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항상 결심만 할까 pdf

의지력은 우리 자신과 사회를 크고 작은 방식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2011년 아마존 올해의 책
◆왜 다시 의지력인가?

심리학자들이 인생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개인적 특성을 지속적으로 발견하는 두 가지 요소는 지적 능력과 자기 절제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지적 능력을 영구적으로 향상시키는 비결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자기 절제를 향상시키는 방법은 발견했거나 혹은 적어도 재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이 책은 시작한다.

빅토리아 시대적 개념인 의지력은 20세기 들어 심리학자와 철학자에게 그 존재를 의심받고 인기를 잃었다. 로이 바우마이스터조차 처음에는 회의론자였다. 하지만 연구를 통해 의지력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는 의지력이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인내심을 주는지, 그리고 의지력이 결여된 사람은 어떻게 자기 절제를 잃어버리는지 관찰했을 뿐 아니라 정신적 에너지가 어떻게 혈관 속 포도당을 활성화하는지도 확인했다. 바우마이스터와 동료 연구자들은 의지력도 근육과 마찬가지로 너무 한꺼번에 사용하면 지치지만, 장기간에 걸친 훈련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발견했다. 바우마이스터의 실험이 의지력이라는 존재를 처음으로 입증함에 따라 이는 곧바로 사회과학에서 매우 심도 있는 연구 주제 중 하나가 되었다(이 실험은 현재 심리학에서 가장 많이 거론하는 연구에 속한다). 또한 그들은 의지력 향상이 더 나은 삶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발견했다.(10쪽)

현대인은 어느 때보다도 많은 유혹에 시달리는데, 바우마이스터에 따르면 욕망은 일반적 현상이며 보통 사람들은 깨어 있는 시간의 4분의 1―적어도 하루에 4시간―을 욕망과 싸운다고 한다. 사람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저항하고자 한 욕망은 식욕에 관한 것이며, 다음이 수면과 일에서 벗어나 쉬고자 하는 욕망, 그다음으로 성욕으로 밝혀졌다. 사람들은 잠이나 섹스, 그리고 소비에 대한 욕망을 억누르는 데는 비교적 성공했지만 TV를 보거나 웹사이트를 둘러보는 것처럼 일하는 시간에 휴식하고자 하는 욕구를 억누르는 데는 약했다. 평균적으로 의지력을 동원해 유혹을 이겨내는 정도는 절반 정도였다.
그런데 20세기 들어 의지력에 대한 열광이 약화된 것은 부분적으로 그것이 빅토리아 시대의 광신에서 비롯된 면이 있지만, 경제적 변화와 세계대전 탓도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의 계속된 유혈 사태는 고집스러운 지도층이 지나치게 ‘의무’에 순종하느라 의미 없는 죽음을 양산한 결과였다. 따라서 독일(국가를 재건하기 위한 ‘의지의 심리학’을 발전시켰는데, 그것은 히틀러에 대한 개인숭배와 홍보를 위한 것이었다)을 제외한 미국과 서유럽의 지식인층은 전쟁 이후 느긋한 삶의 방식에 대해 설파하기 시작했다. 기술 발전으로 값싼 물건이 공급되고 도시 인근 지역이 부유해짐에 따라 소비자의 요구를 자극하는 경제 발전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사회학자들은 강한 내면적.도덕적 확신이 아니라 주변의 의견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타율적’ 인간이라는 새로운 유형을 발견했다. 이때의 베스트셀러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나 노먼 빈센트 필의 《적극적 사고방식》 같은 유쾌한 책들이다. 이러한 경향을 달리 말하면 의지력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인데, 이를 가장 잘 간파한 학자는 앨런 휠리스였다. 그는 《정체성에 대한 탐구》에서 이러한 현대인의 특성을 잘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의지력에 반대하는 새로운 논점을 가진 영향력은 점점 커졌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는 관점에 대해서 심리학자들은 회의적이었다. 따라서 저자도 1970년대에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자로서 경력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의지력에 대해 일반적 수준의 회의적 태도를 유지했다. 대체로 이때 심리학자들은 자기 절제가 아닌 자존감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바우마이스터도 이 분야의 초기 연구를 이끌면서 자기 능력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춘 사람이 더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영위한다는 관점을 견지했다. 이 시기의 베스트셀러는 《나는 괜찮아―당신도 괜찮아》 혹은 《네 안의 잠든 거인을 깨워라》 등이 있다. 국제적 연구 결과, 미국의 8학년들은 수학에서 어느 나라보다도 자신감이 월등했지만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자신감이 낮은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실제 성적은 훨씬 뒤떨어졌다.

