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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서도 당황스러움 & 황당함 때문에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생각이 잘 떠오르질 않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운몽 ~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 PC판의 서비스가 운영 종료합니다. 모바일 작품이 아닌 PC 작품... 그것도 온라인 작품도 아닌 싱글 패키지용 작품이 서비스 운영 종료한다니, 정말 초유의 사태네요. 구운몽은 본래 넥슨 코리아 산하의 네오앨리스에서 2014년 3월에 발매한 여성향 작품이었으나, 이듬해인 2015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현재 '꿈왕국'과 '노을빛 세계'를 운영 중인 '세시소프트'로 모든 권한이 이전되게 됩니다. 구우몽은 PC용 싱글 패키지로 발매된 제품이지만 출시 처음부터 '불법 복사'를 막기 위해서 게임 접속시에 '서버 인증'을 통해서 사용자 인증을 받게끔 제작되어서 출시되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국내 여성향 게임들 중에서는 체리츠가 먼저 사용했었던 방법으로 2012년작 덴더라이언과 2013년작 네임리스에서 적용되었던 방식입니다. 현재는 덴더라이언과 네임리스 모두 스팀을 통한 구매 및 인증이 가능한 상태이나, 당시에 체리츠는 불법적인 복사를 막기 위해서 게임 실행 전 체리츠 서버를 통한 자체 인증을 받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체리츠는 이후 덴더라이언과 네임리스의 자체적 인증 방식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스팀으로 작품으로 옮기면서 인증 서버를 유지해야 하는 비용에 대한 부담감도 덜고, 불법 복제에 대한 걱정에서도 나름 자유롭게 됩니다. ('나름'이라 표시한 이유는 스팀 역시 불법 복제로부터 완전히 안전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지금 이 포스트에서 다룰 얘기는 아니니,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 하지만 '구운몽'의 경우에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돈슨... 아니, 넥슨이 그다지 수익이 나지 않던 구운몽으로부터 빠르게 발을 빼게 되었고, 네오앨리스의 핵심 인력들도 뿔뿔이 흩어졌다고 들었습니다. 회사 내부 사정이니 저같은 일개 유저가 자세히 알 수는 없겠지만, 이유는 눈에 불을 보듯 사실 뻔하죠. 넥슨이라는 회사는 아직도 건재한 대기업인데 구운몽이 돈이 되는 작품이었다면, 서비스 런칭 약 7~8개월여만에 그렇게 빨리 발을 빼지 않았겠죠.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서 구운몽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게임 출시 초기에 이미 살만한 사람들에게는 다 팔아 먹고 (다소 저급한 표현에 양해를 구합니다.), 판매가 점점 하향 수치를 그리기 시작하자 게임 운영을 위한 데이터와 설치 및 인증을 위한 서버만 세시소프트로 이관하고 손을 떼버린 듯 합니다. 이후 세시소프트는 세시소프트쪽 입장에서는 거의 호흡기만 대고 있는 수준의 구운몽을 지금까지 4년여 넘게 운영해 온 것입니다. 전 '한정판'으로 구매한 사용자라서 구운몽의 PC판 서비스 종료에 굉장히 속상하고 화가 난 상황이지만, 어쨌거나 세시소프트가 딱히 수익도 나지 않는 작품을 지금까지 유지해 온 부분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리하여 세시소프트는 마침내 산소호흡기에 연명하여 간신히 지금까지 유지해 오던 PC 버젼의 구운몽에 최종 사망 선고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세시소프트의 입장 발표대로라면 이제 구운몽 PC 버젼은 올해 6월 30일 기준으로 두 번 다시 이용하지 못 하게 됩니다. 단순히 구운몽 PC 버젼에 대한 구매가 제한된다는 내용이 아니라, 기존에 구운몽을 구매한 유저 어느 누구도 PC판을 재플레이 하지 못 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 구운몽 PC 버전 서비스 종료 안내 - 동시에 세시소프트는 구운몽의 모바일 버젼의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도 함께 알려왔습니다. - 구운몽 모바일 버젼 개발 안내 - 구운몽 모바일 버젼으로의 출시... 좋죠... 세시소프트도 자원봉사하려고 구운몽을 인수한 것은 아닐테니, 돈 벌어야죠... 구운몽 모바일 버젼으로의 출시도 좋고, 다 좋은데... 문제는 저처럼 구운몽 PC 버젼을 구입한 사람들이 문제입니다. 구운몽 모바일 버젼의 출시와 구운몽 PC 버젼의 종료에 대해서 세시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내어 놓았습니다. 1. 신규 구매 및 회원 가입 중단 : 2018년 3월 29일 구운몽 모바일 게임 출시 기념 구운몽 PC 버전 구매 고객
