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장로회 정치를 지지하는가

나는 왜 장로회 정치를 지지하는가

▲ 미항공우주국(NASA) 소속 위성이 촬영한 한반도 사진. 한국과 중국 사이에 위치한 북한이 캄캄한 바다처럼 보인다.     © 크리스찬투데이

요즘처럼 정치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는 때가 있었을까? 모임을 가도, 식당에 가도, 평범한 가정의 식탁에서도 한국과 미국은 물론 일본, 중국, 북한 등과 관련해 일련의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정치 이야기가 어디를 가나 어렵지 않게 들린다. 그러나 유독 정치 이야기를 꺼리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교회가 아닐까. 교회를 제외한 다른 장소에서는 너나없이 정치 이슈를 화제로 올리지만 교회에서 만큼은 정치에 무관심한척 애써 조심하는 것은 왜일까. 지난호 ‘정교분리의 핵심가치는 자유의 원리’에 이어 ‘교회는 정치에 침묵해야 하나?’ 그 두 번째를 다룬다. <편집자주>

2018년 9월 8일 허가되지 않았던 인천 퀴어축제 강행 시 반대 입장을 외치던 지역교회 목사가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이 있었다. 주요 언론에는 거의 보도된 바 없지만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각종 SNS를 타고 퍼진 소식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특히 교계는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기독교연합과 한국교회언론회 등은 성명서를 내고 “불법적인 집회를 강행하는 동성애자들과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보호한 채, 양심과 도덕과 윤리의 정신에 따라 반대하는 목회자를 현장에서 수갑을 채워 체포하는 경찰은 도대체 어느 나라 경찰인가. 이는 공권력(公權力)이 아니라, 공포의 권력을 가진 공권력(恐權力)”이라며 현 정부와 경찰을 성토했다.

지난 6월 5일에는 한국의 가장 보수적 교단이라 할 수 있는 합동교단의 대형교회인 분당우리교회의 정진영 부목사가 수요예배 시간에 ‘지적질인가, 거룩한 분노인가’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한국교회를 소위 ‘꼰대’라는 표현을 써 물의를 빚은바 있다. 이때 교계는 물론 동성애에 대해 보수성이 강한 국민들로부터 “세상 따라가지 말라면서 본인은 세상의 눈치를 보며 대세를 좇는 기회주의자인가”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같은 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문재인 대통령을 ‘종북’으로 규정하고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 발표가 있었다. 이에 반발한 고신대 석좌교수 손봉호 장로는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전 목사를 향해 “낮은 수준의 정치적인 발언으로 많은 기독교인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한기총 대표회장직과 목사직에서 물러나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후 손 장로가 촛불집회를 평화집회라고 한 발언, 천안함, 연평도 사건 이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 ‘키 리졸브 훈련’ 중단 주장, 무차별적 대북지원 성명, 국가보안법 폐지 동참, 과도한 설교 사례비 등 그의 과거 정치적 발언들과 행보가 SNS를 타고 빠르게 퍼지면서 정의와 도덕성을 강조했던 손 장로를 향해 “누가 손 장로에게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원로라고 했던가”라며 오히려 역으로 비난이 쏟아졌다.

위의 예들은 최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끊이지 않고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불화와 분열의 뉴스들 중 기독교와 관련된 소식의 극히 일부이다. 이런 가운데 전에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던 20-30대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정치를 모르면 대화에 쉽게 참여하지 못한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극심한 청년 일자리 부족과 미디어가 전하는 뉴스와는 다른 사회 분위기가 한몫했다. 특히 교회의 청년들 사이에서도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돌아가 세계의 정세와 경제의 흐름을 공부하고, 촛불사태 이후 등장한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위선 프레임에 대해 바로 알고, 더 이상 왜곡된 보도에 선동당하는 일이 없도록 각성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 일에 앞장서고 있는 울산대 법학과 이정훈 교수(엘정책연구원 대표)는 “역사 속에서 헌법이 종교, 모임, 거주이전, 자유 등을 보장하기 시작한 것은 기독교인들의 신앙의 자유를 보호하면서부터다. 미국에서 강조되는 정교분리의 원칙 또한 역사적으로 볼 때 특정 종교나 종파가 국가권력과 연합해 다른 이들을 차별해 온 유럽의 경우를 반면의 교사로 삼아 ‘국교부인의 원칙’을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교회에서 절대 정치를 얘기하지 말라는게 아니라 성숙한 신앙인이라면 정치를 생각하고 기독교의 믿음에 부합한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국가권력이 종교인이 갖는 예배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또한 이 교수는 “작금의 한국에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크리스천들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유럽이나 캐나다의 경우처럼 기독교인이 표현의 자유에 기반해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이유로 국가로부터 고소당하고 제지당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사랑침례교회 담임이며 인하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이기도한 정동수 목사는 기독교인의 정치참여는 선거에서 투표로 나타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크리스천은 올바른 투표를 해야 한다. 무조건 사람이나 출신 지역, 정당을 보고 뽑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올바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을 선거에서 뽑아야 한다. 동성애 반대, 낙태 반대, 진화론 반대, 사회주의 반대, 무상복지 반대, 종북 반대, 친북 반대 등과 기업의 자유, 가난한 사람 배려, 의로운 자 등의 하나님이 원하는 사람에게 투표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고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서 정 목사는 “교회와 좌익, 좌파주의자는 물과 기름과 같다 교회도 나라가 있어야 한다. 사회가 전체 건물이라고 가정해 보라. 사회가 붕괴하면 교회도 무너진다.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자들이 원하는 세상은 결코 하나님이 원하는 세상이 아니다. 앞으로 교인들이 해야 하는 일은 교회 안의 좌익 목사들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친중, 종북, 반미를 외치는 자들이 외치는 평화, 인권, 정의라는 구호에 더 이상 선동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서 기독교인은 정치에 관여하면 안된다. 기독교인은 말씀만 전해야 한다는 허울 좋은 말은 하나님의 사상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교회를 허무는 양의 탈을 쓴 이리와도 같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기독교 모임인 다니엘기도회가 전신인 트루스포럼(Truth Forum)은 서울대학교에서 시작해 현재 전국 30여개 대학에서 활동 중이다. 서울대 법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고 있는 트루스포럼 김은구 대표 역시 투표를 통해서 그리스도인은 정치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국민이 대표를 잘못 뽑으면 국가가 망가지고 교회가 힘들어진다. 그렇다고 무조건 기독교인 후보가 나오면 그 후보를 찍어야 하는가의 질문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후보가 정말 기독교 신앙과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를 먼저 살펴야 한다. 건전한 기독교적 사고에서 나온 국방, 경제 등의 탄탄한 정책을 보고 찍어야 한다. 정당이나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다하더라도 바른 기독교 진리에 바탕을 두었다면 반기독교적이거나 기독교를 억압하고 탄압하는 정책은 펴지 않을 것이다. 이 진리만이 분열된 대한민국을 하나 되게 하고, 앞으로 나가게 할 것이다”고 역설한다.