그러는 동안 1980년대의 몇몇 연구자는 철학자들이 자기 절제라는 용어 대신 사용하는 자기 조절(self-regulation)이라는 주제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자기 절제의 부활은 실험실이나 현장에 뛰어든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이루어졌다.
월터 미셸과 동료 연구자들은 ‘즉각적인 유혹을 견디는 학습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마시멜로를 4세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언제든 원할 때 먹을 수는 있지만 실험자가 돌아올 때까지(15분 후) 먹지 않으면 마시멜로를 하나 더 얻을 수 있다는 게 조건인 실험을 하였다. 이 실험에서 끝까지 기다린 아이들은 다른 것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유혹은 이기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미셸은 한참이 지난 후에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행운을 얻는데, 그의 딸에게서 자기 반 친구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 마시멜로 실험에서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먹어치운 아이들이 학교 안팎에서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었다. 반면 15분이라는 시간을 끝까지 기다린 아이들은 30초 만에 마시멜로를 먹어치운 아이들보다 SAT(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210점이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의지력 있는 아이들은 친구나 선생님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고, 나중에 수입도 더 많았다. 그 이후의 여러 실험도 이 결과를 뒷받침한다(21∼23쪽). 즉 자기 절제야말로 삶의 성공을 위한 핵심적인 열쇠인 것이다.
그 이후 심리학자들은 인류학자들과 신경학자들이 연구해놓은 자기 절제가 뇌의 작용과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인간의 뇌는 크고 정교한 전두엽으로 특징지어지며, 이는 진화에서 오랫동안 핵심적인 이점, 즉 주위 환경이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적 능력으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뇌가 큰 동물일수록 크고 복잡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했다. 이는 호모사피엔스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인간은 영장류 중에서 전두엽이 가장 큰 동물인데, 이는 우리가 가장 큰 사회 집단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며, 이것이 아마도 인간에게 자기 조절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의지력의 네 가지 범주
-첫째, 생각의 조절이 그 첫 번째이다. 우리는 훈련을 통해 집중하는 법을 배우며, 특히 동기가 강할 때 그 효과는 커진다.
-둘째는 감정 조절을 들 수 있다. 기분에 특히 집중하는 것을 심리학자들은 정서 조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의지로 기분을 바꾸는 것은 대체로 어렵다.
-셋째는 충동 조절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의지력과 가장 많이 연관시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행 조절이라는 범주가 있다. 현재의 일에 에너지를 집중해 속도와 정확성을 기하고, 시간 관리를 잘하며, 그만두고 싶을 때도 강한 의지를 발휘하는 것이다.

