조용히 해." 세바스찬이 그녀의 목소리를 낮추라고 주의를 줬지만 그녀의 표정은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결국 그녀가 "무슨 짓이야, 세바스찬." "목소리가 큰 것은 상관없지만 너의 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는 것은 나중에 후회하게 될텐데 그래도 괜 차분한 세바스찬의 목소리에 일라이저도 흥분했던 자신의 모습을
깨달았는지 그녀의 사촌의 요구에 순응했 "흥, 오라버니 역시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인 것은 나와 같은데 뭘 그래?" "글쎄, 너와는 다르지." "뭐가 다르다는 거죠?" 일라이저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녀는 약이 바싹 올라 있었다. 그녀에게 이제는 권력을 쥐고 있 테리우스! 그 남자를 얻기 위해서라면 그런 데본 제국 따위는 빈 껍데기에 불과했으니. 그녀는 지금 뒤늦어 버린 지독하디 지독한 사랑의 늪에 빠져 버렸던 것이다. "난 적어도 적에게 얻어내야 할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취하고 있지만 넌 아무런 계획도 없이 자신의 감정조 "그게 무슨 소리죠?" 세바스찬은 뭔가를 회상하듯 뭔 곳을 응시하다가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테리우스, 그
녀석에게 난 아직 진 빚을 다 갚지 못했다. 그 녀석에게 데본 제국을 빼앗은 것은 진정한 승리 "그 여자……아이린을 말하는 거군요." "그래, 그녀를 내 곁에 둬야만 이 전쟁의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거지." "흠, 그거 참 좋은 생각이에요. 내게 등돌린 최고의 권력자를 강제로라도 내 곁에 둘 수 있다면 그래서 내가 "이제야 좀 말이 통할 것 같군. 내 아름다운 사촌 일라이저." 둘의 은밀한 대화는 나중에 한 연인에게 큰 파란을 일으켜 올 씨앗의 싹이 되었다. * 테리우스의 사건 이후, 아이린 일행은 젬모스의 지역의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케르베노아 영토에 관련된 정 벌써 한 달이 지나갔지만, 그 날 이후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테리우스의 종적을 찾아 낼 수가 없었다. 오늘 그들은 바로 하이엘프족의 클락과 드워프족의 미니조우였다. 하이엘프족들의 대부분이 그랬듯이 클락 역시 빼어난 외모의 청년이었고 그의 녹색 눈동자는 그의 금발과 굉장한 고집과 신념이 뭉쳐있을 것 같아 보이는 드워프족의 미니조우 역시 아이린에게는 새로웠다. 그녀의 "안녕하세요. 클락이라고 합니다." "네, 말씀 많이 들었어요. 앨리어튼님께서 굉장히 경험과 학문을 지니셨다고 말씀하셨어요." "하핫, 과찬이세요. 이쪽은 제 파트너 미니조우입니다. 연금술에 능하고 요리도 잘 한답니다." 클락의 칭찬에 미니조우의 얼굴이 붉게 물든 것을 아이린은 놓치지 않았다. 저 소녀 이 소년을 좋아하고 있 작은 집무실에서 아이린은 이 두 손님들을 맞이하면서 앞으로의 문제들을 조금씩 해결해 갈 수 있는 희망을 그때 차를 준비한 아처가 집무실을 작게 두들겨 노크하더니 잠시 후, 들어섰다. 오늘따라 푸른 색 정장차림 "옐로스타의 잎으로 만든 차입니다." 아이린이 손님들에게 아처를 가리키며 소개한다. "이쪽은 제 수행원입니다." "아처 아토스라고 합니다." 수줍음을 타는 지 미니조우가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말없이 아처의 인사를
받았고 클락은 예의바르게 그에 "안녕하세요. 클락이라고 합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이렇게 찾아와 주신 것부터 도움이 되고 있는 듯 합니다. 여러 지역으로 여행을 많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아처가 지도를 살펴보면서 이야기를 진행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아이린은 든든했고 한편으로는 안심도 되 한참을 케르베노아 영토에 관련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었을 때 갑자기 클락의 눈이 뭔가를 발견한 듯 반짝 "이 마법 옷은 어디에서 구입하신 건가요?" "그보다 남의 물건에 허락도 없이 손을 댄 것에 대해 사과를 해야 예의가 아닐지." 아처가 조금전과는 다르게 아이린의 물건에 아무런 사전 양해 없이 손을 댄 것에 꽤 불쾌한 심정을 내보였 "그건 제 아버지께서 친구 분의 가게에서 제게 선물로 사준 옷이랍니다. 혹시 아세요?" "네, 그럼요. 이 옷 제가 만든 거랍니다." "네에?" "하하, 이런 기가 막힌 인연이란 정말 반갑습니다." 아이린은 잠시동안 어리둥절했다. 그런데 클락을 뒤따라가던 미니조우가 마법 옷 아래의 슈바이저 검 지금 "전 아이린님이 케르베노아 영토로 여행을 하는 나그네라고 앨리어튼님께 소개를 받았는데 어떻게
당신이 뜻 모를 미니조우의 물음에 아이린은 되려 물었다. "죄송합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아, 아닙니다. 클락,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다시 들리도록 했음 좋겠는데요." 신중한 미니조우의 제안에 클락이 의례 알았다는 듯 아이린에게 양해를 구했고 그렇게 도움을 준 손님들을 * 밤이 되자, 아이린은 집무실 책상에 쌓인 수많은 정보가 담긴 서류들을 뒤로 한 채 창문에 다가서서 달을 응 이제 보름 후면 이곳을 떠나 대부분이 사막으로 둘러 쌓인 케로베노아 영토로 출발해야만 한다. 주인이 없 할 일이 산더미일수록 그녀는 의욕이 높아져 같고 다시금 그녀의 부모에게 당당해 질 수 있는 한걸음에 더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고 힘든 느낌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것일까? 그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그가 자신을 떠난 이후, 밤이 되면 찾아오는 적막감과 함께 그에 대한 마음도 함께 찾아왔다. 아픔 하나, 상실감 하나, 배신감 하나, 미안함 하나,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리움 하나, 그를 찾고 싶지만 지금은 그를 찾을 수 없었다. 그녀 자신을 찾아가는 길목에서 그를 찾는
것이 어리석을 거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61화 winterknight Date : 2004/09/02 View : 161 Vote : 0
아이린이 한숨을 내쉬며 창가에 손을 내민다. 그리고 밤의 기운을 손끝으로 느끼면서 자신이 얼마나 그에게 "괜찮은가요?" 조용한 음성이 그녀의 등뒤에서 염려스러움이 담아져 들려왔다. 아처였다. "아, 아처 아직 안 잤어?" "네, 아직 지도에 관한 분석을 끝마치지 못해서요. 그런데 공주님은 왜 아직도 주무시지 않으셨어요." "그냥 좀 생각할 것이 있어서……." 아이린이 말끝을 흐리며 다시금 달을 응시한다. 그녀의 뒷모습이 가녀린 그 어깨가 요즘 너무나도 쓸쓸하고 힘들게 보였다. 아처는 그녀에게 도움이 될지언 그가 아무리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이 그녀의 마음이란 것을 너무 오래 전에 깨달았기 때문에 만약 그가 이미 답이 보이지만 인정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답. "요즘 공주님의 웃는 모습을 보기가 힘들군요." "그랬어?" 아처가 침묵을 깨고 말을 건네자, 그제서야 아이린이 그의 시선을 마주한다. 그러나 마음은 여전히 달을 응 "많이 힘드신 가요?" "좀 그러네." "그 분을 찾아오라고 명령하시면 지금이라도 찾아오겠습니다." "그 다음에는?" 아이린의 말끝이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게 전해졌다. 아처는 그녀의 말에 더 이상 답변도 물음도 할 수가 없 그녀의 마음이 울고 있음이 느껴진다. 어쩌면 그가 잘못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은 테리우스라는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도 아니 잘못이길 지금 이 순간 간 "아처…그는 왜 말없이 떠났을까? 이런 생각을 내가 하고 있다면 나 참 이기적인 사람인 거겠지? 날 위해 모 그녀는 자신의 행동에 뒤늦은 후회를 하는 듯 그녀 모습 전체가 울고 있었다. 아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의 마음도 아팠다. 그 슬픔이 나를 향해 울었으면 하는 내 욕심도 그녀에게 다가서면 다시금 눈물이 될까봐 겁이 난다. 아처는 조용히 다가가 아이린을 안았다. 지친 그녀는 그를 밀치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 그는 알고 있었 '테리우스, 만약 당신이 아이린에게 이렇게 힘든 존재라면 그렇다면 이제 그 자리를 내가 빼앗아 버리겠다 아이린을 중심으로 하루를 일년처럼 다들 열심히 아리스 왕국의 재건에 관한 사항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사람들 앞에서 아이린의 모습은 언제나 밝은 웃음을 짓고 명랑한 목소리로 일관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밤이 되어 홀로 집무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동안에는 단 한사람에 대한 마음만으로 눈 '테리우스, 어디 있는 거야?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않을 생각이니? 내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말할 기 그녀는 지금 살아가는 것이 아니었다. 존재할 뿐이었고 그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아카리나스 왕국이 이제는 삶의 이유가 삶의 존재로 변해 버린 것이다. 시간이 흐르는 사이에 그녀에게 삶의 이유는 어느 새
왕 아이린의 하루는 다시 이어졌고 이제 케르베노아 영토로 떠나기 하루 전이 되어버렸다. 그때까지 테리우스에게는 소식하나 없었고 어느 새 아이린을 의식한 듯 사람들에게서 테리우스에 관한 이야 * 앨리어튼은 심각한 고민으로 사색에 잠겨 있었다. 작고 여린 겉모습과는 다르게 강한 신념과 아름답게 자라 "아이린…나의 딸아…." 창 밖으로 보여지는 그의 딸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와 앉아 차를 입에 한 모금 들이킨 똑! 똑똑! 짧은 노크소리와 함께 미니조우가 클락과 함께 앨리어튼의 집무실을 방문했다.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앨리어튼님." 미니조우는 아이린에 관한 물음을 직접적으로 물었다. 그녀는 어려 보이지만, 강하고 많은 세월을 보낸 지혜 "글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 미니조우는 자신이 카나 황국의 요청으로 직접 방문해서 수년동안 연구하여 만들어 전설이 되어 버린 슈바 "카나 황국의 앨리어튼님은 여전히 반갑지 않은 불청객에 불과합니다. 슈바이저 검이 지금은 지혜의 서로 변 "그럴테지.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는 여전히 클레오의 죽음을 메틴 왕이 화이트 마나를 위해 저지른 암살이라 클락은 두 사람의 대화를 조용히 경청하면서 가끔씩 창 밖의 아이린과 그녀의 흑기사들의 모습들을 관찰했 아이린. 그녀가 태어난 순간부터 아니 태어나지 않는 그 순간부터 그녀의 삶이 모두 절대 왕국의 하나 카나 황국의 데본 제국의 대마왕인 테리우스를 만났던 사실도 레드
드래곤의 손에 키워졌던 것도 그리고 그녀 자신이 선 하지만 한 가지 아직 의문이 있다면 저 흑기사들도 꼭두각시에 불과한 요소일까? 아니면 그들도 진실의 단면 "세상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관한 환상을 간직한 채 희망을 품고 싶어하고 그것을 최대한 이용할 줄 아는 카 "제 의견보다는 아이린의 아버지로써 앨리어튼님이 내리실 선택이 더 중요하겠죠. 어느 선까지의 진실을 말 앨리어튼이 담배 한 개비를 집어 들어 입에 물었다. "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네. 날 드러내는 것이 혹 아이린에게 위험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데본 제국은 겉 길게 뿜은 그의 담배 연기가 사방으로 흐트러지듯 그의 마음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조용히 듣고 있던 클락이 두 사람의 말에 결론을 지어준다. "네 살짜리에게도 진실은 그대로 보여주고 알려주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그 나이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만 "흠,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결론 앞에서 다시금 망설이는 앨리어튼은 자신의 딸에게 다가서는 것이 염려되었다. 앨리어튼 그 스스로가 아이린보다 더 두려운 사실들을 다시 접하는 것이 두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 "직접 말하시는 것이 힘드시면 편지를 쓰세요. 제가 전해 드리죠. 어차피 클락과 저도 아이린님과의 여행에 "흠, 그거 참 고마운 제안일세." "뭐, 좀 비겁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니 아이린님도 이해할 겁니다." "그래, 고맙군." 앨리어튼은 씁쓸한 미소를 내지으며 펜과 종이를 준비했다. 그리고 미니조우와 클락이 떠난 후에 책상에 앉 * 짐을 운반도중이던 파라도가 은근 슬쩍 아처의 표정을 바라보더니 아르테니의 배를 살짝 팔꿈치로 찔러댔 "이봐, 요즘 들어 아처의 표정이 밝아 진 것 같지 않아?" "그렇지 뭐, 당연한 거 아니겠어." "그게 무슨 소리냐? 엉, 넌 뭔가 알고 있는 거냐? 말해봐라." "그거야 눈에 가시 같던 존재가 사라졌으니 기분이 좋은 거야 당연한 거지." "눈에 가시?" 파라도는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멍청하기는…테리우스 말이다." "뭔 우스?" 아르테니가 작게 테리우스의 이름을 언급했기에 답답한 듯 파라도가 이해하지 못하고 재차 묻는다. 그러자 "테리우스." "아, 그 녀석…아하!! 알겠군." "어휴, 역시나 넌 그쪽으로는 느리군." "공주님도 훨씬 밝아진 거 같은데?" "글쎄, 난 그게 좀 마음에 걸린다. 아무래도 힘드실테지." "뭐가?" "어휴, 더 이상 대화가 안되겠다. 짐이 날라라 임마!" "뭐?" "아, 답답해 파라도 이 녀석 너 지금 일부러 그런거지?" "잉, 아닌데." 두 사람은 그렇게 아웅다웅하면서 짐을 나르고 있었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일하던 아처와 아이린이 작은 꼬 젬모스 일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는
원형 회의장에서 아이린을 찾아온 네 명의 손님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 "메이샤링? 아니 코보 족장님 그리고…." 반가운 손님들이었다. 메이샤링과 코보 그리고 다칸과 앨런이 나란히 서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처는 말없이 서서 그녀가 친구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런 따분한 곳에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아이린? 호호호, 우리가 그런 말 할 처지가 아니지." 메이샤링이 자신의 차림새를 둘러보면서 아이린의 시선을 응시하며 말했다. "아니, 어떻게 된 거 에요?" "그게 아리스샘터가 사라져버려서 지금 도망자 신세가 되었거든. 이게 그 나쁜 이노렌 장로의 농간에 넘어 메이샤링이 코보 족장을 슬쩍 흘겨보면서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코보 족장의 모습은 여유롭고 느긋해 보였 다칸의
무표정한 모습도 여전했고 앨런의 다정다감한 모습도 여전했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누군가를 연상 "그런데 테리우스 이 녀석은 왜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거야? 친구들이 왔으면 맨발로 달려와서 환영해야하 메이샤링의 시원스러운 말담에 아이린은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그러나 그에 관한 안부에 대해서는 차마 입 "테리우스님은 사정이 있어 먼저 떠나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전 아이린님을 수행하고 있는 수행원 아처 아 망설이는 아이린을 대신해서 아처가 메이샤링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아, 그렇군요. 반가워요 전 메이샤링이라고 데본의 소속인 아리스샘터의 장로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이제 메이샤링의 소개로 세 남자들은 아처에게 시선을 고정했고 그들은 서로간에 말없이 간단한 목례만으로 자신 앨리어튼의 배려로 아이린의 친구들은 그곳에서 머물 수 있게 숙소가 마련되었고 그 날 밤은 아이린의 숙소 그리고 아이린은 늦은 밤 메이샤링과 차를 마시면서 그녀의 말재주에 넘어가 테리우스와 있었던 일들을 고 그리고 지금 그로 인해서 그녀가 너무나 아프고 있다는 사실까지도. 여태껏 마음 밖으로 비어져 나올
만큼 "그랬었구나. 테리우스 그 녀석이 우리 아이린의 마음을 아프게 했단 말이지. 하아, 그만 잊어 버려 그런 녀 "어, 그건 멜리사 아주머니의 술인데?" "호호호, 그 마귀할망구 같으니 이 술 좀 뺏어 오는데 고생 좀 했다니까. 식료품 담당을 만나러 갔다가 저녁 "여기를 떠나요?" "그럼, 아이린을 만났는데 같이 동행해야지 내가 여기 남을 것 같아? 호호호, 자! 마셔!" *****************************************>>> 오늘은 풀하우스 마지막회군요......................^^*
winterknight Date : 2004/09/04 View : 262 Vote : 0
다칸은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이후부터 계속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메이샤링에게 주려던 반지였다. 그 클리오네의 미련한 사랑을 그녀가 살아있는 동안은 무시했는데 그녀가 죽은 후에 자책감이 느껴진다. 스스 퀘퀘한 담배 연기가 방안을 가득 메울 때까지도 다칸은 개의치 않은 채 사념에 잠겼다. 실로 바보 같은 여자다. 아니, 미련한 여자구나. 내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여자라고 생각했데……. 그녀의 죽음이 괜히 그녀를 그리워하는 감정을 만들게 하고 있다. 다칸은 그녀에게 접근했던 이노렌 장로의 얼굴을 떠올리자,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 "내일 아침 일찍 떠날텐데 눈을 좀 붙여야되지 않겠어." "됐어." "벌써 며칠째 쉬지 않고 있어 다칸. 이러다가 몸이 피곤으로 망가질 꺼야. 그러니 내 말대로 좀 쉬어." "됐다니까 상관하지마." 그러자 온순한 성격의 앨런이 다칸의 멱살을 부여잡으며 조금 거친 느낌으로 말했다. "너에게 클리오네는 별 볼일 여자였는지 모르지만 어떤 남자에게는 보석 같은 존재였어!! 알기나 해!! 단지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제기랄, 더 이상 너와 마주 대하는 것도 지금은 역겨울 뿐이야." 앨런이 그만 다칸에게서 손을 거두더니 그 길로 나가버렸다. 천장이 무너질 것 같은 쾅하는 문소리와 함께. 그의 친구 앨런이 그에게 휴식을 취할 것을 요구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요구의 목소리로 인해