크리스천포스트 객원 칼럼니스트이자 조지워싱턴대학 교수를 지낸 프랭크 터렉 박사(크로스이그재민드 대표)는 한 대학의 강의에서 세상에서 합법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능력의 기반이 되는 것이 정치라고 단정지어 말했다.

“혹자는 크리스천은 정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구원의 길이 아니니 정치에 너무 깊이 몰두해 완전히 빠져서는 안된다. 또는 정치는 우리와 상관없으니 크리스천이라면 딴 얘기 하지 말고 복음만 전하라고 한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법이 실제로 우리의 모든 것에 영향을 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즉 자유, 교회, 자녀, 가족, 건강, 돈, 사업, 재산, 학교, 안전, 가난한 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 복음 등등. 그래서 우리는 정치에 관여해야 한다. 무신론자나 크리스천이나 모두 정치에 관여해야 한다. 교회가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생각하는 이들에게 가장 좋은 예는 대한민국과 북한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한반도 밤의 위성사진을 보면 남쪽은 빛이 밝고 생산도 넘치지만 북한은 암흑이다. 전기라는 단순한 이유가 아니다. 한 마디로 정치다. 남한은 자유가 있고, 북한은 자유가 없다. 남한은 복음이 퍼져 있으며, 적어도 모든 사람이 크리스천은 아닐지라도 세계에서 가장 기독교화한 나라들 중 하나인 반면 북한은 강제 노동 수용소가 있다. 당신이 합법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능력의 기반이 되어주는 것이 바로 정치다. 그렇지 않고 종교의 자유가 없다면 오늘 이 시간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을 수 없고, 모임을 가질 때 지하로 내려가야 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터렉 박사는 “다만 우리는 신실하게 행동하고 결과를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 정치적인 논쟁을 이기는 것은 우리의 일이 아니고 우리는 할 수도 없다. 우리는 깊이 관여하고 결과를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벤에셀교회 이충근 목사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회는 친북, 종북 좌파 세력들과 동성애, 이슬람, 반기독교 악법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며, 잘못된 법을 지적하고, 잘못된 정치와 목숨 걸고 싸워서 다음세대를 위해 목숨을 건 신앙으로 나가는 것이 진짜 예수님의 본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치를 이용해, 법을 이용해 기독교의 가치를 말살하려는 시도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다음 세대는 ‘예수님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외칠 수 없는 세상에서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수많은 사람이 참된 복음을 들을 수 없는 나라에서 살지도 모릅니다. 나라가 이런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진짜 기독교인은 교양있게 신앙생활하며 정치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는 것이 맞는 말인가요. 그것이 진짜 예수님의 마음을 아는 사람들일까요.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만난자의 삶이 아닙니다. 종교놀이를 하고 있는 자일 것입니다. 진정 기독교인이라면 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고 기도로 세워진 나라가 끝까지 예수님을 찬양하고 끝까지 예배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목숨을 거는 자일 것입니다. 

국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1903년 28살 당시 ‘두 가지 편벽됨’ 이란 글에서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신앙생활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글을 남겼다. <전문>을 소개한다. 

“내 일신이나 돌아보며, 세상 시비에 상관하지 말며, 믿음으로써 영원한 복이나 구하리라 하여, 전국 동포가 다 죽을 고초를 당하였다 하여도 조금도 동심치 아니하며, 일국강토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하여도 들은 체 아니하며, 다만 기도하는 바는 나의 몸을 구제하소서, 나의 집안과 부모 처자와 친척 친구를 복 많이 주소서 일뿐이라...이 어찌 예수의 본이며 하나님의 기쁘게 드리시는바라 하리요. 이는 이른바 교회의 편벽되기를 주의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