◆재미있고 재미있는 의지력 실험들과 개념들
따라서 바우아미스터와 티어니는 이 책에서 전직 가라테 사범에게 체크리스트의 비밀을 전수받기 위해 기업의 CEO가 기꺼이 하루 2만 달러를 지불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또 왜 실리콘 밸리의 사업자가 19세기의 가치를 고취하기 위해 디지털 도구의 개발에 몰두하는지 밝힌다(141∼159쪽). 또한 미주리 주의 세쌍둥이 울보를 한 영국인 유모가 어떻게 길들였는지(254∼260쪽), 아만다 파머(31∼34쪽)를 비롯한 드루 캐리(100∼115 쪽), 에릭 클립튼(215∼239쪽), 오프라 윈프리(275∼304 쪽) 같은 이들이 자신의 삶에 어떻게 의지력을 작용했는지를 알아본다. 특히 오프라 윈프리의 경우는 “다이어트에서 최악의 상황”이라는 마지막 장에서 다루는데 물론 그녀의 다이어트는 완벽하게 실패로 끝난다. 하지만 이 장에서 우리는 자기 절제와 체중 감소의 관계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그 상관관계가 훨씬 적다는 것이 밝혀진다. 따라서 저자는 체중 조절에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권한다. 첫째, 절대 다이어트 하지 말 것, 둘째 절대 초콜릿이나 다른 음식을 포기한다고 선언하지 말 것, 셋째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과체중과 의지력 부족을 절대 동일시하지 말 것 등을 권하면서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이 실패하는 이유를 ‘아무렴 어때 효과’로 정리한다. 물론 전문용어로는 ‘역규제적 섭식 경향'이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신중하게 자기 억제를 해온 사람들이 왜 먹는 것에 대해 자제력을 잃어버리는가 하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보통 하루에 섭취하는 최대 칼로리에 대한 일정한 목표가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이유로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그날의 다이어트를 실패한 것으로 간주하여 그다음엔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들은 ‘아무렴 어때, 오늘은 즐기자’고 생각하고 평소보다 많이 먹는 것이다(284쪽). 그리하여 저자는 여러 실험을 통해 다이어트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를 제시한다. 그뿐 아니라 데이비드 블레인이 어떻게 44일간의 단식에 성공했는지(177∼182쪽), 또 탐험가 헨리 모튼 스탠리(183∼215쪽)가 어떻게 아프리카 야생 지역에서 수년 동안 살아남았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과학자들이 자기 조절을 연구실 밖에서 어떻게 적용했는지를 들려준다.

자아 고갈
바우마이스터가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 그리고 행동을 제어하는 능력이 소진된 것을 묘사할 때 쓰는 용어로 뇌의 전측대상피질이라고 하는 부위와 연관이 있다. 이곳은 행동과 의도가 불일치하는 것을 감시하는 장소로 토론토 대학교의 마이클 인츨리히트 등이 발견한 것이다. 그에 따르면 자아 고갈 현상은 자기 절제의 핵심 기관인 전측대상피질의 활동을 약화시킨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다시 말해 반응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따라서 자아가 고갈되지 않았다면 훨씬 쉽게 성취할 일도 힘겹게 처리할 수밖에 없다.
바우마이스터와 그의 오랜 동료인 미네소타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캐슬린 보스가 이끄는 팀이 새로운 실험을 수행한 결과, 자아 고갈과 증상이 좀더 확실하게 밝혀졌다. 이 실험에 따르면 자아가 고갈된 사람은 현저한 감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 대신 모든 일에 더욱 강하게 반응했다. 슬픈 영화는 이들을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즐거운 그림은 이들을 더욱 즐겁게 만들었고 충격적인 그림은 이들을 더욱 공포와 불안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다. 아주 차가운 물에 닿자 이들은 정상인보다 훨씬 고통스럽게 반응했다. 또한 욕구도 증폭되었다. 쿠키를 먹은 사람은 더 많은 쿠키를 갈망했고, 그럴 기회가 주어지자 엄청난 양을 먹어치웠다. 포장된 상자를 풀고 싶어 하는 욕구도 더욱 강력했다.
그러므로 자아 고갈은 이중으로 타격을 가하는데, 즉 의지력이 약화되고, 갈망은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포도당이 의지력의 핵심이다
포도당 없이는 의지력도 없다. 포도당과 자기 절제의 연관성은 저혈당증 환자에 대한 연구에서 등장한다. 연구자들은 저혈당 환자들이 평균적인 사람에 비해 집중과 부정적 감정 조절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범죄자나 폭력적인 사람 중에는 저혈당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사실도 알아냈다〔코미디언 짐 터너의 경우(61쪽), 1979년 댄 화이트 재판의 경우(62∼63쪽)〕. 즉 당뇨병 환자는 보통 같은 또래의 충동적이고 폭발적인 성향이 강한 것이다.
짐 터너의 경우를 보면 그는 몸에 포도당의 양이 떨어지면 흥분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부인뿐이었다. 그때 부인이 주스를 주면 그는 다시 침착해졌다. 주스 속 에너지가 몸 안에서 포도당으로 변한 것인데, 포도당은 단 음식뿐 아니라 온갖 음식에 각기 다른 형태로 들어 있다가 몸속에서 포도당으로 전이된다. 소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포도당은 혈관을 통해 온몸으로 퍼진다. 근육은 당연히 엄청난 양의 포도당을 사용하며 심장과 간도 마찬가지다.
여성들의 생리전증후군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특정한 한 가지 행동뿐 아니라 각종 문제를 증폭시키며 자기 절제의 경계를 허물 버린다. 생리전증후군에 약한 여성은 다른 여성보다 결근율이 두 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것은 외적 충동과는 관계가 없다는 재미있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황체기라는 생리 전 주기 동안 여성의 몸은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난소에 보내거나 여성 호르몬을 분비하는 등 그와 관련한 활동에 소모한다. 많은 에너지와 포도당을 재생산 시스템에 투입함에 따라 몸의 다른 부분에 사용될 에너지가 부족해 더 많은 연료를 갈구하는데, 이때 점심으로 먹는 양이 평소보다 170칼로리가 더 많다고 한다.

