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주어가 단수형일 때 a나 the같은 관사가 필요한

명사와 관사의 원리 이해

영문법 컴플렉스 벗어나기 - 1

명사 이야기

< 명사의 종류는 두 가지입니다! >

"또, 명사야! 정말 명사는 지겨워. 벌써 몇 번째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도 같은데요. 처음 강좌를 시작하면 뭔가 귀가 솔깃할 얘기부터 풀어나가야 할 텐데, 이렇게 곰팡내나는 명사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는 제 심정도 이해를 해주세요. "이번에는 이 책을 끝내야지"라고 독하게 마음을 먹고, 문법 공부를 시작하면 대부분 명사부터 시작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명사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사실 명사에 대해서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너무나 많답니다. 제가 명사부터 시작하는 것은 ?

自榮? 영어의 품사들 중에서도 기본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명사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만 관사, 한정사, 대명사, 문장의 구조 등 연결되는 다양한 문법들을 이해할 수 있거든요.

그럼 사설은 이쯤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요. 명사는 영어의 여러 가지 품사들 중에서도 기본이 되는 것으로, '사람이나, 사물, 생각과 같은 어떤 대상의 이름을 규정 또는 정의하는 단어'들을 말합니다. 문법책을 보면 보통 초반부에 다루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명사라는 놈인데요, 대부분은 "너희가 명사의 종류를 아느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흔히 명사의 종류라고 하면, 공식처럼 '보통명사, 집합명사, 고유명사, 물질명사, 추상명사가 있다'라고 외우는 데, 이것부터 바로 잡읍시다. 명사라고 했을 때 우리말과 달리 다르게 영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점은 그 명사가 '단수냐 복수냐' 하는 수의 관점입니다. 그래서 명사의 핵심이란 바로 그것이 셀 수 있는 의미인가 아닌가, 즉 개체성을 갖는가 아닌가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영어에서 명사는 크게 나누면 셀 수 있는 명사와 셀 수 없는 명사, 이 두 가지뿐인 셈이죠.

우리말에서는 단수 또는 복수라는 이 수의 개념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명사라고 하면, 항상 그 명사가 단수이냐 복수이냐라는 문제를 따집니다. 그것이 그 사람들이 명사를 쓸 때 중시하는 관점이거든요. 명사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쉽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작문을 하거나 문제를 풀 때는 틀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상황은 명사의 기본적인 개념부터 이해하지 않고서, 무작정 명사의 종류니, 용법이니 하는 것들을 외우려고 하기 때문에 벌어진 것입니다. 이런 식의 '무대뽀' 습관부터 일단 바로 잡읍시다. 가장 바탕이 되는 내용부터 이해하면, 그 다음의 용법들은 그 기본적인 내용을 발전시킨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유추할 수 있거든요. 흔히 명사의 종류라는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셀 수 있는 명사와 셀 수 없는 명사를 세분한 것에 불과하다는 말입니다.

< 셀 수 없는 명사란 어떤 것일까요? >
그렇다면 셀 수 없는 명사란 무엇일까요? 또 어떤 경우에 셀 수 없는 대상이 될까요? 셀 수 있는 명사인가 아닌가를 구별하는 기준은 '개체성'에 있다고 그랬죠? 쉬운 말로 하자면, '낱개의 성질을 갖는가?'라는 관점에서 이해하면 무리가 없을 겁니다. 즉 어떤 명사가 셀 수 없다는 것은 이러한 개체성을 따질 수 없거나, 개체성을 상실하거나, 개체성을 따질 필요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말입니다.

어떤 명사를 셀 수 없다고 하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그 명사가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을 나타내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어요. 이럴 때는 실체가 없으니 당연히 셀 수가 없겠죠? beauty(아름다움)이나 poverty(가난함), decoration(장식)같은 명사들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체적인 대상이 아닙니다. 이런 이유로 셀 수 없는 명사들에게 사람들은 흔히 추상명사라는 제목을 달아준답니다.

그럼 눈으로 볼 수 있는데도 셀 수 없는 명사가 있을까요? 예,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명사들을 물질명사라고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먼저 water라는 단어를 생각해 봅시다. '물'은 일정한 형태도 없고, 어떤 그릇에 담아도 그 성질이 그대로 유지되잖아요. 그러다 보니 물은 나눌 수가 없는, 즉 개체성을 가질 수가 없는 명사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바로 이런 경우도 셀 수 없는 명사의 족속에서 당당하게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놈들입니다.
We bought flour. - 우리는 밀가루를 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셀 수는 있지만 그 개체가 너무 많아서 셀 필요가 없는 명사들도 있습니다. 왜 잠이 오지 않을 때면, "별 하나, 별 둘......"하면서 잠을 청하기도 하잖아요? 이런 식으로 그 대상이 너무 많다면, 그것을 일일이 세기란 불가능하거나,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다가 지쳐서, 잠이 들고 말 테니까요. 영어에서는 이런 경우도 역시 셀 수 없는 명사로 간주한답니다.
*There is a sand in my shoes.(X)
- 내 신발에 모래가 있다.
*That girl has very beautiful hairs.(X)
그 여자는 아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있다.

이런 문장이 어색하다는 것은 금방 이해할 수 있을 텐데요. 신발에 모래가 들어갔다고 할 때, 몇 개나 되는지 세고 있는 사람은 없죠? 그래서 sand라는 명사 앞에는 부정관사를 쓰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부정관사는 반드시 셀 수 있는 명사에나 붙이는 단어이거든요. 그리고 hair라는 말도 분명 셀 수는 있지만, 자기 머리카락이 몇 가닥이나 되는 지 알고 있는 사람은 없고요. 따라서 이 문장에서 hair는 셀 수 없는 명사일 테고, 그렇다면 복수형을 쓸 수는 없는 일 아니겠어요?

하지만 hair라는 명사를 "낱개의 머리카락, 머리카락 한 가닥"이라는 의미로 쓴다면, 그때는 개체를 나타내므로 셀 수 있는 명사로 활용합니다.
There is a hair in my soup. (O)
내 스프에 머리카락이 빠졌어요.

어때요? 조금 감이 오나요? 그럼 숙제를 드릴께요? promise는 셀 수 있는 명사일까요, 아닐까요? 또 "실수하다"라고 할 때는 make a mistake라고 표현하는 데, 왜 부정관사가 붙는 것일까요?

[강좌] 영문법 컴플렉스 벗어나기 -2

< apple도 셀 수 없는 명사입니다! >

"으잉,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apple 너마저도 셀 수 없다고? 이건 배신이야, 배신!" 좀 황당하죠? 먼저 garlic(마늘)이라는 명사는 셀 수 있을 지부터 생각해 보세요. 우리 식으로 생각하자면, 마늘에는 통마늘도 있고 쪽 마늘도 있으니까, 셀 수 있는 명사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음식을 만들 때, 마늘을 그냥 넣는 것이 아니라, 항상 갈아서 사용하거든요. 이렇게 으깨진 상태라면, 낱개라는 개체성은 생각할 수 없으니까 셀 수 없는 대상이라고 이해해야 마땅하겠죠? 이처럼 어떤 명사가 그 원형을 상실한 경우도 역시 셀 수 없는 명사의 집단으로 편입되고 만답니다.
*Put garlic in the stew. - 스튜에 마늘을 넣으세요.

명심하세요. 영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저 사람들이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저들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원칙입니다. 문법이라는 것이 항상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는 이유가 있다는 점을 늘 생각하기 바랍니다. 명사의 수를 혼동하는 경우는 사실 우리 관점을 고집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지, 저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해서 만들어진 결과일 때가 많거든요.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본다면, apple이라는 명사는 '항상' 셀 수 있는 대상일까요? 지금까지는 그야 당연히 셀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럼 'Is there an apple in this salad?(이 샐러드에 사과가 들어있습니까?)'라는 문장은 문법적으로 맞을까요, 틀렸을까요? apple이 셀 수 있는 명사라는 것은 그것이 개체성을 가질 때, 즉 "(온전한 형태의) 사과"라는 의미로 쓰일 때입니다. 그런데 샐러드에는 사과 한 개가 통째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잘라진 형태로 들어가잖습니까? 이런 경우라면, 사과가 그 개체성을, 즉 원형을 상실했다고 볼 수 밖에 없겠죠? 그리고 이런 경우라면 물론 셀 수 없는 상태가 되니까 아까 garlic처럼 관사를 붙일 수 없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egg도 일반적으로는 셀 수 있는 명사이지만, "(으깬) 달걀"이라는 의미가 되면, 셀 수 없는 명사가 되는 것이고, chicken도 "닭"이라는 의미로는 셀 수 있는 명사이지만, "닭 요리, 닭 고기"라는 의미로 쓴다면, 역시 셀 수 없는 명사가 되는 것입니다. 어때요?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명사가 셀 수 있는지, 없는 지는 어떤 의미로 쓰였는가에 달려있는 것이니 만큼, 절대로 선입견을 갖고 접근하지 마세요. 그렇게 고정된 관점이 우리말과 영어, 그리고 세상을 힘들게 한답니다.

한 가지 당부할 것은 지금 예로 들은 명사들의 의미를 절대로 외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런 개별적인 단어의 용법을 외우는 것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구체적인 사례들을 다른 명사들에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하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영어라는 언어를 공부할 때 진짜로 해야 될 일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렇게 용법이 달라지게 되는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핵심이라는 말입니다.

어떤 책을 보니까 친절이 너무 지나친 나머지, 이런 사례들을 수 십 가지나 적어 놨더라고요. 물론 그 책을 쓴 분이야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겠지만, 그런 것들이 나왔다 하면 죄다 암기하려고 달려드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공부하는 방법이거든요. 그런 식으로 잔가지에 해당하는 예들을 외우다가는 죽을 때까지 "영어는 그저 외우는 것이 최고다"라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함정에 빠지고 말게 됩니다. 죽기살기로 외우기만 하는데, 영어 공부가 재미있을 틈이 있겠습니까? 그럴 가능성은 원천 봉쇄된 것이죠. 문법이란 '외우고, 정복해야 하는' 적이 아니라, '이해하고, 친해져야 하는' 친구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흔히 영어를 master한다고 하는데요. 사실 master의 정확한 의미는 "어떤 것을 정확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완전하게 이해한다"이거든요. '정복'이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떤 것을 정복하려고 하면 그만큼 반발도 거세다는 평범한 사실을 생각해보세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명사를 활용하는 경우에, 그 명사가 셀 수 있는 의미인지 아닌지를 결정하기란 그렇게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영어에는 분명 우리말의 감각과는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를 평소에 익히면서, 감각을 키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명사는 의미에 따라 셀 수 있는 명사와 셀 수 없는 명사로 다 쓰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사전에서 어떤 명사를 찾아볼 때는 한 두 가지 의미만을 뽑아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셀 수 있는 명사일 때와 셀 수 없는 명사일 때 담겨있는 의미를 모두 확인하면서 훈련을 해나가는 것이 명사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Light comes from the sun.- 빛은 태양에서 나온다.
*I thought there was somebody in the house because there was a light on inside.
- 안에 등불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나는 집에 누군가 있다고 생각했다.
*I don't think Ann will get the job. She hasn't got enough experience.- 내가 보기에 앤은 그 회사에 취직할 것 같지 않아. 경험이 충분하지 않거든.
*Rita has done many interesting things. She could write a book about her experiences. - 리타는 흥미로운 일들을 많이 겪었기에, 자기의 경험한 일들에 대해서 책을 쓸 때도 있다.
*I can't study here. There is too much noise.
- 여기에서는 공부를 할 수가 없어. 소음이 너무 심해.
*Did you hear a noise just now?
-방금 무슨 소리가 났는데, 들었니?

