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좋은걸 잃었고 얼마나 나쁜걸 알았나

  • 웃지 않고 산다면 이 무슨 인생 낭비?귀농생활이 힘들 것을 미리 충분히 알았으나 단단히 각오할 것까진 없었단다. 도시의 아파트를 벗어나는 해방감이 컸거니와, 시골에서 자라며 쌓인 경험과 정서를 밑천으로 삼은 귀농이라 날아오르듯 가뿐한 행보였다. 그리고 즐거운 귀농의 나날이 이어졌다. 살다 보니 구름인 양 물인 양 걸림 없이 한 세상 흐르기에 좋은 게 시골인 걸 알았나보다. 김영남(56, 옥천 풀잎체험농원) 씨는 이렇게 정든 시골에서 활개를 친다. 그저 매양 웃으며 산다. 웃지 않고 산다면 이 무슨 인생 낭비? 그리 여기는 것 같다. 영남 씨의 귀농은 우연한 계기로 촉발되었다. 남들처럼 뜸 들여 면밀한 계획을 세우거나 전국을 돌아다니며 귀농지를 물색하는 식의 사전 작업을 면제해준 선연(善緣)이 그를 방문했던 것이다. 대전의 한 병원에 입원한 시어머니를 수발하다 옆 병상의 어떤 할머니까지 덩달아 수발한 게 귀농의 연줄이 될 줄은 그도 미처 몰랐다. 발버둥 쳐도 안 되는 일이 있고 가만 있어도 술술 풀리는 일이 있으니 인생이란 기묘한 게임이다. 영남 씨는 할머니와의 인연을 복이라 친다. 그렇다면 이 복은 하늘이 내렸나? 영남 씨의 갸륵한 선행에 대한 보상으로? 세사의 인과(因果)는 대략 오차 없이 행진하는 법이다. “퇴원을 한 할머니께서 당신의 시골집에 놀러오라 청하시더라. 병원에서 정들어 양어머니로 삼아 섬겼던 터라 막역한 관계 형성이 됐던 거였다. 해서, 남편과 함께 놀러갔더니 마을의 느낌이 무척 좋아 거기에 아예 살고 싶어지는 게 아닌가. 게다가 양어머니가 빈집을 추천해줬다. 뭐를 따지고 잴 게 없었다. 살던 대전의 아파트 등 부동산을 서둘러 팔아 자금을 만들었고, 그 빈집을 사 허물고 황토 집을 나름 멋지게 지었다. 일사천리로 단숨에 귀농했던 거다. 2016년의 일이었다.” 농원 규모가 엄청나다. 이 너른 언덕배기 토지를 어떻게 확보했지? “시부모님이 남편에게 물려준 유산이다. 전답과 임야로 이루어진 1만8000평짜리 터로 이 가운데 1만 평을 과수원으로 개간해 운영한다. 복숭아도 꽤 많이 심었지만 사과 재배에 주력하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농원 일대의 풍광이 아름답다고 팔짝팔짝 뛰더라. 정작 나는 풍경을 즐길 시간 여유조차 없는데.(웃음) 귀농, 이거 정말 장난 아니다.” 우연하고도 충동적으로 이루어진 귀농이었구나. “그런 셈이다. 계획적이었다면 남편의 직장생활부터 청산했겠지만 그러질 않았다. 시골에 내려와서도 남편은 한동안 대전으로 출퇴근을 했다. 1년 이상 직장 일을 계속하다 그만뒀거든.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옆집 주민과 마찰이 빚어져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는데, 알고 보니 그는 동네에서 아예 내놓은 기인이었다. 결국은 여생을 눌러 살고자 공들여 잘 지은 집에서 2년여를 살다 현재의 이곳으로 이사를 했지.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이곳은 풍광부터 평온하다. 산자락에 안긴 집이라 호젓하고. 이런 터를 찾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용케도 이사를 결심했던 때에 나온 매물이었다. 처음에 살던 집과 지척이지만 모든 여건이 더 좋았다. 기도원으로 쓰던 2층집이었다. 부지 2000평에 전답도 딸려 있어 금상첨화였다. ‘야, 여기가 낙원이구나, 이제 본격적인 귀농생활로 고고싱이다!’ 내가 그렇게 외쳤던 거다.(웃음)” 드디어 농사를 시작했나? “농사를 해본들 보람이 있겠나? 내가 원래 농사라는 직업엔 회의적이었다. 시골 출신으로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잘 알기 때문이었지. 그러나 남편은 농사에 뛰어들었다. 어쩔 수 없이 나도 복숭아대학을 다니는 등 농업에 관심을 가져봤지만 그건 나의 일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농사는 남편이 짓고, 당신은? “하고 싶은 일은 너무도 많았다. 뭐든 맘먹고 덤벼들면 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넘쳤지. 문제는 최적의 일을 찾아내야 한다는 데에 있었다. 식용곤충농장이 적합해 보여 산업곤충 공부를 좀 해봤지만 비전이 보이지 않아 포기했다. 이런저런 모색을 하다 그냥 적성과 능력에 맞춰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답이 나오더라.” 어떤 답이? “도시에서 오랫동안 다육식물과 야생화를 즐기는 단체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다육식물 전문 농원을 만들기로 했다. 된장이나 고추장을 맛있게 담그는 사람으로 알려졌으니 장류 사업을 병행해도 무난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것들은 단기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일이 아니지. 그래 일단은 카페를 차려 생활비를 벌기로 하고 2층 공간을 개조해 찻집을 차렸다. 내겐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었다.” 그의 카페엔 특별한 게 있다 허세와 뻥 없는 겸허함으로 내 실력에 맞춰 사는 일. 그걸 지혜라 일컫지만 지지고 볶는 세파에 흔들리다 보면 과욕과 과속을 일삼다 표류하기 십상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잘해내는 인생은 꽃길이다. 그러나 정작 가시밭길을 헤매다 종 치기 쉬운 게 인생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영남 씨,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자신부터 기쁘게 하는 쪽으로 일을 구상했던 것 같다. 후미진 산기슭에 웬 카페인가 싶지만 개업 1년 남짓이 지난 현재 어지간히 자리가 잡혔다. 잘 돌아간다. 농원 전체의 담백하고 조촐한 풍색과 마찬가지로 카페 역시 소박하게 꾸몄다. 조화나 그림 액자, 소쿠리, 또는 특별할 것 없는 빈티지 장식품들로 공간을 치장해 동네 사랑방처럼 따사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그래서인가, 인근 읍내 주민들이 찾아들어 단골 노릇을 한다. 멀리 대전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도 있다. 사뭇 독특하거나 매력적인 공간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만 순탄하단다. 이 카페엔 뭔가 특별한 게 있나보다. 뭘까. “손님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도 하지만 우선은 찻값이 착해 좋다고들 한다. 차와 함께 제공되는 군것질거리로도 호감을 산다. 푸짐하게 내놓거든. 요즘 같은 철엔 군고구마와 군밤, 옥수수 튀밥을 한꺼번에 제공한다. 이렇게 퍼주고 남는 게 있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지만, 이 외진 산골짝을 찾아주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일 뿐이지. 난 스스로 선택한 일이면 무조건 즐기는 태도로 임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정말 즐거워지더라.” 날이면 날마다 손님들을 맞이해 신경 써야 하는 게 찻집 일이다. 은근히 감정 소모가 많을 것 같다. “난 센치한 멋과 분위기를 추구하는 스타일의 여자가 전혀 아니다. 사교적이랄까, 긍정적이랄까, 내겐 그런 기질이 충만해 있다. 때로 아줌마들과 어울려 앉아 사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카페 일에 만족스럽다.” 코로나로 불황이 자심하다. 찻집에서 나오는 월수입을 말해줄 수 있을까? “평균 순소득 250만 원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부부 둘의 생활비로는 부족하지 않다. 그래도 남편에겐 좀 미안하다. 그간 농원 조성을 위해 내가 많은 자금을 쏟아 부었거든.” 당신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남편은 자동차 회사 쉐보레에서 판금 기술자로 근무하다 은퇴했다. 농장 운영이나 카페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력의 소유자라는 얘기다. 그러니 내가 모든 걸 주도하지 않으면 누가 하나? 남편에게 선언한 약속이 있다. ‘걱정 말라, 반드시 수익이 창출되는 농원으로 키울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어주겠다!’ 하하하!” 아직은 불쏘시개 지피는 단계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도 목소리도 쾌활하다 못해 화통하다. 말방울 쩌렁거리는 것 같다. 그건 오래된 습이다. 잘 이해할 수 없는 게 인간사라지만 낙관과 긍정으로 매사를 접수하면 넘지 못할 벽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밝은 천성도 한몫 거들어 잘 웃게 하는 안면근육을 발육시켰다. 그의 어려서부터의 꿈은 가수였다. 결혼을 하고서도 버리지 않은 꿈이었으나 남편의 반대로 포기했단다. “남편이 뒷바라지를 해줬다면 지금쯤 유명 가수는 아니라도 밤무대 가수 정도로는 뛰고 있을 게 틀림없다.(웃음) 애석하게도 접을 수밖에 없었지만 노래강사 자격증을 따 대전에서 갖가지 봉사활동을 했다. 웃음치료사로도 맹활약을 했다. 그거 아시나? 웃음치료사가 얼마나 좋은 건지를. 남들을 행복하게 하기 이전에 나 자신부터 행복해져 너무 좋더라. 인생이 바뀌더라. 매사에 긍정적인 인간으로 변하거든.” 우울의 늪에 빠질 뻔한 시절도 있었다. 유방암 3기 판정을 받고 사투를 했던 것인데 긍정심을 약 삼아 완치했다. 이후 삶이 한결 소중하고 감사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삶의 감사함을 잊지 않는 것이야말로 좋은 인생을 누릴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걸 실증해보이기 위해 귀농의 나날들을 웃음으로 맞이하고 웃음으로 떠나보낸다. 농장을 둘러볼까. 집 뒤편 경사지에 비닐하우스 석 동이 있다. 하우스 하나에선 다육이 화분들이 도란거린다. 영남 씨는 이 땅딸보 식물들이 향후 농원의 성장 주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을 믿는다. 특용작물을 시험 재배하는 하우스도 있다. 닭과 칠면조와 토끼를 기르는 하우스도 재미있다. 국화를 군락으로 조성한 산책로 맨 위편 평탄지엔 언제 보아도 푸근한 인상으로 무상의 보시를 하는 항아리 200여 개가 놓여 있다. 한판 야무지게 된장 사업에 뛰어들 것을 예고하는 풍경이다. 찜질방과 민박용 객실도 지어놨다. 아직은 불쏘시개를 지피는 단계이지만 영남 씨는 복합농원으로 키워나갈 포부에 부풀어 있다. “친구들은 나를 두고 이미 성공한 귀농인이라 한다. 나를 보고 귀농을 따라 한 친구들도 있다. 그러나 갈 길이 멀다. 귀농인의 귀감이 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목적 지점에 도달하고 싶다. 마을 이장 선거에도 나갈 참이다. 왜냐고? 이장의 선의와 노력만으로도 마을 공동체의 풍토가 개선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김영남 씨가 주는 귀농 Tip •반드시 부부가 함께 귀농하자. 농촌에선 원주민들과의 소통 등 아내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다. •농업정책자금에 관심을 가져라. 크고 작은 각종 지원 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니까. •귀농하기 전에 각 지역에 있는 귀촌귀농단체의 총무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자. 그게 가장 신빙성 있는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길이다.2021-01-01 09:10