결정할 일이 있으면 언제 하면 좋을까?

죄수 1(오전 8:50 심사): 아랍계 이스라엘 남자, 사기죄로 30개월 복역 중.
죄수 2(오후 1:27 심사): 유대계 이스라엘 남자, 폭행죄로 16개월 복역 중.
죄수 3(오후 3:10 심사): 유대계 이스라엘 남자, 폭행죄로 16개월 복역 중.
죄수 4(오후 4:25 심사): 아랍계 이스라엘 남자, 사기죄로 30개월 복역 중.

위의 표는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 중인 네 명의 죄수가 최근 가석방 신청한 것을 보여준다. 판사와 범죄학자 그리고 사회학자로 이루어진 심의위원회는 죄수들의 탄원을 심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회의를 한다. 그런데 이 네 가지 경우에는 특별한 유사성이 있다. 네 명 모두 과거 각기 다른 범죄로 복역한 적이 있는 상습범이었다. 또 형기의 3분의 2를 복역했으며, 출소 후에는 갱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점도 있었다. 네 명의 죄수 중 두 사람만 가석방이 허용되었다는 점이다. 이 네 명의 죄수 중 가석방이 거부되어 계속 감옥에 있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평균적으로 판사들은 죄수 두 명 중 한 명에게만 가석방을 허락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요컨대 아침 일찍 심사를 받은 죄수 중에서는 65퍼센트 정도가 가석방된 반면, 오후 늦게 심사를 받는 죄수는 10퍼센트 미만에게만 가석방이 허락되었다. 똑같은 패턴이 점심때에도 반복되었다. 점심시간인 12시 30분 직전에 가석방을 받을 확률은 20퍼센트밖에 되지 않았지만, 점심을 먹은 직후에는 60퍼센트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래서 죄수 1과 죄수 2만 가석방되었다.
판단은 힘든 정신적 작업이다. 판사는 연이어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때마다 이들의 뇌와 신체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의지력의 핵심 성분인 포도당을 소모한다. 이처럼 의지력과 결정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결정하는 것 자체가 의지력을 고갈시키기 때문에 더욱더 결정하기가 어렵다. 직업상 날마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어떤 시점에서는 에너지가 대폭 감소해 겨우 남아 있는 에너지를 보존할 방법을 찾게 된다. 그래서 결정을 유보하거나 회피할 구실을 찾는 것이다. 이때 쉽고 안전한 방법은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 즉 죄수를 그냥 감옥에 가두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언제 하는 것이 좋은지 많은 암시를 받을 수 있다.