다칸은 다시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그 자신도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처음부터 이기적인 성격으로 "이노렌 장로, 당신의 목숨은 내게 맡겨야겠군. 그 미련한 여자와 내 멍청한 친구 녀석의 영혼을 달래기 위 씁쓸한 웃음을 내뱉으며 다칸은 다시금 담배 한 모금을 입안으로 깊게 빨아들였다. * 테리우스는 어느 곳에다 그에게 치밀어 오르는 화를 풀어내야 할지 몰랐다. 그는 곧장 그녀가 있던 젬모스 척박한 땅으로 한 눈에 보아도 생명이 살기 힘든 곳이었다. 물이 필요함을 땅 전체가 울음을 토하는 것처럼 대체 이런 곳에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그러나 이곳은 참 대단하고 위대한 곳이리라. 테리우스 본인을 무릎 꿇게 한 중요한 요소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는 그 척박한 땅에 대자로 뻗어 눕고는 청 "그래!! 하늘아 맘껏 비웃어라!! 이 망할 주신!!! 당신이 원하는 게 이런 거였어!!!! 내가 다시 그 천계에 가는 테리우스는 화 풀만한 만만한 상대가 아니, 자신에게 견줄만한 상대가 주신뿐이라고 결론 지었는지 애꿎은 * <<천계>> 테리우스의 음성이 화면을 통해 천사들과 악마들에게 전해졌고 이어 주신 역시 이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 "호호호호호, 테리우스의 성격은 여전하군요. 호호호호!!!!" 주신의 웃음소리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했다. 그들은 이제 텍경기보다는 테리우스와 아이린이 "흠, 저희도 간만에 등장하니 감회가 새롭네요. 지난번에 양의 모습을 했던 이색적인 놀이도 다시 한번 했으 "커억, 하려면 너희 천사들이나 해라. 우리는 다신 그런 모습으로 변장 못해. 그때 얼마나 몸이 쑤시고 아팠 "멍청한 악마들 같으니 이 참에 채식을 좀 해보는 것이 어떠냐?" "어쭈, 덤빈다 이거냐." "여기가 중립 지역인 걸 그 멍청한 머리가 또 잊었나보구나?" "이것들이 정말!!!!" 다시금 아무런 일도 아닌 사소한 말 몇 마디에 흥분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주신이 조용히 중재했다. "사신, 여기 피자 한 판씩 더 돌리세요. 여기서는 싸우지 마세요. 제게 혼납니다. 호호호호!!!!!" 그러자 다들 아주 조용해졌다. 역시 주신의 힘은 셌다. * 낮은 더웠고 밤은 추웠다. 계속해서 여기저기 둘러보러 다녔지만 도무지 생명이 살기에는 부적합 영토였다. 테리우스는 그렇게 자신의 몸을 스스로 힘들게 만들면서 잠깐이라도 아이린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녀만 떠오르면 왜 이렇게 화가 나고 감정이 제멋대로 분산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자신에게 남겨져 있는 마력을 이용해 농기구를 만들었고 뭔가를
실험하기 위해 밭과 논을 일구었다. 그 땀을 뻘뻘 흘리며 노동을 했지만 그 결과는 비참하기 그지없었다. "미쳤군. 이런 곳을 위해 날 무릎 꿇게 하다니…쳇, 그 일을 아직까지 계속 내가 중얼거리고 있는 걸 보면 나 *********************************************>>> 이제 가을입니다..................^^*
태양 빛을 그대로 받은 채로 누워 있던 테리우스는 어느새 피곤함에 스르륵
잠이 들었고 달빛을 맞이해서야 마치 테리우스를 집어 삼키려?듯이 그의 손을 중심으로 흙들이 미친듯이 요동치며 덮쳐오기 시작했으니. "젠장, 이건 또 뭐야?" 테리우스의 오른팔까지 덮쳐오는 흙더미들을 툭툭 털어내자, 땅으로 흐트러지더니 이내 파란 불빛들을 발하 아무 쓸모 없는 땅인 줄 알았던 이 영토가 세계를 뒤흔들 에너지원을 복사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을 발 "오호, 이건 또 멋진 반응인걸? 흠, 아무래도 메틴 녀석이 꽤나 아파하겠군. 하하하!!!! 아이린!!!! 널 위한 선물 정신 나간 사람처럼 웃어대는 테리우스의 함성에 인근 야생 동물들이 움찔거렸다. 그의 기에 눌려서 말이다. * 앨리어튼은 서신을 클락에게 넘겼고 아이린 일행은 드디어 젬모스의 지역을 떠날 시간을 맞이했다. "그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여러모로 폐도 끼쳤고요." 아이린이 가벼운 인사와 함께 앨리어튼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등을 돌려야했던 테리 "아닐세, 괜히 함께 있던 일행과 사이가 안 좋게 되어 유감일세. 본의는 아니었지만 이해해주게나." 앨리어튼의 차분한 어조로 대답한다. 그의 대답에 아이린의 일행 속에 누군가 핀잔 어린 소리로 중얼거렸다. "흥, 일행이 아니라 남편이죠. 너무 한 줄 아나 몰라." 벅스칼이었다. 별로 좋아하고 싶지 않지만 좋아하는 테리우스가 지금 이곳 일행들과 함께 하지 못한 이유를 "누구야!!!" 이번에는 앨리어튼 쪽 누군가가 벅스칼의 핀잔에 반응한다. 그러자 재빨리 메이샤링이 나섰다. "호호호, 떠나는 마당에 왜들 이러시나? 좋은 벗으로 기억하기도 바쁜 시간에 그만 하시고 기분 좋게 인사나 "어? 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어디서든 몸조심하게나 또 보세." 앨리어튼은 마지막까지도 그의 딸에게 조금의 감정도 들키지 않으려고 애썼다.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그의 그렇게 아이린 일행은 길을 떠났다. 아처가 선두에 있었고 뒤이어 파라도와 아르테니가 뒤따랐으며 중간 진 코보 족장과 앨런 그리고 다칸과 나머지 일행은 마지막 대열에 합류했다. 아이린 일행이 젬모스 지역을 떠나가는 모습들을 근거리에 숨어 지켜보던 보랏빛 머리칼의 남자가 상대에게 "어때, 보아하니 그 건방진 녀석은 저기에 없는 게 확실한데…부하 녀석의 정보가 맞는다면 둘 사이가 많이 "흥, 세바스찬 오빠나 잘 하시지 그래. 저 계집애 당해봐서 알지만 만만치 않은 여자니까. 난 걱정하지마…이 뭘 믿고 일라이저의 코끝이 하늘을 뚫을 지경인지 잠시 의아했던 세바스찬이 다시금 아이린 일행이 있는 쪽 "됐다. 어차피 난 여자 쪽이고 넌 남자 쪽이고 여기서 갈라지도록 하지." 세바스찬이 말에 오르며 일라이저에게 말하자, 그녀도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의 말에
오르며 고개를 끄덕인 "걱정 말라니까. 그럼 내가 먼저 출발할게. 오빠가 먼저 가고 나면 괜히 내 기분이 거지같아서 말이지. 애들 일라이저는 긴 분홍색 망토를 휘청거리도록 휘두르며 그녀의 부하들을 거닐고 세바스찬의 앞에서 유유히 사 "휴, 괜히 저 녀석을 끌어들였다가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지도 모르겠어. 아니지, 어차피 시간을 끌어야하니 세바스찬은 못내 안심이 안 되는 듯 자꾸만 일라이저가 사라진 방향에 눈길을 돌리다가 다시금 아이린 일행 * 아처가 천천히 말의 속도를 늦추더니 아이린과 속력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산악지대로 좀 험한 편이기는 하지만 젬모스에서 건네준 지도 덕분에 그래도 무난한 길을 찾아서
다행입니 말의 속도가 조금 떨어지는 듯 하자,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한 그녀의 무표정이 그의 말소리에 흐트러지며 초 "어? 아니, 괜찮아. 언제 왔었어? 앞쪽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아닙니다. 잠시 일행들을 살피러 제가 속도를 줄인 것입니다. 걱정 마세요." 아처는 그녀의 반응에 실망하더니 다시 파라도와 아르테니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64화
밤이 되자, 메이샤링과
아이린은 남자들이 가져다 놓은 장작불에 불을 지피고 나란히 자리했다. 어두운 밤의 "정말이야? 테리우스를 무릎 꿇게 했다는 이야기가?" 메이샤링이 궁금했던 질문들을 아이린에게 묻는다. "휴, 네." 한숨을 내쉬며 아이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의 이마를 손등에 가져다 놓는다. 어깨에 힘이 쭉 빠지면서 그때의 일이 머릿속을 스치듯 지나가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자신이 왜 그런 소리를 했는지 다시 돌아간다면 그 말을 거둘 수 있었는지 생각이 복잡해져만 갔다. 단지 메 테리우스가 떠난 후, 지금까지 내내 그녀의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던 생각들이었으니 아니, 마음들이었으니 "그럼 아이린은 지금 괜찮은 거야? 힘들지 않아?" 아이린의 눈치를 살피며 메이샤링이 조심스레 그녀의 마음을 물었다. "모르겠어요. 그를 떠나게 만든 것은 난데 그가 떠났다는 것에 대해서는 억울 할만큼 화가 나요. 그렇게 화가 "호호, 사랑이 그렇게 쉬운 건 아니지." 메이샤링이 멀리서 있는 코보에게 잠시 눈길을 주더니 이내 아이린의 어깨를 다독였다. "사랑이라고요?" 자신의 감정들에 대해 결론을 내려준 메이샤링을 바라보며 아이린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그를 만나면 한편으로는 안아주고 싶고 한편으로는 큰소리치며 싸우고 싶어요. 제가했던 행동이 잘못된 것 아이린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그 동안 그녀에게 보여주었던 그의 모습들이 모두 거짓말처럼 흐 "그래, 내가 볼 때는 아이린이 잘못했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존심을 꿇게 만든 것은 분명 잘못한 일이야. 하 "흑…흑흑!!!" 처음 흐느끼던 아이린의 울음소리가 점점 엉엉거리며 소리내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눈물바다를 메이샤링 "그래, 어떤 남자들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냥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상대에게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 메이샤링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이린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 주었다. "……고마워요 메이샤링." "너무 아파해서 깊게 슬퍼하지는 마…아이린, 그럼 너 스스로를 무덤 속에 갇혀 놓아지게 되니까. 점점 친구 "제가 가장 아파하는 이유요?" "응, 지금 억울하거나 초라한 기분보다 더 아픈 것은 보고 싶은 사람의 모습을 영영 볼 수 없을까봐 그게 더 메이샤링의 마지막 말이 아이린의 귓가를 계속해서 맴돌았다. 눈물에 지쳐 마음이 아파서 잠이 들었던 그 순 보고 싶은 사람을 영영 볼 수 없을까봐 그게 더 두려운 거 아닌가? 보고 싶은 사람을 영영 볼 수 없을까봐 그게 더 두려운 거 아닌가? 보고 싶은 사람을 영영 볼 수 없을까봐 그게 더 두려운 거 아닌가? 아침이 되었다. 어젯밤에 너무 울었던 탓인지 아이린의 눈가가 퉁퉁 부어 괜스레 따뜻한 햇살마저 따갑게 느 "크큿, 주인님 얼굴이 아주 달덩이가 다 되셨어요?" 벅스칼이 엉거주춤 달려오며 아이린을 팔짱을 덥석 끼며 애교 아닌 애교를 부린다. 그는 지금 그의 주인의 기 "어, 이런 모습은 보여주기 싫은데 벅스칼." "헤헤, 제가 오늘 아침은 붓기를 가라앉혀 주는 호박을 재료로 음식을 만들었으니까 금방 예전처럼 예뻐지실 벅스칼이 자신이 만들어 놓은 요리 재료들 앞에서 기웃거리며 뭐든 도우려고 하고 있는 레오나르를 가리키 "히힛, 벅스칼이 데려 온 거잖아?" "읔, 처음에는 돈도 많고 말도 좋은 거라 괜찮았는데 말이 너무 많아서 점점 귀찮아져가고 있거든요." 벅스칼이 레오나르에 대해 말이 많은 것이 불만이라고 말하자, 아이린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벅스칼 "공주님은 괜찮으신건가요?" 아이린이 벅스칼의 요리를 도우며 웃는 모습을 바라보던 아처가 메이샤링에게 넌지시 묻는다. 그러자 그녀 "글쎄, 어차피 마음이 아프다고 해도 얼굴은 언제든 웃을 수 있는 거고 웃으며 기분이 조금은 나아지기는 하 "흐흠, 괜한 질문을 했군요. 장로 분께서 점성술까지 하실 줄은 몰랐군요." "호호, 글쎄요. 워낙에 많이 차여봐서 사랑에 관해서 라면 점성술 능력이 없어도 이론들은 넘치겠죠." "제가 보기에는 본인 역시 헤매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아처가 처음부터 지켜본 분위기를 파악하며 코보 족장에게 잠시 눈길을 주더니 다시금 메이샤링을 바라보며 "과연 누구만 하겠어요? 나야 뭐, 내 화살을 내 손에 쥐고 있으니까 언제든 볼 수 있어 아프지는 않죠? 하지 "괜한 말을 꺼냈군요. 그만 식사하러 가시죠." 아처는 괜히 거리감 있는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고 재빨리 후회했다. 어차피 테리우스의 사람들이다. 크게 보 * -카나 황국 반데라스 황제의 제 3 집무실 반데라스 황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집무실 중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세 번째 집무실에서 귀빈들을
접대하 "흠, 그 동안 생활하는 것에는 불편은 없었나?" 반데라스 황제의 물음에 제크와 페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재빠르게 대답했다. "네." "네." 그리고 다시 긴 침묵이 이어졌다. 솔직히 데본 제국에 속하고 있는 레드 드래곤의 신분으로 카나 황국에 머물 그런 곳에서 벌써 여러 날을 이유 없이 지내고 있으니 그들로써는 답답할 뿐이었다. 다만 데본 제국으로 죄수 +++++++++++++++++++++++++++++++++++++++++++++++++++++++++++++++++++++++++++^^*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65화
반데라스 황제는 언제나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 하루에 한번 이들 부부에게 들려 안부를 묻고는 퇴장하곤 했 "여보, 대체 언제까지 이곳에 갇혀 지내야하죠? 정말이지 이건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페키가 볼멘소리를 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어쩌겠어. 강자 앞에서 어쩔 수 없는 약자 입장에서 그것보다 지금까지 우리들을 가둬두면서 손님 대접을 하 "흐응, 듣고 보니 그것도 일리가 있네요. 하지만 어디서부터 알아 본 다죠?" 아내의 질문에 찔끔한 표정으로 아직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듯 제키가 어깨를 으쓱였다. "하핫, 나도 잘 모르지. 그건 당신이 생각해봐." "뭐라고요? 칫, 정말 못 말리는 양반이야. 그건 그렇고 우리 아이린은 어디서 어떻게 잘 살고 있는지 너무 보 "휴, 그러게 말이지. 무사히 살아서 다시 볼 날이 있을지…큭큭, 엉엉!!! 아이린! 내 딸아!!!" 제키의 울음소리가 집무실을
뒤흔들어 놓기 시작하자, 밖에서 이들을 지키고 있던 경비병들이 동시에 고개 * 제로이드는 가이루덴에서 수입한 물품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바이사코와 함께 레드 드래곤의 행방에 대해서 다시금 둘은 제로이드가 소유하고 있는 데본 제국의 브라이언 저택에서 잠시 머물게 된다. 아름다운 것에 관심이 많았던 제로이드는 레드 드래곤에 관한 서류에서 가이루덴의 물품들이 많이 사용되었 "그것 참 이상하군. 왜 데본 제국 계열에 있는 레드 드래곤을 카나 황국으로 넘기는데 있어 가이루덴 왕국이 "글쎄, 데본 제국을 가이루덴에서 왕권을
빼앗았다는 것은 동맹국이었던 카나 황국과 대적하게 되었다는 소 바이사코는 화려한 보석들로 장식되어 있는 단검을 집어들면서 눈을 게슴츠레 뜨며 대답했다. 그는 또 다른 "흠, 자네 말대로 그렇다고 해도 이 마법 원판은 전투력에 필요한 군대 물품에 속해. 뇌물이라고 하기에는 좀 "에잇, 차라리 전쟁에 나가 피 터지게 싸우는 편이 낫지. 테리우스 녀석은 왜 이런 걸 우리한테 부탁한 거야!! 바이사코가 머리를 긁적이며 핀잔 섞인 소리로 중얼거리더니 이내 물품 창고에서 나가버렸다. 그 뒷모습을 "하여간 단순 무식한 놈…말해 뭐하나. 흐음, 아무래도 이 레드 드래곤들에 대해 더 알아 봐야하겠는데 어디 * 케르베노아 영토까지 이제 일주일 후면 도착할 예정에 놓인 아이린 일행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쉬지 않고 아처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아이린 주변을 살폈으며 미니조우와 클락은 무슨 일인지 다른 이들 몰래 조용한 "아이린도 알아야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언제까지 침묵으로 일관할 겁니까?" 미니조우는 지금 당장이라도 클락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아이린에게 자신이라도 언급하겠다는 듯 이야기 "케르베노아에 다 도착하면 그때 제가 이야기할 테니 그때까지는 기다려주는 것이 나을 겁니다." "하루라도 빨리 아는 것이 아이린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 알게 되면 분명 다시 돌아가려고 할지도 모르니 지금은 내 말에 따라 줘." "흥, 항상 자기 생각이 우선이네요." 미니조우는 맘에 들지 않는 다는 듯 클락을 크게 한번 흘겨보고는 이내 아이린과 메이샤링이 있는 쪽으로 말 그들의 조용한 싸움을 눈치 빠른 앨런과 다칸이 뒤쪽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무슨 비밀인지 궁금한 걸?" 앨런이 꽤나 궁금했는지 클락의 심각한 표정을 지켜보며 중얼거렸다. 숲은 햇살을 막아 어두웠지만 그들 일 "직접 가서 물어보지 그래? 조용히 혼자 생각해서 없는 이야기 만들어 혼자 의심하느라 골머리 썩지 말고?" 다칸의 말에 뼈가 있음을 감지한 앨런이 친구의 얼굴을 불편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지금 그 말의 의미는 뭔가?" "글쎄, 그건 자네가 알아서 생각해야지.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하지 못한 걸 괜히 그 여자가 짝사랑하는 "너 정말…." 앨런의 얼굴이 조금씩 붉어져갔다. 웬만해서는 얼굴에 미소를 떠나보내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고 편안한 성격 "흥, 왜 정곡을 찌르니까 천하의 신사 앨런도 화가 나나보군. 호오, 날 때릴 기세로군. 어디 용기가 있으면 한 다칸의 적나라한 말 공격은 앨런의 주먹에 의해 멈춰졌다. 앨런이 뻗은 주먹으로 인해 다칸은 피할 생각도 없 선두에 있던 흑기사들과 아이린 일행들이 이 작은 소란에 걸음을 멈추었고 뒤에 함께 있던 코보 족장도 꽤 놀 다칸의 입가에 선혈이 흘러 내렸고 그가 손등으로 쓰윽 문질러 닦아내며 매서운 눈빛으로 앨런을 마주했다. "쳇, 비겁한 놈!!! 날 때릴 자격이 네 녀석에게 있다고 생각해?" 다칸이 되려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듯이 말한다. "허헉, 뭐야!!" "그렇게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넌 그녀에게 고백했어야했어." "내가 어떻게? 그녀는 널 사랑했는데 너 역시 그녀와…." "그녀와 뭐? 잤다고? 내가 잔 여자가 그녀 하나뿐이었어? 내게 그저 스쳐 지나가는 여자들 중 하나였다. 친구 앨런은 심장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클리오네의 죽음에 복수마저도 다칸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 앨런이 다잡았던 주먹을 내리고 어깨에 힘이 저절로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는 그 자리에서 힘없이 주저앉 "난……." 다칸이 다가와 앨런의 목덜미를 쥐어 잡더니 그를 일으켜 세워 얼굴을 바짝 맞대며 말했다. "여행