혜택 지금 영구 플레이가 가능해야 할 작품을 더 이상은 이용하지 못 하게 되었는데, 기존의 PC 버젼의 구매자에게 주는 혜택이 OST 와 모바일 포토 카드... ( ...) 사고는 넥슨이 쳐놓고 (세시측 주장으로는 넥슨으로부터 구운몽 관련 데이터들을 이관 받을 때, 정작 가장 중요한 개발 리소스나 기술 문서 등에 대한 자료는 제대로 넘겨 받지 못 했다고 하네요.), 책임은 세시에게 물리는 것 같아서 미안하긴 한데... 왜 회사끼리의 문제 때문에 괜히 애꿎은 소비자가 피해를 보아야 하는것인가요? 세시소프트가 밝힌 PC 버젼의 구운몽의 운영 포기 이유에는 - 세시소프트는 2015년 1월 1일자로구운몽의 모든 IP를 인수했습니다. - 인수 당시 구운몽 PC버전의 개선과 향후 모바일 게임화가 목표였지만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 갑작스러운 개발팀 해체로 구운몽 PC버전의 완벽한 개발 소스 확보가 불가했고 기술문서 이전과 노하우가 전달되지 않아 서비스 유지를 위한 작업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 여러모로 구운몽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였으나 게임 소스 확보 및 분석 불가로 기존 PC버전의 업데이트 및 개선은 불가했고 음원 및 추가 저작권료 부담까지 발생해 모바일 게임화를 더디게 했습니다. 라는 내용이 있는데... 인수 당시부터 모바일 게임화를 목표하고 있었다면, 두 회사가 이 부분에 대해서 계약을 할 때부터 자료들을 넘겨 받는 부분에 대해서 확실하고 깔끔하게 처리했어야 하는 생각합니다. 두 회사 간에 제대로 풀어내지 못 한 계약 관계로 인해서, 세시소프트는 수익도 딱히 발생하지 않는 구운몽의 설치 서버와 인증 서버를 유지 / 보수 / 관리하는 비용을 계속 지불해야 했겠지만, 구매자들은 그 때문에 이제 PC 싱글 패키지 게임의 운영 종료라는 어이 없는 사태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작품에서 이미지와 음원들은 잘 추출해 내어서 모바일 버젼은 출시가 되는군요... ( ...) 구운몽 모바일 버젼의 출시...? 솔직히 반갑습니다. 구운몽도 정말 재미나게 플레이했었던 작품이기 때문에 차라리 전 구운몽을 영문화해서 스팀에도 올리고,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여성향 유저들에게도 구운몽이 알려지길 바래왔었던 쪽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PC 구매자들의 뒷통수를 치는 결정이 내려질 줄은 몰랐습니다. - 구운몽 PC 버전 서비스 종료와 관련한 추가 안내글 - 이에 구매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세시소프트 역시 추가 입장문을 발표하며, 자신들 나름대로 PC 버젼의 인증 제한을 해제하기 위해서 노력하였으나 어려웠다는 글을 게시하였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세시소프트에서 구운몽의 설치 & 인증 서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면, 1. 구운몽 PC 유저들이 인증 없이 게임을 앞으로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책임지고 방법을 찾거나, (당연히 그 방법을 찾을 때까지 설치 & 인증 서버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정말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네오 앨리스가 심어 놓은 인증을 해제할 방법을 찾지 못 하겠다면, 차선책으로 새롭게 발매되는 구운몽 모바일 버젼이라도 기존 PC 버젼 구매자들이 즐길 수 있게끔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게임 내 재화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구운몽 한정판' 구매자인데, 구입한 지가 꽤 되어서 환불 대상에서도 제외 되고 오로지 남은 선택지라고는 구운몽 PC 버젼을 플레이 하지 못 하게 된 대신, 모바일용 OST CD랑 포토 엽서 받고 캄샤~ 캄샤~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 아니, 제가 왜요???!!! ) 솔직히 모바일 버젼의 구운몽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PC 버젼과 완벽하게 동일한 작품은 아닙니다. -온전한 개발 소스가 없는 상황이라 구운몽 PC버전의 그래픽 리소스와 음원들을 분리하여 새로운 게임에 기초로 삼았습니다.
