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 찮은 그녀 를 육성 하는 방법 동인지

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방법 (사에카노) 심층 리뷰

-인기의 이유를 중심으로-

개요

 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방법 (이하 사에카노)은 동명의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2015 1쿨이 끝났으며, 2016 2쿨이 방영예정이다.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이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를 만드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다.

라이트 노벨의 유행

  10년 전 즈음, 한창 퓨전판타지or무협 소설이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찮은 필력과 먼치킨적 스토리로 중, 고등학생들의 망상을 돕는 3류 소설들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이우혁이나 전민희 같은 작가들의 판타지 소설은 좋아했지만, 이런 양산형 판타지 소설(양판소)들은 굉장히 싫어했다. 뜬금없는 스토리와 용두사미식 전개, 문학적 가치라곤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퓨전판타지or무협 소설의 유행이 한풀 꺾이고, 라이트 노벨이 유행을 타기 시작하는 듯 하다. 특히 일본에서 수입해 번역한 몇몇 라이트 노벨들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과거 유행했던 양판소들이 기사와 마법이 등장하는 판타지였다면, 라이트 노벨의 주류는 바로 연애라는 것이다.

 아마 주된 독자가 제대로 된 연애를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일까?

[이런 책이 요즘 유행이라더라……]

이것도 하렘이냐?

 사에카노는 평범한 주인공과 그 주변 여성들이 엮이는 일상극이다. 즉 하렘이라고 볼 수 있다. 여성들은 주인공에 끝없는 섹스어필과 구애를 일삼는다.하지만 주인공은 넘어가지 않는다. 적극적인 여성과 둔감한 주인공. 익숙하다 못해 지겨운 클리세이다.

[주인공1+여성4라는 아주 뻔한 인물관계]

주인공, 아키 토모야

 재미있는 점은, 주인공 토모야의 특징이다. 주인공은 알아주는 오타쿠로 각종 애니와 만화, 동인지, 게임을 섭렵하는 인물이다. 통상 이런 주인공들은 타인과의 관계가 결여되어있지만, 주인공 토모야는 사교성도 좋다. 그니까 자신의 취향, 오타쿠적 취향을 전혀 숨기지 않는 당당한 녀석이다.

[3D보다 2D에 정진하는 멋진 녀석]

토모야의 매력포인트

 토모야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엄청난 몰입을 하는 성격이다. 추진력 또한 대단하다. 일단 결정하면 실행하고 본다. 망설임이 없다. 비록 몰입의 대상이 오타쿠적 문화이지만, 나름 매력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3D여성 즉, 작중 리얼 여성들에게 애정을 느끼거나 성적 흥분을 느끼지 않는다. 토모야는 완전히 해탈한 상태에 가깝다. 오타쿠의 완전체 같은 느낌이다.

[창작/현실을 떠나서 엄청난 몰입력과 추진력을 갖춘 남성은 여성들의 마음을 얻기 쉽다]

여자1. 사와무라 스펜서 에리리

 완벽한 외형과 좋은 성적, 그리고 완만한 교우관계를 갖춘 인물이다. 하지만 그녀의 정체는 성인 동인지 작가이다. 아청법이 무섭지도 않은지 각종 성적 묘사가 가득가득한 동인지를 그려 판매한다. 이런 배경 때문에 토모야는 그녀에게 게임의 작화를 일임한다. 또한 그녀는 자존심이 강하고 작은 칭찬에 감명받는 츤데레이다. 전형적인 갭모에를 노린 등장인물이 아닐 수 없다.

[에리리는 완전히 비현실적인 캐릭터이다. 이런 로리가 성인 동인지를 그린다고?]

여자2. 카스미가오카 우타하

 큰 키와 큰 가슴, 흑발, 전교 수석, 스타킹 그리고 선배. 전형적인 색기 담당이다. 물론 교우관계는 좋지 않고 학교에서의 행실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그리고 토모야에게 뻑하면 성추행을 일삼는다. 가장 적극적으로 주인공 토모야에게 구애를 일삼는다. 사실 그녀의 정체는 유명 라이트 노벨 작가로 순애에 가까운 스토리 텔링으로 높은 인기와 인지도를 얻고 있다. 이런 인기 때문에 주인공 토모야는 그녀에게 게임의 스토리를 일임한다.