내내 날 원망하는 듯한 네 눈길 이젠 더 이상 못 참겠다. 클리오네의 복수는 내 몫이 아니다. 그녀를 한 다칸은 자신이 해야할 말을 모두 토해내자, 앨런의 목덜미를 풀어주었다. 그 둘을 둘러싼 사람들의 눈을 한번 "방금…클리오네라고 하셨습니까?" 클락이 창백해진 얼굴을 하며 앨런에게 다가가 묻는다. 다칸에 의해 엉망이 되어버린 그의 얼굴을 마주하면 "말씀해주십시오. 하이엘프의 클리오네 맞습니까? 데본 제국에 있었던…갑자기 자취를 감추었던 클리오네 맞 "……." 앨런이 말을 못 잇자, 메이샤링이 나섰다. "그녀를 알고 있나요? 데본 제국에서 도망자가 되어 아리스샘터에서 있었어요. 하이엘프의 클리오네 맞아요. 아이린이 앨런에게 다가가 그의 얼굴에 상처들을 손수건으로 닦아내 주었다. 클락은 이마를 오른손으로 감싸 "코보, 앨런을 좀 부축해줘요. 난 다칸을 찾아올 테니까." "혼자 괜찮겠소? 이곳 숲은 길이 아닌 곳의 지리는 험하오." 코보가 메이샤링 혼자 보내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린 듯 물었지만, 그녀는 별 상관없다는 듯이 그대로 다칸 앨런은 친구의 행동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자신에게 했던 충고들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여 "오늘은 이곳에서 야영을 해야겠어요. 아처, 파라도, 아르테니 천막을 칠 장소들을 알아 봐줘요. 그리고 벅스 아이린은 응급 상자를 배낭에서 꺼내며 주변 일행들에게 각자 할 일들을 정해주었다. 누구하나 반대 없이 그녀의 명령대로 다들 조용히 그리고 신속하게 움직였다. 장작불이 타들어 가는 불빛들이 숲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었고, 그 옆에 앨런은 아이린의 간호를 "괜찮아요? 앨런." "네, 죄송합니다. 저로 인해 괜한 소란을 피우게 해서." "아니오. 저도 잠시 클리오네를 잊고 있었는걸요. 그녀의 죽음에 대해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제게도 한 "정말 할말이 없습니다." "그래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기억해주는 걸 보면 클리오네도 아마 행복해할 거예요. 단 한사람 아이린은 자신이 과연 앨런에게 조언해줄 만한 자격이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자신 스스로에게 앨런은 아이린이 준 약을 먹고 잠이 들었고 다른 일행들도 피곤한 일정으로 인해 다들 쉬게 되었다. 다만 다 "주인님 주무세요?" 아이린이 자신의 천막에서 쉬고 있는데 벅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아니 들어와." 아이린이 대답하자, 잘생긴 소년의 모습을 한 벅스칼이 하얀 머리칼을 긁적이며 들어온다. 언제 봐도 개구쟁이 이미지였던 벅스칼의 모습이 그녀의 기분을 즐겁게 해주었다. "왜 쉬지 않고…많이 피곤할 텐데." "하핫, 레오나르라는 녀석은 지금쯤 꿈나라에 별나라 달나라 탐험중이지만 그 녀석 옆에서 좀체 잠이 와야 말 "그래, 차 한잔 줄까? 아까 메이샤링이 만들어 준 건데 따뜻하게 데워놨어." 아이린이 녹색 빛이 나는 차를 벅스칼에게 내 놓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많이 지쳐 보였 "주인님, 테리우스 보고 싶지 않으세요?" "그냥 그래." "치잇, 보고 싶으시면서…아, 예전에 테리우스랑 주인님이랑 숨바꼭질하며 싸웠던 여행이 생각나네요. 주인 "메이샤링과?" 아이린은 궁금했다. 자신과 만나기 이전에 테리우스가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생활들의 모습들이 말이다. 그 "원래는 제가 충실한 부하였죠. 제가 감히 지금처럼 테리우스에게 야!야! 뭐 이런 식으로 호칭하는 것은 감히 "응." "그때 제가 좋아했던 여학생이 있었는데 고백하면서 사귀게 되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 "테리우스가 그렇게 인기가 많았어? 그래서?" 벅스칼이 실연으로 했든 메이샤링이 고백을 했든 이상하게도 아이린의 관심은 테리우스의 반응뿐이었다. "헌데 더 짜증이 났던 건 테리우스는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는다는 거였죠. 그 녀석 주변에는 예쁜 여자들이 "벅스칼은 그래서 테리우스와 싸운 거야?" "하핫, 싸워봤자 제가 죽을텐데 어떻게 싸우겠어요. 괜한 심술을 부리다가 테리우스가 어느 날 제가 마음에 "그럼 벅스칼은 테리우스가 싫어?" "몰라요. 그냥 친구였다가 하인이었다가 원수가 되었다가 동료가 되었다가 이 애매 모호한 관계에 익숙해져 벅스칼의 이야기 속에 그가 얼마나 테리우스를 그리워하고 있는지가 느껴졌다. "벅스칼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상하게 테리우스를 보고 싶어하는 것처럼 들리는 걸?" "네에? 미쳤어요. 제가 그녀석이 어디가 보고 싶겠어요. 주인님도 참…뭐, 그때 그 여학생이 보고 싶다면 또 "그 여학생이 보고 싶다면 왜 만나지 않는 거야?" "운명도 참 짓궂죠. 그 여학생은 그 해에 병에 걸려 죽었어요. 그런데 그게 꼭 모두 테리우스 탓처럼 느껴졌었 아이린은 벅스칼이 옛 생각을 떠올리는
눈빛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오래도록 그의 곁에서 좋은 벗이 되어준 벅스칼이 돌아간 후, 아이린은 다시금 잠자리에 들려고 몸을 눕혔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흠흠, 공주님 주무시나요?" 아처의 목소리였다. 어딘가 모르게 불안정한 목소리가 마음에 걸렸다. 아이린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대 "아니, 무슨 일이야." "저, 괜찮다면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천막에 그의 그림자가 장작불의 불빛들로 인해 휘청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목소리의 그림자가 그가 "너무 늦었어 아처…내일 밝은 날 이야기하도록 해." 좀처럼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던 아처가 또다시 언젠가 때처럼 무너지고 있는 것이 아이린에게 느껴졌 "공주님…아이린, 공주님…제발 지금 저와 이야기를 해 주세요…아이린…." 아처가 천막의 입구 바로 앞에서 털썩 주저앉아 무릎을 꿇은 채로 고개를 푹 숙인 채 낮게 중얼거렸다. 아이 어쨌든 테리우스가 마음에 방패가 되어주는 느낌이었다. "아처, 그만 가도록 해." "공주님이 저와 이야기 해주시기 전까지 여기에서 꿈쩍도 하지 않을 겁니다." 다른 때와 다르게 아처는 뭔가 큰 결심이라도 한 듯 아이린의 의견을 무시해버렸다. 함께 술을 마시던 파라도는 고주망태가 되어 그
자리에서 대자로 뻗어 잠이 들었고 너무 많이 마셔 머리가 깨 "어, 아처 녀석 어디로 가는 건가? 나처럼 머리가 아파서 바람을 쐬러 가나? 아니, 저쪽은 공주님 천막이 있 아르테니는 일단 자신의 머리에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얼굴을 물에 담갔다. 잠시후, 그는 술에서 조금씩 아니나 다를까 그의 친구가 술 주정을 부리듯 보였다.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었기에 친구로서 마음이 아팠 "그만 일어나 아처." 밖에서 아르테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아이린은 마음이 조금 놓였다. 아르테니라면 술에 취한 아처를 잘 보 "아르테니, 지금 내가 나갈 상황이 안돼. 아처를 숙소까지 좀 부탁할게." 아이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아르테니가 아처를 한번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걱정 마시고 쉬세요. 공주님, 제가 책임지고 아처를 데려가겠습니다." "고마워…아르테니." 그러자 아처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천막의 입구를 휙 하고 활짝 열어 제쳤다. 이에 아이린은 앉은자 "공주님, 왜 절 피하시려고 하시는 겁니까? 제가 지금 공주님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는데 그게 그렇게 어 아처는 엉망으로 취해 있었다. 예전에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다. 그는 지금 자신이 뭐라고 말하는 지조차 가 "아처, 많이 취했어. 그만 가도록 해. 난 지금 아처와 할 이야기가 없어." "왜요? 이거 놔, 아르테니!!! 지금 날 말리면 넌 내 손에 죽는다." 아처가 아르테니에게 하는 말은 진심이었다. 그의 얼굴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아르테니가 잠시 뒤로 주춤했 "그래, 아처 내게 할 말이 뭐지 말해봐." 아이린의 표정이 단호해졌다. 그녀에게서는 보통 흑기사들을 대했던 친근함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알 수 없 아처가 다가와 아이린의 양팔을 두 손으로 꽉 쥐며 그의 눈을 마주치게 했고 그의 눈빛에 그녀도 피하지 않 "내게 할말이 뭔지 모르겠지만 이 손은 좀 치워 줘." "왜 저는 안 되는 겁니까?" "무슨 소리야?" 아처의 손에 힘이 그녀의 팔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 "아처, 아파 이거 먼저 놔줘." "대답 먼저 하세요. 왜 저는 당신의 짝으로 안 되는 겁니까? 테리우스는 항상 당신을 힘들게 하는데 왜 그는 보다 못한 아르테니가 다가와 아처를 말리려고 한다. "상관하지 마라 아르테니 이건 친구로서가 아니라 대장으로서 명령이다. 난 공주님을 다치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처…네, 대장." 아르테니가 뒤로 물러난 것은 아처의 명령 때문이 아니라 아이린이 그의 말대로 하라며 고갯짓을 했기 때문 "아처, 난 이미 결혼했어." "이혼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제게 오시면 됩니다. 그럼 카나 황국과 등을 돌릴 수 있는 가능성도 사라집니다. 아처는 절규하며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그녀에게 향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포효하듯 아이린의 마음에 매달렸 "아처, 다시 한번 말해야겠어. 난 이미 결혼했어." "공주님!!" "내가 사랑하는 건 테리우스였어. 아처가 내게 고백을 하듯 안 하든 그것과는 상관없어." "제가 먼저 당신을 만났다면 그랬다면…." "아니, 테리우스를 나중에 만났다고 해도 난 그와 결혼했어." "왜죠?" 아처는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그녀의 단호함에 테리우스를 향한 마음이 자신의 숨통을 조여오는 것 같았다. "그냥 이유는 없어. 난 테리우스와 있을 때 행복하고 그로 인해서만 마음이 숨막히게 아파." "아프다구요? 그게 사랑이란 말씀입니까? 만약 그가 사라진다면 그럼 그때는 제게도 기회를 주는 건가요?" "아니, 그가 없다면 나도 살 수 없어. 만약 아처의 말대로 그와 이혼이란 것을 미래의 어느 날 하게 된다고 해 "왜 꼭 그가 당신의 짝이라고 확신하는 겁니까?" "아처가 날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건 집착이야. 내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건 아처의 감정을 알아서가 아니라 아이린은 아처에게 단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을 표현해야함이 부담스러웠다. 아니 힘들었다. 결국 상처를 줘야하는 것은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은 일이었으리라. "제 사랑이 당신에게 집착이란 말이군요." "아처, 미안해…날 아껴주는 마음…그 사랑…내게 소중하지만…내게 영원하도록 소중한 건 테리우스야. 만 아처의 손이 점점 느슨해지면서 아이린의 팔을 자유롭게 해주었다. "제가 당신을 너무 힘들게 했군요." "미안해…아처, 그 말 외에는 할 수가 없어. 내 곁에 있기 힘들다면 날 떠나도 괜찮아." "……내일 아침 일찍 떠나겠습니다." 그렇게 아처는 아이린에게서 등을 돌리고 천막을 나갔다. 아이린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그녀를 아 아이린 일행 주변을 조용히 움직이며 주시하고 있던 눈빛들을 그날 밤 어느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세바스찬은 아이린의 천막 뒤의 나무 위에서 빙그레 미소지으며 낮게 읊조렸다. "이런, 다칸이란 만만치 않은 녀석이 툭하고 나가버리고 이젠 흑기사의 아처까지 떠난다니 이거야 원…일이 * 메이샤링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다칸이 우스운 고백을 듣고 나니 벙찐 기분에 웃음만 나올 뿐이었 "호호호, 뭐라는 거죠? 그러니까 댁이 날 좋아한다 그 말인가요?" "반응 한번 묘하게 하는 군 그래." "앨런과 싸우고 나서 머리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가 모르겠군요." "이봐, 난 진신이야." "호호호, 수문장이 장로에게 반말을 하다니 참 내가 너무 아량이 넓은 건가?" 메이샤링은 기막힌 다칸의 고백을 들은 후부터 자꾸만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그를 찾아 쫓아왔지만 되려 그 잠시 바람만 쐬고 돌아가려고 했던 다칸은 뜻밖에도 메이샤링과 단둘이 데이트를 하게 된 것이다. "페허가 된 곳의 장로를 누가 알아주기나 하나?" "당신도 그곳의 수문장이었다는 걸 잊었나 보군." "어차피 데본 제국으로 귀환할 거잖아." "그거야 테리우스에게 달려있지. 그런데 언제부터 날 좋아한 거죠?" "몰라." 다칸은 괜한 고백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여자 점점 자신을 놀리듯이 접근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무슨 고백이…당신을 좋아해 아니 사랑하는 거 같아…그 한 문장으로 끝이에요." "그럼 뭘 더 바라나." "뭔가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 그런 감정을 지니게 되었는지 말해야하는 거 아닌가?" "흠, 괜히 귀찮은 일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군." "호호, 당신이 내게 고백했다는 걸 코보가 들으면 그의 표정도 가관이겠어." 메이샤링의 말에 잠시 다칸의 표정이 굳어졌다가 되돌아온다. 사실 별로 친하게 지낸 관계는 아니지만 다칸 "궁금한 게 있어." 다칸이 딴청을 피우듯 천천히 걸어가며 뒤따라 걷는 메이샤링에게 슬쩍 말을 건넨다. 그러자 그녀가 미소를 "뭐죠?" "코보 족장과는 왜 이혼했는지…흐음, 그런 건 물어보면 안 되는 건가?" "휴, 뭐 그거야 너무 우유부단하게 행동해서 답답해서 이혼했죠. 살다보면 그냥 물이 흐르는 대로 마음이 흐 메이샤링이 밤하늘의 별빛들이 예쁘다며 감탄해 한다. 마치 어린아이가 손에 사탕을 쥐고 있는 기분이 그녀 "당신은 참 이상한 여자 같군." "호호, 뭐가 이상하죠?" "언제든 누구에게나 웃으며 친근하게 대하는 걸 보면 가벼워 보이면서도 그렇지 않은 거 같고." "어머, 나에 관해 많이 관찰했나보네. 이거 기분 좋은데…호호!! 그리고 또?" 메이샤링이 오르막길에서 다칸에게 손을 건네자, 그가 그녀를 이끌어 올려 주면서 대답한다. "심각한 일을 가볍게 만들면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은 듯 하고 사랑 고백
앞에 거절을 해도 상대를 기분 좋 "아, 내가 당신에게 그렇게 보였군요. 그렇다면 그것도 제 모습이겠죠. 살다보면 뭐든 때가 있는 법이고 어떤 "그런데 왜 코보 족장에게는 그렇게 매번 화를 내지?" 다칸의 질문에 메이샤링의 입가에 웃음이 멈추었다. 그리고 그녀의 붉은 입술이 그의 귓가에 서서히 다가오 "후후, 그를 사랑하거든." 메이샤링의 그 말 한마디에 다칸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고백이 완벽하게 거절당했음을 받아들여야했다. 일행이 머물고 있던 천막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앞서가던 메이샤링을 다칸이 부르며 말했다. "이봐, 한 번 거절했다고 끝난 건 아냐." "호호호, 이거 기분 좋은데 그럼 긴장하고 있어야지. 늙어서 호강하는 군 그래…코보가 질투하는 모습도 볼 "못 말리는 여자로군." =================================================================(^^*)==>6장 마침 7장 세바스찬과 일라이저의 욕심 아침이 되자, 아이린은 그녀의 일행들과 동그랗게 모여 앉은 곳에서 무거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처가 떠 "다들 알겠지만 오늘 아침 일찍 아처가 떠났어요. 그가 맡았던 임무들을 클락이 대신 해주세요. 생각보다 빨 아이린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조금씩 젖어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 눈 그런 아이린의 모습에 못내 안타까운 듯 파라도가 아르테니에게만 들리도록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대장이 정말 떠난 걸까? 너에게도 아무런 기색 없었냐?" "글쎄, 대장도 나름대로 힘들어서 떠난 걸 거야. 하지만 곧 돌아올 거라 믿는다. 그러니 그때까지 공주님을 "아니, 그냥 좀…섭섭하네." 단순한 파라도는 아처에게 무척 섭섭하다는 듯한 기색을 얼굴에 그대로 나타낸다. 아르테니가 친구의 어깨를 툭툭 치며 달랬다. 덩치 큰 녀석이 의외로 정이 많아 마음에 빈자리를 느끼면 가 외모와 많이 어울리지 않는 친구 녀석의 모습에 아르테니가 쓴웃음을 짓는다. 이번에는 아르테니 스스로도 아처에게 섭섭함이 느껴졌다. 어젯밤 아이린에게 보였던 아처는 자신이 알고 주변 분위기가 다들 아이린의 상심으로 인해 가라앉은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번에는 그녀도 힘들었는지 기 메이샤링이 곁에서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어보고 웃음을 건네 보기도 한다. 다행이 메이샤링의 기운 "아무리 봐도 포기하기에는 너무 멋지단 말씀이야." * 앨리어튼은 지금쯤 자신의 서신을 그의 딸이 읽었는지 궁금했다. 젬모스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회의를 "두목." "두목님." 그를 따르는 부하들이 일제히 그를 바라본다. 묵묵부답인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앨리어튼에게 다들 시선이 "허험, 이런 미안하네. 그래 왜 불렀나?" "아니, 지금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흠, 그러니까 제 말은 그 일행들이 분명 데본에서 온 자들인 것이 확 젬모스의 사람들은 내심 불안해하고 있었다. 아이린 일행들이 떠나고 난 후, 줄곧 그들은 순순히 받아주고 "내가 명령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다. 또한 거기에 대한 책임도 내가 지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에 데본의 군사들이라도 들이닥치면 책임이 무슨 소용있습니까? 이미 다 죽은 후에…." 한 녀석이 말을 더 잇지 못하고 앨리어튼의 눈치를 살핀다.
