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us zenbook 13 몇 기가

2022년 노트북을 포함한 '네 번째' 글을 적었으니 해당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가급적 마지막 글만 읽고 끝낼 수 있게 적었으니 앞의 내용을 꼭 읽을 필요는 없다. (다만 글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코딩용 노트북에 대한 글에 꾸준히 유입이 있고 지난 글에 특정 제품 언급을 했는데 이미 해당 제품들이 전 세대 제품들이 되었으며 5개월 정도가 지나면서 현재 상황과는 맞지 않은 것이 있으므로 코딩용 노트북에 대한 글을 업데이트할까 한다.

(쓰고 보니 완전 논문 수준인데...?)

성격상 글의 내용에 중복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글에는 코딩용 노트북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꼽아보고자 한다. 끝으로 나라면 내 돈 내고 어떤 모델을 고를지에 대해서도 쓰겠지만 내가 해당 제품들을 구입해서 써본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하기 바란다. (개인 취향에 맞춰 내가 고른 모델일 뿐 추천하는 모델이라는 의미는 아님)

이전에 작성한 글들에 대한 링크는 아래에 있다.

코딩용 노트북에 대한 짧은 잡담 (주의: 하나도 안 짧다)

코딩용 노트북에 대한 두 번째 잡담

내가 항상 이야기하는 핵심은 코딩용 노트북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반드시 노트북을 사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라는 것이다.

게임 개발 또는 머신러닝-본인의 컴퓨터에서 딥러닝 트레이닝을 할 게 아니면-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중급용 저전력 CPU(라이젠 5, 인텔 i5), RAM 16GB(사실 램 8기가로도 대부분 가능하다), SSD 256GB 이상이면 개발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사실 이 정도의 사양은 크롬북이나 셀러론 류가 아니면 판매되는 대부분의 제품에 해당한다.

사양이 문제 돼서 프로그래밍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이야기이다. 아울러 지난 글들과 마찬가지로 이 글의 독자는 현업 프로그래머보다는 코딩을 막 시작했거나 관련 학과로 진학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이 글은 결정을 위한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기 바란다.

아울러 구입 가격이 200만 원이 넘는 노트북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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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 15 OLED 모델, 작업 때문에 잠깐 집에 가져와서 쓰긴 했지만 사실 집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안타깝지만 노트북 추천 요청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문제는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코딩용 노트북"이라고 이야기하면 목적이 명확해 보이지만 여기에 "게임도 어느 정도 구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랄지 "앞으로 5년은 충분하겠죠?"라는 식의 이상한 조건이 붙으면 무조건 사양이 올라가기 마련이고 처음에는 그냥 가끔 외부에서도 코딩하고 싶어라고 생각했던 것이 주객전도되어 고사양 + 고가의 물품을 보게 된다.

코딩을 한다 해도 어떤 종류의 것을 하는 것인지, 공부를 하는 단계인지 아니면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단계인지에 따라서 적합한 노트북은 다르며, 노트북은 용도를 한정하면 한정할수록 본인에게 적합한 노트북을 구입할 확률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대학생이지만 회사에 들어가서도 쓸 수 있는..." 같은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그런 노트북은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첫 달 월급을 받고서 그때 구입하자.

성능

사실 코딩 여부를 떠나서 컴퓨터의 성능이 좋아서 나쁠 것은 없지만 성능이 올라가면 다른 요소들이 좋지 않아지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성능을 가진 노트북을 구입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고성능 CPU 탑재 제품은 저전력 제품에 비해서 배터리 유지력이 떨어지고 애초에 TDP 자체가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발열량이 높다.

프로그래밍 언어 / 작업 종류

추천하는 핵심 성능/기능

웹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밍 (React, Flutter 포함)

저전력 CPU 제품. CPU보다는 휴대성과 좋은 디스플레이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외장 비디오는 필요하지 않으며 맥북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크롬은 맥에서 테스트 가능하지만 사파리 호환성은 맥에서만 테스트가 가능하기 때문.

웹 서버 프로그래밍

저전력 다 코어 제품. 고도로 복잡한 것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환경 구성을 Docker로 해서 사용하고 싶다면 코어가 많고 램이 충분한 것(16기가 이상)을 추천한다. 아울러 윈도우만 사용했던 경우라면 리눅스나 맥 OS의 사용도 고려하는 것을 추천한다. (학원이나 학부생은 제외)

게임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밍

셰이더 프로그래밍이나 머티리얼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 또는 유일한 작업 머신이 노트북이라면 비디오 카드가 장착된 고성능 노트북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기술을 시험해보거나 높은 레벨의 셰이더 구동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별도의 데스크탑이 있고 보통은 데스크탑에서 핵심적인 작업을 한다면, 비디오카드가 없어도 고성능 CPU가 탑재된 제품 정도면 문제가 없다.