의지력은 강화될 수 있는가
감정 통제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의지력 강화에 실패했다. 따라서 감정 조절 훈련은 의지력을 강화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반면에 매일 곧은 자세를 연습하거나 식단을 기록한 그룹들은 의지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올바른 자세를 연습한 집단에서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구부정한 습관을 극복함으로써 학생들은 의지력을 강화할 수 있었고, 자세와 상관없는 다른 과제도 더 잘해낼 수 있었다. 하루에 얼마나 똑바로 앉고 섰는지를 기록한 일지를 보면, 특히 성실하고 충고를 따른 학생에게 발전은 더욱 두드러졌다(169쪽).
의지력 강화의 거의 모든 실험에서 정기적으로 체력 훈련을 했거나 공부를 하거나 돈 관리를 해온 피실험자들은 눈에 띄는 향상을 보여주었다. 특히 각 실험의 막바지에 진행된 자기 절제 테스트에서는 고갈 효과에 매몰되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는 훈련 결과 사람들의 체력이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정신적으로 의지력이 고갈되었을 때도 유혹을 견디는 힘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173∼174쪽).
어떤 실험 참여자는 자기가 한 실험을 통해 화를 잘 내는 성격이 바뀌었다고 보고했으며, 이러한 발견은 이후 심리학자들의 가정 폭력 연구로 이어졌는데, 자기 절제력 향상으로 가정 폭력도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176쪽).
이처럼 의지력 훈련이 가져오는 놀라운 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사이 수행한 특정 훈련이 삶의 다양한 측면에서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연구실의 실험도 이를 뒷받침한다. 의지력이 점점 강해짐으로써 그것이 고갈되는 속도도 느려진다.

강한 아이로 키우기
-자존감의 이점과 부작용: 객관적인 연구 결과, 높은 자존감이 학업이나 직장에서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고, 담배.술.마약.조숙한 성적 행동 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높은 자존감이 줄 수 있는 두 가지 확실한 이점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자존감으로 인해 주도력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그것을 지키려는 의지력이 더 강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대하며, 새로운 일에 뛰어든다(불행히도 이런 경향에는 남들이 말리는데도 굳이 어리석고 파괴적인 행동을 감행하는 것도 포함된다). 두 번째, 높은 자존감은 일반적으로 행복 지수를 높이고, 불행을 극복하며, 우울증을 물리치고, 실패에서 회복되도록 더 큰 자신감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감정의 은행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런 장점은 판매원처럼 일상적인 고객의 거절에 굴하지 말아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필요하겠지만, 그 같은 고집스러운 태도가 반드시 축복인 것만은 아니다. 상식적인 충고를 무시하고 고집을 부리고 쓸데없는 일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자아는 높은 자존감의 덕을 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대가는 오만함이나 자만 같은 부작용을 감당해야 하는 타인이 치르는 경우가 많다. 최악의 경우 자존감은 자신의 우월감을 스스로 확신하는 나르시시즘으로 이어지기 쉽다.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스스로 전설적인 존재이며, 자신의 거창한 이미지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들은 타인에게 칭송받고 싶은 갈망으로 들끓는다. 또 특별한 대접을 받기 원하며 비판에는 매우 거칠어진다. 그리고 첫인상은 무척 호감이 가지만 그것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몇 달이 지난 후 이들은 대부분 그 호감을 잃어버린다(246∼248쪽).

-뛰어난 아시아인: 젊은 미국인들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에서 관찰된 나르시시즘과 관련해 뚜렷한 예외적인 경향이 발견되는데, 그것은 젊은 아시아계 미국인에게는 나르시시즘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여기에서 이들의 부모 세대가 자존감 운동의 영향을 덜 받은 것과 더불어 자기 훈련에 익숙한 문화적 전통을 지녔다고 추측한다. 아시아 일부 문화권에서는 일찍이 미국이나 다른 서구 문화권에 비해 자기 절제라는 덕목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중국의 부모나 유치원 교사들은 일찍부터 아이들에게 화장실 훈련을 비롯한 여러 기본적인 본능 제어 학습을 시킨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중국의 만 2세 유아는 미국의 3∼4세 유아에 해당하는 조절 능력을 갖도록 교육받는다고 한다(249쪽).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지적 능력을 더 잘 활용한다. 백인 미국인의 한계점은 IQ 110 정도인데, 중국계 미국인은 한계 IQ 103으로도 같은 전문직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런 패턴은 일본계 미국인에게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자기 절제력 ― 열심히 공부하고, 부지런하고, 꾸준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 ― 때문에 동아시아 이민 가정의 자녀들은 IQ 지수가 높은 미국 가정의 자녀들만큼이나 우수한 학업 성적을 보여준다(251쪽).
이 책에는 흥미 있는 두 사례가 실려 있다. 한국 출신의 김씨 부부 가족에게 차후의 보상이라는 주제의 사례를, 우리에게 잘 잘려진 에이미 추아의 자녀 교육법이 재미있게 소개되어 있다. 아시아계 부모가 서양 부모에 비해 두 가지 면에서 낫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첫째는 아이들의 꿈을 높이 설정하고, 두 번째는 자녀들의 높은 성취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자존감보다는 자기 절제가 중요한 것이다.