그러나 그의 말이 전혀 가망성이 없는 소리는 아 "그들 모두가 데본에서 온 자들은 아니었다. 그들 중에는 카나에 속한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 "네?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하란 말씀이십니까?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갑자기 그런 말을…." 앨리어튼의 발언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곳을 모두 떠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원정대를 구성해서 아카리나스 왕국에 세워지는 영토에 보낼 것이 젬모스의 사람들은 앨리어튼의
발언에 한편으로는 기뻐했고 또 한편으로는 여전히 불안함의 긴장감을 지녀 * 아이린 일행이 계곡에 물이 흐르는 것을 발견하고 목이 축이며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들이닥친 괴한들이 이들 일행을 순식간에 포박하고 만다. 그들이 그렇게 어이없이 적들에게 당한 까 바로 계곡에 흐르는 물. 그들의 목을 축이도록 도왔던 시원한 물이 원인이었다. "하하, 물을 마시고 기운은 못 차리는 군. 이렇게 허술해서야 내가 너무 싱거워지는 군." 세바스찬이 모습을 나타내며 무릎을 꿇은 채 포박되어 있는 아이린 일행들에게로 다가왔다. 파라도는 너무 "금발의 숙녀 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마법을 걸 어둔 동굴에 가둬라." 세바스찬이 자신의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리자, 그들이 신속하게 움직인다. "넌…어떻게…." 아이린이 세바스찬을 알아보고 눈을 마주치다가 픽하고 쓰러진다. 그런 그녀를 안아 들고 세바스찬이 숲 속 자신들의 주군이 남의 손에 의해 납치된 것도 까맣게 모른 채로 단체 약속이라도 한 듯 기절했다가 잠시 후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하다니……할 말이 없다." 아르테니가 두 손으로 머리를 포개듯 움켜쥐며 고개를 꺾어 동굴 천장을 향해 절규한다. 실로 있을 수 없는 자신의 주도면밀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이처럼 후회하기는 처음이었다. "망할 녀석들 대체 어디에서 온 녀석들이었는지 왜 공주님을 납치해갔는지…이러고도 우리가 수행원이라 당황하며 자책하고 있는 두 흑기사들의 모습을 보며 다칸이 코웃음을 친다. "웃기는군. 하다보면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거지. 이런 일로 당황하는 모습이 더 우스워." "뭐얏!!!! 이 녀석이 죽을 라고!!!!" 파라도가 욱하는 성격에 다칸의 멱살을 쥐며 그의 얼굴을 맞댄다. 그리고 호랑이처럼 으르렁거리며 그를 위 그 사이 벅스칼과 코보 그리고 미니조우는 셋이 머리를 맞대고 동굴을 빠져나갈 방법을 강구하고 있었다. "이런 마법은 가이루덴에서 쓰던 것들인데…데본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라 전 조금 어렵겠는데요." 벅스칼이 턱을 왼손으로 매만지며 멋쩍은 듯 클락과 미니조우의 눈치를 살핀다. "글쎄, 하이엘프와 드워프족들은 카나와 데본의 영향력과 거의 거리가 멀어서 이렇게 카나의 영향을 많이 받 클락의 설명에 동의한다는 듯 미니조우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다칸과 파라도가 서로를 노려보며 크게 싸울 듯 보이자, 아르테니와 메이샤링이 다가와 그들을 말린 "파라도, 저 녀석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지금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냐. 공주님을 구하려면 힘을 합쳐도 아르테니가 파라도의 손을 붙잡아 떼려고 힘을 주며 말하자, 그의 손이 조금 느슨해진다. "다칸, 당신도 그만해요." 메이샤링이
다칸에 어깨를 툭 치며 말하자 그의 손도 느슨해졌다. 그리고 두 사람은 여전히 잡아먹을 듯한 * 세바스찬은 자신의 부하들이 준비 해 놓은 천막 안의 간이형 침대 위에 아이린을 눕혀 놓는다. 그리고 주머 그러자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그녀의 눈꺼풀이 열리고 푸른 눈동자가 빛을 내며 세바스찬을 바라본다. 그리 "세바스찬, 이게 무슨 짓이죠? 날 납치 한 건 가요?" 그녀의 표정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세바스찬이 코끝을 찡그린다. 물론 자신을 반기지 않을 거란 건 예 언제나 한 발치 멀리서
관찰하는 정도였는데 자신이 대적할 만한 상대의 연인을 아니 아내를 가깝게 대하는 "이런 그렇게 잡아먹을 듯 바라 볼 것은 없잖소?" "내가 당신을 그렇게 바라본 것 같나요?" "흠, 아닌가?" "틀렸어…내 동료들은 어디 있지?" 아이린을 말을 내리면서 위엄스런 자태를 취하고는 상대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묻는다. 작은 천막에 그 "걱정 마라. 곧 그들을 만나게 해 줄 테니…솔직히 너에게는 관심이 없다. 내가 원하는 건 테리우스니까." "알고 있다." 아이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단호하게 답변하자, 잠시동안 그녀의 눈을 세바스찬이 응시하다가 입을 연다. "뭐, 알고 있다니까 앞으로 내 말에 협조해야한다는 것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 테리우스 때문에 우리를 붙잡아 뒀다 이거로군. 만약 내 동료들에게 해를 입힌다면 내 손에 목숨이 끊 아이린의 협박에 세바스찬은 기가 찼다. 잡혀 온 주제에 게다가 테리우스도 없는 마당에 어디서 저런 배짱 "하핫, 기가 차는 군. 네 몸 하나 버티지도 못하고 잡혀왔으면서 그런 협박을 할 배짱은 어디서 오는 거냐. 이 "잘 됐네. 나 역시 당신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니까. 날 어떻게 이용해서 테리우스에게 접근할 생각인지는 모 "글쎄, 데본 제국에서 떠난 것이 마치 내 탓인 듯 들리는 군. 그건 그가 자초한 일이고 그 원인은 아이린 바 "…그건…." 말이 막힌다. 비아냥거리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약올리는 보라색 머리칼의 남자의 고운 면상을 한 그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니까. 게다가 떠나 보낸 테리우스에게 이렇게 잡힌 모습을 보여야할 걸 생각하니 이렇게 곳곳에 함정과 마주 대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매번 산너머 산 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불현듯 '아, 내가 대체 왜 이렇게 흔들릴까? 테리우스 지금 어디 있는 거니?' 아이린은 자신을 혼자 남겨둔 채 천막을 나가버리는 세바스찬의 등을 보면서 생각했다. * 한편
일라이저는 케르베노아 영토에 도착하자마자, 인상부터 구겼다. 더러운 냄새와 차가운 밤바람이 그녀 "이런 곳에 무슨 왕국을 세우겠다는 건지 이런 땅에서…그 여자도 그 남자도 다 제정신이 아니지. 아니, 멀쩡 일라이저가 귀찮다는 어조로 자신의 아랫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처음 그녀와 동반했던 전사들과 나중 사실 이런 척박한 땅에서 쉴 곳을 포장하듯 만들기란 그리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게다가 이런 곳에서 사 "그건 그렇게 세바스찬 오라버니는 일을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지금쯤이면 아이린을 붙잡았겠지? 나도 "저 공주님 먹을 것을 다시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라이저의 하녀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상급 인이 조심스레 그녀에게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 말을 꺼낸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어머, 아니지. 이런 말투는 내게 안 어울리지. 흐흠, 그게 무슨 소리냐?" "저, 그게 케르베노아 영토 지대로 들어서자, 준비해 두었던 식 재료들이 모두 상해 버렸습니다." "뭐? 원인이 뭐야?" "그게…저희도 그 원인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지대로 넘어와서 그랬다는 것 말고는… 읔!!!" 하녀가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고, 짧은 비명을 지른 것은 일라이저가 던진 그녀의 뾰족한 신발 때문이었다. "그만!!! 됐으니 어서 구해와라. 저런 멍청한 것들을 하녀들이라고 데려 왔으니." "그럼 몇 명이서 갈까요." 일라이저의 시중을 들도록 파견된 하녀들은 열 명이었다. "이 지역이 넓은 것 같으니 모두 한꺼번에 움직여서 갔다와라. 전사들의 음식도 준비해야 할 것 아니냐. 이곳 "네, 알겠습니다. 일라이저님." 고약한 주인의 명령에 하녀들이 분주하게 움직였고 어느 사이 일라이저는 혼자 남았다. 그녀는 매서운 바람이 불어와 자신의 머리칼을 흐트러뜨리는 것이 못 마땅한 듯 연신 투덜거리며 돌과 흙으 "아무리 생각해도 형편없어. 이런 곳에 무슨 희망이 있다는 걸까? 휴우, 아무래도 하녀들과 전사들을 기다려 일라이저가 막 몸을 되돌리려는 찰나 누군가의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휘익∼ 낯선 휘파람 소리에 놀라 곧바로 그 소리가 나오는 위쪽으로 고개를 제쳐 들고 살피며 소리친다. "누구냐!!!!" "오호, 이게 누군가? 그 최고로 아름답다던 가이루덴의 공주께서 이런 척박한 곳까지 무슨 일이신가?" "어떤 놈이냐!!!! 정체를 밝혀라." 일라이저는 상대의 목소리만 듣고서는 누구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남자가 높은 나무에서 가볍게 뛰어내리 "이런 날 몰라보다니 이거 섭섭해야하는 건가? 쳇, 너야말로 여기는 무슨 일이냐?" 테리우스였다. 그녀를 그토록 애태우게 만들었던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한 남자. 이런 척박한 땅에 그녀 스스로가 발을 디딜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오만한 녀석. 예전 모습에 비해 턱수염이 길러져 있었고 조금 야위어 보였지만 껄렁한 태도와 더불어 건방진 눈빛은 그가 일라이저는 일 순간 자신의 모습을 가다듬으며 침착 하려고 노력했다. 여기서 뒤로 물러서거나
순응적인 태 "테리우스, 당신이군요." 그가 흐트러진 머리칼을 쓰윽 뒤로 넘기며 짙은 흑요석의 눈동자로 흥미롭다는 듯 일라이저를 바라본다. 그 "저기 이봐요 테리우스." "날 부른 건가?" "그래요. 내가 왜 이곳에 왔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별로." 예상은 했었지만 남자의 무관심한 대답에 여자의 자존심에 작은 금이 새겨진다. 그러나 이에 물러나지 않고 존중하거나 사랑의 존재가 아니라 욕심을 부리고 싶을 만큼 거대한 보석과 같은 존재였다. "내가 왜 왔는지 궁금해하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이런 위험한 곳에 숙녀 혼자 남겨두고 떠나는 건 신 "그래서?" "사실 전 길을 잃었어요. 옛정을 생각해서 절 수행해주는 건 어떤가요? 가이루덴으로 향하는 배에 탑승하는 일라이저의 제안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먼저 그녀가 이곳까지 혼자 왔을 리도 없었거니와 다시 돌아가려고 "좋아. 날 따라와라." "어머, 고마워요 테리우스." 앞장서서 걸어가는 테리우스의 입가가 씨익 포물선을 그리며 미묘한 미소를 지어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일 * 아이린은 세바스찬이 나간 후, 주변을 살피며 도망갈
궁리를 했다. 일단 천막 밖에 여러 명의 보초들이 수시 "아무래도 세바스찬이 부하들을 많이 대동했나봐 이를 어쩌지? 그래, 흑기사들도 있고 벅스칼도 있고 다칸 아이린은 자신의 일행들이 크게 다치진 않았을 거라 희망했다. 그때 천막의 입구 틈새로 하얀 빛줄기가 들어서더니 단말마의 비명소리가 아이린의 귀를 윙윙거리게 만들면 으아악!!!!!!!!!!!!!!!!!!!! 악!!!!!!!!!!!!!!!!!!!!!!!!!!!! 쉬익!!!!!!!!!!!!!!!!!!!!!!!!!!!! 쇳소리 마찰음이 귓가에서 떨어지지 않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린은 배 멀미라도 하는 것처럼 속이 울렁거리 "허어억!!!" 조용히 누워 있던 그녀가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숙이며 헛구역질을 해댄다. 몸 속에 무엇인가가 자리를 잡고 속을 비틀어대고 있는 느낌이 들었고 머릿속은 하얗게 질린 듯이 어안이 벙 현실을 인지하며 그녀의 눈이 초점을 맞추자, 반가운 얼굴들이 그녀를 반기고 뭐라고 계속 말을 하는데 도 "아이린, 이제 정신이 든 거야? 괜찮아? 어휴, 이 얼굴 하얗게 질린 것 좀 봐. 땀으로 목욕이라도 한 것 같잖 메이샤링이 창백해진 아이린의 얼굴에 식은땀을 닦아 내면서 따뜻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러나 아이린은 "공주님, 괜찮으십니까? 안 깨어나셔서 많이 걱정했습니다." "저도요. 공주님." 아르테니와 파라도가 아이린의 눈에 들어왔다. 그들의 목소리가 드디어 아이린의 귀에 들렸다. "아, 어떻게 된 거야?" 아이린이 천천히 입을 열어 물었다. 다시 사람들의 목소리가 그녀에게 들리지 않는다. 그때 누군가 카나 황 * 반데라스 황제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더불어 곁에 있던 마가레타 황후 역시 얼굴에서 기쁨이 "하하하하하!!!!!!!!!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드디어 우리들의 손녀를 만나 볼 수 있게 되었다니…안 그렇소 "네, 그럼요. 정말 기쁩니다. 이 모든 것이 아토스 공작의 공입니다." 마가레타 황후가 반데라스 황제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들 앞에서 부복을 하고 있는 아토스 공작을 손으 "맞소. 아토스 공작의 이번 공을 크게 높여 거기에 합당한 보상을 할 생각이오." "당연히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반데라스 황제 폐하." "그래, 그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아이린의 일행을 비롯해 지금 감옥에 갇혀 있는 세바스찬의 무리까지 모두 카나 황국으로 소환하게 된 작전 "네, 폐하. 말씀드리겠습니다. 예전 저의 고유 권한을 다시 돌려 받고 싶습니다." "호오, 고유 권한이라면?" "네, 폐하. 흑기사의 대장으로써 아이린 공주님의 약혼자 자리를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하하하, 그거라면 내가 오히려 다시 부탁할 생각이었다. 데본의 마왕과의 결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 다소 야위어진 아처 아토스 공작이 반데라스 황제의 윤허에 감사의 절을 올렸다. * 귀빈실에 화려함이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의식을 잃은 아이린을 보살피던 메이샤링이 한마디한다. "정말 대단한 곳이야. 카나 황국이라는 곳…이렇게 넓고 이렇게 화려하다니…내부 장식이 온통 번쩍이는 황 겨우 새근새근 잠이 든 아이린을 바라보며 메이샤링이 혀끝을 찬다. "그래도 적의 소굴에 들어왔다는 기분이 들어서 왠지 으스스한데요. 이곳 사람들은 뭔가 알고 있겠죠?" 벅스칼이 몸서리를 치는 듯한 몸 동작을 해 보이면서 두 명의 흑기사들의 눈치를 살핀다. 왜 저들은 이곳에 "미안하게도
우리들도 영문을 모르겠어.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니까.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도 알 수 없고 이 아르테니가 말을 잇다가 고개를 설레설레 젓자, 파라도가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아르테니를 가리키며 그 역 "아냐, 그럴 리가…하지만…." 두 사람의 생각이 한 사람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한 사람이 그럴 리 없을 거라고 둘 다 받아 "흥, 내 생각에는 너희 둘이 예상하는 대로인 것 같은데 뭘 그래?"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클락이 다칸에 빈정거리는 말에 질문을 하자, 그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한다. "저 흑기사들의 대장 아처란 녀석을 말하는 거다. 우리를 이곳에 끌고 온 사랑에 눈이 멀어 이성을 상실했던 다칸의 말은
