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흥미로운 사건 하나. 최근 데드피(Dead'P)와 스윙스(Swings)가 한국힙합씬에서 제대로 붙었다. 그렇다. 디스(Diss)다. 이 THIS 말고 사실 디스와 관련된 소소한 것들은 블로그에서 더이상 언급하지 않으려 했다. 대부분 마케팅 수단으로 쓰이는 것 같기도 하고.. 제이통(J Tong)과 매슬로(Maslo)이후로 실망도 워낙 컸고. 하지만 데드피와 스윙스는 힙합씬에서 인지도가 높고 분위기를 보아하니 나름 큰 사건인 것으로 판단되어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사건의 발단은 꽤 오래 전으로 흘러간다. 이번 디스를 언급하기 전에 살펴 볼 사건이 하나 있다. 바로 어드스피치( Addsp2ch)와 스윙스의 디스. 예전에 내가 포스팅한 적이 있으니 한 번 확인하시라. 국힙씬이 펄쩍! diss diss diss! 야~ 그 때 포스팅할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정리를 해놓으니 참 좋구먼ㅋ 자, 그 이후에 빅딜 스쿼즈 측에서는 데드피의 ep음반에 들어갈 곡으로 'Class is Over'라는 곡을 내놓게 된다.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는데 어드스피치가 주도해서 찍었다고 한다. 이 뮤직비디오는 아래 보면 알겠지만 'Overclass'라는 단어가 등장 후 'Over'와 'Class'가 교차하면서 'Class is Over'라는 제목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두 번 말해서 뭐하겠는가. 바로 오버클래스를 diss하는 내용이다. 가사에는 정확히 오버클래스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제목이나 가사, 뮤직비디오의 분위기를 보면 딱 사이즈 나오잖아. Class is over (feat. Dragon A.T., Addsp2ch, J Kyun, 425, Deepflow, Dead’P, Dynamite) 누가 빅딜이 끝났대? 여전히 언더그라운드 챔피언 everyday & night, like nito 비트에다 ignite bigdeal bigdeal we back on the game who's house~~ j kyun i'm back in
the bigdeal 망나니 꼴통 망가진 몰골 맘까지 똥통 막가지 골로 guess who's back? bigdeal is back! the new
comer is coming! 귀찮은건 질색 개소린 다 페이드아웃 어드스피치와 스윙스, 빅딜 스쿼즈와 오버클래스의 갈등으로 힙합씬은 시끌시끌하다가 차츰 소강상태에 이르게 된다. 즉, 떡밥이 쉬었다는 이야기. 이후 빅딜 스쿼즈 소속이었던 딥플로우(Deepflow)는 스윙스와 작업도 하면서 관계를 맺고, 데드피 또한 산이(San E)와 함께 작업을 하며 싱글을 발매하는 등 빅딜 스쿼즈와 오버클래스는 둥글둥글 사이가 원만해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스윙스가 발매한 [Punch Line King 3] 음반의 'Lyrical Monster 10 (feat. Black Nut)'이라는 곡에 빅딜이 언급되면서 이들의 갈등은 재점화되기에 이른다. 스윙스가 공개한 곡을 보자. Swings - Lyrical Monster 10 (feat. Black Nut) Black Nut 고춧가루나 좀 빼라 드러운 이빨 Swings 난 모든 후배 위를 넘어 이미 정상위 가게는 잃었어, 의리는 지켜 내가 실패하면 박명수는 일인자 널 바른다고 할 때 로션 말하는건 아냐 깝쌌던 것들 이제 다 내게 숙이네 게이같이 가까이 해, 마치 부비 댄스 내가 손을 뻗었을 때 잘난척만 하더니 Swings 제일 real해 넌 동대문.. 완전히 한 때 어울리려고만 노력했을 때 여기서 오지랖 혹은 영웅심 가지고 나는 real, 넌 기껏해야 reality show 바로 굵게 표시하고 밑줄 그어 놓은 부분이 빅딜은 언급한 그 부분이다. 나도 들으면서 느닷없이 왜 빅딜이 등장했는지 궁금했다. 아직도 껄끄러운 사이인가? 그렇게 혼자서 궁금해 하던 찰나, 빅딜 스쿼즈의 마일드 비츠(Mild Beats=서동현)가 이 곡을 들었는지 SNS에 스윙스와 관련된 글을 올린다. (출처 : 힙합플레이야 atee31 남장규님) 그리고 데드피(조정환)가 마일드 비츠의 글을 보고 반응을 보인다. 