세시소프트의 공지를 보면 PC 버젼과 모바일 버젼이 스토리 부분이나 일러스트 부분들에서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PC상의 큰 화면으로 즐겼던 게임을 모바일의 조그마한 화면으로 즐겨야 한다는 점이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될 것이고, 휴대성을 중요시하는 또 다른 누군가에는 장점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스토리와 일러스트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면, 모바일 버젼의 구운몽은 PC 버젼의 구운몽과는 작품명도 캐릭터도 동일하지만,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작품이 되는 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령 PC 버젼의 구매자들에게 모바일 버젼의 구운몽의 올클리어용 프리 패스 권한을 준다고 해도, PC 버젼의 구운몽을 플레이 할 수 없게 되는 부분에 대하여 아쉬워 할 유저 역시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이렇듯, PC 버젼의 가치는 고작 OST CD 1개와 포토 카드 몇 장 던져 주고, 바꿀 수 있는 가치가 아니란 뜻입니다. 몇 번이나 생각했습니다. 내가 진상인가...? 하지만 진상은 자신이 진상임이 모른다고, 제가 진상일 수도... 괜한 생떼를 쓰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저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모바일 작품의 경우에도 뜬금없이 '다음 달에 서비스 운영 종료합니다.' 라와 같은 얘기를 들으면, 뒷통수 크게 한 대 맞은 기분이 드는데... PC 게임... 그것도 MMORPG 같은 작품도 아닌 '비주얼 노벨' 작품이 운영 종료라니...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긍정적으로 사고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답안은 모바일 버젼은 제가 제 돈 내고 따로 플레이 할테니, PC 버젼은 구운몽 홈페이지를 통해서 인증 받은 계정의 사용자들은 자유롭게 설치 및 플레이 가능하게끔, 기존의 플레이시마다 인증을 받아야 했던 부분에 대한 삭제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긴... 지금까지 바로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아서, 결국 이 사단이 난 것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가장 어이없는 가정을 하나 해 보자면... 이대로 PC 버젼이 종료되고 환불 대상에도 해당 되지 않는 사용자들이 이대로 OST와 포토 카드 몇 장 받고, 다시 모바일 구운몽은 모바일 구운몽대로 과금한다고 해도... 또 다시 몇 년 지나 세시소프트에서 '구운몽 모바일 버젼의 운영 종료'를 선언하면, 구운몽은 다시는 플레이 하지 못 하는 작품이 되고 만다는 뜻입니다. 이런 부분때문이라도 저는 더 더욱 구운몽의 PC 버젼을 포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PC 버젼은 PC 버젼대로 더 이상은 플레이 하지 못 하게 되어서 돈 날리고, 모바일 버젼은 모바일 버젼대로 추후에 서비스 종료해서 플레이 하지 못 하게 되면... 저는 구운몽 때문에 돈만 날리면 호갱이 되는 거겠죠...? ;;; 하아... 진짜 답답한 상황입니다. 전 솔직히 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한 넥슨에 가장 화가 납니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개발팀마저 한 순간에 공중 분해 시켜 버리고, 정말이지 가차 없네요... 다른 회사로 게임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넘길 거면 그에 관한 데이터들도 모두 다 고스란히 넘겼어야지, 정작 중요한 알맹이들은 자신들이 홀랑 다 빼먹고... (넥슨이 인수 인계만 똑바로 했어도 이런 불상사가 생기진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사태가 이렇게 되다 보니 욕은 세시가 다 듣곤 있긴 하나, 전 최초 원인 제공자인 넥슨 본사 입구라도 가서 개똥 던지고 싶은 기분입니다. (물론 정말로 던지면, 포돌님 출동하니 그렇게는 못 하겠지만요.) 넥슨이 괜히 돈슨으로 불린다는게 아님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