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줄 아는 게 없으면 무슨 일을

Exit 오깔의 첫 번째 주인공은 쿠키입니다!

쿠키는 재학 당시에 본인의 별명처럼 직접 맛있는 쿠키를 구워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 먹기를 좋아하는 거캐머였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하러 올 때도 노릇한 애플파이를 구워왔더라고요. 역시 행복한 사람이 만든 음식을 먹으니 저도 절로 행복해지는 거 있죠?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파하는 쿠키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 바로 만나보아요. 👉🏻👉🏻

메디(이하 생략) : 쿠키!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잘 지냈어요?

쿠키(이하 생략) : 네, 잘 지냈죠. 바쁘지만 즐겁게 살고 있어요. 학교에 정말 오랜만에 왔어요.(웃음) 별로 달라진 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많이 변한 것 같기도 하네요.

그렇죠. 엑시트 이후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요.

할 줄 아는 게 없으면 무슨 일을

엑시트하고 나서 2주 뒤에 바로 스타트업에 콘텐츠 마케터로 취업했어요. 회사 유튜브를 운영한다거나, 홍보 관련 게시물을 제작해서 업로드하는 등 마케터로 5개월 정도 일했어요. 그 후에 검정고시를 보고 바로 6월 말에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갔다가 올해 1월쯤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미국에서는 어학원에 다녔고,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영어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노력했어요. 저를 비롯해서 어학연수를 온 또래 중에는 미국 대학교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 친구들과 진로에 관해 이야기도 많이 나누어봤어요. 그리고 지금은 ‘인덱스'라는 북 카페에서 파트 타이머로 일하고 있고요. 이곳은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북 카페를 지향하는 곳이라서, 여러 콘텐츠와 물건들을 자주 만드는 저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이곳을 그만두고 나면 다시 미국으로 유학을 갈 생각을 하고 있어요.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이나 미네르바 스쿨 중에서 고민하고 있어요. 아직 얻을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다 보니 아직은 정보를 모으면서 계속 생각하고 있죠.

엑시트 이후에 정말 쉴 틈 없이 달려오고 있네요. 대학을 생각하는 거 보면 하고 싶은 진로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 보여요.

제 인생의 최종적인 목표는 창업이에요. 그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싶어서 대학을 고민하고 있어요. 전공은 지금 경영 쪽으로 갈지 아니면 아예 다른 분야, 예를 들어 미디어 등을 선택해서 그 분야에서 창업을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창업을 하고 싶은 이유가 있나요?

제 어머니가 창업가이시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창업하신 분들을 굉장히 많이 봐왔어요. 특히 요즘은 창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취업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월급만 받아서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도 힘들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니까요. 제 회사를 내 목표와 함께 성장시킬 수 있다는 부분도 큰 장점이고요.

그리고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부분에서도 창업의 메리트를 느꼈던 것 같아요. 저는 제가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게 되었을 때, 정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책임을 나 혼자 질 수 있다면 마음이 많이 편안해지거든요. 다만, 당장 창업하기보다는 ‘80대쯤에 은퇴하고 나서 조그맣게라도 창업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에요. 창업은 그냥 제 인생의 목표라서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고 있어요. 물론 창업을 하기 전까지는 나 자신을 ‘성장' 시킬 수 있는 회사들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고, 시야를 넓혀보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경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후에 제 회사를 차렸을 때, 이전에 배운 지식들을 활용해가며 잘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전공은 미디어로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는데, 미디어에 관심이 있는 건가요?

네. 거꾸로캠퍼스(이하 거캠)에서 개인 주제 프로젝트를 “내가 만든 디즈니 프린세스”라는 주제로 진행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디즈니 공주들의 전형적인 특징들을 분석하고, 비판하면서 제가 직접 디즈니 프린세스를 만들어 보기까지 진행했어요. 디즈니 프린세스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그것들은 대부분 미디어에서 접할 수 있었어요. 그때 당시에도 영상에 관심이 조금은 생겼던 상태라 영상들을 보면서 ‘여기서는 이런 식으로 인물과 오브젝트를 배치하는구나’, ‘이런 식으로 효과를 주는구나’, ‘이런 식으로 스토리 라인을 전개를 하는구나’ 등을 배울 수 있었어요.

또,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가 영상 편집을 맡게 되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영상 편집을 해봤어요. 그 이후에 여러 영상들을 만들어보고, 제가 좋아하던 가수의 영상도 편집해 보면서 영상편집에 더 빠져들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마침 제 첫 회사에서 영상 편집 가능한 인재를 찾고 있었던 거예요. 정말 운이 좋았죠. 그리고 회사에서 일하면서 영상을 비롯한 미디어 분야 전체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이런 과정에서 미디어라는 분야에 대해 흥미도 느끼고 이런 분야로 내 진로를 정하면 어떨까 싶기도 했어요.

