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왜 피우냐는 질문에 나의 한숨

Radio Kid 2014. 5. 4. 23:00

2014.05.04

  앞으로 일 년 동안 제대로 한 페이지를 다 채우는 글쓰기를 하려고 한다. 확실한 자기영역을 만들고 글몸을 만든다는 것. 그것이 나를 문학적으로 성숙하게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저녁시간을 모두 할애해서라도 할 용기가 생겼다고, 그렇게 자기최면을 걸었다. 다만 다 나쁜데 담배를 피우며 글을 쓸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참 아쉽다. 끊을 땐 정말 그렇게 단호하게 끊더니만, 결국은 다시 물게 되자 끊을 의미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정말 후배가 했던 말마따나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담배를 물게 되는 걸까? 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쓸 이야기는 담배에 대한 내 이야기다.

  내가 피웠던 첫 담배는 2007년의 겨울로 거슬러 올라가면 찾을 수 있다. 1학기가 지나고 2학기가 되면서부터 주변에 담배를 피우지 않던 동기들이 하나 둘 씩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나는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담배연기라면 질색을 했었다. 하나도 몸에 좋지도 않아보였고, 일탈의 상징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해 봄 치열한 연애 끝에 가을에 맛보게 된 실연은 나를 피폐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그 날부터 담배를 피워볼까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주변에 담배를 피우는 동기들에게 그거 왜 피우는 거야? 하고 물었을 때 다들 피우지 말라고 했던 것 같았다. 그렇게 그 해 가을까진 무난하게 견뎠다. 딱히 담배를 피울 돈도 없었고. 그렇게 겨울이 찾아왔다.

  20년 동안 겨울은 늘 혼자서 지냈었지만 유독 그 해 겨울은 실연의 고통이 커서 그랬는지 더욱 춥게 느껴졌다. 진지한 고민 끝에 자취생의 없는 용돈을 가지고 담배를 사기로 그렇게 마음먹었다. 그런데 막상 편의점에 들어가니 한 가지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담배를 사본 적이 없으니 어떤 걸 사야할지 몰랐던 거다. 세상에 담배도 이름을 알아야 살 수 있다는 걸 왜 몰랐던 걸까. 카운터 앞에 서서 한 10초 정도 멍하니 서있었다. 점원이 ‘뭐 드릴까요?’ 하고 물었고, 나는 최대한 빨리 어떤 담배라도 사야하는 상황이 됐다. 그때 고등학교 시절, 주변에 담배를 피우던 놈들이 피우던 담배의 이름과 색깔을 기억해 냈고 나는 ‘레종 블랙 주세요.’ 라고 말했다. 내 첫 담배는 레종 블랙이었다.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와 담배 포장을 벗겨내고 입에 물었다. 약간은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하지만 이내 곧 불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편의점에 들어가 라이터를 사서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아니 붙이려 했는데 붙지 않았다. 숨을 들이쉬며 붙이지 않은 탓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불을 붙이는지 확인 하고나서 그대로 따라했다. 담배에 불이 붙었고 파란색 연기가 하늘로 날아갔다. 첫 연기를 입에 머금고 있다가 바로 내 뱉었다.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다. 영화에서 보면 다들 켁켁거리던데? 다들 약한 척 하는구나. 하고 으쓱하며 첫 담배를 모두 피웠다. 

  그 이후로 학교 복도에서 혼자 담배를 피우는 시간이 많아졌고 연신 줄담배를 피워댔다. 입안에 연기를 머금었다가 그냥 뱉어내는 헛담배를 피우면서 나는 어른이 되었다고 그렇게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은 내가 그렇게 헛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며 바보 같다고 생각 했을 것이다. 그 헛헛한 연기를 뱉으며 몰래 한숨도 같이 뱉었기에 그 추운 겨울을 나름대로는 잘 버텨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연기를 삼키며 담배를 피운 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이었다.

몸에 안좋은 담배, 필 수 밖에 없는 이유

우리는 어릴 때부터 담배가 매우 중독성이 강한 해로운 것이라 배웠다. 흡연자는 간접흡연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늘어만 간다. 그 이유는 도대체 뭘까?

청년층이 담배를 피우게 되는 원인과 그들이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를 오준영(21),김성호(21).박문성(22)군의 이야기를 통해 알아보자.

오준영 군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적이 있다. 일을 하다가 손님이 두고간 담배가 있었는데 그냥 버리기 아깝다는 생각이들어 호기심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이것(담배)이 정말 뭐길래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피는것일까? 궁금하기도 하면서 한번 펴보자는 생각에 준영군은 흡연의 길로 들어갔다.

김성호 군은 재수를 했지만 성적이 크게 오르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안전빵’으로 지원한 대학들도 지난해보다 점수 커트라인이 올라버렸다. “차라리 (재수를) 안하느니만 못하게 된거죠. 착찹합니다” 라며 깊은 후회를 하던 성호군은 쌓이는 스트레스를 담배로 풀기 시작했다.

박문성 군은 어릴적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녀석들이 있었다. ‘중,고등학교’ 모두 같은 학교를 나와서 추억도 많고 정도 깊은 친구들이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대학생이 되면서 하나둘씩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게임을 하거나, 술자리를 갖거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웠다.

다른 친구들이 모두 담배를 피우러 가는데 혼자만 앉아있는 것이 뻘쭘하기도 하고 소외된 느낌도 들었던 문성군은 같이 어울려 담배에 손을 댈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담배를 피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저 ‘호기심,스트레스,소속감’이라는 이유로 흡연을 시작했다. 그러나 모두 ‘흡연 중독’으로까지 이어졌다. 끊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모두 언젠가는 끊어야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담배가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지만 아직 몸이 나빠지는걸 느끼지 못하겠고, ‘금단 현상’을 감수할 만큼 끊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는 ‘계기’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느낀점은 ‘흡연은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미디어’에 흔하게 담배 피우는 장면이 나온다. 주위 많은 어른들이 담배를 피운다. 그런데 나도 담배를 피워야 ‘정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사회초년생이나 청소년’은 대부분 이런식으로 담배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담배의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청소년에게 ‘담배를 피우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흡연을 지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주성관 기자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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