적나라했고 그렇지 않아도 눈에 가시처럼 생각하고 있는 파라도가 재차 그의 멱살을 다시금 부 "야, 임마!!!! 우리 대장을 모욕하지 말아!!!! 아무 것도 모르면서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너 이 놈 오늘은 기 "하이고, 이거야 원 무서워서 말을 못하겠군." 파라도와 다칸이 다시 으르렁 거리며 싸움을 하려 들자, 이번에도 아르테니와 메이샤링이 다가와 그들을 말 "다들 그만 둬!!!! 아이린이 아파서 쉬고 있는 공간에 이 무슨 어리석은 짓이야. 지금 서로 싸울 때인가? 상황 아이린의 이마에 올려놓은 수건을 다시 물에 적셔 짜고 있던 레오나르가 싸우는 이들을 흘긋 바라보다가 다 어느 날에는 한없이 강해 보이던 그녀가 되고 어느 날에는 이토록 가냘픈 그녀가 되기도 한다. 덧없는 여행 다소 화려했던 성으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지만 지금은 그녀 곁에 있고 싶었다. 재미나게 자신 앞에 "아프지 말아요. 아이린." 레오나르의 한마디에 벅스칼이 킥킥 대며 배를 움켜 잡고 웃어댄다. "아니, 왜 웃는 겁니까? 벅스칼." "큭큭큭, 당신은 언제나 말하는 목소리가 꼭 버터 발라 놓은 것 같다니까. 히힛." "하핫, 그런가요? 벅스칼 당신을 다음에 꼭 나의 성에 초대하고 싶군요." "아니, 왜?" "꼭 만나서 배움을 얻을 분을 소개해 주고 싶어서요." "히힛, 그게 누군데?" "르노아르라는 분입니다." "뭐? 날 더러 그 버터 교육을 받으란 소리야?" "아니, 그를 아십니까?" 레오나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벅스칼을 바라보고 묻자, 그가 딴청을 피운다. '치잇, 그거야 아이린님의 반지에 봉인되었을 때 만났으니까 알지 이 바보야.' 그러나 자신이 반지에 봉인되었던 일을 말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말을 섞지 않았다. 귀빈실은 꽤 넓었고 아이린 일행들이 각자가 쉴 수 있는 공간과 침대 그리고 음식들이 충분히 있었다. 게다 그 후, 치료사의 방문은 아이린의 안위에만 신경 쓰도록 어느새 일행들의 관심 밖 대상이 되어 버렸다. 그렇 클락과 미니조우는 원탁에 자리를 잡고 지도를 살피면서 각자 필요한 메모를 적는 것에 열중하고 있었다. "여기가 카나 황국이라니 왜 우리들이 여기에 오게 된 거야?" 아이린의 질문에 다들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들 역시 그 점이 궁금하니까. 그러나 초반에 다칸과 파 혹시 아처의 소행이라면 분명 아이린은 상처를 받을 것이고 이제 겨우 기운을 차린 그녀에게 그런 상처를 그 "죄송합니다. 공주님 저희도 잘 상황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이 저희를 잘 보살피려는 듯 보이 아르테니가 지금의 상황을 아이린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그러자 파라도도 한마디 거든다. "공주님의 건강이 괜찮으시다면 지금부터 이곳을 빠져나갈 방법을 모색해 볼 생각입니다." 파라도의 말에 다들 공감하듯 수용하겠다는 눈빛을 보이며 아이린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그럼 우리가 이곳에 얼마나 있었던 거야?" "일 주일이야." 메이샤링이 대답해주었다. "일주일? 그럼 그 동안 카나 황국이라는 사실 말고 우리를 끌고 온 목적이나 뭐 그런 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응." 너무 오랫동안 자리에 누워 있었던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몸은 카나 왕족의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기에 일 아이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창가 쪽으로 다가가 밖을
바라본다. 이곳의 계절은 겨울인지 눈이 내리 "눈사람을 만들어 보고 싶어." 아이린의 엉뚱한 소리에 다들 의아해 한다. "눈사람이라…그거 재미있겠군요." 레오나르만이 아이린의 말에 답변해주며 미소를 짓는다. 그녀가 조금은 편안해 보여서 그는 안심을 했다. "아,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던 것 같아. 그만 나가는 방법을 강구해 보자. 클락 이곳의 구조를 파악할 만한 정 "네? 아, 제 나름대로 준비는 해 두었습니다." 아이린이 경쾌한 발걸음으로 창가에서 원탁이 있는 곳으로 다가서며 그의 눈을 마주치며 말한다. 그러자 다 "헤헤, 이게 뭔데 내게 감추는 눈치야? 어, 이거 내 이름이 쓰여있는데…아이린에게…앨리어튼…어, 앨리어 그러자 클락에 앞서 미니조우가 대신 대답을 해 준다. "그건 앨리어튼님이 아이린님에게 전해 달라고 클락에게 부탁하신 거예요. 계속 전해 주려고 했는데 적당한 "아, 그랬구나. 그럼 이거 내가 읽어봐도 되는 거야? 클락." 이제 겨우 회복하게 된 아이린에게 그 서신의 내용이 약이 되는 것보다는 독이 된다는 것을 클락과 미니조우 "네, 아이린님께 보낸 서신이니까요. 죄송합니다. 늦게 전해 드리게 되어서…." "아니 그 동안 상황이 그랬는데 뭘. 그럼 여기서 읽어봐도 되지?" "아니, 혼자 보셨으면 합니다. 다른 방으로 가셔서 될 수 있으면 혼자서 읽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래? 응, 알았어. 그럼 난 이걸 읽어 볼 테니 다들 모여서 이곳을 나갈 방법을 모색해 보도록 해." 아이린은 입맛을 다시며 배가 좀 고파 맛난 음식들을 먼저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클락의 조언을 아이린이 모퉁이를 돌아 밀실이 되어 있는 방으로 돌아서다가 갑자기 심장이 쿵하는 설렘을 느끼고 걸음을 그리고 자신의 배를 그녀도 모르게 매만지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든든한 느낌 따뜻하고 강한
느낌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 같다. 뭐지? 이 느낌은…마치 테리우스를 만나는 그런 느낌과 비슷해 기분이 들어.' 잠시 그 느낌에 눈을 감고 취하다가 정신을 든 아이린이 방으로 편지를 쥔 채 들어섰다. ============================================================================>7장 마침 ^^*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67화 8장 진 실 일라이저는 처음에 자신이 원했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 없이 테리우스를 따라 나섰 '순순히 날 바래다주려고 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어디까지 가는 지 따라 가봐? 아님 일라이저는 등만 보이는 테리우스의 뒷모습을 보면서 계속되는 의심으로 결정을 내 깜깜한 밤길이기에 바로 앞, 테리우스의 모습만 보고 걸어갔던 그녀는 덕분에 험난 냇물이 흐르는 곳에 도착하자,
목도 축이고 몸도 씻어내고 옷도 닦아 낼 겸 그녀가 말 "테리우스! 더 이상은 못 가겠어요. 좀 쉬었다 가죠." 지칠 대로 지친 일라이저가 목놓아 울 듯이 애절하게 테리우스에게 부탁하자, 그가 "그렇게 하지." 테리우스가 대답을 한 후, 조용히 냇물 주변 바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일라이저가 얼 일라이저 그녀가 케르베노아 영토에 들어 왔을 때부터 테리우스는 낯선 이방인의 진 데본 제국에서 자신에게 청혼했던 여자. 언젠가 마나 아카데미에서 마주쳤고 아이린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묻는다고 해서 호락호락하게 대답할 여자는 아니었다. 그러니 '아이린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군. 쳇, 너무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테리우스가 밤하늘의 별들을 감상하면서 아이린의 얼굴을 떠올렸다. 언젠가 그녀와 비록 테리우스 자신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났다 한들 그녀를 볼 수 없는 아픔보다는 일라이저는 자신의 옷매무새를 매만진 후 조금은 깨끗해진 기분이 들자, 테리우스를 그리고 자신을 부르는 듯 손짓을 했다. 그의 다정함이 왠지 기분 좋게 느껴져서인지 "추울 텐데 몸을 좀 녹이도록 해." "어머, 고마워요. 이곳은 너무 추운 곳이군요. 숲은 너무 울창하고 사막의 모래는 너 "그런가?" 장작불 너머의 그의 얼굴이 조명을 받았는지 더 깊고 신비로와 보였다. 적어도 일라 저 남자를 가지고 싶다. 꼭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그럼 내가 세상의 주인이 되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어떻게 해서든 이 남자를 꼭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이린이라는 그 여자가 없어진다면 이 남자가 내 것이 될 수 있을까? 일라이저의 눈동자가 흔들리면서 테리우스에 대한 깊은 애정이 그녀의 손을 타고 흘 '뭐야, 이 여자 대책 없군. 쳇, 괜히 기분만 나빠지잖아.' 테리우스는 아이린과는 전혀 다르게 일라이저와 가까이 눈을 마주하니 괜스레 기분 "이봐, 정신 차려. 쳇, 자신이 얼마나 못난 줄 알고는 있는 거냐? 그만 떨어져라." "어? 앗!!! 이게 무슨 짓이야!!!! 무엄하게!!!!!" 테리우스가 일라이저를 툭 하고 밀쳐냈다. 그런데 힘이 좀 과했는지 그녀가 뒤로 벌 "놀라기는 새삼스럽게…이쯤해서 말해봐라. 이곳에 왜 왔는지 먼저 말하기를 기다릴 좀 전과 다르게 안색이 차갑게 변해 보이는 테리우스의 눈빛은 아주 오래 전 그녀를 "흥, 좀 서운하기는 하지만 이제야 좀 테리우스를 만나는 것 같군 그래." "시끄럽군. 그건 내가 원하던 대답이 아니잖아." "어머, 내가 이 고생을 하고 깜빡 속았던 것에 비하면 그 정도쯤이야. 내게 막대하지 "무슨 소리냐. 그 여자라니?" "무슨 소리는 무슨 소리…아이린이라는 그 여자 지금쯤이면 세바스찬 오라버니에게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휙 돌리던 일라이저가 그만 테리우스의 손에 손목이 꺾 "말해라. 아이린을 어떻게 했나? 안 그럼 지금 당장 그 목이 그대로 부러져도 아쉬울 그는 극도로 침착 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흥분한 상태였고 그녀의 손목에 이어 다른 "아…아직은 무사할 거니…읔, 날 좀 풀어 줘…요." "쳇, 비겁한 거나 비열한 거나 남매가 똑같군. 아이린이 무사하다니 이쯤 해두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화를 되찾은 듯한 테리우스의 모습에 일라이저는 그 동안 자신 두 사람은 잠시동안 일정 거리에 떨어져서 시간을 갖게 되었다. 테리우스는 마음의 지금 자신이 흥분한 채 눈앞에 여자를 없앤다고 하더라도 아이린이 무사해지는 것도 '그래, 내 것이 될 수 없다면 처음 다짐처럼 없애버릴 테다. 두고 보자 테리우스.' 일라이저는 마음을 다잡으며 그에 대한 집착을 분노로 뒤바꾸는 것에 그리 오랜 시간 그때 비현실적으로 어둠의 공간이 갈라지면서 빛의 줄기가 두 사람 앞에 모습을 드러 "어머, 이건 뭐죠?" "이건 또 무슨 짓이냐?" 서로에게 질문을 동시에 던지다가 다시금 이들의 시선이 빛줄기에서 멈춰 섰다. 이윽 * 카나 황국의 지하 감옥에 감금되어 있는 세바스찬의 모습에서 예전 가이루덴의 화려 "아이린 공주를 어떻게 할 작정이었나? 세바스찬 왕자." 푸른 가면을 쓴 남자가 손에 쥐고 있던 지팡이 길이의 봉을 세바스찬의 얼굴에 기분 "이봐, 물을 부어라." "네, 공작님." 푸른 가면을 쓴 공작이 감옥을 지키고 있는 부하에게 명령을 내리자, 그가 들고 있던 "다시 묻는다. 아이린 공주님을 납치한 이유를 대라. 단독 범행이었는지 아니면 배후 "헉, 후어어헉…힘…이 들어…그만 풀어줘라…으어헉…여기가 어디냐." 세바스찬은 숨이 차듯 헉헉거리며 입을 열었다. "후후후, 과연 가이루덴의 왕자답군. 감히 카나 황국의 후계자를 두 번씩이나 위해하 "네, 알겠습니다." 공작이 세바스찬을 매섭게 한 번 바라보다가 이내 감옥을 빠져나간다. 그 모습을 흐 '제기랄,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빛을 보고 의식을 잃었던 것 같은 세바스찬은 생각에 골몰하다가 그대로 또 다시 의식을 잃어갔다. 그의 마나가 점점 * 아이린은 앨리어튼이 쓴 편지를 보고 눈물을 뚝뚝 흘러내렸다. 어머니의 죽음이 단순 "그 분이 내 아버지였다는 말이지…그러니까 이 편지의 글은 내 할아버지가 내 어머 무엇보다도 겉으로 드러난 사실로 많은 이들이 판단하는 것은 카나 황국의 적들이 만 앨리어튼이 알아낸 사실은 대강 이러했다. 약소국인 아리스 왕국에 클레오가 결혼을 그러나 직접 그 일을
행하지는 않고 자신의 이복 동생인 메틴 왕의 손을 빌었지만 실 그리고 반데라스 황제의 예상대로 클레오가 신호를 보낼 것이고 그러면 자동적으로 손이 떨리고 다리에 힘이 절로 빠져 그녀를 털썩 주저앉게 만들어 버렸다. 마음은 그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졌고 마음은 아파 오기 시작했다. 그러 매번 비꼬는 듯한 말투를 하며
가끔씩 감동을 주는 녀석. 그 녀석이 간절히 보고 싶어 곁에만 있어도 힘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절벽 끝에 서 있는 듯한 이 기분 앞에 '그래, 테리우스라면 적어도 그 녀석이라면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고 차분하게 판단하 아이린은 힘이 빠진 두 다리를 두 손으로 밀쳐 내면서 일어섰다. 그리고 방에 있는 거 길게 늘어뜨린 금발 머리칼을 곱게 빗은 후, 하나로 잘 땋아서 올린 머리로 단정하게 옅은 분홍색으로 입술 빛을 만들고 은회색으로 눈 화장을 마무리했다. 단아하지만 세 그녀가 손가락을 퉁겨 내자, 주인의 마나 영향을 받은 배낭이 이내 사라지고 아이린 여전히 아름다운 은빛의 칼날이 파르르해 빛이 찬란했고 손잡이의 녹색은 단조롭지 "슈바이저, 너의 지혜가 필요하다. 이 편지를 너에게 보관하고 싶구나." 아이린이 슈바이저를 얼굴에 길게 된 후, 작게 읊조리더니 이내 검의 끝을 편지에 가 "검게 변하지 않은 걸 보면 편지의 내용이 거짓은 아니구나." 아이린은 슈바이저 검의 손잡이를 반대 방향으로 꺾어내며 칼날의 모습을 사라지게 햇살이 곱게 비춰 그녀 얼굴을 따뜻하게 반겨준다. 그녀는 화이트 마나의 영향을 받 "그래, 테리우스는 내 곁으로 다시 돌아와 줄 거야. 그러니까 난 지금 혼자가 아닌 거 아이린은 단장한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서 다시 한번 확인 한 후, 문을 열고 나섰다. 다들 긴장하고 침묵으로 가라앉는 분위기 속에 갑갑한 듯 보였다. 서로의 눈치를 살 "무슨 일이야. 다들 어두워 보여." 아이린이 걱정을 한 듯 묻자, 다들 그녀를 바라본다. 몇 시간 전 편지를 읽으려고
들 "공주님, 괜찮으십니까? 오랫동안 혼자 계시는 것 같아서 조금 걱정했습니다." 아르테니가 그녀의 안색을 살피며 묻는다. 아이린이 편지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을 그 "괜찮아요. 그것보다 이곳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 봤어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카나 황국에서 초대장을 보내 왔습니다." 클락이 하얀 바탕에 붉은 하트가 새겨진 초대장을 아이린에게 건네주며 말한다.
곁에 메이샤링이 말없이 다가와 아이린의 어깨를 토닥거려주었고 그 모습을 다칸이 지켜 "초대장이라…오늘밤에 파티를 연다네요. 그럼 다들 파티에 참여할 준비를 하도록 해 "히힛, 주군님 먹성은 여전하셔요." "그래, 벅스칼 이쪽으로 와서 함께 먹자. 혼자 먹기 심심해." 그러자, 레오나르가 벅스칼보다 한발 앞서 그녀가 앉은 식탁에 자리하며 미소를 짓는 "저도 시장하던 차였는데 함께 드시죠." "그래요. 레오나르." 아이린의 밝은 표정과 곧이어 그녀의 웃음 섞인 이야기에 다들 마음이 한층 가벼워졌 "겉으로는 저렇게 웃고 계시지만 마음은 많이 아프실 텐데." 파라도가 한숨을 내쉬며 걱정스럽다는 듯 조금 떨어진 곳에서 중얼거렸다. "알아, 그래도 기운을 차리신 듯 보여서 다행이다." 아르테니가 몰라보게 변화된 아이린의 모습을 보며 대답했다. 아주 조금은 걱정된 마 충분히 그럴 수 있으리라 짐작하지만 그들의 주군이자, 공주님에게 돌아갈 충격의 화 "아, 배도 채웠고 난 파티에 참여할 준비도 다 된 것 같으니까 이곳 카나 황국의 건물 "혼자서는 위험하세요. 게다가 다른 건물로 통하는 정문을 굳게 잠겨 있어서…." 벅스칼이 말리려 들고 있을 때 아이린이 빠른 발걸음으로 정문의 손잡이를 꺾어본다. 찰칵! 문이 열리는 경쾌한 소리가 일행들의 귀에 뚜렷하게 들렸다. 그 동안 굳게 닫혀 있었 "어머, 열려 있는데 뭘…아니 나 혼자 돌아다니고 싶어. 그럼 다들 파티 준비하고 여 아이린이 자신의 의사를 일행들에게 밝힌 후, 그들 눈앞에서 유유히 나가면서 문을 다들 그녀의 뒤를 쫓아가지는 않았다. 이곳은 그녀에게 가장 안전한 카나 황국이고 * 테리우스는 머릿속에 납덩이라도 얹혀 놓은 것처럼 무겁고 차가운
기운의 살기가 그 "읔, 빌어먹을 얼마나 누워 있었던 거야…여기가 어디지?" 넓은 침대에서 대자로 뻗은 상태로 며칠간 의식을 잃었던 테리우스가 투덜거리며 자 "쳇, 카나 영감탱이…간이 부었구나. 감히 나를 강제로 소환하다니 웃기시는군." 까끌까끌한 턱을 매만지면서 투덜거리던 그가 방안이 답답했는지 문을 열려고 손잡 이에 기가 찬 듯 테리우스가 씨익 하고 웃음을 짓더니 뒤로 주춤하다 빠르게
앞으로 그러자 쿵 소리와 함께 커다란 문이 직격탄을 맞은 듯 뒤로 힘없이 밀쳐 내려가 바닥 "흐음, 제법 힘이 돌아오고 있다는 증거야. 아주 좋은데…지금쯤 케르베노아 영토에 테리우스의 몸은 생각보다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었다. 블랙 마나의 초석이 있던 자 게다가 케르베노아 영토 특유의 에너지 원칙 때문에 블루다이아몬드의 생산력을 가 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미로처럼 엮여 있는 통로들을 마구잡이로 순서도 없이 무조 "제기랄, 뭘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거야. 소심한 성격에 카나 영감답군." 테리우스는 길을 찾다가 계속 같은 곳을 반복하는 느낌이 들어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알 수 없는 기하학적인 무늬들이 뭔가를 연결 해 놓은 어디로 들어섰는지 햇살은 멈추고 곳곳에 촛불들로 가득한 곳이다. 거울과 어울러져 "호오, 이런 분위기 쩝 배고프게 만드는 군. 어디 먹을 거 없나? 하핫, 그렇지." 원탁에 놓여진 바구니에 과일과 빵이
있었고 벽난로 부근에서 와인을 발견할 수 있었 따닥! 따닥!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다. 딱! 딱! 딱! 딱! 누군가 발걸음을 재촉한다. 따닥!! 틱!! 다시 걸어가다 한 발의 방향을 바꿔 본다. 또깍!! 또깍!! 발에 힘을 실어 걷는다. 퉁!! 퉁!! 제자리에서 두 발을 힘껏 구른다. 뭔가 뜻대로 안 된 것에 화가 난 것처럼. 꽤 요란하면서 분주한 발걸음 소리 가볍지만 날카로운 걸 보니 체중이 작거나 여자 그의 예상대로 여자였다. 어딘지 모르게 낯익은 그러나 어두웠고 카나에서 아는 이 여자 외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판단이 서자마자, 곧바로 여자의 목을 그 그래야 그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쉿, 이봐! 죽고 싶지 않다면 소리를 지르지 않는 것이 좋을 거다. 날 왜 이곳으로 불 테리우스의 말에 여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그가 여자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 "하…테…리…우스…." "뭐? 테리우스? 그게 네 이름이냐? 내 이름이지. 누가 내 이름을 말하래. 흠, 날 붙잡 "이 바보…." 어처구니없는 여자의 목소리 그런데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낯익은 목소리다. 그가 뭔 그리고 그대로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그를 무섭게 쏘아보는 여자에게 어쩔 줄을 몰라 "아이린…하아, 안녕? 이런…." "케켁, 읔…하…아파." 테리우스의 어설픈 인사에 아이린은 이내 찡그리며 그녀의 목을 두 손으로