게임 서버 프로그래밍 (네이티브)

자주 빌드 하며 테스트하는 것과 메모리/CPU 사용량이 많은 IDE를 사용하는 것을 감안하여 다 코어 고성능 CPU 제품을 추천한다. 서버에서 일부 알고리즘을 CUDA로 계산할 생각이 아니라면 외장 비디오는 필요하지 않다.

맥북은 추천하지 않는다. macOS보다는 아예 리눅스를 사용하거나 윈도우에서 WSL과 Docker로 구성하는 편이 낫다.

머신러닝/딥러닝 프로그래밍(파이썬)

2가지로 나뉜다. Colab이나 AWS GPU 인스턴스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가볍고 좋은 디스플레이의 휴대형 기기면 충분하다. 만일 로컬 머신에서 모델 학습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최신 아키텍처의 NVIDIA 외장 GPU 탑재 노트북을 권장한다. (학습 속도의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맥북도 M1의 경우에 하드웨어 가속이 가능하지만 학습 속도의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앱 프로그래밍

1인 개발자거나 iOS 프로그래밍을 공부할 의지가 있다면 맥북이 가장 좋은-사실 유일한- 선택이다. 소규모 팀에서 여러 가지 업무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안드로이드는 맥에서도 빌드가 가능하지만 iOS는 맥에서만 빌드가 가능하다. 다만 오래된 소스코드를 유지 보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M1 맥에서는 호환성 이슈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다면 그냥 M1 맥북 구입을 추천한다.

자바나 코틀린만 사용할 예정이라면 윈도우 랩탑도 가능하며 고성능 제품이 컴파일/빌드에 유리하지만 저전력 CPU 제품 역시 개발에 큰 문제는 없다.

프로젝트의 규모가 굉장히 커지게 되면 위에서 언급한 정도로는 부족함을 느낄 수 있으나 이는 현업 프로그래머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므로 이 글이 대상으로 하는 이들에게는 맞지 않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아울러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작업은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들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못했다.

휴대성

휴대성은 고성능 노트북(게이밍 노트북)과 저전력 노트북(울트라북)이 아주 극명하게 나뉘는데, 2021년 15.6인치 노트북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저전력 노트북은 보통 1.7kg 정도이고 고성능 노트북은 2.2kg 정도지만 실제로는 휴대하기에 500g이상의 차이가 존재한다.

저전력 노트북은 PD 충전을 지원하는 모델을 사용했을 때 기본 어댑터를 들고 다닐 필요도 없을뿐더러 기본 어댑터의 무게도 가볍다. 그러므로 200g 내외의 충전기만 구입하면 배터리 충전까지 염두에 두고 휴대가 가능하지만, 고성능 노트북은 어댑터 무게만 1kg이 넘어가는 것이 많으므로 "본체 + 어댑터"를 가지고 다니면 무게의 차이는 1.5kg 이상으로 커진다.

바꾸어 말하면 14인치 저전력 노트북(약 1.3kg) 한 대를 더 들고 다니는 셈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케이스 없이 노트북만 들고 다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무게 차이는 더욱 커진다. 무거운 노트북일수록 더욱 크고 튼튼한 가방이 필요하며 이런 가방은 그 자체만으로도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USB-PD를 지원하는 고성능 노트북이라면 어떨까?라든지 왜 고성능 노트북은 USB-PD를 지원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USB-PD는 스펙상 최대 100w의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외장 비디오카드의 경우에 비디오카드 자체만으로도 요구 전력량이 100w를 넘는 경우도 있고 고성능 노트북은 CPU의 전력 소모도 함께 커지기 때문에 100w로는 사용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한다.

결국 전력의 공급을 줄이고 성능을 조금 내거나 부족한 전력을 배터리로 공급받던지, 아예 대기 상태에서만 충전이 가능한 경우들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모델이건 성능을 최대로 내기 위해서는 기본 어댑터를 대체할 수 없다.