자, 이제는 조금 감이 오나요? 방금 a noise같은 경우처럼 분명히 실체가 없는 명사인데도 셀 수 있는 명사로 간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명사의 수를 판단하는 기준이란 분명한 형체가 있는가 없는 가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개체성'을 갖느냐가 더 근본적인 기준입니다. 그래서 noise가 "소음, 시끄러운 소리"라는 의미일 때는 개체성을 갖지 않기 때문에 셀 수 없는 명사가 되지만, "(어떤 구체적인) 소리"라는 의미이면 부정관사를 쓸 수 있는 셀 수 있는 명사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많이 혼동하는 furniture라는 명사도 생각해 보세요. "가구"라고 하면, 분명히 셀 수 있는 명사인 것 같죠? 그럼, 가구의 그림을 그려보세요. '가구'에는 침대도 있고, 의자도 있고, 또 소파도 있잖아요? 그렇다면 furniture라는 명사는 그런 개별적인 것들을 포괄한 개념이지, 그 자체가 셀 수 있을 정도로 개체가 구별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셀 수 없는 명사가 되는 것입니다. money도 이런 범주에 해당하는 셀 수 없는 명사이고요.

참, 어제 숙제를 드렸었죠? promise, mistake는 셀 수 있는 명사인가요? 분명 이런 명사들은 눈에 보이는 뚜렷한 형체는 없어요. 하지만 어제 강의의 마지막 문장을 다시 한 번 보세요. "~할 것을 약속드리며"라고 했었죠? 예, '약속'이란 실체는 없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명사랍니다. 이런 관점에서 promise는 셀 수 있는 명사입니다. 명심하세요. 명사의 수를 고려할 때, 우리말로 해석하고 나면, 이미 우리식 관점이 개입되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들의 구별 방법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러는 것입니다. promise라는 단어에 부정관사가 붙느냐 아니냐는 문제는 어차피 영어를 쓸 때 제기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우리말로 외워둘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make a mistake(실수하다)라는 표현에 부정관사가 있는 것도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겠죠?
그럼 내일 숙제를 드리겠습니다. 흔히 scissors처럼 좌우가 대칭인 명사는 복수 취급한다고 하는 데, 그 정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a couple of과 a pair of이라는 표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제 목] [강좌]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3

───────────────────────────────────────

lecture-3.doc

영문법 컴플렉스에서 벗어나기 - 세 번째 이야기

< 그럼 셀 수 없는 명사는 단수냐, 복수냐? >

그러면 이런 문제도 생각해 볼까요. 셀 수 없는 명사는 단수일까요, 아니면 복수일까요? 기존의 문법책에서는 그냥 간단하게 외우라고 말하지만, 여기에도 역시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명사를 '셀 수 없는 명사'로 분류한다는 것은, 그 명사에는 '하나, 둘, 셋......'처럼 개수를 나타내는 수사와 같은 어구를 연결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셀 수 없는 명사에는 복수

형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겠고, 형태상으로는 항상 단수형과 같을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셀 수 없는 명사는 항상 단수로 취급한답니다.

그럼 명사적 용법으로 쓰인 부정사나 동명사, 또는 명사절은 단수인가요, 복수인가요? 이건 시험에 걸핏하면 나오는 문법인데요. "갑자기 이 얘기는 왜 하나고요?" 문법책에서는 이런 말을 서로 다른 부분에서, 그러니까 부정사나 동명사 또는 명사절에서 각각 언급을 합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별개의 얘기들이 아니라, 한 가지 관점이 적용된 사례들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즉 큰 흐름을 먼저 파악하고 있으라는 말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이런 어구들이 명사로 쓰인 이상은 단수/복수라는 명사의 기본 규칙을 적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놈들은 모두 셀 수 없는 명사들이거든요. 그럼 단수로 취급하는 것이 조금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죠?

To love her was always difficult.

그 여자를 사랑하기란 항상 어려운 일이었다.

Seeing is believing.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 좌우가 대칭꼴인 명사는 복수로 취급한다고요? >

pants(바지)처럼 생긴 모양이 좌우가 대칭형인 명사는 항상 복수로 취급한다고 합니다. 간단하게 외우고 넘어갔던 조항이지만, 이것도 조금만 생각해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바지란 항상 두 개의 대상이 함께 연결되어 있는 대상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만으로는 바지로 입을 수 없잖아요. 마찬가지로 scissors(가위)라는 명사도 한 쪽 날만으로는 물건을 자를 수 없고, 반드시 두 개의 날이 있어야 가위의 본래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두 개의 대상이 연결된 명사들은 복수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이런 부류의 명사들로는 trousers(바지), socks(양말), shoes(신발), pajamas(잠옷), braces, suspenders(멜빵)처럼 의복을 나타내는 말과 spectacles, glasses(안경), pincers(집게, 족집게), tweezers(족집게, 핀셋), nippers(니퍼), shears(전지 가위)처럼 기구를 나타내는 말들이 있습니다.

My scissors were found under the table.

내 가위를 탁자 밑에서 찾았다.

이렇게 '같은 모양으로 되어 있고, 동일한 기능을 하는 두 개의 대상'을 pair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a pair of (한 쌍의 ~)' 다음에는 항상 복수 명사가 연결되는 것이고요.

I put on a pair of gloves.

나는 장갑 한 켤레를 꼈다.

*I read a pair of novels yesterday.

나는 어제 소설책 두 권을 읽었다.

그런데 두 번째 예문은 어딘가 어색한데요. novel이 반드시 두 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pair라는 단어와는 의미상 충돌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pair가 아니라, couple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pair와 비슷한 의미이기는 하지만, couple은 주로 '단순히 나열된 두 개, 때로는 몇 개의 대상'을 의미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They've been helped by a couple of Seattle newspaper reporters.

그들은 시애틀에 있는 신문 기자 두 사람의 도움을 받고 있다.

Give me a ring in a couple of days.

2-3일 뒤에 연락해.

I found a couple of socks in the bed but they don't make a pair.

나는 침대에서 양말 한 켤레를 찾았다. 그런데 제 짝이 아니었다.

Not every couple is a pair.

맞춘 것이라고 모두 제 짝인 것은 아니다.

근데요, pajamas라는 명사를 복수로 활용하는 이유는 pants의 경우와는 다릅니다. pajamas는 바지처럼 다리 부분이 두 개라서 복수인 것이 아니라, 윗도리와 아랫도리를 합쳐서 한 벌로 파악하기 때문에 복수로 쓰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잠옷 바지만 입고 담배 사러 나오는 '아자씨'들, 반성하세요.

자, 이제 이런 명사들이 복수로 쓰이는 이유를 이해하시겠어요? 그러면 내일은 오늘 공부했던 것을 바탕으로 해서, a number of과 the number of 이라는 표현이 서로 의미나 동사의 수가 달라지는 이유를 설명하도록 할게요.

[제 목] [강좌]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4

───────────────────────────────────────

lecture-4.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네 번째 이야기

< a number of과 the number of은 어떻게 구별해야 하나요? >

a number of과 the number of이라는 표현은 그 의미가 어떻게 다를까요? 이런 표현도 흔히 숙어처럼 외우려고 하는데, 그러면 오히려 더 어려워집니다. number라는 단어는 "수"라는 뜻인데요, 이건 전치사 of 다음에 수를 셀 수 있는 명사가 온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of 다음에는 모두 복수형인 명사가 옵니다. 그런데 이 두 개의 표현은 서로 의미도 다르고, 다음에 오는 동사형도 다르거든요.

그럼 그 이유를 살펴볼까요. 이 두 표현을 잘 보고, 서로 다른 부분을 찾아보세요. 예, 바로 관사 부분이죠. 하나에는 부정관사가 있고, 다른 쪽에는 정관사가 있죠? 바로 그 단어들이 의미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부정관사라는 것은 다음에 오는 명사가 막연한 대상이라는 것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a number of 복수 명사'라는 표현은 특정한 수가 아니라 막연한 수를 가리키며, "많은 ~"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런 표현이 주어로 나오면 다음에 오는 동사도 당연히 복수형을 쓰는 것이고요.

그렇다면 'There are five cats in the room. (방에 다섯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라고 해볼까요. five라는 표현은 여러 개의 대상을 나타내는 말이니까 다음에는 복수형인 명사 cats가 왔습니다. 그런데 1부터 100까지 셀 때, 그 5라는 숫자는 몇 번 나올까요? 난센스 퀴즈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5라는 수 자체는 유일한 대상이기 때문에 100이 아니라, 10억까지 세더라도 한 번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정관사란 이런 식으로 그 명사가 '특정한' 대상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이런 이유로 'the number of + 복수 명사'는 "~의 수"라는 의미로 특정한 수, 즉 유일한 대상을 지칭하는 표현이고, 따라서 그 다음에 오는 동사는 단수형이 되는 것입니다.

There were a number of excellent pictures in the exhibition.

그 전시회에는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출품되었다.

During the past year the number of automobile accidents in New York City

has decreased.

지난 1년 동안 뉴욕 시에서는 교통 사고가 줄었다.

이와 유사하게 어제 배웠던 'a pair of 복수 명사'가 주어로 나오는 경우에도 동사는 단수형을 씁니다. 복수형인 명사를 하나의 전체로 파악하기 때문에 단수로 취급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유사한 것이죠.

A pair of gloves was found at the scene of the crime.

범죄 현장에서 장갑 한 켤레가 발견되었다.