그리하여 발매하게 된 데드피와 마일드 비츠가 함께한 'Bitch'. 정식 발매된 거라 음원구매를 하여 들어 보아야 한다..지만, 힙플에 누가 올려놨다. 출처 : http://hiphopplaya.com/bbs/865505 Ayo What's good? 덕분에 들어봤네 Bitch, Yeah you bitch, You just bitch This one for you Fan motherfuckers Bitch, Yeah you bitch, You just bitch 자칭 펀치라인킹 니가 킹? 'Bitch'는 3월 30일에 발매되었는데 스윙스는 하루만인 31일에 반격곡인 '심각하다'를 공개한다. Swings - 심각하다 (to. Dead' P) 우와아... 무섭다.. 네, 여러분, 먼저 좆밥 데드피가 좃밥 랩 한 거 박수 좀 보내주세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넌 진짜 좃밥이지만 솔직히 살짝은 기대했지 난 정신병자 맞아, 이미 의사한테 판정 받았어 내가 힘드냐고?? 니 crew보다 잘 나가 이걸 또 싱글로 굳이 내냐? 그래 돈이나 좀 벌어 음원이 공개되고 나서 뮤지션들의 반응은 대충 이랬다.(출처 : 힙합플레이야 (zyaez 이오균 님) 그리고 데드피는 4월 5일 후속곡을 발표한다. dead'p - It`s a goodday to kill (to swings) 문스윙스 랩 존나 못해 * 2 헛스윙 나오고 전화했다고? 내가? 그래 협박? 맞다면 맞지. 난 느낀 감정 그대로 다 말했었지. 이제 모두 알게 됬지 나만 아는 비밀. 아이스크림. 안어울려 제발좀 입지마. 어쨋든 니 랩 깔 차례. 깔건 까야지. 곡을 발매한 데드피는 이번 디스가 마지막이며, 스윙스가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낼 것이라고 했다. 님들아 시마이염 하지만 스윙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데드피의 곡을 잘 들었다면서 후속곡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4월7일 새벽 힙합플레이야를 통해서 데드피를 향한 새로운 디스곡 '추잡하다'를 공개한다.
수염 났다고 칠 것 같다 생각하나 봐? 태어나서 경찰서 한 번 가 보는게 문선생의 영어 교실! 알어? 내 측근은 똥글 따윈 안 써 스윙스가 '추잡하다' intro에서 앞으로 소속사 사장님이 될 브랜뉴스타덤(Brand New Stardom)의 라이머(Rhymer)에게 미안하다며 마지막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스윙스도 더 이상의 디스곡은 내놓지 않을 것 같다. 자, 이렇게 이번 디스전은 우선 마무리 되었다. 힙합 커뮤니티에는 '디스'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해서 이번 두 래퍼의 결과물에 대해서 의견이 왈가왈부하고 있다. 난 최대한 이번 디스건에 대해서 지극히 주관적으로 바라보고 싶었기에 다른 의견을 보지 않으려 했다. 이번 디스전을 바라보며 느낀 내 감상들을 적어본다. [디스에 대한 단상] 싫으면 깔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지지와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뭣땜시롱?'에 해당하는 '명분'이 중요하다. 명분이 없어도 까도 된다. 하지만 명분이 없는 디스는 그냥 욕지거리와 다를 바가 없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한테 '어이~ 씹새끼'라고 말을 내뱉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즉, 명분이 없으면 설득이 부족하다. 설득되지 않는 이야기로 랩을 한다면 난 지지할 수 없고 공감할 수 없다. 따라서 난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 이 래퍼는 디스를 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다. 그렇다면 명분. 그 명분은 랩이나 비트가 구려서, 성형수술을 해서, 핫반바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등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명분을 내세울 때는 상당히 신중히 해야 한다. 