  • 한 건물에 두 개의 뮤지엄 미국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는 고독을 그린 이로 유명하다. 예건대 작품 ‘브루클린의 방’에선 먹먹한 창 밖 풍경 앞에 홀로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는 여자가 등장한다. 어찌 해볼 수 없는 외로운 심상이 감도는 그림이다. 삶에 만연한 고독과 피로를 도려내 캔버스에 담았다. 인생사의 답답하고 불안한 연극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사실 일상이란 고달픈 것, 군중 속에서도 외로운 게 사람이다. 미술은 이 참을 수 없는 고독과 불쾌에 숨통을 열어준다. 한 모금의 청량제. 길 위에서의 잠깐 휴식. 미술작품 관람의 의미가 그쯤에 있을 게다. 그러기에 미술관을 만나면 반갑다. 여기에 거리를 걷다 쉬어가기 좋은 미술관이 있다. 코리아나미술관이다. 소음과 차량이 홍수처럼 범람하는 신사동 길모퉁이에 있다. 코리아나미술관은 코리아나화장품이 설립한 미술관이다. 2003년에 개관했으니 어언 20여 년에 가까운 연조가 묵직하다. “돈을 벌기만 하면 무슨 재미? 작으나마 뜻있는 사회 환원을 하리라.” 코리아나화장품 유상옥 회장이 미술관을 설립한 연유가 이와 같다. 그는 일찍부터 미술품과 화장 관련 골동품을 모으는 취미에 푹 빠져 살았다. 오직 자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시작한 취미생활이었으나 점점 수집 물량이 늘어 집이 미어터질 지경에 이르렀고, 마침내 숙고 끝에 미술관과 화장박물관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 두 개의 뮤지엄을 들여앉히기 위해 6층 건물을 지어 ‘스페이스 씨’(space*c)라 이름 붙이고서. 대체로 미술관 건축들은 그 독특한 외양부터 튄다. 웬만하면 유명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겨 누가 보더라도 감흥이 돋을 건축물을 짓고자 노력한다. 건물은 물론 정원이라든가 외부 공간 전체에 예술미를 부여하기 위해 각별한 신경을 쓴다. 이건 하나의 트렌드로 건축가마다 가급적 기발한 방법을 동원한다. 그렇게 미감을 구현한 미술관 건축물이 이미 곳곳에 들어섰다. ‘스페이스 씨’는 이 대열에서 어느 정도 비켜서 있다. 얼른 돋보이게 지은 건물이 아니다. 신사동 대로변에 고만고만한 세련미를 가지고 늘어선 빌딩들의 무개성한 모습과 크게 다를 게 없는 외양이니 말이다. 왜 이렇게 지었을까. 이 건물의 설계를 맡은 이가 건축가 정기용(2011년 작고)임을 알고 나면 수긍이 된다. 그는 겉멋을 애써 추구하는 건축을 극히 싫어했다. 고도의 조형 구사로 예술적 건축을 설계하기에 능해 ‘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통하는 르 코르뷔지에를 불신할 정도였다. 이탈리아 건축가 지오 폰티는 ‘건축가는 신(神)’이라 주장했다. 이 역시 정기용에겐 가당찮은 허세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건축을 학문적으로 구분하면 예술이나 기술이 아니다. 차라리 인문사회과학 영역에 속한다.” 건축 행위를 인문학으로 본 정기용의 관심사는 결국 인간의 문제였다. 그 무엇에 앞서 인간의 삶과 일상의 편의성을 존중하는 집이라야 집다운 집이라 봤다. ‘거주하는 사람의 생활 흔적이 서서히 누적되어 그 사람의 향기가 배어나오는 집’을 좋은 집이라 했다. 건축물을 읽는 철학이 이랬는데 겉멋에 쏠릴 리가. 사람의 삶과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건축을 추구한 그였으니 ‘스페이스 씨’ 역시 실사구시와 휴머니즘을 근간으로 설계했을 걸 알 만하다. 그렇다고 건축이 무덤덤하기만 하다면 무슨 맛? 고수는 은연중 묘수를 쓴다. 티내지 않은 듯 티를 남긴다. ‘스페이스 씨’를 밖에서 보면 층과 층을 잇는 계단을 건물 전면의 유리벽에 붙여 설치한 걸 알 수 있다. 따라서 층계를 따라 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외부에 그대로 드러난다. 건물 내부에서 외부를, 외부에서 내부를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내·외부 풍경이 소통되도록 했다. 흔히 집의 내부에서 내다보이는 ‘뷰’를 중시한다. 그러나 정기용은 달랐다. ‘삶이란 풍경을 소비하는 것, 혹은 풍경과 관계 맺는 것’이라 했던 그는 건물 내부에서 움직이는 사람 풍경을 하나의 퍼포먼스로 보길 바라며 벽을 허문 것이다. 층마다 나무들을 심은 정경에서도 풍경의 기운과 서정을 중시한 의도가 읽힌다. 여성 관련 탐색전 자주 열어 이처럼 곰곰 뜯어볼 게 드물지 않은 ‘스페이스 씨’는 서울에 유일한 정기용 작품이다. ‘스페이스 씨’를 설계하며 들인 공이 많아서였을까. 대장암 투병을 하다가 타계하기 하루 전날, 정기용이 코리아나미술관 유승희 관장에게 전화를 걸어 “고맙다”고 인사를 하더란다. 무엇이 고마웠을까. 유 관장의 얘기는 이렇다. “이미 지쳐 몇 마디 못하시더라. 고맙다고, 건물을 고치지 않아 고맙다고, 그 한마디뿐이었다. 살아 숨 쉬는 건축, 사람을 중심에 둔 건축을 지향한 그의 설계를 받은 건 ‘스페이스 씨’의 행운이다.” 코리아나미술관의 전시 기획엔 뚜렷한 지향이 있다. 화장품 회사가 설립한 미술관답게 여성성, 여성의 노동, 여성의 몸 등등 여성의 정체성 탐색을 테마로 한 전람회를 자주 열었다. 여성주의를 표방한 셈이지만 성차별에 대한 도전과 저항의 메타포로서의 여성 내러티브를 내세우진 않았다. 억눌린 타자가 아닌 자유로운 주체로서의 여성, 즉 대안적 여성을 모색하는 기획전을 미술관의 지표로 삼았다. ‘텔 미 허 스토리’(Tell Me Her Story), ‘아티스트스 바디’(Artist's Body), ‘히든 웍스’(Hidden Works) 같은 전시회들로 화단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분명한 방향성에 추동된 양질의 미술전 개최로 존재감을 돋운 셈이다. 현재 진행되는 ‘호랑이는 살아있다’ 전은 성격이 전혀 다른 기획전이다. 왜 호랑이를 테마로 삼았을까. 자연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호랑이는 공포의 대상만은 아니다. 경외의 대상이기도 했다. 인도에선 신의 수레를 끄는 신수(神獸)로 섬김을 받았다. 우리의 토속신앙에 등장하는 호랑이 역시 하늘과 소통하는 신령한 존재이지 않던가. 민화에 나타나는 호랑이는 재롱떠는 고양이처럼 귀엽고 익살스러워 민간에 스민 호랑이 애호 풍정을 웅변한다. 이렇게 역사와 신화, 민속을 관통해 특유의 위상으로 존재하는 ‘호랑이 현상’의 광활한 스케일과 의미를 재조명하자는 게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이겠다. 다른 변수도 있다. 지금이 바로 호랑이를 부각할 시절이라는 거다. 유승희 관장의 얘기를 들어보자. “88올림픽 때 ‘호돌이’ 마스코트가 각광을 받기도 했지만 요즘 들어 호랑이가 새삼 인기를 끄는 분위기다.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에 열광하는 대중들을 보라. 호랑이 마니아들이 늘고, 호랑이라는 이름을 상호로 쓰는 카페도 많아졌다. 이 급작스런 바람을 미술전을 통해 부양하고, 우리 민족의 상징인 호랑이를 미술 코드로 해석하고 싶었다.” 전시실은 지하 1·2층에 있다. 1층 전시실에선 호랑이 관련 전통 장신구와 조선시대의 수묵화 등을 볼 수 있다. 층고 8m에 이르는 지하 2층 공간은 큐브형 갤러리로 대형 퍼포먼스를 펼치기에 적격이다. 여기엔 호랑이 관련 국내외 작가들의 회화와 다큐, 영상작품 등이 전시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이번 기획전의 타이틀로 채용된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호랑이는 살아있다’이다. 비록 소품이지만 백남준의 기재(奇才)를 즐기기엔 충분하다. 그는 말하길,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 빤한 생각, 지루한 감상이다”라 했다. 타고난 삐딱이 기질과 사람을 사로잡는 쇼맨십, 그리고 기존 사조와 형식을 갈아엎는 도발의 힘을 지렛대로 미술세계를 통째 전복하고 떠난 사람. 백남준의 작품을 보고 있자니 그가 그립다. 이제 5·6층으로 올라가 화장박물관을 볼까. 화장의 시원을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찾아낸 연구 보고서도 있다. 화장이 여성의 전유물만도 아니었다. 예컨대 신라의 화랑들도 화장을 즐겼으니까. 인류는 왜 그렇게 화장에 꽂혔을까. 화장 재료와 도구의 변천사는 어떤 것일까. 화장으로 외모를 가꿔 내면까지 아름답게 다듬을 수 있는 메이크업이 가능할까. 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가볍게 관람하기 좋은 박물관이다. 국내 유일의 화장전문박물관인 이곳엔 남녀용 화장도구와 화장품과 용기들, 동경(銅鏡), 그리고 도자기와 미인도, 은장도 등등 온갖 골동품이 숱하게 전시돼 흥미롭다. ‘백자에 물든 푸른빛’이라는 타이틀의 청화백자 기획전도 볼 만하다. 화장박물관 관람까지 마치고 거리로 나서자 화장하기 어려운 얼굴들이 오고간다. 마스크로 얼굴 절반을 가렸으니 도리 없다. 너나없이 마스크를 쓰다니. 이게 무슨 기발한 미술 퍼포먼스가 아닌 ‘레알’ 현실임은 얼마나 큰 불운인가.2020-12-25 08:00