이런 구조에서는 단수형인 a pair가 문장의 주어가 되기 때문에 단수 동사가 오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좋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복수형인 명사를 단수 취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과연 어떤 경우에 멀쩡하게 형태는 복수로 쓰고서도, 단수로 간주하는 것일까요? 어려운 얘기인 것 같은가요?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지금으로서는 그 구체적인 사례를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답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경우에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자세입니다.

자, 그러면 이 얘기를 오늘 숙제로 드릴 테니까, 잘 생각해 보시고, 이따 접속해서 다음 강의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참, 죄송합니다. 자주 보고, 확인해야 맥이 끊어지지 않고, 영어와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에 매일마다 강의를 조금씩이라고 올려놓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개인적으로 일이 너무 많아서 방금 들어왔거든요. 애를 썼는 데도 그만 23일로 넘어가고 말았네요. 제가 먼저 약속을 어긴 점에 대해서는 정말 사과드립니다. 이전에 강의를 중단했을 때, 어떤 분께서는 '공인의 사명'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라고 꾸중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꼬박꼬박 글을 올릴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찌그러진 삐딱이 박영재

[제 목] [강좌] 영문법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 5

───────────────────────────────────────

lecture-5.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다섯 번째 이야기

< 복수형인 명사를 단수로 취급한다고요? >

영어에서는 주어로 나온 명사가 복수이면, 동사도 역시 복수형으로 맞춰주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단수/복수의 개념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죠. 이런 규칙을 바로 '수의 일치'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복수형인 명사를 단수형으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원칙에서 어긋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데요, 이것도 이유를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주로 세 가지 경우가 있어요.

첫째로는 그 명사가 measles(홍역), mathematics(수학), politics(정치학), billiards(당구), tenpins(보울링), fives(핸드볼 비슷한 구기)처럼 '학문, 질병, 게임의 이름'을 나타내는 경우입니다. 이런 명사들은 분명 다음에 복수형 어미인 -s가 있는데 왜 단수로 취급하는 것일까요? 자, politics나 billiards라는 것은 눈으로 볼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들을 지칭하는 말을 추상 명사라고 하고, 추상 명사는 수를 셀 수 없는 대상이라고 했던 것 기억나죠? 그렇다면 복수형을 쓸 수 없는 명사라는 말이니까 단수로 간주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닐까요?

Measles is a fairly common disease which usually affects children.

홍역은 아이들이 흔히 감염되는 매우 일반적인 질병이다.

Billiards is liked by most students.

학생들은 대부분 당구를 좋아한다.

Politics is my favorite subject.

정치학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다.

It is difficult to classify mathematics as simply an art or a science because it

contains elements of both.

수학을 단순히 예술이나 과학으로 분류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수학

은 이 두 가지의 요소를 모두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요. 앞에 나온 politics가 항상 단수인 것은 아닙니다. politics가 "정치학"이라는 의미일 때는 단수이지만, "정강, 정견, 정치 활동"이라는 의미일 때는 복수로 취급하거든요. 마찬가지로 statistics라는 명사도 "통계학"이라는 의미로는 단수이지만, "통계 (수치)"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복수로 취급합니다. 어떤 명사의 수를 결정하는 것은 '그 명사가 어떤 의미로 쓰이는가'라는 점을 항상 기억하세요.

The senator's politics are looked upon as radical.

그 상원 의원의 정견은 급진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Statistics show that twenty-thousand dollars is the average annual income.

통계 수치에 따르면, 2만 달러가 연평균 소득이라고 한다.

두 번째로는 여러 개의 개체들이 모여 하나의 전체를 구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먼저 the United States라는 나라를 볼까요. 미국은 50개의 주(state)로 이루어졌으니까 복수형인 states로 쓰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여러 개의 주로 구성된 미국은 하나의 나라, 즉 하나의 개체이잖습니까? 그래서 단수로 취급해야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국기를 보면 별과 가로 줄, 이 두 가지 요소만 있죠? 이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국기를 구성하니까, the Stars and Stripes(성조기)는 단수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 the United Nations(국제 연합)도 단수로 취급하는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bread and butter는 단수일까요, 복수일까요? 학교에서는 단수라고 가르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말도 역시 어떤 의미로 쓰는 가에 따라 수가 달라집니다. 즉 'I bought bread and butter in the market'이라고 했을 때는 빵과 버터라는 두 개의 사물을 말하니까 복수입니다. 하지만 빵에 버터를 바르면요? 즉 "버터를 바른 빵"이라는 의미로 쓴다면 하나의 개체가 되기 때문에 단수가 되는 것입니다.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consists of fifty states.

미국은 50개의 주로 구성되어 있다.

세 번째 유형으로는 복수형인 명사가 문장에서 하나의 단위나 기준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Thirty minutes is sufficient for a good sermon.

좋은 설교를 하는 데는 30분이면 충분하다.

이 문장에서 주어인 thirty minutes는 분명 복수형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복수 명사는 '30개'라는 복수의 의미가 아니라, 말 그대로 좋은 설교가 되는 '하나의' 기준을 나타내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복수형인 명사를 단수로 간주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앞에 나온 명사가 twenty minutes이건 fifty minutes이건 역시 기준점을 제시하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단수로 취급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은 아까 the number of이라는 표현 다음에 오는 동사는 복수형이 아니라 단수이라는 점과 유사하니까 연결해서 이해하세요.

Fifty dollars a month is a large sum in our eyes, but it is nothing to him.

우리 입장에서 한 달에 50달러는 큰 돈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보잘

것 없는 액수이다.

Eight hours of sleep is enough.

잠은 여덟 시간 자면 충분하다.

Five thousand miles is too far to travel.

5천 마일이라는 거리는 여행하기에 너무 멀다.

오늘은 복수형인 명사를 단수로 간주하는 경우를 살펴봤습니다. 세 가지 경우를 한 번에, 하나의 흐름에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기에, 다소 길지만 그냥 올렸습니다. 그래도 하루에 소화하기에 너무 많지는 않죠? 제 강의의 분량은 적당한지, 어떤지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조회건수가 올라가는 것을 보니, 너무 기분이 좋은데요. 정말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 많이 보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와봤다가 나간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에고, 뭐 열심히 하다 보면,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겠죠. 그나저나 내일이면 추석인데, 다들 고향에 가시거나, 가족들과 함게 계시는 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내일은 family와 같은 집합명사의 수에 대해서 공부를 하기로 하겠습니다.

비딱이

[제 목] [강좌]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6

───────────────────────────────────────

lecture-6.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여섯 번째 이야기

안녕하세요. 평소에는 인사를 안하더니 어쩐 일이냐고요? 오늘은 추석, 한가위잖아요? 차례도 지내고, 송편도 많이 드셨습니까? 저는 씨족사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럭저러럭 지냈습니다. 어쨌든 오늘은 명절이니만큼, family라는 집합명사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도록 할게요. 인사가 조금 이상하죠? 사실 어제 올리려고 작업을 했는데, 그만 씨족사회의 의무를 너무나 충실히 수행하다가 그만 감기 몸살이 걸려서 하루 늦었거든요. 그럼 시작할까요...

< family는 도대체 단수인가요, 복수인가요? >

명사의 수를 따질 때 흔히들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family처럼 개인이 아니라 집합체를 지칭하는 부류의 명사들일 것입니다. family는 단수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고, 복수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법책에서는 이런 경우를 각각 집합명사와 군집명사라고 구별하는 데, 이런 식의 문법 용어가 이 명사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대관절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의문스럽기 짝이 없다는 것이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일단 '집합'과 '군집'이라는 우리말의 의미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 확연하게 들어오지 않거든요. 그렇다고 어렵게 생각하지는 마세요. family, committee, jury, party, team, assembly, company, crew, union, choir, firm처럼 무리를 나타내는 명사들도 어떤 의미로 쓰이는 가에 따라 단수/복수가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먼저 lawyer라는 단어를 가지고 훈련을 해볼까요. lawyer라는 명사는 사람인가요, 아닌가요? 변호사라고 하면 일단 사람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의미에 따라서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의뢰인에게 법적인 자문을 하거나, 법정에서 의뢰인을 대신해 변론을 하는 것을 직무로 하는 사람'을 변호사라고 하죠? 예, 이런 경우에는 물론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하는 '직업'도 역시 변호사라고 하잖아요? 이런 경우에는 사람보다는 직업이라는 사물의 개념 쪽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는 셈이지요.

family라는 명사에도 이와 유사하게 사람과 사물이라는 의미가 다 있거든요. 가족이라는 말은 '혈연으로 뭉쳐진 사회 구성 단위'라는 의미로도 쓰이지만, '그 집단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이라는 의미도 나타내니까요. 그러니까 가족의 구성원을 하나의 전체로 나타내는 집단의 의미로 쓰이면, family라는 명사는 단수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 경우처럼 '구성원'이라는 사람의 뜻으로 쓰인다면, 이때는 구성원은 여럿일 테니까 복수로 취급하는 것이고요.

이런 관점은 family를 선행사로 할 때, 선택하는 관계대명사가 달라지는 상황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즉 family를 집단의 의미로 썼다면 사물 명사를 받아주는which를 쓰지만, 구성원이라는 의미라면 사람 명사를 받아주는 who를 쓰거든요. 명사의 수는 기계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문장에서 그 명사가 활용되는 의미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 항상 염두에 두기 바랍니다.

His family is a large one.

그의 가족은 대가족이다.

His family are all early risers.

그 집 식구들은 모두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그런데 집합명사에는 이렇게 의미에 따라 단수나 복수로 쓰이는 경우 외에도, 항상 복수로 쓰이는 놈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크게 둘로 나눈다면, 일반적으로 정관사를 붙이는 부류와 정관사를 붙이지 않는 부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police, clergy(성직자), aristocracy(귀족), nobility(귀족), gentry(신사 계층), peasantry(소작농)같은 부류의 명사들에는 정관사를 붙여야 하고, 반면에 cattle(가축), vermin(해충), poultry(가금), fish(생선)과 같은 명사들에는 일반적으로 정관사를 붙이지 않습니다.

문법책에서는 보통 그냥 'police형 집합명사'니, 'cattle형 집합명사'니하는 말로 간단하게 구분하고, 별다른 설명 없이 무책임하게 넘어가곤 하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이렇게만 하면 이해하는 것은 결국 공부하는 사람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을 수 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이런 경우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해 보세요.

자, 앞에 제시된 집합 명사들의 공통점을 추출해볼까요. 처음에 나열된 명사들은 '인간의 집단'을 나타내는 단어들이고, 두 번째 부류는 '(사람이 아닌) 짐승의 집단'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죠? 언어라는 것은 바로 그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나 세계관을 담아내는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했을 때, 어느 집단에 정관사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겠습니까? 그야 사람을 나타내는 집단에 정관사를 쓰는 것이 상식적으로 당연하지 않겠어요?

