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수인 엄마는 왜 아빠랑 결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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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가 가진 모든 걸.. 업로드햇습니다,, 이 시리즈를 이렇게 오래, 많이, 길게, 그릴 줄 몰랐고… 생각보다 많은, 과분한, 사랑?관심?애정? 을 받을거라고는.. 꿈에도 몰랏겟죠 그래서 낙서처럼, 그려놔가지고.. 가끔 마주칠때마다 웹서핑중 가정사를 만난 재재언니처럼 악!!!!!!!!!!!₩!₩! ! !!!!!!!!!!!!!하게 돼서 그냥 지웟는데,, ...

 스티브는 잠시간 그의 최근의 기억을 되살렸다. 물론 70년 후의 현대인 지금에야 최근이라는 단어는 뭔가 어폐가 있지만, 어쨌든 스티브에게 있어서는 최근의 기억이었던 것이다. 그는 하워드가 마리아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의 기억을 되살렸다.

 -하워드, 진심으로 축하하네.

 -축하해 줘서 고마워. 결혼식에 참석할 거지?

 -물론이지. 정말 자네와 잘 어울리는 분이야.

 하워드가 요 근래 만나게 된 성실하고 절친한 친구를 보며 하하 웃었다. 하워드와 결혼할 마리아는 아담한 체구에 분명 성인 여자일텐데도 불구하고 정말 귀여운 여자였다. 모든 사람들은 마리아에게 좋은 말을 해주고 싶어 어쩔줄 몰라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그건 하워드도 마찬가지었다. 하워드가 귀엽다는 건 아니지만-가끔 귀여운 면이 보이긴 했다. 스티브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우정의 한 측면이라고 생각했다-하워드나 마리아나 둘다 매력이 철철 넘치는 남녀였다.

 게다가 하워드는 남자치고는 그다지 체구가 큰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평균 키를 아주 간신히 넘었을 뿐이다. 그래서 스티브와 같이 서 있으면 하워드는 종종 키를 비교당하고는 했으나 그에 기분나빠한 적은 거의 없었다) 마리아와 아주 잘 어울리는 근사한...한 쌍의... 귀여운 동물 같은 이미지를 주었다. 페기조차 둘을 보고 마치 한쌍의 원앙새 같은 기분이 든다며 흐뭇해 했던 것이다.

 -마리아는 우리 가문에서 아주 예전부터 약혼자로 내정되어 있어. 잘 어울릴 수밖에.

 -그런 거 치고 자네, 아주 기분이 좋아 보이는군.

 -아, 물론. 새 신부를 맞이하지 않나. 게다가 난 작은 체구의 여자가 이상형이었거든. 우리 가문 특성상 뭐랄까... 작은 특성을 가지게 하는... 우성 유전자가 있어서 말이지.

 호탕하게 웃어보이는 그는 자신들이 제법 잘 어울리지 않냐고 우쭐거려보였다. 스티브는 그런 친구를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그런데, 그 때의 기억이 이제서야 떠오르는 건 어째서일까. 스티브는 가만히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토니를 바라봤다. 하워드처럼 토니도 사실 남자치고 큰 체격이 아니었고, 또 마찬가지로 하워드처럼 스티브에게 종종 귀여운 이미지를 줬다.

 스티브는 도대체 절친한 친구도 아닌 토니에게 그런 인상을 받는지 이해 할 수 가 없었다. 스티브가 자신보다 약하고 작은 생물체라면(그게 사람이던 동물이던 간에) 몹시 마음이 보드라워지는 성향 때문일수도 있다. 그러나 가끔 토니가 웅크려서 자고 있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행복하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스티브 같은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몇 있어 그만이 그런 인상을 받는게 아니라는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마치...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을 받던 하워드와 마리아처럼.

 어쨌건, 토니가 나이 꽤나 먹은 CEO인데도 불구하고 어쩐지 울망울망 하는 모습을 보이면 다듬어주고 귀여워 보이는 인상을 지니거나 말거나,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토니가 의식을 잃을 정도로 부상을 당했단 거고, 더 중요한 건....