이런 단계를 거쳐 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디어 전공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할 줄 아는 게 없으면 무슨 일을
할 줄 아는 게 없으면 무슨 일을

그렇군요. 요새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전 지금 행복해하려고 노력해요. 저는 제 삶에 있어서 ‘성장'과 ‘행복'을 가치로 두고 살고 있거든요. 이것도 어학연수 다녀오고 나서 조금 바뀐 것 같긴 해요. 원래의 저였다면 ‘성장'과 ‘돈'이었을 거거든요.

어학연수를 다녀오기 전에는 생각보다 꽤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아왔어요. 거캠이 정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어야 했고, 팀 프로젝트나 배움장터 등과 관련해서도 스트레스가 상당했어요. 항상 데드라인에 쫓겨가며 살고 있던 것이랑 똑같았으니까요. 그런데 미국에 가서 좋은 의미로는 ‘생각' 자체를 안 해도 됐어요. 제 미래에 대한 생각도 여기에 있는 동안은 좀 덜해도 되고, 기한이 타이트하게 정해져있는 ‘필수로’ 해야 하는 일도 없고, 한국에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거니까 정말 즐거웠어요. 스트레스도 덜 해지고요. 저 자체도 많이 밝아지고, 자신감도 더 생기고, 사람들과 만나고 친해지는 것도 좋아하게 되다 보니까 ‘아, 행복이라는 게 이렇게 많이 중요하구나'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어요.

거캠이 힘들기는 했지만 정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저는 거캠이 꼭 필요한 학교라고 생각해요. 일반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하는 것들을 충분히 배울 수 있고,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잖아요. 제가 거캠에 온 이유도 같아요. 남들과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어머니께 들어서 거캠의 존재는 알았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곳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었어요. 중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제 친구가 자퇴를 하게 되면서 자퇴라는 길이 있다는 거를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조금씩 고민을 했어요. 제일 많이 생각을 했던 게 ‘내가 지금 이대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취업 이 길을 간다면 내가 특별한 인재가 될 수 있을까?’라는 거였어요. 왜냐하면 이런 길대로 간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고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이 다 그 길을 똑같이 경험하잖아요. 제가 만약 사람을 뽑는 입장이 됐을 때 다 똑같은 이력서보다 하나라도 튀는 이력서가 있으면 그걸 볼 것 같거든요. 그래서 나중을 생각해서라도 이렇게 애매하게 계속 학교를 다닐 바에는 차라리 튀는, 특이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학했어요.

특이하다는 건 마냥 엉뚱한 게 아니라 이 사람은 이렇게 살았구나, 이런 길을 걸어왔구나 라고 한번쯤 더 생각하게 하고 싶은 거죠.

특이한 사람도 되고 싶지만 할 줄 아는 게 많은 사람도 되고 싶었어요. 만약에 내가 나중에 먼 미래에 회사를 세웠을 때 나 혼자 모든 것들을 커버할 수 있을 만큼 제 능력치를 많이 끌어올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지금 생각했을 때 거캠을 통해서 그 기대들을 꽤 이룬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삶을 볼 때 이 정도면 꽤 멋진 삶이라고 생각해요. 이 나이에 이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을 거란 말이죠. 그리고 이런 생각이나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드물 거예요. 제가 그런 흔하지 않은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만약 거캠에 입학하지 않았다면 정말 일반적인 삶을 살고 있었겠죠? 제가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건 모두 거캠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할 줄 아는 게 없으면 무슨 일을

저도 쿠키가 멋진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 거캠을 오기 전과 지금의 쿠키는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제가 조금 더 어렸을 때는 약간의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이 열등감을 제 성장을 위한 에너지로 삼긴 했지만, 제 주위에는 무언가를 잘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림을 잘 그린다거나 노래를 잘 부른다거나... 각자 하나쯤은 잘하는 것을 가지고 있는데 전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게 있어도 그마저도 어떤 특별히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밀려나는 정도였어요. 그래서 저는 '내가 특별히 잘하는 걸 찾기 전까지 내가 모든 것들을 다 정말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었는데, 거캠에 와서 제 생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고 여유도 생겼어요. 조금 어린 생각일 수도 있지만, 만약 그 사람들과 제가 같은 회사에 지원한다면, 그 회사에서 뽑을 사람은 저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물론 그 사람들과 저는 분야가 달라서 그럴 일은 없지만, 능력치만 놓고 본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요. 요즘은 ‘내가 할 줄 아는 게 이렇게 많고 내가 이렇게 잘하고 잘난 사람인데 과연 너희가 나를 안 뽑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존감도 많이 높아졌죠. 그래서 더 아쉬운 마음도 있는 것 같아요.