  • 중년 여성 10명 중 4명은 경험… 노년층 발생 빈도 높아 요실금은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방광의 자극이 심해지고 땀과 호흡으로 빠져나가는 수분량이 줄어 요실금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요실금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새어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소변이 심하게 마렵거나 참지 못해 소변을 흘리기도 한다. 모임은커녕 지인들과의 짧은 만남도 두려워 항상 집에만 있게 된다는 의미에서 ‘사회적 암’으로도 불린다. 이동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국내 중년 여성 인구의 약 40%는 요실금을 경험한다”며 “특히 노년층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데 임신이나 출산, 에스트로겐 농도 저하가 원인이다”고 했다. 요실금, 겨울에 더 심해지는 이유 요실금은 크게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 일류성 요실금 등으로 구분한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하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누웠다 일어날 때처럼 복압이 상승할 때 주로 소변이 새는 증상을 말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소변이 심하게 마렵거나 참지 못해 소변이 새는 증상이 나타난다. 일류성 요실금은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해 잔뇨가 많아 소변이 넘치는 증상이다. 여성에게서 흔한 복압성 요실금은 요도와 방광을 지지하는 골반 근육이 약해져 생긴다. 임신과 출산, 폐경, 자궁 질환(자궁적출) 등으로 요도의 닫히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도의 길이가 짧아 요실금이 더 잘 생긴다. 노화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신과 출산은 ‘제3의 성장통’이라고 불릴 만큼 질 이완, 괄약근, 외음부 근육의 약화를 불러일으킨다.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결핍은 요도점막 위축을 유발하고 요도 폐쇄력 감소로 이어져 요실금의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요실금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커피나 탄산음료 등에 들어 있는 카페인이 이뇨작용을 촉진해 방광과 요도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꽉 끼는 속옷이나 스타킹, 레깅스 등을 입는 것도 방광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비만인 사람은 복압이 증가해 요실금이 더 잘 생긴다.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속옷이 젖는 절박성 요실금은 요로감염이나 약물 복용, 중풍이나 치매 같은 뇌신경 질환이 원인이 돼 나타난다. 수술 부담으로 참는 경우 많아…수술 능사 아냐 요실금이라고 모두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마다 증상과 정도가 다른 만큼 각기 다른 치료법이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복압성 요실금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골반근육운동 등의 물리치료를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설사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간단한 방법으로 가능하고 흉터가 남지 않는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요도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슬링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요도 밑에 테이프를 걸어 주는 방식이다. 절박성 요실금은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병행해 치료한다. 정상적인 배뇨에 관한 교육과 함께 바이오피드백, 자기장 치료, 케겔운동 등을 하면 방광의 크기가 늘어나고 강화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항콜린제라는 약물로 불필요한 방광의 수축을 억제하고 방광의 용적을 늘린다. 약물이 효과가 없다면 방광 벽에 보톡스를 주사해 근육을 부분적으로 마비시키는 치료를 받는다. 절박성 요실금과 복압성 요실금이 같이 동반한 혼합성 요실금은 약물치료와 함께 수술적인 치료를 동시에 진행한다. 이동환 교수는 “요실금은 수술 부담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통증을 참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일상적 불편감과 심리적 불안함이 큰 질환으로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며 “최근에는 흉터 없는 요실금 수술이 가능해져 환자분들의 걱정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요실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다. 알코올·탄산음료·커피·홍차·초콜릿 등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도 피한다. 특히 출산 뒤에는 골반근육운동을 꾸준히 하고, 비만이라면 당장 살부터 빼는 것이 좋다. 기름기 있는 음식은 피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수영이나 유산소 운동 등 전신운동을 하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요실금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이동환 교수는 “흡연은 기침을 유발하고 방광을 자극해 요실금이 심해질 수 있다”며 “규칙적인 배뇨 습관도 중요한데, 이를 위해 취침 1~2시간 전에는 수분 섭취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2020-12-22 09:31
  • 환상지통, 생소하지만 이해가 필요하다 거리를 걷다 보면 팔 또는 다리를 잃고 의수 또는 의족을 차고 생활하는 이웃들을 가끔 만난다. 이들을 만날 때면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그렇다. 사지 중 일부를 잃게 되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이로 인한 우울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발생하는 문제가 바로 환상지통(Phantom limb pain, 幻想肢痛)이다.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 증상은 신체 절단을 경험한 이웃 대부분이 경험한다. 환상지통은 사지 중 일부의 절단 이후 발생한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사지에서 느끼는 통증이나 이상 감각이다. 예를 들어 무릎 아래 절단으로 발을 잃었지만 없어진 발에 통증을 느낀다.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라며 손사래를 치는 독자들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하지만 실제로 절단 수술 이후 많은 분이 힘듦을 호소하는 증상이다. 16세기 프랑스 의사 앙브루아즈 파레(Ambroise Paré)가 최초로 환상지통의 증상에 관해 기술했고, 19세기 미국 남북전쟁 시기 의사인 사일러스 미첼(Silas Weir Mitchell)에 의해 환상지통(Phantom limb pain)이라고 명명됐다. 환상지통은 코, 눈, 가슴 등 우리 신체 어느 부위에서도 소실 이후에 발생할 수 있고, 상지와 하지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신체 소실 환자 중 많게는 80%까지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만큼 절단 후 많은 분이 피해갈 수 없는 증상이다. 증상은 타는 듯한 통증(작열감),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 칼로 베는 듯한 통증, 꽉 쥐어짜는 듯한 통증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절단 환자의 50% 정도는 절단 후 24시간 이내에 발생하고 길게는 수년이 지난 후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증상 발생 후 시간이 흐르면서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수년간 지속하기도 한다. 신체 중 일부를 잃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흔한 원인으로는 당뇨, 외상, 암, 혈관 장애 등이 있다. 2005년 미국의 사지 절단 환자는 160만 명으로 조사됐고, 2050년에는 36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사지 절단 환자는 늘어날 것이고, 이로 인해 환상지통을 겪는 사람들 역시 많아질 것이다. 과거에는 환상지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을 숨기며 살았다. 없어진 사지에 통증이 있다고 하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치부됐기 때문이다. 이 점이 우리가 환상지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다. 환상지통은 증상 발생 초기에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다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환상지통이 발생하는 의학적 기전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과거에는 정신적인 문제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절단 후 발생하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의 이상 변화를 기전으로 하는 복잡한 증상으로 이해하고 있다. 