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힘들었니 얼마나 괴로웠지 차디찬

모든 육아는 잘 먹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응애, 응애!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 여자는 드디어 엄마가 된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러운 아기를 품에 안았을 때 전해지는 벅찬 감동으로 엄마의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육아의 삶’도 시작된다.
아기도 사람이니 가장 먼저 먹이는 문제가 현실로 다가온다. 엄마는 생전 처음 젖 먹이기 과제에 직면한다. 그것도 하루 8~12번, 밤이고 낮이고 2~3시간마다 젖을 물려야 하는 고된 노동이다! 그러면 엄마는 언제 자고 언제 먹고 언제 쉬나? 간단해 보이는 젖 물리는 것조차 이렇게 고되면, 이유식, 밥 먹이기는 도대체 어떤 거야?
이렇게 엄마의 육아는 젖 먹이기부터 시작되고, 이후 과제는 단계적으로 이유식 먹이기, 밥 먹이기를 지나 건강하게 키우기 등으로 이어진다. 이때 식사를 매개로 아이와 엄마가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이후 육아의 질이 달라진다. 모든 육아는 잘 먹이는 것에서 시작되며, 이것이 모든 육아에 앞서 잘 먹이는 법부터 배워야 하는 이유다.

아이와 밥상머리 전쟁을 끝내는 법

그러면 무엇부터 배우면 될까? 많은 엄마들이 아이 먹이기 과제를 수행하면서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들이 있다. 그 대책만 잘 익혀도 잘 먹는 아이로 기를 수 있다. 이 책에는 첫 수유부터 첫 이유식, 첫 밥, 첫 간식 먹이는 법까지, 더 나아가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잡는 법, 더 나아가 다양한 식품영양 정보까지 아이 먹이기와 관련해 엄마가 반드시 알아야 할 노하우가 정리되어 있다.

# 출산 후 반드시 1시간 안에 젖을 물려라
모유 먹이기는 아이의 미래 식습관으로 연결되는 첫 단추다. 모유를 잘 먹이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모유 먹이기에 성공하려면 한 달까지는 아기와 함께 지내며 아기가 배고파하면 바로 젖을 물리고, 한번 물리면 가능한 한 길게 먹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은 출산 후 최대한 빨리 젖 물리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아기는 젖 빠는 본능이 있어서 젖을 찾아 물고 빠는데, 이때 젖 빠는 힘이 매우 강해서 엄마의 유선을 자극해 모유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 채소를 두려워하는 인간의 본능을 넘어서라
‘편식한다’는 말은 대체로 ‘채소를 안 먹는다’는 말과 같다. 아이들은 왜 그렇게 채소를 안 먹을까? 첫째, 자연에서 먹을 것을 채집하던 초기 인류 역사를 고려하면 그것은 ‘독’을 가려내야 하는 본능이 작용하는 것이다. 둘째, 채소는 쓴맛을 가지고 있는데, 쓴맛은 독의 맛이기도 하기 때문에 사람의 미각은 쓴맛에 대한 감수성이 매우 높다. 시금치나 당근을 안 먹는다고 야단치거나 협박해서 될 일이 아니란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채소와 친해질 수 있을까? ‘친해지기-간접 노출-소극적 노출-적극적 노출’로 구성된 ‘푸드브릿지’ 4단계가 도움이 될 수 있다.

# 밥이 아이를 따라다니게 하지 않는다
돌아다니며 먹는 것은 엄마들이 가장 많이 하소연하는 아이의 문제 행동 중 하나다. 아이가 돌아다니며 먹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기가 먹으러 가지 않아도 먹을 것이 자신을 따라오기 때문이다.
밥그릇을 들고, 혹은 밥숟가락을 들고 아이를 따라다니면 안 된다. 일단 밥을 먹고 돌아다니는 한이 있어도 그다음 밥을 먹으려면 식탁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우선 이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가족은 즐겁과 맛있게 식사를 한다. 아이는 신경 쓰지 않는다. 아이가 엄마를 찾거나 소리를 지르더라도 간단히 대답만 하고 무시해도 된다.

# 우리 아이는 왜 밥을 입에 물고만 있는 걸까?
아이도 밥을 입에 물고 있으면 불편하지 않을까? 그런데도 물고만 있다면, 이유가 있는 것이다. 첫째, 못 씹는 것이다. 못 씹으면 물고 있거나 대충 씹어 삼키거나 뱉어 버린다. 둘째, 억지로 먹인다. 먹기 싫은데 자꾸 먹이니까 ‘엄마 보세요, 지금 먹고 있잖아요’라고 시위하는 것이다. 셋째, 식사 시간이 싫다. 그 이유는 대체로 음식이 너무 많아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받아쓰기 50점 맞는 아이가 100점을 맞게 하려면? 아주 쉬운 문제를 내면 된다. 밥도 마찬가지다. 잘 못 먹는 아이가 잘 먹게 하려면, 아주 조금씩 먹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먹는 것이 과제가 아니라 즐거운 경험이 되게 하라.

진정한 육아의 고수가 되는 법

육아는 말 그대로 ‘아이를 기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정의에서는 엄마가 주체이고 아이는 대상이 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엄마들이 자신의 뜻대로 아이를 ‘만들려고’ 하고, 잘 되지 않으면 괴로워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육아는 ‘아이를 잘 자라게 하는 것’이다. 이때 주체는 아이이고 엄마는 도움을 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 아이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볼 때 육아가 수월해진다.
아이 먹이기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왜 먹고 싶어 하는지, 왜 먹고 싶어 하지 않는지 그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이런저런 노하우와 기술을 동원할 수 있다. 그럴 때 비로소 잘 먹이는 엄마가 될 수 있고, 진정한 육아의 고수가 될 수 있다.