이런 관점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는 '지구, 화성......'처럼 천체의 이름을 나타내는 경우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즉 sun, moon, earth, sky, universe처럼 인간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 천체의 이름 앞에는 그것들이 유일한 대상이므로 정관사를 씁니다. 하지만 Mercury(수성), Venus(금성), Mars(화성), Jupiter(목성), Saturn(토성), Uranus(명왕성), Neptune(해왕성), Pluto(명왕성)처럼 인간 생활과 다소 관련이 멀다고 할 수 있는 태양계의 다른 천체들에 대해서는 관사를 붙이지 않거든요. 또 하나, '부정의문문' 그러니까 부정어가 있는 질문에 대답하는 방법에서도 역시 그점이 적용됩니다. 제 기억으로는 부정으로 물어봤을 때, 흔히 Yes/No의 대답이 우리말과는 반대라고 배웠는데요. 그러다 보니 부정어를 섞어서 물어보는 문장을 접하면, 자연히 "아, 이거 반대로 이해해야지"하면서 지레 긴장부터 하게 되거든요. 도대체 왜 그렇게 어렵게 배웠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혼동스럽게 만들려고 작정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저 사람들의 사고 방식대로 이해해 본다면, Yes/No를 결정하는 기준은 대답하는 사람이 중심이라는 원칙은 별로 이상할 것이 없거든요. 즉 상대방이 긍정으로 물어보나, 부정으로 물어보나, 대답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Yes/No를 판단하면 되거든요. 예를 들어서, "Did you go the concert last Sunday?"라는 긍정 의문문이나, "Didn't you go to the concert last Sunday?"라는 부정 의문문이나, 자기가 갔으면 "Yes, I did"이고, 가지 않았으면 "No, I didn't"라고 대답한다는 것이죠.

자, 이해하셨습니까? 오늘은 분량이 조금 길었죠? 인간 사이에는 오고가는 정이 중요하듯이, 제 원고도 쌍방향 강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궁금하게 생각하시는 점이나, 강의에서 보완했으면 하는 점이 있으면, 언제라도 멜을 보내주세요. 부족한 점이 많지만 함께 만들어가는 강의를 꾸리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어차피 강의란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이지만, 여러분들도 머리 속에 있는 것을 털어놓음으로써, 조금이라도 편차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아는 얘기는 이제 그만 하고, 짠~~~~ "숙제" 내일 할 얘기는 엄청 중요합니다. 흔히 무생물 명사의 소유격에는 전치사 of을 쓴다고 알고 있죠? 그런데 제 질문은 이겁니다. 무생물이 무엇을 소유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리고 하필이면 왜 전치사 of을 쓸까? 고민해 보세요... 그리고 참 실전 문제에서 이런 경우를 해결하는 비법은 따로 있습니다. 궁금하죠?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해서도 나중에 기회를 마련할 테니, 제가 잊어버리지 않도록 알려주세요...

감기 조심하세요 정신이 어질어질해서 무슨 실수라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네요...삐딱이

[제 목] [강좌]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7

───────────────────────────────────────

lecture-7.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일곱 번째 이야기

< 무생물 명사의 소유격에는 왜 of을 붙일까? >

명사의 소유격을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생물을 나타내는 명사인 경우에는 'apostrophe ?s'를 붙여서 the boy's application, the man's legs처럼 표시를 합니다. 반면에 무생물 명사인 경우에는 전치사 of을 붙여서 the leg of the table이라고 쓰고요.

이 얘기는 비교적 잘 알고 있겠죠? 그런데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암기했던 이 문법 조항에는 궁금한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무생물 명사의 소유격에 왜 하필이면 전치사 of을 쓸까?"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무생물 명사의 소유격'이라는 말 자체입니다. "(어떤 것을) 소유한다"라고 할 때, 그 주어로 나올 수 있는 것은 생물이겠습니까, 무생물이겠습니까? "소유한다"라는 말은 그 주어가 생물인 경우에나 쓸 수 있는 표현이지, 무생물인 명사에게는 적용할 수 없지 않나요? 예를 들어 아까 들었던 예문처럼 책상이라는 무생물 명사가 다리를 소유할 수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렇다면 무생물의 소유격이라는 말은 다른 각도에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디 이런 것부터 시작해 볼까요. "~으로 이루어지다"라고 할 때 consist라는 동사 다음에는 of이라는 전치사를 붙여서 표현합니다. 그럼 be composed라는 표현에 붙는 전치사는 무엇일까요? 예, 이 표현도 "~으로 이루어지다"라는 의미이고, of을 씁니다. 그렇다면 이런 표현들 다음에 공통으로 of이라는 전치사가 왔는데, 왜 그럴까요? 분명히 다른 단어인데 동일한 전치사를 활용한 것은 어떤 공통의 상황이 적용된 것은 아닐까요? 전치사를 공부할 때 우리에게는 아주 좋지 않은 선입견이 있습니다. 바로 어떤 어구 다음에 전치사가 오면 일단은 관용어구라고 단정하고 외우기부터 하려는 습관 말입니다.

그런데 전치사란 것들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어떤 단어와 전치사가 결합해서 전혀 새로운 의미가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 상황에 적절한 의미의 전치사를 선택한 경우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뭔가 어려운 얘기일 것이라고 생각할런지도 모르겠으니까, 아주 쉬운 예를 들어 볼께요. "집 안에"라는 말을 영어로는 in the house라고 하면 되겠죠? 그럼 "방 안에"를 영어로 표현하면 어떻게 되나요? "그거야 간단하지. in the room!"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 두 개의 표현에서 다음에 나오는 명사는 서로 다른 데, 왜 모두 in이라는 전치사를 썼을까요? 이렇게 질문을 하면, 대부분은 일단 황당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간단한 것을 뭘 물어보느냐?"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고는 "그거야 '~안에'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이 in이니까 쓴 것이지"라고 대답을 하겠죠? 바로 그겁니다. "~

안에"라는 것이 in이라는 전치사가 갖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의미거든요. house라는 말에서 room이라는 명사로 바꿔서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안에"가 아니라 "~밖에"라는 의미가 되면, in 대신 그런 뜻을 갖고 있는 out of이라는 전치사를 활용하면 되는 것이고요. 여러분들이 그 날의 날씨나 기분에 따라서 옷장에서 옷을 골라 입듯이, 전치사라는 것도 그 문장의 내용에 맞게끔 골라놓은 단어라는 말입니다.

방금 살펴본 두 가지 표현에서 모두 of이 들어가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전치사 of에는 여러 가지 의미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이 '구성/부분'이라는 뜻입니다. consist나 be composed나 모두 "~으로 이루어지다"라는 의미를 나타내므로, 그 다음에는 이런 의미와 어울릴만한 전치사인 of을 붙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be comprised라는 표현도 의미가 비슷하니까, 이 다음에도 of이 오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지 않겠어요?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말은 우리가 영어를 공부하는 방식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외우지 않아도 좋은 것들까지 외우다 보니 지치고, 메모리 용량도 다 차버리고, 공부하고 고민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약아지세요. 다양한 의미와 문법이 발생하는 길목만 확실하게 잡고 있으면 되는 것이지, 무지막지하게 몽땅 챙기려고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The fountain is comprised of two basins.

그 샘물은 두 개의 웅덩이로 이루어져 있다.

The council is composed of nine members.

그 위원회는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럼 이번에는 무생물인 명사의 소유격을 나타낼 때 of이라는 전치사를 쓰는 이유를 생각해볼까요. 만일 책상에서 다리가 없다면, 그건 나무 조각에 불과하지 책상이라는 개체를 형성할 수 없겠죠? 즉 책상의 다리라고 했을 때, 그 다리는 책상을 구성하는 요소이지, 책상이 소유하는 대상이 아닌 것이죠. 다리와 책상이라는 두 개의 명사 사이에는 어떤 개체와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라는 관계가 성립하니까, 그런 의미를 나타내는 전치사 of을 사용하는 것은 어찌 생각하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The roof of that house was blown away by the tornado last night.

어젯밤에 그 집의 지붕이 폭풍으로 날아가 버렸다.

흔히 "~으로 만들어지다"라는 표현으로 be made of과 be made from을 쓰고, 이것을 각기 '물리적 변화/화학적 변화'로 구분하는 데, 이것 역시 그런 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저 같은 경우에는 이 말 자체를 구별하지 못하거든요.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에서는 물리와 화학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의 과학 지식은 중학교 시절의 물상 수준에 머물러 있거든요. 잘 보세요. 이 표현들도 역시 다른 부분은 전치사입니다. 그렇다면 서로 다른 전치사가 의미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전치사 자체의 의미를 가지고 구별해야 옳은 것입니다. 즉 어떤 물질이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의 성질을 유지하고 있다면 '구성'의 의미인 of 쓰는 거죠. 반면에 구성하는 요소의 성질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기원/유래'를 밝혀야 하니까, 그런 뜻을 전달할 수 있는 단어인 from을 쓰는 거고요.

[제 목] [강좌]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8

───────────────────────────────────────

lecture-8.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여덟 번째 이야기

무생물 명사의 소유격에도 -'s를 쓰던데요?

그렇습니다. 문법을 공부할 때 사람을 제일 피곤하게 하는 것이 이런 부분인데요. 이렇게 쓰라고 해서 기껏 외우고 나면, 바로 다음에 "저럴 수도 있다"는 식으로 예외적인 경우를 말하거든요.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말인지, 알 수가 없어요. 갈피를 잡을 수 없으니까 짜증이 나는 것도 당연하고요. 어떤 정보를 전달하는 표현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주로 이렇게 쓰라고 하지만, 조금 다른 각도에서 저렇게 쓰는 표현도 나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발상의 전환'이니 사고를 고정시키지 말하는 말은 문법공부를 할 때에도 유용한 지침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왜 유명한 비빔면 광고 있잖아요? "왼 손으로 비빌까? 오른 손으로 비빌까? 두 손으로 비벼도 되잖아"하는 거요. 까짓 것 능력만 있으면야, 발로 비빈들 어떻겠습니까? 무생물인 명사라고 해서 항상 전치사 of으로 소유격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s라는 형태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세 가지 경우에 이런 모양의 소유격을 사용하는데요. 우선 국어 시간에 의인법이라고 배운 적이 있죠?

첫번째 경우가 바로 그렇게 무생물인 명사를 의인화 시킬 때입니다. 그리고 이런 의미로 활용한 명사가 선행사가 되면, 관계대명사도 물론 which가 아니라 who를 쓰는 것이고요. 이건 뭐 외우고 어쩌고 할 필요도 없는 얘기겠네요.