디스플레이

사실 색역(Gamut)이라는 단어가 생소할뿐더러 모든 제품이 "광시야각 디스플레이 탑재"라는 정도로 퉁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주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디스플레이는 노트북 구입 시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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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처럼 다나와 같은 사이트에서 스펙표를 볼 때 NTSC나 SRGB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 NTSC 45%짜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 걱정 마세요. 전 막눈이니까요."라는 경우도 있는데 막눈이라해도 디스플레이 자체가 어두우면 사용하기 힘들다. 실내가 밝은 카페, 일반적 사무실의 대회의실 같은 경우엔 조명이 강하기 때문에 250니트 디스플레이로는 조명 반사로 인해서 (저반사 디스플레이라고 해도)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300니트의 밝기 역시 야외에서는 충분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실내에서는 큰 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소한 300니트의 밝기는 확보하는 편이 좋다. 단, 여기서 언급한 300니트는 논글레어 디스플레이 기준으로 글레어 패널은 이것보다 더 밝은 제품을 추천한다.

그래픽 요소가 들어가는 작업을 한다면 본인이 그림을 직접 그리지는 않는다고 해도 색역(Color Gamut)을 NTSC 72% 이상으로 맞추는 편이 좋다. 색 표현이 부정확하면 최종 결과물이 사용자에게 보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없고 45% 색역에서는 RGB 값이 약간 틀려서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문제를 찾을 수 없다.

NTSC 45%와 72%가 어떤 차이인지 글로는 설명할 수 없으니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유튜브의 NTSC 비교 동영상들을 링크하였다.

이런 점에서 웹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밍이나 앱 프로그래밍을 하는 경우에는 DCI-P3 100% 색역을 지원하는 고급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노트북 구입도 고려할만하다. 이는 스마트폰 보급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애플의 아이폰, 삼성의 갤럭시 S 시리즈와 같은 고급 스마트폰이 DCI-P3 색역을 커버함으로써 필요성이 증가하였다.

아래의 그래프는 gs.statcounter.com에서 2020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웹서핑에 사용되는 디바이스의 점유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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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인이 디자인 작업까지 전부 확인할 필요가 없거나 공부하는 단계라면 광색역 디스플레이는 비용 절감을 위해서 포기할 수 있다. 사실 색역(Gamut)과 밝기 옵션은 고급 기종일수록 둘 다 좋아지기 때문에 선택할 수도 없지만 굳이 둘 중 하나를 포기하라면 프로그래머에겐 색역보다는 밝기가 더 높은 편이 작업하기에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욕심을 내어 해상도가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해상도는 높을수록 폰트의 시인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코딩할 때 눈이 조금은 편안하기 때문에 투자할 가치는 있다.

다만 해상도가 높아지면 소비 전력이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배터리 사용이 잦다면 고민할 필요가 있고 외장 모니터를 사용할 계획이 있거나 비용이 부담된다면 굳이 이를 위해 큰 비용을 지불할 필요는 없다.

확장성

사실 노트북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요소가 극히 적기 때문에 여기서 확장성은 램(RAM)과 저장 장치(Storage, 예: SSD)를 가리킨다. SSD를 교체하지 못하는 기종은 흔하지 않지만 SSD를 추가하지 못하는 제품은 14인치 이하에 꽤 있으므로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RAM 역시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일수록 RAM의 일부 혹은 전부가 보드에 붙어있기 때문에 이런 제품은 본인이 생각하기에 충분한 메모리를 장착한 사양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더 빠른 속도를 위해서 LPDDR4X 메모리를 사용하는 기종이라면 애초에 램 교환이 불가능한 방식이므로 이에 대한 점을 미리 인지하고 구입해야 한다.

보통 사양표에 SO-DIMM 슬롯이 2개라고 표시된 제품은 메모리 확장이 가능하다.

또한 메모리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제품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일부 제품들은 판매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8GB 메모리 1개를 SO-DIMM 슬롯 1개에 장착하여 판매되는데 이런 제품은 제 성능을 내기 위해서 반드시 메모리를 듀얼 채널로 구성해야 한다. - 가성비를 강조한 게이밍 노트북은 거의 이런 형태로 판매된다.

본인이 노트북 분해를 할 수 있다면 2021년 8월 기준 약 4만 원 내외에서 8GB 메모리(동작 클럭 3200Mhz)를 구입해서 장착할 수 있으며, 자신이 없다면 구입 시에 메모리를 구입하여 장착을 의뢰하거나 서비스 센터에서 공임비를 내고 장착을 할 수 있다.