[하렘물의 흔한 색기 포지션. 토모야가 성기능 장애를 앓고 있음이 분명하다]

여자3. 효도 미치루

 토모야의 친척으로 나이와 생일이 같다. 어릴때부터 함께 커왔기에 토모야를 서슴없이 대한다. 음악적 재능도 대단하고 노래도 잘한다. 하지만 그녀는 토모야에게 무려 근친상간(!!!)’에 가까운 행실을 일삼는다. 물론 일본은 4촌 이상부터 결혼이 가능하다 해도, 우리 같은 진성 한국인에겐 불쾌한 모습이다. 어쨌든, 그녀는 토모야와 동거하며 게임의 음악부분을 담당한다.

[현실의 4촌 여동생은 둘 중 하나다. 줘패야 하는 존재이거나, 아예 무관심한 존재이거나]

여자4. 카토 메구미

 사실상 여자 주인공 포지션인 그녀는 적당히 이쁘고 적당히 좋은 몸매를 보유하고 있지만, 큰 매력과 개성이 없는 캐릭터이다. 평소 토모야는 2D에 심취하느라 그녀의 존재를 아예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특정 사건을 계기로 메구미의 잠재적 매력을 발견한 토모야는, 메구미를 본인이 만드는 게임의 투영하기로 결정한다. 즉 토모야가 만드는 게임의 여주는 메구미의 오마쥬이다.

 재미있는 점은, 메구미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2D와 오타쿠 문화를 전혀 모르고, 조용한 성격이며, 타인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즉 주체성이 부족하다. 하렘물 등장인물 치곤 유래 없는 몰개성여성이다. 근데 독특하게도 그녀의 이런 몰개성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녀의 몰개성도 결국 개성이 된다]

특정 부분에 몰빵한 작화

사에카노 제작진은 별다른 노출 없이도 흥분되는 포인트를 정확히 알고 있음이 분명하다. 네이버의 정책을 준수하기 위해 긴 묘사는 못하겠지만, 확실히 제작진새끼들은 미친게 분명하다.

[본 블로그는 네이버의 정책을 준수합니다]

의외의 완성도

 사에카노는 후지TV의 심야 애니메이션 방송 시간대인 노이타미나 에서 방송되었다. 제작사는 아이마스를 제작했던 A-1. 쉽게 말해 일본 열도 내에서 가장 이름있는 애니메이션 방송 시간대에, 꽤 유명한 제작사가 제작한 것이다. 평소 명확한 주제의식이 있는 애니메이션만 방송했던 노이타미나에서 이런 모에물을 방송한다는 사실은 그쪽 업계에서도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 카더라. 때문에 사에카노는 확실히 비싼느낌이 난다. 디테일한 배경 묘사와 인물 묘사가 계속되고 씬의 변화나 등장인물의 행동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하렘물 치곤 지나치게 공을 들였다.

[평소 노이타미나는 사이코패스 같은 심도 깊은 주제의식을 갖춘 애니메이션을 방영했다]

하렘물 치곤 좋은 구성

 이처럼 사에카노는 평범한 하렘물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하렘물스럽지 않게 다양한 해프닝을 통해 성장의 키워드를 담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는 토모야. 토모야와의 어릴 적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에리리. 자신을 인기 소설가로 만들어준 토모야에게 연정을 품는 우타하. 친척과 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미치루. 그리고 도대체 뭘 생각하는지 모를 메구미. 사에카노는 이처럼 뚜렷한 개성을 지닌 등장인물들이 좌충우돌하며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러브코메디이다. 하렘물 치곤 좋은 스토리텔링이다.

[진짜 1화 이 장면은 기가막히게 뽑았다]

결론

 러브코메디에 가까운 하렘물. 성기능 장애를 앓고 있는 오타쿠 주인공. 등장인물들의 뚜렷한 캐릭터성 구축. 가볍지만 헤프진 않는 주제의식. 그리고 높은 완성도. 사에카노는 하렘물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도 즐겁게 시청할 수 있는 일상물이다.

-평범한 클리세의 하렘물이 질렸다면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음

-이름 값 하는 노이타미나, 높은 시각적 완성도

-전형적인 일본식()러브코메디. 애정+협동++친구+성장의 키워드가 뒤섞인 스토리

-맺고 끊음이 명확한 한국식 러브코메디를 선호한다면 답답할 수도 있음

-기존의 모에 포인트를 완전히 뒤엎은 몰개성 모에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