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내 집으로 노후생활비 마련 얼마나 받을 수 있나

50대 후반에 그 정도 재산이면 그럭저럭 노후 생활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3억4천만원 중 2억8천만원이 현재 살고 있는 집값이라는 것이다. 결국 금융자산은 6천만원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너무 높다.

2014년 우리나라 주택 소유자 중 집이 한 채인 비율이 86.4%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집 한 채가 자산의 전부인 사람들이 대부분인 셈이다. 결국 안정된 노후 생활을 위한 현실적인 해법은 내가 가진 집 한 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주택연금 내 집으로 노후생활비 마련 얼마나 받을 수 있나

‘집=재테크’ 공식을 지운다

집을 재테크 수단으로 보는 인식부터 전환해야 한다. 출산율 추이를 보면, 베이비부머의 출생 시기인 1955~60년에는 연평균 6.3명이었다. 이들이 집을 사기 시작하고, 투기까지 가세해 우리나라 집값이 급등한 것이다. 그런데 2005년의 출산율은 1.08명, 2014년에는 출산 장려 정책에도 1.21명이었다.

20~30년 후 이들이 결혼할 때쯤이면 어떻게 될까? 무녀독남과 무남독녀가 결혼해 양가 부모로부터 집 한 채씩 물려받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집으로 돈 버 시대는 지나갔다는 말이다. 이제 집은 안정된 노후 생활의 수단으로 바라봐야 한다.

집의 규모를 줄인다

과거에는 부모가 넓은 평수의 집을 갖고 있으면 자녀들이 자주 와서 머물다 가곤 해서 그런대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가족 모임 또한 외부에서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나치게 넓은 평수에서 살아야 할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고령 세대에게는 이웃집만한 복지시설이 없다. 일본 등 선진국의 고령 세대들이 20평 안팎의 소형 평수이면서 쇼핑, 의료, 취미, 오락, 친교까지 모두 가까운 거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주거 형태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형 주택에 살고 있다면 집의 규모를 줄여 개인연금, 저축, 펀드 등을 활용해 노후 생활비로 운용하는 것이 현명한 대안이다. 나이가 들수록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의 비율을 높여야 한 다. 참고로 50, 60대의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적정 비율은 50:50이다.

빈방을 젊은 세대와 공유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노인들이 대학생이나 직장인 등 20~30대에게 빈방을 저렴하게 내어주고 부엌과 거실 등을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노인들은 빈방을 공유해 노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젊은이들과 함께 살며 외로움을 덜고 활력을 얻을 수 있고, 20~30대는 저렴한 비용으로 좁은 오피스텔보다 훨씬 넓은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 어 양쪽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다. 주택이 크고 빈방이 있다면 이런 형태의 주택 공유를 고려해볼 만하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주택 공유에 대한 시니어들의 관심이 조금씩 일고 있다.

주택연금에 가입한다

준비된 노후 자금이 부족하고, 가진 재산이 집 한 채밖에 없다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주택연금이다. 주택연금은 사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다달이 연금을 받기 때문에, 주거와 노후 생활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만 60세 이상이고, 보유 주택 가격의 합계가 9억원 이하면 신청할 수 있다. 연금 수령액은 가입 당시 주택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65세인 부부가 시가 3억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종신 수령 방식으로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은 97만2천원이다. 2016년 2월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의 부부 합산 노령연금 예상 수령액은 88만원이다. 이 두 가지 연금액을 합하면 노후 최소생활비 정도는 충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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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 살면서 생활비도 해결, 주택연금

우리나라에서는 '은퇴하면 남는 게 집 한 채'인 경우가 많죠. 지난 6월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중산층이 집을 마련하기까지 18년 6개월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는 월급 전부를 저축한다는 가정하에 나온 결과니 실제로는 더 걸린다는 뜻입니다. 이제 주택을 상속재산이 아닌 연금자산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죠. 주택연금은 집을 담보로 맡기고 매월 생활비를 타서 쓰는 상품입니다. 주택을 담보로 생활비를 빌려 쓴다는 뜻에서 '역모기지론'이라고도 불립니다. 담보로 맡겼더라도 내 집에 평생 거주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된다는 점에서 안전한 노후대책으로 꼽히죠.