연결성(포트/외부 단자)

본인의 관심 영역에 따라서 포트가 중요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서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VR) 작업을 하려 하면 사용하려는 HMD가 어떤 포트를 요구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노트북이 해당 포트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모든 게이밍 노트북이 VR 장치와 호환되지는 않는다. 외부 디바이스를 많이 연결해야 하는 가상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 작업의 경우에도 HDMI 출력 포트가 어떤 버전으로 제공되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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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에어는 포트수가 너무 제한적이다. 보다시피 2개의 USB-C(썬더볼트 대응)가 전부이기 때문에 허브나 컨버터 없이는 USB 메모리도 끼울 수 없다.

이 같은 특수 영역을 제외하면 중요도가 높은 외부 단자는 USB-C 포트와 HDMI 단자일 것이다. USB-A 타입의 경우에 지금에 와서는 이것으로 원가 절감을 시도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USB-C, HDMI 포트는 의외로 원가 절감을 위해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

USB-C는 인텔 CPU의 경우 썬더볼트 단자가 탑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적으로 저전력 모델은 데이터 전송 이외에도 DP-Alt(디스플레이 출력) 및 충전을 함께 지원한다. AMD 모델은 CPU 안에 썬더볼트 처리 유닛이 없기 때문에 썬더볼트 단자가 채택되는 경우는 아직까지 없으며 DP-Alt와 PD Charge(PD 충전)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DP-Alt를 지원하는 경우에 보통은 DP v1.4로 동작되며 이는 4K 해상도(2160p)에 60 프레임에 대응된다.

HDMI는 버전별로 지원하는 최대 해상도와 주파수가 서로 다른데 최소 2.0 이상이 되어야 4K 해상도 60 프레임에 대응하며, 만일 고 주사율 모니터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HDMI 2.1이 되어야 4K 120Hz(또는 8K 60Hz)를 지원할 수 있다. HDMI를 프레젠테이션 기기와 연결하는 용도 정도로만 사용한다면 HDMI 버전이 상관없으나 고급 외부 모니터와 연결할 계획이 있다면 이것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1개의 대형 모니터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여 더 이상 멀티 모니터를 사용하지 않지만 멀티 모니터 환경을 선호하는 개발자라면 2개의 모니터 연결이 가능한지 사전에 확인하기 바란다.

그 외 중요하지만 사전에 고려하기 어려운 요소들

위에서 언급한 내용 이외에 중요하지만 직접 써보기 전에는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키보드는 프로그래밍에 있어서 포인팅 디바이스(마우스/터치패드) 보다 훨씬 자주 이용되지만 직접 사용해보기 전엔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 레이아웃이 불편한지 아닌지 알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못 써먹을 정도의 노트북 키보드를 써보진 못했고 레이아웃은 적응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하지만 키보드에 민감하다면 가까운 노트북 전시장을 방문하여 직접 타이핑해보는 것도 좋다.

아울러 노트북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글로는 알 수 없는 가장 큰 요소가 소음과 발열이다.

소음과 발열은 최대한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어내는 수밖에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소음과 발열에 있어서 기적은 없다고 생각하면 좋다. 성능이 높은 제품은 필연적으로 발열이 발생한다. 발열을 처리하기 위해서 아직까지는 팬을 사용하는데 팬이 회전하는 소리가 결국 우리가 쓰는 노트북의 소음과 직결된다.

만일 동일한 CPU와 GPU를 사용하는 제품들이 있는데 어떤 제품이 유독 크기가 작고 얇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소음과 발열을 피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 글의 작성일이 2021년 8월임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다음은 내 개인적 취향이 담겨 있거나 관심이 있는 모델들에 불과하다. 아무리 노트북을 좋아한다고 해도 모든 제품을 구입해보고 사용할 수는 없으니 그냥 재미로 봐주면 어떨까 생각한다.

아래에서 언급한 제품은 90만원 미만 예산 제품 제외하고 모두 300니트 NTSC 72%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가진 제품들이다.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에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서 가급적이면 모델명을 기입하였다. 구매 링크는 제공하지 않는다.

1. 90만원 미만 예산 - 레노버 씽크패드 E15 G3(Lenovo Thinkpad E15 G3) / 에이서 스위프트 3(Acer Swift 3 SF314-43) /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슬림 5 15인치(Lenovo Slim5-15ITL Premiere Plus)

사실 이 가격대에는 디스플레이에서 원가 절감이 많으므로 어느 정도 스펙에 타협이 불가피하다. 씽크패드의 가장 저가 라인업을 담당하는 E시리즈에는 14인치와 15인치 형이 존재하며 디스플레이 크기에 따라서 E14와 E15로 나뉜다.