환상지통은 절단 전 통증이 있었던 사지에서 잘 발생한다. 성별 및 나이에 따른 증상 발현의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스트레스, 우울감, 불안감과 같은 감정적인 요소와 흡연, 지나친 음주, 외부의 차가운 환경에 노출 시 악화하는 특징을 보인다. 환상지통의 치료는 약물적 치료와 비약물적 치료가 있다. 약물적 치료는 환상지통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생각되는 중추신경계 또는 말초신경계를 대상으로 하는 약물이 있다. 항우울제, 항경련제, 마약성 진통제 등이 도움이 된다. 비약물적 치료에는 거울을 이용한 재활 치료(시각 훈련), 전기자극치료, 반복적으로 자기장을 이용해 뇌를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술, 침 치료 등이 있다. 약물치료와 병행하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환상지통은 스트레스, 우울감, 불안감 등 감정적인 문제로 인해 증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의 도움을 통한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사지 절단 후 의족 혹은 의수 등의 보조기를 착용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적절하지 않은 보조기를 착용할 경우 환상지통의 악화 가능성이 있다. 현재 자신이 상태에 맞는 보조기를 적절하게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절단지의 근력 강화도 통증 호전에 도움이 된다. 꾸준하고 적절한 근력 강화 운동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증상 발생을 의료진에게 조기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즉시 적용함으로써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환상지통은 우리 몸의 신경계가 연관된 복잡한 기전을 통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다양한 증상 악화 요인들이 존재하는 만큼 이러한 요인을 이해하고 실생활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듯 환상지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통해 사지 손실에 따른 삶의 질 저하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2020-12-07 10:38
  • 스타일리시하게 겨울나기‘집콕’ 생활로 근사한 옷 한 벌 차려입고 나갈 일 없는 한 해였지만, 이번 연말만큼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1년 동안 몸과 마음을 괴롭힌 ‘코로나 블루’는 벗어 던지고, 멋진 옷을 차려입은 뒤 모델처럼 카메라 앞에 서보는 거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패션계에서 알아주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들의 개성 만점 코디를 살펴보자. 그녀들의 위풍당당한 포즈도 함께 참고한다면 브라보 독자들도 ‘인생 숏’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기본 아이템만으로 근사하게 린다 라이트(Linda Wright) 프랑스 파리의 캐시미어 의류 브랜드 ‘크림슨 캐시미어’ 오너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과거 모델 활동을 했으며, 랄프 로렌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구글에 그녀의 이름을 입력하면 ‘패션 스타일’이란 키워드가 뒤에 따라 붙을 정도로 남다른 패션 감각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룩으로 차분하고 근사한 멋을 내고 싶을 땐 린다 라이트의 스타일링을 주목해보자.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파리지앵 스타일’의 정석을 따르는 그녀는 코트나 데님 진, 스웨터 등 기본 아이템만으로 근사한 멋을 뽐낸다. 특히 그녀의 패션은 캐시미어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오너답게 겨울에 더 빛을 발한다. 라이트는 비슷한 계열의 색상을 배합하는 ‘톤앤톤’ 스타일링으로 자칫하면 심심해보일 수 있는 코디의 매력을 끌어올렸다. 갈색 카디건 위에 카멜색 코트를 걸쳤고, 카키색 니트에는 같은 색 모자와 유사한 톤의 체크 슬랙스를 착용했다. 때로는 캐시미어 숄이나 스카프를 둘러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더했는데, 이 역시 의상과 비슷한 색감으로 맞췄다. 캐시미어 하나만으로 실용성과 멋,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강렬한 레드로 시선 집중 린 슬레이터(Lyn Slater) 미국 뉴욕 포드햄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겸 패션 블로거. 키가 작거나 나이가 많아 코디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코디 팁을 제안하는 블로그를 운영한다. 2014년 뉴욕 패션 위크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찍힌 코디 사진 한 장으로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됐다. 린 슬레이터의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수많은 코디가 올라와 있지만, 그중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하는 붉은색 계열의 옷차림이었다. 쨍하고 강렬한 레드 컬러 의상은 그 자체로 존재감이 강해 평소에는 자주 착용하기 힘들다. 하지만 연말 모임, 파티 등 특별한 날 포인트로 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색이다. 슬레이터는 이 어렵고도 매혹적인 색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그녀는 붉은 색상 아우터나 원피스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이와 어울리는 검정색 아이템을 매치했다. 가방과 신발을 검정색으로 통일하거나, 마젠타색 퍼 코트 안에 시크한 블랙 원피스를 입는 식이다. 톡톡 튀는 색과 차분한 색이 함께 어우러지니 개성 있으면서도 과하지 않은 한 벌이 완성됐다. 2% 부족한 날엔 모자를 주디스 보이드(Judith Boyd) 정신의학과 간호사로 일하며 8명의 손주를 키우다 70대에 현역 모델로 데뷔했다. 32년간 함께한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패션 철학을 표현하고 기록하는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신경 써서 옷 한 벌 갖춰 입었는데 어딘가 2% 부족해 보이거나 유난히 착장이 밋밋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럴 땐 잡화나 액세서리에 힘을 줘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모자는 작은 변화만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는 효자 아이템이다. 또 추운 겨울엔 보온 효과도 있고, 탈모가 있는 시니어는 간단하게 콤플렉스를 감출 수 있다. 해외에선 이미 알아주는 모자 마니아가 있는데, 바로 주디스 보이드다. 그녀 사진엔 모자가 빠지는 법이 없다. 특히 1930년대 신사의 상징이었던 ‘탑 해트’, 중세시대의 귀족을 떠오르게 하는 ‘피더 해트’ 등 빈티지 모자를 애용한다. 주로 옷의 색상과 패턴에 맞춰 통일감을 주는 방식으로 스타일링하며, 볼드한 귀걸이로 시선을 분산한다. 시대를 거스르는 패션이 다소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개성을 뽐내고 싶은 날엔 그녀의 모자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자신감을 입자 그레스 가넴(Grece Ghanem) 캐나다 몬트리올의 패션 인플루언서. 미생물학자로 일하다 현재는 개인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 중이다.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님에도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클럽 모나코와 세포라 등 뷰티·패션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아 협업을 진행했다. 나이에 걸맞은 옷이 있다는 것도 다 옛말이다. 귀를 살짝 덮는 단발머리가 매력 포인트인 그레스 가넴은 그야말로 ‘에이지리스’(Ageless)의 아이콘이다. 인스타그램 피드 속 나이를 뛰어넘는 과감한 패션과 그에 어울리는 당당한 포즈를 보고 있으면, 그녀의 나이가 몇 살인지 따지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가넴의 변신에는 한계가 없다. 슈트 한 벌 빼입고 다리를 쩍 벌리며 남성적인 포스를 풍기는가 하면, 가슴이 파인 아찔한 블랙 원피스에 호피 무늬 코트를 걸치고 매혹적인 이미지를 뽐내기도 한다. 강렬한 색감의 퍼 재킷도 거침없이 걸치고 현란한 패턴의 블라우스와 바지, 등이 훤히 드러난 스웨터 등 젊은 세대조차 쉽지 않은 아이템도 멋지게 소화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녀의 패션에서 얻을 수 있는 팁은 바로 당당하게 입는 ‘자신감’이다.2020-12-04 11:23
