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어디 갔을까

그 많던 싱아는 어디 갔을까

작가 박완서의 유년기를 담은 자전적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는 뒷간에서 떡을 빚는 도깨비 얘기가 나온다. ‘코가 막혀서 냄새를 못 맡는 도깨비가 뒷간에서 밤새도록 똥으로 조찰떡(조차떡)을 빚는다고 했다….’

그러나 도깨비가 어디 옛날 그 시절의 뒷간에만 있을까. 어린 시절 고향 마을 들판에 지천으로 널렸던 싱아만큼이나 서울 여의도에도 도깨비가 넘쳐난다. 도깨비가 냄새를 못 맡는다면 일단 도깨비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데, 그런 자격 상실의 도깨비들이 떡을 빚으려고 드니 그 떡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필경 똥으로, 먹을 수 없는 떡밖에는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작금 민주당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똥으로 떡을 빚고 있는, 그것도 밤새도록 만드는 도깨비들이 연상된다. 과연 무엇이 진짜 민심인지 구별하고 판단할 수 있는 눈과 코를 이미 권력욕에 저당잡혀 제대로 된 분별력을 상실한 듯 보이는 그들이, 민심을 치유하겠다고 자기네끼리 박터지듯 싸우며 만드는 떡이 혹시 똥으로 빚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냄새 못 맡는 도깨비 못지않게 가관인, 술에 취한 듯 갈지자걸음을 걷고 있는 도깨비들도 있다. 한나라당 도깨비들이다. 이 도깨비들의 걸음과 표정은 지난 10월25일을 경계로 확 바뀌었다. 그 전만 해도 나라를 결딴내고 있는 민주당 도깨비들을 잡아먹기라도 할 듯 살기등등하더니, 어찌 된 일인지 10월25일 재·보궐선거 이후에는 새색시처럼 나긋나긋하기 그지없어졌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지난 10월8일 국회 대표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이 흥망의 기로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권력형 부정부패는 끝이 없고 국가권력은 사유화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이용호씨 스캔들을 “국가권력이 폭력조직과 결탁해 국기(國基)를 뒤흔든 사태”라고 규정하고 “이 사태만큼은 정치생명을 걸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바로잡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다짐은 자신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지만, 국민을 향한 약속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총재는 10월31일부터 ‘국민우선정치 실천을 위한 민생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청주 대구 울산…. 앞으로 경기, 부산, 경남 등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민생 투어’라는 타이틀만 붙이지 않았다면 영락없는 ‘대선 유세행보’다.

그런데 이 민생 투어가 ‘국기를 뒤흔드는 사태’에 해당하는 이용호 스캔들을 바로잡는 것과 도대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우둔한 기자로서는 알 길이 없다. 검찰도 잘 모르겠다는 사건의 진실을 행여 일반 국민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일까?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서까지 ‘국기문란 사태’를 바로잡겠다고 했으면 그렇게 한가하게 지방으로 다닐 시간은 없는 것이 정상 아닐까? 정말 대한민국이 흥망의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면, 먼저 국정조사를 실시한 후 특검제를 실시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선거가 끝나자마자 확 바꾸어 철회할 것이 아니라, 실체가 드러날 때까지 국정조사를 실시하자고 더 강경하게 나가는 것이 순리 아닐까. ‘이용호 게이트’의 수많은 의혹이 일반인 모르는 사이에 다 풀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그 많던 의혹은 어디로… 국민은 어리둥절할 뿐

태도의 돌변은 부하 도깨비들도 마찬가지다. 이무영 경찰청장을 출석시킨 10월26일 국회 행정자치위에서 ‘제주경찰서 정보보고서 유출 및 한나라당 제주도지부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의는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들 주장대로라면 제주도지부에 대한 압수수색은 ‘독재권력에서도 유례 없는 야당 탄압’이다. 그런 중차대한 문제를 두고 한나라당은 대표 질의자 단 한 사람이 “집권 여당이 정당한 정보수집 활동을 한 경찰에게 프락치라는 등 언어테러를 한다면 경찰이 앞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한 정보 보고를 하겠느냐”고 알 듯 모를 듯한 질의 한 번으로 끝냈다.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는 “우리는 여전히 많은 실탄을 갖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을 뿐”이라고 말한다. 모를 일이다. 그 많은 실탄을 갖고 있는 것이 자랑인가. 그래서 언제든 써먹을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자랑거리인가. 국민들은 어리둥절하다. 그 많던 의혹은 다 어디 갔을까. 대체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치웠을까.

주간동아 309호 (p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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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이 도서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개정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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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어디 갔을까

박완서씨의 자전적 소설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소설 제목이 문득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신종플루로 인해 어수선하고 많은 분들이 불안에 떨며 병원은 북적이고 있습니다. 

남들은 신종플루 특수네 뭐네 병원이 대박났다고 말씀들 하시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다지 투입되는 노동량에 비해서는 별로 즐거운 상황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건 오늘 말씀드리고자 함은 아니고......

지난주에 뉴스에는 의료진들에게 신종플루 백신을 맞춘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일반인들은 의사들과 병원의 직원들은 모두 지들만 예방접종을 맞았으려니~ 생각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저희들은 왠 주사??? 라고 생각하지요. 

오늘 제가 속한 마포구 소속 의사들과 보건소와의 신종 플루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병원식구들이 주사를 맞기 위해서 누가 근무하고 몇명이 근무하는지 등등에 대해서 어떻게 등록을 해야 나중에 주사를 맞을 수 있는지, 그리고 나중에 대국민 예방접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자리였습니다. 

문제는 모든 DB를 질병관리본부에서 관리하는 서버에 통합하여 운영한다는 효과적인 대쳑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심사평가원에 모두 등록되어 있는 자료를 하나도 써먹지 못하는데서 오는 비효율성과 번거로움이 문제입니다. 

의료기관의 등록절차만 보더라도, 이미 보건소와 심사평가원에 모든 직원 자료가 다 등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1.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인 cdc.go.kr로 가서 기관등록을 하고

2. 등록을 했음을 하루종일 불통인 보건소에 전화를 해서 승인을 받고

3. 승인이 떨어졌으면 다시 또 cdc로 가서 인력 등록을 하고

4. 그것이 되면 나중에 보건소로 다시 또 주사가 할당이 되고

5. 연락이 오면 주사를 가지러 가고

6. 그러고 나면 주사를 비로소 맞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다섯단계의 절차가 간단해 보이지만, 

공지사항 팝업이 열개씩이나 뜨는  cdc 홈피에서 여러차례 등록을 하는 과정은 맨날 인터넷에서 놀다시피하는 저에게도 상당히 번거로운 작업임은 분명합니다. 

하여간 뉴스에서는 벌써 의료진은 신종플루 백신 다 맞은 것처럼 나와서 국민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하나,

저희들은 그 놈의 주사는 구경도 못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예정보다 당겨서 접종한다고 계속 뉴스는 나오고

아직 18세 미만에 대한 예방접종에 대한 승인은 오늘까지도 떨어지지 않고 있고

학교별 양호선생님들과 며칠씩 보건소 관계자가 세운 예방접종 스케줄 날짜는 다가오고......

환자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만성질환자들은 도대체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고.....

나중에 개별적으로 환자들에게 접종하라고 전달이 된다는데...연락처 DB는 제대로 되어 있는지도 의심스럽고, 

나름대로 질병관리본부 및 보건 당국자분들의 수고는 모르는 바 아니나......

너무나 앞서가는 뉴스와는 달리 의료현장에서는 너무나 혼란이 발생하고 있어서 답답한 마음 뿐입니다. 

도대체 그 많은 싱아(백신)은 어디에 있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