이 제품들은 3세대 제품이 출시되면서 기존의 250니트 디스플레이에서 300니트 디스플레이로 밝기가 상향된 제품을 출시하였는데 다른 제품들과는 다르게 SSD나 램을 마음대로 추가로 확장이 가능한 이점 때문에 90만원 이하에서 구입 가능한 제품 중에 1순위로 추천을 하였다. 대신 SRGB는 100%가 아닌 68% 수준이므로 이 부분은 타협을 해야 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CTO 버전을 구입하면 디스플레이 등급을 NTSC 72% 수준으로 맞출 수 있다.)

에이서 스위프트 3는 해당 가격대 제품중에 메모리 16G 옵션이 존재하면서 SRGB 100%의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14인치에 무게가 1.2kg 정도로 휴대성도 좋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패드 슬림 5 15인치형은 이 가격대에서 외장 그래픽 사용이 가능한 몇 안되는 모델이기 때문에 추가하였다. 2020년 기준으로 슬림 5는 가성비 모델에서 거의 패왕급이었으나 2021년에 들어서는 다른 선택지들이 생겼기 때문에 애매해졌지만 그래픽 가속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의 옵션이라고 생각한다. AMD 모델도 있지만 MX 450이 필요없다면 차라리 메모리 확장 능력 때문에 E15가 더 나은 선택지로 생각된다. 90만원 이하에서 구입하고자 한다면 i5 모델이나 세일 때를 노려서 구입하길 바란다.

2. 컴파일러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 - 레노버 요가 슬림 7 프로(Lenovo Yoga Slim 7 Pro(AMD)) / 에이수스 젠북 UM425QA(Asus Zenbook UM425QA) / 한성 TFX4150H(Hansung TFX4150H)

위제품들은 상당히 유사한 컨셉을 가지고 있다. 외장 비디오 카드가 없는 내장형 비디오카드 모델이라는 점과 고성능 CPU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이라는 것이다. 3개의 제품 모두 TDP 45w의 CPU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데스크탑에 준하는 성능을 기대할 수 있고 C++나 Java와 같이 컴파일러를 구동시켜야 하는 프로그래머라면 거의 완벽한 휴대용 코딩 노트북이라 하겠다.

요가 슬림 7 프로의 경우에는 인텔 버전도 존재하는데 저전력 11세대 타이거레이크는 코어의 개수가 적고 '타이거레이크 + MX450' 랩탑은 이제 꽤 흔해졌기 때문에 코딩용으로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Acer Swift X 때문에...)

한성 컴퓨터의 노트북은 본 적조차 없지만 애초에 통팡에서 제작한 베어본 노트북이기 때문에 해외에서의 평가로 보았을 때에 준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TFX4150H는 AMD가 아니라 인텔 45w CPU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썬더볼트가 지원된다는 장점을 가진다. (대역폭의 한계로 모든 성능을 다 사용할 수 없지만 eGPU 사용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통팡 노트북의 경우에 키보드나 트랙패드 쪽에 대한 불만이 항상 있어 왔기 때문에 구매 전에 이것에 대해서는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성 컴퓨터 본사에 가면 전시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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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슬림 7 프로를 A/S 센터에 보낸 관계로 옛날 사진 재활용.

1.3kg이라 아주 가볍진 않지만 쿨링 성능이 좋아서 성능 유지력이 뛰어나고 2K 16:10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다.

요가 슬림 7 프로는 나도 사용하고 있는 모델이며 세잔 버전의 출시로 인해서 가장 낮은 성능의 르누아르 4600H 모델을 쓰고 있지만 성능의 부족함은 느끼지 못했다.

3. 앱/웹 개발자 - 애플 맥북 에어(Apple Macbook Air, 2020 M1) / 애플 맥북 프로 13(Apple Macbook Pro, 2020 M1)

내가 쓴 사용기에도 언급했지만 2020년형 맥북에어는 개인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휴대용 랩탑에 가까운 제품이었다. 다만 CPU 아키텍처가 변경된 모델이기 때문에 아무리 성능이 준수하고 좋다 해도 본인이 하고자 하는 작업이 호환 문제로 인해서 불가능하다면 쓸모가 없다.