 "검진을 끝냈는데, 약간의 뇌진탕이 있어서 의식을 잠시 잃은 것 뿐입니다. 그 외에는 타박상이 있긴 하지만 멀...쩡 해요."

 "멀쩡하다고요?"

 나타샤가 손가락을 들어 토니를 가리키자 배너 박사가 말을 흐렸다. 현재 의료실의 모든 멤버들의 시선은 의식을 잃고 있는 토니의 머리 위에 쫑 하고 돋아난 귀에 향해 있었다. 그랬다. 귀였다. 호러스럽게 인간의 귀가 하나 더 돋은게 아니라 아무리 이리저리 살펴봐도 저건 토끼 귀였다. 생물학에 뛰어난 지식을 자랑하는 배너가 증언하건데, 토끼의 귀와 같은 생김새를 가졌으며 같은 기능을 하는 멀쩡한....토끼 귀였다. 그러니까 토니의 머리 위에.

 "으으,......"

 마침 토니가 깨어난 것은 아주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두통이 있는지 끙끙거리며 깨어난 토니는 약간 곱슬거리는 브루넷 머리카락 사이에 돋아난 토끼 귀를 파닥거리며 눈을 떴다. 이마를 짚으며 상체를 일으키던 토니가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멤버들 여럿을 발견했다. 괴로운지 계속 쫑긋거리던 토끼 귀가 파닥 멈췄다. 스티브는 잠시 저의 이성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 저기... 왜 다들 날 그렇게 보고 있어? 내가 정신 잃은게 한 두번이야?"

 "그건, 아니죠......"

 "나 이번 전투에서는 딱히 잘못 한 것도 없거든."

 신음하며 말한 토니가 어째선지 불편한 모양으로 뒤척거리다 마침내 제대로 앉았다. 그가 두통이 심해 자신의 머리가 깨지지는 않았는지 머리를 더듬거렸다. 아무 생각 없이 저의 말랑거리고 보드라운 털이 난 귀를 다듬던 토니가 현실을 깨닫고는 얼어 붙었다. 그는 자신의 귀를 주물거리며 멤버들을 바라봤다. 어.......봤어?..... 하하, 그래 눈이 달렸으면 봤겠지... 토니가 끄응 신음하며 얼굴을 가렸다.

 "난 토끼 수인이야."

 "뭐라고요?"

 "동화같지? 근데 이게 내 삶이거든. 난 아주 전통 깊은 가문의 토끼 수인이야.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아주 독보적인 기술이 아무리 내가 머리가 뛰어나다고 해도 거저 나왔을 거 같아? 베이스가 되는 기술이 있어야지. 내 할아버지 대부터 가문에서 좀 기술 좀 응용했어. 어쩌면 내 조상은 달에서 내려왔을지도 몰라... 사실 달 관측 사진을 보면 아주 근거 없는 말도 아니지..."

 평소처럼의 입담으로 조잘거리던 토니가 저에게서 눈을 뗄 줄 모르는 멤버들을 눈치채고는 크흠,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그는 귀를 꾸깃꾸깃 괴롭게 구기다가 한숨을 쉬었다. 안 들어가네..... 토니의 말을 들은 배너가 이마에 거즈를 붙여주다 말고 눈썹을 치켜올렸다.

 "원래는 들어가지나요?"

 "당연하지! 대체 뇌진탕이 어떻게 영향을 줬는지는 몰라도 얘는 (귀를 집어넣으려고 사력을 다하며 토니가 끙끙거렸다) 내가 원할 때만 나와야 한단 말이야. 정신을 잃었을 때도 나오면 안된다고."