He was driven to insolvency by Fortune's cruelty.

잔인하기만 한 운명 탓에 그는 파산하고 말았다.

두 번째는 도시나 나라와 같은 지명을 나타내는 명사인 경우에도 -'s 소유격을 쓸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럴 때는 무생물 명사라는 점에서 of 소유격으로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답니다.

The athlete is Korea's most precious export.

(=the most precious export of Korea)

그 운동 선수는 한국의 가장 고귀한 수출품이다.

Asia's future is full of ifs. (=The future of Asia)

아시아의 미래는 불확실한 일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시간, 거리, 중량, 가격 따위를 나타내는 명사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명사들은 무생물이지만 관용적으로 -'s 소유격을 씁니다. 물론 of으로 표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연말"이라고 할 때, year라는 명사는 생물이 아니니까 the end of the year라고 하면 됩니다. 그런데 year는 시간의 의미니까 the year's end라고 할 수도 있다는 말이죠.

Have you seen the today's paper?

오늘 신문을 봤습니까?

The school is only a stone's throw away.

넘어지면 코가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학교가 있다.1

이 표현도 그냥 "가까운 거리에"라는 뜻의 관용어구라고 외우고 넘어가는데, 여기에도 역시 이유가 있습니다. '엄지 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을 벌렸을 때, 그 사이의 거리'를 우리말로 "뼘"이라고 하죠. 즉 정확하게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대략적인 거리를 재는 하나의 단위로 손을 활용하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인 것이죠. 또 '우로 나란히'라고 할 때, 오른 팔을 드는 경우를 생각해 보세요. 그런 경우에도 역시 사람의 팔이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 거리를 재는 단위로 쓰이는 것입니다. 'a stone's throw'라는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옛날에 영국에서는 실제로 돌을 던져서, 날아간 거리를 단위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표현에 쓰인 stone은 단순한 돌이 아니라, 바로 거리라는 의미로 쓰인 것이기에 -'s로 소유격을 표시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사람을 나타내는 명사의 소유격에도 of을 쓰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는 거의 대부분이 그 명사를 수식해주는 어구들이 있어서, 길어지는 경우인데요. 다음 두 문장을 비교해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Do you know the music teacher's name?

음악 선생님의 이름을 알고 있니?

Do you know the name of the music teacher who came here last week?

지난 주에 부임하신 음악 선생님의 이름을 알고 있니?

자, 오늘 강의의 내용은 다 이해하시겠습니까? 어떤 표현 하나를 암기하는 것은 사실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한 걸음 더 들어가서 배경과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거든요. 모두 동의하시죠. 다만 여태까지 해도 잘 안되고, 그렇게 말해주는 교재가 없었기 때문에 하지 못했던 것 뿐이니까요. 자, 저하고 같이 하세요. 글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우리 통신 세대답게 interactive한 강의를 만들어 보자고요. 다른 것은 다 그렇게 하는 데, 영어만 뭐 잘난 것 있겠어요. 제가 요즘 원고가 밀려서, 통신 강의에 올리는 글을 사실 별로 다듬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이해해주세요. 다음 주가 지나면, 급한 원고는 일단 다 끝날 것 같으니까, 그 때까지만 참아주세요. Call it a day. "오늘은 여기까지"라는 관용 표현입니다.

삐딱이

[제 목] [강좌]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9

───────────────────────────────────────

lecture-9.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아홉 번째 이야기

< 이중 소유격이라는 게 있다면서요? >

먼저 'He is a my friend'라는 문장을 본 적이 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세요. 본 적이 있다면 거짓말입니다. 영어에 이런 문장은 존재하지 않거든요. 문법책에서는 이렇게 '소유격 앞에 a, an, this, that, some, any, no같은 어구들이 오는 경우에는 이중소유격을 쓴다'라고 단순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장이 틀린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문법을 이해하기 보다는 앵무새처럼 외울 수 밖에 없는 것이 새 천년이 어쩌고, 국제화가 어쩌고를 눈만 뜨면 부르짖는 이 나라의 서글픈 현실입니다. 하긴 뭐 창의력도 참고서로 키우는 세상이니까!

문법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논리적인 체계라고 했었죠? 그 말은 여러분도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또 문법을 적극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이거든요. 문법 공부가 어려워진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바로 생각을 하지 않아서 그래요. 자, friend라는 명사 앞에는 a라는 부정관사와 my? 소유격이 함께 나와 있죠? 바로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부정관사는 그 명사가 '특정하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를 표시해주는 단어인데 반해서, 소유격은 그 명사가 '~의 것'이라는 구체적인 의미를 나타내고 있거든요. 동일한 명사에 대해서 이렇게 상반되는 의미의 어구를 나열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의미상 충돌이 발생하니까요. 그래서 이런 어구들과 소유격을 나열해서 쓰지 말라는 규정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 문장은 'He is a friend of mine'이라고 고쳐야 비로소 옳은 문장이 됩니다. 그럼 이 문장에는 소유격 표현이 몇 번 나오나요? of과 mine이라는 표현, 모두 두 번의 소유격 표현이 등장하죠? 그래서 이런 표현을 '이중 소유격'이라고 합니다.

문법 조항은 대부분이 나름대로 논리적인 사고를 거듭한 결과물이라고 말했었죠? 문법을 외우지 말고 이해하려고 시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냥 외우고 마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문법을 능동적으로 이해하면 오히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암기할 수 있답니다. 또 "시간이 없어 죽겠는데 어느 세월에 그러고 있느냐?"고 반박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 풀이 위주로, 단편적인 지식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원칙을 따지는 공부보다 성과가 빨리 나오는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초반에만 그럴 뿐이고, 조금만 지나면 상황은 역전됩니다. 첫번째 방법은 마약과도 같아서, 일단 빠져들면 계속 외워나가는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나중에는 그 분량을 감당하기 힘들어지게 되고요.

그런데 두 번째 방법으로 공부하면 처음에는 성과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단 바탕이 쌓이면, 다음부터는 기본 틀에 맞춰 응용하면 되니까 훨씬 더 빨리 영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테니스를 처음 배울 때 귀찮아도 자세부터 꾸준히 반복 훈련해야 실력이 빨리 느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죠. 원칙이 실종된 이 척박한 사회에서 문법 공부만이라도 제발 원칙 좀 지키자고요. 원칙은 아름다운 것이니까 말입니다.

I met some friends of my brother's in the park yesterday.

나는 어제 공원에서 내 형의 친구들 몇 명을 만났다.

A play of Shakespeare's is to be performed next month.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한 편이 다음 달에 공연될 예정이다.

< 대문자를 쓰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

우리말에는 대문자/소문자라는 구별이 없지만, 영어에서 어떤 명사를 대문자로 쓰면 특별한 의미가 들어가게 됩니다. 먼저 대문자의 형태상 특징부터 살펴볼까요. 대문자는 소문자보다 크고, 그래서 문장 가운데 있어도 눈에 잘 띄게 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capital이라는 말을 형용사로 쓰면 "다른 것들보다 뛰어난, 매우 중요한, 우수한"이라는 의미가 있답니다.

He proposed a capital idea.

그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어떤 명사를 대문자로 쓴다는 것은 그 명사가 일반적인 대상이 아니라, 유일하고 특정한 대상이라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소문자 god은 "일반적인 모든 신"을 말하는 것이지만, 대문자로 쓴 God은 신중의 신, 즉 기독교 문명의 "하나님"을 지칭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text는 "일반적인 ??"을 말하지만, Text는 책 중의 책, 그러니까 "성경"을 말하는 것이고요. 하나 더 해볼까요. 소문자인 realism은 "현상을 사실적으로 파악하고 묘사하는 예술적인 표현 방식"을 일컫는 말이지만, 대문자인 Realism은 "19세기의 특정한 예술 사조"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또 abolition은 일반적으로 "(어떤 제도의) 철폐"를 의미하지만, Abolition은 특히 "(미국의) 노예제 폐지"라는 뜻이 되는 것도 이런 흐름에서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겠죠?

그럼 'He is a terrorist with a capital T.'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죠? 이 문장에서 대문자 T는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예, 바로 앞에 있는 terrorist의 첫 글자의 대문자입니다. 그래서 이 문장을 직역하면 "그는 대문자가 붙은 테러리스트이다"라는 뜻이 되는데요, 아직도 감이 잘 오지 않나요? 그럼 아까 살펴본 대문자의 의미를 바탕으로 추측하세요. 그러니까 그 남자는 소문자를 쓰는 보통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대문자를 붙일만한 대단한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최상급에 해당하는 표현을 하고자 할 때, 학교에서 배운 대로 most나 -est 같은 표현만 쓸 것이 아니라, 'with a capital ~'라는 어구를 활용해보세요.

Tiger Woods is a golfer with a capital G.

타이거 우즈는 최고의 골프 선수이다.

Gabriel Marquez is a realist with a capital R.

가브리엘 마르케스는 정말 뛰어난 사실주의 작가이다.

그런데 이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표현하는, 그러니까 대문자에서 소문자로 달라지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대문자로 시작하는 명사를 고유명사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말에서 흔히 "~의 대명사"라는 표현을 쓸 때와 마찬가지로, 이 고유한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들이 보편적으로 널리 쓰이게 되면, 일반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소문자 형태로도 쓰이게 되거든요. Xerox라고 복사기로 유명한 회사가 있는데요. 그럼 소문자로 쓴 xerox는 무슨 뜻일까요? 뭐로 유명한 회사라고요? 그렇습니다. xerox는 "복사하다"라는 보편적인 의미로 변해버리는 것입니다. 또 Bandaid라고 아세요? 유명한 일회용 반창고의 상표입니다. 그런데 상처가 났을 때 일회용 반창고를 붙이는 것을 근본적인 치료라고 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소문자인 bandaid는 "일시적인 조치, 미봉책"이라는 뜻이 되는 것이고요. 그럼 소문자로 쓴 kodak은요? 그야 "소형 사진기로 찍다, 생생하게 묘사하다"라는 의미라고 짐작하면 되겠죠?

정말 죄송합니다...며칠 밤을 새워서, 밀렸던 원고를 끝내고 나니까 너무나 힘이 들었어요. 긴장이 풀리니까, 그 동안 잠복해 있던 감기라는 놈도 난리를 치고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약먹고 누워있었어요. 본의 아니게 조금 오래 강의를 쉬어서 미안합니다...