  • 겨울철 피부 보습 동안 유지의 첫걸음인간은 왜 다른 동물처럼 몸에 털이 많지 않을까요? 인류학자들은 땀 배출을 용이하게 하여 노폐물 배출과 체온 조절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추정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진화 과정을 통해 인간의 피부가 다른 동물과 달리 외부 환경에 직접 노출이 된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따뜻한 외투를 두른 듯한 북금 곰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철이 다가와 외부 공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올겨울에도 우리 피부는 차갑고 건조한 외부 환경과 싸워야 합니다. 이런 겨울철에 조심해야 할 피부 질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피부건조증 겨울철에는 습도가 낮아져 피부의 신진대사가 약화되고 지방 분비가 적어져 피부를 통한 수분 증발이 증가되어 피부건조증이 나타납니다. 초기에는 미세한 비늘을 동반한 홍반이 나타나다가 더 진행하면 피부가 갈라지기도 합니다. 또 나이가 들면 점차 피지선의 분비 기능이 떨어져 피부건조증과 가려움증에 더욱 시달리게 됩니다. 이럴 때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며, 겨울철 실내에서는 가벼운 옷차림,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실내공기 환기와 가습기 등을 이용해 적정 습도를 유지해주면 좋습니다. 우리는 흔히 피부 좋은 사람을 보면 아기 피부 같다고 표현합니다. 보송보송한 피부가 좋은 피부의 표본인 셈입니다. 아기 피부와 성인 피부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수분 유지 능력입니다. 피부 노화 방지는 이 수분을 어떻게 유지하는가가 생명입니다. 건조한 겨울철에 피부 보습이 특히 중요한 이유입니다. # 안면홍조 일상생활에서 화가 나거나, 부끄러움을 느낄 경우 또는 흥분했을 때 우리는 감정 변화로 인해 일시적으로 얼굴이 붉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정상적인 생리현상을 넘어 지속적으로 자주 얼굴이 붉어진다면 안면홍조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얼굴의 양 볼은 외부에 늘 노출되고 혈관 분포도 많아 홍조가 잘 나타나는 부위입니다. 특히 겨울철 외부의 찬 공기 때문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피부 고민 중 하나입니다. 추운 바깥 날씨에 피부가 자극을 받으면 자율신경계 반응이 일어나 혈관들이 수축돼 체온을 보호하다가 따뜻한 실내로 들어가면 모세혈관 확장으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안면홍조 증상을 완화하려면 적절한 실내외 온도차 조절이 필요합니다. 과도하게 실내 온도를 올리지 말아야 합니다. 또 혈관에 자극을 주는 짠 음식, 뜨거운 음식 등도 피해야 합니다. 가능한 한 피부에 직접적으로 자극을 주는 상황을 피하고 자외선 차단제 바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외에 알코올도 안면홍조의 원인이 됩니다. 당뇨병이나 갑상선 장애 등 혈액순환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나 일부 약물에 의해서도 얼굴이 붉어질 수 있습니다. 여드름, 접촉피부염, 아토피피부염 등 다른 피부 질환과 안면홍조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반드시 피부과 진료를 통해 원인이 되는 피부 질환을 치료해야 합니다. 안면홍조증은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에 치료를 받고 원인 차단과 악화 요인 배제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 한랭두드러기 찬 공기, 찬물, 얼음 등에 피부가 노출된 후에 나타나는 두드러기로, 낮은 온도에 있다가 다시 체온이 올라갈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겨울철, 외부에 노출되는 부위에 자주 나타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드러기 종류 중 하나이며, 다른 두드러기와 마찬가지로 피부의 비만세포가 자극을 받아 히스타민 분비가 증가되고 이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면서 발생합니다. 차가운 자극을 받은 몸 일부에만 올라오기도 하고 전신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콩 정도 크기로 볼록 올라온 홍반이 특징이며 심한 가려움이 동반되지만 대부분 3~4시간 내에 흔적 없이 치유됩니다. 병력 청취로 별다른 검사 없이도 진단이 가능하지만, 유발검사(ice cube test)로 쉽고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장년층에서 한랭두드러기가 처음 발생한 경우에는 피부과를 방문해 류머티즘, 암 등 다른 동반 질환 여부를 체크하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은 항히스타민제 복용으로 진정이 되며, 심할 경우에는 계속 약 복용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예방은 원인이 되는 추운 환경을 피하는 것입니다. 겨울철 피부 보호는 보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적절한 실내 온도와 습도 유지가 필요하며, 외부와 실내 온도 차이가 너무 나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실내 온도는 20~23℃, 실내 습도는 40~45%가 적절합니다. 샤워는 주 3회 10분 내외로 끝내고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샤워가 끝난 후에는 충분한 보습제를 발라 보습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피부장벽 유지를 위한 이러한 노력들이 겨울철 피부 질환 예방의 첫걸음이며 건강한 피부를 지키는 비결입니다.2020-12-04 08:27
  • ‘분노’ 꾹 참지도 말고, 욱 내뱉지도 말고분노사회’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세상이다. 특히 한국 중장년의 경우 ‘한이 많은 세대’라 불릴 만큼, 노여움과 울분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한 이가 대다수다. 누군가는 화를 참지 못해, 또 누군가는 화를 내뱉지 못해 마음의 병을 앓는 것이다. 이러한 화가 자칫 ‘분노증후군’이나 ‘분노조절장애’로 이어진다면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다. 분노도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도움말 김동철 심리학 박사(김동철심리케어 원장) 흔히 ‘화병’(火病) 또는 ‘울화병’(鬱火病)으로 잘 알려진 ‘분노증후군’은 오랜 시간 축적된 화를 표출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이다. 이와 반대로 ‘분노조절장애’는 느닷없이 욕을 하거나 폭력을 행하는 등 화를 분출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분노조절장애의 경우 지하철에서 학생에게 시비를 거는 노인이나 묻지마폭행을 가하는 중년남성 등이 표면적 이슈가 되어 이러한 증상을 가진 시니어가 많다고 여기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사회적, 정치적으로 억압받으며 생계와 가정을 위해 자신을 억누르고 살아온 한국 중장년의 특성상 분노증후군을 겪는 이가 훨씬 많다(분노조절장애는 해외에서, 또 청소년이나 청년 세대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나타남). 다만, 가족도 잘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드러나는 증상이 거의 없어 그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전조증상이 덜한 암일수록 늦게 발견돼 치료가 어렵고 위험하듯, 분노증후군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나도 꿈이 있었는데… 엄마의 울화 # 70대 여성 A 씨는 젊은 시절의 사회 분위기와 가정 사정 등으로 학업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 한을 자녀 교육을 통해 풀고자 했고, 온갖 정성으로 아이들은 고학력에 좋은 직장까지 얻었다. 그런데 야속하게도 자녀들은 번번이 어머니의 무지(無知)함을 들먹이며 무시를 일삼았다. 이에 A 씨는 소외감과 우울함으로 지난 세월을 한탄했고, 급기야 극단적 시도까지 생각하게 됐다. 한국의 중장년 여성들은 자기 뜻과 다르게 학력 단절을 겪거나 사회 참여 기회를 박탈당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전업주부로서 소임을 다했고, 못다 이룬 꿈을 대신 펼쳐줄 자녀들에게 헌신하며 살았다. 그러나 장성한 자녀들은 그런 어머니의 공(功)을 인정하기는커녕 자신의 지식수준과 비교하면서 종종 무시하거나 소외시킨다. 물론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본의 아니게 내뱉은 말 등으로도 상처를 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중장년이 박탈감을 갖게 되고 비참한 심정이 되어 분노하게 된다고 한다(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많다). 여기에 배우자와의 사별이나 번아웃증후군(소진증후군)까지 겹치면 심한 우울 증세가 나타나고, 상태가 악화하면 극단적인 시도까지 감행한다. 이렇듯 위험한 병이지만, 안타깝게도 자가 확인이 쉽지 않아 예방이 어렵다. 몇 가지의 체크리스트만으로 진단할 수 있는 단순한 심리·정신질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위의 사례와 같은 상황에서 최선의 예방책은 자녀들 손에 달렸다. 보통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의 과거 이야기를 듣기 싫어하고 불편해한다. 그러나 이럴 때 자녀가 따뜻하게 공감해주고 인정하고 칭찬해주면 부모의 울화는 조금씩 누그러진다. 시니어 입장에서는 자녀에게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묻어둔 고충을 털어놓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게 좋다. 내가 왜 화를 냈지? 분노 컨트롤이 어려워 #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60대 남성 B 씨는 최근 들어 자괴감이 많이 든다. 