감싼다. 테리우스의 볼이 금세 붉어진다. 동시에 그의 가슴속의 심장들이 밖으로 뛰쳐나올 것 그래서 안 쉰다. 그래서 숨이 막힌다. 그런데도 꼼짝할 수 없이 몸은 점점 꽁꽁 얼어 그런 그의 모습을 아이린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바라본다. '뭐야, 날 알아보지 못하고 날 죽일 뻔한 남자를 계속 사랑해야돼 아님 그만 멈춰야 테리우스는 여전히 사색이 파랗게 질린 듯한 안색으로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아이린 "테리우스, 계속 말없이 그렇게 있을 거야? 숨이라도 쉬고 있는지 모르겠어." "허걱, 케…겍 하아…하…아…흡…하아!!!!!!!" 오랫동안 참아왔던 숨을 제대로 쉬기 시작한 테리우스가 몸을 구부려 바닥을 향하면 "이런, 테리우스 대체 왜 그래 어디 아픈 거야? 괜찮아?" 아이린은 테리우스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깨달았는지 그의 등을 두들기며 얼굴을 딸꾹!! 딸꾹!!!!! 그런데 그의 목에서 그가 원하던 말의 소리 대신 긴장하고 있는
사실을 표현하듯 딸 "테리우스, 방금 전 날 죽일 뻔한 일은 용서해 줄 테니까. 제발 정신 좀 차려." "딸꾹!!!…." 여전히 테리우스는 아이린의 말을 들으면서 딸꾹질만 연달아 내보내고 만다. "그래, 알았어. 이렇게 무사히 살아 있어줘서 고마워. 그리고 지난 번 일도 내가 잘못 "딸꾹!!!…" "우리는 왜 매번 일이 이렇게 꼬일까? 아, 난 지금 새로운 사실을 알게 돼서 머릿속 "딸…꾹!!" 아이린이 중얼거리다가 딸꾹질로 대답하는 분위기 없고 철없는 이 남자의 어깨에 기 한 시간쯤 지나자, 테리우스가 먼저 눈을 떴고 곧이어 아이린도 눈을 뜨면서 서로에 "아, 배고프다." "아, 배고프다." 서로의 존재를 다시 확인한 듯 둘이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짧게 서로에게 웃음을 내 "식탁에 먹을 것이 있던데 먼저 배부터 채우고 나서 그 동안의 이야기를 나누는 게 어 "응." 테리우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린에게 손을 내밀며 말한다. 그의 딸꾹질이 멈추었 그리고 그가 그녀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고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그걸로 충분했다. "그런 건 아냐. 음, 이거 정말 맛있다." 여전히 식성하나는 끝내주는 그녀다. "그럼 세바스찬이냐?" "어? 어떻게 알았어.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그것도 아닌 것 같아." "결과적으로는 그것도 아니다? 그럼 네 생각의 결론은 뭔데?" "그게 반데라스 황제…그러니까 내 할아버지께서 데려 온 것 같아." "흠, 넌 그렇다 치고 난 왜 데려온 거야." "아마도 내 남편이어서 그런 건 아닐까? 음, 이 와인 정말 맛이 기가 막혀 너도 마셔 "쳇, 마음이 아프다 머리가 복잡하다 그러더니 먹을 거 앞에서는 뭐든 명랑한 건 여전 맛있게 먹고 있는 아이린의 모습이 조금 얄미웠는지 테리우스가 아이린이 한참을 맛 "야, 너무해 그걸 뺏으면 어떡해. 나 무진장 배고팠단 말야! 뭐, 그 전에 좀 먹기는 했
"풋, 그래 많이 먹어라. 내 마누라 내가 챙겨줘야지. 어이구, 못 말린다 정말." 그녀의 코를 살짝 비틀어 쥔다. "아얏, 아프잖아." 테리우스가 식사를 다 한 후에도 한참을 이것저것 먹어대던 아이린이 원하는 만큼 먹 "아, 행복하다." "쳇, 넌 배부르면 행복하냐? 이 상황에서 참 느긋하게 좋겠다. 그 망할 카나 영감탱이 "그렇게 하진 마." 아이린이 배를 살짝 토닥이다가 그의 말에 대답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변을 둘 "이봐, 이건 외교에 문제가 있는 거야. 데본의 왕족을 이렇게 대접하는 건 나 하나의 "피잇, 어차피 쫓겨났잖아." "야, 그거야 너 때문이지." "흥, 그런 말을 하다니 그건 테리우스가 선택한 거야. 안 그래?" 아이린이 빙긋 웃으며 그의 앞에 성큼 다가와 대답한다. 언제부터 그녀가 이렇게 여 "너 좀 이상하다. 태도가 너무 방관적이거나 이기적인 것 같아. 마치…." "마치 널 닮은 것 같다고?" "뭐, 그래. 그런 건 별로 달갑지 않아." "부부는 원래 닮아가면서 서로 다른 친구이자 연인 아닌가? 난 있지 네가 내 옆에 다 아이린의 모습이 계속 변해 가는 느낌이 들었다. 어딘가 모르게 의젓해져 보이기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일단 너와 날 이곳에 데려온 할아버지가 무슨 뜻을 가지고 계신지를 오늘 밤 만찬에 "호오, 그 동안 마음이 많이 단단해 졌구나. 그 많은 결심을 언제 다 그렇게 하셨나." "음, 방금." "뭐?" 아이린이 테리우스에게 다가와 자연스럽게 그의 허리를 두 손을 휘감으며 품에 안긴 그리고 그 품안에서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 쉬면서 낮게 이야기한다. "널 만난 지금 모든 것이 선명해졌어." "야아, 이거 꽤나 영광인걸." "테리우스, 다신 날 떠나지는 마." 그녀가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 "다시는 네 마음에서 날 밀어내지 마. 내 곁에서 떠나지 마…난 그게 가장 힘들고 아 "알았다. 내가 할 말을 네가 하다니…." 테리우스가 짧게 대답하고 그녀의 어깨를 안은 손으로 토닥인다. 다시는 아이린을 자 그 역시 많이 힘들었기에 지금 그녀의 짧은 고백은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한 기적이었 "카나에서 우리를 순순히 내보내지는 않을 거다." "알아, 날 내보내 준다고 해도 널 그냥 두지는 않을 거라는 거…." 아이린은 그 점이 가장 걱정되었다. 그렇게 완벽한 가면을 쓰고 나라의 이익을 위해 "널 설득해서 카나의 후계자로 내세운다면 분명 날 제거하려고 들 테고 그렇게 되면 "아버지의 편지를 읽고 나도 그 생각을 했어. 게다가 지금 내 몸도 점점 힘이
생성되 아이린의 진지한 태도에 테리우스는 기분이 좋았다. 점점 그녀가 성장해가고 있는 느 "테리우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세상은 말야. 생명 하나 하나가 삶과 죽음을 모두 스 "쳇, 아주 교과서를 만들어서 학생들을 가르쳐라. 그런 건 애초부터 불가능해." "나도 알아. 그런데 그렇게 하는데 다리 역할이라도 되고 싶어." "그런 걸 뭐 하러 해? 어차피 내버려두면 만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텐데 뭐 시간 "그 안에 다치는 사람들이 있잖아. 그걸 돕고 싶어…도움이 필요할 때까지만." "아이린, 철학을 해라…좀더 현실적인 계획을 이야기 해봐." 아이린이 테리우스의 얼굴을 짝 소리가 나도록 두 손으로 감싸면서 그녀의 눈을 마주 "이봐, 남편! 난 당신이 있으니까 행복하단 말야. 그러니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읔, 알았어. 알았으니 내 얼굴 좀 풀어주지?" "히힛, 고마워." "그런데 방법이 뭔데?" "음, 그건 지금은 비밀…배도 부르고 그만 만찬 장소로 가는 길 좀 찾아보자." 아이린이 곱게 차려 입은 드레스를 휙휙 원을 그리듯 살펴보더니 이내 출구 쪽으로 그러나 두 사람의 힘을 합쳐도 역시나 미로 같은 곳의 카나 건물의 복도에서 밖으로 그들이 택한 길은 가장 빠르고 적합하다고 내세운 아이린의 기막힌 방법이었으니. "뭐야, 설마 반데라스 황제에게 써먹을 방법도 이런 황당한 것은 아니길 바란다." "쉿, 말하지 말고 내려가는 것에 신경 좀 써 테리우스." 아이린은 커튼으로 연결한 줄을 통해 창 밖으로 건물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택한 것이 "아참, 그리고 테리우스 만찬 장소에 도착하면 드레스 룸부터 찾아야겠어." "왜?" "흐음, 내 남편 모습이 정말 거지같아서 그래. 창피해…히힛." "야!!!" 건물을 빠져 나와 또 다른 문을 향하면서 두 사람의 얼굴은 점점 길을 찾은 듯 밝아져 ------------------------------------------------------------------------------------------------------8장마침 제 목: 말괄량이프린세스 168화 9장 메틴 왕의 최후 발악 반데라스 황제가 마련한 만찬에 초대된 손님들의 표정들은 그야말로 석고상이라 할 초대된 자들은 각각 지정된 원탁에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세 개 또 하나는 아이린의 일행들이었다. 파트라 대륙의 왕족들은 아이린 일행들 사이에서 메틴 왕의 일행 보다 아이린 일행에 대해 사람들이 더 많이 수군거렸다. 그들이 왜 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가장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원탁의 주인들이었 그나마 작게 축소한 형태로 자리하고 있는 레드 드래곤 부부, 제크와 페키는 사람들 "다들 초대에 응해 주어 고맙소. 성대한 파티의 주인공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관계로 반데라스 황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높이 들고 축배를 권하며 말을 마치자, 웅 "폐하, 아이린 공주가 늦는 것이 걱정됩니다." 마가레타 황후가 그녀의 손녀를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은 듯, 걱정스러운 어조로 반 "걱정 마시오 황후. 아이린은 지금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연락을 받았으니 그 아이가 "네, 저는 한시라도 빨리 클레오의 딸을 보고 싶은 마음에…그 아이를 보면 클레오에 "하하하, 그렇소 둘은 천생 연분이 될 것이오. 장차 카나를 이끌어갈 후계자의 부군으 "하오나 폐하, 아이린은 이미 데본의 마왕과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당치 않소. 감히 데본과의 결혼을 어찌 받아드린단 말이오. 난 절대 인정할 수 없소. "네, 폐하." 반데라스 황제가 잠시 진노를 하며 거북한 심사를 드러내 보였다. 그 모습에 마가레 * 파티가 화려하게 벌어지는 중앙 홀의 맞은 편 복도에 테리우스와 아이린이 목적지를 "제기랄, 더럽게 길도 어렵게 만들어서 완전히 벌받는 기분이잖아. 카나 황국은 무슨 "어? 잠깐만 테리우스 이쪽으로 좀 와봐." 아이린이 뭔가를 발견한 듯 잡고 있던 테리우스의 손을
잡아당긴다. 그러자 그가 여 "뭔데 그래?" "파티 장소 안에서 찾아보려고 했는데 여기에서 해도 될 것 같아. 여기도 아까 건물에 "그래서?" 테리우스가 한 자리에서 동상이라도 된 것처럼 고정 자세를 취하며 눈썹만 까닥거린 "하아, 다 됐다. 우선 저기 안쪽에 샤워 실이 있는 것 같아. 그곳에서 좀 씻고 와." "뭐?" 아이린이 가지고 온 물건들은 모두 테리우스의 모습을 깔끔하게 만들도록 도와주기 "설마 그
모습으로 만찬에 참여하자는 건 아니지? 뭐, 그냥 가고 싶다면 가겠지만 그 "하아, 이런 아이린 내가 좀 칙칙해 보여서 마음에 걸렸나보네? 아까는 거지같다고 "뭘 그냥 그렇다는 거지 뭐 저곳에 들어서서 다른 사람들이 널 구경하는 눈빛으로 보 "날 생각해서 그런 거다 그 말이지?" "나도 예전에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 왔을 때 그곳 사람들과 좀 다른 차림으로 마 약간의 장난기가 치솟는 테리우스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을 아이린에게 내보이며 고 "정말 이대로 내가 가도 넌 상관없다 그거지. 흠, 과연? 손톱만큼도?" 테리우스의 짓궂은 놀림 슬슬 아이린의 비위를 건드린다. "몰라!!! 알아서해 그냥 가던지 말던지…." "쳇, 금새 토라진 거냐? 난 내게 아부하는 녀석들은 아주 많이 봐왔다. 별로 달갑지 테리우스의 질문에 아이린이 잠시 동안 골똘히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오랜 "자, 그럼 내 아내가 이 모습은 별로 라고 조언을 해줬으니 꽤 괜찮은 차림으로 바꿔 테리우스가 아이린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하더니 이내 자신의 두 손을 짧게 부 "와, 테리우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붉은 색과 검정 색으로 조화가 이루어진 그의 의상은 그의 검은 눈빛과 머리칼에 잘 "뭐 이 정도에 놀라다니 내가 누군 줄 잊고 있는 거 아니냐?" "하지만 블랙 마나를 빼앗기고 힘이 사라졌잖아…." "쳇, 다 나았다." "그게 낫기도 하는 거야?" "질문이 너무 많은 거 아니냐. 날 바라보는 네 눈동자가 도저히 현실 파악을 못하는 "응, 너무 기뻐서…나 때문에 영영 힘들어 할 줄 알았는데…그랬는데……우웁!!" 아이린이 눈물을 마저
쏟아내기 전에 테리우스가 그녀에게 입맞추었다. 두 사람은 반 * 반데라스 황제의 협박 아닌 협박으로 만찬에 참여했지만 메틴 왕은 불편한 심기를 계 "여봐라, 칸 장군에게 카나 황국의 외곽 성 주변에 군사들을 모두 대동하고 한
시간후 "네, 알겠습니다." 메틴 왕은 자신의 수하에게 짧고 낮은 목소리로 명령한다. 그리고 술잔으로 입을 축 "그만 이곳을 나가고 싶어요. 작은아버지는 세바스찬이 이렇게 되어버렸는데 아무렇 일라이저가 더 이상 이곳에 있고 싶지 않은 듯 맞은 편 메틴 왕에게 투덜거렸다. "나 역시 이 자리가 마음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일라이저 네 마음만큼이나 이곳 초점을 잃은 채로 앉아 있는 세바스찬의 모습을 보면서 메틴 왕은 크게 실망이라도 한참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사람들이 파티에 푹 빠져 있을 때 두 사람이 등장한다. 그 "널 환영한다 아이린. 자, 여러분 카나 황국의 후계자가 돌아왔습니다. 오늘 이 중요 반데라스 황제의 독단적인 발언에 잠시 동안 아이린의 얼굴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스 그리고 반데라스 황제가 권하는 그의 옆에 놓인 황금색 의자로 걸어간다. 물론 그녀 무슨 일인지 반데라스 황제가 테리우스가 아이린의 옆자리를 지키고 있어도 아무런 "그래, 정말 아름다운 숙녀로 자라주었구나. 자, 다들 맘껏 마시고 즐기도록 하라. 카 반데라스 황제가 축배를 권하며 그의 발언을 마치자, 여기저기에서 박수소리가
터져 * 지독하게 추운 날씨가 칸 장군의 목 언저리를 쭈뼛쭈뼛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는 어두 한 시간 후면 진격하라는 메틴 왕의 명령에 복종하겠지만 과연 성공할지는 미지수였 "이번 일은 너무 무모한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 조금 걱정이 되는 늙은이의 마음이 이노렌 장로가 길게 늘어진 자신의 흰 수염을 매만지며 칸 장국에게 말한다. 아리스샘터를 장악하는 것은 이미 테리우스가 없었던지라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 동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지만 왕의 명령이니 따라야지 별수 있나." "흠, 이번 전쟁만 끝나면 그럼 이젠 내가 원하는 자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이오." "그렇지. 자네가 준 데본에 관한 자료는 모두 꽤 쓸모가 있었으니까." "그러나 난 카나 황국에 관해서는 문외한인데 왜 이번 일에도 나를 끌어들인 거요." "그건 이번 파티에 테리우스 대마왕이 참여했다는 소식이 있어 그런 거요. 다른 아리 "그런…이제야 알려주다니…." "왜 걱정되시오?" 이노렌 장로의 얼굴에 수심이 깊어진다. 그가 해온 배반들이 점점 커져서 이제는 겉 그때 갑자기 뒤편에서 큰 폭음이 들리면서 군사들이 함성이 들려온다. 진격하라!!! 모조리 쓸어버려라!!!! 우아아아아!!!!!!!! 으아앗!!!!!!!!!!!!!!! 카나 황국의 성기사들을 비롯한 수많은 카나의 군사들이 칸 장군의 군대를 향해 돌격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휘몰아치면서 카나 황국의 군사들에게 칸 장군이 이끄는 가이 "맙소사, 이렇게 일격에 무너지다니 내 군대가…내 군대가…." 칸 장군이 투구를 벗어 던지며 머리채를 쥐어흔들고서 목놓아 절규한다. 아직 칼을 우두머리 칸 장군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상급자들은 목에 칼을 짊어진 채로 카나
황 '기다리십시오. 아이린 공주님…당신 곁으로 지금 제가 갈 것입니다.' * 만찬 내내 아이린은 각국의 왕족들에게 반데라스 황제에 의해 끌려 다니며 소개되고 그러나 나이가 더 많은 마가레타 황후가 먼저 테리우스에게 말을 건넨다. "오느라 수고가 많았겠네요." 그녀는 테리우스가 반데라스 황제의 계획에 의해 강제로 끌려 온 것을 모르고 있었 '뭐야, 이 할망구는 알면서 약올리는 건가 아니면 정말 모르고 물어보는 건가? 쳇,
귀 상대가 아무 것도 모르는 듯한 얼굴로 말을 걸자, 테리우스는 심기가 몹시 불편했다. 반데라스 황제의 번지르르한 사교적인 발언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에 더 이 그 모습을 보고 잠시 놀란 반데라스 황제가 얼굴이 많이 굳어진 상태로 그 뒤를 따라 "테리우스, 나 그만 나가고 싶어. 이곳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 아이린의 얼굴은 매우 지쳐 보였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테리우스가 반가운 얼굴 "이게 무슨 짓이냐. 아이린, 카나의 후계자로서 예를 갖춰야할 자리다. 그렇게 가벼 "아뇨, 제가 있을 곳이 아닌 것 같아요. 그만 나가겠습니다." 아이린의 목소리를 강하고 또랑또랑했으며 그녀의 표정은 단호하고 야무져 보였다. "이런, 소리를 낮추거라. 귀빈들의 귀에 들리겠구나." 반데라스 황제의 모습에 아이린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적어도 이 만찬의 의미 "아뇨, 누가 들었든 상관없습니다. 전 이 자리는 황제폐하께서 제게 용서를 구하기 위 "뭐라고!!!!!! 감히, 뭐라고 하는 것이냐!!!!!!!" 반데라스 황제의 진노함에 음악이 끊어지고 사람들이 당황해 한다. 이제 반데라스 황 "떠나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안 된다!!! 곧 있으면 넌 이곳에서 약혼을 발표해야하느니라!!!!" 반데라스 황제의 황당한 발언에 잠자코 아이린 곁에 서 있던 테리우스가
인상을 긋는
-겨울기사올림.