아쉬운 마음이요?

네. 거캠 자체가 제가 엑시트 한 이후에도 점점 더 발전되고 있잖아요. 만약 내가 엑시트 하지 않고 남아서 더 배웠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제가 고작 1년 정도 있었는데 배운 게 이 정도인데, 엑시트 하지 않고 남아있었다면 내가 겪지 못한 거캠에서는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을 배웠을까, 얼마나 더 많은 새로운 것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치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을까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럼 거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을까요?

제 코칭 교사이셨던 쵸파께서 해주신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나요. ‘월경을 숨기는 사회'를 주제로 팀 프로젝트를 진행을 했을 때 솔루션으로 거캠에서 월경 용품 전시를 했었던 적이 있어요. 제가 그 전시의 도슨트였어요. 월경 용품과 저희 팀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쵸파께서 구경 오셨어요. 끝나고 저에게 하셨던 말씀이 “저는 쿠키가 이렇게 말을 잘하고 설명을 이렇게 잘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였어요. 제가 설명할 때 눈이 반짝이면서 열심히 설명을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거를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요. 쵸파의 말씀을 듣고 감동도 받고 내가 이렇게나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딱 알게 된 순간이어서 잊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제가 진행했던 모든 프로젝트들이 기억에 남아요. 사실 살아가면서 어떤 주제를 선정해서 그거에 대해 비판을 하고, 분석을 할 기회는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거캠에 와서 개인 주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가 좀 더 알고 싶고, 탐구하고 싶은 주제를 스스로 선정해서 진행한다는 게 의미가 커요. 이런 프로젝트들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어떻게 분석하고 비판하는지, 어떻게 말해야 내 의견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지 등의 방법적인 부분에서도 익숙해질 수 있었어요.

또, 팀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거캠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사회 문제 등을 탐구할 일이 거의 없다고 생각해요. 일반 학교에 있을 때의 저였다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지’, ‘이건 자연의 섭리겠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을 거예요. 그런데 거캠에서는 그 생각에 그치지 않고 한 번 더 파고들어서 ‘이게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고 생각을 해보는 게 정말 좋은 기회였어요. 스타트업이나 체인지 메이커분들도 이런 마인드에서 시작을 했다고 생각해요. 먼 미래지만, 저도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인생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복잡하게 되어 있는 일들을 더 편리하고 친근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 건 팀 프로젝트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생각을 깊게 해보고, 문제를 파고드는 훈련을 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었거든요.

거캠을 추천한다면 어떤 학생에게 추천할 것 같나요?

본인이 성장을 하고 싶고, 지금 이대로 있고 싶진 않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사람이라거나, 아니면 자퇴를 했는데 당장 뭘 해야 될지,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모르겠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전, 후자 모두 제 경우이긴 해요. 이대로 있고 싶지 않고 나 자신을 정말 멋진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거캠에 왔고, 그래서 저는 정말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의지라고 생각해요. 거캠은 자신의 의지가 없으면 배움의 의미가 없다고 보거든요. 본인이 정말 거캠에 오고 싶은 게 맞는지 스스로 판단해 보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저는 거캠이 오래오래 있어줬으면 좋겠어요. 세상에 이런 학교가 있고, 여기는 이렇게나 좋은 학교라는 걸 사람들이 알았으면 해요.  일반 학교에서도 거캠같은 방식을 조금씩이라도 도입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일반 학교에 거캠의 방식을 도입하는 건 거캠에서 겪을 수 있는 경험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차라리 거캠이 혜화뿐만 아니라 여러 군데에 있으면 어떨까 싶기도 하네요.


🖌 에디터의 말

쿠키가 주변에 행복을 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스로가 행복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남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선택하는 루트를 버리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탄탄대로가 아닌 삶을 선택하는 건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와 스스로를 믿는 ‘믿음'이 있어야 가능해요. 거캠에 오기 전부터 인생의 목표가 뚜렷했고, 본인의 선택을 믿었기에 이렇게 멋진 삶을 살고 있는 듯합니다. 본인의 인생에 있어서 주체적으로 살고 있기에 아무리 사회 속에 섞여있더라도 군계일학처럼 쿠키의 삶이 더욱 빛납니다.

앞으로의 쿠키의 선택과 삶을 응원합니다. 👏🏻👏🏻

할 줄 아는 게 없으면 무슨 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