이제부터는 다시 열심히 할게요. 한번 걸판지게 놀아보자고요. 영문법이 뭐 별건가요? 그 동안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메일 잘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데,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참고해서, 결론을 내렸습니다. 강의는 지금처럼 가능한 매일 올리는 것으로 하고, 분량은 지금보다 약간만 더 늘리겠습니다. 일단 화면으로 보시기 편하게 하려고 행간 사이를 넓게 잡았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하실 테니까, 조금 빽빽하게 작성하겠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보충 예문이나 독해나 또는 실전 문제들도 간혹 같이 실어드리겠습니다. 자칫하면 문제 풀이 위주로 흐를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은 문법 사항을 설명하는 제 중점을 두겠습니다. 사실 Toefl 문법 문제는 6가지 사항만 알고 있으면, 충분히 해결하거든요. 대신 문제를 해결하는 비법을 알려드리기로 할게요.

아, 내일 강의는 동격 표현에 관한 것입니다.

GOD BLESS YOU!

삐딱이

뱀꼬리: 어느 분이 제 아이디에 대해서 물어보셨는데요, 이런 뜻입니다.

Feminists of All Countries,

Unite!

[제 목] [강좌]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10

───────────────────────────────────────

lecture-10.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열 번째 이야기

< 동격 어구란 또 뭐죠? >

새로운 용어가 나오니까 싫죠? 대단한 건 아니고요, 앞에 제시된 어구, 주로 명사 어구에 대해서 '추가로 정보를 제시'하는 명사어구를 동격이라고 해요. 동격을 표현하는 방법으로는 명사어구를 나열하는 경우와 전치사나 절을 나열하는 경우, 크게 나누어 이 두 가지입니다. 뭐, 두 개 밖에 안 되는데 얼른 해치워 버리자고요.

아, 동격 표현의 유형에 대해서는 이와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즉 동격을 넓은 의미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부정사구나 or나 dash, comma와 같은 부연 설명 장치들까지 동격 어구에 포함시키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이 책에서는 동격이라는 용어를 부연 설명 표현의 하나로, 앞에 제시된 명사어구에 대해서 추가로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로 좁혀서 사용하겠습니다. 참고로 아래에 있는 부연 설명 표현들과 비교해 보세요.

Suddenly he felt free, a feeling which came from total despair.

갑자기 그는 자유로움을 느꼈다. 그것은 모든 것을 체념한 데에서 비롯된 감정이었다.

The genes, or units of heredity, are composed of nucleic acid.

유전자, 즉 유전의 단위는 핵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He killed his prisoner, (which was) a barbarous act.

그는 죄수를 살해했다. 그것은 야만적인 행동이었다.

먼저 동격의 첫 번째 유형으로는 어떤 명사 다음에 정보를 보충해주는 명사를 나열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My neighbor John has gone to Florida.

내 이웃에 사는 존은 플로리다로 갔다.

* My neighbor John, has gone to Florida.

잠깐만요. 간단한 것 같지만, 이 대목에서 조심할 점이 몇 가지 있어요. 두 번째 예문은 문법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문장입니다. 명사를 나열해서 동격을 나타낼 때, 두 번째에 나오는 명사가 '추가로' 정보를 제시하는 부분, 즉 동격 어구입니다. '추가'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짐작하겠지만, 이 부분은 문장의 필수 요소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생략해도 문장이 성립하는 데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어구를 생략해도 좋다고 하면, 대부분은 괄호로 표시하는데요. 문장에서 이 괄호와 동일한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콤마입니다. 그런데 수식에서 괄호는 반드시 앞뒤로 두 개를 표시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삽입어구를 나타내는 콤마도 역시 반드시 두 개를 찍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이 문장은 My neighbor 다음에도 콤마를 찍어야 옳은 문장이 됩니다. 명사를 나열해서 동격어구를 쓸 때에는 콤마 없이 나열하거나, 동격 명사 양쪽에 모두 콤마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해두세요.

우리는 지금까지 국어시간이나 영어시간에 문장 부호의 용법에 대해서는 별로 배우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문장부호, 그 중에서도 이 콤마의 용법은 매우 중요합니다. 콤마가 있는가 없는가, 또는 하나인가 두 개인가에 따라서 문장의 구조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콤마의 용법은 대략 15가지에 달하지만, 그 용법 모두를 지금 볼 필요는 없습니다. 한 번에 모두 암기하고 시작한다고 해서, 감각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어렵다는 인상만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이제부터는 콤마가 나오면 주의해야지"라는 큰 방향만 설정하기 바랍니다. 그런 습관이 어느 정도 몸에 익으면, 구체적인 용법들을 하나씩 자연스럽게 정리하도록 하세요.

* Cleopatra, she, fell in love with Antony.

* Cleopatra, the brave warrior, fell in love with Antony.

그런데 사실 동격 표현에서는 이런 경우를 더 조심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콤마가 두 개있지만 모두 틀린 문장이거든요. 첫 예문에서 she는 앞에 있는 Cleopatra와 동일한 대상이니까 동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그런데 대명사는 자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동일한 명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대신 쓰는 어구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명사 다음에 인칭 대명사를 나열하는 경우는 동일한 어구를 반복한 것일 뿐, 추가로 정보를 제시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동격이 아닐 뿐 아니라, 문법적으로도 틀린 문장입니다.

그 다음 예문은 명사와 명사를 나열한 구조이지만 이것도 동격이 아닙니다. 동격 어구가 제시하는 정보는 앞에 있는 대상과 일치하는 내용이어야 합니다. 즉 올바른 정보여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클레오파트라는 용감한 무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 문장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것이 아니고, 그런 점에서 틀린 문장이 되는 것이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서, 'Cleopatra, the last queen of Egypt, fell in love with Antony. (이집트의 마지막 여왕인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와 사랑에 빠졌다.)'라고 쓰는 것이 진짜 동격 표현입니다.

동격을 나타내는 또 한 가지 방법은 사실을 나타내는 the fact[idea, promise, possibility, belief, conviction]같은 추상명사 다음에 동격을 나타내는 of이나, 사실을 나타내는 that을 쓰는 것입니다. 물론 of은 전치사이니까 다음에는 목적어가 되는 명사어구를 배치해야 하고, that은 접속사이니까 그 다음에는 주어와 동사로 이루어지는 절을 연결해야 문장이 성립한다는 점은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합니다.

The Minister sidestepped the issue of the immediate approval of the policy.

장관은 그 정책을 즉각 승인하는 문제를 회피했다.

The belief that no one is infallible is well-founded.

모든 사람은 잘못이 있다는 믿음은 근거가 충분하다.

I am led to the conclusion that he is an excellent speaker.

나는 그가 탁월한 연사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 조심! 이 문장은 동격이 아니라고요. >

그런데 자칫하면 동격으로 오해해서, 의미를 잘못 파악하기 쉬운 문장이 있습니다. 속기 쉬우니까, 잘 보세요.

A political conservative, he displayed his strong social conscience in deeds rather than in words.

이 문장의 he는 A political conservative와 동격일까요? 이런 형태의 문장은 동격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 문장에는 콤마가 하나 뿐이고, 또 명사 다음에 동격으로 나올 어구가 대명사이기 때문에 분명히 동격이 될 수 없잖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문법적으로 잘못된 문장은 아닙니다. 콤마가 하나뿐인 것은 동격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그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거든요.

문장 구조를 살펴보면, 이 문장은 주절 앞에 콤마가 있는데요. 이런 구조, 즉 주절 앞에 콤마로 분리될 수 있는 품사는 오직 부사어구 밖에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부사, 전치사구, to 부정사구, 분사어구, 부사절'만이 이런 구조를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예문에서는 부사가 아니라, 명사가 나왔잖아요?" 물론 명사나 형용사가 그런 자리에 나오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형용사나 명사가 곧장 나온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 앞에 Being이라는 분사가 생략되어 있는 문장이거든요. 그러니까 분사구문이라는 말입니다.

분사구문이란 '시간, 이유, 조건, 양보'와 같은 의미의 접속사가 이끄는 부사절을 분사형태의 구문으로 줄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문장은 주절 앞에 있는 어구를 단순하게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생략된 접속사의 의미를 파악해야 정확하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 일반적인 경우에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행동으로 드러내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이 예문은 양쪽의 정보가 상반된 내용으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양보'의 부사절로 해석해야 의미가 통하게 되겠죠? 이 문장을 완전한 부사절로 고치면 제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Though he was a political conservative, he displayed his strong social conscience in deeds rather than in words.

그는 정치적으로는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지만, 말보다는 오히려 행동으로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강하게 나타냈다.

이런 유형의 문장을 분사구문처럼 해석하는 것이 부드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은 부사어구라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문맥에 어울리는 접속사를 넣어서 이해하도록 시도를 하는 것이 옳은 순서입니다. 문장의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것을 우리말로 부드럽게 풀어내는 것은 그 다음에 해야 할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 문장의 strong이라는 형용사는 부사로 해석해야 합니다. 영어에서는 품사를 바꿔서 표현하는 방식이 발달했기 때문에, 우리말보다는 형용사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문맥상 의미가 분명한 경우에는 부사를 형용사로 대체해 버리는 경우까지도 있거든요.

Slow tears arose out of her eyes.

눈물이 천천히 그 여자의 눈에서 솟아났다.

Mother decided that the children could go for a quick swim.

어머니께서는 아이들이 곧 수영하러 가도 좋다고 결정했다.

[제 목] [강좌]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11

───────────────────────────────────────

lecture-11.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열 한 번째 이야기

< 명사의 성에 대해서 >

독일어나 불어를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 성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골치깨나 썩었을 것입니다. 명사만으로도 모자라서, 형용사나 관사에까지 성을 따지는 것이 너무나 복잡해서 저는 아예 두 손, 두 발 들고 말았으니까요.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영어는 아주 실용적인 언어이기 때문에 '남성/여성/중성'이라는 개념을 명사와 대명사에서만 구분합니다.

문법책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어떤 명사에 여성형 접미사를 붙이거나, man/woman처럼 성을 구분해주는 말을 사용해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생물을 나타내는 명사의 경우 강하고 맹렬하고 위대한 느낌을 주면 남성으로, 아름답고 우아하고 가련한 느낌을 주면 여성으로 간주한다'고 적혀 있더군요.