코웃음을 치며 다소 껄렁한 걸음걸이로 터벅터벅 다가와 반데라스 황제의 왼쪽 어깨 그 모습에 아이린이 메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푸른 눈동자를 크게 뜬 채로 자신의 손 '테리우스…제발 참아 줘. 화를 내더라도 내가 내야하는 상황이야…지금 네가 화를 내 권력가들에게 있어 작은 실수도 큰 전쟁의 불씨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아이린 카나 황국의 대표와 데본 제국의 대표의 침묵의 긴장감. 그녀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하하, 죄송합니다.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알려드려야겠군요. 아이린과 전 이미 결혼 반데라스 황제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던 테리우스의 손은 어느새 어깨 위의 먼지라도 "하, 테리우스…." 테리우스의 의태연한 모습에 아이린이 감동한다. 너무나 자랑스러운 그녀의 남편이 "왜 그러시나 부인? 무슨 그런 감동의 얼굴씩이나." "자네 지금 짐에게 뭐라고 했나?" 반데라스 황제가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눈을 깜빡거리고 입술을 깨문다. 천하 그가 알고 있는 테리우스는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는 데본의 대마왕으로 왕족의 체통 "똑같은 말을 반복하라는 걸 보면 황제께서도 건강이 예전 같지 않으시나 봅니다." "뭐라?" "아니, 그렇지 않고서야 제게 같은 질문을 반복하시다니…아, 장인 어른의 건강이 안 "아니, 이 놈이…." "하하, 사위를 이 놈이라 하시다니 노망이 아니고서야 황국의 예법을 지키셔서 모범 "읔, 이봐라 짐이 자리에 좀 앉아야겠다." 반데라스 황제가 뒷머리를 오른손으로 짚어내며 수호기사의 부축을 받아 자리에 앉 "흠, 정말 걱정이 됩니다. 제 마음이 다 아프군요." 테리우스의 빈정거리는 말투가 시작되었다. 역시 그는 변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아, 테리우스…정말 못 말리는 내 남편…그래도 지금 많이 참아주고 날 배려해 주는 공식적으로 전쟁을 치를 만한 빌미를 결정적으로 제공은
하지 않으면서 반데라스 황 '흥, 이 너구리같은 카나 영감…네 놈이 감히 네 성질을 건드려서 데본과의 전쟁이라 테리우스와 반데라스 황제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 메틴 왕은 자꾸만 출입 문 "뭘 그렇게 기다리시나요?" "그게…아니다. 신경 쓸 것 없다."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왜 제게 숨기시는 거죠?" "그런 것이 아니다. 넌 세바스찬을 잘 돌보고 있도록 해라." 메틴 왕은 일라이저의 호기심 어린 눈길이 좀 부담스러운 듯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 "세상에!!!! 아이린!!!!!!!!!!!!!!!!!!!!!!!!!!!" "오, 나의 딸아!!! 아이린아!!!!!!!!!!!!!!!!!!!!!!" 페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연이어 제크의 흥분된 목소리가 파티 홀을 뒤덮어 순식 "오, 맙소사." 아이린은 자리에서 꿈쩍도 할 수 없었다. 놀라움에 이어 반가움이 그녀의 눈을
통해 "하여튼 광대들이 따로 없는 녀석들이라니까. 카나에서 이 녀석들을 어디에 쓸지는 어느 사이 아이린을 둘러싸고 엉엉 울어대는 철없어 보이는 다소 재미있는 광경에 테 "다행이야. 테리우스 녀석 멀쩡하게 잘 지내고 있었네. 치잇, 좀 어디 망가져서 나오 메이샤링이 여전히 완벽해 보이는 테리우스의 모습을 보며 투덜거리자, 벅스칼이 맞 "쩝, 동감입니다. 어, 그런데 저기 뒤에 저 두 사람…초대도 받지 않고 어떻게…." "어머, 정말." 벅스칼이 먼저 발견하고 뒤이어 메이샤링이 알아차린 듯 손가락으로 지적한다. 그러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기분이 들어 그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테리우스의 눈썹 "흠, 뭐야 날 반기는 거냐 아님 관찰하는 거냐…쳇, 저 녀석들 아주 한 곳에 뭉쳐 있 테리우스는 아이린의 일행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주변을 둘 "우리들일거다." "음, 네 일행들이 바라보는 건…히힛, 반갑지 친구!" 제로이드와 바이사코였다. "이런, 카나 영감이 너희를 초대했을 리는 없을 텐데…뭐야, 불법 침입이냐? 흠, 그건 바이사코가 장난스레 테리우스의 허리를 그의 오른 주먹으로 가격한다. "이 녀석 무슨 장인? 심부름 시켜놓을 때는 언제고." "그러게 말야. 알아낸 정보고 궁금하지도 않은 가봐. 헌데 아이린은 어머니 나라에 와 제로이드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아이린을 바라보며 묻는다. 그녀는 지금 레드 드래 게다가 침울한 표정으로 뜻대로 되질 않아 온갖 인상을 긋고 있는 반데라스 황제와 "레드 드래곤이 아이린을 키워 준 걸
알아냈다면 그것보다 더 대단한 걸 내놓아야 내 "뭘로?" "친구로…히힛, 어서 말이나 해봐라. 곧 있으면 나도 저 관중들의 시선에 포함될 테니 "어이구, 이걸 친구라고…제로이드 네가 말해라. 난 배가 고파서 음식이라도 좀 먹고 테리우스가 친구들이 어떤 정보를 가져왔는지 지레 짐작은 하고 있지만 확인하려 했 제로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카나 황국에서는 레드 드래곤을 첫 번째 이유로 아이린을 제로이드는 이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서 그 안에 가이루덴이 얽혀 있는
것도 설명 "아무래도 가이루덴이 이 전쟁 중에 또 다른 마음을 먹고 카나와 동맹을 맺었다고 뒤 "응, 저쪽에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저기 저 녀석…아마 내가 건 마법 "하하하, 그만 풀어주지 그래. 메틴 왕도 계속 저 신장으로 살고 싶지는 않을텐데." "쳇, 욕심을 비우면 자동으로 커지도록 되어 있어 안 그러니 매년 저렇게 작아지지." "그래? 그 사실은 말했냐?" "음, 몰라…말했던가. 아, 지금 그런 거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내 아내에게 가보련다." "참 테리우스가 지상 세계에 이렇게나 관여를 많이 할 줄이야. 결혼의 힘이 크기는 제로이드가 살짝 놀리듯이 말하자, 테리우스가 힐끔 그를
바라본 후 발길을 돌리려 "아, 잠깐만." "또 뭐냐. 놀릴 거면 지금까지 반데라스 황제가 내 인내심을 시험한 것과 반대로…넌 "하하, 그건 아니고 우리가 방금 들어오면서 봤는데……잠깐 귀 좀." "간지럽게 무슨 귀 그냥 말해." "듣기 싫으면 말고." "됐어. 안 들어. 나간다." 테리우스는 친구의 말을 더 이상 들어 볼 필요 없다는 듯 휙 하니 그의 아내가 있는 한편으로는 곧 부딪칠 마찰에 대해 재미난 구경거리가 생겼다며 미소짓는 제로이드. 이에 한참을 먹을 것에만 집착하던 바이사코가 다가와 묻는다. "으음, 정말 맛있다. 테리우스가 아처에 대해서 뭐래?" "나도 몰라. 그만 좀 먹어라 그러다 돼지 되겠다. 신경 좀 써." 제로이드의 핀잔에도 별로 상관하지 않고 열심히 먹은 음식물을 목으로 잘 넘기기 위 "커∼억! 남이야 돼지가 되던지 말던지…어, 파라도와 아르테니는 저기에 있잖아. 그 "뭐, 속사정이야 우리가 어떻게 알겠냐만 아무래도 내분이 있었듯 싶다. 그렇지 않고 "그럼 우리와 적이 된 거네. 그러니까 테리우스가 뭐래?" "말 안 했어." 제로이드가 별로 중요하지 않는 것처럼 대답하고는 만찬이 벌어지는 곳에 출입구를 "야, 아파." "그러게 왜 그리 시끄러워. 남들 이목 끌면 우리는 여기서 피곤해져." "어디로 가는데." "테리우스와 약속한 곳이 있어 우선 우리는 그곳으로 간다." "흠, 다시 데본의 시골로 돌아가고 싶다. 권력 세계는 정말이지 지겨워." "히힛, 나도." 잠시 후, 인적이 드문 복도에서 둘은 마법 진을 형성하더니 이내 어디론가 사라져버 * 반데라스 황제는 레드 드래곤 부부에게 묘한 이질감과 동시에 질투를 느끼게 된다. '저렇게 반가워하고 기뻐하는 모습은 날 보면서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마가레타 황후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랑하는 딸 클레오가 낳은 아이가 아니던 "레드 드래곤들이 너무 흥분한 듯 하니 일단 귀빈실로 모셔다 드려라." 반데라스 황제가 참다못해 명령을 하자, 제크와 페키가 곧바로 고개를 내저으며 응대 "앗, 저희는 괜찮습니다." "네, 아주 차분하고 행복합니다." 아이린 역시 그들과 좀더 있고 싶은 마음에 이야기했다. "황제 폐하, 저는 절 길러주신 분들을 만나 너무 기쁩니다. 이분들과 좀더 같이 있고 그녀의 말에 반데라스 황제는 언짢은 심기를 토로한다. "아이린 공주는 짐에게 이곳을 떠나겠다고 말하였다. 아직 그 이야기의 마무리를 짓 어떻게 보면 반데라스 황제의 의견에도 일리가 있었다. 아이린이 다시 한번 생각을 "부모님들을 다시 만나서 너무 반갑고 기쁜데 지금은 때가 좀 좋지를 않은 것 같아 말괄량이였던 그때의 아이린과 다르게 차분하고 숙녀가 다 된 모습에 레드 드래곤 부 "그래, 우리는 그곳에서 널 기다리고 있으마. 여보 그만 가자고." 제크가 먼저 그의 긴 꼬리를 흔들어 페키에게 접촉하면서 딸의 말에 수긍을 한다. 그 이제 반데라스 황제가 다소 무례함을 범한 것을 그대로 방관하고 있는 카나의 후계 그리고 곧바로 반데라스 황제 앞에 부복을 하며 입을 열었으니 그녀의 목소리는 낮 "전 알고 있습니다. 폐하!" "무슨 소리냐." "폐하, 전 제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배경을 이유를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사실 "……아이린. 그것은 오…해다." 반데라스 황제의 목소리가 다소 떨리고 있었고 이에 더 놀란 것은 마가레타 황후였 "폐하, 지금 아이린의 말이 무슨 뜻입니까? 폐하…아니, 여보 지금…제가 잘못 들은 급기야 마가레타 황후가 자리에서 일어서다 그 자리에서 혼절하고 말았다. "그렇게 서 있지 말고 어서 마가레타 황후님을 황실로 모시도록 하세요." 아이린이 차분하게 명령하자, 밑에 하녀들과 하인들이 서둘러 그 명령을 수행한다. "괜찮겠냐? 좀더 함께 있어 들이지 그래." 어쩐 일로 테리우스가 다정하게 염려해준다. 이에 조금은 놀라운 기분이 든 아이린. "아니야. 어머니의
어머니이셔 그래서 아프신 것 싫지만 지금은 날 대하시기 힘들 거 "그래, 네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 "테리우스, 곁에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 마." 멋쩍은 듯 딴청을 피우며 테리우스가 그녀의 손을 이끌고 앞장을 서서 걸어갔다. 반데라스 황제는 의자에서 고개를 숙이며 왼손으로 이마를 지탱하고 있었다. 그때 아 "가이루덴 군사를 모두 제거하고 포로들을 제압했습니다. 폐하!" 산 넘어 산이라고 했던가 지금 이 상황에서 아처의 등장은 반데라스 황제에게 골치 "짐이 오늘은 힘들구나. 자세한 보고는 다음에 하도록 하고 오늘의 만찬도 이것으로 "그건 안됩니다." 아처는 들어오면서 자신이 만든 마법 주술로 인해 데려온 한 때 함께 했던 일행들의 "네, 명을 거역하겠다는 건가?" "폐하, 약속을 지키십시오." 아처는 자신과 오늘 아이린 공주가 약혼을 발표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아처, 이 어리석은 친구야.
거짓으로 사랑을 어찌 얻겠나. 뻔한 길을…아, 불쌍한 대 아르테니의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 그것은 파라도 역시 마찬가지였으리라. "무슨 약속을 말하는 거죠?" 아이린이 테리우스와 함께 돌아와서 반데라스 황제 앞에 부복하고 있는 아처를 향해 "으아아악!!!! 죽어라!!!!! 이 미친 반데라스!!!! 내 손에 죽어라!!!!! 감히 내 군사들 "쳇, 미쳤구나 메틴." 테리우스의 레드 문이 단칼에 메틴 왕의 장검을 단검으로 만들어 버렸다. 하마터면 그러나 반데라스 황제는 별로 당황해하지 않았다. 어차피 테리우스가 막아서지 않았 "메틴, 운 좋은 줄 알아라. 아이린이 다쳤다면 넌 죽음보다 더 무서운 걸 경험했을 테 "큭큭큭, 움화화화!!!!! 컥컥컥컥!!!!!!!" 메틴의 웃음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나중에는 통곡을 하며 눈물이며 콧물이며 쥐어 짜 "여전히 요란스럽군." "이건 아냐!! 커억!!! 커억!! 커억!! 내 군사들이 카나를 삼키고 나면 데본을 삼키고 그 "이봐, 그만 좀 울어. 넌 어째 여전하냐…반데라스 황제의 이복 동생이면 뭐하나 나이 "내 키를 어떻게 할거냐!!! 이 못된 테리우스 이게 모두 네 탓이야!!!! 커억!!
커억!!! "이봐, 욕심을 버려 그럼 예전처럼 돌아갈 거다. 그러니 그만 좀 징징거려. 대체 나이 "뭐? 욕심을 버려? 그거면 되냐? 흑!! 흑!!" "아, 몰라 그냥 해봐. 그만 조용히 좀 해라. 이봐, 거기 일라이저 숨지 말고 나와서 메 테리우스가 사람들 사이에서 구경하듯 숨어 있는 일라이저를 지적하며 말한다. 그리 "쳇, 다들 만찬이 아니라 무슨 구경하는 것처럼 돼버렸잖아. 오늘 파티는 그만이다. 반데라스 황제의 명령도 있었거니와 데본 제국의 테리우스가 말하자, 사람들은 모두 일라이저가 바닥에서 흐느끼듯 울고 있는 메틴 왕을 겨우 일으켜 세워 가이루덴의 하 -----------------------------------------------------------------------------------------------9장 마침 이제 마지막회만 남았습니다................^^* 겨울기사 올림.
10장 테리우스와 아이린의 보물 메틴 왕이 떠나는 뒷모습을 테리우스는 마지막까지 바라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에 반데라스 황제는 자신을 당당하게 바라보고 있는 푸른 눈동자의
주인공을 마주하기 그러나 반데라스 황제의 근심에도 불구하고 아처의 요구는 단호하고 명백했다. 그는 "저는 황제 폐하의 명을 받아 가이루덴 군사를 제압하는 것에 성공하였습니다. 약속 아르테니는 점점 추해져 가는 길목에 들어서는 친구의 모습을 더 이상 묵과할 수가 "날 말릴 생각이라면 친구여 더 이상 다가오지 마라. 내 손에 죽을 수 있으니…친구들 아처의 눈동자에는 예전 순수하고 맑은 기운으로 가득 찼던 대장의 모습들이 이제 존 파라도가 자신의 가슴을 탁하고 두 번 내리치면서 입에 거품을 물며 거친 목소리로 "이봐!!!! 대장!!!! 정신 좀 차려!!!!! 이건 대장답지 않아!!!! 이건 우리 흑기사들의 명예 "난…이제 그런 것에 상관없다. 파라도 너 역시 다가오면 내 검에서 피를 볼 것이다." 흑기사들의 분열을 바라보면서 반데라스 황제는 점점 더 난감해져 가는 얼굴을 감출 "쳇, 아주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는 군. 이봐, 반데라스 황제가 너에게 아이린을 주기 테리우스가 더 이상 인내심에 바닥이 났는지 기분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 "아처 아토스 공작은 들어라. 지금 짐은 그대와의 약속을 이행하기에 시간이 필요하 "안됩니다." "뭐라, 지금 짐의 말을 거역하고 반역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필요하다면…." 아처의 대답은 주변인들을 비롯해 반데라스 황제까지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마치 사랑에 목마른 것처럼 더 이상은 떨어질 나락이 없는 것처럼 아처의 모습은 비장해 반데라스 황제가 더 이상은 아처의 무엄한 태도를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카나 "아토스 공작의 반역이다. 곧바로 하옥하라." 기사대는 짧은 목례로 답을 한 후, 아처를 향해 공격 태세를 갖추었다. 그러자 아르테 "흥, 우리들 손에 아처를 혼내는 것은 괜찮지만 다른 이들 손에 우리들의 대장을 내 "나 역시." 파라도의 발언에 아르테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합류한다. "아이참, 이게 무슨 희한한 일들인지 모르겠어. 대화로 해결할 일을 아무래도 내가 나 "메이샤링, 그대로 있으시오. 이것은 카나의 일이니 데본에서 움직이는 것은 현명하 메이샤랑이 참다못해 중재에 나서려고 하자, 코보 족장이 서둘러 그녀를 막아냈다. 뒤쪽에 서성이던 다칸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앨런을 불러내 그를 데리고 아무 "어딜 끌고 가는 거야?" "조용히 따라와 보면 알아." 다칸의 명령 아닌 명령에 앨런은 친구의 뒤를 따르게 된다. 그 사이 아처는 자신을 공 기사대는 마치 감옥으로 아처를 끌고 가려는 것이 아니라 목숨을 노리고 있는 것처 쉬리리릭!!!!!!!!!!!!!! 챙!!!!!!!!!! 창!!!!!!!!!!!!! 팅!!!!!!!!!!!!!!! 기사대의 망토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그들의 검과 검이 맞부딪치는 소리는 만찬 장소 "쳇, 이러다가 아이린마저 다치겠군. 시끄러운 카나 녀석들…이쯤해서 그만둬줘야겠 테리우스가 싸움 광경을 지켜보다가 홀로 중얼거린다. 그리고 레드문을 꺼내 힘차게 콰콰쾅!!!!!!!!!!!! 굉장한 파열음이 바닥에 진동을 일으키면서 원형의 공간으로 파장을 일으킨다. 일시 "이것은 데본의 전투 마법에 하나…어떻게 된 것이냐!!!!" 테리우스의 마법에 놀란 반데라스 황제가 두 눈을 부릅뜨며 묻는다. 대마왕의 힘이 "힘이 돌아 온 것이다. 보면 모르나? 조금 있으면 다들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테리우스…." 드디어 테리우스 곁에 있던 아이린이 입을 열고 말을 한다. "응, 왜 그래? 괜찮은 거냐. 많이 놀라서 조용히 있었던 거 알고 있다." "그런 건 아냐. 그것보다…." 그녀의 목소리는 그가 예상했던 것처럼 놀라 떨리는 목소리는 아니었다. 아주 작지 반데라스 황제는 처음 자신을 장인이라고 불렀던 테리우스의 모습을 다시 한번 되새 '흐음, 저 녀석이 지금 날 놀리는 건가? 아님 나를 앨리어튼 대신으로 생각하겠다는 반데라스 황제는 자신을 장인이라고 자꾸 칭하는 테리우스의 모습을 살폈다. 아이린 "황제 폐하, 무슨 뜻으로 아처에게 저와의 약혼을 약속하셨는지는 묻지 않겠습니다. "그것만은 안 된다. 아이린 넌 이곳에 남아 카나의 뒤를 이어야할 유일한 후계자이 반데라스 황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마지막으로 아이린에게 부탁하듯 호소한다. 그러 "할아버지!!! 제가 왜 그냥 돌아서려는지 그 뜻을 잘 아시면서 왜 그렇게 욕심을 부리 "……." 아이린의 입에서 처음으로 할아버지라는 말이 나오자, 반데라스 황제가 잠시 움찔했 "저희를 그만 보내주십시오.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더 이상은 어머니의 죽음 앞 "아이린, 그럼 카나는 마지막 후계자를 잃게 된다. 널 보낼 수 있는 명분이 없노라. 끝 아이린이 한 발자국 다가서서 테리우스의 손을 부여잡고 그를 한번 슬며시 바라본 "전 이미 카나의 후계자로 자격이 없습니다. 혈육이 아닌 두 번째 선택을 황제께서는 "무슨 소리냐, 자격이 없다니." "제 몸에는 이미 데본의 생명이 잉태되어 있습니다." "뭐라!!!!" 아이린의 폭탄 발언에 반데라스 황제보다 테리우스가 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 메이샤링과 코보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종족의 특성상 카나와 데본 사이에 생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아이린의 거짓말인가 아니면 진실인가 아직은 알 수 없었 그 사이 치료사들이 들어와 카나의 흑기사들을 비롯해 기사대들을 모두 데리고 나갔 썰렁해진 만찬 장소에 반데라스 황제는 한숨을 크게 내쉬며 힘없는 어조로 겨우 입 "과인의 잘못이 크다는 것은 인정하나 지금은 너에게 용서를 빌기보다는 나의 죽은 "감사합니다. 황제 폐하." 하나의 왕국을 지켜내기 위한 권력자의 선택은 그렇게 힘겹게 꺾어지고 말았다. 그 카나 황국에서 아이린 일행은 그렇게 다음날 아침 일찍 떠나기로 일정을 잡았다. 그들이 머무는 귀빈실에는 메이샤링, 코보, 미니조우, 클락 그리고 테리우스와 아이 아처를 따라 신의를 지키려던 아르테니와 파라도는 아직 혼절한 상태로 그들과 함께 "흥, 결국 아이린을 후계자로 삼기 위해 우리가 여기에 끌려왔었던 거야. 헌데 레오나 메이샤링이 길게 늘어뜨린 곱슬머리를 옆으로 땋아 내리면서 투덜거렸다. 그러고 보 "다칸과