특히 게임 개발용도로는 아직 시기 상조이며 머신러닝의 경우 텐서플로우와 케라스를 사용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파이토치를 구동시키고자 한다면 문제가 있다.

앱과 웹의 경우에도 조금 인기가 없는 오래된 라이브러리가 M1용 바이너리를 제공하지 않아서 직접 빌드를 해야 할 수도 있고 아예 지원을 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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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에어 2020 M1. 13.3인치 모델로는 꽤 무거운 1.29kg이지만 새시가 매우 단단하고 빌드 퀄리티가 좋다.

배터리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충전기를 아예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학습 용도로 앱이나 웹을 프로그래밍 할 계획이라면 M1 맥북은 가장 좋은 선택지 중에 하나이다. (단, 13인치의 작은 크기와 윈도우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 문제 되지 않는다는 전재가 있다.)

만일 앱/웹 개발을 하는데 macOS가 필요 없다면 1의 노트북들도 좋은 선택이다.

4. 게임 개발 및 머신러닝 - 레노버 리전 5 프로(Lenovo Region 5 Pro) / 에이수스 ROG 제피로스 G14/G15(Asus ROG Zephyrus G14/G15) / 에이서 스위프트 X(Acer Swift X)

본인의 컴퓨터에서 딥러닝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로 한정한다. 코랩이나 AWS GPU 인스턴스를 사용한다면 굳이 무거운 랩탑을 들고 다니면서 쓸 필요는 없다. 아울러 데이터를 생성하는 작업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데이터 생성 전략에 맞추어 구입을 하는 것이 더 낫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학습하는 내용은 mnist 데이터 같은 샘플 정도이므로 이를 위해 비싼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2021년에 발매된 어떤 게이밍 노트북도 투자 대비 성능으로 레노버의 리전 5 프로를 압도하진 못한 것 같다. 사실 나는 높은 TGP 제품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TGP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이것보다 나은 제품을 꼽으라면 쉽게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차량 없이 리전 5 프로를 휴대하면서 사용하겠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충전 어댑터와 본체를 포함하여 3.6kg 정도이기 때문이다. (충전 어댑터 무게만 위에서 언급한 TFX4150H보다 무겁다.) 그리고 이 점이 내가 주변에 리전 5 프로를 추천해도 나는 구입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리전 5의 2021년 신제품에 PRO라는 이름을 붙여서 리전 5 프로와 별 차이 없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잘못 오인해서 구입하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

아래와 같이 Legion 5 Pro로 표기된 제품이 인기 있는 제품이고,

Asus zenbook 13 몇 기가

아래처럼 Legion 5 XXX XX XXX PRO로 표시된 제품은 2021년판 일반 Legion 5 제품이다.

Asus zenbook 13 몇 기가

일부러 노리고 이름을 저렇게 지은 것은 아니기를 빈다. 둘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Legion 5 Pro 16ACH R7

Legion 5 15ACH R7 3060 PRO

16인치

15.6인치

2560*1600, QHD급 해상도, 500니트

1920*1080, FHD 해상도, 300니트

부분 알루미늄 새시

플라스틱 새시

두 모델 모두 TGP가 최대로 설정되어 있고 MUX 스위치가 내장되어 있어서 옵티머스 모드를 강제로 해제하여 논-옵티머스로 최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하고 Legion 5도 2020년에는 최고의 가성비 게이밍 노트북이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괜찮다고 볼 수 있으나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데 디스플레이의 차이가 커서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프로로 구입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발열 관리와 같은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알 수 없다.)

에이수스 ROG 제피로스 G14와 G15는 2kg이 되지 않는 몇 안되는 게이밍 노트북이다. G14는 1.6kg+, G15는 1.98kg인데 두 모델 모두 메모리는 한 개가 보드에 붙어 있어서 교체 가능한 메모리 슬롯은 1개 밖에 되지 않는 (상대적인) 단점을 가진다. G14는 SSD 슬롯 역시 1개 밖에 없다는 것도 제약사항이다.

두 모델 모두 휴대성으로는 독보적인 포지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TGP가 높지는 않더라도 개발용으로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두 모델 아주 굉장한 스피커를 가지고 있고 굉장히 퀄리티 높은 터치패드를 장착하고 있으며 키보드 또한 준수하다.