하지만 이제는 모두 '흘러간 옛노래'들입니다. 남성의 성질을 이렇게 규정한 것에 대해 만족해 하는 남성들도 있겠지만, 이런 식의 선입견이 이제는 통용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거든요.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적 차이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남성을 지배적인 위치에 놓고 생각하는 남성 중심적인 편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성교육 현실과 마찬가지로, 명사의 성에 대해서도 우리의 문법책에서는 곰팡내가 풀풀 풍기는 시절의 얘기만 반복하고 있지, 지금은 실제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 the man in the street하고 a woman of the street이라는 말은 각기 어떤 뜻일까요? 첫 번째 표현은 "길에 있는 남자"라고 쉽게 해석이 되는 것 같지만, 그런 뜻이 아닙니다. 길이란 사람들이 사회적 활동을 수행하는 공간이죠? 그렇다면 남성과 여성의 일반적인 성역할에 비쳐볼 때, 길에서 사회적 활동을 주로 하는 남자들을 만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요? 그래서 이 말은 "일반 대중들"이라는 뜻이랍니다. 반면에 여성이 길에 있으면요? 길은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있는 공간이 아니죠? 그래서 두 번째 표현은 바로 "매춘부"라는 뜻입니다. 길이라는 공간에 있는 '사람'이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 그 의미가 하늘과 땅만큼이나 달라지는 괴상망측한 상황이 벌어지죠?

또 시를 쓰는 사람을 우리말로 시인이라고 하고, 여성이 시를 쓰면 '여류시인'이라고 하죠. 영어에서도 poet 다음에 -ess라는 여성형 접미사를 붙입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보세요. 시를 쓰는 사람이면 모두 시인이지, 여성의 경우에만 무슨 특별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여류라는 말이나, 여성형 접미사와 같은 꼬리표들을 붙이느냐는 말입니다? 이처럼 여성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보거나, 남성의 부속물처럼 여기는 관점이나 태도를 '성차별(sexism)'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태풍에는 여성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다 이제는 여성의 이름과 남성의 이름을 번갈아가면서 붙이거든요. 이런 것도 역시 변화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man이라는 단어에는 "남성"이라는 뜻과 함께 "인간"이라는 보편적인 의미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인간의 절반에 불과한 남성이 인간 전체를 대변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생기는 것도 역시 남성 중심의 사고 방식에 따른 결과인 것이고요. 그래서 지금은 이런 의미로 이 단어를 쓰는 것을 가급적 피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어원과는 상관이 없지만, 이런 관점에서 여성해방론자들은 history라는 단어도 'his story'라고 이해하기도 합니다. 즉 전체 인류가 살았던 궤적을 보편적으로 다룬 것으로 흔히들 알고 있지만, 사실 기존의 역사는 '남성 위주의 역사'라는 것이죠. 그래서 여성의 시각에서 본 '여성의 역사'라는 의미로 herstory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물론 신체 구조상 남성과 여성은 분명히 다릅니다. 하지만 현재의 사회 구조에서는 이런 '생물학적 차이'는 '사회 문화적인 차별'로 곧장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거든요. 이런 관점에서 현대 영어에서는 남성과 여성을 여성형 접미사처럼 성을 구분하는 표현을 쓰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고 있다'라고 말한 것은 사람의 의식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변하지는 않기 때문에 예전의 표현들을 쓰는 사람들도 아직 있다는 말입니다. 그야말로 진화중인 것이죠. 하지만 그 진화의 방향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달라진 표현들로 기억하고, 그 배경이 되는 관점을 이해하기 바랍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man이라는 꼬리가 붙는 기존의 표현들은 남성인 경우에만 쓰고, 여성인 경우에는 -woman이라고 쓰거나, 남성명사를 여성에게도 구별 없이 적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anchorman ---> anchorman/anchorwoman

host/hostess ---> host

그런데 이렇게 해도 남성/여성이라는 구분은 여전하죠? 그래서 이보다 더 적극적인 표현으로 -man이라?? 꼬리를 아예 떼버리거나, 성이 드러나지 않는 -person이라는 중성적인 단어로 바꾸기도 합니다.

spokesman ---> spokesperson

chairman ---> chair 또는 chairperson

anchorman/anchorwoman ---> anchor

그리고 때로는 아예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경우도 있고요.

steward/stewardess ---> flight attendant

fireman ---> fire fighter

policeman ---> police officer

congressman ---> representative

man ---> mankind

man-made ---> artificial

그러면 나라 이름을 나타내는 고유명사의 성은 어떻게 될까요? 지금까지의 관점은 '국가의 이름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여성으로, 국토를 의미하는 경우에는 중성으로 받는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우리의 문법책에서는 이런 규정이 족쇄처럼, 철칙처럼 실려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변화를 수용해서, 이제 국가 이름은 중성으로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Israel will not agree to withdraw from the strategic Golan Heights it captured from Syria in 1967.

이스라엘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인 골란 고원에서 철수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

다. 1967년에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시리아로부터 점령했다.

또 성이 구별되지 않는 명사를 대명사로 받는 경우에 예전에는 남성 중심의 사고 방식에 따라 남성으로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성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즉 남성인지 여성인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doctor라는 명사를 he라는 남성 대명사로 받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조항도 역시 성에 대한 인식이 다소 변함에 따라, 그 명사가 여성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해서 he or she라고 표현한답니다.

If any student calls, tell him or her I'll be back soon.

만일 학생이 전화를 하면, 곧 돌아온다고 말해 주세요.

자, 현대 영어의 성 표현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제 아시겠습니까? 모든 표현에는 다 배경이 있는 것이고, 언어란 그런 관점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거울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문법도 마찬가지로 역시 우리가 충분히 추론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배경이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 두세요.

그러면 내일은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어느 문법책에서도 다루고 있지는 않은 내용이지만, 그렇다고 제가 뭐 독창적인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어찌 보면 명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우리가 그냥 흘려버리는 것을 주워 담을 뿐입니다. 영어식 문장 구조와 영어맛 나는 문장을 만드는 방법, 그리고 문장을 쉽게 독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내일을 기대해 보시고, 오늘은 이만...

감기 조심하세요...

[제 목] [강좌]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12

───────────────────────────────────────

lecture-12.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열 두 번째 이야기

< 절을 구로 고치기 - 동사를 명사로 >

자, 오늘은 엄청나게 중요한 얘기를 합시다. '절을 구로 고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절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주어와 동사라는 요소가 필요하고, 다른 절과 연결할 때는 반드시 접속사라는 연결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구로 표현하면, 이런 절차를 간소하게 할 수 있습니다. 즉 더 간결한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문법 조항들이 언뜻 보면 아주 다양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는 몇 가지 원칙이 그 저변에 깔려 있습니다. 그러한 원칙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언어의 경제성'입니다. 그러니까 동일한 정보를 제공할 때 가능하면 좀 더 간결한 구조로 전달하는 것이 좋다는 말입니다.

문법책에서는 별개의 사항인 것처럼 다루고 있는 부정사, 분사, 동명사, 전치사 등의 문법 조항들을 관통하는 한 가지 흐름은 바로 절의 구조를 구의 구조로 고치는 것입니다. 절을 구로 고친다는 것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동사 죽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절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인 동사를 제거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보면, 동사를 명사로 고치거나, 동사를 부정사나 분사와 같은 준동사로 바꾸거나, 동사를 아예 생략시키는 것, 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중에서 동사를 명사로 고치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살펴 볼께요. 왜냐고요? 명사 진도니깐요!

명사에 대해서 우리는 대개 우리말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다른 것보다 비교적 쉽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쉽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부분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준동사와 같은 놈들은 우리말에 없는 표현이라는 생각에 신경을 쓰지만, 명사에 대해서는 그만큼의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의미를 억지로 풀어내거나,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준동사의 경우보다 오히려 더 많이 나오거든요. 그럼 동사가 하나 있는 단문과 두 개 있는 복문을 가지고 동사를 어떻게 명사로 변환시켜서 표현하는지 따져볼까요.

< 자동사는 어떻게 명사로 고치나요? >

목적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유형의 동사를 자동사라고 하죠? 그럼 'She looked at him'이라는 간단한 문장을 예로 들어 봅시다. 먼저 동사를 명사로 고치자고 했으니까, looked를 명사형인 a look으로 고쳐야 하겠고. 그러면 다음에 있던 전치사는 어떻게 할까요? 다음에 나오는 him이라는 단어는 정보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생략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a look이라는 명사와 him이라는 대명사는 나열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명사 어구를 연결할 수 있는 전치사라는 놈을 써야 문장이 성립하게 됩니다. 그럼 어떤 전치사를 쓸까요? "으, 또 전치사야!"라고 전치사 얘기만 나오면 치를 떠는 사람들이 있는데,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동사 다음에 있던 전치사를 그대로 쓰면 되거든요. 어떤 단어의 품사가 바뀐다는 것은 그것이 문장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달라진다는 것이지, 의미 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그 단어의 의미는 그대로 유지되니까, 굳이 전치사를 바꿀 필요는 없는 것이죠.

어떤 단어의 품사가 바뀔 때 전치사도 같이 변하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전치사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예를 들어 be satisfied 다음에는 with라는 전치사가 옵니다. 마찬가지로 satisfaction이라는 명사형 다음에도 전치사는 역시 with입니다.

그런데 아직은 문장이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동사를 명사로 고쳐버렸으니, 동사가 없거든요. 그럼 동사를 채워넣어야 할 텐데, 이때 들어가는 동사는 특정한 의미가 있을까요, 아니면 큰 의미가 없을까요? 그렇죠. look at이라는 동사가 나타내주던 '~을 보다'라는 의미는 어차피 'a look at'이라는 명사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잖아요? 그러니 이때 등장하는 동사는 특별한 의미를 담아낼 필요가 없는 것이죠. 이런 경우에 주로 쓰는 것이 영어의 기본동사라고 하는 do, have, take, get, make같은 놈들입니다.

She looked at him. ---> She got [took, had] a look at him.

그 여자는 그를 쳐다보았다.

The President attended to domestic affairs. ---> The President paid attention to domestic affairs.

대통령은 국내 문제에 주의를 기울였다.

< 타동사가 나오면 어떻게 고치나요? >

타동사란 다음에 목적어로 쓰이는 명사어구가 나오는 놈들인데요, 이런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설명을 읽기 전에 다음 문장을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미리 생각해보세요.

The prosecutor thoroughly investigated the suspect.