주택연금의 연금액은 가입자의 나이와 집값에 비례합니다. 부부 중 한 명이라도 만 55세 이상이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데, 이때 둘 다 만 55세 이상이라면 나이가 적은 쪽을 기준으로 합니다. 어린 배우자가 오래 살 것을 고려한 것이죠. 집값은 공시가 기준 9억 원 이하로 시가 12~13억 원의 고가주택 소유자도 가입이 가능합니다. 다만 고가주택을 담보로 맡기더라도 월 지급금은 시가 9억 원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13억 원 주택이나 9억 원 주택이나 월 지급금은 같다는 뜻이죠. 물론 연금 종료 시 차액은 상속인에게 돌려주므로 고가주택 소유자가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와 집값이 같더라도 수령방식에 따라 월 수령액이 달라집니다. 우선 기간에 따라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종신방식'과 정해진 기간만 연금을 받는 '확정기간방식'으로 나뉩니다. 확정기간방식이 종신방식보다 월 지급금이 많지만 이에 따라 발생하는 이자 등도 증가해 주택연금 종료 시 상환해야 할 대출 잔액이 더 늘어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3억 원 주택을 기준으로 65세에 10년 확정기간방식을 선택했다면 종신방식보다 약 67만 원을 더 받아 매월 142만 9,000원을 받게 됩니다.

< 확정기간별 월 지급금 예시 >

확정기간별 월 지급금을 나타내는 표로 수령방식, 종신방식(정액형), 확정기간방식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수령방식종신방식(정액형)확정기간방식
수령기간 종신 10년 15년 20년
월 지급금 760 1,429 1,052 868
증감액
(종신방식 대비)
- +669 +292 +108

자료 : 한국주택금융공사
단위 : 천원 / 조건 : 65세, 3억 원 주택 소유자의 경우

올해 8월부터, 종신방식의 선택지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기존의 '정액형'과 '전후후박형' 두 가지 선택지에서 매달 같은 금액을 받는 '정액형', 가입 초기에 연금을 더 많이 받는 '초기 증액형', 3년마다 수령액을 늘리는 '정기 증가형'으로 바뀌어 가입자의 노후 설계에 맞춰 연금액을 더 많이 받는 시기를 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은퇴 후 국민연금 등 다른 연금이 나올 때까지 소득 공백이 발생하거나 자녀 결혼 등 가입 초기에 더 많은 연금액이 필요하다면 초기 증액형을, 주택연금 가입 후 물가 상승에 맞춰 연금소득의 실질 가치를 유지하고 싶다면 정기 증가형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 주택연금 수령방식 비교 >

자료 : 한국주택금융공사

하루하루 바삐 살아가는 우리들. 은퇴를 대비하기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언제 위기가 찾아올지 모릅니다. 우리의 은퇴도 예고 없이 닥칠 수 있는 일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노후는 부모세대보다 가난하기 쉽다’고 합니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가 닥쳤기 때문이죠. 임금도 잘 오르질 않는데, 그나마 있는 자산도 불리기 쉽지 않습니다. 이런 팍팍한 환경에서 풍요로운 ‘금(金)퇴’를 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금퇴족’들은 금퇴를 맞으려면 연금 운용도, 투자도, 소비도, 위험관리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바쁜 독자들을 위한 금퇴 준비법을 제 저서 ‘지금 당장 금퇴 공부’ 내용을 토대로 소개합니다. 궁금한 점은 으로 보내주세요.

주택연금 내 집으로 노후생활비 마련 얼마나 받을 수 있나
사진출처=pixabay

저금리, 저성장으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기 어려워진 시대. 연금을 잘 관리하는 ‘연금테크’가 중요해졌습니다.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안심할 수 없는 일이죠. 국민연금은 앞으로 수급액이 줄어들 수 있다고 하고, 사적 연금들도 수익률이 미미하니 말입니다. 이럴 때 주택연금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집 한 채가 있다면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주택연금. 연금이 귀해진 시대라선지 요즘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주택연금 가입자가 1만172명이었습니다. 1년간 14.3%가 늘어 누적 가입자는 8만1206명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주택연금은 집을 담보로 받는 연금이라 노후에 든든한 수입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입자가 연금을 다 받은 뒤엔 집이 내 소유로 남질 않는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주택연금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일단 가입하면 집 시세가 올라도 집을 팔아 시세 차익을 보기 힘들죠. 연금액이 넉넉하지 않단 주장도 있습니다. 소유 주택의 시가와 미래가치를 생각해보고 장단점을 두루 따져 가입을 결정해야겠습니다.

주택연금 내 집으로 노후생활비 마련 얼마나 받을 수 있나

● 주택연금, 언제부터 가입할 수 있나

주택연금이란 가입자가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또는 일정 기간 연금을 매달 받는 상품입니다. 시대가 달라져 노후가 길어지고 노후 생계 수단이 부족해지다 보니 주택연금 제도도 개편됐습니다. 이제 만 60세가 아니라 만 55세부터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주택 소유자나 배우자가 만 55세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 보통 언제 가입하고 얼마씩 받나

주택연금은 어떤 사람들이 많이 가입할까요.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72.1세였습니다. 70대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7.6%로 가장 많았습니다. 60대는 34.6%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가입자들은 보통 시세가 얼마인 주택으로 연금을 얼마나 받을까요. 주택연금 이용자의 평균 주택가격은 2억9700만 원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서울 도심의 고가 주택 소유자들은 많이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용자들은 매달 평균 101만 원씩 받고 있었습니다.