잘 먹이는 엄마 잘 먹는 아이(본문 속에서)

잘 안 먹는 아이에게 얼마나 먹었는지 물어보는 것은 받아쓰기를 잘 못하는 아이에게 매일 받아쓰기 점수를 물어보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의 자존감은 또 낮아집니다. 아이는 이 시기에 형성되는 자존감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갑니다.
-13~14쪽, ‘모든 육아는 잘 먹이는 것부터 시작된다’에서

숟가락으로 이유식을 먹는 행위는 여러 가지 동작이 가능해야 합니다. 우선 입술로 숟가락을 물어 음식을 입안으로 넣어야 하고, 입 안에서 혀를 움직여 목구멍 쪽으로 음식을 넘겨야 합니다. 침이 나오면 침도 삼켜야 하고, 콧구멍으로는 숨도 쉬어야 하지요. 이 모든 동작을 한 번에 하기가 어려우면 아직 때가 안 된 것이지요. 준비가 안 된 아기에게 자꾸 먹이려고 하면 숟가락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42쪽, ‘이유식을 숟가락으로 주면 거부해요’에서

엄마는 균형 잡히고 규칙적인 식사를 준비해 주어야 하지만, 그다음에는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조금 엄격한 규칙이나 제한은 제1반항기가 끝나는 36개월 이후에 정하라는 것이 아동심리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밥 먹이기가 너무 힘들다 보면 주위에서 ‘굶기면 먹는다.’라는 말에 귀가 솔깃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정말로 굶겨도 되나?’라는 고민과 ‘잘 먹여야 잘 큰다던데……’라는 고민 속에서 엄마가 방황합니다.
-63쪽, ‘정말로 굶기면 잘 먹나요?’에서

‘편식한다.’는 말은 ‘채소를 안 먹는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편식하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채소를 안 먹습니다. 아이들은 왜 이렇게 채소를 싫어할까요? (…)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아이들은 알록달록 낯선 채소를 싫어합니다.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맛있는 시금치를 왜 안 먹냐고 다그치거나, 콩나물을 안 먹으면 키가 안 큰다고 협박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이제부터 본능을 거스르는 채소 먹기에 한번 도전해 볼까요?
-96~97쪽, ‘채소를 안 먹요’에서

아이가 돌아다니면서 먹는 이유는 돌아다니는 곳으로 먹을 게 오기 때문입니다. 밥그릇을 들고, 혹은 밥숟가락을 들고 아이를 따라다니지 마세요. 일단 밥을 먹고 돌아다니는 한이 있어도 그다음 밥을 먹으려면 식탁으로 돌아오게 해 주세요. 이것부터 시작해 봅니다.
-121쪽, ‘돌아다니면서 먹어요’에서

매일 받아쓰기를 50점 맞는 아이가 있습니다. 엄마는 매일 화를 내지요. 아이는 받아쓰기가 너무 싫습니다. 이 아이를 하루아침에 100점 맞게 하는 방법을 아시나요? (…) 문제를 좀 쉽게 내는 것입니다. 아이가 다 맞힐 만한 쉬운 문제로 내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조금씩 난도를 높여 가면 어떨까요? 받아쓰기 시간을 즐기는 아이로 만들어 주세요. 그래야 시간이 지나, 더 어려운 것도 할 수 있는 아이가 됩니다.
밥 먹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은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양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 먹으면 칭찬을 해 주세요. 내일은 오늘 먹었던 양에서 밥알 3알만 더 붙여 볼까요? 그 정도는 먹지 않을까요? 아이가 식사 시간을 즐기도록 도와주세요.
-152쪽, ‘입에 물고만 있어요’에서

아기에게 가장 좋은 음식은 모유입니다. 그러나 모유가 부족하거나 먹일 수 없는 상황이 있습니다. 모유와 가장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한 것이 분유입니다. 두유나 미숫가루보다 분유가 좋습니다.
분유는 소젖을 최대한 모유와 비슷하게 만들려고 애쓴 것이므로, 어느 회사의 것이든 기본 성분은 비슷합니다. 아기 성장에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출생 후 1년까지 철분 강화 조제분유를 주면 됩니다. 다만 분유를 선택하는 데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알려 드립니다.
-218쪽, ‘아기에게 어떤 분유를 먹일까요?’에서

건강한 변이라고 하면 전체적으로 황색을 띠면서 어느 정도 형태가 잡혀 있고 진흙 같은 느낌이기는 하지만, 황금색이어야 꼭 건강한 것은 아닙니다. 황금 변이나 녹변 모두 정상입니다. 대변에는 소화액의 일종인 담즙이 섞여 있는데, 녹색을 띤 담즙이 섞여 나오면서 녹변이 되는 것입니다. 먹은 음식이 변에 섞여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금치 등 녹색 채소를 먹은 후 녹변을 보거나, 토마토, 수박, 당근 등을 먹은 후 붉은 변을 보는 것이 그것입니다.
-371쪽, ‘황금 변이 아니어도 괜찮은가요?’에서

그러므로 프로바이오틱스는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에 먹이면 좋겠습니다. 밥도 잘 먹고 배변도 잘하는 아이에게 굳이 먹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서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였다면, 먹인 뒤 증상을 확인해야 합니다. 오히려 가스가 차고 설사나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균의 종류나 양이 맞지 않아서 생기는 부작용입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 프로바이오틱스를 구입하고자 할 때 어떤 점을 살펴봐야 할까요?
-420쪽, ‘프로바이오틱스? 먹여야 하나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