특히 래퍼의 경우 디스의 명분이 '실력이 구려서'라고 할 경우에는 보다 나은 실력의 랩을 가지고 까야한다는 이야기다. 보다 나은 실력이라는 건 지극히 주관적이기에 이견이 생길 수 있다. 이건 어쩔 수 없다. 난 내가 듣기에 좋은 랩이 더 실력이 좋은 랩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오케이본과 이센스의 디스전의 경우 난 이센스가 더 실력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물론 그 실력에는 '진짜'가 있어야겠지, 흔히들 말하는 'real'. 다시 말하자면 디스를 할 경우에는 확실한 명분과 보다 나은 실력을 가지고 디스를 한다면 찬성하는 입장이다. [곡에 대한 감상] 내 취향은 스윙스보다는 데드피에 가깝다. 솔직히 예전에 스윙스가 유엠씨(UMC/UW)를 디스했을 때 격노하며 그를 배척했었다. 하지만 사과도 했고 줄기차게 내놓는 몇개의 음반과 곡들을 감상하면서 개성이 강한 래퍼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난 스윙스의 음반도 구매했고 고맙게도 무료로 공개되는 곡들도 감상하고 있지만 스윙스의 랩은 내 취향이 아니다. 가사만 놓고 봤을 때는 가끔씩 빵빵 터질 정도의 재치있는 펀치라인을 내놓긴 한다. 하지만 그것 뿐, 듣고 나면 내가 뭘 들었는지 생각이 안난다. 반면 데드피의 경우에는 비트를 주도하며 함께 곡을 끌어가는 센스도 있고 래핑 역시 힘있고 밀당을 잘 조절하고 있어서 에너지가 더욱 느껴진다. 프라이머리와 마일드 비츠가 함께한 음반에서 딥플로우와 함께 시너지를 뿜어낼 때의 감동도 아직 기억한다. 중요한 건 스윙스의 어떤 음반도 데드피의 1집보다 나은 것 같진 않다. 그래서 난 스윙스 보다는 데드피의 취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일드 비츠와 함께한 데드피의 'Bitch'는 재미가 없었다. 대놓고 깠다는 점에서 흥미롭긴 했지만 아까 이야기한 '뭣땜시롱?'에 대해서 잘 이해가 되질 않았기 때문이다. 큰 맥락은 알고 있었지만 '데드피가 왜 발끈하는가?'에 대한 무지가 있었기 때문에 'Bitch'는 그냥 흔하디 흔한 디스곡과 다를 바가 없었다. 물론 마일드 비츠의 육중한 비트와 함께 쏟아내는 데드피의 래핑은 반갑긴 했다. 반면 스윙스의 반격곡인 '심각하다'는 매우 재미있게 들었다. 하루만에 공개를 했다는 점이 흥미롭긴 했지만 '심각하다'에는 나름의 스토리가 있었다. 그리고 재미있는 비유들도 가득했다. 강한 개성만큼이나 많은 hater들에게 시달리던 스윙스. 이 곡에서는 늘 자칭하던 '펀치라인 킹'이라는 증명의 불씨에 기름을 들이붓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곡을 듣고 이번 디스전은 스윙스의 압승일 거라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데드피라는 래퍼가 씬에서 사라지고 영원히 묻힐 거라는 생각에 안타깝기도 했다. 그정도로 강력한 한 방이었다. 그리고 발표된 데드피의 'It's a good day to kill'. 아,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나? 존나 잘한다. 단조롭게 들릴 수 있는 스윙스의 랩스타일을 염불외는 것 같다고 하며 스윙스가 어드스피치를 디스할 때 썼던 훅을 인용하면서 랩을 시작한다. 스윙스에 대한 그간의 분노를 차분하지만 공격적으로 내뱉는다. 왜 자신이 빡칠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해서 설명하며 스윙스의 랩핑이 지루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그의 가사는 낙서같이 이해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라며 조롱하며 시원하게 마무리 한다. 게다가 곡 중간에 군미필드립ㅋㅋㅋㅋㅋㅋㅋㅋ 민방위에 접어드는 내가 듣기에는 이 대목이 제일 쎘다ㅋㅋㅋㅋㅋㅋ 이번 디스전의 마무리를 하는 곡인 스윙스의 '추잡하다'. 다소 격앙된 톤으로 시작하는 스윙스의 랩핑은 데드피가 'It's a good day to kill'에서 제기했던 문제들에 대해서 답변하고 다시 데드피를 추궁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It's a good day to kill'에서 데드피가 자신의 스타일을 베꼈고, 녹음도 야매로 한다고 한다. (근데 진짠지는 모르겠지만 녹음 야매로 한다는 건 누구한테 들은거지? 