-강한 아이로 키우려면: 아이들과 관련한 어떤 문제에서든 중요한 것은 엄격함과 민첩성과 일관성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은 민첩성이다. 엄격함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엄격함에는 때때로 처벌이 뒤따른다. 그런데 아이들과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처벌 강도보다는 처벌 속도가 훨씬 더 중요한 요소로 밝혀졌다. 처벌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자기 잘못과 그때의 심리 상태를 망각해버릴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은 일관성이다. 엄격한 몇 마디를 신중하고 규칙적으로 아이들에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효과는 충분하다. 아이들에게 옳은 행동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일관성 있는 태도는 정말 중요하다. 아이들이 무엇이 옳고 그른 행동인지를 구별하면서 성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 목표와 기준의 설정이 대단히 중요하다.

의지력은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이 얻기다: 물론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 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자기 절제력이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욕구를 참아내는 데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또 그들은 상대적으로 유혹과 내면적 갈등에 덜 시달리기 때문에 의지력 소진도 그만큼 덜하다. 게다가 자기 절제력이 훌륭한 사람은 그것을 비상사태 때 사용하기보다는 오히려 학교나 직장에서 일상생활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러한 사실들을 요약하면 자기 절제력이 뛰어난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그들은 자기 절제력을 위기를 헤쳐나가기보다는 그것을 방지하는 데 사용한다.
우선은 자신의 한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하게 의지력을 소진하고 나면 자기 절제력이 약화된다. 의지력이 고갈되면 평소보다 더욱 강한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또 나중에 후회하게 될 말을 할 확률도 높아진다. 그러므로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을 조심하는 게 좋다.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고 장기적 비용이 들어가는 결정을 내리기 쉽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싸울 상대를 선택하는 것인데, 담배를 끊거나 운동 프로그램을 짜보는 것이나, 술을 줄이거나 끊는 등이 바로 싸울 상대들이다. 차분하거나 평화로운 시기를 선택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그것들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달 조금씩 당신의 삶이 향상되는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사항들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 혹은 하지 말아야 할 일 리스트를 만드는 게 좋다. 여기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일을 미루기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이 대개 할 일에 걸리는 시간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계획 오류라 할 수 있는데, 이를 피하는 방법은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며, 그다음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것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쁜 습관은 일상생활에서 강화되는데, 따라서 세수하고 양말을 갈아 신는 것처럼 기본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나쁜 습관은 미루는 게 좋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초콜릿의 유혹에 처한 사람들이 나중에 먹기로 결심함으로써 그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긍정적 미루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처럼 나쁜 습관을 미루면 나중에 그 일이 특별한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그다음은 대안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그것은 아주 분명한 선을 긋는 것인데, 예를 들어 책을 읽는다면 그 외의 다른 것은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 나서 끊임없이 자신의 일에 대해 모니터링하는 것이며(모니터링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기록을 하다 보면 당신 자신이 얼마나 왔는지 알 수 있으며 이는 미래를 위해 좀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주 보상해주는 것 역시 좋다. 동기 부여에는 사소한 보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결론을 내릴 때가 되었다. 자기 절제의 여러 가지 장점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은 바로 의지력이 강한 사람은 무엇보다 이타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자선 단체에 더 많이 기부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갈 곳 없는 사람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 조상들에게는 다른 종족과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중요했다. 따라서 의지력도 진화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내면의 절제는 타인에 대한 친절함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의지력은 인간을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적응력 강한 동물로 만들었으며, 우리는 어떻게 하면 그것을 서로를 돕는 데 사용할 것인가를 조금씩 찾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