자신도 모르게 욱하는 심정이 들어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자주 역정을 내곤 한다. 심할 땐 욕설에 소리까지 지르면서 폭력적으로 변한다. 그러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희한할 만큼 기분이 가라앉는데, B 씨는 분노조절이 안 될 때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후회가 몰려와 괴롭기만 하다. 분노조절장애는 뇌신경이나 호르몬 등의 문제로 스스로 감정 조절이 어려워 뜻하지 않게 폭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한다. 마치 조울증처럼, 심하게 화를 냈다가 이내 미안해지는 마음이 들곤 한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자주 반복되면 본인은 물론 주변인까지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이 마음을 다스린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므로 증상이 의심되면 반드시 정신과 진료와 약물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특히 과거에 조현병, 우울증, 공황장애를 앓았거나 파킨슨, 치매 등 뇌 질환 환자인 경우는 분노조절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더 크다. 또,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뇌수술 후유증으로, 감정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망가져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때때로 분노조절장애가 지속되다가 우울증이 오거나, 과격한 행동으로 인한 주변과의 소통 단절을 겪어 분노증후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중장년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증상이 더 심해지므로 환절기나 추운 계절엔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제어할 수 없을 만큼 화를 낸다면(주변에서 점검해주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 분노조절장애를 의심해보고 정신과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길 권한다.2020-11-11 09:14
  • 처음 만나는 플래그십 유산균 발효 음료 ‘닥터홍프로’ ‘닥터홍구르트’ 출시 코로나19로 계속되는 세계적 위기는 자연스럽게 면역력에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신뢰성 있는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에 강한 면역력을 갖추는 것만이 코로나19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합리적인 해법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산균이야말로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대표적 건강보조제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 주목도만큼 수많은 유산균 제품들이 나와 있기에 무엇이 정말 효과적인 유산균 제품인지 알기 어려운 현실이 있다. 국내 최고의 산부인과 의사이자 청국장의 항암 효과를 발견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홍영재 박사는 기존 유산균의 한계를 극복한 유산균을 발견했다. 해답은 우리에게 친숙한 ‘김치’였다. 김치는 미국의 유명 건강 잡지 ‘Health’에서 세계 5대 좋은 음식의 하나로 선정하였고 사스(SARS)가 우리나라를 피해간 이유로 꼽혔을 만큼 위대한 전통 발효 식품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러나 그런 검증된 사실들을 넘어서 홍 박사가 김치 유산균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김치 유산균 자체가 가진 강한 생존력이었다. 김치 유산균,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최고의 유산균 “김치 유산균은 마늘, 고추, 염분 등 산도가 높은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번식하기 때문에 생명력이 그 어떤 유산균보다 강합니다. 따라서 서양인보다 더 긴 장(腸)을 가진 동양인의 장에서도 살 수 있죠.” 홍 박사는 이러한 김치 유산균의 특징을 살려 한국 토종 균주 전문 기업 코엔바이오(대표 염규진)와 함께 손잡고 기존 유산균 제품과는 차별화된 닥터홍프로와 닥터홍구르트를 개발하였다. 1500여 종의 균주를 보유하고 있고 10여 개 이상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 허가 진행을 추진 중인 코엔바이오의 염규진 대표는 특히 닥터홍프로를 진정한 플래그십 유산균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기존 유산균과의 차별화를 추구했다고 말한다. “닥터홍프로는 세계 최초로 김치에서 추출한 지방 및 콜레스테롤 분해력이 뛰어난 균주인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락토바실루스 퍼멘텀, 락토바실루스 사케이 등 다양한 균주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에 들어간 6개 균주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처 FDA의 HUMAN OTC DRUG에 등록 완료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서목태와 하수오, 4년근 인삼 분말 등의 한방 원료를 넣어 항암 효과와 면역력 증가를 추구하였습니다.” 닥터홍프로와 기존 제품과 다른 것은 유산균의 효과, 천연 한방 재료들과의 결합뿐만 아니라 맛에서도 차별화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그 비결은 바로 스테비아. 스테비아의 원산지인 남미에서 A급 스테비아를 수입, 사용하여 특유의 달콤한 맛을 내게 된 닥터홍프로는 색소와 방부제 또한 전혀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순수하게 천연 제품으로 이뤄진 유산균 제품으로 만들어졌다. 닥터홍프로·닥터홍구르트 유산균 음료에 대량 함유된 균주들 홍 박사가 김치 유산균의 남다른 생명력에 주목한 또 하나의 이유는 현대인의 식생활 때문이다. 장내에는 30%의 유익균과 10%의 유해균, 60%의 중간균으로 구성돼 있다. 홍 박사는 장내 질서를 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닥터홍프로는 김치 유산균에 더해 홍 박사 자신의 ‘전공 분야’라 할 수 있는 재래 시골 청국장 분리 발효균과 발효 물질을 첨가하여 그 효과를 더했다. 그리고 원재료에 분유를 포함하지 않은 100% 식물성 제품으로 우유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시간이 서양인보다 짧은 동양인에게 잘 나타나는 유당불내증을 완화하는 효과도 노렸다. 이는 수많은 아이들을 만났던 산부인과 의사로서, 그리고 암을 극복한 청국장 전도사이자 식당 경영인으로서의 삶을 가진 홍 박사의 해법이 느껴지는 부분들이다. 그야말로 그가 수십 년간 연구한 건강 연구의 결정체가 여기서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홍 박사가 김치 유산균 발효액 96.7%를 함유한 ‘닥터홍프로’와 김치 유산균 발효액 93.05%를 함유한 ‘닥터홍구르트’를 만들게 된 이유는 사람들이 더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롯됐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여 다시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는 진단이 나오는 현재, 현대인에게 유산균은 점점 더 각별하게 필요한 영양 성분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현대인의 과도한 인스턴트 식품 의존 성향과 음식에 뿌려지는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은 몸속의 중간균과 유익균까지 몰살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홍영재 박사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김치 유산균을 기본으로 하여 만든 닥터홍프로와 닥터홍구르트가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30팩에 닥터홍구르트는 4만3000원, 닥터홍프로는 9만5000원이며 생유산균이라서 유통기한 3개월, 반드시 냉장으로 보관해야 한다. 생유산균 알갱이들이 들어있는 닥터홍프로는 침전물이 골고루 섞일 수 있도록 잘 흔들어서 마셔야 한다. 아침에는 닥터홍구르트 저녁에는 닥터홍프로를 꾸준히 마시면 ‘腸 운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유산균 음료에 대량 함유된 균주들이 놀라운 대사순환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력이 중요한 시대에 김치에서 찾은 한국형 유산균 음료의 효력이 포스트 코로나에 또 한 번 진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2020-10-23 16:38