그럼 시작해 볼까요. 제일 먼저 할 일, 바로 동사인 investigated를 명사형인 investigation으로 고칩시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아까 자동사를 명사로 고칠 때와 마찬가지로 동사의 명사형과 목적어인 the suspect라는 명사가 곧장 연결될 수 없게 되겠죠? 그래서 이번에도 전치사로 연결해 줘야 합니다. 그럼 이번에는 어떤 전치사를 쓰면 좋을까요? 아까는 나와있는 전치사가 있어서 그대로 쓰면 됐지만, 이번에는 아무 것도 없으니 정말 막막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아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답니다. 우리말로 목적어 다음에는 주로 "~을/를"이라는 어미가 붙잖아요. 마찬가지로 영어의 타동사 문장을 해석할 때도, 목적어에 해당하는 말 다음에 이런 어미가 붙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을/를"로 해석이 되는 경우에는 거의 예외 없이 'of'을 씁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 어미에 맞을만한 전치사를 선택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resist라는 동사는 타동사이지만 "~에 저항하다"라는 의미로, 목적어에 "~을 / 를"이라는 어미가 붙지 않거든요. 그래서 명사형인 resistance 다음에 오는 전치사는 of이 아니라, "~에게"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to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 thoroughly란 부사는 어떻게 처리할까요. 부사란 동사나 형용사 또는 부사를 수식하는 품사입니다. 그런데 이 부사가 모시던 동사 investigated가 명사인 investigation으로 변해버렸죠? 종이야 주인을 따라 가야 하니까, 얘도 부득이 품사가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품사가 변해도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수식관계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입니다. 명사를 수식할 수 있는 품사는 형용사뿐이니까, thorough라고 하면 깔끔하게 처리가 되겠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까처럼 동사를 집어넣으면 되는 데, 기본 동사들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make입니다. 물론 이 make를 시제와 수에 맞게 형태를 고쳐주는 것은 잊으면 안 되겠죠.

The prosecutor thoroughly investigated the suspect.

(=The prosecutor made the thorough investigation of the suspect.)

검사는 그 용의자를 철저하게 심문했다.

Our union has the fierce resistance to the introduction of automation.

우리 회사의 노조는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She bore a striking resemblance to the mayor's wife.

그 여자는 시장의 부인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The millionaire thinks about the establishment of a new university in the city.

그 백만장자는 이 도시에 새로 대학을 설립하는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

어떤가요? 지금까지 별로 생각을 하지 않고 보았던 얘기들이죠? 하지만 이건 상당히 중요합니다.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동안 무심코 보아 넘긴 문장들이 새롭게 보일 겁니다. 오늘은 분량이 조금 긴 것 같기는 하지만, 두산이 롯데를 이기고 우승했거든요. 우하하하!!!! 으이그, 이러다가 내가 아무래도 맞지......

어쨌든 내일은 주절과 종속절이 나오는 복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럼 "Long exposure to moisture will cause nails to rust."라는 문장을 해석해 두세요...

그럼 20000

삐딱이.

[제 목] [강좌]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13

───────────────────────────────────────

lecture-13.doc

영문법 콤플렉스 벗어나기 - 열 세 번째 이야기

< 부사절이 있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자, 지금까지는 절이 하나만 있는 경우를 살펴 봤습니다. 그렇다면 부사절이 있는 경우, 즉 주절과 종속절이 있는 경우는 문장을 어떻게 압축할까요? 먼저 부사절을 분사구문으로 고치는 방법이라고 배웠던 것을 기억해보세요. 먼저 접속사를 생략시킨다고 배웠을 텐데요. 그런데 접속사를 생략시키는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는데, 왜 그럴까요? 접속사란 두 개의 절을 연결해 주는 장치라고 했었죠? 그런데 분사구문이란 바로 동사를 분사라는 준동사로, 즉 동사가 아닌 놈으로 고친 것입니다. 즉 절이 두 개 나온 문장을 하나의 절로 줄이는 방식인 것이죠. 동사가 두 개라면 그것들을 연결해 주는 접속사가 있어야 하겠지만, 동사가 하나 뿐이라면 접속사가 있을 이유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 연결 장치인 접속사를 생략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죠.

그리고 나서 부사절의 주어가 주절의 주어와 일치하는 경우에는 반복할 이유가 없으니까 생략하고, 서?? 다른 경우에는 밝혀준다고 합니다. "난데없이 왜 분사구문 얘기를 할까?"라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틀림없이 있을 겁니다. 그건 이런 규정들이 비단 분사구문에만 적용되는 개별 규칙이 아니기 때문이거든요. 이것은 절을 구의 구조로 압축시키는 경우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보편적인 원칙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동사를 명사로 고치는 경우도, 어차피 동사를 동사가 아닌 형태로 변형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에, 분사구문 만드는 공식이라고 알고 있던 것을 적용하면 되거든요. 이 좋은 내용을 왜 학교에서는 분사구문이라는 한 가지 경우에만 적용되는 규칙인 것처럼 축소시켜서 가르치는지 저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부사절을 명사구로 압축시키는 방식은 아까 자동사와 타동사의 경우에서 배웠던 것을 기준으로 하면 됩니다. 그리고 나서 그 명사어구를 주어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고, 그 명사어구 앞에 접속사와 의미가 같은 전치사를 붙여서 부사구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Because his father died suddenly, he had to give up school.

---> His father's sudden death forced him to give up school.

---> Because of his father's sudden death, he had to give up school.

참, death라는 명사형의 의미상 주어를 지금 His father's라는 소유격으로 고쳤습니다. 분사구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부사절의 주어와 주절의 주어가 서로 다르다면 밝혀줘야 합니다. 그런데 이 의미상 주어는 어떻게 표시하겠습니까? 이와 유사한 경우를 준동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동명사의 의미상 주어는 소유격으로 표시한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가요? 그 이유는 바로 품사의 수식관계에 있습니다. 동명사는 명사어구로 쓰이는 데, 명사를 수식할 수 있는 품사는 형용사 뿐이죠? 대명사가 형용사의 용도로 쓰이는 경우는, 오직 하나 소유격 뿐이거든요. 따라서 명사의 의미상 주어도 역시 -'s나 of과 같은 소유격으로 표시하?? 것입니다.

또 지금처럼 부사절을 압축시킨 명사를 주어로 활용할 때, 주절의 주어는 이미 주어가 있는 상황이 되니까 목적어로, 그리고 주절의 동사는 앞에 기본 동사가 나오니까 준동사로 고치면 됩니다. 조동사가 있는 경우에는 생략하면 되고요. 조동사는 반드시 원형 동사 앞에 오는 것이 원칙이거든요.

두 번째 문장을 해석해 보세요. 혹시 꿈속에서라도 "그의 아버지의 돌연한 죽음이 그가 학교를 그만두게 했다"라고 하지는 마세요. 이렇게 해석하면, 그 내용이 자연스럽게 금방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그럼 첫 문장을 해석해 보세요. "그의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는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다." 이 해석은 의미를 따로 풀지 않고서도, 굳이 의역을 하지 않고서도, 곧장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일한 내용을 전달하는 문장인 데, 첫 문장을 해석한 것이 더 쉽게 이해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첫 문장은 우리가 사용하는 한국어의 구조, 즉 동사를 활용하는 방식인데 반해서, 두 번째 문장은 절을 동사가 아닌 구의 구조로 압축시킨 영어식 문장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늘 영어 문장을 직역하고 나서, 의역하는 습관이 붙어있는 데, 내용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면 굳이 두 번씩 해석하느라고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닐까요? 영어식 구조로 된 정보를 우리에게 익숙한 우리말의 구조로 곧장 변환시켜서 해석하면 될 테니까요.

두 번째 예문의 해석이 부드럽지 않은 이유는 주어로 나온 명사가 무생물 명사이기 때문입니다. 영어에서는 무생물도 주어로 흔히 활용하지만, 우리말에서는 그런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해석이 어색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무생물 명사가 주어로 나오는 경우는 첫 문장에서 확인하신 것과 마찬가지로 그 대부분은 부사절을 명사어구로 압축시킨 것이므로 부사절로 고쳐서 해석해야 합니다.

사실 제 의도는 아주 간단한 것입니다. 영작을 할 때는 영어다운 맛이 나도록 하고, 우리말로 해석할 때에는 우리말로 쓴 문장처럼 자연스럽게 고치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영어도 살고, 우리말도 살 수가 있거?玲?. 우리 주위에 한글도 아니고, 영어도 아닌 엉터리 말들이 가득하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식의 구조 차이를 무시하고, 영어식 구조에 억지로 꿰어 맞춰서 해석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언어 감각을 키우기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것이고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해석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독해란 단순하게 영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라, 그 문장에 담겨있는 정보를 이해하는 능동적인 행위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구조와 말로 옮기면, 훨씬 부드럽게 들리고, 그것은 그만큼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거든요. 실제로 한 단락을 해석하고 나서도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것은 의미를 이해한 것이 아니라, 영어식 문장 구조에 한글을 일대일로 대입해서, 그야말로 기계적으로 고치기만 해서 그렇습니다. 우리말로 된 문장을 읽으면서, 직역하고 다시 의역하는 경우는 거의 없잖습니까?

해석을 한다는 것은 우리말로 이해하는 작업이니 만큼, 해석한 문장은 일단 우리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잖아요? 무조건 "그는 했다 ~을"하는 식으로 무작정 내려가면서 한글도 영어도 아닌 문장으로 해석하는 것이 직독직해가 아니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 구조로 곧장 바꾸는 것이 진정한 직독직해가 아닐까요?

Many people fled to other countries when the war broke out.

------> Many people fled to other countries at the outbreak of the war.

------> The outbreak of the war made many people flee to other countries.

전쟁이 일어나자 많은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피신했다.

His use of technical terms left his audience confused.

---> Because he used technical terms, his audience were confused.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의 강연을 듣던 청중들은 혼란스러워 했다.

Long exposure to moisture will cause nails to rust.

습기에 오래 노출되면 못에 녹이 슨다.

A good writer is wise in his choice of subjects, and exhaustive in his accumulation of materials.

좋은 작가는 주제를 선택할 때는 현명하고, 소재를 수집할 때는 전력을 다한다.

The rebels denounced the government for the seizure of their ships.

반군들은 정부가 자기들의 배를 납포했다고 비난했다.

Some spiders have a toxicity almost equal to that of a cobra, and their bite can kill a man in a few hours.

어떤 거미들은 코브라와 거의 맞먹는 독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 거미에 물리면, 사람은

몇 시간 이내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어떻습니까? 우리말과 영어의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약간 감이 오나요? 영어식 문장 표현법은 대체로 동사를 없애면서 간결하게 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말은 주로 동사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길이가 길지만, 영어는 그 부분을 압축시킨다는 말입니다. 오늘까지는 일단 그런 과정에서 가장 많이 놓치고 있는, '동사를 명사로 고치기'에 대해서 봤습니다.

그럼 내일은 이런 경우를 간단하게 하나만 맛을 보고 나서, 해석상 실수하는 경우가 많은 표현을 공부하도록 할게요. 오늘은 두산이 다 잡은 경기를 졌지만, 내일은 이길 겁니다. 어쨌든 졌으니까, 기분도 꿀꿀하고 그래서 해석 숙제를 드리겠습니다.

1. The acid has eaten through the metal.

2. People in primitive ages had to find caves to live in and a regular supply of water.

내일 봐요...

삐딱이.

Toplist

최신 우편물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