아무래도 데드피를 잘 알고 스윙스랑도 친한.. D?) 데스피에게 32살이나 먹고 여자팬들에게 껄떡거리는 철부지로 비하하기도 한다. 중간에 skit으로 나오는 문선생의 영어교실은 예전 어드스피치 디스 이후 오랜만이라 재미있긴 했는데.. 한국인에게 '영어 못한다, 발음 구리다'고 비하할 거면 미국 쳐가라고 하고 싶었다. '진실'에 대한 것.. 이게 중요할 수 있다. 지극히 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당사자들만이 진실을 알테니, 혹은 오래된 일이라 서로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 난 언급하진 않겠다. 예전에는 억측성 글을 싸질렀지만(지금도 물론ㅋ) 워낙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나라도 아가리에 지퍼를 달아야겠다. 근데 스윙스가 디스의 룰로 말하는 '사적인 내용 금지'는 정확히 뭘 의미하는 건지 모르겠네.. [향후 내가 후장을 핥을 래퍼는?] 데드피가 'It's a good day to kill'을 공개하지 않았더라면 난 스윙스에게 처참하게 발려버린 데드피에게 아쉽지만 굿바이 인사를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데드피는 명불허전이라는 걸, 그리고 여전한 실력을 증명했다. 여건이 된다면 그가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발매하는 모든 음반을 구매하.. 고 싶고ㅠ 앞으로 발매될 그의 모든 정규음반을 무조건 구매할 예정이다. 작업물 개수 따지면 sean2slow는 뭔가 싶지만ㅋㅋㅋㅋㅋ 데드피의 새로운 음반 기다리는 사람 생각해서 얼른 정규음반을 발매해주길 바란다. 마지막 디스는 스윙스에게는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쳐 맞았으면 그만큼 갚아줘야지. 그래야지 2:2로 물리적 균형이 맞지. 데드피의 곡을 듣고 가만히 있으면 쫄려서 뒈진 것처럼 보이니까. 그렇지만 난 '추잡하다'보다는 '심각하다'가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두 곡 다 스윙스가 어떤 래퍼인지 잘 보여준 곡이라고 생각한다. 개성만점인 스윙스는 스윙스대로 지켜볼 예정이다. 스윙스의 잡다한 작업물은 패스할 예정. 여건이 될 경우 정규음반을 지르고, 아니면 말고. 지금처럼 지켜보련다. [그래서 누가 잘했냐고?] 놘 듈 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처럼 음악을 좆도 모르는 사람이 뭔가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지만 디스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인만큼 굳이 점수를 매겨서 판단을 하자면(이런 거 졸라 싫지만) 5점 만점으로 봤을 때 데드피의 'Bitch'는 2.5점, 'It's a good day to kill' 4점. 스윙스의 '심각하다' 3.5점, '추잡하다' 3점으로.. 6.5 대 6.5로 동점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억지로 동점 맞추려고 끼워맞춘 것 같지만 그런 건 아니라능ㅋㅋㅋㅋㅋㅋ 암튼, 이번 디스를 통해서 두 명의 래퍼 모두 성숙해지고 발전하게 된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스윙스는 데드피가 지적한 것들을 곱씹어보고, 데드피는 스윙스가 지적한 것들을 곱씹어 보고. 세상에 탈탈 털면 먼지 안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온 먼지들은 깔끔하게 청소를 하면 된다. 그게 바로 세탁, 청소의 진리지(개드립, 내가 살아있음을 느껴!). 한국힙합 틀 안에서 '모두 좋아, 윈-윈!!'하라고는 못하겠다. 무슨 성인군자도 아니고 말이지. 다만 감정적 대응은 좀 자제하고 오해가 있는 건 깔끔하게 풀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서 쌩을 까던지 말던지 했으면 한다. 좋은 건 좋은 거고, 싫은 건 싫은 거니까. 아, 그런데 다 적고 보니..이 글의 댓글란에 분명히 스윙스'빠'와 데드피'빠'가 비로그인 똥글을 남길 것 같은 기분ㅎㄷㄷ 싸우지마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