  • 담배의 해악,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치자담배가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을 잘 모르며 ‘심심초’라며 피우던 우리 선조들 시대에는 곰방대의 길이가 신분을 말해줬다. 방 안에서도 피우고 심지어는 *간난아이가 있는 단칸방에서도 피웠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담배의 해악을 잘 몰라 용감했던 시절이다. 이제는 담배의 해악이 대부분 밝혀졌다. 흡연자가 없어질 만도 한데 아직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 남녀 각각의 흡연율은 16.2%와 5.2%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높은 수치다. 성인들 수치로만 보면 20%를 훌쩍 넘는다. 성인 남자 5명이 있으면 이 중 한 명은 흡연을 한다는 얘기다. 여성 흡연자도 1.1%나 된다. 무엇보다 임신을 해야 할 귀한 몸으로 흡연을 하는 모습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어 안타까움이 더하다. 흡연은 흡연자 개인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흡연자 옆에 있으면 알게 모르게 간접흡연의 위험도 있고 담배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치료에 공동자산인 의료보험료가 지불된다. 정부에서는 국민건강을 위해 금연을 유도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다. 담배 포장지에 경고성 그림을 넣고 담뱃값을 대폭 올렸다. 또 건물을 통째로 비흡연 건물로 지정해 내부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했다. 공원은 물론이고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 등 공중이 모이는 곳은 정해진 장소가 아니면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법을 강화했다. 흡연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금연을 유도하는 유인정책도 다양하다. 보건소에서 금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를 돕는 여러 가지 지원도 있다. 예를 들어 암보험에 가입할 때 금연자는 평균 7% 정도 비용을 감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연자가 대폭 감소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담배의 해악을 알면서 왜! 담배를 끊지 못하는가! 담배에는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담배 제조회사에서는 담배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설탕, 코코아 같은 첨가물을 사용하고 촉촉한 습기를 머금게 하기 위해 글리세린도 첨가한다. 이런 것들이 담배 맛(향끽미라고 함)을 좋게 하지만 역설적으로 강한 중독성을 불러와 쉽게 끊지 못하게 한다. 담배는 처음 유혹에 빠질 때 조심해야 한다. 어른들이 피우는 걸 보고 호기심으로 흉내를 내다가 점차 중독되어간다. 젊은 시절에는 담배나 술을 과하게 먹어도 신체가 건강해 잘 이겨낸다. 그래서 위험성을 잘 모르고 지낸다. 담배 연기 속에는 4000여 가지의 화학적 물질이 들어 있다고 한다. 그중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가 대표적이다, 이런 나쁜 물질이 혈관을 막히게 하고,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각종 암의 원인이 된다. 또한 심장마비, 당뇨, 발기부전, 피부노화, 실명 등의 발병 위험도 높인다. 담배를 피운다면 반드시 실손 보험에 가입하라고 권할 정도로 건강에 해롭다는 게 굳어진 정설이다. 담배에 중독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금연 프로그램을 펼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처음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흡연 예방은 사춘기에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 멋있어 보여 호기심으로 시작하는 흡연이나 사회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한 흡연 등 담배에 손을 대기 전에 담배의 해악이 머릿속 깊이 각인되도록 금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담배의 해악을 알 수 있는 정규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 담배가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있다는 점도 알려줘야 한다. 또 담배를 끊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게 해줘야 한다. 이러한 교육이 호기심으로 시작하는 흡연으로부터 젊은이들을 보호하는 길이다.2020-10-16 08:51
  • 인류를 향한 애정이 마침내 발효에 닿다홍영재 박사의 삶을 들여다보면 인생에 대해 이해하고 말하기보다는 그저 ‘인생이란 이렇구나’를 느낄 수밖에 없는 지점들이 있다. 그의 삶이 보여주는 다채롭고도 극적인 면모들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산부인과 의사였고 20년 전 두 개의 암에 동시에 걸려 죽음 직전까지 갔으나 청국장으로 극복했으며, 암을 이기는 청국장 전도사이자 식당 경영인의 삶도 살았다. 그런 그가 최근에 도전하게 된 영역은 유산균, 그것도 김치 유산균이다. 김치 유산균, 청국장 효소와 함께한 홍 박사의 기적 같은 삶과 나이를 잊게 하는 끊임없는 도전의식이 만든 이야기를 들어봤다. 홍영재 박사가 처음 사회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높인 것은 산부인과 의사로서의 명성이었지만, 사실 그는 의사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어릴 적 꿈은 미대를 진학해 화가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건축가였던 아버지가 만류했다. 당신이 건설업에 몸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예술계 현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아버지의 만류는 홍 박사에게 묵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의대에 들어가길 권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의사로서의 삶이나 화가로서의 삶이나 정교하게 손을 써야 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보면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결국 그는 아버지의 권고에 따라 의대에 발을 들이게 됐다. 최고의 산부인과 병원을 만들고 받은 6개월 시한부 선고 의사가 된 후 그는 쉬지 않고 일했다. 연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전문의, 차병원 산부인과 과장, 건대 부속 민중병원 산부인과 과장을 역임하면서 국내 최고의 산부인과 의사로서 나아갔다. 그러나 명성이 높아지는 만큼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병원을 갈구하게 되었다. 결국 강남 한복판에 병원을 세우는 또 한 번의 도전을 시도했다. 주위의 반대가 심할수록, 그리고 경영의 어려움을 느낄수록 그는 더 도전했고 치열하게 일했다. 성과가 나아지면 되려 자신을 채찍질하는 이유로 삼았다. 그렇게 일한 만큼 홍영재 산부인과는 대한민국 최고의 산부인과로 거듭났다. 그러나 그 ‘일’이 문제였을까. 병원이 자리를 잡고 나니 그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2001년 10월에 강화도를 방문한 그는 갑자기 아랫배에 통증을 느꼈고 서울로 돌아와 진단을 받았다. 결과는 대장암 3기. 더구나 대장암뿐만이 아니라 신장에도 암이 있었다. 하나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암이 두 개나 발견된 것이다. 그의 나이 59세, 환갑을 코앞에 두고 일어난 일이었다. 평소 몸 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여기던 그였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피트니스 클럽과 골프 등 주기적인 운동으로 몸 관리를 한 것도 소용이 없었다. 삶의 시련이란 갑작스럽게 가차 없이 들이닥친다는 걸 알려주기라도 하듯, 담당의는 그에게 6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내렸다. 바로 수술을 하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 다행히 수술은 문제없이 끝났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수술이 끝난 뒤에 왔다. 인생에서 처음 겪는 항암치료. 크나큰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다. 청국장과의 기적 같은 만남 수많은 암 환자들은 수기를 남긴다. 그 수기들은 하나같이 항암치료 시 겪어야 하는 엄청난 고통에 대해 증언한다. 홍 박사는 현역 의사였기에 그 사실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잘 알기에 더 큰 고통과 공포로 다가왔다. “죽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험하지 못하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그의 말에서, 두 개의 암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누구도 겪기 힘든 극한 상황이 짐작됐다. “77~78kg이던 몸이 61kg까지 줄었고 우울증이 왔습니다. 입과 목의 염증으로 음식을 넘길 수 없었고 구토를 하느라 잠을 못 잘 지경이었습니다.” 그는 그때의 자신을 산송장이었다고 표현했다. 그야말로 하루하루 굶으면서 죽음 가까이 가던 날들이었다. 가족들은 그런 그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온갖 노력을 했지만 그의 식욕을 되찾아줄 음식은 없어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돌아가신 어머니가 끓여주던 청국장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식욕이 돋았는데 신기하더군요.” 마치 운명처럼 청국장을 찾는 그를 위해 이모가 정성을 다해 끓여다 줬다. 놀랍게도 그는 아무런 구토 증세 없이 눈물을 흘리며 청국장을 먹기 시작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그의 배를 따뜻하게 채워줬고, 이후로도 암 투병기간 내내 빠지지 않고 챙겨먹었다. 그는 이때 만난 이모님의 청국장을, 죽음의 코앞까지 갔던 자신의 인생을 또 한 번 전환시켜준 터닝 포인트라 생각한다. 