 하긴 생각해보면 토니는 피랍을 겪었었다. 중태를 입었다가 깨어난 그가 만약 그 위험한 장소에서 귀라도 돋았다면 어떤 대우를 받게 될지 익히 답이 나오는 바였다. 토니는 귀를 넣으려고 애를 쓰다가 마침내 포기했다. 시간이 지나서 몸이 회복되면 아마 들어갈거야. 별로 자신있는 목소리는 아니었다. 스티브가 넋을 놓고 토니의 귀를 보고 있다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그럼, 하워드도... 마리아도 그, 자네 같이....토끼..였나?"

 "아, 음... 그렇지, 아마. 아버지도 그렇고 어머니도 좀 체구가 작은 편이시지?"

 그러고보니, 하며 토니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에 따라 그의 귀가 쫑긋거렸다. 캡시클은 아버지와 아는 사이었지. 잠시 뭔가 생각하나 싶던 토니가 다시 불편한 듯 꿈틀거렸다. 나타샤는 왜 그런가 하는 눈으로 보고 있다가 토니와 눈이 마주치고는 뭔가 깨달았는지 급히 웃음을 참는 눈치었다. 토니가 말하지 말라고 하기도 전에 나타샤가 선수를 쳤다.

 "그러고 보니 꼬리...도 있죠?"

 "끙......"

 이제는 아주 불편한 기색을 대놓고 보이며 토니가 베게를 깔고 제대로 앉았다. 눌리면 많이 불편한 모양이었다. 이제까지 토니와의 심한 (사실상 그렇게 심한 건 아니지만) 갭에 드디어 참을 수 없어졌는지 바튼이 이상한 소리를 내며 웃음을 참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토니는 정말로 기분이 상했다. 이게 나와 있으면 얼마나 불편한지 알아? 바튼의 몸떨림이 더욱 격해졌고 토니는 포기했다.

 "뭐야? 캡. 왜 그런 눈으로 사람을 봐."

 ".........."

 "캡? 스티브?"

 토니가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을 때서야 스티브는 멍하니 토니를 바라보던 걸 멈추고 현실로 돌아왔다. 그는 커다란 깨달음을 얻는 중이었다. 그렇구나. 하워드나 토니가 귀여웠던 이미지를 줬던 건 우정이나 동료애 따위가 아니라 토끼였기 때문이었어...!...하는, 다소 쓸모없지만 충격적인 깨달음이었다. 한층 넋을 놓은 듯한 시선이 토니의 귀를 지나 꼬리가 있을 법한 엉덩이로 떨어지자 토니가 흠칫 뒤로 물러나며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어, 그래 그럼... 나는 이만 좀 쉬어야 겠는데..."

 "뭔가 요기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샐러드라던가...."

 "나,... 채식 아니거든... 물론 채식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내가 괜히 치즈 버거를 좋아하는게 아니란 말이야."

 "혹시 자네 토끼풀도 좋아하나...?"

 "뭐??? 캡 정신 좀 차려!"

 오, 맙소사. 캡시클 대체 왜 그래!! 토니가 기겁하며 팔을 쓸어내렸으나 어디론가 다른 세상에 가 있는 듯 화사한 스티브의 얼굴 표정은 바뀌지 않았다. 나가, 나 쉴거야! 당장 나가! 아직 머리가 아프고 현기증이 와서 침대에서 나갈 수 없는 토니가 최대한의 항의의 표시로 정신이라도 차리라고 베게를 집어던졌지만 스티브는 여전히 몹시 온화한 얼굴로 다음에 보자며 나갔을 뿐이었다.

***

 이제까지 데면데면했던 토니와 그저 동료로 지내고 있었지만 종종 귀..엽다...하는 인상을 받던 스티브. 사실 숨겨진 정체는....! 작은 동물 매니아.

 그런데 알고보니 토니가 토끼 수인ㅋㅋㅋㅋㅋㅋ이어서 스티브가 붕붕 들떠서 다니는 그런 썰ㅋㅋㅋㅋㅋㅋㅋ입니다 ㅋㅋㅋㅋㅋ 토니는 어떤 동물버전이래도 귀엽군요...ㅠㅠ...시험으로 지친 제 심신이 힐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