위에서 언급한 레노버 리전 5 프로와 에이수스 제피로스 G14/G15 모델의 인기가 너무 높아서 구입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대체품을 찾는다면 아래와 같은 차선책도 고민할 수 있을 듯하다. 200만원이 넘는 모델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아래의 제품들은 저마다 큰 단점을 하나 두개씩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추천하지는 않는다.

제품

스펙상 단점 / 알려진 단점

HP 빅터스 16(Victus by HP)

상판 힌지가 잘 흔들리는 편이지만 크게 문제되는 수준은 아니다. TGP 80w(최대 95w 추정), 3050ti 모델 이상은 디스플레이가 양호하다. (3050ti 모델 중에 가장 저렴하면서도 디스플레이가 준수한 모델) 무게 2.45kg 이상이라 휴대용으로는 부적합하다.

HP 오멘 15(HP Omen 15)

키보드 레이아웃은 텐키리스이며 디자인이 매우 깔끔하고 빌드 퀄리티도 나쁘지 않다. 문제는 이번 2021년 모델의 발열 설계에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데 팬 소음이 지나치게 크다는 문제가 있다. 가끔 세일을 하면 빅터스 보다 저렴하게 판매된다. (일반적인 판매가는 150만원이 넘는다)

에이서 니트로 5(Acer Nitro 5)

USB-C 단자는 데이터 전송 이외의 기능이 없다.(AMD) 외부 디스플레이 연결은 HDMI 2.1로 제한된다. 전례 없는 못생긴 디자인. TGP 95w. 디스플레이 스펙이 양호하고 세일 시에 타사 FHD 가격으로 QHD 옵션 구입도 가능하다. 디자인이 상관 없다면 준수한 편이다.

기가바이트 G5 KC(Gigabyte G5 KC)

기가바이트의 게이밍 랩탑 엔트리 라인업. 엔트리 모델이지만 포트의 충실함은 어지간한 모델들보다 낫다. 외부 모니터 3개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 다만 기가바이트의 상위 모델들은 11세대 H프로세서로 리프레시가 끝났는데 G5 모델은 11세대 3060 버전이 한국에 발매되지 않았다. (8월 31일 기준 11세대 모델이 발매되었는데 GPU가 3050Ti로 하향되었다.)

레노버 게이밍 3(Lenovo Gaming 3)

USB-C 단자는 데이터 전송 이외의 기능이 없다. 외부 디스플레이 연결은 HDMI 2.0으로 제한된다. 3060 이상 탑재 모델은 디스플레이가 양호하다. 작년 모델에서 방열 설계가 변경되어 리전 5와 유사한 수준이 되었다고 한다. TGP는 90w수준으로 알려져있다.

레노버 리전 5(Lenovo Legion 5)

3050Ti 탑재 모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3050Ti 모델의 최고 TGP(80w)와 함게 MUX가 탑재되어 논-옵티머스 모드 구동이 가능하다. 작년 리전 5의 가격을 생각하고 가격표를 보면 비싼 느낌이 강하다. 3060 모델도 하나의 옵션이지만 리전 5 프로와 가격차이 대비 스펙이 떨어진다.

MSI GP66

RTX 3070 장착 모델치고는 저렴한 편인데 성능도 TGP 135w로 그래픽에 있어서는 최고의 모델 중에 하나이다. 다만 마감이나 포트 구성은 (이상할 정도로) 나쁜 편이고, 확장성은 용이하지만 막상 하판을 개봉하면 A/S가 되지 않는 이상한 정책이 있다.

끝으로 에이서 스위프트 X는 현재 노트북 시장에서 대체재가 없는 모델이다.

세잔 저전력 프로세서와 RTX 3050Ti를 장착한 모델인데 데스크탑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해도 휴대 가능한 크기와 무게에 적절한 타협점을 만들어낸 노트북으로 보인다. 다소 급하게 출시해서인지 아니면 뭔가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의지가 없는지는 몰라도 스위프트 3나 스위프트 3X와 거의 동일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14인치와 스위프트 X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16인치 레노버 슬림 5 프로 모델을 고려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레노버 슬림 5 프로 모델은 시대착오적인 HDMI 1.4b, RTX 3050 탑재 시에는 가격대가 너무 높아진다. (현재의 RTX 3050 탑재 모델 가격은 기가바이트 에어로 3060 모델 세일 가격보다 비싸다.)

코딩 관련 노트북을 구입하려는데 가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덧붙이자면 상담은 시간이 날 때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개인 정보를 제외하고 공개 댓글로 질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