청국장에 담긴 항암 효과를 확신하다 홍 박사는 마침내 암의 굴레에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는 의사이기에, 청국장만으로 암이 나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잘 따르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청국장은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을까? 그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몸이 증거라 생각하고, 청국장에 암을 이기게 도와주는 힘이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확신을 보완하기 위해 청국장을 연구했고 그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발견한 사실들을 상세히 기록한 책 ‘청국장 100세 건강법’도 출간했다. 이때부터 청국장은 항암 효과를 가진 우리 음식의 대명사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콩에서 올리고당이 발효될 때 특정한 산성물질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대장암을 일으키는 물질을 없애는 역할을 해 장 세포가 암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다. 콩의 항암 효과는 콩을 발효시켰을 때 더 커진다. 콩이 발효되면 항암 효과가 있는 폴리글루타메이트와 면역력을 높이는 고분자 핵산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증명하듯 세계 각지에서 콩 음식은 건강식품의 대명사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홍 박사 또한 청국장이 지닌 건강식품으로서의 효능을 확신하게 되어 ‘홍영재장수청국장’이라는 이름으로 식당을 개업하고 식당 경영인을 겸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수한 강연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청국장 전도사로서의 삶을 살았다. 김치에서 발견한 유산균으로 새로운 도전 그러나 그의 전통음식에 대한 관심은 청국장에서 끝나지 않았다. 청국장을 재발견하게 된 때로부터 어언 20여 년이 지난 지금, 홍 박사는 우리의 전통음식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 바로 김치다. “김치는 미국의 유명한 건강 잡지 ‘헬스’(Health)에서 세계 5대 음식 중 하나로 선정했습니다. 사스(SARS)가 우리나라를 피해간 이유로 꼽혔을 만큼 위대한 전통 발효식품입니다. 김치 유산균은 마늘, 고추, 염분 등 산도가 높은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번식하기 때문에 생명력이 그 어떤 유산균보다 강합니다. 따라서 서양인보다 더 긴 장을 가진 동양인 장에서도 살 수 있죠.” 사실 현재 시중에서 판매 중인 유산균 제품들은 유통 및 보관상의 문제로 대부분 캡슐 내 분말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균의 종류도 서양 유산균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분말형 제품은 건조 공정에서 많은 수의 유산균이 사멸하고 인체에 좋은 유기산, 천연비타민, 효소 등을 포함하는 유산균 배양 산물이 거의 없어진다는 게 홍 박사의 진단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 한국 토종 생유산균에 주목 장내에는 30%의 유익균과 10%의 유해균, 60%의 중간균으로 구성돼 있다. 홍 박사는 장내 질서를 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장에는 면역세포의 70%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장내에는 유산균 같은 균과 장내 부패를 촉진하고 가스를 발생하는 유해균, 그리고 중간균이 있죠. 그러나 잘못된 식생활로 인해 중간균과 유익균이 몰살되면서 현대인들의 몸이 망가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무너진 장내 질서에는 유산균, 특히 생명력이 강한 한국 토종 김치 유산균이 효과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인에게 유산균은 점점 더 각별하게 필요한 영양 성분이 되어가고 있다. 과도한 인스턴트식품 등에 의존한 식생활,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이 중간균과 유익균까지 몰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홍 박사가 다시 한 번 더 도전하는 삶을 선택하도록 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김치 유산균으로 만든 ‘닥터홍프로’와 ‘닥터홍구르트’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요즘 면역력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면역력 향상을 위해 가장 먼저 꼽는 것이 ‘腸 건강’이다. 장은 음식물을 흡수하고 배설하는 기능뿐 아니라 체내 면역세포의 70% 이상이 집중돼 있어 신체 면역기능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장내 유익균을 늘려주는 ‘유산균’을 섭취하는 게 좋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평생을 건강 아이콘으로 살아온 홍 박사가 김치 유산균 발효액 96.7%를 함유한 ‘닥터홍프로’와 김치 유산균 발효액 93.05%를 함유한 ‘닥터홍구르트’를 만든 건 사람들이 더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롯됐다. 건강 연구의 결정체가 유산균 음료로 녹아나다 제조와 생산은 한국 토종균주 전문기업 코엔바이오(대표 염규진)에서 하고 있다. ‘닥터홍프로’와 ‘닥터홍구르트’는 세계 최초로 김치에서 추출한, 지방 및 콜레스테롤 분해력이 뛰어난 균주 류코노스톡 등 다양한 균주를 함유하고 있다. 이들 제품에 들어간 6개 균주는 이미 미국식품의약국인 FDA의 HUMAN OTC DRUG에 등록 완료된 상태다. 닥터홍프로는 김치 유산균에 재래식 시골 청국장 분리 발효균과 발효 물질, 서목태와 하수오, 인삼 등의 한방 원료까지 더해 항암 효과는 물론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닥터홍구르트는 망고농축퓌레, 꾸지뽕줄기, 치커리를 비롯한 유기농 천연원료를 배합해 만들었다. 설탕이나 색소, 방부제는 전혀 넣지 않고 천연감미료인 스테비아가 들어갔다. 그리고 분유를 포함하지 않은 100% 식물성 제품으로 유당불내증을 완화하는 효과도 노렸다. 닥터홍프로와 닥터홍구르트는 기존 유산균 드링크가 가진 여러 한계를 극복한 제품으로 보인다. 또한 4만여 명의 아이들을 만났던 산부인과 의사로서, 그리고 암을 극복한 청국장 전도사이자 식당 경영인으로서 살면서 터득한 홍 박사의 노하우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그야말로 수십 년간 공부하고 고민한 건강 연구의 결정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내하고 나누며, 젊게 살자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최신 기술 영역에서 또 한 번 도전을 시도한 홍 박사를 보면 도전정신이 삶의 한계까지 극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최근 그는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해 인터넷 방송도 하고 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 죽음으로부터 벗어난 이후 여전히 그의 청춘은 계속 달리고 있는 중이라고 봐도 좋을 듯싶다. 그가 의욕적으로 선보이는 새로운 도전이 앞으로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 궁금하다. 거듭나는 삶을 살고 있는 홍 박사는 자신의 인생을 이끌어준 사람으로 두 명의 스승을 꼽는다. 한 사람은 홍 박사가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가는 ‘백인’(百忍)이라는 두 글자를 준 아버지다. ‘백인’은 ‘열 번이라도, 백 번이라도 참아라’라는 의미다. 과연 홍 박사의 고통과 그것을 극복한 과정들을 들여다보면 그 말이 좌우명인 게 이해가 간다. 백 번만큼 참아서 얻을 수 있는 결과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스승은 군의관으로서 월남전에 참가했다 만난 맹호부대 포사령관 이셨던 심유선 대령이다. 홍 박사는 삶과 죽음을 오가는 무서운 곳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그분 덕분에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끝까지 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2년 전에 그는 인구가 35만 명밖에 안 되는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던 중, 국민을 위해 애써준 주인공들을 발표하는 행사장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낸 사람들의 이름을 외치면서 진심 어린 박수를 쳐주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1년마다 하는 행사라는데, “우리는 잘될 거다!” 하며 서로 응원하고 안아주는 그들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쉬지 않고 나눔의 자세를 실천하며 세상 모든 이들을 사랑하는 아이슬란드 사람들, 심유선 대령, 선친을 보면서 홍 박사는 자신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달았다. 의사로서, 죽음의 고비에서 살아 돌아와 숙명을 받든 자로서, 뜨거운 가슴으로 느끼며 지키게 된 지침이기도 했을 것이다. 홍 박사의 지칠 줄 모르는 삶의 여정은 이제 인류를 향한 애정의 전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젊게 사십시오. 젊음에는 병이 깃들지 않습니다. 우리도 잘될 겁니다.”2020-10-1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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