앨런은 무슨 일이 있는지 나가는 걸 봤지만 글쎄 나 역시 벅스칼과 레오나르 "이건 뭔가? 꼬마 젤리인지 붉은 색이 탐스러워 보이네. 미니조우 이것 좀 먹어 볼래 코보 족장의 설명에 별로 관심 없다는 듯 메이샤링이 딴청을 피우며 미니조우에게 식 "됐습니다. 클락, 내일 떠날 거라면 지도를 좀 살펴보죠." "에이, 사람 무안하게 그리 무뚝뚝하다니 미니조우도 좀 꾸미고 화장을 좀 하고 나면 메이샤링이 드워프족 미니조우에게 다가와 그녀의 눈 높이를 맞추며 생글거리며 속 "멋져 보여요? 예뻐 보이는 게 아니고?" "호호호, 그게 아니라 멋져
보이면서 예뻐 보인다 그 말이지 뭘 어때요 내가 꾸며줄 다소 기분이 상한 듯 미니조우가 투덜대듯 말하자 메이샤링이 재빨리 말을 바꾸어 말 미니조우가 계속 메이샤랑이 피해가고 그럴수록 재미난 듯 메이샤링이 그녀의 뒤를 "메이샤링님은 참 명랑하고 기분 좋은 여자 분이에요. 그렇죠?"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미니조우도 조금은 마음을 열고 사람들을 부드럽게 대한다면 좋을 텐데…." 클락이 가방에서 지도를 빼 살피면서 안경을 고쳐 쓰다가 중얼거렸다. "클락, 카나에서 다시 케르베노아 영토까지 물리적으로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 "네, 저도 그 점이 조금 걱정됩니다. 다시 그 머나먼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흠, 제 생각에는 우리가 카나로 잡혀 왔던 것 보다 케르베노아
영토로 이동하는 것 코보 족장의 말에 클락이 다소 놀라운 듯 그를 바라보며 지도에서 눈을 뗀다. 지금 "혹 카나의 도움을 받는 거라면 우리는 거절해야합니다. 아까 아이린 공주님의 발언 "흠, 그렇죠. 메이샤링도 저도 그리고 다칸과 앨런도 지금은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무슨 말씀인지…." 클락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코보 족장이 테리우스와 아이린이 들어간 방 쪽으로
시선 "아!…." 그제야 클락은 환희의 미소를 짓는다. 그렇다. 레드문을 움직였던 테리우스의 마법 "그렇다면 전 시간이 된다면 잠시 어디에 좀 다녀와야겠습니다." "뭐, 카나에서 저희에게 있는 시간동안 손님 대접을 하겠다했으니 어디든 다녀오시 "네, 그럼." 클락은 무슨 일인지 자신의 가방을 챙겨 어깨에 메고 외투를 집은 후 자신의 일행들 * 테리우스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물어봐야 할 지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아이린은 반데 "흠, 흠! 흠! 흠!…저 사실인 거냐? 이봐, 자는 거야?" 안절부절 하는 테리우스의 목소리가 조용히 누워 눈을 감고 있는 아이린의 귓가에 노 "뭐가?" 그녀가 자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되묻는다. 마치 자신을 놀리는 기분을 만들었 테리우스는 의자에 앉아 눈을 감은 채로 대답하고 있는 그의 아내에게 조심스레 다가 "저…그게…그 흠, 아기…." 테리우스의 긴장된 목소리 참으로 재미있는 현상이다. 만약 그에게 아기가 있다고 대 "푸웃, 하하하하!!!!!" 그러나 아이린은 전전긍긍하는 테리우스의 목소리에 더 이상 연극을 할 수가 없었 "야, 왜 웃어!" "테리우스 네가 너무 긴장하니까 웃음이 나와서 그래." "쳇, 뭐야 그럼 거짓말이었던 거야? 그래?" "응, 내가 언제 아기를 가져봤어야 알지. 그냥 카나 황국에 후계자 자리를 거절할 가 "이런…." 테리우스의 실망하는 표정이 괜스레 아이린의 기분을 절로 좋아지게 만들었다. 그의 "테리우스, 설마 우는 거야?" 아이린의 말에 그가 재빨리 고개를 돌리며 대답한다. "무슨 헛소리냐. 넌 무슨 그런 거짓말을 나랑 상의도 없이 하냐…놀랐잖아." "에이, 무슨 남자가 그런 걸로 우냐?" "야, 내가 언제 울었다고 그래." "에이, 울었는데?" "너 자꾸 그렇게 놀릴 거냐." "응." 아이린의 해맑은 표정과 밝은 목소리 그 모든 것이 그로 인한 것임을 테리우스는 행 "테리우스, 내가 거짓말이라고 해서 그래서 많이 섭섭해?" 작은 일에 삐진 것처럼 볼에 심술을 넣은
듯한 남자의 모습에 아이린은 장난을 하고 "그런 건 왜? 쳇, 묻지 마라." "헤이, 섭섭했구나. 난 네가 아기를 좋아할 줄 몰랐어. 아, 그러고 보면 우리에게 아기 "흠, 또 그 아카리나스 이야기로 돌아가는군." "테리우스, 나 갑자기 산책하고 싶어." "산책?" "응, 갑자기 별이 보고 싶은데 같이 가 줄래?" 아이린은 카나의 밤하늘을 별들이 구경하고 싶어졌다. "뭐, 원한다면 이곳 밤 날씨가 어떨지는 잘 모르겠지만 피곤하지 않겠어?" "내일 아침이면
떠나는데 다시 돌아올지도 기약할 수도 없고 어머니의 나라에 밤하늘 "그래, 그럼 나가자." 오늘 테리우스의 아내는 여러 가지 일을 겪었고 여러 가지 모습들을 그에게 보여주었 많이 힘든 일들을 잘 견디어 내준 아내가 믿음직스럽고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 벅스칼은 갑작스레 레오나르가 배탈났다며 온갖 인상을 찌푸리고 식은땀을 흘리는 "내 참 살다가 이런 골치 덩이는 또 처음이야! 내가 널 왜 이 여행에 동참하도록 했는 "미안…욱!! 욱!!!" 벅스칼의 등에 업혀 있는
레오나르 아직도 속이 울렁거리는지 계속 헛구역질을 해댄 "이것 봐!! 내 등에 토했다가는 그 시간이 바로 죽음인줄 알아!!! 어휴, 냄새…아직도 "읔, 그게 손발이 후들거리고 머리가 어지러워서…아직 길을 못 찾은 건가요?" "보면 몰라!!!! 아, 내가 참 이게 무슨 꼴이람." "욱, 욱! 욱! 죄송해요. 참 저 역시 마야의 왕자로서 이런 모습은…욱!!" "아, 신이시여 저를 차라리 다시 반지에 봉인 시켜주십시오." 벅스칼은 레오나르를 업은 것은 힘들지 않았으나 그가 언제 자신의 등에 토할지도 모 그렇게 두 사람은 만찬 장소를 겨우 찾았지만 이번에는 다시 손님들이 머무는 귀빈실 * 다칸이 앨런을 끌고
간 곳은 건물의 가장 맨 아래에 위치한 지하 감옥이었다. 그곳에 "여기는 왜?" "이노렌 장로가 이 무리에 있으니까 그렇지." "이노렌 장로가?" "그래, 따라와라." 앨런의 얼굴에 놀람과 동시에 분노의 표정이 삽시간에 퍼져갔다. 심장이 빠르게 뛰 드디어 앨런과 대면하게 된 이노렌 장로의 몰골은 사람의 형상이라고 말하기 어려웠 "이노렌 장로, 우리를 알아보겠나?" 다칸이 먼저 다가가 이노렌 장로의 턱을 한 손에 쥐어대며 눈을 마주하고 묻는다. 그 "……다…칸…흡, 네 놈이 어떻게 이곳에…" 쇳소리처럼 메마르고 갈라지는 이노렌 장로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소름이 끼쳤다. "흥, 영감 아직도 목숨이 살아있다니 이걸 고마워해야 하나? 당신이 내 친구를 불명 다칸의 설명을 이노렌 장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다급한 마음에 앨런 "클리오네 이야기다. 이 더럽고 추잡한 인간아!!!!!" 참다 못한 앨런이 오열을 하며 이노렌 장로의 목을 그의 두 손으로 잡아 조였다. 곁 "잠시만!!!! 기다리세요." 낯익은 목소리에 다칸이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 클락이 서 있었다. 이어 클락은 재 "멈추세요." "이봐,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다. 그만 일행들에게 돌아가 있도록 해." 다칸이 앨런에게 다가서는 클락을 막아서며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그러자 클락은 "두 번 말하지 않겠어. 내 친구의 복수를 방해하지 마라. 같은 일행이라고 해도 가만 "앨런, 제 말을 들어주세요. 클리오네를 죽인 자가 저 자라면
그렇다면 그 복수의 몫 클락의 말에 분노로 차 있던 앨런이 이노렌 장로를 조이고 있던 손을 잠시 느슨하게 "클리오네는 바로 제 누이입니다. 제 친 혈육이라는 말입니다." "네?" "뭐?" 다칸와 앨런의 뭔가 한 대 얻어맞은 듯 놀란 눈을 하며 클락을 바라본다. 그러고 보 "부탁 드립니다. 이노렌 장로의 손에서 제 누이가 죽었다면 하이엘프 종족의 법칙대 클락의 정중한 부탁은 오히려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태도를 갖추어 다칸 "클리오네는 제게 소중한 친구였습니다. 그러나 친 혈육만 할까 싶습니다. 죄송합니 "정말이냐? 후회하지 않겠어?" 앨런이 손을 거두며 클락에게 다가서서 대답하자, 다칸이 아쉽다는 듯 이노렌 장로 곧이어 클락의 부탁대로 다칸과 앨런은 먼저 일행들이 있는 숙소로 이동하기로 한 "크으윽, 나를 어쩔 셈이냐?" "네, 한 순간의 죽음으로 제 누이의 복수를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클락은 그 한마디만 한 후 가방에서 액체가 담긴 병을 꺼내더니 주술을 읊으며 이노 * 카나의 밤하늘은 어두웠고 곳곳에 박혀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별들은 파티라도 벌인 "아무래도 난 주신께 선물을 받은 거 같아." 아이린이 별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옆모습이 테리우스의 눈에 들어온 "뭔데?" "너…." "야, 유치하다." "흥, 남은 진지하게 말하는데 그렇게 말하다니 다신 이런 말 하나봐라." 아이린의 토라진 목소리가 귀여웠다. 그녀의 대답은 분명 화가 난 듯 해 보였지만 그 "어, 벌써 다리가 아파서 산책 그만 두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테리우스가 그녀의 무릎을 두 손으로 감싸며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그녀의 얼굴 "테리우스, 왜 무릎을 꿇고 그래 그만 일어나." "아니, 아이린 난 이런 거 잘 못하는 것 같아. 그런데 그냥 너만 있으면 뭐든 잘 할 수 "알았어. 그러니까 그만 일어나…난 이미 행복해 내게 미안하거나 고마워할 필요 없 아이린이 테리우스를 일으켜 세우자, 그가 그녀를 품에 다정하게 안았다. 그의 숨소 * 카나 황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 후, 새벽이 되어 아이린 일행들을 떠날 준비로 각 "그래도 아이린 주인님의 할아버지라고 필요한 물건들은 원 없이 대주는 군." "그러게요." "이봐, 그만 좀 따라다니지." "하하, 우리는 파트너인 걸요." "뭐, 마야에서는 널 안 찾나보지?" "아, 우편으로 연락했으니 당분간은 세상 공부를 하는 것으로…." "이런, 맙소사!!!!" 벅스칼이 뒷짐을 지며 마차에 여기저기의 물품들을 둘러보며 중얼거리자, 그 뒤를 레 코보와 메이샤링도 한쪽에서 티격태격 해가며 짐을 옮기고 있었고 이에 미니조우도 "아니, 이게 정말 이노렌 장로란 말인가?" 다칸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듯 검의 끝으로 쥐를 건드려 본다. "네, 그렇습니다. 다칸님." "아, 정말 대단하네요." 앨런 역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잔뜩 겁을 먹고 있는 쥐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앞으로 제가 죽기 전까지 쥐의 모습으로 제 곁에 있을 것입니다. 한 순간의 고통이 "흠, 그렇군." "아, 네." 일행들은 각자 여유를 가지며 카나 황국의 입구 쪽에서 테리우스와 아이린을 기다리 "이봐, 그렇게 보는 것이 힘들 거 같으면 그냥 편지 한 장 쓰고 가지?" "아니, 들어가서 얼굴보고 갈래." "그럼 내가 대신 문 두드려줄까?" "어? 아니, 그게 좀 떨리네." "떨려? 그 녀석 차버린 건 아이린 너잖아." 아니, 지금 떨리 다는 말을 버젓이 남편 앞에서 하다니 아무래도 괜스레 그녀를 좋아 똑! 똑! 그녀가 드디어 용기를 낸 듯 문을 두드린다. 이별하는 것이 힘들어서 망설였던 것일 아이린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파라도와 아르테니가 침대에 누워있는 아처을 걱정스 "공주님!!! 저희 안 보시고 떠나시는 줄 알았습니다. 흑! 흑! 흑!" 파라도가 다짜고짜 달려와 아이린을 품에 안으며 훌쩍거린다. 그러자 뒤에 서 있던 "그래, 파라도…설마 날 지켜준 수행원들을 안 보고 어떻게 떠날 수 있겠어." "흑! 흑! 뭐 공주님께서 마음이 고우셔서 그럴 거라 생각했지만 흑! 흑! 다른 장애로 파라도가 말하는 다른 장애로 틀림없이 테리우스를 가리키고 하는 말이었음을 본인 "다행입니다. 이렇게 얼굴을 뵙고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지금은 저희가 대장 "응, 고마워 아르테니." 아이린이 파라도의 품에서 벗어나 아르테니의 품에 안기자, 테리우스는 두 주먹을 불 "테리우스, 아르테니, 파라도…미안하지만 아처와 단둘이 잠시만 있고 싶은데 괜찮을 아이린의 부탁에 세 사람은 자리를 비켜주었다. 물론 테리우스는 마지막 발걸음을 '그래, 지금 떠나면 아처 녀석을 다시 볼일도 없을 테니까…지금은 내가 참자. 게다가 테리우스가 마지막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 한 후, 아이린이 침대에 누워 있는 아처에 아이린은 아처의 이마에 손을 올리며 그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언제나 그 "아처, 이제 나 그만 내가 가야할 길을 향해서 떠나야 할 것 같아. 어쩌면 지금이 마지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아처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이린이 그의 이마에 짧은 입맞춤 "아처?" 그러자 아처는 눈을 감은 채로 낮은 목소리를 차분하게 내뱉는다.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눈을 뜨고 공주님과 마주하면 또 다시 욕심 그리고
아처는 그녀를 붙잡은 손을 힘없이 놓는다. 가냘프게 놓아버린 그 손길에 아 '제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이별이라는 운명이 참 저주스럽습니다.' 아이린이 문을 열고 나왔을 때 그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테리우스가 그녀를 와 "읔, 숨막혀 테리우스." "쳇, 빼앗기는 줄 알았다." "무슨 소리야." "됐어. 돌아왔으니까 됐다 그만 떠나자." 테리우스는 끌어안은 아이린을 살짝 밀어 제쳐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후, 웃음을 짓 "흠! 흠! 아직 저희 있는 걸 잊은 건 아니시죠?" "험! 험! 공주님 배웅을 못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이 파라도 짐도 옮겨 두리고 해야하 "야, 그런 건 병사들과 하인들이 알아서 해. 하여간 넌 힘쓰는 것 밖에 몰라." "헤헤, 그런가?" 아이린은 파라도와 아르테니의 활기찬 모습에 기운이 났다. 그들이 있어 아처를 더 우선 카나 황국에서 마법 진을 사용할 화이트 마나를 제공 해 주었고 그 외의 물품들 케르베노아 영토에서 아이린 일행을 맞이한 것은 제로이드와 바이사코였다. 그들이 "테리우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나이든 능구렁이?" "그 있잖아 앨리어튼인지 멍청인지 하는 늙은 아저씨." "아, 그 분…테리우스 그 분이 내 친 아버지야." "뭐? 카나의 영감탱이는?" "그 분은 내 할아버지고 그러니까 테리우스 네가 장인 어른이라 불러야 할 분은 바로 "하아, 참 복잡하네…난 그 아저씨 별로 맘에 안 드는데." "흐음, 나도 아직 아버지라고 불러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만나야할지 모르겠어." 테리우스가 짐을 풀고 있는 일행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이린의 어깨에 손을 올리 "친구 녀석들이 도와 줄 테지만 그래도 마을을 짓고 다시 왕국을 만들고 거기에다 연 "응, 해 볼 거야." "하하, 대책 없이 대답은 잘 하는 구나. 저기 멀리 보이는 큰 짐 덩어리들 보이냐?" 테리우스가 들판 너머에 보이는 두 개의 산등성이 모습을 가리키며 아이린에게 묻는 "어? 잘 안 보이는데 해가 저물어지기 시작해서 그런지 잘 모르겠어." "쳇, 좀 시끄럽기는 하지만 제로이드랑 바이사코 시켜서 모셔다 놨다." 날개를 파닥거리며 곳곳에 사람들에게 비명을 지르도록 만드는 것은 바로 레드 드래 그때 두 사람 앞에 세 명의 은색 갑옷을 걸쳐 입은 가즈 나이트들이 빛을 가르며 등장 "축하드립니다. 테리우스와 아이린!! 두 분의 아기에게 날개를 선물하라 주신께서 보 갑작스런 가즈 나이트들의 등장에 테리우스와 아이린은 당황했다. "이봐, 이렇게 불쑥 나타나면 어쩌자는 거야. 뭐? 아기라니?" "네, 그건 그냥 제가 거짓말 한 건데……." 아이린은 작은 숄에 둘러 쌓인 채 빛을 발하는 황금빛의 날개를 신기하듯 바라보며 "해가 모두 지면 저희는 다시 천계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설명할 시간은 없습니다. 가즈 나이트 세 명이 많이 늦었다는 듯 다소 다급해진 목소리로 부탁하자 얼떨결에 "테리우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넌 천계에 있어봐서 알잖아. 주신이 그렇게 한가 "하하하, 아무래도 아이린 네 거짓말이 진실이 되어 버린 것 같은데…하하,
주신도 "그럼 정말 내가?" "아, 기분 좋은데 오늘밤은 대대적으로 파티를 아니 축제를 벌여야겠다. 아카리나스 "기분이 이상해." 그날 밤 사람들은 모두 모여 아이린의 아기 소식을 축하하는 파티를 벌였다. 그리고 한 남자가 한 여자를 한 여자가 한 남자를 한 마음이 한 마음을 소중하게 아끼고 사랑 테리우스는 불빛으로 점철되어지는 축제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의 품에 잠든 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