● 연금액 산정 기준 따져봐야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매달 받는 연금액이 가입당시 주택 가격과 가입자 연령에 따라 달라집니다. 2020년 가입자 기준으로 주택 가격이 9억 원이라면 가입자가 55세일 때는 매달 138만 원을 받습니다. 하지만 65세라면 매달 226만 원을 받죠. 연금액을 산정하는 나이 기준은 부부 중 나이 적은 사람을 기준으로 합니다. 같은 조건에서 가입자 나이가 많을수록 수령액이 많으니 당장 경제적으로 쪼들리지 않으면 나중에 가입하는 게 유리할 수 있는 거죠.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본인이나 배우자의 나이, 주택가격 등을 입력하면 월 연금수령액 예상치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 중도해지하면 어떻게 되나

주택연금은 가입기간 중에도 월 연금액과 보증료 원리금을 다 갚으면 중도해지도 할 수 있습니다. 중도해지하면 수수료는 없지만 가입자가 낸 초기보증료는 돌려주지 않습니다. 매월 납부하는 연간 보증료는 잔여기간을 따져 정산 받을 수 있습니다.

주택연금을 신청하면 대부분 2, 3주 뒤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지사별로 사정에 따라 좀 다를 수 있어요. 가입비로는 저당권 설정을 위한 법무사 비용, 등록면허세 및 지방교육세 등 세금, 대출기관 인지세, 감정평가수수료 등이 있습니다. 가입비도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이죠. 보유 주택 가격 등에 따라 달라지니 미리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대신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그 해에 납부해야 할 재산세의 25%를 감면 받습니다.

● 주택 상승 기대되면 불리할 수도

주택연금 내 집으로 노후생활비 마련 얼마나 받을 수 있나
2021.4.19/뉴스1 © News1

주택연금의 장점은 가입한 뒤 집값이 떨어져도 연금액이 줄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연금액은 가입 당시의 주택가격과 시중금리를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이죠. 이러한 특징은 ‘양날의 칼’이기도 합니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뒤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연금액은 오르지 않기 때문이죠.

만약 훗날 연금 수령이 다 끝나고 주택처분 시점에 주택 가격이 연금 지급액보다 많으면 손해일까요. 돈을 날릴 일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잔여분은 자녀 등 상속인에게 전달됩니다.

주택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에선 연금 가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칫 섣불리 가입했다가 집값이 오르면 땅을 치고 후회할 수 있죠. 월 수령액을 조금씩 받느니 집값 상승 이후 매매를 통해 시세 차익을 보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주택연금은 집값이 유동적이지 않은 지방의 아파트 소유자들이 주택연금에 가입하기 적당할 수 있습니다.

● 집값 오른다고 ‘묻지마 해지’는 위험

실제 집값이 오르자 주택연금을 해지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2020년 1~9월 주택연금 중도해지는 1975건. 전년 전체 중도해지가 1527건인 점을 고려하면 최근 해지 건수가 상당하죠. 연금을 해지한 사람들은 오른 집값을 기준으로 재가입해 주택연금을 더 많이 산정 받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재가입했다간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중도해지하는 사람은 바로 재가입할 수 없습니다. 3년이 지나 가입해야 합니다. 그 시점에 집값이 얼마나 오를지 알 수 없는 일이죠. 혹시라도 내 집값이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한 가격기준을 넘어서면 연금 재가입 길이 막혀버립니다.

● 주택연금 가입 뒤 이사하면 연금 끊기나

주택연금 가입자가 이사를 할 때는 어떻게 될까요. 담보주택을 바꿔 주택연금을 계속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월지급금은 새 집의 가격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산이 필요할 수 있으니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문의해봐야 합니다. 물론 담보를 노인복지주택으로 바꾸는 건 허용되지 않습니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시작되어도 가입자가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재건축 및 재개발에 참여한다는 걸 입증할 서류를 제출해야 하죠. 주의해야 할 점은 조합에서 주는 이주비 대출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 시가 12~13억 원인 주택 소유자도 가입

최근 몇 년 간 집값이 많이 올랐죠. 노후 소득이 마땅치 않은데 집값만 올라버린 은퇴자들은 난감해졌습니다. 기존엔 은퇴 자금이 마땅치 않아도 소유한 집값이 높아 가입 못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정부와 국회도 가입을 위한 주택 가격 기준을 ‘시가 9억 원’에서 ‘공시가격 9억 원’으로 높였습니다. 공시가격 9억 원이면 시가로 12~13억 원가량이죠.

주의해야 할 점은 아무리 시가가 높아도 주택 가격 상한선이 9억 원으로 제한돼 연금액이 산정되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시가 12억 원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이어도 연금액은 주택 가격 12억 원이 아니라 9억 원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최근에 법이 바뀌며 주거용 오피스텔 소유자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